
히후미 돌입 이후 30분 경과.
"아아... 생각보다 늦었는데 괜찮을까나"
역시나 보충수업부는 모두 교실로 돌아가버렸다. 나기사의 눈물 섞인 간청과 사죄에 시간을 많이 허비한 탓이다.
ㄴ히후미쨩 저희들은 수업 시간 때문에 미리 복귀합니다.
ㄴ일이 잘 안풀리는 건가요? 괜한 부탁을 해서 죄송하군요...
"걱정 마세요 하나코쨩. 임무는 완수했으니!"
히후미는 선생의 손을 굳세게 쥐고 트리니티 교정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한다.
그녀에게도 배정 받은 수업이 있지만, 페로로 행사 때문에 땡땡이를 친 전적도 있는 히후미다.
처음이 어려울 뿐. 이젠 능숙하게 일탈을 즐기니 내면 속 파우스트의 그림자가 점점 더 커진다.
"우리 놀러 가는 거야?"
오랜만에 밟아본 잔디에 선생은 신이 나 묻는다
"네에~ 가 아니라. 나기사님이 신신당부한 규칙들이 있어서 말이죠 선생님.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히후미는 나기사가 건네준 용지를 재차 확인한다.
[선생님 보호 중 행동 강령 안내.]
본 용지를 소지한 트리니티 종합학원 학생은, 심신미약 상태인 선생을 보호할 권리가 부여되며
이는 티파티의 호스트가 보증한다.
아래는 보호 중일 때 반드시 지켜져야 할 의무이며 이를 위반할 시 보호자의 자격이 상실된다.
1. 샬레의 선생은 물리적, 사회적으로 약자인 상태로, 이동 시 최소 3인 이상의 경호와 관찰이 필요하다.
본 용지를 정의실현부에 제시할 시, 티파티의 대리인 자격으로 경호원을 지원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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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사가 수필로 급하게 적은 용지. 눈물 때문에 몇몇 부분이 번져 자세히 보아야 한다.
"보자... 일단 선생님. 정의실현부로 가서 경호원 분들을 뽑아야 하는데..."
히후미는 나지막히 한숨을 내쉰다.
"으아... 어떡하지... 정의실현부는 무서운 분들이 많은데 고작 이런 일로 귀찮게 하면..."
선생은 그녀의 고충을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거린다.
'역시 과오가 있으니 쫄리나 보구나. 파우스트..."
"아아. 이러면 안되죠. 지금의 전 선생님의 보호자니깐! 자 갑시다. 가면 귀여운 코하루도 있을 테니깐"
오오 드디어 본업에 종사하는 코하루라... 본 적이 없었지.
선생은 호기심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 기센 누나들 사이에서 낑겨 있는 코하루라니.
빨리 보고 싶어 오히려 선생이 재촉한다.
"빨리 가자!"
"에에! 선생님은 적응이 빠르시네요! 같이 가요~"
역시나 신체력은 히후미가 한 수 위. 선생을 따라잡자 안아버린 다음 목마를 태워준다.
"짠! 어때요? 높아서 기분 좋죠?"
히후미의 헤일로가 배 안으로 들어왔다. 마치 학생의 일부를 소유한 듯한 이상야릇한 기분
'슌이랑 키사키가 왜 어린이 코스프레를 즐기는 지 알겠어.'
처음 경험하는 장관에 선생은 또 다른 눈을 각성한 기분이다.
정의실현부 부실.
하스미와 츠루기는 교내 순찰. 이치카는 별 터치 없이 개인 정비 중이었다.
마침 티파티가 요청한 교대 경비 근무도 어째선지 급하게 취소되었다.
이젠 정말 쉴 수 있는 시간.
"그래서, 오늘은 어떤 색이었어?"
"빨간색이었어."
"엥? 진짜!?"
"빨리 100엔 내놔"
모브들은 마시로의 팬티 색깔을 가지고 내기 중이었다.
폭력적인 치마 길이 덕분에 계단에서 살짝 숙이기만 해도 팬티가 보였는지라
이것은 어느새 유구한 1학년들의 문화로 자리매김하였던 것이다.
"빨간색이라니 화려하네. 선생님 안 계실 때는 맨날 검은색이었는데"
'역시 누군가는... 말해줘야 돼.'
이치카는 마시로가 복귀했을 때 치마 길이에 대해 한 번 더 주의를 줄 심산이었다.
아무리 혼자 틀어박혀 있는 저격수라도, 트리니티 학생으로서 지켜야 할 풍기가 있어야지
"야, 야한 건 안돼!"
세로 동공으로 바뀐 코하루가 딴지를 걸지만, 모브쨩은 예상했다는 듯 곧바로 반격에 나선다.
"코하루쨩 말은 그렇게 하면서 실은 밝히잖아? 어제 밤에도 늦게 19금 드라마 봤으면서"
"ㄴ...내가... 언제?!"
2인실 기숙사를 쓰느라 코하루의 사생활이 얼마나 문란한지는 꿰뚫고 있다.
코하루는... 어제 드디어 꿈에 그리던 '섹스 앤 더 시티'를 감상하였으나
정작 베드신은 없고 수다만 떠는 내용 때문에 욕구불만족 상태.
'똑똑똑.'
평화로웠던 부실로 누군가가 노크를 건다. 또 일인가... 물론 싸우는 건 마다하지 않지만
정실부는 치안유지를 담당하는 경찰 같은 포지션이기에
종종 별 것도 아닌 일로 호출하는 진상들이 있다.
벌레 시체를 치워 달라 거나, 막힌 변기를 뚫어 달라 거나...
자신이 너무나 깨끗하다 믿는 아가씨들이 많아 곤란한 학교다
"...가야 되는 거 아냐?"
"아니야. 좀 두면 츠루기 부장님이 가실 거야."
모브들은 노크 소리가 들리면 일부러 튀어가지 않는다. 싸움 냄새를 맡은 츠루기가 득달같이 달려가면
의뢰인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도망가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야 부장님 순찰 가셨잖아!"
이치카가 손질하던 총기 부품을 내려놓으려 하자. 코하루는 잽싸게 부실문으로 뛰어간다.
"어, 어서오세요. 정의실현부 입니다...!"
저는 발음에 떨리는 목소리. 아직은 일에 익숙하지 않았던 코하루였지만,
친구의 얼굴을 보자 금방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다.
"히후미?! 성공한 거야?"
"네! 코하루쨩 선생님은 여기 계세요."
가까이서 본 쇼타 선생님. 코하루는 머리에 있는 날개를 부채질하며 열을 식힐 수 밖에 없었다.
"야, 야한 건 안돼! 사형이야!"
'아무것도 안했는데... 뭐 그래도 촉법이니까 상관 없어.'
출입문에서 소동이 벌어지자 놀란 모브쨩들도 가세해 온다.
"무슨 일이야 코하루... 어라? 어린애잖아?"
"귀여워!"
누가 누굴 더러 귀엽다고 하는 건지 원. 선생은 새삼 자신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았다.
"저기 설마 이 꼬마가 어려진 선생님인가요?"
"네엣! 그건 어떻게 아셨죠?"
"코하루가 얘기해줘서요"
선생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어이 어이 코하루... 정실부 엘리트라면서 왜 이리 입이 가벼운 거냐고'
"에에... 저기. 다름이 아니라 정의실현부 여러분께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서 방문했습니다."
히후미는 나기사가 준 용지를 제시한다.
내용을 확인한 모브쨩들은 낮은 소리로 웃는다. 눈이 가려져 있어 어딘가 음흉하게 보일 정도.
"그거라면 우리에게 맡겨주세요!"
"네! 비록 1학년이지만 이렇게 작은 선생님은 거뜬하니까!"
대화 중에도 모브쨩들은 선생님을 한 번이라도 더 만지기 위해 붐빈다.
한식 뷔페 제육볶음 같은 인기에 선생의 볼따구가 남아나질 않는다.
"이끼이이익~!"
"나...나도! 나도 만질 거야!"
그녀들의 관심이 광기에 가까워질 무렵. 중재를 위해 이치카가 나선다.
"자! 자! 다들 그만! 무슨 소란임까 이게"
"이, 이치카 선배 그 선생님이 어려지셔서 도움을..."
"네?"
이미 만난 적이 있음에도 제대로 본 것은 처음.
눈에 제대로 담기 위해 이치카는 개안한다.
그레이 사파이어 색과 똑같은 아름다운 색이다. 평소에 접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녀의 시선은 매혹적이다.
선생도 차마 무시할 수 없어 이치카와 눈이 마주친다.
"헤에~ 역시 트리니티로 오실 줄 알았슴다."
모든 것은 사필귀정. 결국엔 규모와 안전을 겸비한 트리니티로 오게 돼 있다.
믿음의 결실이 맺혀지자 이치카의 미소가 귀에 걸쳐질 정도이다.
"저기 이걸 봐주실래요?"
"보자. 오. 나기사님 인장이 있군요... 이해했슴다. 저희가 최선을 다해 보좌하겠슴다."
문서를 건네 받은 이치카는 손질이 끝난 총을 짊어지고 채비를 끝낸다.
"자. 1학년 여러분들. 흥분한 건 이해함다. 그치만 이런 중요 임무는 선배들에게 맡겨 주십쇼"
"에에~! 치사해요! 저희도 선생님이랑 같이 있고 싶다구요"
"맞아요! 마침 다들 순찰 중이시고"
"안돼요. 이런 중요한 일은 부장님과 상의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여기 계신 분들이 전부 경호로 나서다니. 오히려 시선만 끄는 꼴이잖슴까? 비효율적이죠."
"시...싫어요! 이번만큼은 양보 못합니다!"
"한 번만 봐주세요 이치카 선배~"
모브들은 말벌을 죽이는 꿀벌들처럼 선생 주위로 군집하였다. 무더운 압박 속에서 향긋한 분내에 선생은 행복한 고통을 느낀다.
"한번만! 한번만! 한번만! 한번만!"
"아... 하하하. 그렇게까지 선생님이 좋으신검까? 정말인지~ 못 이기겠네요~"
"와아~!"
다들 기뻐할 틈도 없이, 뒤돌아 선 이치카는 일부러 들으란 듯이 궁시렁거린다.
"...그나저나. 방금 티파티 경비 업무에서 눈치 없이 다과회실을 염탐한 분이 계셨죠... 그거 때문에 컴플레인이 왔는데"
"히끅!"
코하루는 놀란 나머지 딸꾹질이 도졌다.
"아 그러고 보니... 저번 밀레니엄 엑스포에서도, 세이아님이 위험에 빠졌는데 그냥 도망간 것들도 계셨죠."
"아아..."
"본인 학교 수장도 못 지키는데 선생님을 맡겨도 좋은 걸까..."
"......"
"그보다 요즘 분위기가 풀어졌는데. 하아~ 언제 날을 한 번 잡아서 털어야 하나..."
총성 없는 집중 포화에 1학년들은 선생을 포기해야만 했다.
"ㅈ...죄송합니다 이치카 선배님... 저희가 억지를 부려서"
"네? 하핫. 지금이라도 알았으면 괜찮슴다. 이성적으로 생각해주셔서 감사하군요."
이치카는 허리를 굽힌 다음 선생의 손을 가져간다.
"죄송함다 어지러웠죠? 으에~ 땀 좀 봐."
의자에 들어서 앉힌 다음. 상상하지도 못한 포상을 내린다.
"어엇!!!"
모브들에게 둘러 쌓이느라 생긴 더위를 달래기 위해.
이치카는 자신의 날개를 왕복 운동 시키며 부채질을 했던 것이었다.
'파닥 파닥 파닥'
"어때요 선생님~? 시원하심까?"
'아니 오히려 뜨거워졌다. 너무 귀여운 거 아니냐고'
바람을 일으킬 때마다 치마자락이 넘실거리며 허벅지 전부가 보인다...
무엇보다 살짝 풍기는 저 날개의 꼬순내. 이것은 악취가 아닌 체취이며 여고생의 정수.
고기 잡내와 육향의 차이처럼 절묘하지만, 전혀 다르게 다가오는 개념.
"꺄하~ 표정이 정말 기분 좋은 것 같네요. 다행임다."
"천사..."
"에엣... 그 정도임까? 하하 남사스럽네요."
이치카는 선배들을 기다릴 동안 선생과 꽁냥거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순찰을 끝마친 츠루기와 하스미가 복귀한다.
"복귀했다. 특이 사항은 없나?"
"아. 츠루기 선배 오셨슴까. 다름이 아니라 선생님이 오셨슴다."
"서...선생님?! 어째서 아무 연락도 없이!"
츠루기는 동공이 커지며 어느새 소녀모드로 체인지하였다.
"이치카! 생선님은 어디 계시죠?"
하스미 역시 침을 질질 흘리며 어딘가 바뀌어버렸다.
'조졌다... 하스미 선배 식욕이 터지려 하고 있어'
다이어트 선언 하루 만에 그녀는 지금 고비에 다다랐다.
판단력이 떨어진 하스미를 위해 자초지종 자세히 설명해준다.
"어려졌다는 전언이 사실이었군요. 중요 인물 경호이니 부장이 나서야겠네요. 그쵸 츠루기?"
"......어. 그렇지..."
"응? 왜 그러시죠. 기운이 없어 뵈는데"
"아니야 아무것도..."
이치카는 문을 열고 손님용 소파에 있었던 선생님을 보여준다.
히후미와 함께 페로로 피젯 스피너를 돌리고 있다.
"어머. 안녕하세요. 그... 정의실현부의 선배님이시...죠?"
히후미는 기골이 장대한데다 침까지 흘리고 있는 하스미를 보곤
생리적 두려움을 느껴버렸다.
"그 하스미 선배 미리 말하지만 먹을 거 아님다"
"무슨 실례입니까 이치카. 아직은 사리분별은 가능한 단계입니다."
"아직은... 이군요"
하스미는 선생을 포착한 듯 어딘가 홀려버린 듯 천천히 걸음을 뗀다.
"아, 안녕하세요"
저절로 존대가 나오는 압도적 크기에 움츠러들고 만다.
작은 학생들에게 하스미는 이렇게 보이는 것인가. 정의 주머니 때문에 얼굴이 보이질 않는다.
"예상은 했다만... 역시 어려져도 선생님은 여전하시군요."
홍조를 띄우며 머리를 쓰다듬다가 덜컥 물어왔다.
"선생님. 실례지만 안아봐도 되겠습니까?"
"네?! 으...응. 실례하세요"
'꼬오옥~'
"웁! 웁! 우그읍!!!"
민달팽이의 성교처럼 서로 동화될 듯한 밀착력
더운 날씨 때문에 하스미의 가슴 밑에 고인 땀들이 얼굴에 붙었다. 가히 물고문이라 봐도 좋을 정도였다.
"후우 살겠네요. 감사합니다."
다이어트 스트레스로 거칠어진 말투가 평소처럼 나긋하게 치유되었다.
하스미는 부장에게도 보여주기 위해 빈실에서 나가 츠루기를 찾는다.
"츠루기~ 어디 있습니까. 선생님이 제철인데 인사도 안 하시고"
이상하다 문을 여닫는 소리도 없었는데 츠루기가 사라졌다.
"츠루기~ 숨지 말고 얼른... 어라?"
하스미의 머리 위로 검은 깃털이 내려온다. 위를 바라보자 아크로바틱한 자세로 매달려 있던 츠루기와 마주한다.
"거기서 뭐하시는 겁니까 츠루기"
"......정의실현부가 되고 싶은 자는 나에게..."
"그런 관례 없잖습니까. 변명 하지 말고 빨리 내려오십시오"
아래로 착지한 츠루기는 새우등을 더 쪼그려 몸을 작게 만들고는 그대로 부실에서 나가려 했다.
축 처진 날개 때문에 어딘가 우울해 보인다.
"츠루기! 제 말 듣고는 있었습니까? 선생님이 오셨다고요. 그런데 왜 이리 기운이 없는 겁니까"
"...선생님은 지금 어린아이잖아. 내 험악한 모습을 보면 겁에 질릴 거야."
"그런..."
츠루기는 두려웠던 것이다. 기억을 잃은 선생은 순수한 상태
사회적 허물이 배제된 지금은, 있는 모습 그대로 자신을 평하지 않을까.
"아닙니다 츠루기. 자신을 비하하지 마세요."
"빈말이라도 고맙지만... 역시 난 나서지 않는 게 좋겠어"
"하지만 선생님을 지키는 데에는 츠루기만한 인재가 없어요."
"그만하래도!"
만약 여기서 선생님의 솔직한 감정을 보게 된다면, 어른으로 돌아간다 해도 상처는 씻어지지 않을 듯 하다.
그렇기에 츠루기는 아예 덮어버리려 한다. 세상엔 모르는 게 약인 것들도 있는 법이다.
'이런 이런. 불쌍한 츠루기. 너무 감성적인 걸.'
빈실에서 대화를 엿듣고 있었던 선생은 츠루기의 기를 살려주기로 결심한다.
슬그머니 빠져나간 다음 하스미와 열띠게 대화 중이던 츠루기의 치마를 잡는다.
"옷을 바꿔 입는 게 어때요?"
"그니까 치장이랑 관계 없다니... 게헥!"
츠루기는 어느 샌가 나타난 선생 때문에 당황했다. 너무나 무해한 나머지 기척조차 느끼지 못했을 터.
"저, 저, 저리 가아..."
혹여나 무서워할까 봐
두 손 모아 얼굴을 가린 다음 소심하게 떼어내려 하지만,
선생은 껌딱지 마냥 붙어서 쉽지 않다.
"후훗. 츠루기. 선생님은 당신이 마음에 든 거 같습니다. 얼굴을 보여주세요"
"그럴 리가 없잖아! 하스미 빨리 선생님을 데려가 줘"
"선생님. 츠루기 부장님이 좋으신가요?"
"응.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자 츠루기. 겁 먹지 말고..."
하스미는 츠루기의 손을 붙잡고 얼굴에서 치워버린다.
"키아악! 안된다니까!"
"......"
하스미는 선생님의 눈치를 살핀다. 역시 걱정 없다. 피 묻은 제복을 보고도 겁 먹지 않았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자 선생님. 어떤가요. 이 분이 저희들의 큰언니인데. 고우시죠?"
"하스미이!"
"응. 예뻐"
"헤에에에엑!"
츠루기의 얼굴이 위험해 보일 정도로 붉게 상기되었다.
"그렇죠? 훗. 어느 정도로 예쁩니까?"
"응 여기서 제일 예뻐."
"그만해에...!"
"흐응~ 그럼 츠루기 결혼 하시겠습니까?"
"어어..."
에라이 어차피 어린이의 풍전등화 같은 허풍. 아무렇게나 말해버렸다.
"응! 나중에 크면 츠루기 누나랑 결혼할래"
"꺼윽-"
"츠루기 부장!!!"
결국 심박수가 크게 상승해버린 츠루기는, 얼굴 쪽 혈관이 터져버린다. 한참 동안 코피를 쏟아내다가 실신한다.
"부부장님! 츠루기 부장이 쓰러졌는데..."
"아, 괜찮습니다. 곧 회복할 것입니다."
응급 키트를 가져온 모브쨩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다.
"열이 무려 42도 인데요?..."
"어차피 식습니다"
식는다. 이 말을 죽는 것으로 해석한 모브들은 다 같이 츠루기를 들어 올린 다음 구호기사단으로 향한다.
"꺼흑!"
그러나 이상을 감지한 츠루기는 괴물 같은 체력으로 정신을 되찾았다.
"괘...괜찮습니까 츠루기 선배님?"
"게흐으으..."
"거 봐요. 큰일은 아닙니다. 2학년 때도 저한테 BL 동인지를 들켰다가 그렇게-"
"키에에에에엑! 꺼억-"
"츠루기 부장!!!"
"어머. 두 번은 위험한데. 잠깐만요 선생님."
하스미는 안고 있던 선생을 내려놓은 다음 호위를 맡을 인물을 선정한다.
"코하루"
"네, 넷!"
"저는 츠루기가 회복되면 같이 합류하겠습니다. 그 때까지 선생님을 부탁드립니다."
"제가요?!"
"네."
코하루는 보충수업부에 합류한 지 얼마 안돼 실전 감각을 올릴 시간이 필요하다.
못 미더운 부분도 있지만, 미카를 구하기 위해 부렸던 용기를 전해 들었기에 그녀를 신뢰한다.
"자 선생님. 이 쪽은 시모에 코하루. 인사하시지요."
코하루인가. 선생은 트리니티에서만큼은 사고 없이 지내고 싶었지만
솔직히 코하루한테 장난치기는 도저히 못 참겠다.
"안녕. 넌 몇살이야?"
"하아?! 내가 연상이거든! 고1이라고"
"거짓말 나랑 비슷해 보이는데?"
"이... 이게!"
코하루는 가볍게 힘의 차이를 알려주려 선생의 볼에 손을 대었다. 허나
'짝!'
"아팟!"
바로 옆에 있던 하스미가 코하루의 손등을 쳐 날려버리곤
이치카와 함께 코하루를 둘러싸 경고한다.
"코하루! 착각할 수도 있지 어린이한테 다짜고짜 체벌임까? 실망했슴다!"
"아, 아뇨... 그게 이건 반장난으로-"
"변명하지 마시죠. 한 번만 더 손찌검을 하려 한다면 보충수업부로 반송 시킬 겁니다 코하루!"
"히익!... 죄송합니다..."
그동안 정의실현부의 귀염둥이 막내 포지션이었던 코하루는
순식간에 달라진 대우에 적잖이 충격을 먹은 듯하였다.
'엌ㅋㅋ 개꿀잼'
선생은 또 어떤 장난을 칠까 고민한다. 그래 이런 소소한 절망감이 모여 어른을 만드는 법이니 달게 받아라.
댓글 12
선생 개악질이네 ㅋㅋㅋㅋㅋㅋ
도적 츠루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 아가가있어 코해르는 나가
이제 코하루는 아가 아냐 어리광 부리지 마
티파티와 정의실현부까지 싹 다 정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