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레 건물 1층에는 샬레 부설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크래프트 챔버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만들다 이런저런 가구들이 튀어나오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학생들의 추천을 받아 1층의 잉여공간에 하나둘 배치해두곤 했다.
이게 썩 반응이 괜찮아서, 지금은 꽤 아는 사람들만 모이는 그럴듯한 카페가 된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오늘은 뭘 할 거냐면…
기분 전환 겸 샬레 카페에서 밀린 일을 처리할 거다!
결심이 선 김에 엔젤 24에서 AP 드링크(소, 대 세트)와 적당한 과자를 고르고 카페로 향했다.
이런 맛있는 고에너지 활력제가 고작 쓸데없는 전술대회 45코인이라니, 키보토스의 약학은 대단하구나, 하고 혼잣말하며 사무실에서 서류를 챙겨 엘리베이터에 몸을 맡겼다.
…
카페 문이 열리자마자 커피잔을 든 페로로 등신대가 맞이해줬다.
한쪽 벽에는 무인 카운터와 먹음직스러운 디저트가 들어있는 쇼케이스가 있었으며, 한쪽 벽에는…금색의 카이텐저와 페로로지라, 고즈 및 기타 등등…의 동상이 있었다.
황금빛 페로로지라를 끌어안는 히후미를 본 것 같지만 적당히 넘어가자. 그보다도 내가 저런 걸 샀었던가…?
(…비싸게 샀다. 어떤 의미에서는.)
비치된 소파에서 뒹굴뒹굴 거리는 학생이나,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학생이라던가, 삼삼오오 자리를 채워 공부하는 학생들이 모인 카페는 꽤나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우리 아로나의 도움으로 쾌적도라는 것을 올린 덕분이었을텐데, 솔직히 이 ‘쾌적도’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비슷한 톤의 가구를 세트로 들이거나, 희귀한 가구를 들였다는 것만으로 쾌적도가 늘어난다니. 이상한 일이다.
일단 눈에 들어오는 작은 카오스를 무시하고, 적당한 창가 자리에 앉아 한쪽에는 싯딤의 상자와 서류들, 한쪽에는 AP 드링크를 두고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2시간 정도 지나 AP 드링크를 반쯤 마셨을 때.
—“선생님! 아오이 씨의 연락이에요!”
어이쿠, 또 총결산인가, 하는 마음에 잠시 카페를 나가 전화를 받고 왔다.
조만간 다시 쌓일 서류 생각에 한탄하며 책상에 있는 AP 드링크에 손을 갖다대니—
‘선생님, 그런 미량의 카페인과 타우린으로는 하루 일과를 견디기 힘들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여기 요괴 MAX 망고맛을 두고 가겠습니다.’
나의 AP 드링크, 요괴 MAX로 대체되었다?!
뭐어. 캔을 딴 흔적도 없었고, 방금 냉장고에서 나온듯한 이 시원한 냉기를 보아, 아마 이 근처를 지나가는 학생이 두고 간듯하다.
은발의 카페인 중독 학생이라던가, 이런저런 공돌이 학생들이 생각났지만, 이들이 오늘 샬레에 올 일은 없을 터…
-치이익…딱!
목을 찌르는 탄산과 뇌를 깨우는 카페인의 각성감에 급속충전되어 쏜살같이 일과에 돌입했다.
역시 몸에 나쁜게 효과는 직빵이라 생각하며 한 모금을 더 털어넣을 즈음…
“어라? 선생님, 이런 곳에서 다 보네.”
고개를 올린 그 상태로 카즈사와 눈을 마주했다.
“바빠 보이는데…잠깐 동석해도 될까…요?”
“뭐어, 얼마든지.”
카즈사가 짐을 정리하며 건너편에 앉는 사이, 나는 그녀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싯딤의 상자를 내 쪽으로 당겼다.
“그나저나, 카즈사, 여긴 어쩐 일로 왔어?”
“으음, 여기 새로운 디저트가 들어왔다고 해서.”
그렇구나. 여기 메뉴는 나름대로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던 거였구나.
이 카페가 돌아가는 원리를 어느 정도 깨달은 것 같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서 우리 애들이랑 한번 먹어보려고 왔는데에…언제쯤 오는 걸까아…?”
카즈사가 품에서 마카롱을 하나 꺼내먹었다. 역시 생각이 많을 때는 당이 최고다 싶어, 나도 덩달아 품에서 민트 사탕(무설탕)을 꺼냈다.
“흐음, 선생님은 일할 때 항상 그걸 먹는구나.”
“내 최고의 파트너…중 하나지, 이걸 먹고 냉수를 마시면…크으…!”
상상하는 것만으로 뇌가 찌릿찌릿 아려오는 그 상쾌함을 참을 수 없었다.
이참에 엔젤 24에 한 통 더 사러 가야지—
—부우우우웅!!!
“앗, 애들 전화다…”
“엇, 이럴 때 전화가…”
테이블의 양쪽에서 전화가 울렸다.
서로 인사할 틈도 없이 전화를 받아들었고, 간단한 손인사를 하며 양쪽으로 흩어졌다.
“이번 교과서 불법 튜닝 건은 저희가 맡을 테니…”
이런저런 사건 해결을 부탁받으며 전화를 끊고. 다시 테이블로 돌아왔다.
교과서 불법 튜닝이라니, 밀레니엄에서 벌어진 일만 아니었다면 두근거리는 조합이었을 것이다.
‘풀기 어려운 문제라고 들었지만, 최신 유형이 질 리가 없잖아! 간다!!!’라던가,
‘독해력이야말로, 비문학의 본질.’이라면서 도서관에서 자신만의 싸움이 아닌. 진짜로 교과서용 패드(무겁다)를 병기로 개조해서 패싸움이라니, 요즘 아이들은 굉장하구나.
돌아오는 길에 어떤 학생이 ‘헤헤…이게 선샌니가 마셨던 AP 드링크…’라고 중얼거리는 걸 들었던 것 같지만, 아직 남은 일이 많았기에 서둘러 카페로 돌아갔다.
“으음…?”
테이블에 돌아왔을 때는 요괴MAX가, 이번에는 커피와 먹음직스러운 쇼트케이크로 교체되었다.
‘에너지 드링크도 좋지만, 기왕 카페에 왔으니 내가 고른 맛있는 디저트와 커피는 어때? 나도 먹어본 적은 없지만, 최신작이 맛없을 리 없잖아?’
‘P.S. 답례는 나중에 따로 받을게.’
으음. 실제로 맛있다. 샬레 카페의 파티시에(혹은 파티시에르)가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상당히 실력좋은 사람임은 틀림없다.
지속적인 달달함을 위한 커피와의 조합까지 최상. 카즈사의 귀여운 배려가 돋보이는 선택이다.
그렇게 일을 계속하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고, 근처 식당에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고 오니 이번에는—
‘선생! 나님의 신약이 개발된 것이다! 이 약을 먹으면 96시간동안 절대로 잠들지 않게 되는 것이다! 부디 나님의 임상실험에 협력해주지 않겠는가!‘
사야의 약이 올려져있었고, 마지못해 마시려다 화장실을 다녀오니—
“어서 와, 선생님. 늦었네?”
“키쿄…?”
맞다. 여기서 재차 이야기하지만, 오늘은 따로 당번 학생을 부른 적이 없다.
일단은 아직 일이 남아있기에, 키쿄의 옆에 앉아 다시금 일을 시작했다.
물론 사야의 특제 신약은 어디론가 치워져있었고, 백귀야행의 특제 센베이와 잎이 꼿꼿이 선 녹차가 있었다.
AP 드링크부터 센베이와 녹차까지, 이쯤되면 다음은 무엇이 될지—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빨리 일에 집중하도록 해, 그래야 나와 함께하는 시간이 더 늘어날 거 아니야?”
“맞는 말이긴 한데요…”
빨리 일을 시작하라며 오른팔에 꼬리를 감는 행동은 백화요란의 작전참모로서 적합한 행동일지…
딱히 대외비를 처리하는 것도 아니라 카페에서 어떤 학생이 일하는 모습을 보건 상관은 없었지만, 이렇게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는 무언의 압박은 역시 곤란했다.
“저…키쿄?”
“아, 신경 쓰지 마. 당신은 여기서 일하고, 나는 당신의 체온을 나눠받고. 이른바 일석이조잖아?”
“그렇…죠?”
“그러니 그건 신경쓰지 말고…음, 그건 우리 백귀야행에서 보낸 일이네, 잠시 자리 좀 빌려도 될까?”
키쿄는 가까이 다가오는 것으로 모자라, 이번엔 내 자리까지 침범하며 적극적으로 일을 돕기 시작했다.
결국 오늘 당번은 키쿄인걸까 싶어 반쯤 자포자기한 상태로 일에 몰입하고 있었는데—
“어라, 선생님? 정보대로 여기서 일하고 계셨네요?”
“아코, 그런 건 함부로…앗, 선생님…”
아코와 히나, 그리고 수갑을 찬 하루나가 카페에 들어왔다.
“안녕~아코, 히나 쨩. 뒤에 있는 하루나도 안녕~”
“후훗, 평안하신가요, 선생님?”
갑작스러운 선도부장의 등장에 카페 내부가 약간 술렁거렸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평소의 분위기로 돌아왔다.
주변에 검은 고양이귀 후드를 쓴 학생이 돌아다니는 것 같지만, 분명 헛것이었을 거다.
“둘은 순찰인걸까?”
“으응, 그럼 선생님은 오늘도 일이야?”
“네에, 선생님은 오늘도 바쁘답니다.”
“…도와줄까?”
“그으러면 고맙…아니 사양할게에에엑”
히나가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봐서 뭔가 하나쯤 부탁하고 싶었지만, 양손에 커피를 든 아코의 표독한 눈빛과, 오른팔을 조이는 키쿄의 꼬리에 저지당했다.
“그…럼 이거라도 주고 갈게, 힘내, 선생님.”
히나가 게헨나 로고가 새겨진 미니 초콜릿을 책상에
올려두고 하루나를 끌고 갔다.
끌려가는데도 여전히 고고한 표정의 하루나를 보니, 미식연구회의 미래는 밝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아코 또한 표독한 표정으로 나를 째려보며, 상당히 탁한 색의 커피를 놓고 갔다.
분명 평범한 인사였을텐데, ‘선도부장님을 귀찮게 하지 마세요!’라는 포스트잇까지 붙여두고 가다니. 너무해…
“흐응, 선생님은 녹차보다는 커피가 더 좋은가보네.”
“그야 일 중이니깐, 선생님은 카페인이 좋답니다.”
“그만큼 마셔놓고 더 마시는 건 교육자로서 어떨까 싶은데…”
키쿄가 자연스럽게 오른팔에 얽혀왔다. 이대로라면 남은 서류를 처리할 수 없게 된다…
사회적 죽음은 덤으로 받을 수도?
“키…키쿄…이러면 일을 할 수 없어…”
“시끄러워, 그보다도 아직 녹차가 식지 않았는데.”
“…마실게! 지금 마실게!!”
어떻게든 왼손으로 녹차를 들이켰다.
마시기 딱 좋은 온도로 적당히 식은 녹차와 센베이의 조합은 상당히 진정되는 느낌이었다.
녹차의 향 덕분이었을까. 오른팔을 조이는 키쿄의 꼬리 힘도 조금씩 풀리는 듯했다.
그 대신, 키쿄가 오른팔을 넘어 나의 상체를 완전히 껴안았지만…
“후훗…선생님, 마셔줬구나?”
“으응, 역시 학생의 호의를 무시할 순 없으니깐 말야.”
키쿄가 희미하게 웃음지으며 수상쩍게 말했다.
“흐으응, 선생님은 학생이 주는 거라면 주저없이 받아먹는 편인 거구나아.”
키쿄의 눈동자가 찌르듯 왼쪽 위, 그러니까 나에게로 향했다.
“가령, 저 녹차에 수면제나 독이 들어있었다 해도?”
“키쿄가 있다면 안심이니 괜찮아.”
“…뭐야 그게, 내가 아니어도 다른 학생이어도 괜찮을 텐데?”
“키쿄니까 괜찮아.”
…
“…갑자기 해야 할 일이 생각났어, 돌아갈게.”
…나에게 붙어오던 키쿄가 고개를 돌려 갑자기 떨어지더니,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너무 뻔하잖아, 재미없어졌어.”
그녀는 ‘이상한 어른.’이라고 중얼거리고는, 두 갈래의 꼬리를 약간 부르르 떨더니 이내 자리를 떠났다.
여전히 자리에 놓인 포근한 녹차의 향이, 저녁을 알렸다.
그렇게 2시간 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어떻게든 일을 끝냈다.
아코가 준 커피는 좀 식었고, 이런저런 알갱이 같은 것이 느껴지고, 매우 썼지만, 히나가 준 초콜릿과 궁합이 좋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힘내는데 지대한 도움을 주었다.
…역시 평소대로의 사무실도 좋지만 카페에 있으니, 여러 학생들이 찾아와주곤 했다.
모두가 허울없이 찾아와주는 그런 점이 좋아서, 언젠가 다음에도 카페에서 이런저런 일을 처리해볼까. 하고 생각하게 되는 하루였다.
물론 나와 키쿄가 카페에서 서로 달라붙던 사진이 SNS에 일파만파 퍼져버려서, 다량의 모모톡과 부재중 전화가 생긴 것은 어찌어찌 잘 해결해야 하겠지만.
…그나저나 내 AP 드링크는 정말 어디로 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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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습도높고 얀데레같은거 써보고 싶었는데 그냥 일상물로 킵고잉하기로 함. 다음화가 있어야…함?
이미 내 일병 짬찌생활부터 습도가 높아서 쓰기 싫었나봄.
저녁점호 준비하믄서 밀레니엄 로봇배틀이나, 노아 기록물이라던가, 요시미•더•락같은 소재가 떠오르곤 하는데 쓸진 몰?루. 써보다가 폐기한거 개많음. 그리고 변경의 팔라딘 읽어야 함!
글고 요즘 암코 OST를 자주 들어서 그런지 암코대사 한두개 섞인 것 같다면 기분탓은 아닐거임…

왜 ㅆㅂ 드아루 안나오고 댕댕이 3종세트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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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샌니가 마시던 걸 훔쳐간 건 누구일까
은근슬쩍 다 알려줫음, 훔쳐간 걸로 뭘 할지는 몰?루
내 수로코 너가 다 가져갔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