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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피폐?) 노아가 죽은 선생을 생각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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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fR2epQ2ms80

* BGM 반복재생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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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태여 따지면, 그가 죽은 것이 썩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총탄 한 발만 잘못 맞아도 사경을 헤매이는 몸으로, 키보토스 이곳저곳을 서성이는 것은 제법 위험한 행동이라는 것을, 우시오 노아 자신은 그의 귀에 못이 박히게끔 이야기했다.

그래. 한......오천 이백 번 정도.

뿐만 아니라, 선생이라는 그 작자는 지나치게 최선을 다하기도 해서, 몇 날 며칠 날밤을 새며 업무를 처리하기도 하였다.

당번으로서 수많은 학생들ㅡ물론 노아 자신을 포함해서ㅡ도 그를 돕고자 찾아왔으나, 그는 대다수의 업무를 끌어안은 채로 놓지 않았고, 몇 가지 간단한 잡일만을 업무랍시고 주며 학생들을 배려해주었다.

그러니, 그런 그가 과로로 쓰러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을 것이다.

수많은 학생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누군가는 목이 쉬어라 울부짖었고, 누군가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로 틀어박혔으며, 누군가는 이 사람 저 사람 찾아다니며 '네 탓이다' 라며 절규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건 애도라기보단, 그 죽음에의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발버둥이요, 믿지 못할 현실에서 도망치고자 하는 본능적인 탈주였을 것이다.

선생이 과로로 쓰러지고, 불규칙적인 식사와 수면으로 인한 면역력 약화를 겪고, 급성 증세로 사망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구태여 따져보면 결국 업무로 인한 과로일 것이다.

키보토스 내에서 그에게 도움받지 않은 이가 없느니만큼, 모든 이들이 그의 죽음과 관계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놀랍게도, 우시오 노아는 울지 않았다.

친구 유우카가 처음 보이는 모습으로 주저앉아 오열해버리고, 후배 코유키가 믿을 수 없다고 시종일관 중얼거리며 무릎꿇는 와중에도.

그녀는.

우시오 노아 만큼은, 한 치의 동요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소중한 사람이다.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을 스승이고,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이성이다.

세상 사람들은 소중한 것을 잃으면 슬퍼한다.

죽음이라는, 영원한 이별을 맞이한 사람들은, 한 번도 보지 못한 모습으로 슬퍼하고 고통스러워한다.

그러니, 노아 자신도 슬퍼해야했다.

그는 소중한 사람이고, 자신은 그런 사람을 잃게 되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시오 노아는 울지 않았다.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은 평소와 똑같았다.

윤기있는 흰 머리카락은 길게 내려오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교복을 입고 있으며, 언제나처럼의 눈동자로 거울 너머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물로 눈이 불어터지지도, 마스카라가 번지지도, 낮빛이 초췌해지지도 않았다.

......어째서?

거울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그 여자가, 노아에게는 너무나도 먼 남처럼 느껴졌다.

그 여자는 전혀 슬퍼보이지도, 전혀 우울해보이지도, 전혀 고통스러워보이지도 않았다.

작금의 키보토스를 감싸는 우울함에 전혀 감싸여있지 않았다.

최근의 기억 속, 그 어떤 학생들과도 다르게.

......어째서?

그의 모습 하나하나가 여전히 살아 있었다.

어제 본 것처럼 생생하게, 마치 방금 전처럼 느껴졌다.

그런 모습을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생생하게 남아 있지만, 더는 그 기억록을 추가로 써내려갈 수 없다는 것도 물론 알고 있다.

그럼에도 거울 속 그 여자는, 단 하나도 슬퍼 보이지 않았다.

너무나도 평소대로의, 기억 속 그대로의 모습이어서, 간혹 가다 문득 오싹해져버릴 정도였다.

......대체.

대체, 어째서?

* *

샬레 집무실에서 세미나 인원의 짐을 빼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초췌한 목소리의 총학생회 수석행정관은, 전화 너머 지극히 사무적인 목소리로 짐 정리를 부탁해왔고, 노아는 흔쾌히 그 부탁을 받아들였다.

당연한 일이었다.

집무실에는 당번으로 찾아왔던 학생들이 하나 둘 놓고 간 개인 짐들이 있었다.

이제 그가 죽어버렸으니 집무실을 정리해야 했다.

그러나 수많은 학생들은 그런 일 따위를 할 정신도, 의욕도, 의지도 없었고, 그건 노아가 속한 세미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야세 유우카의 짐도, 쿠로사키 코유키의 짐도, 우시오 노아 자신의 짐도 결국 정리해야만 했다.

아무도 그럴 상태가 아니었다.

그러니 자신이 가야 할 수밖에.

다행스럽게도, 자신은 어떤 짐이 누구의 것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일의 적임자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흔쾌히, 아주 가볍게 즉답했다.

......당신은 아무렇지 않느냐, 고.

수석행정관이 넌지시 던진 질문이었다.

그런 그녀의 목소리는, 요근래 들어 제일 감정이 담겨 있었다.

그건 원망이라기보단, 전혀 다른 세계를 마주한 듯한, 그래. 순수한 호기심에 가까웠다.

둘도 없을 은인은 잃었는데, 거의 유일할 정도로 제 컨디션을 유지하는 노아 자신이, 수석행정관은 썩 의문스러운 모양이었다.

모르겠다, 고.

우시오 노아는 그렇게 답했다.

정말로 그것 뿐이었다.

어떻게 자신이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지, 샬레를 다시 찾아갈 수 있는 것인지, 자신조차 알 수가 없었다.

이 드넓은 키보토스에서 거의 유일한, 그런 아무렇지 않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러한 생각이, 노아 자신을 더더욱 남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것 같았다.

수석행정관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고, 그저 '잘 부탁드린다' 는 말만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우시오 노아도, 가볍게 긍정의 인사를 건네고 전화를 끊었다.

* * *

불 꺼진 샬레 집무실은, 놀라울 정도로 고요했다.

주인을 잃어버린 집무실은 그저 어둑한 밤공기에 잠겨 잠들어 있었고, 거대한 유리창 너머, 한 줄기 달빛에 의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집무실은 평소와 같았다.

다만, 짐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 모양이었는지, 총학생회의 직인이 찍힌, 몇 개의 큰 박스들이 놓여있을 뿐이었다.

달빛이 환해, 구태여 불도 켤 필요가 없어서, 우시오 노아는 불꺼진 그대로 세미나의 짐을 정리해나간다.

유우카가 썼으면 좋겠다고 선물해줬던 예비용 계산기도.

자그맣게 코팅된, 코유키가 선물해줬던 귀여운 네잎클로버도.

노아가 한 번 읽어보라고 그에게 빌려주었던 시집도.

그 모든 짐들을, 박스 안에 차곡차곡 정리해나갔다.

그렇게 한 20여 분이 흘렀을까.

어느 정도 짐 정리가 마무리되고 나서야, 노아가 잠시 짐 정리를 멈추었다.

그제서야 집무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의 책상 위 여기저기에 놓였던 서류들은, 애저녁에 총학생회에서 직접 수거해갔는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의 모니터 여기저기에 붙어있던 포스트잇도, 역시 총학생회에서 수거했던 것인지, '초기화 예정' 이라고 쓰인 단 한 장만 남기고 모두 사라져있었다.

책상 뿐만이 아니었다.

유우카에게 이런저런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캐비닛을 채워나가던 프라모델들.

코유키와 함께 누군가를 놀려주기 위해 키득거리며 샀던 익살스런 장난감들.

당번이던 뭐던 누가 오면 하나씩 꺼내어주던 캐비닛 속 과자들.

그 옆 책장을 가득 메우던, 온갖 학생들의 취향인 잡지나 소설, 만화책들.

관찰이 취미인 학생들한테 선물한답시고 샀던 천체망원경.

게임개발부에게 진짜 게임이 뭔지 알려주겠답시고 블랙마켓 어딘가에서 가져왔던 게임기.

그 어디에서도, 선생의 개인 물건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 개인 물건들은, 노아가 방금 우연히 찾아 낸, 잘 정리된 상자 속에 놓여있는 모양이었다.

세 개의 박스의 겉에는 총학생회의 직인과 함께, 검은색 마커로 '유품' 이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그 박스를 제외하면, 그가 하루종일 머물며 채워나갔던 그 어느 물건들도, 더 이상 집무실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세 개의 박스 중 하나.

그 박스의 물건들 중 맨 위에 올려진, 자그마한 수첩이 하나.

한동안 노아 자신을 기록해보겠답시고 덤볐던 그가, 나름대로 자신의 행동을 기록하던 수첩.

고개를 돌려본다.

밝게 들이치는 달빛이, 고요한 어둠을 헤쳐가며 집무실을 채워나가고 있었다.

종이에 기록하면 현실에 고정되어버리고, 그것은 곧 굳어져버린다고.

노아 스스로 그러한 말을 그에게 꺼냈었다.

그렇기에 곧 사라져버릴 수단으로만, 솔직한 말을 쓰고는 한다고, 그렇게도 이야기했었다.

유리창에, '하아' 하고 입김을 불어본다.

부쩍 쌀쌀해진 밤공기 덕분인지, 노아가 입김을 불어넣은 근처가 새하얗게 끼어버린다.

흐릿해졌던 창문의 한 부분이, 이내 다시 연해지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투명하게 돌아온다.

다시 한 번 입김을 불어본다. 금새 새하얗게 된 창문에, 마침내 우시오 노아는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글귀를 적어나간다.

Qui aimes-tu le mieux,

homme énigmatique, dis?

선생에게도 건넸던 그 글귀는, 이내 다시 천천히 모습을 감춰, 이윽고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져버린다.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그 글처럼, 이 집무실에서의 그도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이렇게 생생한데.

방금 만난 것처럼 생생한데.

그가 있었더라면, 조금씩 처져가는 자신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언제나 고생한다고 한 마디를 툭 던졌을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기억 속에서 생생하게 꺼낼 수 있고, 평생이 지나도록 잊을 수조차 없는데도, 더 이상 들을 수 없다.

마치 텅텅 비어가는 이 집무실처럼, 그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그래, 그 때 그와 나눴던 그 글귀처럼.

수수께끼같은 사람처럼.

흘러가는 구름처럼.

다시 한 번 입김을 불었다.

다시 한 번 글귀를 적었다.

다시 한 번 사라진다.

또 다시 한 번 입김을 불었다.

또 다시 한 번 글귀를 적었다.

또 다시 한 번 사라진다.

똑같은 입김을 또 한 번 불었다.

똑같은 글귀를 또 한 번 불었다.

흘러가버린 선생처럼, 또 한 번 사라진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배경삼아 입김을 불었다.

마음 속에서 빛나는, 하나의 글을 적었다.

미안해요.

보고 싶어요.

좋아해요.

사랑해요.

아, 그랬구나.

나는 지금 눈물을 쏟을 정도로 슬프구나.

아, 그랬구나.

나는 선생님을 정말로 좋아했구나.

이제서야, 유리창 너머의 소녀가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것이 보인다.

흐릿하게나마 보이던 그 모습도, 차오르는 무언가 때문에 점차 보이지 않게 된다.

마침내 집무실 바닥에 주저앉아 소리내어 울어버릴 때에는,

그녀가 적어내려갔던 글귀를 찾아 볼 수 없었다.

-----------------

오랜만에 하나 써 볼까 싶어서 써 본 짧은 이야기

전개고 분량이고 뭐고 그냥 쓰고싶은 대로 쓰고 마무리했음

선생이 과로로 죽고 남겨진 노아 이야기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마주하는 건 정말 슬프지

근데 정작 죽은 당일이나 한동안은 무덤덤하다가도, 조금씩 그 사람의 빈자리를 마주하면서 진짜 슬픔을 깨닫는 경우가 있더라

그건 참 슬픈 것 같아

내가 슬프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할 정도로 충격받았다가, 어느 정도 정신이 차려지면 문득 그 사람의 죽음이 실감나서 확 슬퍼지는 게...

이런 이야기는 역시 노아가 주인공일 때 제일 풀어내기 좋더라

노아로 대사 없는 소설도 써 보고 싶었는데 어째 기회가 잘 잡힌듯

소설에는 가사 있는 노래를 거의 안 듣는데, 이 이야기에는 이 노래가 참 잘 맞더라

사실 이 노래 듣자마자 이 스토리가 생각나서 한 번 써 봤어

원곡은 김광석인데, 아이유가 부른 버전도 참 감성적이라 좋은 것 같아

요즘 바빠서 글을 거의 못 썼음

감도 좀 떨어졌나봐

조금씩 조금씩 더 써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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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10.16창작

소설,피폐?) 노아가 죽은 선생을 생각하는 이야기

#우시오 노아#선생#소설#피폐
좋아요 0댓글 24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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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DC
데스/모이네스!작가
게시물 51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YouTube
게시일2024.10.16 00:55
조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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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4

나
ㅇDC
ㅇㅇ124.10.16
ㅇDC
ㅇㅇ224.10.16

아니 이 새벽에 이럴게 울려버리네...

ㅇDC
ㅇㅇ324.10.16

무덤덤하다가 결국 제 감정을 찾아내버리고선 무너지는 게 아주 맛있는 거거든요

ㅇDC
ㅇㅇ424.10.16

나도 외할머니 돌아가셨을때 3일동안 눈물 한방울 안나다가 발인하는 날 엄마 껴안고 펑펑 울었는데 돌아가신날 부모님이 이유 뭉개고 나가신 까닭을 생각해 봤어야 했는데 생각짧은 중2는 그저 부모님 없다며 좋가고 롤하다가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그때 생각나네 참...

ㅇDC
ㅇㅇ52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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