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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 여름방학을 맞은 선생님, 휴가 간다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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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dcinside.com/board/projectmx/7921621

기체에서 나오는 소리와 사람들의 환호성, 비명이 쉴 틈 없이 귀에 몰아치는 게임센터 특유의 분위기.

이 분위기는 호불호가 꽤 많이 갈린다. 이 분위기에 매료되어 아케이드와 연을 트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런 분위기를 싫어해 있던 흥미가 떨어져 나가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까.

물론 경력 10년이 넘는 중증 겜돌이와 그런 어른을 미친 듯한 페이스로 따라잡고 있는 젊은 피의 후발주자.

그리고 게임과 그렇게 친하지는 않지만 시끄러운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이루어진 우리 3인방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입구에서 들어서 주변을 둘러보자 매니아들을 타겟으로 한 게임들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들이 구역을 나눠서 여러 종류가 줄지어 있는 게 보였다.

여기 있는 게임이 한둘이 아니다 보니까 뭘 하고 싶어 하는지 물어봐야 하는데.

“얘들아, 뭐 하고 싶은 거 있니?”

“…”

‘안 들리는구만.’

그러나 나는 먼저 신나게 앞으로 튀어 나간 아리스와 하루나의 뒤통수만을 볼 수 있을 뿐이었다.

잠시 뒤 목줄 풀린 개처럼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던 아리스와 하루나가 멈춰 선 것은 한 게임기 앞이었다.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ㅡ 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어?”

아리스와 하루나가 내가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오더니, 양손을 잡고 게임기가 있는 곳으로 나를 질질 끌고 갔다.

“어어! 그만! 팔 빠진다!”

양팔이 붙들려 질질 끌려가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보니, (진짜로 그러지는 않았지만) 팔이 빠질 것만 같은 느낌이 자꾸만 들었다.

비명을 질러봤지만 아무래도 소용은 없었다. 연약한 어른은… 신나서 선생님을 끌고 가는 두 명의 활달한 학생들에게 저항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어보자 마치 거대한 미래 지향형 도시에 있을 법한 ATM 부스처럼 생긴 게임기가 번쩍번쩍 에메랄드색의 빛을 내뿜고 있었다.

거대한 메인 디스플레이와 그 밑에서 메인 디스플레이를 보좌하는 터치스크린. 큼지막한 턴테이블 하나와 건반 7개가 한 세트를 이루는 컨트롤러가 두 세트.

그리고 화룡점정을 찍는 훌륭한 음질의 스피커와 게임을 제대로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이어폰 포트까지.

내가 아주 잘 아는 게임기였다. 역시 한 대에 3천만원짜리 게임기다운 장관이구만.

어… 저게 뉴비 친화적인 게임은 아닌데. 아리스는 몰라도 하루나는 괜찮으려나 모르겠네.

“이거?”

“네!”

“정말?”

“게임기가 정말 아름다워 보이는걸요.”

“그럼 일단 돈부터 넣을까?”

나는 주머니와 지갑을 뒤적거려 500원짜리 동전 4개, 그리고 이어뮤를 꺼냈다.

“선생님. 다중 플레이*는 비매너 행위 아닌가요…?”

*한판 할 때 여러 판 분의 돈을 미리 넣어버리는 것

하루나는 내 손에 들려 있는 동전의 양이 ‘여러 판’ 분의 금액인 줄 아는 눈치였다.

500원짜리 동전 4개. 즉, 내 손에 들려있는 금액은 총 2000원이었다. 충분히 ‘여러 판’분의 금액으로 보일 수 있는 돈의 양이다.

그렇지만 모르는 소리.

나는 동전 4개를 모두 게임기 안으로 집어넣었다.

“한판 분이란다…”

“예?”

하루나는 분명히 2000원이 게임기 속으로 사라졌는데 할 수 있는 게임은 한 판뿐인, 눈앞에서 일어나는 믿을 수 없는 일에 당황한 듯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게 무슨…”

“부르주아 게임입니다! 아리스, 이 게임은 비싸서 평소에는 많이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럼 오늘 원 없이 하면 되겠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내 소비 내역에 관심을 가지는 한 학생의 잔소리가 좀 두렵긴 한데. 아. 걔도 게임 이름 알려주면 납득하려나.

“이 게임은 한 판에 2000원 값을 할까요?”

게임기에서 거리를 두고 고민에 빠진 걸 보니, 하루나는 아직 1플레이 2000원의 문화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모양새였다.

이러니까 게임에 뉴비가 안 들어오지.

“난 한다고 생각해.”

“선생님께서 그러시다면야… 한 판 해 볼까요?”

그래도 어느 정도 하루나의 거부감을 무너뜨리는 데에는 성공한 것 같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게임기에 달린 카드 리더기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카드부터 찍어볼래? 내가 어떻게 하는지 알려줄게.”

하루나는 카드를 꺼내라는 말에 주머니를 잠시 뒤적거리더니, 곧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쥔 손을 꺼냈다.

그러고서는 카드를 리더기에 턱 하고 올려놓았는데, 원래대로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야 하는 메인 모니터의 화면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선생님, 원래 카드를 올려놓으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니까…?”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은 나는 리더기로 시선을 옮겨 하루나가 올려놓은 카드를 유심히 보았다.

아하.

“저 카드는 이 게임에 못 쓰는 카드야.”

“어라? 오락실에서 쓰는 카드는 이거 하나밖에 없는데요?”

“그럼 어쩔 수 없지. 카운터에 가서 하나 사 오렴.”

“네…”

“길 잃지 말고~”

“선생님도 참…”

음… 생각지 못했던 일이긴 한데, 뭐 큰일은 아니니까. 어쨌든 하루나를 보냈기 때문에, 이제 게임기 앞에는 나와 아리스 둘만이 남았다.

“하루나 갔다 오는 동안 손이나 풀까?”

“좋습니다!”

*

어어…

으어어…

이게 지금 몇 분째죠. 저는 손에 하얀 카드를 꽉 쥔 채, 게임센터 안을 무작정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부모님 손을 놓쳐버린 어린아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 일단 카드를 사는 데에는 성공했는데…여기가 어디죠?

‘길 잃지 말고~’

선생님의 마지막 말이 자꾸 귓가에 맴도는 것만 같습니다. 제가 무슨 나이 한 자릿수인 어린아이도 아니고, 설마 오락실에서 길을 잃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기에 대충 흘려들었는데…

번쩍번쩍하고 시끄러운 분위기에 취해 마냥 신나게 돌아다닐 때는 몰랐는데…

이 게임센터, 엄청 규모가 큰 곳이었군요…? 선생님, 유우카 씨와 함께 겨울방학 때 갔던 스키장의 오락실과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전까지 선생님, 아리스 씨와 함께 있었던 녹색 빛을 뿜는 부스 모양의 거대한 게임기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맞다. 전화를 해 보면 되겠네요!”

곧바로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선생님의 연락처를 찾아 내려가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러나 저의 마지막 동아줄은 붙들어 맨 지 단 2분도 지나지 않아 처참하게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전화가 가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음과,

[연결이 되지 않아…]

“큰일인데요…”

전화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오랫동안 전화를 받지 않았음을 알리는 상냥한 안내 음성. 단 두 종류뿐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까 받으실 수 있을 리가 없죠… 하하…”

벨 소리는 아무래도 게임기의 압도적인 소리에 묻혀버리고 만 것이겠죠.

그렇습니다.

저, 쿠로다테 하루나는…

길을 잃고 만 것입니다! 그것도 놀러 와서, 고등학생이 말이죠!

그래도 굉장히 위안이라는 점은, 이 게임센터에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것입니다. 지나가는 사람 하나 붙잡고 게임기의 외형을 설명해 주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한 명은 있지 않을까요?

마침 입구에서 들어오는, 두 명으로 이루어진 한 일행이 보입니다. 보라색의 긴 머리를 늘어뜨린 분은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고 있고, 고양이 귀를 한 분은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 게, 마치 보호자와 아이의 모습 같은걸요.

그렇죠! 저분들에게 여쭈어보면 되겠네요.

“저기요, 혹시 제가 찾는 게임이 있는데…”

“무엇을 찾으시는 것이와요?”

휴. 다행히 꽤 친절하신 분들인 것 같습니다.

“찾는 게임이 있다면, 이름을 알려주겠어?”

“이름은 기억이 안 나는데 부스 같은 게 막 연두색으로 번쩍번쩍하면서…”

게임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봤던 것을 쥐어짜 낸 저는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전달해 내었습니다.

“아하.”

잠자코 설명을 듣고 있던 고양이 귀를 단 분은, ‘색깔’에 대한 정보를 듣자 알았다는 듯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하나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이 찾는 게임, 이게 맞아?”

“네! 혹시 이 게임, 어디로 가야 하나요?”

“우리도 이걸 하러 왔는데, 그럼 같이 갈까?”

“좋아요!”

잘됐네요! 다행히도 친절하신 분들을 만나, 더 헤매지 않고 선생님이 계신 곳으로 찾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을 따라 조금 걷다 보니 시야에 아까 보았던 게임기들이 줄을 지어 들어서 있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맨 왼쪽부터 훑어보니 선생님과 아리스 씨의 모습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어폰까지 끼신 채로 게임에 집중하고 계시네요. 타닥타닥 하는 버튼 소리에서 뭔지 모를 청량감이 느껴지는 건 무엇일까요.

게임에 대한 설렘ㅡ 일까요?

슬슬 흥분감이 묻어나오는 선생님의 손이 느려지고 있습니다.

그때.

“깼다!! 나도 이제 개전*이다!!”

“축하합니다! 선생님!”

*대충 마스터

선생님이 양 귀에 꽂혀있던 이어폰을 빼서 집어 던지시고는, 옆에 서서 플레이를 감상하고 있던 아리스 씨를 꽉 안아 든 채 펄쩍펄쩍 뛰기 시작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끄앙! 선생님 어지럽습니다!”

“개… 전?”

“어 하루나 왔니?”

제가 무사(?)히 돌아온 걸 확인하신 선생님은 이보다 더 기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빵긋 웃어 보이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선생님의 따뜻한 미소는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곧 선생님은 제자리에 굳어버리시더니, 표정은 겁에 질린 사람처럼 하얗게 질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이 저런 표정을 짓는 건 자주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도대체 선생님이 무엇을 보셨길래 저런 표정을 지었는지가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개를 뒤로 돌려, 선생님의 시선이 향하고 있는 곳을 바라보았는데…

“안녕? 선생님.”

“소녀, 선생님의 앞에 깜짝 등장인 것이와요!”

선생님의 시선 끝에는 조금 전에 길을 알려주셨던 두 분이 보였습니다.

엥? 저분들한테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참 기뻐 보이네. 선생님. 개전을 딴 거야? 며칠 전에 만원이나 넣었다가 결국 실패했었는데. 축하해. 개전 딴 게 그렇게도 기분이 좋나 봐? 본인 딸뻘밖에 되지 않는 여자아이를 안아 들고 빙글빙글하다니. 다른 학생들한테도 그런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정말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고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큰일을 당하게 될걸. 아니면 나한ㅌ…”

아.

아하.

고양이 귀를 다신 분이 싸늘한 목소리로 선생님께 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겁에 질려하시는 이유를 너무나도 잘 알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옆에 계시는 분은 그저 싱글벙글 기분이 좋아 보이는 게 분위기가 완전 딴판이었지만 말이죠. 같은 일행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요.

“선생님, 뭔지는 몰라도 축하드려요!”

“그래. 고맙구나…”

기가 쫙 빨려버린 선생님은 밝은 분위기를 내뿜고 있는 보라색 머리의 학생분에게 포커스를 옮겨, 애써 자신을 옥죄려 드는 상황을 피하려 노력했습니다.

“하아?”

어…

아무래도 선택을 잘못하신 것 같은데…

“!@%)(**&@%!”

오늘 저는 한 가지 사실을 배웠습니다.

말로도 사람의 정신을 이렇게 쏙 빼놓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요.

사태는 겨우 정신을 차린 선생님이 온갖 말과 약속을 해가며 저… 키쿄 씨?를 말리고 나서야 진정될 수 있었습니다.

자꾸 일행이 늘어나는 것만 같은데… 오늘의 이 작은 사건은 어떤 종착역을 맞게 될까요?

그래도 재미는 있으니까 된 거 아닐까요?

<계속>

후기)

아리스와 하루나가 고른 게임기의 모습입니다!

한 대에 3천만원이라는 어마무시한 가격을 자랑하는데...

그래서인지 한국에서는 1판 2000원이라는 살인적인 가격이 책정되었습니다 (일본은 100엔인데 ㅅㅂ)

그래도 매우 재밌는 게임이거든요...

어쨌든 추천과 댓글은 작가의 창작에 원동력이 되니까 한번씩만 해주세요

+애니는 진짜 내가 감독 해도 이것보단 잘하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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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06.17창작

소설) 여름방학을 맞은 선생님, 휴가 간다 - 3

#선생#소설
좋아요 0댓글 19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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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C
PastelTone작가
게시물 52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4.06.17 19:08
조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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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9

나
ㅇDC
ㅇㅇ124.06.17

재밌어오 개추

ㅇDC
ㅇㅇ224.06.17

마참내!

PDC
PastelTone작성자24.06.17
디시콘
ㅇDC
ㅇㅇ324.06.17
디시콘
ㅇDC
ㅇㅇ424.06.17
디시콘
ㅇDC
ㅇㅇ5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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