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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오역 지적 환영
루비문자는 단어[윗첨자] <- 이렇게 표기함
다음에 번역할 소설 추천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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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레의 사무실에는 오늘도 평소와 같은 일상이 가득했다.
멀리서 들려오는 폭발음, 총성, 그리고…… 가끔 창문을 흔드는 의문의 충격파.
그런 것들은 이제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아아, 심심하다……」
천장을 올려다보며 기지개를 켠다.
이 이상 서류에 둘러싸여 있으면 미쳐버릴 것 같다.
물론 전장에 나갈 수도 없다.
내게 요구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어른으로서 학생들의 모범이 되는 것"이니까.
하지만 그저 어른으로서 담담하게 대응하면 된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매일같이 학생들에게 놀라기만 했던 것 같다.
가까운 거리까지 얼굴을 들이대는 학생.
밤에 방으로 초대받기도 했다.
혼욕도 했었지.
생각해보면, 그 아이들에게는 항상 당하기만 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내 차례가 아닐까?
「그래, 내가…… 되갚아줄 차례인 거야!」
일어선 나는 주먹을 쥐고 드높이 외쳤다.
「학생에게―― 장난치고 싶어!!」
그 순간, 삑 하는 소리와 함께 태블릿이 켜졌다.
『……선생님, 또 그러세요. 갑자기 생각나서 폭주하는 거, 정말 슬슬 그만두지 않으실래요?』
화면에 비친 아로나가, 곁눈질하며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아니 아니 아로나, 들어줘. 이건 중요한 거야. 사랑이 담긴, 건전한 장난이란 말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화면 너머로 아로나의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쓰다듬었다.
『……뭐, 뭐예요…… 정말……. 선생님은, 정말, 치사해요……』
아로나는 홱 하고 옆으로 돌아섰지만, 그 뺨은 희미하게 붉었다.
귀여운 녀석.
거기에, 슥 하고 또 다른 창이 열린다.
『그럼, 단순한 사고를 하는 선생님이라도 실행할 수 있도록, 제가 서포트를 실행.』
프라나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말 하나하나가 은근히 뼈아프다.
「잠깐만, 방금 "단순한 사고"라고 했지? 놓치지 않았어?」
『로그는 제출 불가.』
이런이런.
나는 아로나의 창을 손가락으로 스와이프해서 화면 밖으로 밀어내고, 대신 프라나의 창을 확대했다.
그리고 그 머리를 쓰다듬듯이 손가락으로 어루만졌다.
「역시 프라나, 너는 아는구나」
『당연합니다』
그러자 화면 밖에서, 스피커 너머로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생니이이임……!?』
아로나가 눈물을 글썽이며, 떨고 있다.
그런 이유로――
학생들이 주는 "일상의 두근거림"에,
조금만, 보답을 해보지 않겠는가.
물론, 건전하게.
물론, 어른으로서의 절도를 가지고.
그리고――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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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카의 경우
――다른 날, 샬레에서.
오늘은 바로 그 "장난 작전"의 결행일이다.
당번은 아마…… 유우카였지.
일단 오전에는 외근이 있는 걸로 해두고, 먼저 샬레에 와 있는 유우카에게는
"적당히 정리해 둬~"라고 가볍게 던져뒀다.
뭐, 제대로 맡기면 뭐든지 해내는 믿음직한 아이다.
그만큼 화나면 무섭다. 하지만 그 점이 또 귀엽다. 아마도.
나는 사무실 앞 복도에서 걸음을 멈추고 살며시 문에 손을 댔다.
틈새로 아주 조금만 안을 들여다봤다.
유우카는 책상을 향해 서류를 분류하는 중이었다.
「……하아. 선생님은 왜 맨날 쓸데없는 것만……」
음?
「이 "경비"는 대놓고 하비 숍이라고 적혀있고, 금액도 자릿수가 이상하고……」
으악, 거기 들켰나.
「게다가 힐링용 슬라임 로봇이라니…… 대체 뭘 사는 거야 정말……」
아~ 그거 말이지. 은근히 힐링되는 녀석. 좋잖아, 부드럽고 말랑말랑해서.
「이건 나중에 본인한테 직접 따져야지…… 분명 얼렁뚱땅 넘어갈 거야……!」
위험하다. 화났다. 완전히 스위치가 켜졌다.
하지만―― 오늘의 나에게는 그 "긴장감"을 깨부술 장난이라는 사명이 있다!
이름하여――
「통칭・이름을 잘못 부르는 장난 작전」!!
유우카라면 분명 정확하게 딴지를 걸어줄 거다.
좋아, 결행이다.
나는 숨을 죽이고 조용히 문을 열었다.
딸깍, 소리가 나지 않도록 신중하게. 입실, 성공.
유우카의 등 뒤로 다가가 책상 위를 슬쩍 확인했다.
서류는 이미 색깔별로 파일링되어 라벨까지 붙어 있었다. 완벽하다.
그런 그녀에게 나는――.
「기다렸지, 아오이」
상냥한 목소리와, 미소를 지으며.
탁.
서류를 분류하던 손이 완벽하게 멈췄다.
……자, 반응은――?
돌아본 그녀의 눈에서―― 하이라이트가 사라져 있었다.
……어라?
생각했던 리액션이랑 좀 다른데?
「선생님, 정신 차리세요!」라며,
웃음 섞인 딴지가 날아올…… 그런 달콤한 비전을 그리고 있었는데.
현실은――.
「……하아?」
내뱉는 듯한 한숨이 공기를 얼린다.
「어째서, 그 "재무실장"의 이름이 지금 이 자리에서 나오는 거죠?」
노트북을 닫고 의자를 당기며 일어선 유우카는,
마치 "회계 서류에서 실수를 저지른 말단"을 질책하는 듯한 목소리로,
스윽…… 하고 다가왔다.
「아, 아니, 그, 그건 말이죠…… 아하하…… 피곤해서, 그만……!」
시선이 흔들린다. 이상한 곳에서 땀이 난다.
"실수로 불렀을 뿐"이라는 변명이 이렇게나 괴로울 줄이야.
침묵.
어쨌든, 침묵.
그대로 유우카는 아무 말 없이 자리로 돌아갔고, 나도 조용히 책상에 앉았다.
……그 후의 분위기는, 정말, 지옥이었다.
종이를 넘기는 소리가 유난히 시끄럽게 느껴진다.
펜의 사각거리는 소리가 피부를 긁는 것처럼 아프다.
마치 "어딜 베어도 분노가 가득 차 있습니다" 같은,
수라장 특유의 압박감이 사무실 전체에 가득했다.
……어라? 나 그냥 이름만 잘못 부른 거 아니었나?
……아니, 생각보다 10배는 더 악수였나?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그래도 업무는 진행된다. ……분위기는 최악이지만 말이다.
펜을 놀리는 소리. 서류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
무음은 아닐 텐데, 너무 조용해서 무섭다.
에어컨 바람 소리가 날 때마다 심장이 덜컥한다.
이렇게 사무실이 넓게 느껴진 적이, 지금까지 있었던가.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여기까지 왔다.
적어도 이 가슴 주머니 안에서 떨고 있는, 「장난 대성공♡」 미니 간판 정도는―― 들게 해줘!
아주 조금이면 된다.
놀람과, 딴지와, 아주 살짝 눈물 글썽이는 유우카를 볼 수 있다면, 나는 만족한다!
바로 그때였다.
「……내일 분량 자료, 전부 분류 완료했습니다.」
등 뒤에서 조용히 유우카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이다!
나는 돌아보지 않고, 자연스러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
「언제나 고마워. 너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다니까, 노아」
――침묵.
서류가 순간 공중으로 흩날리며, 와르르! 하고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방에 울렸다.
좋아…… 왔다!
주머니 속 간판에 손을 뻗으며, 나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돌아섰다――
그런데
「어……?」
휙 하고 멱살이 잡히더니 그대로 들어 올려졌다.
「으억!?」
상상을 초월하는 힘.
그리고 무엇보다―― 머릿속이 하얘진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가 따라가지 않는다.
어, 유우카가 이렇게 힘이 셌었나……?
어? 이게 무슨 일이지? 무슨 상황이야? 숨쉬기 힘든데……!
눈앞의 유우카는 웃고 있지 않다.
그 얼굴은 고요하고, 눈만이 번뜩이며 빛을 잃고 있었다.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무서워!!!
마치 테이프가 무한 반복되는 것처럼, 작은 목소리로 끝없이 반복되는 "어째서"가,
머리에 울려 퍼진다.
「뭐, 뭐가……」
「왜 "여기"서 "노아"인 거죠……?」
작고, 낮고, 소름 끼치는 목소리.
표정은 평온한데, 눈이 웃지 않는 수준이 아니다.
「유우카……? 저기, 정말, 미안, 그냥 가벼운 농담이랄까, 그 자리의 분위기랄까……」
「선생님께는 이제……」
「응? 뭐를?」
「누가 가장, 선생님께 어울리는지. 오늘 이따가, 제대로 가르쳐 드릴게요.」
어? 아니, 저기, 어?
그대로 나는 멱살이 잡힌 채, 문에서 사무실 밖으로 끌려 나갔다.
「유우카……? 저기, 어디 가는 거야……」
대답은 없다.
「유우카. 저기…… 저기, 손, 아파요……? 놔주면, 봐봐, 홍차 타줄게? 과자도――」
무언.
끌려가는 나.
발이 바닥에 쓸려, 털썩, 털썩 하고 신발 소리가 공허하게 울린다.
주머니에서 작은 간판이 툭 하고 떨어진다.
"장난 성공♡" 플레이트가 빙글빙글 돌며 바닥에 굴러가지만,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았다.
유우카는 수면실 앞에 서서, 말없이 문을 연다.
「알고 계세요, 선생님?」
그 목소리는 마치 숨겨진 광기를 품은 연인 같아서――
「샬레의 수면실, 방음성이 뛰어나거든요.」
쾅――.
소리 없이 문이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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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나의 경우
샬레의 사무실.
연일 이어진 격무로 내 어깨는 돌처럼 굳어 있었다. 커피를 마시며 기지개를 켜자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내가 만약, 진짜로 쓰러지면 세리나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내가 생각해도 정말 최악의 호기심이었다.
아주 작은 컨디션 난조에도 마치 텔레파시라도 있는 것처럼 알아차리고 어디선가 나타나 정성껏 돌봐주는 세리나. 그녀의 헌신적인 모습은 때로는 조금 무서울 정도다.
「좋아, 정했어. 세리나에게 죽은 척해서 반응을 살펴봐야지!」
나는 이상한 텐션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평소에 당하기만 하는 학생들에게 가끔은 선생님이 약간의 스파이스를 제공해 줘도 괜찮겠지.
곧바로 태블릿의 아로나와 프라나에게 이 장대한 계획을 털어놓았다.
『선생님!? 그건 절대로 안 돼요! 아무리 그래도 너무 심하잖아요! 세리나 씨가 얼마나 충격을 받겠어요……!』
아로나는 화면 속에서 새파랗게 질려 고개를 붕붕 내저었다. 응, 그렇겠지.
『경고, 선생님의 윤리관 및 사회적 신용이 실추됩니다. 계획의 즉시 중지를 강력히 권고합니다.』
프라나는 평소처럼 냉정하게 나에게 경고했다.
「괜찮아, 괜찮아. 마지막에는 웃으면서 장난이라고 밝힐 거니까! 그냥 가벼운 농담이라고!」
나는 낙관적으로 손을 흔들었다. 그녀들의 걱정은 알겠지만, 내 장난기는 이미 멈출 수 없었다.
그리고 운명의 날.
나는 바닥 중앙에 연습한 대로 쓰러졌다.
눈을 감고 온몸의 힘을 뺀다. 호흡도 최대한 얕고 조용하게.
(……좋아, 완벽해.)
쥐 죽은 듯 조용한 사무실. 내 심장 소리만이 유난히 크게 들린다.
몇 분이 지나도 문이 열릴 기미는 없다.
(어라? 안 오나……?)
내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한 바로 그 순간이었다.
아무도 없을 방. 문도 창문도 닫혀 있다.
그런데 바로 귓가에서 속삭이는 듯하지만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선생님……? 괜찮으세요, 선생님!」
나는 놀라서 벌떡 일어날 뻔한 것을 필사적으로 참고 미동도 하지 않는 척했다.
(어!? 언제!? 발소리도 문소리도 전혀 안 들렸는데!? 설마 벌써 와 있었던 건가!?)
소리가 난 쪽으로 실눈을 뜨고 아주 살짝만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어느샌가 내 바로 곁에 무릎을 꿇고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는 세리나의 모습이 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선생님……! 선생님!!」
세리나는 내 어깨를 필사적으로 흔든다. 나는 축 늘어진 채 반응하지 않는다.
그녀는 내 입가에 살짝 귀를 대고 호흡을 확인하려 했다.
나는 이 지경에 이르러서도 아직 연기를 계속하고 있었다.
「……거짓말……이에요……. 선생님이…… 이렇게……. 아냐…… 안 돼……!」
세리나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흘러넘쳐 그 자리에 쓰러질 것만 같았다. 그 비통한 목소리에 나 역시 가슴이 조금 아팠다.
(……뭐, 뭐, 조금만 더 하다가 장난이라고 밝힐까……)
하지만 다음 순간.
세리나는 흠칫 고개를 들었다. 눈물은 뺨을 타고 흐르고 있었지만, 그 눈동자 깊은 곳에 어둡고, 그리고 무서울 정도로 강한 빛이 깃들기 시작했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선생님……. 제가…… 제가 있으니까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그녀는 천천히 일어섰다.
그 표정은 슬픔과 절망을 넘어 무언가 다른 것에 지배당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선생님은…… 누구에게도 넘겨주지 않아요……. 제가…… 제가 계속, 지켜드릴게요……. 이제, 아무도 선생님에게 손대게 하지 않을 거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세리나는 항상 들고 다니던 구급상자가 아니라 어디선가 꺼냈는지 커다란 검은 의료 가방을 조용히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 가방은 섬뜩할 정도로 부풀어 있었다.
그 기이한 분위기, 눈동자에 깃든 광기, 그리고 「누구에게도 넘겨주지 않아」라는 말.
나는 연기를 계속하면서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 이런……! 이건 완전히 내 상상을 초월했어! 진짜로 위험해!)
세리나는 가방 안에서 망설임 없이 굵은 주사기를 꺼내 앰플에서 무언가 투명한 액체를 능숙한 손길로 채우기 시작했다.
「서, 선생님…… 지금, 편하게 해드릴게요……. 이제 괴롭지 않도록…… 계속, 저랑 단둘이서, 편안하게…… 후후, 후후후……」
세리나는 초점 없는 눈으로 무언가를 나에게 주사하려 하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 세리나ーー! 미안! 몰래카메라! 죽은 척하는 몰래카메라였어ーー!! 살아있어! 나, 엄청 멀쩡하니까!!」
나는 공포에 질려 말 그대로 벌떡 일어나 양손을 부들부들 떨며 온 힘을 다해 무사함을 어필했다.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세리나는 순간 움직임을 멈췄다.
그녀는 천천히 내 쪽으로 얼굴을 돌린다. 그 표정은 가면처럼 감정이 빠져나갔지만, 눈동자 속의 어두운 빛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몰래카메라……. 아아, 그랬던 거군요, 선생님……. 또, 저를…… 놀리신 거군요……. 그렇게…… 제가 걱정하는 게, 우스우셨나요……?」
그 목소리는 잔잔한 수면처럼 고요했지만, 헤아릴 수 없는 차가움을 품고 있었다.
「아, 아니야, 세리나! 정말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경솔했어! 다시는 안 그럴게!」
나는 필사적으로, 온갖 말을 다하며 사과했다. 무릎이라도 꿇을 기세였다.
세리나는 픽 힘없이, 하지만 어딘가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나를 공포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기에 충분했다.
「……아니에요, 선생님. 이제, 사과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왜냐하면, 선생님은 이제…… 제 곁을 떠날 수 없으니까요.」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눈앞의 세리나는 내가 알던 상냥한 구호기사단의 그녀가 아니었다.
「그렇게나…… 그렇게나 제 마음을 휘젓고…… 농락하시고……. 그 벌은, 제대로 받으셔야죠. 다시는…… 그런 끔찍한 짓을 할 수 있는 “자유”는, 선생님께는 필요 없겠죠?」
세리나의 조용한 말이 차갑게 사무실에 울려 퍼졌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내 목덜미에 따끔한 작은 통증이 스쳤다.
「……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틈도 없었다.
반사적으로 목덜미에 손을 대자 확실히 무언가 찔린 감촉이――.
시야가 급속도로 흐려지기 시작한다.
머리가 납처럼 무거워지고, 생각에 안개가 낀 것처럼 정리가 되지 않는다.
세리나의 얼굴이 흐릿해져 두세 겹으로 보인다.
「……선생니……?」
세리나의 목소리가 마치 물속에서 들리는 것처럼 탁하고 멀게 들린다.
그녀의 눈동자 깊은 곳에는 광기 어린 애정과 병적인 독점욕이 시커먼 불꽃처럼 소용돌이치고 있는 것이 흐릿한 시야 속에서도 똑똑히 보였다.
「자, 선생님. 가요. 우리가 영원히 평온하게 지낼 수 있는, 새로운 방으로……」
몽롱한 의식 속에서 세리나의 말이 끊어질 듯, 하지만 섬뜩할 정도로 다정하게 귓가에 흘러들어온다.
「그곳에서는, 선생님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누구에게 빼앗기지도 않고…… 그저, 제 사랑만 받으면 되는 거예요……」
저항하려 해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것조차 귀찮고, 눈꺼풀이 저절로 감긴다.
「……계속, 쭉, 함께예요……?」
그 달콤하고 다정한 울림과는 정반대의, 저항할 수 없는 선고 같은 말을 마지막으로 내 의식은 완전히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다음으로 희미하게 의식이 떠올랐을 때, 나는 누군가에게 안겨 옮겨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세리나의 부드러운 감촉과 희미하게 풍기는 소독약 냄새.
어디로 끌려가는지, 이제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사무실의 문이, 무겁고 조용하게 닫히는 소리가, 먼 꿈속에서 들린 것 같았다.
그 소리는, 내 자유가 끝났음을 알리는 종소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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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코의 경우
샬레의 사무실.
그날은 신기하게도 보충수업부 모두가 차를 마시러 와 있었다.
히후미가 눈을 반짝이며 가져온 「페로로 님 만쥬」를 둘러싸고, 우리는 별것 아닌 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선생님은 좋아하는 타입 같은 거 있으세요~?」
히후미가 페로로 님 인형을 꽉 껴안으며 물었다.
옆에서는 아즈사가 무표정하게 만쥬를 우물거리고,
코하루는 「따, 딱히 관심 같은 거 없거든! 그, 그래도 뭐, 참고 삼아 들어주지 못할 것도 없으니까!」
라며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는 고개를 돌리고 있다.
그리고 하나코는, 평소처럼 온화한 미소를 띠고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 청초한 자태는, 그야말로 요조숙녀 같다는 느낌이다)
「음, 어려운 질문이네.」
나는 일부러 팔짱을 끼고, 천장을 올려다본다.
(이런 건, 적당히 아무렇지도 않은 말을 해두면 되는 거겠지?)
「그래도 역시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안한 사람이 좋으려나. 항상 온화하고, 상냥한 미소로 치유해 주는 듯한……」
그러다, 문득 장난기가 발동했다.
(조금쯤은, 분위기를 띄우는 립 서비스도 필요하겠지, 선생님으로서는)
「아, 그래! 예를 들면, 하나코 같은 느낌이려나. 나는 정말 좋아해(학생으로서) 너를 말이야.」
나는 하나코에게 가볍게 윙크를 날리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한, 정말, 요만큼의 흑심도 없는, 그저 농담을 입에 담았다.
(설마 이것이, 내 평온한 일상에 종지부를 찍고, 노도와 같은 미래로 이어지는 운명의 한마디가 될 줄은, 이때의 나는 알 길이 없었다……)
내 말에, 하나코는 들고 있던 찻잔을 받침에 놓는 손이, 아주 미세하게 떨리는 것처럼 보였다.
순간, 커다란 눈동자를 깜빡거리더니, 다음 순간에는, 순식간에 그 하얀 뺨이 상기되어 잘 익은 사과처럼 붉어졌다.
그리고, 촉촉한 눈동자로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여버렸다.
「네……? 서, 선생님……? 저, 저 같은 사람으로…… 정말, 괜찮으신가요……?」
가늘지만,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그런 목소리였다.
그 너무나도 순수하고 가련한 반응에, 히후미는 「꺄~! 선생님 대담해요~!」라며 노란 목소리를 높이고,
아즈사도 약간 눈을 크게 뜨고 하나코와 나를 번갈아 보고 있다.
코하루는 「뭐, 뭐, 뭐, 뭐라고요!? 사, 사, 사형이야! 사형! ……그, 그래도 하나코가 행복하다면…… 으으…… 내가 허락할 리가 없잖아 바보야!」라며 혼자서 대혼란에 빠져 있었다.
(좋아좋아, 분위기 잘 띄웠네. 하나코도 귀여운 반응하잖아?)
나는 속으로 승리의 포즈를 취했다.
(선생님으로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스킬도 제법이잖아?)
……이때의 나는, 아직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나코의 그때, 촉촉한 눈동자 속에 숨겨진 냉정한 빛도, 뺨의 붉은 기운 뒤에 숨어있는 확실한 계산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다음 날부터, 내 일상은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우선, 매일 아침 내 책상 위에는, 완벽한 영양 균형으로 색감도 아름다운 하나코표 수제 도시락이 놓이게 되었다.
사무실에는 어느새 그녀가 좋아하는 꽃이 장식되고, 내 취향에 맞춘 블렌드의 홍차가, 절묘한 타이밍에 우려졌다.
「선생님, 피곤하지 않으신가요? 어깨라도 조금 주물러 드릴까요?」
「선생님, 이 서류는 제가 정리해 둘게요. 선생님은 조금 쉬세요.」
항상 내 곁에서, 헌신적으로 도와주는 하나코.
그 모습은 정말 천사 같다.
나도 어느새 어리광을 부리는 일이 늘었다.
(이야~, 하나코는 정말 센스가 좋네. 그 농담, 꽤 진심으로 기뻐해 준 걸까? 뭐, 나쁜 기분은 아니지만)
이때의 나는, 아직 그런 태평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혼자가 되면 태블릿의 아로나나 프라나에게 말을 건다.
「있지, 아로나. 요즘 하나코 모습, 뭔가 엄청 귀엽지 않아?」
『그렇네요, 선생님의 그 말 이후로, 하나코 씨의 선생님에 대한 봉사 정신은 눈부실 정도예요! 마치 부인 같아요!』
「어이 어이, 부인이라니……. 프라나는 어떻게 생각해?」
『데이터상, 우라와 하나코 씨에 의한 선생님 서포트는, 업무 효율을 17.3% 향상시켰습니다. 또한, 선생님의 스트레스 레벨도 8.6% 저하. 매우 합리적인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변화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이전에는 「선생님, 야호」라며 스스럼없이 말을 걸어오던 미카가, 요즘 어째서인지 나와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는다.
지난번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도, 순간 굉장히 슬픈 표정을 짓더니, 바로 「미, 미안 선생님, 좀 바빠서!」라며, 마치 무언가로부터 도망치듯 달려가 버렸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나기사에게서는, 왜인지 고급 위장약 세트가
「부디 몸조심하시길. 앞으로의 심려, 헤아리고 있습니다.」
라는, 매우 불온한 메시지와 함께 보내져 왔다.
(나, 그렇게 피곤해 보이는 건가……?)
보충수업부 멤버들도, 만날 때마다
「선생님, 하나코 말이에요, 잘 부탁드려요!」
「하나코, 정말 기뻐 보여요.」
「……하나코의 웨딩드레스 모습, 상상이 안 되지만…… 선생님이 선택했다면…… 나, 나는 딱히, 반대 같은 거 안 할 거니까!」
라며, 저마다 응원?을 해준다.
처음에는 흐뭇하게 생각했지만, 너무 자주 듣다 보니
, 왠지 기정사실화되는 듯한, 묘한 압박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어느 날, 나는 아로나에게서 충격적인 정보를 제공받게 된다.
『선생님, 큰일 났어요! 키보토스 전역의 모모톡에서, 「샬레의 선생님, 트리니티의 우라와 하나코와 약혼 임박!?」이라는 뉴스가 트렌드 1위가 됐어요! 게다가, 여러 요약 사이트에도 퍼져서, 댓글 창이 축하 분위기로 가득해요!』
「뭐!? 그게 뭐야!? 약혼이라니, 나는 한마디도 그런 말……!」
『정보의 발신지를 추적해 보니…… 아무래도, 트리니티 내부의 여러 유력 인사나, 보충수업부 분들의 증언이 바탕이 된 것 같아요……. 다들, 선생님과 하나코 씨의 관계를 진심으로 축복하는 것 같지만요…… 선생님, 정말로 아무 기억 없으신가요?』
프라나도 냉정하게 확인 사살을 한다.
『외부 정보에 따르면, 선생님의 「우라와 하나코에 대한 고백」으로 여겨지는 발언은, 이미 트리니티 종합학원 상층부 및 주요 학생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정보의 확산 속도와 범위로 보아, 누군가에 의한 의도적인 정보 조작의 가능성이 강하게 시사됩니다. 현시점에서의 정보 통제는 곤란합니다.』
(의도적인 정보 조작……? 설마, 하나코가……?)
나는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하나코를 불러내 직접 따져보기로 했다.
(무슨 오해겠지?)
몇 분 후, 하나코가 샬레에 찾아왔다.
「하나코, 잠깐 할 얘기가 있어.」
「대담하시네요, 선생님.」
「아니, 그게, ……그때 내 말, 기억해? 그, 하나코 같은 사람이 좋다고 했던 거……」
「네, 선생님. 물론, 기억하고 있어요. 제, 평생의 보물인걸요.」
하나코는 황홀한 표정으로, 행복하게 미소 짓는다.
(그 미소는 너무나 눈부셔서, 나는 순간 말이 막혔지만,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다.)
「아니, 그게 말이야…… 그건, 그 자리의 분위기랄까, 정말, 그냥 가벼운 농담으로……」
내가 그렇게 말을 꺼내는 순간, 하나코의 아름다운 눈동자가 순식간에 촉촉해지기 시작했다.
커다란 눈물이,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다.
「……선생님……? 저, 선생님의 말씀을 계속, 계속 믿고 있었는데……. 선생님은, 제 이 순수한 마음을…… 그저 장난이었다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가요……? 너무해요…… 제가, 얼마나 선생님을 사모하고 있는지, 모르시는 건가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한, 가녀린 목소리.
(그 박진감 넘치는 연기… 아니, 진심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할 말을 잃는다.)
운 나쁘게도
정말 우연인지
마침 사무실을 방문했던, 보충수업부의 히후미와 아즈사, 코하루가 그 장면을 목격하고 말았다.
「선생님 너무해요! 하나코가 이렇게 선생님을 생각하는데!」
「선생님, 그건…… 사람으로서, 좀 아니라고 생각해.」
「사, 사형이야! 이번에야말로 정말 사형이니까!」
세 사람의 각기 다른 비난이, 가차 없이 내게 꽂힌다.
(나는 완전히 「순진한 소녀의 마음을 짓밟은 최악의 어른」이라는 낙인이 찍혀버렸다……)
(포위망은, 소리 없이, 그러나 너무나도 완벽하게 좁혀져 있었다. 하나코의, 치밀하고 무서울 정도의 계획에 의해……)
그로부터 몇 달 후.
왜인지 나는, 순백의 턱시도를 입고, 엄숙한 분위기의 채플 버진 로드 앞에 망연자실하게 서 있었다.
파이프 오르간의 장엄한 소리가, 유난히 멀게 들린다.
옆에는,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이 세상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는, 그리고 어딘가 승리감에 찬 듯한 미소를 띠는 하나코의 모습이 있었다.
「선생님…… 후후, 꿈만 같아요. 이렇게, 선생님과 영원히 맺어지는 날이 오다니……. 이제부터 매일, 선생님을 돌봐드릴 수 있겠네요.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계속, 쭉, 함께예요.」
하나코는 황홀하게 내 팔에 자신의 팔을 꼰다.
그 눈동자 속에는, 만족스러운 성취감과, 희미한 계산적인 빛이 요염하게 반짝이는 것처럼 보인 것은, 분명 기분 탓이 아닐 것이다.
(……어쩌다 이렇게 됐지? 나는 그저, 조금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아주 가벼운 농담을 했을 뿐인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아니, 처음부터, 하나코의 완벽한 계산식 위에서 춤추고 있었을 뿐인가……?)
더 이상 저항할 기력도 없이, 나는 멍하니 제단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바라본다.
거기에는, 어딘가 체념한 듯한 내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내 장난기로 내뱉은 한마디 농담은, 우라와 하나코의 너무나도 완벽한 결혼 계획(웨딩 플랜)에 의해, 문자 그대로 「현실」이 된 것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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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하기만 하는 건 어른이 아니지, 가끔은 되갚아준다. 그런 선생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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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결국 된통 당하는데요...?!
세리나 때 피했어야지 센남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