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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 프로그래머는 하늘에서 떨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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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제품 및 단체는 실제와는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밝힙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우리 창의력의 낭비야!”

오늘도 어김없이 차기작을 기획하던 게임개발부.

그러나 모모이의 분위기는 평상시와 180도 달랐다.

“그동안 우리가 만든 게임들을 생각해봐. RPG, RPG, 또 RPG잖아.”

“모모이는 RPG에 질린 겁니까? 아리스는 여전히 재밌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동안 RPG를 만든 이유는 재미도 있지만, 개발하는 도구가 다루기 쉽기 때문이야.”

“나… 나도 어디서 봤어. 요즘은 초등학교 동아리도 그 툴을 쓴대.”

“그래. 이대로 가면 초등학생도 다루는 툴이나 쓰는 허접 이미지가 붙을 거라니까.”

그렇다. RPG를 만드는 툴은 접근성이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렇기에 한계점도 명확하다는 문제점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에 나온 이 게임을 봐. RPG 툴로 만들었지만 명작이라고 평가받아.”

“정신차려 유즈. 대세는 지났어. RPG 툴은 이제 공포 게임, 야겜이나 병맛 게임에만 쓰인다고.”

게임개발부가 만드는 것이 병맛 게임이란 걸 인지하지 못한 모모이였지만, 적어도 그녀의 창작욕만큼은 어느 순간보다 불타오르는 것 같았다.

“그러면 언니. 이거는 어때? 예전에 나온 툴이긴 한데 미연시를 만드는 데는 이만한 게 없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오픈소스? 이걸 살짝만 바꿔서 파는 겁니다! 아리스는 사업 천재입니다!”

“나… 나는 RPG 툴로도 만족스럽다 생각해…”

“하아… 너희 셋 다 모두 상상력이 부족해.”

“그럼 언니는 얼마나 좋은 생각이 있는데?”

“후후후… 듣고 놀라지나 말라구.”

그 말과 함께 모모이는 가방에서 노트 한 권을 꺼냈다.

“자! 지금부터 프로젝트 GD의 세계관을 소개하겠습니다!”

모모이가 노트를 펼치자, 그 속엔 모모이가 상상의 나래를 (수업 시간 동안) 펼쳐 구상한 것 같은 설정들이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자, 봐봐. A학교, B학교, C학교… 이런 식으로 26개의 학원으로 구성된 학원 도시가 있어. 각각의 학원은 주력으로 내세우는 과목도 있고… 엄청 강한 학생들로 이뤄진 선도부도 있고…”

모모이의 학원 도시 세계관은 꽤 탄탄한 설정들과 흥미로운 에피소드들, 매력적인 등장인물이 쌓여 그럴듯한 모양세를 가지고 있었다.

아리스와 유즈는 평소에 볼 수 없던 모모이의 모습에 감탄하며 이야기에 빠져 드는 것 같았다.

그러나 단 한 명, 미도리만은 불만을 가진 듯, 의심의 눈초리로 모모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무튼! 이제 중요한 건 L학원이 어떤 과목을 주력으로 내세우냐는 건데…”

“스톱, 언니. 세계관 이야기는 흥미롭게 듣고 있어.”

“미도리? 드디어 사랑하는 동생이 언니의 창작 능력을 인정하는구나!”

“아니… 그건 좋은데 중요한 이야기가 빠졌잖아.”

“응?”

“그러니까 이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들고 싶은 게임이 뭔데.”

“아, 그, 그건… 잠깐! 전화가 와가지고 부실 밖에서 통화 좀 하다 올게.”

15분 뒤, 노트를 들고 문 밖으로 걸어나간 모모이는 다시 당당한 모습으로 세 명 앞에 섰다.

“그럼 세계관 설명은 이만 하고… 게임 얘기로 넘어가자고. 그럼 기대하시라. 두구두구두구…”

“두구두구두구…”

누가 봐도 신이 난 것 같은 아리스, 아까 전의 몰입이 조금 깨진 것 같은 유즈,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못한 미도리.

모모이가 입을 열기 직전의 일촉즉발의 상황. 과연 프로젝트 GD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미소녀 청춘 낭만 모험 복수 배신 미스터리 액션 활극이야!”

“와아아…? 미도리, 유즈. 반응이 왜 그럽니까?”

“언니… 오늘 좀 변한 모습을 보여주는 줄 알았는데…”

“하… 하하. 흥미로운 아이디어는 맞긴 해.”

“아니, 왜 이렇게 둘 다 부정적이야?”

자신의 상상력을 총동원한 걸작의 반응이 영 시원찮자, 모모이는 오히려 평가자들에게 역정을 내기 시작했다.

“이게 다 너희가 언에듀케이티드하기 때문이야.”

“언니. 그거 무슨 의미인지 알고 쓰는 거지?”

“게임개발자 명언이라고 하던데? 나도 한번 따라서 써본거야.”

“나는 흥미로운 것 같다고는 했는데…”

“그럼 여기 부원들 중 유즈랑 아리스는 안목이 좋은데, 미도리만 안 좋은거네.”

“유즈, 너마저…”

“아, 아니. 그렇다고 미도리 반응이 이해 안되는 건 또 아니고…”

“아리스는 뭐든지 좋습니다! 다 같이 게임을 만드는 건 언제나 즐거우니까요!”

“좋아. 그럼 이 아이디어가 어떤지는 투표로 결정하자고.

손을 든 모모이, 아리스.

손을 들락말락 했다가 의견을 확실히 표명하라는 모모이의 말에 눈을 질끈 감고 손을 든 유즈.

자신의 신념에 어긋나는 일에는 절대 손을 들지 않을 미도리.

그러나 그녀조차 다수의 횡포는 이겨낼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 민주주의는 언제나 옳지. 그럼 프로젝트 GD, 이대로 시작하는 거다? 불만 없지?”

“하아… 그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고. 어떤 툴을 쓸거야, 언니?”

“몰라서 물어? 액션 게임이니까 당연히 최신 게임 엔진을 써야지.”

“쓸 줄은 알고?”

“아니? 모르는데? 애초에 프로그래밍은 내 몫이 아닌데.”

“맞습니다. 프로글래머…?는 아리스의 클래스입니다!”

“그럼 아리스, 게임 엔진 다룰 줄 알아?”

“엔진 말입니까? 레이싱 게임은 자주 했습니다. 아! 엔진 다루는 거면 마이 썸머 카도 했습니다.”

“봤지? 언니. 우리 프로그래밍 실력에선 RPG 툴 정도가 적당해. 그런 거창한 게임은 힘들다고.”

“그래, 모모이. 아이디어는 좋으니까, 나중에 프로그래밍 실력이 좋아지면 그때 도전하자.”

그러나 모모이의 관점에서 이 게임을 미룬다는 것은 범부들이나 할 수준의 발상이었다.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을 순 없다. 누군가가 노트를 훔쳐보고 선수를 칠 수 있는 것 아닌가?

잠시 고민하던 모모이의 입에서 나온 발언은, 그렇게 아리스를 제외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근데 프로그래머 말이야. 그거 그냥 발에 치이는 거 아니야?”

“?”

“???”

전국 오천만 프로그래머들이 들었다면 당장이라도 들고 일어설 모모이의 폭탄 발언에 유즈와 미도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모모이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신의 충격적인 사고 과정을 이어서 설파하기로 했다.

“봐봐. 밀레니엄에 프로그래머는 몇 명이지?”

“베리타스 다섯 명에 세미나의 리오 선배, 코유키… 못해도 최소 7명이지.”

“자, 그럼 시나리오 라이터는 몇 명인지 생각해봐.”

“일단 언니랑… 노아 선배도 시나리오 라이터로 쳐야 하나?”

“이야기를 쓴다는 관점에서 보면 맞을지도. 아무튼 프로그래머는 최소 7명이고 시나리오 라이터는 많아야 2명이야. 그럼 계산이 돼?”

“계산이라니, 이번엔 뭔...”

“통계적으로 프로그래머는 시나리오 라이터에 비해 3배 이상 많다는 거지. 그만큼 시나리오 라이터가 구하기 어렵다는 거고.”

“언니, 계산이 그게 맞아?”

“그러니까 이미 시나리오 라이터가 있는 우리는 벌써 결승선에 와 있는 거야. 아니면 일러스트레이터도 세 볼까?”

“그림을 그린 다음 그걸 상품으로 판매까지 한 건 미도리밖에 없을 거 같은데.”

“미도리. 넌 이 밀레니엄의 단 하나뿐인 재능 있는 일러스트레이터잖아. 이건 아트 디렉터라고 불릴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화야.”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아니야… 안 그래, 미도리?”

“프로그래머들 따위 전부 돈 주면 일하는 코딩 노예잖아? 우리 같은 예술가들과는 다른.”

“엣.”

“드디어 눈을 떴구나. 그래, 게임은 시나리오 라이터랑 아트 디렉터만 있음 만들 수 있는 거야. 프로그래머들은 그냥 돈 주면 올 거라고.”

퍼져나가는 모모이의 광기에 미도리조차 휩쓸리자, 유즈는 결국 마지막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그, 그러면 그 프로그래머들 고용할 돈은 어디서 나오는데? 우리에겐 그만한 돈이 없어.”

“프로그래머에게 많은 돈을 줄 필요가 있나? 그거 날로 먹는 직업이잖아.”

그날 유즈의 세계는 무너졌다.

“그냥 영화나 드라마 보면서 가만히 앉은 채로 키보드나 두들기면 되는 거 아니야?”

“맞아. 요즘은 코드도 대신 짜주는 AI가 있다고 들었는데.”

“아리스도 프로글래머니까 코드 짜는 AI입니까?”

“그러면 아리스에, 프로그래머 2명 정도 더 뽑자! 세 명이서 열심이 하면 게임 코드 전부 짜겠지.”

“언니, 나한테 더 좋은 생각이 있는데 들어볼래?”

“뭔데?”

“게임 만들기 전에 캐릭터랑 PV를 먼저 공개하는 거야.”

“그리고?”

“그리고 이 아이디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돈을 받는 거지.”

“딱 봐도 엄청 많은 투자자가 몰리겠네!”

“그리고 그 돈을 이용해 게임에 기대감이 큰 프로그래머를 뽑는 거야. 게임에 대한 열정이나 그런 거 생각하면 돈을 좀 덜 받아도 열심히 일하겠지.”

“맞아. 자기가 열심히 일 안하면 기대한 게임이 완성되지 못할 테니까. 미도리, 생각보다 사업 감각이 좋은데? 아트 디렉터가 아니라 그냥 디렉터 해도 되겠어.”

“그러면 언니, 빨리 생각한 세계관을 정리해서 나한테 줘. 그걸로 캐릭터 디자인하게.”

“좋아. 그러면 미도리는 아트 디렉터를 오늘부터 맡고… 유즈는… 유즈?”

소녀들이 아름다운 미래를 그려나가는 동안, 조금 현실적인 감각이 있었던 유즈는 어느 순간 그녀들 몰래 캐비닛 안에 숨어들었다.

“유즈? 캐비닛 안에 들어갔어? 너가 디렉터 맡아야지.”

“미, 미안. 이번 프로젝트에 나는 빠져야 할 것 같아.”

“뭐? 이런 누가 봐도 대박인 프로젝트에서 발을 빼겠다고.”

“내가 너희들 발목을 잡을 거 같아. 도와달라는 건 도와줄 테니, 내 이름은 빼줘…”

“뭐, 유즈 뜻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언제든지 이름 넣어달라면 넣어줄게!”

“와아! 그럼 아리스가 디렉터를 맡겠습니다. 오늘부터 이 파티의 용사는 아리습니다!”

“좋아. 그럼 시나리오 라이터 언니. 아트 디렉터 나. 그리고 총괄 디렉터 아리스. 이렇게 되는 거지?”

“응응. 그러면 오늘부터 프로젝트 GD 출범 1일차인거지?”

“프로젝트 GD의 성공을 위하여!”

“위하여!”

언뜻 보면 소녀들이 자신의 꿈을 위하여 달려나가기 시작하는 아름다운 장면이다.

그러나 그 소녀들은 모를 것이다. 왜 유즈가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하며 캐비닛 안에서 떨고 있는 것인지.

왜 굳이 자신이 부장인 게임개발부의 프로젝트에서 이름을 빼 달라고 한 것인지.

그 사실을 모르는 소녀들은 힘차게 웃으며 축배 대신 에너지 드링크를 들어올렸다.

부와 명예를 모두 잡을 그녀들의 미래를 상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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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뒤, 프로젝트 GD는 첫 PV와 함께 캐릭터를 공개했다.

그러나 모모이의 기대와는 다르게 투자자는 단 한 명도 찾아오지 않았다.

심지어 투자를 요청하며 찾아간 세미나, 은행에서도 모두 퇴짜를 맞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게임의 기본적인 틀조차 아직 갖추지 못했으니까.

알파 버전은 커녕 아직까지도 프로그래머를 구하지 못해 게임 개발을 시작조차 하지 못한 게임개발부였다.

그나마 PV나 캐릭터로 어필에 성공했으면 모를까, 이조차 ‘게임의 방향성을 모르겠다’ 혹은 ‘다 어디서 본 요소같다’하는 혹평을 받았다.

심지어 게임개발부의 전작인 테일즈 사가 크로니클과 비교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니.

아, 수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도리가 디자인한 퍼리 캐릭터는 PV에 딱 3초 나왔지만 관련 커뮤니티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다.

‘이대로 퍼리 게임 블루 오션을 개척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나타났으며, 곧 이들의 의견은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음지에서 양지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퍼리 짤만 벌써 30장은 그렸잖아. 퍼리 전문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느니 때려칠래.”

“미도리, 잠시만 생각해 보라니까. 딱 한 번만. 진짜 딱 한 번만 눈 감으면 돼.”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진짜 이건 생리적으로 무리야. 애초에 저거 넣은 것도 아리스잖아. ‘퍼리 캐릭터는 국룰입니다!’랬나 뭐랬나…”

“아… 이대로 프로젝트 GD는 끝인 걸까…”

모모이의 외침에 구세주가 응답한 것일까? 게임개발부의 문을 박차고 아리스가 나타났다.

“빰빠바밤! 아리스가 왔습니다! 그리고 좋은 소식 하나 나쁜 소식 하나도 들고 왔습니다!”

“좋은 소식은 뭐야?”

“아리스가 많은 돈을 구해왔습니다! 이 돈으로 프로그래머를 고용해서 테스트 버전부터 만듭시다!”

“역시 아리스 디렉터님이야…! 다행이야 미도리! 이제 퍼리 그리지 않아도 돼!”

“정말이야? 아리스… 역시…”

“어라. 나쁜 소식은 듣지 않아도 되는 겁니까?”

“나쁜 소식? 뭐 여기서 나빠져봐야 얼마나 나빠진다고…”

“아리스가 저작권 침해로 소송을 받았습니다. 오픈 소스 개조해서 팔다가 이렇게 됐습니다.”

그렇게 프로젝트 GD는 멸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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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09.09창작

소설) 프로그래머는 하늘에서 떨어지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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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작가
게시물 2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4.09.09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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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2

나
ㅇDC
ㅇㅇ124.09.09

어어어

ㅇDC
ㅇㅇ224.09.09
ㅇDC
ㅇㅇ324.09.09
디시콘
ㅇDC
ㅇㅇ424.09.09
디시콘
ㅇDC
ㅇㅇ5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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