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엄 #S #순애 #미모리
원본 by クシ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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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쿠바산의
봉우리 떨어지는
미나노 강에
“자, 업무 전의 옥시토신 허그예요! …혹시, 저랑 허그하는 게 싫으신가요……?”
연모와 마음 쌓여
“후훗, 감사합니다. 그럼, 꼬옥…….”
깊은 못이 되었네—
“이러고 있으면 마음이 놓여요. 선생님도…같은 기분, 이신가요?”
—그러니까 이제, 더 이상은.
“미모리, 혹시 무슨 일 있었어?”
석양이 스며드는 샬레의 집무실.
당번 업무를 마치고 백귀야행으로 돌아가려던 나를 불러 세운 건 선생님의 그런 한마디였다.
“…무슨 일, 이라고 하심은?”
“응. 뭔지는 모르겠지만.”
문 앞에서 뒤를 돌아보았다.
선생님답지 않게 그 표정에는 자신감이 없다.
등 너머였기 때문에 나의 동요까지 눈치챈 것 같지는 않았다.
저녁때라 다행이다.
나는 평소처럼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살짝 기울여 보였다.
“아뇨, 딱히요. 혹시 제가 당번으로서 부족한 점이라도?”
“아니, 오늘도 정말 큰 도움이 됐어. 그게 아니라…음.”
눈에 띄게 망설이는 기색.
평소라면 선생님이 던지는 직구의 의미를 읽어내는 건 어렵지 않다.
지금 제대로 읽어낼 수 없는 건 아마도 선생님의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치는 갈등 때문일 것이다.
살짝 열기가 어린 뺨은 석양 탓만은 아닌 것 같았지만, 그걸 지적하면 곤란해지는 건 분명 피차일반.
“요즘, 뜸하니까.”
“뜸하다니요?”
“그러니까, 그게…….”
시선을 이리저리 방황하며 으음, 하고 신음하던 선생님은 이윽고 체념한 듯 그 말을 입 밖으로 냈다.
“…허, 허그. 안 하게 됐잖아.”
독심술이 굳이 필요 없을 정도로 노골적인, 우리 사이에 생긴 어떤 변화.
선생님이 의문을 품는 것도 시간문제였을지도 모른다.
선생님께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옥시토신 허그.
최근 들어 우리는 그것을 나누지 않았으니까.
“내가 미모리한테 무슨 실수라도 한 걸까?”
“아, 아뇨! 선생님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이번에는 내가 말끝을 흐릴 차례였다.
이래서는 ‘무슨 일이 있었다’라고 자백하는 꼴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나의 빈틈을 목격한 선생님은…그것을 추궁하기보다 먼저 살짝 표정을 풀었다.
“후후.”
“선생님?”
“아, 미안. 우리 둘 다 비슷한 말을 하고 있구나 싶어서.”
“아…후훗, 그러네요. 정말로요.”
공기가 부드러워진다.
당신이 그렇게 만든다.
수많은 학생과 접하며 몸에 뱄을 요령.
의도적인지는 차치하더라도 마음의 빗장을 열게 한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것만은 틀림없다.
다만 예외도 있어서…그것이 바로 지금이었다.
“고민거리라도 있는 거야?”
“고민, 일지도 모르겠네요.”
“나한테는 말 못 할 일?”
“…네.”
그렇구나, 하고 중얼거리며 선생님은 무언가를 생각하듯 침묵에 빠졌다.
생각건대 선생님은 자신의 힘을 의도적으로 제한하는 구석이 있었다.
선생님 특유의 독심술 앞에서 숨김 거리를 만드는 것은 먼지 한 톨 남기지 않고 청소하는 것보다 어렵다.
하지만 선생님은 그 너머—숨긴 진실의 정체까지 억지로 파헤치려 들지는 않는다.
상대방의 ‘마음의 준비’를 기다려 주는 선생님의, 어딘가 즐거워 보이는 표정을 떠올린다.
“들어주는 역할이 적성에 맞아서 그래”라고 말하지만, 아마 그것이 선생님이 정한 어른으로서의 선 긋기일 것이다.
그 거리감은 편안하면서도…동시에 답답하기도 하다.
눈치는 빠르면서 정작 중요한 대목에선 둔감하니까.
“…역시, 할까?”
“네?”
“옥시토신 허그.”
그러니까 당신은 그런 대사도 쉽게 내뱉는 거겠죠.
제게는 그것이야말로 문제의 씨앗인데.
“앗…허, 허그를 한다고요!?”
“고민을 해결해 줄 순 없겠지만……. 미모리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진다면.”
예상치 못한 제안에 뺨을 물들인 노을빛이 그 열기를 더했다.
한 걸음, 선생님이 발을 내디뎠다.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자 필연적으로 등 뒤의 문에 몰리는 형국이 된다.
내 행동을 본 선생님은 눈을 크게 뜨는가 싶더니, 발을 멈추고 가여울 정도로 축 처져 고개를 떨군다.
“…미안! 역시 싫었지.”
“시, 싫지 않아요! …싫은 게, 아니에요.”
나의 큰 목소리에 어깨를 움찔 떨며 선생님이 고개를 들었다.
그 귀여운 닌자 소녀처럼 꼬리가 있었다면 분명 바쁘게 움직였겠지—그런 상상을 해봐도, 눈을 내리깔아 봐도 상황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그렇구나, 다행이다.”
“하지만 그게…오늘 선생님은 컨디션도 좋아 보이시고, 굳이 허그를 안 하셔도.”
“아니야. 내가 너한테 하고 싶은 거야.”
다시 한 걸음.
거리를 좁힌 선생님의 등 뒤로 커튼이 흔들리고, 책상에서 떨어진 펜이 바닥에 부딪힌다.
맞다, 돌아가기 전에 창문 닫는 걸 깜빡했다.
눈앞의 맑은 눈동자는 오직 나만을 비추고 있었다.
“그러니까.”
남은 건 한 걸음.
멈춰 선 선생님과 나 사이의 경계선.
그것을 모호하게 만드는 것은 천천히 펼쳐진 두 팔.
호선을 그린 입가.
그리고—
“이리 오렴, 미모리.”
달콤한 울림을 머금은 그 한마디면 충분했다.
“—윽!”
그 얼굴을 직시할 수 있었던 건 아주 찰나였다.
생각보다 먼저 발이 움직였고, 몸이 기울어졌다…….
나는 마지막 남은 1의 거리를 0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한 박자 늦게 나의 이성이 비명을 지른다.
이 이상은 안 된다고, 멈췄어야 했다고.
왜냐하면, 그러지 않으면 선생님은.
분명 당신은 내가 허그를 그만둔 이유를 눈치채 버릴 테니까—.
“자, 꼬옥…후후, 평소랑 반대네.”
“…아.”
품 안으로 뛰어든 내 몸을 선생님은 온몸으로 감싸듯 끌어안는다.
귓가를 간지럽히는 숨결에 몸을 뒤척이자 구속은 아주 약간 그 힘을 더했다.
하지만 숨이 막히지는 않는다.
등과 머리에 두른 팔이 새기는 일정한 리듬은 초침보다 평온하고.
조금 낮은 선생님의 체온 그리고 커피와 섬유 유연제가 섞인 냄새는 기억 그대로다.
수없이 반복했던 나와 선생님의 옥시토신 허그.
하지만 그건 겉모습일 뿐.
옥시토신?
핑계에 불과했다.
나의 심장은—터져버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요동치고 있으니까.
“죄송해요, 선생님.”
토닥토닥, 선생님이 등을 두드려 줄 때마다 내 가슴은 세 번씩 뛰었다.
흐트러진 호흡은 바보처럼 정직하게 산소 이상의 것을 들이마셨다.
맞닿은 열기의 일렁임 속에서 나는 나의 형태를 간신히 유지했다.
그 열기가 평형에 도달했을 즈음에는 이미 억누를 수 없어서.
나는 선생님의 정장에 이마를 기댄 채 빳빳한 옷감에 떨리는 목소리로 주름을 새겨 넣는다.
“이것은 옥시토신 허그예요. …옥시토신 허그, 였어야 해요.”
언제부터였을까.
이 행위에 다른 의미가 싹튼 것은.
처음에는 그저 좋았다.
나로부터 선생님이 치유받는 게 기뻤다.
이 체온을 얼마든지 나눠줄 수 있었다.
“그런데…언젠가부터 전혀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포옹을 반복할수록 나의 고동은 조금씩 빨라졌다.
서서히 부풀어 오르는 은밀한 마음을 속삭이듯.
이유는 누가 봐도 명백했고, 당연히 옥시토신 탓으로 돌릴 수도 없었다.
선생님에게 옥시토신 허그였던 것은 어느샌가 나에게는 더 이상 그렇지 않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 위화감에 눈을 감으려 했다.
소리 없이 타오르는 반딧불이 역할에는 자신 있었다.
오산이었던 것은, 안겨버리고 나면 이 본심을 어떤 표정 뒤에 숨겨도 의미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조금씩 변하는 거라면 들키지 않을 거라는 낙관적인 생각도 일찌감치 버렸다.
확실히 선생님은 이런 감정의 기미에는 둔하다.
하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라 했던가.
속임수가 통하지 않게 될 때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허그를 통해 선생님께 전해졌을 이 가슴의 고동은…죄를 고백하는, 문자 그대로의 ‘마음의 소리’다.
미숙하고, 독선적이며, 천박하다.
야마토 나데시코와는 거리가 먼 나의 죄.
나는 당신이 아니라—나 자신을 위해 그 열기를 갈구해 버렸으니까.
“그러니까 안 돼요……. 더 이상은, 이제.”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수 없듯 넘쳐흐른 마음은 이제 속일 수 없다.
그리고 이 마음과 마주한 끝에 기다릴 결말을 상상하지 못할 만큼 순진하지도 않다.
선생님에게 그것은 나를 상처 입히는 것을 의미했고, 나에게는 누구보다 다정한 당신이 상처 입는 것을 의미했다.
남겨진 수단은 단 하나.
간단하다, 이 포옹을 풀고 한 걸음 물러나기만 하면 된다.
요동치는 고동도, 지금까지의 나날도 없었던 일로 해버린다면 마음을 닫아걸 시간은 충분하다.
그야말로 어른의 방식이며, 그것은 기묘하게도 내가 한 번 내렸던 답과 같았다.
이런 식으로 선생님과 공통점을 찾게 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선생님은 아무 말 없이 나의 고백을 듣고 있었다.
다만 분명하게 내 등에 두른 손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이것이 마지막 포옹, 그렇게 말하는 듯했다.
‘그렇다면, 부디.’
조금만 더, 당신을 느끼게 해주지 않겠나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붙잡으려는 듯, 나는 반대로 선생님의 등에 두른 팔에 힘을 주었다.
힘을 주고—그리고.
“어.”
그 희미한 중얼거림에 귀를 기울인 순간.
—두근.
“—선, 생님?”
두근, 두근.
나의 귓가를 때리는 울림이 있었다.
“미안해, 미모리.”
그 고동은 분명하게, 나의 바깥쪽에서 들려온 것이었다.
‘설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고개를 들려던 찰나, 선생님의 팔은 다시금 강하게 나를 껴안았다.
명백히 초조함이 섞인 그 행동, 그것이 얼마나 악수인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
그 어떤 표정보다도, 그 어떤 말보다도 분명한 마음의 소리—나 못지않게 날뛰는 심장 소리를 선생님은 내 귓가에 들려준 것이다.
독심술 따위 쓸 필요도 없다.
이렇게 시끄러운 마음의 소리를…못 들은 척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선생님도…같은,”
“미안.”
평형은 어느샌가 기울어져 있었다.
근소한 차이로 내가 열세였다.
서로의 몸의 경계를 서서히 침범해 오는 열기처럼, 선생님은 내 말을 가로막고 세 번째 사과를 입에 담았다.
그리고.
“지금은, 아직 말할 수 없어.”
“—윽!”
나의 심박은 순식간에 선생님을 따라잡았고, 동기화된 두 마음이 유독 크게 튀어 올랐다.
“…치사해요, 선생님.”
“응.”
아마 나는 정확히 읽어냈을 것이다.
선생님은 애초에 숨길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연기처럼 흐릿한 말, 하지만 담긴 의미는 차라리 청량할 정도로 곧아서.
그것에 명중당한 나는 이제 아무것도 물을 수 없었다.
대신 입 밖으로 튀어나온 것은 어린아이 같은 토라짐이었다.
“치사하지.”
아아, 하지만 치사한 것은 분명 서로 마찬가지다.
감싸 안는 듯한 선생님의 허그는 나에게도 좋은 상황이었다.
이렇게 뜨겁고, 풀리고, 녹아내린 얼굴.
당신에게조차 보여줄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 지금은 아주 조금만 더…이대로.
“선생님.”
“응.”
“앞으로도 저는 이렇게 해도 되는 걸까요.”
“…응.”
한때는 내려놓으려 했던 나와 선생님 사이에 오간 구실.
우리는 그것을 이제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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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도파민에 녹는다아아아아앗ㅅㅅㅅㅅㅅ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