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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약피폐) 선생님이 우울장애를 진단받는 이야기(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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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약피폐) 선생님이 우울장애를 진단받는 이야기(69) - 블루 아카이브 마이너 갤러리

20XX년 XX월 XX+80일 20:15

선생 치료 시작 80일째, 키보토스 연방 권역 의료 센터 8층

아야네가 깨어나기 약 10분 전.

".....끄응....."

병실의 고요함을 한 명의 신음이 깬다.

"......엎....드......?!"

바로 다음 순간 거칠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것은 대책위원회의 맏언니였다.

"허억.... 허억.... 허억......"

그러나 그런 그녀에게도 지금 상황은 퍽 이질적인 것이었다.

'분명... 땅에서의 균열이....'

'내가 막았고.... 가만 그럼 아이들은?'

엄습한 불안감은 앞을 쳐다본 순간 빠르게 진압되었다. 그녀로서는 다행이었다.

"후우........"

'일단 어떻게든 살아는 남은 건가.... 으헤, 최악은 면했구만...'

다시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린다. 그녀의 오른쪽은 창가. 어느덧 뜬 달이 은은히 그녀를 비추고 있었다.

천천히 다리를 움직여 옆으로 걸터앉는 모양새를 취한다. 뒤이어 바닥에 놓인 슬리퍼에 발을 옮기고, 땅을 향해 발을 내딛는 순간.

"......으헤?!"

순간적으로 바보같은 소리를 내뱉은 호시노였다. 다른 대책위원회 아이들이 보았다면 분명 한참을 놀려댔을 단발마.

그러나 호시노는 웃을 수 없었다.

'힘이.... 안 들어간다고?'

분명 그녀가 느끼기에 별 이상은 없다고 판단하던 차였지만, 몸을 움직이자 폭발의 여파가 그녀를 감싼다.

천천히 한쪽 팔을 침대에, 다른 팔을 창가에 걸치고 발걸음을 옮기고자 하지만, 역시 여의치 않다.

"끄응....."

한 발, 다시 한 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조금씩이지만 힘이 붙는 것을 느낀다.

'완전히 조졌구만 이거.... 후배들이 깨어나고 나서도 이런 추태는 곤란한데...'

그러나 정말로 기력이 돌아오는 것인지, 이 허약함에 그새 적응하기 시작한 것인지는 여전히 불명. 천천히 출입문 쪽으로 나아간다.

'노노미 쨩 실례할게.'

자신의 옆 자리에 누운 노노미의 침대 앞 쪽 프레임으로 손을 뻗어 지탱한다. 같은 방식으로 아야네의 침대 프레임, 그리고 문가의 탁자까지. 이동은 성공적이었다.

- 드르르륵.

"...?!"

문을 열자 전등의 섬광이 그녀를 비춘다. 불이 꺼진 병실과 대비되는 강렬한 빛은 그녀를 당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 총학생회가 만든다던 그 병원인가.'

나올 때 창가를 흘끗 바라보며 '어딘가 높은 층'에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추측한 호시노. 추측에 확정을 더하는 것은 각종 이정표와 안내판에 붙어있는 총학생회의 로고였다.

주위를 돌아본다. 복도는 한산하다.

'하필 아무도 없다니. 난이도가 너무 높은 게 아닐까 싶은데.'

그리고 그 순간

- 드륵

- 끼리릭

- 드륵

"바퀴가 또 말썽이네요....."

"분명 지난번에 한 번 정비를 맡기지 않았었나? 벌써 이런 소리가 들리면 곤란한데."

문을 열고 나오는 소리에 일순간 멈춘 호시노는 자신의 뒤통수에서 두 명의 학생이 이야기하는 소리를 듣는다.

고개를 돌리자 두 명의 간호사를 볼 수 있었다.

"ㅈ, 저기!"

"음...? 아, 환자분이셨구나. 혹시 어디 불편한 곳 있으세요?"

"으음 그게 말이지~ 혹시 우리가 언제 여기로 왔는지 알 수 있을까?"

다급한 속마음을 애써 감추며 짐짓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어... 저희가 교대해서 들어온거라 잘은 모르겠지만... 혹시 몇 호에 계시나요?"

"여기야. 방금 나왔는데, 아저씨는 운이 좋네~"

"아... 저씨..? 아 네 아무튼.... 아까 오후 6시 25분 경에 입원 절차가 완료된 것으로 확인되세요. 혹시 무슨 일 있으실까요?"

선배로 보이는 간호사가 태블릿을 꺼내 조작한다.

'입원 기록도 전산화된건가. 총학생회는 돈이 썩어나는걸지도...'

"저.... 환자분?"

"아아 미안미안. 아저씨가 실례했어. 미안한데 기억이 아무 것도 나지 않아서 말인데~, 우리를 데려온 사람도 알 수 있을까?"

"으음...... 잠시만요....."

"817호 환자 분이시면 헬리콥터로 후송되셨다고 적혀는 있는데....."

"혹시 보호자를 찾으시면.... 샬레의 선생님으로 적혀있거든요? 이걸 찾으실까요?"

".....뭐?"

일순간 호시노의 눈빛이 전환된다. 그 눈빛은 여태 여유로움을 연기하던 눈빛과는 다른 야생성 가득한 눈빛이었다.

"어..... 네. 샬레의 선생님께서... 보호자로.... 근데.... 무슨 문제라도...."

"...선생님은 어디 계셔."

"ㄴ, 네? 아.... 그게....."

- 터벅

- 저벅

"......?"

"무사한 건 맞겠지."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호시노가 간호사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한다. 그 모습은 마치 좀비와도 같아서 간호사들이 얼어붙기에는 충분했다.

"ㅁ, 무, 무사하다는 건.... 일단 보호자로.... 음.... 등록이 되어있으니까요..... 아마 지금 잠시 다른 곳에 계실 것 같은데....."

겁에 잔뜩 질린 후배 간호사를 대신해 선배 간호사가 애써 입을 열지만 호시노의 의문을 해소하기에는 아직 모자랐다.

"..... 선생님을 본 적 있어? 어디로 가시는지? 아무래도 데리러 가야겠어."

"그, 저, 저, 저희는 본 적 없지만.... 지금 다, 당장 파악해달라고 할까요....?"

이번에는 후배 간호사가 두려움을 무릅쓰고 답변한다. 그리고 그제서야 호시노는 자신이 둘을 무자비하게 몰아붙였음을 인지한다.

'...... 무슨 추태람.'

"........ 미안해. 아저씨가 여유가 없었네. 혹시 확인해줄 수 있으면 고마울 것 같아. 고마워."

- 터벅.

- 저벅.

- 드륵 드르륵.

- 탁.

벽을 의지하며 순식간에 문을 닫고 들어간 호시노를 보며, 여전히 그 분위기에 압도당한 두 간호사였다.

떨리는 손을 애써 진정시키며, 선배 간호사가 태블릿의 통화기능을 연결한다.

[네 1층 로비입니다.]

"ㄴ, 네 저, 저희 8층 전반야 간호팀인데요....."

~~~

20XX년 XX월 XX+80일 20:25

선생 치료 시작 80일째, 키보토스 연방 권역 의료 센터 8층

"그렇게 된 거야. 아저씨가 문을 닫고 들어왔을 때에는 이미 아야네 쨩이 일어나있었고."

"선배도 똑같은 증상이셨군요."

"그래서 말인데, 아저씨도 영 버티기 힘드네. 잠시 앉을게?"

말을 마친 뒤 탁자 옆에 마련된 의자에 호시노가 주저앉는다.

"그럼.... 선생님께서는 일단 무사하시다고 봐도 될까요?"

"그러길 바라야지. 일단 눈에 띄는 외상은 없을테니, 병원에 있거나 샬레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호시노의 말에는 여전히 여유로움이 없었다. 애써 무언가를 숨기려는 모습과,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이 혼재된 그녀의 정신이 만들어낸 혼합물을 바라보는 아야네.

".... 조금 주무세요 선배."

"... 잠이 안 와서."

"..... 지금 그 말은 세리카 쨩도 안 믿을거에요."

".....으헤. 그런가."

잠이 안 온다는 말을 하고 나서야 호시노는 깨닫는다. 평소의 행실과 대조했을 때 그것이 얼마나 설득력 없는 말인지를.

"차라리 그렇게 웃는 모습이 낫네요 선배는."

"역시 아야네 쨩한테는 안되는건가봐~"

이제서야 다소 여유를 찾은 호시노의 말투에 아야네도 내심 안심한다.

"그럼 이제 선생님은....."

"아마 곧 연락이 올거야. 만일 병원에 있다면 찾아봐야지 이제."

아야네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다. 호시노는 아직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자신의 손을 의식한 것인지, 손을 쥐었다 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 괜찮으실거에요. 보호자로 등록이 되어있다면."

"....... 응."

~~~

20XX년 XX월 XX+80일 20:28

선생 치료 시작 80일째, 키보토스 연방 권역 의료 센터 8층 야외 테라스

"정말로 그 말 하나를 위해서 헬기를 타고 여기까지 따라온거였어?"

"부끄럽지만, 네. 맞습니다."

"....... 괜히 더 미안해지네."

"듣고 싶었던 말을 들을 수 있었으니 그걸로 충분합니다. 더군다나 헬기를 탈 일도 그렇게 많지는 않았기에."

"티파티는 헬기를 잘 이용하지 않는건가?"

"트리니티 종합학원 전체가 항공 장비에는 그렇게 조예가 깊지 않아서요. 헬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공무용으로는 사용하지 않는답니다."

'하긴 히후미가 끌고 나온 것도 전차였었지.... 헬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곳은 SRT나 아비도스 정도인가'

키보토스에서 헬기는 종류를 막론하고 전차보다 보기 어려웠음을 상기하는 선생이었다.

"그건 그렇고. 저녁은?"

"제가 그 질문을 먼저 드리려 했습니다만....."

"... 둘 다 안 먹은거네 그럼?"

"확실히. 그렇네요."

"일단 그럼 내려가자. 밤바람이 생각보다 차네. 여기, 손."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후훗."

선생의 손길을 느낀다. 바깥 공기를 맞아 다소 찬 느낌이었으나, 나기사가 느끼기에 선생의 손은 그 여느 때보다도 따스했다.

테라스로 향하는 바깥문을 통해 다시 돌아온 복도는 여전히 한산했다.

"어찌저찌 잘 정리된 모양이네."

"다행이네요. 학교를 가리지 않고 많은 분들이 실려온 것으로 기억하는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선생. 앞서 의료진에게 생명에 지장이 가는 수준의 부상을 입은 학생이 있다면 연락을 부탁한다는 언질을 해두었기에 연락이 오지 않음은 또 하나의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배고프지 않아?"

"확실히. 조금은 그렇네요."

"SRT 아이들은 뭐라도 먹었나 모르겠네."

"아까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보았습니다. 유키노 씨와도 그 때 만났고요."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신선한 조합이었어 두 사람."

"생각보다 속이 깊은 분이더군요."

"확실히. 그럴거야 아마."

어느덧 대책위원회가 입원한 817호에 도착한 두 사람. 나기사가 가볍게 목례한다.

"아마, 지금 저보다는 그 분들이 선생님을 더욱 필요로 할 지 모릅니다. 전언이 있으시면 1층에 계신 분들께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병실을 확인하고 너무 늦지 않게 내려갈테니까 저녁 안 먹었으면 먹고 있으라고 알려주렴."

"네. 알겠습니다. 그럼ㅡ"

"그리고."

"네?"

"나기사도 꼭 밥 챙겨먹고."

나기사를 빼놓지 않은 선생의 말은 그녀에게 유난히 따뜻하게 다가왔다. 가벼운 미소로 이에 답하고 돌아서는 나기사를 배웅한 뒤, 조심스레 문을 연다.

- 드르르....

"....어?"

"어? 선생님...?"

"..... 선생?"

문을 열고 들어간 선생이 마주한 병실은 그의 생각과 퍽 달랐다.

호시노, 아야네, 두 사람의 헤일로는 어두운 병실에서도 은은히 빛나고 있었기에.

"몸은 좀 괜찮으엙ㅡ"

- 와락.

"선생.... 어디 갔다가 이제야 오는거야...."

호시노의 바디체킹에 순간 병실 밖으로 밀려날 뻔했지만 이내 상황을 파악하고는 조심스레 호시노의 등을 토닥이는 선생.

"...... 많이 놀랐었구나."

"아저씨는.... 아저씨는 선생까지 잘못된 줄 알았단 말이야...."

"선배가 많이 걱정했었어요. 몸도 성치 않은데 복도에서 간호사 분들께 선생님을 찾아달라고...."

"아픈 곳은? 어디 다친 곳은 없는거지? 그런거지? 응?"

호시노의 여유없는 목소리에는 어딘가 모를 강박마저 느껴지고 있었다. 몸에도 잔뜩 힘이 들어갔음을 선생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진정진정. 나 괜찮아.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해."

"..... 아저씨 앞에서 거짓말 하면 안 되는거 알지?"

물끄러미 자신을 바라보는 호시노에게 눈을 맞추며 다시 한 번 명확하게 이야기한다.

"호시노 앞에서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지."

그제서야 호시노는 선생의 품에 얼굴을 파묻은 호시노의 몸에서 힘이 점차 풀어진다.

"아야네에게도 미안. 뭐라고 쪽지라도 남겼어야 했는데. 안경이 불편할 건 생각했으면서도 걱정할 거라고 생각을 못했네."

"아하하... 괜찮으시니까 저도 괜찮아요."

"다행이다.... 다행이야.... 눈을 떴을 때 선생이 없어서... 방패를 일찍 펴지 못해서 선생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걱정했었는데.... 다행이야 정말로...."

"걱정 마. 그렇게 쉽게는 안 죽으니까."

"끄으으응...."

"어...? 노노미 선배? 그리고... 으아악?!"

"응응... 아야네 쨩인가요...?"

"응. 나는 이미 깨어나있었어."

시로코는 기척도 없이 일어나 호시노의 어프로치 아닌 어프로치를 모두 보고 있었던 모양이고, 노노미는 이제 막 깨어나 상황을 판단하려는 듯했다."

"다행이야. 어디 크게 불편한 곳은 없고?"

"응... 팔다리가 흐물흐물."

"호시노 선배도 같은 반응인 걸 보니 아마 폭발에 휘말리면 그렇게 되는 모양일지도 몰라요."

"응. 호시노 선배는 마음도 흐물흐물이야. 나는 모두 봤어."

"시, 시로코 쨩..... 잊어주면.... 안 될까.... 아저씨 지금 뒤늦게 엄청 부끄러움이 밀려오고 있는데 말이야?"

"그런 것 치곤 호시노 선배 아직도 선생님한테서 전혀 떨어지지 않고 있네요~"

"으, 으헤...?"

그제서야 호시노는 깨달았다. 선생을 만난 뒤로 줄곧 그의 품은 호시노가 독차지하고 있었음을.

고개를 돌려 확인한 선생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셔츠에는 그녀가 흘린 눈물 두어방울의 자국과.... 약간의 콧물이......

"응. 선배. 증인만 셋이야. 포기해."

"시로코 쨩.... 아저씨를 한 번만 봐주면 안 될까....?"

"끙..... 4번 테이블에......"

순간 대화에 끼어든 익숙한 목소리. 이내 모두의 시선은 세리카의 병상으로 향한다.

"..... 잠꼬대 같죠?"

"와아~ 세리카 쨩은 숙면중이네요?"

"으헤~ 놀릴거리가 하나 더 생겼구만."

"아하하..."

"마스.....터? 으에? 어..... 여기는.... 어디...?"

"응. 세리카는 일어나서 알바 가야 해."

"아아아아 맞다! 알바 가야 하는데?! 시로코 선배 고마ㅇ...... 어라? 시로코 선배?"

- 딸깍

"끄아아아악! 누가 섬광탄 터트린거야?!"

"세리카 쨩~ 엄살이 너무 심하다고."

"아니 갑자기 불을 키면....! 그건 그렇고! 거기 호시노 선배야?!"

눈을 질끈 감은 채 소리가 들리는 쪽을 향해 소리지르는 세리카였다.

"아니 그러니까 알바 가야 하는ㅡ으아아?! 팔 다리에 힘이...... 응...? 지금 이게... 무슨....?"

낯선 공간과 익숙한 목소리, 입고 있는 병원복과 선생.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세리카의 동공은 미친듯이 흔들리고 있었다.

"다행이네. 세리카는 누가 봐도 괜찮아보이는걸."

"선생님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야?! 우리..... 아 맞다 우리 균열 보러 갔다가 뭔가 터지지 않았어...? 설마.... 이거 사후세계는 아니지...?"

"응응! 세리카 쨩은 죄가 많으니 곧 우리랑 떨어질거에요★"

어느새 기력을 회복한 노노미가 세리카를 맛있게 튀기고 있었다.

"아하하.... 의식을 잃고 나서 정말 아무 기억도 없는거야 세리카 쨩?"

세리카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야네가 이제까지의 상황을 설명한다. 상황을 모두 이해한 세리카는 이내 자신을 놀려먹은 선배들에게로 원망의 눈빛을 보낸다.

"선배들 진짜 이럴거야?! 나 진짜 죽은 줄 알았다고!"

"응. 세리카는 허접."

"아 진짜 시로코 선배까지!"

"..... 그래도 다들 활기차니 좋네. 호시노는 괜찮은거지? 폭심지와 너무 가까이에 있어서 걱정했는데."

"걱정 마~ 선생이 괜찮으면 나도 괜찮은거니까. 이제는 팔 다리에 힘도 걸을 수 있을 만큼은 돌아온 것 같고."

호시노 역시 평소의 여유를 어느 정도 되찾았다는 생각에 안도하는 선생이었다.

- 위이이이이잉. 위이이이이잉

"응....?"

- 딸깍

"네. 샬레의 선생님입니다."

[아, 네 선생님. 여기는 1층 로비 데스크인데요, 혹시 아직 병원에 계실까요?]

"네, 817호에 있습니다. 무슨 일이라도...?"

[지금 선생님을 찾는 분이 계십니다. 환자는 아니고, 병문안을 온 분도 아닌 것 같은데... 아까 8시가 조금 넘어서 오신 분이세요. 혹시 연락받으신 내용이 있으실까요?]

"아... 니요. 연락받은 내용은 없는데...."

"어.... 저희도 이 분들이 너무 오래 기다리고 계신 것도 그렇고, 일단 학생 분인지라 아까 알려주신 번호로 연락드리게 되었거든요?]

"음.... 이 시간에 저를 찾아올 사람이.... 없을텐데..... 일단 기다리라고 해주시겠어요? 지금 내려갈게요."

[아, 그러시겠어요? 그럼 이 분께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 뚝.

별안간 걸려온 전화에 선생은 적잖이 당황한 모양이었다.

"무슨 일 있으신가요 선생님?"

"어.... 나를 찾으러 온 학생이 있다는 것 같은데...?"

"엥? 밤이잖아! 지금 몇 시지?"

"응, 오후 8시 40분."

"이 시간에? 말도 안 돼. 선생님 뭐 잘못한 거 있어?"

"세리카에게 나는 어떤 이미지인걸까...."

"아, 아잇 그게 아니잖아! 아, 아무튼 다녀와 빨랑!"

"아저씨도 같이 가도 될까?"

"호시노? 걸을 수 있겠어? 무리하지 않아도 돼."

"나이를 먹으니 허리가 찌뿌둥해서 말이지~ 바람이나 같이 쐬러 나가지고 선생. 다녀올게 얘들아~"

호시노의 동행은 선생이 무어라 할 틈도 없이 기정사실이 되었다.

~~~

20XX년 XX월 XX+80일 20:43

선생 치료 시작 80일째, 키보토스 연방 권역 의료 센터 1층 로비

"....다시 한 번 확인해봐. 환자 명단에 선생님이 없다고?"

"ㄴ, 네..... 선생님은 입원하신 명단에는 없는데요....."

그리고 여기. 도착한지 약 40분이 지났음에도 아무런 소득 없이 그저 로비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학생이 있다.

야간 당직 학생에게 선생의 신병을 묻기를 수 차례. 환자 명단에 없다는 소식은 그녀를 더욱 심란하게 만들었다.

"방문자 님? 선생님이 어디 계신지 확인했습니다. 곧 내려오신다고 합니다."

방금 전까지 선생과 통화를 마친 안드로이드 형태를 한 직원이 그녀에게 말을 건다.

"...... 환자는 아닌거지?"

"아 네. 입원한 환자들 보호자로 등록되어 있어서 확인이 늦었습니다."

"........ 알았어."

'침착하자. 침착. 이미 아코에게 별 일 없을거라는 이야기도 들었고.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난리를 칠 크로노스도 아직 조용해. 괜찮을거야.'

"부장님...?"

선생이 내려온다는 말을 듣고 나서도 한동안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히나에게 보좌관이 말을 건넨다.

"... 나는 괜찮아. 그저, 선생님이 별 탈 없이 내려오면 그걸로 족해."

하지만 그런 그녀의 말과 달리 이미 히나의 머릿속은 수많은 번뇌로 가득차있었다.

'연락을 받을 수 있는 정도면 의식은 있겠지. 하지만 만약에 육체적으로 타격을 입었다면? 선생님은 충분히 그럴 수 있어. 자신이 다쳤어도 더 크게 다친 학생들이 있으니 그 아이들의 보호자가 기꺼이 되어줄 사람이야. 항상 그래왔던 어른이니까. 만약 정말로 그렇다면? 어딘가 크게 다쳤다면? 만에하나 어디 한 곳이 잘려나갔다면? 선생님은 총알 한 방에도 위험ㅡ'

그녀의 생각이 순간 스스로의 아픈 곳을 건드리자, 애써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잡념을 떨쳐내려는 히나였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하지만.... 만약 정말로 최악의 상황이라면... 최악이라면 나는 선생님께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거야...? 선생님의 상태에 슬퍼하는 건 선생님의 마음에도 상처가 될텐데....'

- 띠링!

- 1층 입니다.

그녀가 그토록 바랐던 소리가 뒤통수를 때린다. 당직 시간대에 방문객용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는 경우는 많지 않았고, 히나는 거기서 다른 옵션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선.... 생..... 님?"

어른이다. 분명 어른이 걸어나오고 있다.

특유의 회색 정장과, 약간은 느슨한 넥타이, 어딘가 모르게 피곤한 표정과 요즘 들어 다소 야윈 얼굴까지.

그녀가 알던 선생이 맞았다.

- 타타타타탓!

"선생님!!!"

"음....? 누ㄱㅡ 히나?!"

- 와락.

선생이 반응할 틈도 주지 않은 채 히나는 거칠게 선생에게 차징을 시전한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선생님.... 무사했어..... 선생님.... 선생님...."

오늘 벌써 두 번째로 셔츠가 축축해지는 느낌을 받는 선생이었다. 물론, 이미 한 번 경험했던 일이었고, 가뜩이나 멀리 있던 히나가 받았을 충격과 두려움은 가늠할 수 없을 규모의 것이었기에, 천천히 히나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 미안해. 걱정을 끼치고 싶진 않았는데."

"연락도 없고.... 모모톡도 안 읽어서.... 나 정말 무서웠어..... 또 선생님이 위험에 빠졌는데 지키지 못했을까봐.... 두려웠어..... 그래서 다행이야....."

횡설수설하는 히나의 모습은 그 누가 보기에도 한계까지 정신이 몰린 사람이 아니고서는 보일 수 없는 모습일 것이다.

다만.

다만 아주 사소한 문제 한 가지가 있었다면.

'으헤.... 조금은 부러운 걸. 선도부장 쨩~'

히나의 모습은 선생 바로 뒤에 따라나오던 호시노와

"푸흡!"

'게헨나의 선도부장.... 미카 씨가 알면 전쟁이에요....'

그녀의 '공격력'에 자신의 친구를 떠올리며 사레가 들린 나기사. 그리고.

'...... 하아?'

선생에 대한 연심으로는 그 누구도 지지 않을 미야코가

이 상황을 똑똑히 보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아무리 눈치가 없는 어른이라고 해도 지금 자신에게로 향하는 3개 혹은 그 이상의 시선을 느끼지 못할 리가 없었고. 선생 역시 마찬가지였다.

'음..... 큰일났네....'

~~~

이젠 세상이 저를 억까하네요. 소설을 올려도 칼삭이 되다니 대체 이놈의 검열 시스템은 어떻게 된 것인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저는 이 칸을 다시 쓰고 있고요. 뭐, 그래도 제 현생보다는 덜 엉망진창이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싶습니다.

가끔 생각하는건데,. 세상 모든 사람의 행복과 불행의 총합이 플마 제로였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은 불행과 피폐함을 가져가는 댓가로 지구 어딘가의 누구는 조금 더 많은 행복을 가져간다면 차라리 억울하지나 않을 것 같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 달도 역시 쉽지는 않군요. 올해 유일한 업적이라고 한다면 생일 축하 메시지 듣기까지 어떻게든 버텼다 말고는 없어보이네요.

각설하고, 무려 40여 분이 늦어버렸습니다. 답이 없는 검열 시스템 덕에 한 번 더 작성하는 대참사도 벌어졌네요. 아무튼....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지옥주간에 2회 연재는 쉽지 않네요. 몸이나 차라리 건강했으면 좋았을 걸.

다음 화는 일단 수요일~목요일 생각 중입니다. 참 다사다난한 주말이었습니다. 다음 주는 여러분에게도 제게도 평안한 한 주가 되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추천과 댓글은 작성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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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12.09창작

소설)약피폐) 선생님이 우울장애를 진단받는 이야기(70)

#선생#소설#피폐
좋아요 0댓글 24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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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DC
슈퍼물라매작가
게시물 77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4.12.09 00:49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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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4

나
ㅇDC
ㅇㅇ124.12.09

비기 같은글 3번보기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2.09

20분에 올라올 게 벌써 30분이나 딜레이가 되어버렸습니다

ㅇDC
ㅇㅇ224.12.09

삭제된 댓글이에요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2.09

2회차 정주행 너무 좋아요

ㅇDC
ㅇㅇ24.12.09

안정적인 이맛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2.09
디시콘
ㅇDC
ㅇㅇ324.12.09

올리느라 고생많았고 잘봤습니다 새삼스럽지만 생각해보니 키보토스에는 공군을 운용한다는 묘사가 srt 말고는 없는것 같네. 트리니티에는 있을 만도 한데, 특히 미카가 공수부대면 어울릴듯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2.09

미카가 공수라니 그거 공수가 아니라 핵폭격 아닙니까...?

ㅇDC
ㅇㅇ324.12.09

수송기에서 투하만 시켜도 폭격기 기능도 가능 ㄷㄷㄷ

ㅇDC
ㅇㅇ424.12.09

으흐흐 연적이 난무하는구나 아주 좋아

ㅇDC
ㅇㅇ424.12.09

같은글 3번 올리느라 고생했다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2.09

온갖 음해에 시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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