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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약피폐) 선생님이 우울장애를 진단받는 이야기(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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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선생님이 우울장애를 진단받는 이야기 1부 - 블루 아카이브 마이너 갤러리 (dcinside.com)

20XX년 XX월 XX+76일 14:37

선생 치료 시작 76일째, 샬레 업무 공간

"이건... 이건...아니 어째서..."

첫째 칸에 놓여있는 것은 선생의 비밀스러운 취미도, 끔찍하게 무거운 내용의 유서도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이건.... 2주 전 거.... 이건.... 두 달?! 아니 대체...."

종이봉투에서 삐져나온 비닐 재질의 약포장에는 선생의 이름과 함께 처방 일자가 적혀있다. 그러나 그것은 가장 최근 병원 방문일로 추정되는 날짜와 거리가 있었다.

"대체.... 약을.... 아니 얼마나..."

유우카의 초인적인 계산능력은 선생이 약을 빼먹은 날이 언제인지 착착 맞춰나가고 있지만, 지금만큼은 그녀는 그의 능력을 저주하고 있었다. 약을 빼먹은 일자가 누적되면 될수록 그녀의 평정심이 어디론가 기울고 있음은 자연스레 느끼고 있었다.

'아니야... 침착해... 침착해야 해....'

애써 자신을 달래보지만

'8일....7일.....21....3.....'

이미 통제를 벗어나버린 그녀의 사고를 멈출 수 있는 방법은

-타악!

-철커텅!

칸을 급히 닫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하아.... 하아.... 하아...."

가쁜 한숨을 내쉬는 유우카의 동공은 흔들리고 있었다.

'어째서... 어째서...? 분명 약을 잘 챙겨드시고 계시다고... 안되는데....'

분명, 선생은 자신이 하루 빨리 낫겠다고 그녀에게 약속했었다. 그녀가 생각하기에도 선생은 어른의 책임을 위해서라면 하루빨리 털고 일어나는 것을 누구보다 바랄 사람이었다.

그러나 인식과 괴리되는 증거들을 이미 봐버린 이상, 지금 상황에서 그녀가 의지할 수 있는 곳은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대체....대체 왜... 아니 어쩌다... 아니...'

유우카의 생각은 선생이 약을 먹지 않은 이유와 먹지 않을 수밖에 없었던 사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전자의 생각은 결국 어떠한 이유에서든 약속을 지키지 못한 선생에 대한 원망으로 갈 수 있다는 두려움이 내재되어 있었으며

후자는 다른 누군가를 미치도록 원망하는 결말로 이어질 수 있는데, 그것은 선생이 바라지 않는 일일테니 말이다.

'진정해야 하는데... 이대로... 이대로 있다간...'

그러나 이미 여러가지 의미로 끔찍한 현실을 마주한 그녀는 더 이상 첫 번째 칸을 자신있게 열 수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열 엄두가 나지 않았다.

노아가 오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녀의 완전기억능력이 무수히 쌓인 먹지 않은 약포장을 인지했을 때 그녀의 충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일테니까.

'정신차려... 네가 여기서 무너지면 어쩌자는 거야...'

다시, 허벅지에 힘을 주고 땅을 짚는다. 천천히, 조금씩 주저앉은 모습의 유우카는 이제 얼추 곧선 자세가 되었다.

떨리는 손을 애써 진정하며, 다시금 첫 번째 칸을 열고자 손을 뻗는다.

-끼릭, 드르륵....

결국 그녀가 보고 싶지 않았던 광경을 다시금 마주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한가한 감상이 필요한 시기가 아니다. 가능한 빨리 '증거'를 가지고 돌아가야 한다.

'날짜가... 날짜....'

그리고 유우카는 가장 최근에 처방받은 약의 날짜를 확인한다. 다른 약과 비교해보았을 때의 날짜는 지금과 제일 가까웠던 약뭉치였다. 포장을 하나 뜯어 안 주머니에 넣는다. 그리고 바로 옆, 같은 색과 모양, 크기를 가진 하얀 알약이 잔뜩 연결되어 있는 뭉치로 시선을 돌린다.

'필요 시... 이것도 가져가야겠어.'

필요 시 약뭉치에서 다시 한 칸을 떼내온다. 이번에는 약의 종류가 모두 같으므로 가장 오래된 날짜의 약을 뜯어가기로 한다.

-투두둑

약을 집는 내내 유우카의 손은 시종일관 마치 휴대폰의 진동처럼 떨고 있었다. 다시금 그 끔찍한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는 점과, 의도와 별개로 지금 무언가를 '훔치고' 있다는 죄책감과 두려움, 그리고 선생에 대한 죄송함과 아주 약간의 원망이 모두 겹친 결과물이었다.

"하아....하아...하아..."

다시 안주머니을 확인한다. 약봉투 2개가 확실히 들어있음을 확인한 뒤에야 숨을 고른다.

-덜커덕

-드르르륵

다시 캐비닛을 원상복구시킨다. 이내 자신의 총기를 들고 샬레를 빠져나가 노아에게 약을 전달할 차례다.

'이제 갈 수 있...어?'

-탈그다그닥....

순간 유우카의 총기가 손에서 미끄저려 땅에 떨어진다. 좀처럼 이런 실수를 하지 않은 유우카였기에 손바닥을 펴보인다.

'완전히 젖었잖아...'

단지 몇 분의 작업이었지만 그녀의 요동치는 감정은 이미 신체적 징후로도 나타나고 있었다. 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의 이마, 관자놀이는 물론 목 뒤, 심지어 종아리까지 식은 땀이 흐르고 있음을 자각한다.

애써 손에 묻은 땀을 닦아내고 다시금 업무 공간을 벗어나 1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안. 유우카는 자신의 '결과론적인 임무 완수'를 친우에게 알리려 한다.

[네 유우카 쨩.]

"방금 나왔어."

[말씀드린 건 챙겨나오셨죠?]

".....응."

[...알았어요. 좀 이따 봐요]

-뚝.

전화를 끊자 어느덧 엘리베이터는 1층 로비로 그녀를 데려다주었다.

문을 열고 나온 샬레의 하늘은 쾌청했다.

'하아....'

그리고 그 쾌청함에 회색빛 한숨이 한 방울 섞인다.

'...선생님...'

~~~

20XX년 XX월 XX+76일 14:50

선생 치료 시작 76일째, 총학생회 수석행정관실

-덜컥

".........."

".........."

문을 닫고 들어온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여기 서 있는 남자, 샬레의 선생. 그의 머릿속엔 아오이가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된 경위가 무엇인지에 관한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다른 편에 서 있는 소녀. 총학생회장 대행 나나가미 린은 지금 무슨 말로 선생에게 이 상황을 해명해야 할지에 관한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섣불리 말을 꺼낼 수 없었다. 지금 누군가가 말을 먼저 꺼내어 이 소름끼치는 무거움을 깨는 것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다름없기에

선생은 문을 닫고 들어온 뒤 그 자세 그대로 뒤를 돌아 문쪽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온 린은 그런 선생을 그저 선 채로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린."

침묵을 먼저 깬 것은 선생이었다.

"....네 선생님."

"..........내가 무슨 말을 할 지 알고 있지?"

".........."

"......모르는거니?"

그제서야 선생이 뒤를 돌아 린을 향한다. 그 모습을 본 린은 지금 선생이 인지하고 있는 이 상황이 생각보다 많이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고 말았다.

선생의 얼굴은 언제나처럼 다정한 얼굴이 아니었다. 가끔 나사 빠진 생각을 할 때의 풀어진 표정도 아니었다. 번뜩이는 결정을 할 때의 날카로운 모습도 아니었다.

지금 선생의 모습은

"....선생님. 일단...."

"린."

약간의 절망과 약간의 당황스러움, 그리고 약간의 슬픔과 약간의 분노, 그리고 약간의 의심이 섞인 퀭한 모습이었다.

".....죄송합니다."

".......왜 그랬어."

"...선생님이... 걱정되었습니다."

".......내가... 말했잖니..."

선생의 표정에서 슬픔의 비중이 약간 상승하였다.

"나는... 정말 괜찮다고 했잖니..."

"그래서.... 그래서 정말 핵심적인ㅡ"

"핵심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는거구나."

"..........네."

"하지만 린... 너의 선택이 아무리 나를 위한 일이라고 해도 말이야..."

그 뒤에 선생이 내뱉은 말을 린은 조금 더 일찍 깨달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만다.

".....내가 아는 아오이는 그렇게 무른 아이가 아니야. 네가 아는 아오이도 그렇지 않니?"

"..........죄송합니다."

".........."

이제 린은 더 이상 선생의 눈을 쳐다볼 수 없었다. 물론 그의 선생은 그녀를 원망까지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그녀가 읽어낼 수 있던 것은 그저 원망의 감정뿐이었기에, 이내 고개를 떨군다.

"..........아니야. 내가 미안하다..."

"ㅅ, 선생님. ㄱ, 그게 무슨..."

"그래... 너에게도 힘든 일이었겠지... 가운데에 끼인 사람이 원래 제일 힘든 법이란다."

"아닙니다. 제가 어찌!ㅡ"

"그만하자 린."

"네....?"

"...이미 지나간 일이잖니."

애써 선생은 미소를 지어보인다. 지금 스스로의 표정을 알지는 못하나, 린의 표정은 키보토스에 온 뒤로 처음 보는, 겁에 질린 생쥐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의 미소는 린에게 비수가 되어 돌아온다.

".....아.... 아아...."

".........."

"선생님 저는 그저...."

".........."

"그 상태가... 그 무게가...."

".........린."

"선생님의.... 선생님의.....ㅡ"

"나나가미 린."

".........."

"거기까지 하자."

고개를 들어 선생을 보는 린이었다. 어느새 선생은 뒤를 돌아 다시금 문 쪽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선생님... 아닙니다..."

"린의 뜻은 나도 잘 알아. 내가 걱정되어서 운을 띄웠구나 하는 것 정도는 이해해."

"선생님..... 선생님ㅡ"

"대신... 대신 말이야."

".........."

"앞으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단다."

거기서 린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는 그 이유를 어렵지 않게 알려주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선생님...."

린의 희디 흰 양 볼에 두 줄기 물줄기가 만들어졌다.

".....어쩔 수 없는거잖아 지금은."

선생은 애써 그 얼굴을 바라보려 하지 않기로 한다. 지금의 그녀를 위로하는 것은 그녀에게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도 있었지만, 그 역시 지금의 위태로운 상황에서 그녀를 챙길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다음에 또 올게. 네 잘못이 아니니까. 너무 탓하지 말고. 알았지?"

".....ㅅ...선..."

"편히 쉬어. 배웅은 괜찮으니까."

-끼익

-덜컥

그렇게 집무실에는 다시금 그녀 혼자만이 남았다.

'..........'

한동안 문 쪽을 바라보며 멍 때리고 서 있던 린은

"......차라리..."

-털썩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차라리... 차라리 비난을 해주십시오..."

'아니야 린.'

어느새 그녀의 머릿속에는 그녀가 만들어낸 선생이 그녀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제 잘못이라고... 제 형편없는 판단 때문에 선생님이 곤경에 빠졌다고 매도해주십시오... 차라리 저를 욕하시고.... 탓하시고...훌쩍..."

'네 잘못이 아니야... 그러니 울지마렴...'

"아닙니다... 아니란 말입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저 눈 앞의 상황밖에 볼 수 없던 몽매한 제 생각 때문에..."

이내 눈물범벅이 된 린은 그저 문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자책할 뿐이었다.

"제가... 제가 선생님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 잘못입니다....."

~~~

20XX년 XX월 XX+76일 15:11

선생 치료 시작 76일째, 총학생회 1층 로비

'하아........'

선생의 솔직한 마음은 '도피'였다.

그 역시 알고 있었다. 린이 아무 생각 없이 그런 일을 벌일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그녀의 말대로 그의 상태를 고려하여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으로 자신을 도우려 했던 것을

그는 원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린에게 약간의 고마움도 느끼고 있었다. 언제나 차갑던 린이 자신을 생각해주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 마디를 못했네...'

그러나 그가 딱 한 가지 잊은 점이 있다면, 그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변명을 하자면 수 십 가지도 넘는다. 그의 상태는 그가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것을 이미 상당 부분 침해 중이었고, 설상가상으로 필요 시 약마저 챙겨오지 않았다.

그러나 선생은 그렇다고 자책을 하지 않을 사람이 아니었다. 다시금 크게 한 숨을 내쉰다.

"하아아아......"

땅이 꺼지도록, 몸 속 모든 공기를 밖으로 빼내듯이 한숨을 내쉬며, 다시 샬레로 돌아가려 한다.

'지금쯤이면... 유우카는 돌아갔겠지...'

그렇게 한 발자국 앞으로 떼려는 순간이었다.

"선!"

"생!"

"님!☆"

"으걻."

뒤에서 묵직한 한 방이 그를 덮친다.

"선생님! 여기서 보네? 총학에는 무슨 일이야?"

"뭐야...."

뒤를 돌아본 그는 반사적으로 이 한마디를 할 수밖에 없었다.

"...미카인가."

"흐응 그렇게 반응하면 나 상처받는다고? 너무해 너무해~~"

"그러는 미카는... 여기 어쩐 일이야?"

"있지 나기 쨩이 요즘 티파티 직속 포병대한테 엄청 관심을 쏟고 있단 말이야? 그래서 내가 거기다 대고 그렇게 밤낮 안 가리고 내려갈거면 테이블이랑 의자까지 같이 갖고 내려가라고 했는데 다짜고짜 나한테 롤케이크를 들이미는거 있지... 응, 그래서 급하게 도망쳐나왔어☆"

"뭔가 엄청난 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나기사도 많이 예민했겠네...'

뒤에 무언가 한 마디를 붙이고자 했던 선생이었지만 이내 관두기로 한다.

"그럼 선생님! 이 뒤에는 일정 없어? 없으면 나랑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에...에?"

"있지있지, 여기 시라토리구에 새로 생긴 파르페 맛집이 있다는거야! 코하루 쨩한테 들었어! 그래서 나중에 한 번 가보려고 했는데 선생님이 이렇게 짜잔! 하니까 갑자기 생각났어!"

"잠깐 미카아아앍ㅡ"

"응 나도 좋아! 가자☆"

그렇게 미카에게 납치당한 선생의 고난은 몇 시간 더 이어질 전망이었다.

~~~

20XX년 XX월 XX+76일 15:15

선생 치료 시작 76일째, 게헨나 선도부

선생이 미카에게 끌려 어디론가 '신사적인 납치'를 당하고 있던 그 순간, 게핸나 선도부에서는...

"하아아아아...."

"아코."

"네, 넵!"

".....조금만 고생하자."

"네! 네!... 그래야죠..."

아코의 한숨 소리와

-슥... 슥삭...

-사각사각

-쌰악...툭.

미동도 없이 서류를 처리중인 히나의 펜 소리 외에 그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

".........."

"......부장님."

"응."

"이제 겨우 복구가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인데.... 아무래도 저희에게 할당되는 업무량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것 같다는 느낌은..."

"알아."

"에, 에...?"

".....만마전과 그렇게 협의한 내용이야."

"무슨... 그 너구리 같은 놈들이 또 무슨 짓을 했을 줄 알고..!"

"아코."

"푸에훙?!"

"..........게헨나에서 가장 강하고 가장 잘 조직된 무력을 동원하는 부서는 어디지."

".....저희네요."

"물론. 아코가 무슨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는 나 역시 아주 잘 알고 있어."

"그렇다면... 그렇다면 어째서요?"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은 것에 대한 답답함과, 만마전의 멍청한 의장을 향한 분노가 서린 아코를 히나가 고개를 돌려 쳐다본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겠지."

"....학생회라는 놈들이 저희 뒤에 숨는다는 거군요."

"결국 명분 싸움이라는 거야. 만마전 직속 기갑연대의 증원이 늦어진 것은 어디까지나 총원의 30%가량이 휴가중이었기 때문이고. 포병의 유도가 썩 매끄럽지 못했던 것 역시 사실이니까."

"..........."

"병력 손실이 난 부분은 상세불명의 원인으로 인해 불문에 부치기로 했어. 장례비용과 치료비용은 만마전에서 지원해주기로 했고."

".....약속을 지킬까요."

"이건 마코토에게서 확답받은 내용이 아니야."

".....네?"

~~~

"선도부장."

"...전차장."

"뭐. 조금 서운합니다만 이건 이쪽대로 공무수행 중의 호칭이니 접어두죠. 아무튼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만마전의 예산안 편성안은 이미 선ㅂ... 아니 의장의 결재가 끝난 상황입니다...만...."

잠깐 머뭇거리던 이로하는 이내 자신의 '반역'을 고한다.

"실 사용안은 제가 따로 준비해뒀습니다."

"...뭐?"

"어차피.... 의장은 신경 안 쓸겁니다. 원래 있던 동상을 다시 칠한다고 거기다가 예산의 25%를 배정하는 멍...에휴..."

"..........그럼 그 예산은..."

"대략 예산의 40% 정도가 온전히 선도부와 응급의학부로 넘어갈겁니다. 지금 어차피 응급의학부장도 선도부에서 대리임무 수행중이니 문제는 없을거라고 생각중인데..."

"40%.....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공적으로는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만."

"....?"

"사적으로는, 제 감사의 표시였다.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됩니다."

"감사라..."

"만마전의 증원이 미덥지 못했다는 사실은 이미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전차의 증원이 늦어진 것도 사실이고, 포병 역시 확인 결과 계산병이 다수 교체되는 과정에서 미숙련자들이 실전에 투입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리고 그게.... 정밀하지 못한 관측 유도와 결합했고..."

".......그렇게 된 거죠."

".......마코토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겠어?"

"나중엔 기억도 못하지 않을까, 현재로썬 그냥 희망을 가져보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겠네요."

".......고마워."

"잘 추스르시길 바랍니다. 동아리도, 자신도."

~~~

".......만마전에서 그나마 상식을 담당하는 인간이 최소 1명은 있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감사한 일이지."

"하아... 안 그래도 부원들의 피로도 관리가 잘 안 되는 것은 맞아요. 이오리는 부장님 지시로 현재 파견 중이고, 치나츠는..."

"세나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지. 하지만 오래 걸리진 않을거야."

".....?"

"내가 아는 세나는 이런 상황을 그저 손 놓고 바라만 보고 있을 사람은 아니니까."

"그런가요..."

"늦을 수는 있겠지만, 절대 돌아오지 않을 사람은 아니야."

말을 마친 히나가 창가로 눈을 돌린다. 어느새 지평선부터 약간의 붉은 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나는 믿어.'

~~~

20XX년 XX월 XX+76일 16:00

선생 치료 시작 76일째, 흥신소 68 사무실

"....그래서 이번 달 예산 실 사용액은 당초 예상보다 다소 줄었어. 식비를 줄였던 부분이 주효했던 것 같네. 이 정도 수입을 유지한다면 저축분을 빼고서라도 한 번 정도는 외식은..."

-똑똑똑.

"...응?"

'사장' 아루에게 이번 달 예산안을 보고하던 '과장' 카요코의 말이 별안간 들려온 노크 소리에 끊긴다.

".........."

"....어... 그러니까 일단 이번 달은 우리가 꽤나... 알뜰하게 살았다는 거지?"

"응. 축하해 사장."

"후후... 진정한 무법자란 써야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알아야 하는ㅂ..."

-쾅쾅쾅콰쾅!"

"으아으아그으아으앍....뭐야 대체..."

"아루님! 쓰러지면 안 돼요!"

"으어...하루카....무츠키....대체 뭐야...."

"감히 아루님을 놀라게 하다니... 용서못해용서못해용서못해용서못해용서못해..."

"어라? 카요코 쨩. 지금 하루카의 스위치가 올라간 것 같은데? 쿠훗."

"그나저나 진짜 누구지 이 시간은 특히나 조용한 시간대인데"

"용서못해용서못해용서못해용서못해용서못해용서못해..."

"자, 자, 잠깐!!! 하루카아아아아!!!"

"하아... 늦었ㄴ...."

-퍼퍼펑! 펑펑! 쨍그랑! 콰쾅...

"....아."

"....쿠후후.."

"....하아."

아루의 만류는 이미 '기폭된' 하루카에게 통하지 않았다. 어느샌가 문 앞에 설치해놓은 크레모아와 압력솥으로 만든 급조폭발물을 동시에 기폭시킨 여파는 사무실의 철제 정문을 순식간에 세절기에 들어간 이면지 꼴로 만들기 충분했다.

"용서못해애애애! 어디갔어어디갔어어디갔어어디갔어어디갔어어디갔어...."

"콜록콜록콜록...."

"....미안 사장. 이건 내 순발력 이슈였어."

"그래도 카요코 쨩 방금 전까지 되게 지적이었는데 말이야~ 아쉽다 아쉬워~!"

3인 3색 흥신소는 서로의 생존을 반응으로서 확인한다.

그리고 다음 순간

"쿨럭...쿨럭쿨럭... 아으... 대체 뭐야...."

하루카를 제외한 3인, 그 외의 다른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함정을 판 건가.... 아오 허리야..."

"어... 사장? 우리가 지금... 그러니까 손님을 맞이해야 하는거지?"

"그치만 아루 쨩, 방금 하루카 쨩이 이미 환영인사는 제대로 해준 것 같은데?"

"....뭐."

"응?"

"뭐어어어어어라고오오오오오오?!?!"

흥신소에게 닥친 고난은 당분간 지속될 모양이었다.

~~~

거의 1주일 만에 뵙습니다. 어쩌다보니 이번 주는 주 1회 연재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에 이번 주는 꽤 바쁠 것 같다고 넌지시 던진 것 같긴 한데, 결과적으로 말하면 틀렸습니다. 꽤가 아니라 파멸적으로 바빴습니다. 대체 이놈의 세미나 원고는 써도써도 모자라보이고, 그 와중에 논술시험 감독관 오라고 난리치고, 오늘은 사상 초유의 문제 오류로 인한 20분 추가근무에 집에 오니 저녁시간이 다 되었고... 내일 이제 세미나 원고 마감쳐야 합니다.... 다음 주는 부디 조금이나마 여유롭길 고대합니다. 그나마 월요일 교수님과의 면담에서 아주 좋은 평가를 받고 본격적으로 내용 채우라는 시그널을 받은 건 다행이랄까요.

흥신소에게 의뢰를 맡기는 것은 누가 될 지 현재 2개의 선택지를 두고 고민중입니다. 하나는 이미 이전에 나왔던,. 그리고 흥신소와도 접점이 있던 학생, 다른 하나는 이제껏 나오지 않았던 학생인데요. 양 쪽 모두 개연성의 측면에서 살짝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을 조금이나마 채워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 지는 계속 고민해보겠습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가 나왔으면 좋겠다' 같은 댓글이 달리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요, 결과적으로 말하면 저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아무래도 메인 스토리가 선생 위주로 진행이 되다 보니 분명히 소외받는 학원 /. 동아리가 있을 것이고요, 여러분들의 아이디어로 글이 더 풍성해질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의견이라면 언제든 대환영입니다.(근데 판/도라는 왜 금지어죠)

다음 주는 화요일 이후에는 조금 여유가 생깁니다. 아마 운이 따라준다면 주 2회 연재 체제로 복귀할 수 있을겁니다. 그때 다시 뵙겠습니다. 오늘 저희 학교의 논술시험을 시작으로 2025학년도 대입이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학생 여러분들께서는 조금만 더 힘내시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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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10.12창작

소설)약피폐) 선생님이 우울장애를 진단받는 이야기(54)

#선생#소설#피폐
좋아요 0댓글 43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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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DC
슈퍼물라매작가
게시물 77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4.10.12 22:13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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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3

나
ㅇDC
ㅇㅇ124.10.12

벌써부터 미카에게 기 빨려서 힘들어하는 선생과 작가의 미래가 보이는구나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0.12

선생은 확실히 빨립니다. 저는 어... 빨릴 예정입니다

ㅇDC
ㅇㅇ224.10.12
디시콘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0.12

나 아루인데 죽이라고 한 적 없다ㅜㅜ

ㅇDC
ㅇㅇ324.10.12

미카가 의도치 않게 선생님 멘탈 박살내서 나락까지 떨어지는 그림이 벌써 보이는데... 기분탓이겠지 기분탓이겠지 기분탓이겠지

ㅇDC
ㅇㅇ324.10.12

멘탈 터져서 주저앉은 선생 옆에 자기혐오 터져서 주저앉은 미카도 보이는 것 같고...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0.12

원래 미카 때는 어찌저찌 넘길 생각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이거 꽤 맛도리잔아...

ㅇDC
ㅇㅇ324.10.12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미카때문에 선샌니 아픈거 더 보기 싫어 이미 많이 봤단 말이야 나 마음아파

ㅇDC
ㅇㅇ324.10.12

저어는 선샌니가 구원해준 미카가 선샌니를 구원해주는 구원서사가 더 좋아요!! 제발!!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0.12

하하 그치만 센남의 구원자는 당분간 안 나타날 예정이고...

ㅇDC
ㅇㅇ324.10.12
디시콘
ㅇDC
ㅇㅇ424.10.12

오늘도 잘 봤슴다. 오랜만에 봐서 그런진 모르겠는데 이번건 평소보도다 더 재밌게 본듯. 굳이 안 나온 학생들을 말해보자면... 백화요란 애들이랑 하이랜더 애들 정도? 물론 내가 기억 못하는 것일 수도 있음.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0.12

백귀야행이 아직 접점이 없긴 했죠 하이랜더는 제가 아직 아비도스 3장을 못 봐서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ㅇDC
ㅇㅇ524.10.12
디시콘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0.12
디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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