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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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 : 텐도 아리스)
"내리실 때 잊으신 물건은 없는 지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십시오."
사람들이 웅성웅성 하며 각자 객석 위 선반에서 짐을 내리고 있습니다. 동작이 재빠른 사람들은 벌써 차 밖으로 발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버스 스피커에서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나옵니다.
"빰빠바밤! 드디어 도착한 것입니다!"
"아우.. 허리야.."
"뭐야.. 도착했어?"
반대편에 앉아있던 모모이는 허리를 부여잡으며 일어섰고, 옆에 앉아있던 미도리가 눈을 가리고 있던 안대를 이마로 들어 올리며 비몽사몽한 말투로 물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미도리! 일어나십쇼!"
유즈와 미도리가 자고 있어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이 다 내리고 나서였지만, 저희 모두는 그렇게 버스에서 짐을 챙겨서 내렸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캐리어를 끌며 터미널 안으로 들어오니, 방학을 맞이한 키보토스의 겨울 아침 고속버스 터미널은 사람으로 북적거리고 있습니다.
저희는 플랫폼을 나서, 터미널 앞 큰 길로 나왔습니다. 택시를 잡기 위해서였습니다.
"저기 저거 빈차 아닙니까?"
저는 손가락으로 길가에 서 있는 택시 한 대를 가리켰습니다. 택시 앞의 디지털 전광판에 선명하게 써 있는 [빈차] 라는 붉은색 글씨가 보입니다. 저는 곧바로 택시를 향해 다가가며 손을 흔들었습니다.
"헤이! 옐로우 카아아-!*"
"아리스 쪽팔리게 뭐하는 거야.."
"심지어 노란색도 아니잖아."
*각주 : GTA 4에서 주인공 니코가 택시를 잡을 때 하는 대사. 찰진 휘슬과 딕션이 일품이다. 찾아서 들어보는 걸 추천한다.
택시는 하얀색이었지만 뭐 그다지 신경쓸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모두는 길가에 서 있는 하얀 택시를 향해 우르르 달려갔습니다.
"어디 가십니까?"
선글라스를 낀 기사님은 창문을 내리고 고개를 내밀어 씨익 웃어 보이며 저희에게 묻는 것이었습니다.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입니다!"
"트렁크 열어드려요?"
"예!"
차 뒤쪽에서 덜컹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택시를 잡아, 밀레니엄으로 향했습니다.
*
"오랜만이네."
"응. 오랜만이야."
"클립스튜디오.. 포토샵.. 유니티.."
"오자마자 그러기야?"
"으응.. 그치만 내년 프라이스를 준비하려면.."
"그렇습니다! 준비가 빨라서 나쁜 것은 없는 것입니다!"
저희는 잠겨 있는 부실 문앞에서 몇마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유즈가 인벤토리를 뒤적거려 부실 문 열쇠를 찾고 있습니다. 어렵지 않게 열쇠를 찾아낸 유즈는 열쇠를 구멍에 꽂고 한 바퀴 휘릭 돌렸습니다.
마치 새로운 콘텐츠가 해금되는 효과음처럼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자물쇠가 열렸습니다. 저희는 열린 문을 열고, 짐과 함께 부실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잘 보이지 않았지만, 벽을 더듬어 찾은 전등 스위치를 눌러 불을 켜니 별반 달라지지 않은 부실의 모습이 보입니다. 모험을 보고 집으로 돌아온 용사의 심정이 이런 걸까요? 저희가 가장 먼저 한 건 여행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짐을 푸는 것이었습니다. 대회에서 타온 트로피를 부실 구석에 있는 장식장에 장식해 놓고, 제자리가 이곳인 물건들을 다시 제자리에 돌려두었습니다. 장식장을 보니까 뭔가 지금까지의 족적들을 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묘합니다.
<제 O회 밀레니엄 프라이스 특별상 - 게임개발부 "테일즈 사가 크로니클 2">
제일 먼저 보이는 건 유리 상패와, 개발판의 게임 화면을 가운데에 두고 게임개발부 모두가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모두 같이 이루어내었던 첫 도전과제입니다! 그 옆에는 많은 사람들이 찍은 사진이 틀에 끼워져 서 있었습니다. 학교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한 사진입니다. 유우카, 히마리 선배, 아코 씨, 카요코 씨, 하나코 씨, 이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사진 속에서 웃고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니까 샬레에도 똑같은 사진이 있습니다. 그것도 선생님이 업무를 보시는 책상의 모니터 바로 옆에 말이죠.
Ship of Utnapishtim
부탁받은 것들
사진 뒤편에는 이런 글귀가 손글씨로 쓰여 있었습니다. 궁금해진 저는 사진을 집어들고 선생님께 물었습니다.
"선생님! 이 사진은 왜 이 곳에 있는 겁니까?"
"음.. 이걸 보면 힘이 난다고 해야 할까?"
선생님은 이 사진을 보면 힘이 난다고 하셨습니다. 사진을 뒤로 돌려보니 선생님이 본인 필기체로 써 주신 글귀가 보입니다.
Ship of Utnapishtim
Special Thanks
Hanaoka Yuzu
Tendou Aris
Saiba Momoi
Saiba Midori
Key
선생님 나름대로의 센스를 발휘한 이 글귀에서는, 마치 엔딩 크레딧 같은 느낌이 납니다. 이 글귀를 보니 갑자기 누군가가 보고 싶습니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감상에서 빠져나와, 장식장에서 시선을 돌려보니 부실 TV 앞에 먼지가 쌓이지는 않았지만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5가 보입니다. 저는 손가락으로 본체를 가리키며 모모이이게 말했습니다.
"위닝 한판 하시겠습니까?"
"아니 위닝은 대체 어디서 배워온거야..?"
"플레이스테이션 하면 위닝이라고 선생님께 배웠습니다!"
"그래.. 옛날에는 그랬지.."
모모이는 순식간에 눈을 번뜩이며 본인이 아끼는 패드를 갖고 TV 앞에 앉는 것이었습니다.
"점심빵 어때?"
"좋습니다!"
"지고 후회하지나 마셔!"
"에휴.."
유즈는 어느새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져 있었고, 미도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습니다. 어느새 플레이스테이션의 공랭 냉각 팬이 우웅 하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잠시 뒤.
"와아! 3대 0입니다!"
"이건 코나미의 농간*이 분명해!"
"너무 추하지 않습니까?"
*각주 : 코나미 이펙트. 위닝일레븐 시리즈 전통의 억까 보정 시스템을 말한다
모모이는 끄아악 하는 단말마와 함께 푹신한 쿠션 위로 패드를 집어 던졌습니다.
오늘은 점심 값을 아낄 수 있겠습니다!
*
(Side : 선생)
식사를 마친 우리는 숙소 안으로 들어가서 놀만할 거리를 찾아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다가, 마침 건물 안내판이 있어서 우리는 안내판 앞에 멈춰서고, 우두커니 시선을 고정했다. 그렇게 다 같이 안내판을 훑었다.
"우와."
모두의 시선이 멈춰서는 곳이 있었다.
"여기 어때요?"
"괜찮은데."
"괜찮은데요?"
"재미있어 보이네요."
먼저 말을 꺼낸 하루나는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지도에는 선명한 글씨로 '아케이드' 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계속>
현생 이슈로 인한 직무유기에서 돌아왔습니다
제일 재밌게 보고있는 블갤 창작소설 시리즈가 두개가 동시에 올라와서 그런지 진도가 팍팍 나갔네요
다시 스키장에 있는 선생의 시점으로 돌아왔습니다!
개추와 댓글은 항상 그랬듯이 창작의 원동력이 됩니다
댓글 18
오 드디어 왔다
왔다 내 섹스
아리수 ㄱㅇㅇ
드디어 나왔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