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6자
#노아 #코유키
원문 黎明の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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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
목소리가 재생된다. 32분 전 이 귀로 똑똑히 들었던 목소리가 뇌에서 반복 재생된다.
"노아... 너는..."
목소리가 재생된다. 목소리가 반복 재생되어 밀레니엄 시가지를 한눈 팔지 않고 걷는 나의 등 뒤를 끝까지 따라다닌다.
전철이 선로 위를 달리는 소리가 들려 나는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 시각은 오후 5시35분. 나도 모르게 역으로 가는 방향으로 직진한 듯 하다.
"노아... 너는 비열해."
개찰구를 지날 무렵 승강장에 전철이 도착해 있었다. 계단을 내려가 눈앞의 전철에 올라타면 마침 문이 닫히고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승객이 적은 차량에서 의자에 앉았다. 스마트폰이나 풍경, 광고 등 주변 시각 정보는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대신 내 머릿속에는 유우카와 나눴던 대화가 반복 재생되었다.
"노아... 너는 비열해."
"유우카... 저는..."
"변명은 듣기 싫어!!"
"......용서해달라고는 못 하겠네요."
"어째서... 어째서 그런 추잡한 짓을 할 수가 있어? 내가 선생님에게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알면서... 그런... 비열한 방법으로 그 사람을... 계속 붙잡고 있었다니..."
"......죄송합니다."
"......나가줘."
"......죄송...합니다..."
목소리가 재생된다. 유우카의 목소리가 뇌내에서 반복 재생된다. 재생된다. 재생된다. 재생된다. 재생된다. 재생된다. 재생된다. 재생된다. 재생된다. 재생된다. 재생된다. 재생된다. 재생된다. 재생된다. 재생된...
"이번 역은 『연방수사부앞』, 『연방수사부앞』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방송이 들린 것은 86번째의 재생이 끝났을 때였다. 돌아보면 이미 59번이나 본 익숙한 건물이 보였다.
아아... 마음이 갈가리 찢어지고 엉망진창일 때... 어찌 할 수 없을 때 내가 매달리는 것은... 내가 의지하는 것은... 역시...
유우카 말대로 나는 어리석고 비열한 여자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친구와의 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금이 간 뒤... 사이가 틀어진 원인을 제공한 남자에게 초라하게 위로를 받으러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나쁘지 않다. 나쁜 건... 전부 나. 이 관계를 시작한 것도, 친구의 마음을 알고 응원하는 척 하면서도 뒤에서는 그 사람과 관계를 맺고 배신한 것도 전부 나다.
사랑하는 사람과 소중한 친구. 둘 다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소중한 하나를 잃어버렸다.
그렇게 생각하니 2시간3분 전과 마찬가지로 시야가 흐려지고 뺨을 타고 흐르는 액체가 느껴졌다. 90% 이상이 물로 이루어진 그 액체를 닦으면서 나는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작게 중얼거렸다. 이제는 이미 늦어버린 그 말을.
"미안해요, 유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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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하, 선생님! 어때요? 어때요?
이게 뭐냐니... 정말이지, 아까도 말씀드렸잖아요. 이 문서는 노아 선배가 쓴 십만 글자가 넘는 우울관능소설의 서두입니다... 아 안심해주세요. 실제로 노아 선배랑 유우카 선배는 평소처럼 사이가 좋고, 선생님 공유 계획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니까요... 앗, 이건 비밀이었는데. 방금 건 못 들은 걸로 해주세요!
그런 것보다 선생님의 소감이 궁금해요. 어땠어요?
......네? 어느 부분에서 관능소설인지 궁금하다? 여기서 어떻게 야한 전개로 가는지 예상이 안 된다고요? 니, 니하하, 선생님다운 착안점이네요...
으음, 확실히... 이 다음 노아 선배와 선생님의 관계가 주변에 들켜서 여러 학원으로부터 규탄을 받고, 돌아갈 장소를 잃은 두 사람은 키보토스 밖으로 도망치고, 허름한 신축 아파트에서 공의존적이고 어브노말한 육체관계에 빠져들게 되는데요, 그 때의 묘사가 정말 퇴폐적이고 끈적끈적해서... 아니, 저는 문학에는 문외한이라 잘 모르지만 읽는 동안 노아 선배의 알아서는 안 될 어둠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었어요. 으음, 일단 야했냐고 하면... 무지하게 야했지만... 그, 그치만 제 입으로는 제대로 말 못하겠어요! 부끄러우니까...
......이 소설을 어디서 찾았냐고요? 예전에 노아 선배 집에 놀러갔을 때 우연히 USB메모리를 발견해서 그 안에 데이터를 복사했어요. 뭐, 솔직히 말하자면 우연히 발견될 만한 장소가 아닌 곳에 꽤 꼼꼼히 숨겨져 있었지만... 아시다시피 저는 그런 걸수록 왠지 모르게... 찾게 된다고나 할까요... 그렇지만 정말 우연히 발견한 거지 일부러 찾은 건 아니에요!
......그래도 카피는 고의 아니냐고요? 그, 그건 그렇긴 한데... 그때는 노아 선배의 약점을 드디어 찾았다고 생각해서 텐션이 올라버려서 그만... 아, 약점이라고 해도 협박같은 걸 할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애초에 노아 선배한테 협박이 안 통하는 건 잘 알고 어디까지나 조금 장난치는 느낌으로다가...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된다? 나중에 설교? 그, 그럴수가...
뭐 아무튼,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무서운 물건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독서랑 친하지 않은 저조차도 금방 알 수 있을 만큼요. 이것은 일종의 읽는 맹독입니다. 인류 성벽의 다크 사이드. 접해서는 안 될 어둠이 아닐까...
......과장이라고요? 그건 선생님이 아직 소설 초반부밖에 안 읽었으니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거죠! 진짜 지옥은 여기부터 시작이에요!
그렇다고는 해도... 앞으로의 전개를 아까 제가 조금 스포하긴 했지만 그게... 으음... 제 서투른 어휘력으로는 이 소설의 진정한 공포를 충분히 설명할 수가 없네요. 그러니까 선생님... 제발 계속해서 읽어주세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하잖아요?
네? 싫어요? 그럴수가...?! 두려운 건 이해하지만 제발 조금만이라도 읽어주세요~!
이대로 가다가는 저, 노아 선배의 심연의 공포의 세계에 빨려들어가서 정신력이 제로는 커녕 마이너스가 되버릴 것 같아서 무서워요! 같은 공포를 공유하는 사람이 있으면 조금 나아질 것 같달까...
뭐라고요, 선생님? 네? 호기심은 조금 있지만 아무래도 읽을 수가 없다? 왜요? 그저 글자를 읽을 뿐인데... 뒤를 보면 안다고요?
......
......
......
......아, 안녕하세요, 노아 선배.
니, 니핫, 니하하... 오, 오늘 날씨가 정말 좋네요... 비가 오긴 한데... 그게... 그, 이건 말이죠... 오해라고 할까 우연이라고 할까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다고 할까... 아, 아무튼! 우선 먼저 이야기를...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용서해주세요! 뭐든지 하지는 않을거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거라면 최대한...
......네? 제가 나오는 십오만 글자가 넘는 소설도 있어요...? 그것도 읽게 해준다고요...? 아, 아니아니... 이제 솔직히 배부른 수준을 넘어서 체할 것 같아요... 더, 더 이상은 제 뇌가 못 버텨요... 호의는 감사하지만 괜찮습니다. 니, 니하하...
네...? 반성방에 구속하고 끝까지 낭독하겠다고요? 니... 니하핫... 선배도 참 농담을 다하고 재밌으셔라... 노, 농담 맞죠...? 저기... 어... 아...
서, 선생님! 살려주세요!! 목숨이 아까우니까 무리? 그런 박정한... 히익, 히야악!! 우아아아앙 어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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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자기 작품을 읽어준 셈이니 좋아할지도?
이거 시리즈물인가
아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