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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오역 지적 환영
루비문자는 단어[윗첨자] <- 이렇게 표기함
다음에 번역할 소설 추천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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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거미…….」
병원 비상계단 구석. 저, 우시오 노아의 시선 끝에 커다란 거미줄이 보였다.
저것은 무당거미.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커다란 거미줄을 치는 비교적 대형 거미. 시골 숲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물이다. 도시와는 동떨어진 이 격리 병동에 있다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말 그대로 거미 새끼 한 마리만큼의 관심도 없는 존재지만, 아주 먼 옛날, 어렸을 때. 장난삼아 사전에서 찾아봤던 지식조차 내 머릿속에서 순식간에 되풀이된다.
「…………유우카……」
아주 먼 옛날. 어렸을 때.
나의 소중한 친구. 가장 사랑하는 사람.
하야세 유우카.
내가 어릴 적부터 함께해 온 사람.
내가 아직 사랑을 모르는, 순수한 아이였을 때부터 기록을 함께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
절대 헤어지지 않을 거라고 과신했고, 절대 갈라지지 않을 거라고 맹신했고, 절대 엇갈리지 않을 거라고 오해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정말 정말 정말 좋아하는 유우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선생님…….」
그런 유우카가.
선생님과, 관계를 맺고 있었다.
내 눈앞에서.
당연히, 말을 걸 수 없었다.
선생님의 뺨을 때린 탓에, 불편해서 병실을 나왔지만, 그래도 선생님의 안위가 걱정되어 그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선생님이 알아주셨으면 했다. 당신 자신의 소중함을.
당신이 당신을 가장 과소평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무엇보다도 용서할 수 없었다.
당신에게 폭력을 휘두른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 정도로 내 안의 분노 측정기는 한계를 넘어섰다.
그렇기에. 그렇기에, 당신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유우카가 선생님을 나무라고, 자신을 돌아본 선생님에게 내가 말을 걸어, 무례를 사과하고.
그리고 이 이야기는 끝. 다시, 우리 세 사람은 사이좋은 선생님과 학생으로 돌아간다……. 그럴 예정이었다.
「…………………….」
세리나 씨가 말하길. 선생님은 반성도 후회도 하지 않는다.
──이 이야기는 사실인가요? 신용할 만한 정보인가요?
유우카가 말하길. 이대로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관계는 파탄 날 것이다.
──이 이야기는 사실인가요? 유우카가 그렇게 생각했을 뿐 아닌가요?
선생님이 말하길. 그래도, 학생을 포기할 수 없다. 자신의 목숨보다 학생의 목숨이 더 소중하다.
──이 이야기는, 사실인가요.
인정하지 않아. 인정할 수 없어──.
「……………………선생님…….」
이것은 “질투”일까요.
분명 “질투”겠지요.
그래. 틀림없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유우카가. 선생님께 몸을 바치고.
소중한 친구를 빼앗겼기 때문이야. 틀림없어.
선생님의 입술이, 유우카에게 빼앗겼을 때.
──내 마음속에 켜진 이 불꽃은.
선생님이 자신의 의지로, 유우카를 껴안고, 그의 체온 전부를 그녀에게 맡겼을 때.
──내 안에서 여덟 개의 다리를 펼치고, 꿈틀거리며 신경을 기어 다니고. 뱃속을 안에서부터 물어뜯으려 날뛰는 이 괴물은.
선생님과 유우카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서로의 이름을 확인하고, 서로의 사랑을 재인식하고.
두 사람의 그림자가 겹쳐진 그 모습. 그 순간을.
「…선생님…… 유우카…….
……………………선생님.」
두 사람의 비밀스러운 일을. 망막에 새겨진 그 필름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되풀이하는 것은.
──소중한 친구를 빼앗겼기 때문.
이겠지요.
그렇겠지요.
다른 뜻은 없어.
없, 겠, 지요.
「유우카, ……….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유령 같은 발걸음으로, 비상계단을 내려간다.
시선 끝에 있던 무당거미의 거미줄에, 커다란 나방과 작은 나방, 2마리가 붙잡혀 있는 것을 기록했다.
◇ □ ◇ □ ◇
「미안해, 노아!」
「엣, 앗, ……에…」
말을 꺼내자마자, 사과를 받았다.
그 사건으로부터 2주.
세리나 씨 일행의 철저한 간호와, 밀레니엄의 기술의 정수를 모은 결과, 추정 전치 1개월인 선생님의 부상을 어느 정도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바쁜 몸. 어쩔 수 없는 사정이라고는 해도 현실은 이유를 고려해 주지 않는다. 2주나 샬레를 비우면, 산맥과도 같은 서류의 산이 쌓인다.
이 산을 벌목하기 위해 많은 학생이 샬레에 드나들었다.
그렇다고 모든 학생이 샬레에 머물면 시장통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당번 경력이 가장 긴 유우카가 샬레에 상주하며 일의 진행 상황을 관리하고, 각종 전달 사항을 원활하게 처리하기로 했다.
유우카를 이 역할에 선발한 것은 합리적이다. 앞서 말했듯이 당번 경력의 길이는 그대로 그녀의 샬레 업무에 대한 정통함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그녀의 계산 능력은 유감없이 업무에 발휘되었다. 숫자 관련 일은 물론, 스케줄 관리에도 그녀의 힘은 유효할 것이다.
이것들을 양립할 수 있고, 또한 샬레에 전념할 수 있는 것은 유우카밖에 없었다.
……아니, 그녀 또한 세미나의 회계로서 원래는 바쁜 몸이지만.
그것은 유우카의 인덕인지, 아니면 밀레니엄에서 발생한 사건이 선생님에게 부상을 입힌 것에 대한 죄책감인지.
많은 밀레니엄 학생이 세미나, 나아가서는 유우카의 일상 업무를 돕겠다고 희망해 주었다.
지금도 세미나 부실에서는 코유키를 필두로, 치히로 선배나 모모이 같은 많은 유우카의 동료들이, 그녀의 일의 양과 번거로움에 투덜거리면서도 작업해 주고 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그렇게 유우카를 샬레에 빌려주고 며칠 후. 드디어 나도 선생님을 만나러 갈 수 있었는데.
「저기…… 선생님.
사과해야 할 사람은 저인데……. 선생님께 그런 태도를……. 선생님, 일단 고개를 들어주세요…….」
「아니! 노아에게 용서를 받을 때까지 나는 이 허리를 굽힌 채로 있을 생각이야!
아니면 바닥에 이마를 문질러도 좋아!
보여줄까? 어른은 익숙하거든! 간다, 나의 필살 점핑 도게자──」
「됐으니까요! 안 하셔도 되니까요!」
정말로 손발을 바닥에 내던지려던 선생님을 말렸다.
아아, 그날의 울분이 거짓말 같아.
즐거운 일상이, 내가 정말 좋아하는 매일이 돌아왔다.
「……후, 후후♪
정말, 선생님. 그렇게 하시면 사과할 수도, 하물며 화를 낼 수도 없잖아요.」
「아아, 바로 그걸 노린 작전이니까.
의표를 찔러 적의를 꺾고 곡예로 분위기를 띄운다.
사회인의 필수 스킬이야.」
「헤에, 처음 알았어요.
나중을 위해 기록해 둘게요♡」
「아니, 저기, 노아…….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아─, 즐거워.
즐겁습니다.
그래. 이거예요. 이거.
선생님을 놀리고, 선생님이 당황하고.
선생님이 나에게 반격하고, 완패하거나, 가끔 기분에 따라 이기게 해주거나.
이런 일상을, 계속 보내고 싶어. 그래서 나는 그날 선생님에게 화를 내고.
그날──.
망막에 달라붙은, 겹쳐지는 두 개의 그림자.
「………………………….」
「──노아?」
「──아, 아뇨.
후후, 그럼 선생님. 서기로서 기록을 여기에 남길게요.
08:45. 저, 세미나 서기 우시오 노아는, 샬레의 선생님의 반성을 받아들이고, 당신을 용서합니다♪」
「오오……. 마치 고해성사 같네.
노아 님……. 노아 천사님…….
노아리엘?」
「어감이 별로이지 않나요?」
억지로 생각을 바꾼다.
잊을 수 없는 기억을, 기다렸던 기록들로 덮어쓰듯이.
하지만.
「정말─! 선생님! 시시덕거릴 시간이 있으면 이리 와서 일 좀 하세요!
노아도! 맡기고 싶은 일이 잔뜩 있으니까!」
그림자.
겹쳐지는 두 개의 그림자.
몸을 맞대고 있던 두 사람의 소리.
사랑의 속삭임. 목소리. 기록. 기억.
「시시덕거린다니, 유우카.
학생과 사이좋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을 뿐인데 그건 너무하잖아. 지금 여기서 노아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언제 내가 도게자를 선보일 수 있었겠어?」
「병실에서 하셨으면 됐잖아요?」
「부러진 다리로!?」
「다리 한두 개 정도로 아끼는 도게자에 가치는 없다고 생각해요.」
「블랙 상사?」
언제나처럼.
지금까지처럼.
정말 좋아하는 두 사람의 대화. 이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정경이, 풍경이, 일상이. 나에게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고. 무엇보다 기록할 가치가 있는 달콤한 한때이고.
이것이 사라지지 않도록, 나는 그날 격정에 몸을 맡기고.
그런데.
「자, 선생님. 이러쿵저러쿵 투정 부리지 말고. 이 커피라도 마시고, 정신 차리세요!」
「오오, 고마워.
──음, 맛있어. 유우카가 타주는 커피는 언제나 맛있네.」
그런데.
「당연하죠.
적정 온도, 적정량, 그날의 기온부터 선생님의 피로도까지, 전부 계산해서 드립하니까요.」
「나를 위해 그렇게까지 노력을……. 눈물이 멈추지 않아…….
음─, 이렇게 맛있다면, 매일 유우카가 타줬으면 좋겠네.」
그런데.
「……후훗, 선생님.
그건, 그런 의미인가요?」
「…………엣, 앗.
아아, 아니, 그게, 뭐, 네.」
그런데.
「……………뭐, 상관없지만요.」
「……………그래요?」
그런데.
기어 다닌다.
괴물이.
내 뱃속에서 꿈틀거린다.
여덟 개의 다리를 펼치고. 송곳니를 번뜩이며. 신경에 발톱을 세우고. 내장을 파먹고.
파먹고. 파먹고. 탐하고.
먹고 먹고 먹고 먹고 먹고 먹고 먹고 후회.
「노아?」
「─────.」
「…………노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유우카.
자, 일해야죠♪ 힘내요♡」
「……………………………………네.」
아무것도 이상하지 않아.
솔직히, 선생님이 유우카를 당번으로 샬레에 상주시킨 진짜 의미를 이해하고 있었다.
그 위에서 나는 유우카를 배웅했다. 그러니까, 두 사람의 거리가 좁혀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오히려 그날의 사건을 생각하면, 두 사람은 서로의 감정을 잘 숨기고 있다고 칭찬해야 할 일.
역시 선생님과 유우카. 깨끗한 교제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심했습니다.
그래.
안심해야 한다.
평가해야 한다.
그런데.
역겨움이.
역겨움이, 기어 다녀서, 멈추지 않는다.
□ ◇ □ ◇ □
오후의 일이 전부 취소되었습니다.
『타겟 여전히 도주 중! 폐허에 침입했습니다!
돌격할까요!?』
「알겠다. 1번대, 섣불리 돌입하면 안 돼.
현장을 포위하고 대기. 별동대를 보낼 테니, 타겟의 거동에 주시해.
3번대. 어때, 갈 수 있겠어?」
『갈 수는 있지만, 시간이 걸릴 거야, 선생님.
5분 이상은 필요해.』
「알았어. 유우카, 계속해서 1번대 지휘를 맡아줘. 노아, 3번대 오퍼레이트를.」
『네, 선생님!』
「알겠습니다, 선생님.」
이유는 이것.
복귀하자마자 선생님은 트러블에 휘말렸다.
아니, 휘말렸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정식으로 샬레에 의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현장의 학생들과 연계하여, 폭도를 진압하는 것.
화급한 안건이기에, 오후의 예정 전부를 조정하고 서둘러 현장으로 향했다. 샬레에서 동원할 수 있었던 학생은 나와 유우카 두 사람뿐이었지만, 현지 학생들의 능력의 높이도 더해져, 어떻게든 폭도들을 한바탕 붙잡는 데 성공했지만.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듯, 궁지에 몰린 일부 헬멧단원들이 폐허로 도망친 참이었다.
타고난 피지컬로 현장 부대의 지휘를 맡은 유우카가 이끄는 1번대가, 폐허를 둘러싼다.
나는 선생님과 함께 지령실에서 오퍼레이트. 지령실이라고 해도, 간이 텐트에 책상과 기재를 옮긴 간소한 것이지만.
거듭되는 전투 현장의 이동으로, 기이하게도 문제의 폐허는 지령실 바로 아래 100m 이내의 거리에 있었다.
달리면, 여기서부터 충분히 도달 가능한 거리.
무너져 내리는 건물로 달려가는 그의 모습.
머리를 흔들어 싫은 기록을 쫓아낸다.
「3번대. 응답 바랍니다. 이쪽은 샬레의 우시오 노아. 현장까지의 오퍼레이트를 개시할 테니──」
『후퇴! 후퇴!!!』
「!?」
갑자기 인컴에 유우카의 절규가 울린다. 선생님도 나도 굳어지고, 폐허로 눈을 돌린다.
「왜 그래 유우카! 무슨 일이야!」
『폭발물 작동을 감지!!
광범위한 피해가 예측!! 전원 후퇴!!
너무해! 막무가내야!! 저놈들 자폭할 생각이에요!!
선생님, 엎드──』
그녀의 목소리를 지우고, 번개처럼 한순간의 섬광이 눈을 태웠다.
이어서 굉음. 묵직한 땅울림과 함께, 열과 바람이 불어닥친다.
어느새 땅에 엎드려 있던 나에게 선생님이 덮쳐 있었다. 폭풍으로부터 내 몸을 지켜주었다고 뇌가 이해하는 데 몇 초를 요한다. 그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제2의 굉음이 울려 퍼졌다.
붕괴다. 헬멧단의 자폭과 함께, 폐허는 흙먼지를 일으키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아아악!!!」
데자뷔.
플래시백.
그날과 똑같아.
적대하던 학생이 스스로 뿌린 불씨로부터 당사자를 구하려고. 그 몸을 바치러 달려간 선생님.
이 광경은 바로 그날과 똑같다.
이후의 전개도, 분명 그날과 똑같이 될 것이다.
말려야 해.
어떻게든. 물고 늘어져서라도.
이 사람을, 말려야 해──.
「선생──」
「무사해, 노아.」
「───────.」
분명, 지금이라도 달려가 버릴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매달린 그 팔은.
그 사람은.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나를 보고 있었다.
「선생, 님……?」
「괜찮은 것 같네, 다행이다.
정말, 대단한 폭발이었네…….
머리는 안 부딪혔어? 어디 다쳤으면, 바로 말해야 해.」
「아……, 네, 네.」
냉정침착.
선생님은, 긴장을 머금으면서도 지극히 평온한 눈빛으로, 붕괴해가는 폐허를 바라보고 있다.
거기에는, 격정에 몸을 맡기는 어리석은 자는 없고.
성미 급한 지휘관 실격의 폭주 열차는 없고.
학생의 목숨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선생님은 없고.
냉철한 두 개의 눈만이, 조용히 현상을 응시하고 있었다.
「유우카. 들려?」
『선생──……! 노아──……!
무사──……!?
이쪽─…은─…! 전원 무사──……!로─…움직일──……!』
「아무래도 무사한 것 같네, 다행이다. 하지만 통신에 장애가 있네.
어쩔 수 없지.」
그가 시선을 폐허에서 돌리고, 허공을 바라본다.
「──세리나.」
「네. 선생님.」
선생님의 조용한 목소리에 호응하여, 허공에서 분홍색 그림자가 튀어나온다.
스미 세리나.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특수한 워프 능력을 가진 수수께끼 많은 학생.
선생님의 요청에는 언제 어떤 경우에도 달려오는 그녀는, 실질적으로 선생님의 근위대 같은 존재지만.
하지만 선생님은 그녀를 그렇게 취급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녀의 능력을 이용하는 것도. 그 힘에 힘입어 작전을 입안하는 것도.
자신의 목숨에 위험이 닥치더라도, 그녀를 조커처럼 쓰는 일은 없었다.
그런데.
「부르셨나요, 선생님.」
「응. 저기 무너지고 있는 폐허 안에, 휘말린 학생들이 있을 거야.
나중에 유우카 일행도 합류하겠지만, 먼저 구조에 나서주지 않을래?」
「알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이래서는, 마치 사병.
학생에게, 사랑하는 아이들이라고 호언장담해 온 그의 지금까지의 대응과는, 마치.
「세리나가 선발대로 가서 구조가 필요한 사람들의 수와 상태를 확인해 줄 거야.
1번대와, 합류한 3번대 멤버로 구조 활동을 한다.
뭐, 안심해도 돼, 노아.
키보토스인의 내구력이라면 이 정도는, 가벼운 부상으로 끝났을 거야.」
당연하다.
말씀하신 대로다.
내가 그날, 바랐던 결과다.
이 결말을 바랐던 것이다.
그런데.
「이걸로 됐어.
이번에도 무사히 해결됐네, 노아.」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
냉정한 눈이, 엿보고 있다.
맑은 눈동자가, 엿보고 있다.
철저한 마음이, 제외하고 있다.
누가.
선생님이.
누구를.
학생을.
공포.
당신의 얼굴을, 직시할 수 없다.
◇ □ ◇
「우우…… 아파…… 아파요 선생님…….」
「자업자득이야, 정말. 왜 나쁜 쪽으로만 과감한 거야.
너희들 전부 밀레니엄 병원으로 데려갈 테니, 2주간은 재활 통조림을 각오해.」
「하지만 우리들…… 돈 없어…….」
「이번에는 전액 내가 낼게, 안심해.
대신 너희들은 회복에 전력을 다할 것. 알겠지?」
「우우…… 선생님 상냥해…….
미안해, 우리들 고집부려서…….」
「반성했다면 그걸로 됐어.
자, 세리나. 그리고 모두. 그녀들을 잘 부탁해.」
헬멧단 잔당은 전원 구조되었다.
예상대로, 모두 목숨에 지장은 없다.
전원의 상태를 확인한 선생님은, 현장 지휘했던 학생들과 세리나 씨에게 그녀들을 맡기고, 배웅하고 있었다.
결과. 폭도는 전원 진압되었고.
샬레 측에 피해는 없고.
가해자들도 부상은 입었지만, 전원 무사.
만사 해결.
선생님의 이번 판단은, 완벽하고, 결점 없고, 내가 요구했던 완전한 해답이었고.
그런데.
「선생님!! 노아!! 무사하세요!!」
「유우카! 이쪽은 문제없어.
유우카야말로 무사해!? 부상은? 어디 아픈 데는!?」
「그, 그, 그만, 어디도 다치지 않았으니까요!
얼굴 더듬지 마세요! 정말!」
유우카가 부대 멤버로부터 이탈하여 합류했다.
선생님과 사이좋게 장난치고 있다.
플래시백.
몇 번이고 뇌리를 태웠던 겹쳐지는 그림자가, 또다시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무익한 선망이 아니라, 이번에는 의미를 가지고.
『우리들을, 우선해줘──』
『당신을 깎아내리는 자들을 부정하는 우리들을, 당신 자신으로 긍정해줘──』
그날, 돌이 되어 훔쳐 들었던 그녀의 말이, 해마를 태웠다.
「다행이다……. 걱정했어. 유우카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을까 봐.
냉정하게 지휘를 계속한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어.」
「정말, 선생님은……. 이래서는 평소와 입장이 반대…….
아니, 그렇죠. 걱정시켜 드렸죠.
다시 한번, 안심하세요. 선생님.
하야세 유우카, 지금 막 귀환했습니다.」
「…………응. 어서 와, 유우카.
……정말로. 무사해서, 다행이야.」
두 사람이 한 손씩을 맞잡는다.
5개의 손가락이 손바닥을 기어, 쥐고. 서로의 맥을 느끼듯이 1초, 2초.
이윽고 그 손가락 끝끼리 서로를 피하듯이 확인하듯이, 얽히고, 맺어진다.
숨이 멎었다.
아니, 시간도 멈춰 있다.
광원조차 잃어버린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순백의 배경에 그와 그녀밖에 비치지 않는 현상에 변명이 되지 않는다.
그저 깍지 낀 손.
그것도 한 손씩.
방금 내가 직접 말했던, 깨끗한 교제. 그 연장선상.
서로 사랑하고 있으니, 이 정도는 당연.
그럴 터.
그럼 이것은.
이 아픔은 무엇인가.
두개골을 뒤에서 망치로 얻어맞는 듯한 이 고통은.
강제로 수면유도제를 점적당한 듯한 구역질을 일으키는 현기증은.
내장을 먹고 먹고 후회하며 다 먹어치우고, 마침내 말이 되어 입에서 뛰쳐나가려는 이 괴물은.
그, 그저 깍지 낀 손이.
겹쳐지는 두 사람의 그림자보다, 훨씬.
침대 위에서 흐트러지는 남녀 따위보다, 훨씬.
내 마음을. 유리 세공처럼.
「────, ──. ……──?」
「──?────. ───!」
두 사람이 무언가 묻고 있다.
아마 샬레로의 귀환을 명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네, 라든가 에에, 라든가. 적당한 대답을 하고 두 사람을 따라간다.
머릿속에서는.
규탄을.
하고 싶지도, 하고 싶지도 않은.
멈출 수 없는, 멈출 수 없는.
부끄러움도 체면도 내던진, 끔찍한 규탄을. 반복. 반복. 반복. 반복. 반복. 반복. 반복. 반복.
(적이든.
목숨에 지장이 없든.
선생님이. 학생을. 버렸다…….)
내가 그것을 바랐는데도.
어느 입이.
(그런 건, 선생님이 아니야…….)
어느 입이. 어느 입이 말하는가.
그만둬.
(유우카가.)
아니야. 그만둬.
그녀가 아니야. 나다.
(유우카가, 선생님을 설득했으니까.)
그만둬.
(유우카가. 선생님을 설득하고. 선생님의 1번이 되고.)
그만해.
(선생님이 유우카를 선택했으니까. 유우카가 선생님을 선택했으니까.)
그만해. 제발. 이제 그만해.
(유우카가, 선생님과, 연인이 되었으니까──)
그만해. 그만해. 그만해.
그만두지 마.
(유우카 탓이야.)
결론. 귀결.
(유우카가, 선생님을 홀렸으니까.
유우카가, 선생님을 거부했으니까.
유우카가, 선생님에게 요구했으니까.
그래서, 선생님이. 선생님이, 아니게 되어버렸어.)
나란히 선 두 사람의 뒤를, 한 걸음 늦게 따라간다.
그 틈에, 내가 들어갈 여지는, 이제 없다.
◇ □ ◇ □ ◇
「……왜 그래, 노아. 이런 밤중에 혼자 샬레에 오고.」
「……유우카는, 어디에」
「유우카라면 옆 휴게실에 있어. 아무래도 너무 무리해서, 그녀에게는 먼저 쉬라고 했어.
자, 소파에 앉아. 커피를 타줄게.」
재촉하는 대로 소파에 몸을 내린다.
고개를 숙인 채, 미동도 없이 테이블의 한 점을 계속 바라본다.
아니, 어디도 보지 않는다. 망막을 태웠던 그 연극만이, 끝없이 반복되고 있다.
내 기억력의 폐해인가. 아니, 그런 광경. 누구라도 트라우마가 된다. 딱히, 내가 특별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림자가, 얽힌다.
손가락이, 얽힌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사랑했던 사람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내가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닿을 수 없는 곳에서 저편으로 가지 마 가지 마 가지 마.
나를.
두고.
가지 마──.
「노아! 노아!」
「…………!」
세게 어깨를 흔들려 각성한다.
깜빡이는 시야에, 서서히 정보가 스며든다.
밤.
샬레.
소파.
테이블.
커피. 선생님이 타주셨다. 맛있겠다.
선생님.
나를 들여다보는. 선생님.
가장 사랑하는 사람──.
「────────읏」
「────────.」
망설임은 없었다.
사로잡히지 않았다.
0.1초 이하의 망설임도 보이지 않고, 내 입술은.
놓쳤을 사랑을 향해, 칼끝을 맞추고 있었다.
얼마나 무의미한 첫 키스인가.
겉으로 보기에는, 어쩌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다운 키스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실체는 그저 제멋대로.
남자는 여자의 어깨에 손을 얹은 채, 충격으로 굳어지고.
여자는 남자의 마른 입술을, 자신의 것으로 적시고.
이윽고 한 줄기 물방울이 여자의 감은 눈꺼풀에서 흘러내린 것을 시작으로, 멈췄던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
이명이 나는 침묵.
당신과 보내는 침묵은, 비 오는 날이라도 마음을 적시는 한 막이었는데.
지금은 바로 바늘방석. 지옥의 판결을 기다리는 죄인.
「…………노아.…………왜.」
「…………후.……후후. 후후후.
『레몬 맛, 안 났네요』.」
「!!!」
준비해 둔 대사를 읊는다.
효과 발군. 선생님에게도 순식간에, 내가 해온 소행이 전해졌겠지. 이 엿보기꾼 여자의 실정을.
「노아…… 설마, 봤어…….」
「네. 네.
그날. 병실 앞에서.
선생님과 유우카의 처음부터 끝까지, 잘 봤습니다.」
생각보다 술술 말이 나온다.
마치 감정과 사고가 분리된 것 같아. 이상한 감각.
선생님은 말하자면, 벼락을 맞은 것과 같은 얼굴을 하고 계셨다.
조금 속이 시원한 기분이 든다. 후후. 꼴좋습니다.
「하지만. 그건, 사소한 일입니다.」
「뭐, 사, 에.」
「네. 사소한 일.
제가 선생님께 묻고 싶은 의제는 따로 있습니다.」
충격으로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선생님에게 연달아 몰아붙인다.
냉정해질수록, 뇌가 식을수록. 내 입은 잘 돌아가게 되었다.
「선생님. 부디. 부디, 진심으로 대답해 주세요.
오늘의 작전 지휘.
마지막 한 막. 무너져 내리는 폐허에 남겨진 학생들을 앞에 두고.
──잘, 참으셨네요?
틀림없이, 또 뛰쳐나갈 줄 알았는데.」
「……!」
「우후후. 저, 깜짝 놀랐어요. 선생님, 이전의 기록과는 완전히 정반대의 일을 하시니.
오늘의 선생님, 제 기록과의 차이점뿐이었어요. 다른 사람인 줄 알았을 정도로.
……있죠, 선생님. 무엇이 당신의 마음을 변하게 했나요.
도대체 왜. 당신은 자신의 목숨을 존중하게 되셨나요.」
「…………………….」
안 돼.
아직.
아직, 돌아갈 수 있어.
선생님이 내가 예상하는 대사를 입에 담지 않으면.
어디까지나 자신의 의지로. 스스로가 스스로를 걱정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어.
그렇게, 생각을 고쳐먹었다고 말씀해 주신다면.
나는 멈출 수 있어.
그러니까. 제발.
내가 이런 말을 하게 하지 마.
내가 정말 정말 정말 좋아하는──.
「……그래. 다른 사람도 아닌 노아에게 숨기고 있었던 건, 내 잘못이야.
사과하게 해줘. 미안해, 노아.
그러니, 들어줬으면 해.」
그런데.
「나는. 하야세 유우카와 연인이 되었어.」
「──」
안 돼, 그런데──.
「노아도 봤다면 알겠지만. 그날, 나는 유우카에게 선택을 강요당했어.
내 평등의 생각은 물러 터졌다고. 그러면 언젠가, 파탄나는 날이 올 거라고.
……솔직히 말해서, 나도 그건 알고 있었어. 알면서도, 결론을 선택하지 않고 미루고 있었지.
하지만, 유우카가 깨닫게 해줬어.」
유리 세공이 깨지는 소리가 난다.
참으로 한심하게도, 내 뇌리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나 같은, 학생들의 마음을 배신하는 어리석은 자를, 진심으로 사랑해 준 여성. 유우카를, 나는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어.
그날 나는 내 의지로, 하야세 유우카를 내 것으로 만들었다.」
뱃속의 괴물이 형태를 이룬다.
여덟 개의 다리를 펼치고, 식도에 발톱을 세우고.
천천히, 착실하게. 위로 위로 올라간다.
「한 사람을 선택해 버린 이상, 내 심신은 더 이상 나만의 것이 아니야.
비록 그 상대가 학생이더라도, 나는 유우카를 위하는 일을 우선한다.
유우카가 내 상처를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 말대로.
유우카가 내 안녕을 원한다고 한다면, 그 말대로.
나는, 나 자신을 포함해. 다른 무엇보다, 하야세 유우카를 우선하기로 결정했어.」
괴물이, 탄생을 바라며 기어 나온다.
다가올 축탄을. 내 안의 그로테스크한 본심을.
온몸에 짊어지고, 지금 바로 내 입안으로.
그리고──.
「이런 형태로 너의 소중한 친구에게 손을 대서,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해.
미움을 받는 것도, 꺼려지는 것도 이해하고 있어.
나는 너에게 사과하는 것밖에 할 수 없어. 미안해, 노아.
──그래도.」
그리고 마침내.
첫울음을.
「그래도, 노아. 부디, 나와 유우카의 관계를 인정해 줘.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그녀를 우선하겠다고 맹세──」
「으아앗!!!」
괴물에 침범된 이 앞발이, 사랑스러운 당신의 양손을 잡는다.
괴물에 지배된 이 뒷발이, 정말 좋아하는 당신의 발을 건다.
괴물로 변해버린 이 몸이, 가장 사랑하는 당신을 껴안고. 소파에 넘어뜨린다.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귀여고 귀여운 당신[먹잇감]을 향해. 괴물이.
내 안에서 생겨나 당신에게로 엮어지는 이 괴물이.
아아. 드디어.
「──사랑해요. 선생님.」
「───────────.」
드디어 말했다.
양쪽 눈에서 흘러내리는 물방울을 멈출 수 없다. 주르륵 주르륵, 뚝뚝. 덮쳐진 내 밑에 깔린 당신의 뺨에 자국을, 기록을 남긴다.
닦으면 사라지는 통곡의 흔적.
흐린 유리창의 기록을 상기하며.
마치 비 같다.
그날의 비와 똑같다.
그래.
그 마음을 창문에 기록했던 날.
그날에, 나는, 당신에게.
「……윽, 흑, 하아, 아아…….
아, 아아아……. 으아아아…….
선……생…님……, 저는……!
저도……!」
꼴사납게 눈꺼풀에서도 입에서도 빗방울을 흩뿌리는 모습을, 망연히 나를 바라보는 당신의 얼굴을, 은백색의 드리운 막으로 바깥세상으로부터 가리고.
무너져 내릴 것 같은 겁 많은 몸을 괴물[연심]에게 지탱받고.
이 안에 감춘 본심을.
무덤까지 가져가야 했을 본심을.
터뜨렸다.
「저도!!
당신을!! 정말 좋아해요!!
사랑해요!!!」
「────」
「잃고 싶지 않아요!
놓치고 싶지 않아요!
저도……!!
저도 당신을…… 좋아해요…….
정말 좋아해요……. 선생님…….」
이마를 당신의 가슴에 문지른다.
그날 봤던 그녀와 똑같이. 그 기록을 내 눈물로 덮어쓰듯이.
그런 것,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걸 아는데도.
그래도 발버둥 치는 것을 멈출 수 없다.
어리석은 죽어가는 벌레처럼. 꼴사나운 괴물처럼.
발버둥 치는 것을 멈출 수 없다.
「계속…… 사랑했어요.」
「………….」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미래 영겁, 옆에서 계속 보고 싶다고. 제 안에 계속 기록하고 싶다고. 그렇게…… 바랐어요.」
「…………노아…….」
「그런데……. 그런데……!」
빗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끝없이 넘쳐흐른다. 터진 눈물과 말이 탁류가 된다.
「멋대로……! 멋대로 유우카를 선택하고……! 멋대로 저를 버려두고……!
멋대로예요…… 당신도 그녀도……!
제멋대로……!!」
「………….」
「제멋대로……예요………….
으아아아………….」
제멋대로인 것은 어느 쪽인가.
그런 건 알고 있다.
알고 있는 정도로 억제할 수 있다면, 감정 같은 건 필요 없다.
그것이 안 되니까 사람은. 나는.
사랑을 아는 것이다.
「……한 번만이라도 좋아요. 선생님.」
「………….」
「저를, 안아주세요.」
「…………그건, 안 돼.」
「……그렇다면. 당신이 학생을 희롱한 것을, 키보토스 전역에 공개하겠습니다.」
선생님의 동공이 가늘어졌다.
하지만, 내가 예상했던 것만큼 경악하지 않는다. 아마 어느 정도 이 결말을 예기하고 있었을 것이다. 내 분노에서 비롯된 결말로서.
설마, 그게 사랑에서 비롯된 협박일 줄은 예상하지 못한 모양이지만.
「……세미나 서기로서의, 공식 발표입니다. ……신빙성은 보증된 셈이죠…….
키보토스는 혼란에 빠질 거예요.
당신을 모르는 자는, 당신을 악귀라며 욕할 것이고.
당신을 들어본 자는, 기대를 배신당했다며 외면할 것이고.
당신을 좋아했던 자는……. 저와 같은 부류들은, 모두 분노할 거예요.
……그 분노는 누구에게 향할 거라고 생각하세요?」
「노아……!」
「후후후. 유우카는, 적을 많이 만들게 되겠네요.
당신은 그녀를 지켜낼 수 있나요?
……사랑했던 여자가 사랑하는 학생에게 송곳니를 드러내고. 그런 지옥을, 바라는 건가요?」
사악하기 짝이 없는 발언에, 뺨이 굳어진다.
여기서 멈춰야 하지 않을까.
이 이상은 사람으로서. 있어서는 안 될 사안이 아닐까.
지금이라면 아직. 농담이라고, 웃어넘길 수 있지 않을까.
겁 많은 내가 몸을 빼려 발버둥 치는 것을, 괴물[연심]이 억누른다.
이제 물러설 수 없다.
「……상관없어, 노아.」
「……뭐라고요?」
「상관없다고 했어.
어차피 숨길 생각은 없었어. 나는, 내가 사랑한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숨기는 것 앞에 진정한 행복 같은 건 없어.
분명 모두 이해해 줄 거야. 학생들은 모두 좋은 아이들이니까. 너를 포함해서.」
아아, 정말 어리석은 사람.
이 지경에 이르러서도 아직 이해를 하지 못하다니.
좋은 아이들? 눈앞의 괴물이, 당신에게는 사랑스러운 아이로 보이는 건가요? 사랑스러운 아이로밖에 보이지 않는 건가요.
이 괴물의 앞발이, 당신의 완력을 훨씬 능가하여, 힘없는 양손을 움켜쥐고 있는 것이 보이지 않나요.
이 괴물의 뒷발이, 당신의 의사를 무시하고, 무력한 다리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 보이지 않나요.
이 괴물의 입이, 당신의 사랑스러운 입술을 이미 빼앗았는데도.
모르시나요.
알아주지 않으시나요.
내 괴물[연심]을.
그렇다면.
「……그런가요.
그렇다면 그걸로 상관없습니다.
수단을 가리지 않는 방법에 호소할 뿐입니다.」
「노아……!!
그만둬, 이런 방식……!
네 마음을 더럽히는 행위야! 너 자신의 존엄을 부정하는 행위야!
나는 유우카에게……!」
「이걸로 저항하고 있는 셈인가요.
선생님. 정말. 정말 귀여운 사람.
아직 눈앞에 있는 악녀가 아이로 보이는 건가요.」
힘을 준다.
빼앗긴 것을 되찾기 위해.
한심할 정도로 힘이 들어간다.
「이제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힘을 준다.
사랑스러운 당신을 소중히 하기 위해.
악덕하기 짝이 없는 정념이 깃든다.
「당신이 당신이 바라는 것을 이룬다면.
유우카가 유우카가 바라는 것을 이룬다면.
저도……! 제멋대로……!
마음대로 하겠습니다……!」
그래.
이제 용서하지 않아.
새치기한 그녀에게, 본때를 보여주겠어.
내 사랑을 봐주지도 않는 당신에게, 본때를 보여주겠어.
꼴사납게 발버둥 치며 도망치려 애쓰는 사랑스러운 당신[먹잇감].
꽤 저와 닮지 않았나요. 후후, 역시 잘 어울려요, 우리.
아아. 맛있겠다.
치사해.
치사해요 유우카. 이렇게 맛있는 것을, 혼자서 만끽하다니.
나도.
유우카. 당신이 맛본 것. 저에게도 주세요. 나눠주세요.
선생님.
잘 먹겠습──────.
「두 사람 다.
잠깐 시간 좀, 내주시겠어요.」
◇ □ ◇
「──계산대로. 완벽하네.」
휴게실 침대에 걸터앉은 나는, 태블릿 단말기에서 사무실의 감시 카메라의 모습을 확인하고 있었다.
바로 지금, 소중한 친구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덮친 참이다.
「미안해, 노아.」
단말기에 흐르는 영상에 말한다. 그녀와 당신이 겹치는 모습을, 사랑스럽게 손끝으로 더듬는다.
「이렇게 될 거라고 알고 있었어.
아니. 이렇게 되도록 꾸몄어.」
이어폰에 울리는 도청기로부터, 소중한 친구의 통곡의 음색이 연주된다.
「전부 계산된 행동이었어? 내 태도는.
화가 났겠지? 우리가 다정하게 노는 모습을 보니까.
네 앞에서 보란 듯이 행동하면, 반드시 네가 나설 거라고 알고 있었어.
완전 기억 능력, 단점 투성이네.
희미해지지 않으니까. 쌓여갈 뿐이니까.
──감정[트라우마]이.」
소중한 친구의 마음속에 감춰진 본심을.
더러워진 질투를. 원통함에 가득 찬 선망을.
견딜 수 없는 소외감을.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을. 나에 대한 마음을.
기분 좋게 곱씹는다.
「노아. 너, 예전에 이렇게 말했지.
『선생님은 모두의 공유물이다』라고.」
손끝이 그녀를 쫓는다. 기억의 끝을 상상한다.
「응, 완전히 그 말대로야.」
손끝이 그를 쫓는다. 결의를 품고, 힘차게.
「선생님은 학생들의 공유물. 모두가 사랑하고, 모두가 연모하고.
모두가 사랑받고, 모두가 곁에 있고.
이렇게나 이렇게나, 우리를 사랑해 주는 당신. 상처를 입고 몸을 태우고, 자신을 부정하면서까지 학생들에게 헌신하는 사랑스러운 당신.」
힘차게. 힘차게. 힘차게. 힘차게.
「────────그래.」
이상한 소리.
액정이 비명을 지른다.
「──공유하지[사랑하지] 않는 놈이, 악인 거야.」
균열이 생긴다.
손끝에서 전해지는 정념이, 단말기에 돌이킬 수 없는 흔적을 남긴다.
마치, 거미줄처럼.
「당신의 신념은, 아름다웠습니다. 존경할 만한 것입니다. 저도,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 그러면 안 돼요.
모든 학생에게 사랑을 주는 건, 애초에 무리한 이야기예요.
선과 악을 평등하게 나눌 수는 없어요. 결코 섞이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당신이, 당신의 신념에 죽기 전에.」
명제. 애욕을 이용한, 무욕의 부정.
증명은 이루어졌다.
「나를 당신에게 사랑하게 함으로써.
당신의 신념을 왜곡했습니다.」
아무도 듣지 않는 허공을 향해, 범행을 진술해 나간다.
고해. 아니, 정당화.
「당신의 긍지는, 멋있었습니다. 반할 정도로. 저도, 사실은 독차지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 그것도 안 돼요.
저 한 사람에게 사랑을 쏟는 것으로는, 갈등이 생기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요.
필요한 것은, 선에 대한 보상. 악에 대한 처벌.
──그러니까. 당신이, 당신의 긍지에 꿰뚫리기 전에.」
명제. 이율배반을 이용한, 정조의 철회.
이제부터 증명을 개시한다.
「나 이외에도 당신을 사랑하게 함으로써.
당신의 긍지를 짓밟겠습니다.」
그 눈에 더 이상 바다색 빛은 없고.
그 동공에는 각오가 붉게 새겨져.
「선생님.
당신의 진심을 소중히 하기 위해, 선생님의 신념을 왜곡하겠습니다.
당신의 인생을 존중하기 위해, 선생님의 긍지를 짓밟겠습니다.
당신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선생님의 모든 것을 부정해 드리겠습니다.」
받은 사랑을, 일그러지고 무참하게 왜곡시켜.
지금, 당신에게 돌려준다.
「그래요. 저는.
우리들은. 우리들이.
학생[우리]들의 모든 것을 걸고.
『선생님』의 모든 것을 부정합니다.」
단말기를 침구에 던진다.
바닥에 미끄러져 떨어진 이어폰을 밟아 부순다.
둘 다 이제 필요 없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그 아이가 제시하고, 내가 세운, 완벽하게 계산된 계획은.
이 마지막 한 수로 성취된다.
「자, 선생님. 노아.
……즐겨볼까요♪」
문을 열어젖힌다.
내 사랑스러운 사랑스러운 정말 좋아하는 두 사람[먹잇감]을 향해, 정해진 대사를 보냈다.
「두 사람 다.
잠깐 시간 좀, 내주시겠어요.」
◇ □ ◇
「유, 우카, 」
「유우카…….」
「후후. 두 사람 다. 꼴이 말이 아니네요.
특히 노아, 엉망진창이잖아. 기다려줄 테니, 일단 얼굴 좀 씻고 와.」
이것은, 도전장인가.
비꼬는 건가. 협박인가. 경고인가.
어떻게든 받아들일 수 있는 말을, 하지만 부정적인 이미지로 생각할 수 없다.
그 정도로.
자애로운 어머니 같은 미소로.
하야세 유우카는 우리를 사랑하고 있었다.
「유우카, 기다려. 내가 잘못했어. 노아는──」
「잘못했다고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선생님. 이 자리에 나쁜 사람은, 한 명도 없어요.」
천천히. 극적으로.
양손을, 아침 해를 맞이한 꽃잎처럼. 우아하고 탐미롭게 펼치면서, 이쪽으로.
「내 연인을 범하려 덮친, 내 소중한 친구도.」
경쾌한 발걸음은, 나비처럼.
요염한 표정은, 사마귀처럼.
「학생에게 우열을 가려, 소외감을 줘버린 선생님도.」
흔들리는 기운은, 성모처럼.
두른 중압감은, 마왕처럼.
「그것을, 의도적으로 꾸민 이 나도.」
살짝 벌어지는 입꼬리는, 마치.
「의…………도…………!?」
「네, 선생님♪
지금부터, 저와 노아로. 당신을…….
아니. 『선생님』을, 끝내려고 합니다.」
망연한 채 얼어붙는다.
나도 그도. 이 세계와 함께 꿰매져 버린 것 같아.
움직일 수 없다. 실에 묶여 있는 것 같아.
꿈틀거리는 것은, 오직 한 사람뿐.
왜 내가 겁을 먹고 있는 건가요.
내가 악당일 텐데. 내가 외도일 텐데.
제멋대로인 이유로 소중한 친구의 사랑을 방해하고, 소중한 친구의 연인을 범하고 더럽히고 빼앗으려 했던, 사악하고 열악한 희대의 악녀일 텐데.
괴물은, 나, 일 텐데.
그런데.
「노아. 선생님. 즐겨요.
오늘 밤은 특별한 하룻밤이 될 거예요. 아주 아주, 긴 밤이.
우리 학생과, 선생님과의, 완전히 새로운 관계를 쌓는. 그 첫걸음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눈앞의 소녀는. 내 소중한 친구는.
입꼬리를 치켜 올리고, 찢어진 것처럼 웃고.
앞니를, 송곳니를, 송곳니를 드러내고.
번뜩이는 눈빛과 함께, 우리에게 향한 그 열기는.
그 광기는.
마치.
「노아.」
나에게 향한 말. 당신의 감정. 읽을 수 없는 얼굴.
왜일까. 이제 와서.
그날 병실에서의 기록이 떠올라──.
『진정해요……. 여기, 병원이니까…….』
『머리 좀 식히고 오세요, 라고 말하는 거예요.』
『……단, 목소리는 낮춰서 부탁해요.』
…………처음부터…… 나를 쫓아내려고……?
『──이 관계는, 가까운 장래에. 확실히, 갈등을 낳을 거예요. 그것도, 치명적일 정도로.』
…………그저 주관. 증거도 근거도 없어.
그녀는. 합리와 이성의 나라[밀레니엄]는,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아…….
『당신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는 세리나의 능력, 그 심로는, 헤아릴 수 있다는 것이겠죠. 선생님.』
…………어디서 그걸 알고.
…………왜 그걸 믿고.
…………설마.
…………아아.
왜, 의문을 품지 않았던 걸까요.
유우카의 일이라면, 뭐든지 알고 있었을 텐데. 계속 계속 기록해 왔을 텐데.
위화감에. 나라면 눈치챌 수 있었을 텐데.
──애초에.
어떤 결의가 없었다면.
어떤 확신이 없었다면.
어떤 뒷받침이 없었다면.
어떤 것에, 꾀임을 당하지, 않았다면.
수줍음 많은 유우카가, 선생님을 덮치다니. 할 수 있었을 리 없었는데──.
「있지, 노아.
──물론, 어울려 줄 거지.」
당신의 얼굴에.
그날의 당신의 얼굴에.
겹친다. 비상계단 구석을 향했던 일별의 기록.
겹친다. 개재되어 있다. 무언가가.
마치.
괴물.
「……무당거미……………….」
◇ □ ◇ □ ◇
침구에 흩어진 태블릿 단말기.
휴게실.
아무도 없는 어둠 속. 허공에, 사람의 그림자가 내려선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분홍색 그림자를 두르고. 한 뭉치의 깃털을 거느리고. 지닌 천륜에, 십자가 끝에 플뢰르 드 리스를 내건 그 소녀는.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단 하나 이채를 띠는 광원을 집어 든다.
「아아, 유우카 씨…….」
사랑하며. 감동을 아끼지 않고.
「……해내셨군요.」
눈가에 눈물을 글썽이며. 영혼의 구원을 존중하며.
「훌륭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정확히. 계산대로, 완벽. 했네요.」
위로를 건넨다.
화면 너머로. 비치는 자들에게.
자애로운 어머니로서. 성모로서.
넘칠 듯한 사랑을 담는다.
「이걸로, 『선생님』은, 끝난다…….」
넘칠 듯한. 사랑을.
「이걸로. 그 사람은, 구원받는다──.」
바라보는 액정 화면 너머.
거미줄 모양의 균열 속에, 남자가 한 명. 여자가 한 명.
걸음을 옮기는, 괴물이 한 마리.
둘러쳐진 덫의 핵에, 사로잡혀 버린 가련한 가련한 두 마리의 먹이.
큰 나방과 작은 나방.
가장 사랑하는 먹이를 탐하려, 지금 바로.
무당거미가 다가오려 하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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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미친년들이

따흐앙 백키로함정이다!
뭔가 ㅈㄴ 질척한 내용이네
진짜 ㅈ되는 엔딩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