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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번역) 쿄야마 카즈사는 애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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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벌써 끝이네~"

12월 31일, 올해의 마지막 날.

별 생각없이 틀어놓은 TV에서는, 연말마다 하는 가합전(歌合戦)에서 분위기를 띄우는 것이 나오고 있었다.

누구한테 말하는 것도 아닌 혼잣말이, 난방기구 소리에 묻혀 사라져간다.

모모톡에 몇개인가 답장한 뒤, 어렴풋이 느껴지는 졸음에 몸을 맡기면서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연하장도 다 썼고, 방 청소도 끝났다.

소바(年越し蕎麦)도 먹었고, 카운트다운이니 뭐니 하면서 이상하게 들뜬 나츠도 제압했다.

목욕도 했고, 화장도 다 지우고 개운한 상태. 물론, 스킨케어도 빼먹지 않고 했다.

자, 남은건 자는 것 뿐이다.

팔을 위로 치켜들면서, 끄응하고 기지개를 핀다. 오늘만이 아니라 올해 1년동안 쌓인 피로로 느껴지는건, 연말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인걸까.

TV에서는 올해 유행했던 곡이 흘러나오고 있다. 아이들한테 엄청 인기가 있어서, 나조차 가사를 보지 않고도 부를 수 있을 정도다.

올해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밴드에서 보컬을 맡는다거나, 유령의 집에서 이상한 차림을 한다거나……선생님이 있는 곳에, 매주마다 가거나.

내년은 어떤 한해가 될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침대에 드러눕는다.

이제 연도가 바뀌는 순간까지 억지로 일어나 있을 정도로, 애는 아니다. 이대로 자버리는 것도 괜찮겠지.

그렇게 눈을 감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은 선생님의 모습이었다.

언제부터 였을까.

그 사람에 대한 생각만 하게 된 것은.

맛있는 디저트를 발견했을 때.

재밌는 일이 있었을 때.

힘든 일이 있었을 때.

문득, 시간이 비었을 때.

이불을 덮고, 자려고 할 때.

느낀 것을 말하고 싶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물어보고 싶다.

제일 처음으로 떠오르는 그 상대는, 당연하게도 그 사람이었다.

"……지금, 뭐하고 있으려나."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린 말에, 스스로도 조금 놀란다.

하지만 위화감은 없었다.

목소리를 내서 말을 하자, 더더욱 생각이 기울어진다.

그 사람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연말의 밤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신경쓰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게 되어버린다.

나는 술렁거리면서 떨리는 다리를 진정시키고자 침대에서 일어났다.

폰을 집어들고, 알림을 확인하고, 모모톡을 열어서, 다시 닫고, 역시 다시 열고.

그렇게 몇 번인가를 반복한 후에, '선생님'이라고 표시된 톡방을 열었다.

『잘자요』라고 내가 보낸 톡으로 대화는 끊겨있다. 이미 '일주일씩이나' 전에 보낸 톡이다.

"……일주일씩이나, 라니."

스스로 지적을 하면서 부끄러움을 삭인다.

나는 언제부터, 이렇게나 선생님과의 연락을 고대하게 된 것일까.

전화를 걸……기에는, 역시 좀 아니겠지.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침착하게 보낼 문장을 생각했다. 그래, 가벼운 느낌으로 가자.

『선생님, 지금 뭐해?』

이건 조금 미묘.

『이제 곧 새해가 밝네. 올해도 감사했습니다』

으~음 조금 딱딱한가……?

『지금부터 거기 가도 돼?』

"아니! 왜 만나려고 하는건데!?"

작은 화면을 향해 소리를 질렀지만, 거기엔 아무 것도 입력되지 않은 채로 떠있는 문자판이 있을 뿐이다.

마지막 날의, 가장 사적일 시간에 일부러 이런 메시지를 보내다니. 그거 꼭, 커──…….

나는 심호흡을 하듯이 다시금 커다란 한숨을 토해내고, 폰 화면을 껐다.

TV에서 드라마의 주제가가 들린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나이차가 나는 커플을 그려낸 러브코미디물의 엔딩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신경도 쓰지않고 자버리는게 무난하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래도 한번 붙어버린 불꽃은, 바로 사라지는 일은 없다.

그리고 이런 상태로 잠들 수 있을 정도로, 나는 요령이 좋지도 못했다.

"……좋아."

이것저것 생각하는 것보다도, 행동해버리는 쪽이 더 내 성미에 맞다.

졸음을 깨우기 위해, 테이블에 내버려뒀던 다 식은 핫밀크를 다 마셨다.

마음에 드는 속옷으로 갈아입고, 교복으로 몸을 두르고, 완벽하게 화장을 하며 몸단장을 끝냈다.

향수는 번거로워질 것같아서 쓰지 않았다. 막 목욕한 참이니까, 이상한 냄새는 나지 않겠지.

흥미가 사라진 TV를 끄고, 평소에 신던 구두를 신고, 조명을 끈 뒤에 문을 잠근다.

방금 전까지 따끈따끈했던 몸을, 연말의 바람이 의미없이 스쳐지나간다.

이런 시간에 샬레에 있을지는 모른다.

어쩌면 다른 학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잠깐 상황만 보러 가는 것뿐.

만나지 못하면, 포기할 마음도 들겠지.

그래, 이건 그냥 밤 산책이다.

올해 마지막 날에 들떠버린 스스로를 다독이기 위한, 제야의 종 같은 그런거다.

나는 스스로에게 변명을 하면서, 깊게 생각하지 않고 집을 나섰다.

그래, 깊게는 생각하지 않았다.

왜 아까 속옷까지 일부러 갈아입은걸까, 같은.

그런건, 아무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쿄야마 카즈사는 애타지 않는다

올해의 마지막 밤이라서인지, 다행히도 공공 교통기관은 이런 시간에도 움직이고 있는 모양이었다.

완전히 익숙해진 노선의 전차나 버스를 몇 번인가 갈아타면서, D.U.구의 외곽지에 도착했다. 여기서 조금 걸으면, 금방 샬레가 있는 빌딩이 보인다.

이동하고 있는 사이에도, 시각은 올해의 끝에 다가가고 있었다.

입에서 나오는 숨결은 하얗고, 별이 가득한 밤하늘 속으로 녹아든다.

의외로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모두 춥다는듯이 빠른 걸음으로 거리를 지나가고 있었다.

……너무 얇게 입고 와버린 걸지도 모른다.

기세만 믿고 집에서 뛰쳐나온 것을 후회했다. 목욕으로 데워졌던 몸이 식기 시작한다.

문득, 근처에 가판대가 열려 있는것을 깨달았다. 라멘이라고 쓰여있는 등불 옆, 가판대 골조 나무기중에 『연말 소바 있음』이라 작게 족자가 걸려있다.

소바, 인가.

차가워진 몸에는 알맞다.

무엇보다, 선생님하고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그 사람 일이니 뻔하다, 정신을 놓고 소바 같은건 먹지 않았겠지.

방심을 하면 금새 편의점 도시락이나 컵라면으로 대충 때우려고 한다. 나쁘다고는 하지 않겠지만, 밖에 나와서 느긋하게 식사를 할 정도의 여유는 가졌으면 좋겠다.

가판대 자리에서 손님이 몇명인가 들락날락하는 것을 보고, 그 사람만 괜찮다면 나중에 가자, 라고 정했다.

결정한 순간 문득, 어떤 생각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갔다.

"…………있, 겠지. 선생님."

기세 좋게 와버렸지만, 생각하지 않으려했던 불안이 이제와서 흘러넘치기 시작했다.

그래, 오늘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이다.

선생님이라해도, 역시 오늘밤까지 일을 하고 있지는 않겠지. 그렇다면, 샬레에는 이미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것 뿐일까, 집에서 느긋하게 게임이나 하고 있을게 뻔했다. 오히려 그러지 않으면 곤란하다. 연말연시 정도는 쉬어야지.

어쩌면, 다른 학생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아니, 오히려 그쪽이 더 가능성이 높다.

모처럼의 휴일, 소중한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자하는 분위기는 내 주변에도 강했다.

선생님쯤 되면 오히려 서로 차지하려고 하겠지.

"우와…………어쩌지."

샬레 사무실이 있는 빌딩의 끝부분이 보이기 시작할 때쯤, 나는 발걸음을 멈췄다. 후드를 뒤집어쓰고, 시야를 가린다.

여기서 전기가 꺼져 있으면.

다른 누군가하고 같이 있으면.

내 방문을, 환영하지 않는다면.

오늘밤의 행동은, 완전히 헛걸음이 된다.

그렇게 주저하고 나서, 나는 시선을 아래로 향한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딱히, 그래도 상관없다.

이런 시간에 샬레에 전기가 들어와있지 않다. 그건 즉 선생님이 쉬고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귀찮은 사건에 휘말렸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만, 뭐어 그래도, 혼자 외롭게 일을 하고 있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혼자서 먹는 고급 디저트보다, 모두 함께 먹는 싸구려 과자가 더 맛있는 것처럼.

지나가는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도록,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래도, 상관없다.

샬레의 상태를 보러 간 적은, 지금까지 몇 번씩이나 있었다.

가끔 근처를 지나가던 날이나, 일부러 멀리 돌아서 가던 날, 가끔 한정 디저트를 사는데 성공한 날, 밤 늦게 돌아가던 날.

늦은 밤에도 샬레에는 당연하다는듯 불이 켜져 있었다. 내버려둘 수 없다, 그렇게 생각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날도 있었다. 그러니까 이건, 내가 안심하고 만족하고 싶어서 하는 행동.

그래, 상관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이건 내가 제멋대로 하는거니까.

뭐하고 있는 건지 궁금해져서 왔다 같은건, 제멋대로에 귀찮은 여자의 단순한 변덕.

뭐야, 오늘은 불이 꺼져있네.

뭐야, 오늘은 다른 학생하고 같이 있네.

그걸 확인하기 위한, 단순한 변덕이니까.

내 다리는 어느새인가 빌딩 앞에 도착해 있었다.

후드를 벗고, 조심조심 사무실이 있는 층을 본다.

불빛은, 켜져 있었다.

기쁜 마음과 기대감이 벅차올라와서, 무심코 올라가려는 입가를 손등으로 감췄다. 딱히 다른 누가 보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단순한 자신이 조금 부끄러웠다.

입구는 평소처럼 열려있었다.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익숙한 손놀림으로 버튼을 누르고, 올라가는 숫자를 본다.

만약 다른 학생이 있다면.

그 때는, 얌전히 돌아가자.

조금 쓸쓸하고 조금 짜증날지도 모르지만, 그건 서로 마찬가지니까.

혼자서 포장마차에라도……아니, 소바는 이미 먹었으니까. 딱히 배가 고픈 것도 아니다.

뭔가 편의점에서 기분해소용으로 달콤한 과자라도 사서, 나중에 선생님한테 새해 메시지라도──

생각이 다 정리되기도 전에, 경쾌한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기대와 불안이 뒤섞이며,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복도를 꺾어서, 멀리 보이는 샬레 사무실 상태를 보았다.

입구의 문이 유리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안이 잘 보인다.

불은 켜져 있다.

선생님은────혼자서 멍하니 소파에 앉아있었다.

"앗……!"

너무나도 이상적인 상황에, 갑작스레 소리를 질러버리고 말았다.

아니 이상적이니 뭐니 생각해선 안돼. 이런 날에 늦게까지 남아있다는건, 잔업을 하고 있거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거나, 그것도 아니면…….

어쨌든 여기까지 와버렸다.

와버린 이상, 어쩔 수 없다.

있는 힘껏 숨을 들이 쉬고, 다시 있는 힘껏 숨을 내뱉는다.

그리고 아무도 오지 않은 틈에, 사무실 문으로 향했다.

이런 시간에 갑작스럽게 방문한 나를, 선생님은 뭐라고 생각할까.

일단, 연시에도 왔으니까 연말에도, 라는 변명은 생각해뒀다.

하지만 선생님 상대로 이래저래 대책을 준비해두더라도, 대부분 쓸모없어진다는 사실은 뼈에 사무치도록 잘 알고 있다.

저 사람은 이쪽이 어떻든지 전혀 상관치 않고 커다란 무언가를 던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솔직한게 제일이다.

생각한 것을, 그대로 전하자.

결심을 하고 문을 열어보니, 선생님은 맞은편에 있는 창문을 통해 밤하늘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들어가면 안되는, 그런 상황은 아닌 것같아서 후우 하고 안심한다.

"선~생님."

적당히 다가가고 나서 말을 걸었다.

"수고했어, 요."

이게 정형화된 문구가 된 것도, 언제부터였을까.

돌아본 선생님이 놀란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 표정이 왠지 이상해서, 무심코 웃음이 흘러나와버린다.

"후훗, 와버렸어."

그렇게 말하면서 걸어가자, 선생님은 입으로 답하기 보다도 먼저 소파의 옆으로 움직여서 공간을 조금 내주었다.

그것에 뭐랄까 기뻐서, 바로 옆에 앉았다.

"카즈사? 무슨 일이야, 이런 시간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싶어서 긴장하는 선생님.

그런 용무 같은건 없다. 있다고 한다면, 선생님을 놀리는 것 정도려나.

"왜~? 용무가 없으면 오면 안되는거야?"

"아니, 그런건 아니지만."

"추운 날씨에 일부러 와줬더니만~"

나는 일부러 과장스럽게 삐진척을 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당황해서 별 뜻은 없다고 말해주었다. 그런건 다 알고 있다.

"후훗, 농담이야."

선생님하고 이야기하다보면 무심코, 놀리고 싶어지고 만다.

하지만 그건 평소에, 선생님이 놀리니까.

화장도 안한 맨얼굴이라도 신경안쓴다느니, 귀여운 눈하고 코하고 입하고 귀가 달려있다느니.

맞다, 연시에는 『새해 첫날부터 만나게 돼서 기뻐, 올해도 좋은 일이 있을거 같네~』라며 부끄러운 소리를 들어서, 놀라게 해주려고 했는데 반대로 카운터를 맞아버렸을 정도다.

이정도는 용서해줬으면 한다. 선생님이 평상시에 하는 행동의 업보다. 바~보.

──라고 해야하나, 그걸 일일이 기억하고 있는 나도 상당히 중증이다.

"아니 그게, 연하장도 다 쓰고, 방청소도 끝났고, 목욕도 했고. 슬슬 올해도 끝이네~ 라고 생각하면서 집에서 연말에 하는 가합전을 보고 있었는데 말야."

손을 꼽아가면서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 본다.

이렇게 늘여놓고 보니, 점점 여기에 올 이유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 웃음이 나올 것만 같아졌다.

"올해 유행했던 곡들을 듣고 있었더니, 문득……선생님 뭐하고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스스로 말하면서도 부끄러워진다. 두근두근 거린다.

말하는 사이에, 선생님과 눈을 마주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이게, 거짓 하나 없는 솔직한 나.

언제부터 였을까.

이렇게나 마음 속을 훤히 드러낼 수 있게 된 것은.

"나를 생각해주고 있었구나?"

선생님이 방금까지의 일에 복수라도 하듯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 행동들이 뭐랄까 기분이 좋아서, 스스로를 이상하다고 느껴서. 참지 못하고 터지듯이 웃어버렸다. 가슴이 왠지 간지럽다.

말하면서, 일부러 만나러 온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변명을 덧붙였다.

다시 한 번 선생님의 눈을 본다. 손을 뻗으면 바로 닿을만한 거리.

"일단, 올해는 연초부터 선생님이 있는 곳에 놀러갔으니까──"

준비해뒀던 변명을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의 시선으로부터 도망치듯이 다시 눈을 돌렸다.

"──연말에도, 가는 편이 좋으려나~ 싶어서."

자기가 먼저 시선을 피해놓고, 선생님이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건지 궁금해져 버린다.

옆을 바라보니, 선생님은 변함없이 그곳에 있었다.

"그 있잖아, 일년의 시작부터 끝까지……라는 말도 말야?"

어라?

이래선 마치, 평생을 함께 하는듯한 말처럼 들리지 않은가.

"……우으, 무겁다고 말하지는 마?"

나 혼자서 생각할 때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선생님한테 말한 순간 갑자기, 금방 후회할 법한 언동이 많아지는 것은 왜일까.

가끔씩, 거리감을 착각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을 때가 있다. 다른 모두한테도 듣는 말이다.

너무 가까워진거 아닌가, 귀찮게 여기는거 아닌가 하고, 불안해진다.

하지만 그런 불안도 거리감도, 이 사람은 맨발로 들어와서 다 치워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뭐, 서로 비긴거나 마찬가지지.

"그런 말 하지 않을거고, 생각하고 있지도 않아."

"정말로?"

"정말로."

"응, 알았어."

다정하게 받아주는 듯한 음색이 귀에 닿는다.

기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 여러 감정이 이리저리 뒤섞여서, 반쯤 농담스러운 대답을 했다.

"그래도, 이런 날까지 샬레에 있을줄은 몰랐어. 연말 마지막 날이라고? 마・지・막・날."

"뭔가 들은적이 있는거 같기도 하네 그거."

"방에라도 틀어박혀서, 선생님이 좋아하는 게임이라도 하고 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대충 둘러보니 일이 밀려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드물게도.

선생님 본인 또한, 뭔가 볼일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정말 멍하니 밖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나.

"그건, 그……뭐라해야 할까."

이번엔 선생님이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유감입니다, 도망치지 못한다고.

상대방의 호흡소리조차 들리는 거리에서, 머뭇거리는 선생님의 대답을 기다린다.

선생님은 얼마 지나지않아 포기한건지, 내 눈을 분명히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했다.

"『누군가』가 올지도 모르니까, 잠깐만 남아있어볼까 했거든."

"엣."

이리저리 떨리는 선생님의 두 눈에는, 내가 비치고 있다.

이전에, 매주마다 샬레에 다니고 있었을 때. 너무 정기적으로 왕래하는 것도 좋지 않나 싶어서, 일부러 날을 며칠정도 늦춘 적이 있다.

그 때, 선생님은 말했었다.

"이제 오지 않는건가 싶어서, 외로웠다."……라고.

방금 전의 말이, 나를 가리키고 있는건지 어떤지는 모른다.

모르지만, 어째선지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딱히 연락을 한 것도 아니며, 약속을 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아무도 없는 샬레에서 혼자, 그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 사실이 뭐랄까 몹시나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안쓰럽고, 재밌었다.

선생님은, 의외로 외로움을 잘타는 성격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자, 가슴이 꼬옥하고 조여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선생님이 말하는 『누군가』가 됐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바깥의 추위 따위는 잊어버릴 정도로 몸이 따뜻해졌다.

"뭐야? 설마 선생님, 혼자라서 외로웠어?"

"울적해져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던 참이야."

"후훗, 그렇구나 그렇구나."

기뻤다.

왠지 모르게 나를 필요로 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기뻤다.

선생님의 외로움을, 메워줄 수 있었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러면, 내가 와서 다행이네~, 선생님?"

그와 동시에, 깨달았다.

아아, 나는 외로웠던 거구나.

1년이 끝나는 중요한 날에 선생님하고 만나지 못해서, 외로웠다.

만나고 싶었던 거다. 나는 그저, 선생님하고.

"쓸쓸한 연말이 되지 않아서 잘됐네?"

기뻐서 그만, 선생님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몸을 들이밀었다.

몸을 움찔거리는 선생님의 허벅지에 손을 올리고, 과감하게 얼굴을 들이민다. 코 끝이 닿을지도 모르는 거리였지만, 그런건 상관없었다.

시야가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로 가득 찬다. 이렇게나 행복한건 없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번뇌 해소.

"카즈사가 와줘서 좋았어. 그것만으로도, 좋은 한해였다고 할 수 있겠네."

"그래?"

"응."

"정말로?"

"덕분에 외롭지 않아졌어."

농담스럽게 그렇게 말하는 선생님한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웃기 시작했다.

방금까지 느꼈던 불안이, 먼 옛날에나 있었던 일처럼 여겨진다.

"……자, 그럼 소바라도 먹으러 갈래?"

"오, 괜찮은데. 그러고보니 아직 안먹었네."

"오는 도중에, 가판대 봐뒀거든~ 소바 먹고, 둘이서 이야기하면서 기다리면 새해도 금방일거야. 그치?"

특별한 것은 아무 것도 필요없다.

그저 이 사람과 웃을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연말에 남겨둘 내 번뇌는, 그저 그것 뿐이다.

"카즈사하고 같이 새해를 맞이할 수 있다니, 내년에도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네."

"……또 그런 소리한다."

"말해두겠지만, 카즈사도 꽤나 두근거리게 만드는 소릴 했거든."

"어, 거짓말. 이상한 소리를 한 자각은 있지만……뭔데?"

"말 안할거야."

"에~ 뭔데?"

"말 안할거야."

"무슨 말에 두근거린거야?"

"말 안할거라니까."

"말해줘~ 소바 쏠테니까."

"심지어 아까는 너무 가까워서 뽀뽀하는 줄 알았──아야."

"찰거야."

"차고 나서 말하지마."

허물없는 대화를 나누면서, 둘이서 샬레를 빠져나온다.

선생님은, 사무실의 불을 끄고 있었다.

☆☆☆☆☆☆☆☆☆☆☆☆☆☆☆☆☆

"안추워?"

"음~, 올 때 조금 추웠지만 지금은 괜찮아~"

"그래."

"선생님이야말로, 본적 없는 머플러하고 있네. 새로 샀어?"

"아~, 이건 빌린거야."

"흐응……?"

밖에 나오자,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수는 확연히 줄어들어 있었다.

차갑고 맑은 공기가 피부를 찌른다. 하지만 몸 깊은 곳에서 얼어붙는 듯한 추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 이유를, 나는 알고 있다.

"아, 잘됐다. 아직 하고 있는 거 같네."

다행히도 가판대는 아직 영업을 하고 있었다. 우리들 외에 손님은 따로 없어보였다.

왠지 묘하게 배가 고팠다.

"으~음, 그러면 새우튀김 소바로 할까나. 선생님은?"

"어디보자~ 라멘인가."

"선생님."

"농담이야. 그럼 나는 고기 소바로."

"주문 받았습니다~"

라멘류 메뉴를 읽고 있는 선생님을 두고, 유쾌해보이는 가게 주인이 소바를 만들기 시작했다.

선생님하고 단 둘이서, 특별한 날의 밤에 가판대에서 같은걸 먹는다.

이런 일은, 몇 시간 전의 자신은 상상조차도 하지 못했겠지.

"올해도 순식간이었네, 선생님."

"나이가 들면 1년이 지나는게 점점 빨라져서 무섭다니까."

"뭔가 아저씨 같아. 그런 나이도 아니잖아?"

"카즈사도 금방이야."

"금방이라니 뭐가."

"무서울걸~"

"뭐야 그거."

1년은 분명 순식간이지만, 그 이상으로.

"여기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당신과 있는 시간이 더 빠르게 지나가버리는걸, 이라고 할까. 그런 말을 하면, 이 사람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러면 먹을까."

"아, 좀만 기다려."

"응?"

만약 앞으로, 내가 내 안의 감정에 조금 더 솔직해져서.

선생님 생각만 하게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 애타는 마음을, 아주 살짝 발돋움을 해서, 당신에게 전할 수 있게 된다면.

그 때의 어떤 대답이 돌아오든, 분명 후회는 없다.

후회를 하지 않도록, 소중하게 시간을 보내자.

"선생님, 올해도 수고했어, 요."

내년에도, 잠깐 시간 받을게, 랄까나.

디저트의 기본은, 아무리 달콤하고 무거워도 전부 먹는 것, 이니까 말이야.

"아."

"응?"

"막차 끊겼을지도……."

"샬레에서 자고 갈래?"

"어……그래도 돼?"

"응 상관없어."

"하, 하지만 이런저런 준비라든가."

"엔젤24라면 아직 열려있으니까."

"그, 그런가……그럼, 잘부탁드리겠습니다……."

"응. 문은 확실히 잠궈줘. 그럼 나는 집에 갈테니까."

"하?"

"엣."

아까까지 한 말은 전부 취소.

아무래도 올해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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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거 시리즈 중에 안된게 루미하고 치아키인가? 누가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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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06.25번역

소설번역) 쿄야마 카즈사는 애타지 않는다

#쿄야마 카즈사#소설
좋아요 0댓글 8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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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
kenronss작가
게시물 24개
ㅇDC
ㅇㅇ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5.06.25 16:30
조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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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나
ㅇDC
ㅇㅇ125.06.25

히메하지메 으흐흐흐흐흐흐

ㅇDC
ㅇㅇ작성자25.06.25

카즈사는 여기서 살아! 선생님은 집에 갈거니까!

ㅇDC
ㅇㅇ225.06.25
디시콘
ㅇDC
ㅇㅇ325.06.25
디시콘
ㅇDC
ㅇㅇ425.06.25

왜 비오나 했더니 카즈사 때문이었노

ㅇDC
ㅇㅇ525.06.25

와 노아에서 이어지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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