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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피폐?) 선생님이 7일 뒤에 죽는 이야기 (중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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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OvKp4XQAwY0

* BGM 반복재생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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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떴다.

날씨가 부쩍 풀려 해가 길어진 덕인지, 아니면 간만에 해가 뜨는 날씨가 찾아 온 덕인지, 오랜만에 트는 동에 저도 모르게 눈이 떠 진 것인지도 모른다.

선생이, 순간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을 일으킨다.

어디가 망가질까 우려하며 못 이루는 잠.

악몽이 찾아올까 염려하여 뜬눈으로 지새우는 밤.

그렇기에, 자신의 몸이 어찌 될 지 모르는 공포 속에서 저도 모르게 잠이 들고, 행여나 밤새 제 몸에 이변이 찾아올까 싶어 화들짝 놀라고야 말았다.

두 팔과 어깨를 돌려보고.

두 눈을 비벼보고.

두 손으로 제 몸을 더듬어보고.

"멀쩡......하네."

기이하게도, 이번 아침의 제 몸은 무사했다.

이미 죽어버린 두 다리만 빼고.

(매일 나빠지는 건......아닌가......?)

간만에 찾아 온 붉은 아침해에는 눈길마저 주지 않은 채, 선생은 곧바로 제 몸을 뒤척거렸다.

아침마다 나빠지던 몸이 이번에는 망가지지 않았다. 머리도 여전히 몽롱하고, 움직이라고 아무리 명령해봐도 두 다리는 꿈쩍하지 않았으나, 적어도 추가로 더 악화된 곳은 없는 듯했다.

완전히 앗아가는 것보다, 이뤄지지 않을 희망을 남겨주는 쪽이 더욱 잔인한 법이거늘.

"......아로나, 프라나. 지금 시간은?"

"6시 24분이에요!"

싯딤의 상자 메인 OS, 아로나는 즉답했다.

언제나 아침마다 제 자신보다 비몽사몽 헤롱거리던 그녀는, 이미 오래 전부터 깨어있던 듯 또렷한 목소리를 내었다.

"...그래. 오늘따라 날이 밝아서 그런가, 나도 모르게 일어났네."

"모, 몸은 좀 어떠세요? 어디 불편한 곳이라거나, 아픈 곳이라거나, 움직이지 않는다거나......"

"그런 건 없어. 오늘 아침은 멀쩡해."

아로나는 잔뜩 불안해하는 목소리로 선생의 안부부터 물었고, 선생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자신의 무사 안녕을 고했다.

"프라나는?"

"아...프라나 쨩은, 밤새 선생님 생체 신호를 체크하다가...조금 전에 잠들었어요."

아무래도 밤잠을 이루지 못 한 것은, 제 자신 뿐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으음...깨우지 마. 밤새 고생한 모양이네. 프라나도, 아로나 너도."

"네. 안 깨울.....네?"

"일찍부터 깨어있었나 봐? 아니면 아예 못 잤거나."

아로나는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는 모양이었으나, 선생을 속이지는 못 한 모양이었다.

둘러대어봤자 별 의미가 없다고 깨달은 것인지, 아로나도 머쓱하게 웃고 말았다.

"......네. 사실, 잘 못 잤어요."

"이해해. 어젯밤은 나도, 너희도 잠을 설쳤구나."

"잠을 설친 건, 저희 뿐만이 아닐지도 몰라요."

아로나는 선생의 멋쩍은 미소에, 조심스럽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의 말을 보충한다.

"아마, 많은 학생들이 잠을 설쳤을 거에요. 선생님은 여러모로 키보토스에서 중요한 존재이시고, 선생님이라는 사람 자체를 좋아하는 학생들도 많으니까요."

"......그래. 그렇겠지."

"샬레에 하야세 유우카 씨, 소라사키 히나 씨, 타카나시 호시노 씨가 와 있어요."

밤에 찾아 온 손님.

그녀들이 샬레에 있음을, 아로나가 실토했다.

"...유우카랑 히나, 호시노?"

"네. 어젯밤에 샬레에 찾아왔고, 지금은 다른 방에서 자고 있어요. 세 사람도 선생님이 걱정된 게 아닐까요?"

선생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 그 의견에 동의한다.

아마 자신이 걱정되어서 무턱대고 찾아왔다가, 잠을 깨우는 실례를 할까 염려된 것이겠지. 그렇기에 세 사람은 샬레에서 잠을 청했을 것이다. 빈 방이야 많고, 그렇게 아침까지 기다리는 것이리라.

돌아가봤자, 잠을 설칠 게 분명하니까.

"......아로나.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

"네! 뭐든 대답해드릴게요!"

자신감 넘치는 그 말에, 선생이 짧게 심호흡한다.

"내가 죽고 나면, 키보토스에는 어떤 일들이 생길까?"

한 3초 정도의 침묵.

메인 OS는 입력이 잘 되지 않은 듯, 벙찐 얼굴로 그저 멍하니 선생을 올려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네?"

"최대한 있을법한 일들로, 되는 대로 생각해볼래?"

선생이 죽고 난 뒤의 키보토스.

단순히 기분나쁜 농담일 터였을 그 말이, 더 이상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분명히 들이닥칠 거대한 폭풍우.

그렇기에, 선생의 목소리에도 제법 먹구름이 가득했다.

"그,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분명...분명 모두들 어떻게든 선생님을--"

"--아로나. 네 도움이 필요해. 진지하게 고민해 줘."

애써 웃음짓는 그녀에게 그런 말을 던진다는 것은, 심히 가슴아프고 죄악감 드는 행위였다.

현실도피에 가까운 희망을 품는 이에게 그걸 부정하는 행위가, 단언컨대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어봐야만 했다.

이 거대한 퍼즐을 어디서부터 맞춰나가야 할 지 계산해보려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으니까.

"......샬레는, 유명무실해질거에요. 사실상 선생님만을 위한 곳이니까요."

아로나 역시도, 그런 그의 마음을 짐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색채 침공 당시 린 행정관의 진두지휘로 조금 나아진 감은 있지만......여전히 많은 학생들은 총학생회를 신뢰하지 않아요. 샬레가...선생님이 안 계신다면, 아마도 지금처럼 많은 학원을 아우르는 문제들에는 손도 대지 못할 거구요."

"종합적인 컨트롤 타워의 부재, 구나."

샬레, 정확히는 선생에게 의존한 채 간신히 명을 이어가는 총학생회.

이런 상황에 선생마저 사라진다면, 당장의 제 앞가림부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각 학원 간에 얽히고 설킨 분쟁들.

여러 학원을 아우르는 복잡한 문제들.

도움이 꼭 필요하지만, 총학생회가 개입하기엔 곤란한 몇 가지 일들.

그러한 일들에도, 마땅한 대응이 곤란하게 되겠지.

"색채가, 그것도 아니라면 또 다른 누군가가 이 키보토스를 노리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어요. 그렇다면, 허울뿐인 총학생회로는......"

"......막을 수 없겠지, 아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좋은 평판을 발판 삼아, 샬레의 권한으로 각 학교의 학생을 차출해 작전에 투입하고, 그렇게 키보토스를 지켜내는 일 따위는, 더는 상상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총학생회의 신뢰도 회복이, 중요한 문제겠구나."

"떠돌고 있는 아리우스 스쿼드도, 붕 떠 버린 SRT 특수학원도,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일곱 죄수도, 그 외의 다른 문제들도 많아요. 선생님이 안 계신다면......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크던 작던, 산적한 문제들.

선생이라는 존재에 의지해 하루하루 살아나가는 이 세계가, 가히 위태롭지 않을 수 없는 측면이었다.

"...구태여 모든 문제를 해결할 필요는 없겠지."

선생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길게 보자, 아로나."

"길게......요?"

"키보토스를 떠나건 여기에 남건, 결국 아이들은 어른이 될 거야. 그렇다면 몇몇 문제들은 자연스레 해결될 거고, 더 이상 총학생회나 모두가 걱정할 필요도 없게 되겠지."

당장 직면한 문제들.

그 문제들의 주체인 아이들이 졸업하게 된다면, 더는 고민하지 않아도 될 문제가 될 것이다.

시간이 약이라고, 누군가가 이야기한 것처럼.

"...하지만, 그게 정말 올바른 걸까? 그건 그냥 어른으로서의 책임에서, 선생으로서의 의무에서 벗어나는 게 아닐까?"

어른.

성장의 끝에 다다른 존재.

세상에 대한 책임이 있는 존재.

이 키보토스에서의 어른이 그런 의미라면, 어른인 자신 역시도 응당 그 규칙에 따라야 한다.

어차피 졸업하게 될 거라고.

그런 식으로 하나하나 외면하다간, 결국 모든 것이 무너지게 되겠지.

그것이, 그가 지금 조심스레 꺼내는 고민이었다.

"그렇게 해서 졸업을 한 아이가 제대로 된 어른이 될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니?"

"......아뇨."

아로나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이건 내 생각일 뿐이지만......나는 있지, 내가 선생으로서 맡은 아이들이 제대로 된 어른으로 자라게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 책임의 무게를 알려주고, 의무의 중요함을 알려주고, 스스로 고민하고 행동하는 법을 알려줘야만 해."

"학생들이 어른이 될 수 있도록......이요?"

"응. 결국 누구나 어른이 되니까. '학생' 이라는 건 그러한 어른의 태도를 배울 수 있는, 어른이 되기 전 마지막 기회거든."

그래서 학생이 있고, 선생이 있다.

그것이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실이었다.

"키보토스는 학원도시인 세계이고, 자치구를 포함한 모든 일들의 중심은 학생이야. 학생자치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러한 학생자치가 제대로 실현되려면...학생들 개개인이 올곧은 정신을 함양해야만 해. 책임과 의무의 무거움을 알고, 단기적인 생각이 아닌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으로 일을 해결해나가야지."

"학생자치......"

"하지만, 아무리 학생자치가 활발한 곳이라도, 어른인 선생이 없는 곳은 없어. 왜 그럴까?"

잠시간 뜸을 들이던 아로나는, 조심스럽게 답을 제출한다.

"......학생으로선, 한계가 있으니까......?"

"맞아. 정확히는, 학생자치 수준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기 때문이야."

선생은 고개를 끄덕이며 점수를 주었다. 그 정도면 훌륭한 대답이었기 때문이리라.

"행정적이던 실무적이던, 학생들의 수준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아주 많아. 그래서 어른인 선생이 아이들 곁에 머무르면서 일을 돕고, 때때로 어려운 난관을 직접 헤쳐나가. 제일 중요한 건, 학생들이 잘 배우고 경험할 수 있도록 길을 잡아주는 거야."

아무리 뛰어난 학생도 결국 아이이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아이 수준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어른으로서 책임을 질 수 있고, 그 이상 가는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으며,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게끔 교육해주는 어른인 선생이 존재하는 것이다.

키보토스라고 다를 것은 없다.

학생들이 거의 모든 것을 전담하는 이 세계에도, 분명 학생들이 책임질 수 없는 문제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

경험시켜주고 배우게 해 주기 위해.

미래에 지게 될 어른의 책임을 교육하기 위해.

이 세계에는 선생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동안 어른으로서 목숨을 걸고 학생들을 지킨 거야. 그리고 지금 고민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해. 어쨌든 내가 죽고 난 뒤에도 시간은 흐르고, 아이들은 어른이 될 테니까. 난 내 학생들이......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하거든."

어른으로서 아이를 지킨다.

선생으로서 학생을 지킨다.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스스로와 세상에 대해 책임을 질 나이가 되면, 당황하고 좌절하지 않고, 배운대로 올곧게 나아갈 수 있을 때.

그 때, 비로소 자신의 역할이 끝나는 법이다.

"내가 없어도, 결국 각 학원들 간의 분쟁은 발생하기 마련이고, 그 때에는 총학생회의 역할이 중요해. 어쨌든 중립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조율해 줄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니까. 그렇게 올바르게 돌아 갈 때, 비로소 키보토스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되는거야. 학원도시에선 학생자치가 이루어져야 하는 법이니까."

"...그래서 선생님께선......총학생회의 신뢰도를 복구하고 싶으신 건가요?"

"응. 그게 내 사후 키보토스의 대전제야."

총학생회.

키보토스의 최고위 행정기관.

학생들 스스로가 학원도시의 미래를 계획하고 책임지는, 학생자치의 최고상징.

"하, 하지만......시간이 없어요. 선생님이 말씀하신 대로, 선생님이 돌아가시기...까지, 7일밖에 남지 않았다면......"

아로나가 머뭇머뭇 내뱉어놓은 지적은, 뭇 생각하기에 제법 이치에 맞았다.

선생이 그리는 청사진은 꽤나 그럴 듯했다. 아이들의 세계인 키보토스의 업무가 최고기관인 총학생회에 의해 집행되고, 그렇게 아이들의 손에 의해 아이들의 세계가 유지되는, 참으로 듣기 좋은 이상향.

허나, 시간이 부족했다.

신뢰를 잃은 총학생회가 그 신뢰를 회복해, 학생자치의 진정한 첨탑으로 거듭나기엔, 7일이란 시간은 촉박하디 촉박한 기간이었으니까.

"맞아. 촉박하지. 아니, 불가능한 기간이지."

아로나에게 긍정한 선생은, 천천히 제 하반신을 내려다보았다.

"평범한 7일이었다면 말이야."

"...네? 그게 무슨......"

선생은 여전히 두 다리의 제어권을 잃은 채, 무기력하게 침대 위에 누워 몸만 일으키고 있을 뿐이었다.

"그 7일은 내가 죽어가는 7일이고, 내 죽음으로 끝맺을 7일이니까. 죽음이라는 건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수도 있는 무섭고 강력한 것이거든."

죽음.

가까이 하던 지인의 죽음.

자신의 삶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하던, 잊지 못할 사람의 죽음.

그것보다 강력한 원천이자 에너지가, 이 세상 그 어디에 있겠는가.

"아로나. 내가 키보토스에서 굉장히 중요한 존재라고 했지?"

"네......직책으로 보나 인격적으로 보나......"

"그런 내가 죽으면, 큰 혼란이 찾아오겠지?"

"그으......렇죠."

아로나의 연이은 긍정에, 선생이 슬며시 웃어보였다.

"내가 죽기 전까지 총학생회가 미래의 청사진을 구축하고, 죽은 이후로도 혼란을 잘 수습해 나간다면, 총학생회에 대한 신뢰도도 다시 회복할 수 있지 않겠어? 정치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어......네......?"

선생이 무덤덤하게 늘어놓는 계획은, 한 번 들어선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럽고, 난해했고, 또 거대했다.

"말하자면, 내 죽음은 강력한 광역 버프이기도 하고, 출력 좋은 부스터이기도 한 셈이지. 불가능을 가능케 할 수도 있는, 세계적 특이점과 마주할 수 있는."

"지금......선생님의 죽음을......수단으로 이용하시겠다는..."

선생이 고개를 끄덕인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어차피 마주 할 수밖에 없는 죽음이라면, 아이들의 세계를 위해서 쓰는 게 좋을 테지."

"그, 그건 선생님께 너무 잔혹한--"

"--긍정. 선생님께선 그런 분이시니까요."

난입하는 또 다른 목소리.

또 다른 OS인 프라나는, 아로나의 한 발치 뒤에서 그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죽어서까지도 학생들을 구하시려는 분이셨죠. 그러니, 저는 그 견해에 동의합니다."

"프, 프라나 쨩......언제부터......?"

"처음부터입니다. 선생님께서 깨어나신 뒤부터. 말씀은 다 들었습니다."

얕은 가수면은, 그가 일어남으로써 이미 끝을 고했다.

누군가는 죽음으로 다가서고 있을 이 시간에, 그를 지키는 자신이 자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프라나. 저 쪽의 나였어도, 이런 상황이었다면......같은 선택을 했을까?"

"긍정. 역으로 여쭙겠습니다. 선생님이시라면, 그 때의 선생님과 같은 선택을 하셨을 겁니까?"

프라나는 오히려 역으로 질문해온다.

프레나파테스라고 불리던, 다른 세계의 또 다른 선생은, 이미 죽어버린 육신을 끌고서라도 제 학생을 지킨다는 책임을 다 하러 왔다.

"응. 나라도 그랬을 거야."

"똑같습니다. 선생님께는 언제나 학생들이 최우선이니까요. A.R.O.N.A......저, 프라나는, 그렇다면 언제나 선생님을 도울 뿐입니다."

그의 죽음 이후도.

또 다른 마지막 가는 길도.

그녀는, 끝까지 '선생' 을 돕는다.

그것이 제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이자 의무이니까.

"선배. 선배는--"

"--저, 저도 도울 거에요! 하, 하, 하지만......

아로나에게도 역시, 선생을 돕는다는 책무가 있다.

방금까지 날린 여러 지적이 그를 돕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었기에,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졌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좀 더 세부적인 계획이, 필요하니까......선생님의 마음이, 찢어질 정도로 아픈 건 싫어서......"

아로나는 말끝을 흐렸다.

그런 숨어들어가는 본심에, 프라나 역시도 이견의 여지가 없는 듯 시선을 돌리고 말았다.

그런 목소리에, 선생 역시 아무렇지 않을 리는 없었다.

"......카드의 대가, 라는 게......"

삶과 시간.

그 단순하고도 심오하며, 기이할 정도로 모호한 그 표현이, 단순히 죽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네?"

"...아. 아무 것도 아냐. 그냥...조금."

아로나의 의아함에, 선생이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어쨌든, 그래. 세부적인 계획이 있어야겠지."

"뿐만 아닙니다. 선생님의 말씀대로라면, 아무리 총학생회가 신뢰를 회복한다 한들, 학생의 능력 밖의 일을 감독하고 책임질 선생님도 필요합니다."

프라나가 또 하나의 지적을 덧붙인다.

학생이 있다면 선생 역시도 필수불가결한 존재임을, 다른 누구도 아닌 선생 본인이 내뱉은 말이었으니까.

"...그래. 그거 말인데."

선생이 또 한 번 고개를 끄덕거렸다.

"정말 만약에 새로운 선생이 온다고 한들,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똑같은 결말로 이어지게 될 거야. 혼자서 책임지기 힘든 상황에 결국 카드를 꺼내들고, 삶과 시간을 대가로 지불하고, 결말에는 학생들에게 또 하나의 상처를 주게 되는......이런 결말."

책임지려는 어른이 아무도 없었다.

그렇기에 본인이 나섰고, 힘에 부치는 거대한 시련마다 카드를 꺼내 들었고, 삶과 시간을 바친 끝에 이러한 결말에 도달했다.

본인이 카드를 사용한 데에 대한 책임이기에 부정의 여지 없이 달게 받을 터이다.

허나, 그 과정에서 수많은 학생들에게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입히게 된다면, 그것은 또한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일이었다.

그렇다고 한들, 책임을 질 어른이 혼자여서야, 카드 없이 그 많은 학생들을 지켜내고, 그 학생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 가르쳐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까.

"...카드를 쓰지 않을 수 있다면. 아예 카드의 그 기능을 없애버릴 정도로, 부가되는 부담을 나눠줄 수 있다면..."

카드 자체를 ' 그 목적' 으로 쓰지 않는다면.

어른이 지기에도 부담스러운 그 책임을, 함께 나눠 줄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아이들을 책임지는 어른이 많아진다면, 카드의 대가를 지불하며 아이들을 또 한 번 고통스럽게 하는 일들은......일어나지 않겠지."

"......선생님, 지금 하신 그 말씀은......"

프라나의 조심스런 목소리에, 선생은 슬며시 띠는 미소와 함께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응. 선생이 여럿이라면, 그 부담은 굉장히 줄어들 거야. 카드 따위 쓰지 않더라도, 제 몫의 아이들을 책임질 수 있을 정도로. 버겁다면 도움받을 수 있어야 해. 아이들도 그렇고, 어른들도 그렇고."

"선생님이, 여럿이라면......"

"그렇게 해서 쓸데없는 무리를 하지 않으며 오래오래 선생이 존재하는 쪽이, 학생들의 안정적 성장에도 도움이 되겠지. 학생은 그저 학생으로서의 책임을, 어른은 어른으로서의 책임을."

적어도, 이 세계에서의 어른이 '세상에 대한 책임이 있는 존재' 라면, 응당 그에 따를 수밖에 없다.

허나, 그 무겁고 중한 책임을 혼자 진다는 것은, 필시 자신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선생이 적어도 둘 이상이라면.

그 많은 일들을 나누고, 어려울 때 서로 도울 수 있다면.

힘에 부쳐 '카드' 를 사용하는 일 자체를,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선생님의 다음 '선생' 은, 누가 되는 겁니까. 그럴만한 어른이...이 키보토스에 존재합니까?"

선생 말고는 마땅한 이가 생각나.

총학생회장이 그랬던 것처럼 외부에서 데려오기에는, 그럴만한 연줄을 가진 이도 없다.

프라나는, 또한 그러한 점을 지적한다.

"없어, 지금 당장은. 선생이 될 만한 어른이."

"선생은 어른이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생겨나잖아. 졸업을 할 테니까."

선생이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자신은 죽더라도, 시간은 흐른다.

시간이 흘러, 아이들은 어른이 된다.

"...졸업이라면......선생님, 설마......"

아로나 역시도 그가 하려는 말을, 대충 눈치챈 모양이었다.

"응. 내가 직접 가르치고, 실제로도 성장하고 있고, 책임과 의무를 매우 무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금의 아이들이."

"...하지만 선생님, 그건--"

프라나의 말은 더 이어지지 못했다.

똑똑똑-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아직 채 풀지 못한 의문점들 역시 다음을 기약하게 되어버렸다.

[ 선생님. 유우카에요. 깨어 계신가요? ]

"아, 응. 들어와."

반쯤은 기대하는 목소리, 반쯤은 겁에 질린 목소리.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문안 인사에, 선생이 들어와도 좋다는 대답을 건넨다.

평소보다 두 배 정도 느린 속도로 문이 열린다.

문 너머로 모습을 드러낸 하야세 유우카는 행여나 비극의 현장을 목도하게 될까, 그 점이 상당히 우려스러웠던 모양이다.

"안녕, 유우카. 오늘은 날씨가 좋네. 그치?"

그런 우려라도 덜어줄 수 있을까 싶어, 선생은 일부러 짐짓 상쾌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슬프게도, 오늘 아침 날씨가 매우 화창하다는 건 그녀에게 그닥 중요치 않았던 모양이다.

"몸은......어떠세요?"

"좋아. 추가로 더 나빠진 곳은 없어."

그 대답을 듣고서야, 마침내 유우카도 옅게나마 슬며시 웃어보일 수 있었다.

저도 모르게 흘러나온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유우카가 문을 조금 더 열어둔다.

"...사실, 저 말고도 두 사람 더 있어요."

"안녕, 선생~ 몸 상태가 어떤지 보러 왔어~"

"......괜찮아, 선생님?"

열린 문 너머로, 호시노와 히나도 모습을 드러낸다.

히나는 여전히 그가 우려스럽다는 듯 두리번거리며 조심스레 안부를 물어왔고, 호시노는 평소대로의 느긋느긋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다.

아마도 호시노가 짐짓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든 것은, 먼저 살펴 본 유우카로부터 '이상이 없다' 는 것을 확인했기에 취한 행동이리라.

"두 사람도 어서 와. 보는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아."

안도의 짧은 한숨을 내쉬는 히나 옆에서, 호시노는 옅게 느껴지는 위화감을 깨달았는지 슬쩍 고개를 갸웃거린다.

"안 놀랐나보네? 마치...온 걸 미리 알고 있었던 것처럼?"

"아, 응. 사실은 알고 있었거든. 세 사람이 어제 여기 왔고, 빈 방에서 잤다는 걸."

선생이 멋쩍은 듯 웃으며 작은 진실을 고백했다.

"으헤~ 어떻게? 깨우지 않으려고 엄청 노력했는데, 소용이 없었구만."

"아, 응. 방법이 다 있으니까. 나중에 얘기해줄게."

제 자신들이 선생을 깨웠다고 생각한 것인지, 호시노는 미안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반면, 소라사키 히나는 여전히 우려감을 감추지 못 한 모양이었다.

선생을 바라보는 그 눈빛은, 마치 다 죽어가는 노인이 헛것을 보는 것에 경악을 하는 듯한, 동정과 우려가 가득 찬 눈빛이었다.

"선생님......혹시 우리 셋 말고......누가 먼저 왔었어?"

"아니, 아무도 안 왔어."

그녀의 당혹스런 눈빛 속에 숨어있던 불안은, 어느덧 그녀 전체를 좀먹고 있었다.

이윽고 던진 질문은, 함께 있던 유우카와 호시노 역시 애써 자각하지 않으려던 무언가였다.

그것을 입에 담는 순간, 선생에게 정말로 큰 문제가 생긴 것처럼 여겨질 듯하여, 필사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 환각.

헛것을 보고, 환상을 보는 것이, 멀쩡할 리는 없으니까.

"...그럼, 대체 누구랑 이야기하고 있던 거야......?"

* *

"......젠장, 얘들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C&C의 부장, 미카모 네루는 상당히 심기가 불편한 모양새였다.

"기껏 일주일만에 돌아와서 작전 완료 보고나 할랬더니, 회계도 서기도 없다는 게 말이 돼?"

"그러게요. 두 사람 모두 자리를 비우고, 연락조차 안 되는 건......뭐랄까, 걱정되네요."

무로카사 아카네 역시, 세미나의 기둥인 두 사람이 모두 부재중이라는 사실이 제법 염려되는 듯했다.

아스나와 카린은 먼저 씻으라고 보냈고, 토키는 게임개발부에 얼굴 도장을 찍어야한다고 먼저 갔으니, 지금 세미나실에 있는 부원은 네루와 아카네 둘 뿐.

그것도 원래는 아카네도 보내고 자기 혼자 보고를 끝마치려 했다만, 네루를 혼자 보냈다간 파손된 건물 수리비 청구서로 대난리가 벌어질 것을 우려한 아카네가 따라나선 참이었다.

간만에 부원들 좀 빨리 쉬게 해 주고, 혼자 깔끔히 보고를 마쳐 부장 노릇이나 해보려던 계획이, 뜬금없는 세미나 중추의 부재로 완전붕괴해버린 터였다.

그럼에도 네루가 노발대발하지 않고 있는 것은, 실로 기적이었다.

"좋아. 그래. 바쁜 일이 있을 수 있지. 그럴 수 있다 치자고.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무언가 끓어오르려는 것을 간신히 참으려던 미카모 네루는, 더 이상 참지 못 하겠다는 듯이 책상 쪽을 가리키며 울분을 터뜨렸다.

"사고만 치는 쟤한테 다 떠넘기고 간다는 게 말이 되냐?!"

"아, 왜요오!! 제가 뭐 어때서요!!!"

대놓고 무시당하자 소위 말하는 '얼탱이' 가 없어진 것인지, 쿠로사키 코유키 역시 참지 않고 발끈한다.

"아니, 야, 아카네! 쟤가 우리 보고를 받는다는 건 우릴 완전 멍청이로 보는 거 아니냐?! 그것도 일주일 노숙하면서 작전했는데?!"

"아, 빨리 이리 오라구요, 선배!! '참 잘했어요' 도장 찍어드린다니까요!!!"

"참 잘했어요? 참 잘했어요??? 야, 미쳤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대놓고 무시당한 서러움이 코유키를 용감하게 만든 모양이었다.

이대로 있다간 코유키 '가' 한 대 얻어터질 것이 우려된 것인지, 아카네가 네루에게 다가가 그녀를 진정시키려 든다.

"자아, 부장님도 진정하세요. 코유키 양도 엄연히 세미나의 멤버니까, 바쁜 일이 있을 땐 그럴 수도 있잖아요. 이래뵈도 코유키 양, 제법 실력이 있으니까."

"니하하! 역시 아카네 선배가 최고에요!"

"저것이 끝까지 열받게 하네, 진짜!!!"

연신 열불을 내던 네루가 문득 회의감에 잡아먹힌 것인지, 김빠진 콜라마냥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아, 됐다. 열내서 뭐하겠냐."

화내봐야 부재중인 멤버들이 들이닥치는 것도 아니고, 보고서 받는 쪽인 코유키의 기분만 나쁠 것이니, 하등 좋을 것은 없었다.

머리를 긁적이던 네루가 이내 제 손에 들린 보고서와 청구서를 코유키에게 건네기로 마음먹는다.

"...자. 이번 작전 보고서랑 종합 청구서. 화내서 미안하다. 피곤해서 그랬나 봐."

"어......아? 네, 알겠어요......?"

미친듯이 날뛰던 양반이 갑자기 가라앉아서 그런지, 코유키도 김 샌 밥솥마냥 어안이 벙벙해진 채로 서류를 받아들었다.

"제가 받아봐야 선배들한테 넘기는 것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건 없지만......일단 받긴 받았으니까요. 고생하셨습니다!"

"그......영 어색하네. 니가 일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 것 봐요! 이거 유우카 선배 때문이라니까요? 사람을 맨날 땡땡이만 치는 폐급으로 소문내고 다녀서 그런 거라구요! 놀러 다니는 건 맞지만..."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해하는 네루에게, 코유키가 억울하다는 듯 나름의 항변을 내어놓는다.

하기사, 나름 한다고 해도...직속선배가 그 유우카와 그 노아인 만큼, 제 딴에는 실로 억울할 만도 할 것이다.

"코유키 양? 유우카 씨와 노아 씨는 어떤 용무로 부재중이신가요?"

"아, 그래, 맞아. 그 두 사람 어디 갔냐?"

아카네가 대화 사이에서 좋은 틈을 잡아 두 사람의 행방을 묻고, 네루 역시 인제사 생각났다는 듯 더욱 직설적으로 질문을 보충한다.

시원스런 대답을 원한 두 사람에겐 안타깝게도, 코유키 역시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그을......쎄요? 노아 선배는 총학생회로 급한 용무를 보러 간다고 가셨고, 유우카 선배는...전화를 안 받던데요?"

"그러냐? 내 전화도 안 받더만. 진짜 무슨 일 생겼나?"

네루는 제 전화는 몰라도 코유키의 전화마저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 썩 의외인 듯 미간을 찌푸린다.

헌데, 아카네는 다른 쪽이 의문스러운 모양이다.

"총학생회......노아 씨가 총학생회에 찾아 갈 만한 일이 있었던가요? 심지어 이 아침부터?"

"으으음...글쎄요? 서류가 뭐 잘못됐나?"

그녀는 유우카가 전화를 안 받았다는 사실보다, 노아가 총학생회로 급행했다는 점이 더 의아한 듯했다.

제법 그럴 만했다. 유우카라면 모를까, 노아는 총학생회와 엮일 건덕지 자체가 많지 않았으니까. 게다가 이 아침 댓바람부터라면, 더욱 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카네 쪽을 바라보던 코유키가 고개를 다시 네루 쪽으로 돌린다. 순식간에 흥미가 다른 곳으로 쏠린 것일지도 모른다.

"하여간, 선배 전화도 안 받았다는 말이죠? 그렇다면 재밌을만한 이야기가 있죠!"

그 말과 함께, 코유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유우카의 자리로 총총총 종종걸음을 한다.

"유우카 선배가 전화를 안 받는다면, 자기 자리에 휴대폰을 두고 갔을 수도 있거든요! 이렇게 칠칠치 못해서야, 완벽한 계산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어디어디, 어디 보자~~~"

매우 '능숙' 하게, 코유키가 유우카 자리 이곳저곳을 뒤지기 시작한다.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닌듯한 그 '빈집털이' 에, 네루가 말릴 타이밍조차 놓쳐버린 채 반쯤 벙찐 표정으로 코유키만 멀뚱멀뚱 바라본다.

"...야, 야. 그러다 너 또 갇힌다. 난 못 도와줘."

"괜찮아요! 반성실 잠금장치 비밀번호, 은근슬쩍 바꿔놨으니까요! 여긴 아니고......그럼 여긴......"

아무래도, 자신이 반성실에 갇힐 걸 알면서도 재미 추구를 멈추지 못하리란 것을 예측했을 터요, 그렇기에 제 자신의 탈출로를 미리 확보해 둔 것이 분명했다.

조만간......저번 오디세이아 해양학교 습격 작전같은, 또 다른 '백토 사냥' 이 시행될 지도 모를 일이다.

"니하하하! 것봐요, 유우카 선배 휴대폰 여기 있다니까?"

"우와, 진짜냐......걔도 가만 보면 은근히 이런 기질이 있어."

"유우카 씨는 일이 많으니까요. 한 번씩 깜빡 하는 거겠죠?"

완벽하고 냉혹한 계산의 회계에겐 의외의 허당끼가 있다고 네루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자, 아카네가 은근슬쩍 유우카의 편을 들었다.

제 자신의 후배이면서 유우카 편을 들었다는 것은 네루가 짐짓 서운해 할 지도 모르는 판국이겠다만, 아카네 역시도 할 말은 해야만 하는 사람이었다.

"니하하! 이렇게 되면, 누구랑 전화했는지, 어떤 문자를 주고받는지 봐야만 하는 부분이죠? 선배도 궁금하지 않아요? 유우카 선배와 선생님의 비밀 문자?"

"......손버릇 하고는......걔 휴대폰도 비번 걸려있지 않냐?"

"그거 푸는게 뭐 어려워요?"

께름칙한 시선을 보내는 네루에게, 코유키가 오히려 시종일관 당당하고 떳떳한 태도로 일관하는 바람에, 오히려 지적한 네루 자신만 바보가 되는 기분이었다.

심히 놀랍게도...유우카의 휴대폰을 몇 번 만지작거리던 코유키가 두 사람에게 들이민 것은, 잠금이 풀린 휴대폰 화면이었다!

"것 봐요! 풀렸죠??"

"...진짜네요."

"야이...난 내 휴대폰 간수 잘 해야겠다."

경악어린 시선을 보내는 두 사람을 뒤로 한 채, 코유키는 혼자 신이 나서 그녀의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 아마 정말 통화 기록이나 문자를 보려는 듯했고, 그래도 뭐가 안 나오면 모모톡까지 뒤지고 말 것이다.

"너도 참......어지간하다."

"이 참에 확실히 약점을 잡아서, 두 번 다시 반성실의 반 자도 못 꺼내----"

잔뜩 신이 나 떠벌거리던 코유키가 일순간 멈칫한다.

멈칫이라기보단, 그저 그 자리에 얼어붙어버렸다고 해야 할까.

급격한 태도 변화에, 오히려 어안이 벙벙해진 쪽은 네루와 아카네였다.

"......야. 너 갑자기 왜 그래?"

"왜 그러시죠, 코유키 양? 뭔가 찾아냈나요?"

아카네는 그녀에게 맞춰주려는 듯 은근슬쩍 분위기를 맞춰주려는 듯했고, 네루는 유우카에게서 들려올 불호령이 살짝 신경쓰이는 듯 시선을 돌리고 있다가, 멈춰버린 코유키에게 의아함 가득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긍정적인 사유는 아닌 듯했다.

그녀가 짓는 것이라기엔 제법 심각하면서도 하얗게 질린 표정이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입도 다물지 못한 채로 얼어붙은 그 모습 때문이기도 했다.

...이윽고 들려 온 그녀의 목소리 또한, 뭔가 일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엔 충분했다.

"......서, 선배......"

-------------------

분량조절 대실패!

과연 이 이야기의 끝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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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05.04창작

소설,피폐?) 선생님이 7일 뒤에 죽는 이야기 (중 1/2)

#선생#소설#피폐
좋아요 0댓글 9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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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DC
데스/모이네스!작가
게시물 51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YouTube
게시일2025.05.04 11:15
조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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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나
ㅇDC
ㅇㅇ125.05.04

난 또 선생 여러명 만든다길래 블루아카이브를 즐기는 8만여명의 선생님 이러면서 제4의벽 깨지는줄

ㅇDC
ㅇㅇ225.05.04
디시콘
ㅇDC
ㅇㅇ25.05.04

졸라미식이네

ㅇDC
ㅇㅇ25.05.05

혹시 군만두 좋아해?

ㅇDC
ㅇㅇ325.05.05
디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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