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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 여름방학을 맞은 선생님, 휴가 간다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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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

이렇게 되어버려서야 저번 겨울방학이랑 다를 게 뭐냐고. 이러다가 다른 학교 애들도 막 만나는 거 아냐? 그러고 보니까 저번 겨울방학 때도 처음에 만났던 게 아리스를 비롯한 밀레니엄 친구들이었지.

유우카랑 노아가 휴게소에서 튀어나왔을 때 정말 심장이 터질 뻔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있어서는 안 되는 게 보였을 때의 기분이란 참…

어쨌든 아리스가 도움을 청했으니, 나 놀고 싶다고 아리스를 내팽개칠 수는 없지. 나름대로 펌프 좀 하던 놈으로서 알려줄 수 있는 건 알려줘 볼까.

“자~ 종이 채보 보이죠?”

“네!”

“이 구간은 허리를 이렇게 틀어서 밟으면 돼요~ 그럼 이제 한번 해 볼까요?”

“어… 어! 선생님! 허리가 말을 듣지 않습니다!”

[HEY! WHY DON'T YOU JUST GET UP AND DANCE MAN?*]

*펌프에서 플레이 도중 폭사 시 출력되는 음성

“아이고…”

대기가 안 걸려서 다행이지. 같은 구간에서 몇 번을 죽는 걸까. 생각보다 한 구간에서 정체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분명 내 게임을 하려고 게임센터에 와서 동전까지 다 바꿨는데… 오늘 뭐 도전할지까지 다 생각해서 왔는데…

정작 하는 건 제자 게임 알려주기라니. 솔직히 나도 게임을 하지 못하는 채로 몇 분째 스텝 밟는 법만 알려주고 있다 보니까 감질나서 미쳐버릴 것만 같다.

음...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아리스가 이런 게임을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우리의 전통 JRPG 용사는 어쩌다가 무슨 바람이 들어서 안 하던 펌프를 시작하게 된 걸까.

“아리스, 그런데 이거, 원래는 안 하던 게임 아니었어?”

“유우카랑 같이 오락실에 갔을 때 유우카가 하는 걸 봤는데, 엄청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그렇지. 재미있는 게임이야.”

“그렇습니다! 어려운 거랑은 별개로 말입니다… 유우카가 하는 걸 볼 때는 쉬워 보였는데…”

아하. 궁금증이 완벽하게 해결되었다. 남의 플레이가 멋져 보여서 시작했다라. 훌륭한 입문 사유군. 게다가 유우카가 게임을 막 못 하는 것도 아니니까 충분히 멋져 보였을 거고.

그리고 아리스, 원래 이런 장르의 게임은 쉬워 보이면 그 사람이 되게 잘해서 쉬워 보이는 거일 확률이 더 높단다.

“아리스… 이런 걸 더 파다간 저주*에 걸려버릴 것만 같습니다…”

*잘못된 버릇이 드는 현상

“그럼 다른 게임을 하러 갈까? 저주 푸는 덴 그만한 게 없지.”

“좋은 생각입니다! 뭘 하러 갈까요?”

어라. 왜 배의 키를 나한테 맡기는 거니. 오늘은 어차피 내 게임 하려던 건 반쯤 포기했는데. 그러면 아리스랑 같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은 뭐가 있을까.

일단 한 바퀴 돌아보면서 생각해 볼까. 나는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꺼냈다.

그런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벌써 점심 먹을 때라니. 어쩐지 배가 고프다 했어.

“아리스, 근데 점심은 먹었어?”

“먹지 않았지만 게이머의 혼과 함께라면 괜찮…”

“끼니를 거르면 못 써.”

“히잉…”

솔직히 엄청 찔리는 말이다. 나도 승급전이나 성과 뽑겠다고 끼니를 거른 전적이 한둘이 아닌지라…

그래도 식사를 거르는 게 그렇게 좋은 일은 아니니까.

“게임 하기 전에 우리 밥이나 먹을까?”

“그러고 보니 벌써 점심 먹을 때가 됐습니다. 뭐 먹을까요?”

“여기 바로 옆에 맛있는 스테이크 하우스가 있어. 선생님이 사 줄게!”

“스테이크… 하우스요? 우와! 감사합니다!”

아유. 이 귀여운 녀석. 이러면 지갑을 더더욱 열고 싶어지잖아. 유우카나 미래의 나에게 한 소리 들을 게 뻔하지만, 알게 뭐람. 아리스가 비싼 밥도 사주고 싶을 만큼 귀여움으로 똘똘 뭉친 존재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걸.

나는 아리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같이 식사하기 위해 잠시 게임센터 밖으로 나섰다. 안에 있을 때는 여러 기기가 만들어내는 큰 소리로 인해 귀가 쉴 틈이 없었지만, 게임센터 밖으로 나서자 귀를 가득 채우고 있던 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바로 저기야.”

나는 한 블록도 떨어져 있지 않은, 게임센터 건물 바로 옆의 스테이크 하우스를 가리켰다.

“오! 정말 코앞에 있군요!”

“한 번도 와본 적 없지?”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에게 스테이크는 영 좋지 않은 선택지입니다…”

“하하. 그럴 만도 하지. 저 집 안에 유명한 게이머들 사인이랑 사진들도 걸려있다?”

“우와… 마치 길드 건물 옆 술집을 보는 것 같습니다.”

“정확해.”

“빨리 들어가 보고 싶습니다!”

“선생님도 배고프다 야. 그러면 들어가 볼까?”

가까이 있고 창문을 열어두어서 그런지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는 내 코를 너무나도 강렬하게 자극했다. 나도 모르게 침샘에서 침이 흘러나와 입 안을 채웠다. 배도 더 고픈 것만 같다.

우리는 지체 없이 가게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목제 소품들을 주로 이용해 구성한 고풍스러운 느낌과 동시에 식당과 하나가 되는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가 우리를 맞이해 주었고,

인테리어에 매료될 틈도 없이 오픈된 주방에서 숙련된 요리사들이 선보이는 화려한 기술들과 압도적인 화력을 자랑하는 화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이 팬을 감싸는 걸 보니 마치 황홀경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와…”

여기 게임을 하러 올 때 밥 먹으러 몇 번 정도 왔던 나도 아직 놀랄 거리가 남았는데, 처음 와 보는 아리스의 눈에는 얼마나 이곳이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일까.

우리는 적당히 안쪽에 있는 조그마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자, 뭐 시킬까?”

“어라? 스테이크 말고는 메뉴가 별로 없습니다!”

먼저 메뉴판을 본 아리스는 당황한 듯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이게 이 집의 특징이다. 스테이크 말고는 메뉴가 별로 없다는 것. 물론 메뉴를 크게 줄인 만큼 무엇을 시켜도 전문점 급의 퀄리티를 뽑아낸다는 사실은 참 마음에 들지만 말이다.

“맛집의 기본이지. 메뉴를 과도하게 늘리지 않는 것.”

“저희가 만드는 게임도 여러 기능을 들어내서 최적화를 잡았는데, 그거랑 비슷한 걸까요?”

“응. 그런데 무슨 기능이었길래?”

나는 메뉴를 고르기 위해 메뉴판을 넘기면서 아리스에게 질문을 건넸다.

내 질문의 의도는, 도대체 무슨 기능을 넣었길래 ‘최적화’에 문제가 생겼는지 알아보기 위한 게 컸다.

“타이틀에서 A를 3번 따다닥 누르면 유즈도 깨는 데 오래 걸린 난이도로 바뀌는 히든 커맨드라든지..”

“엄.”

“가방에서 나가기 버튼을 연타하면 일정 확률로 사망하는 이벤트라든지…”

‘타이틀에서 A 연타에, 가방에서 나가기 버튼 연타라… 발동 조건이 심히 악의적인데. 누구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일까…’

그러나, 어째 대답을 들을수록 저 ‘게임’보다는 ‘쿠소게’에 더 어울릴 것만 같은 이상한 기능들은 ‘최적화’가 아닌 다른 부분에서 문제를 일으켜서 최종 빌드에 탈락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 것이었다.

“걔네는 최적화 문제가 아니었어도 빼는 게 좋았을 것 같은데?”

“데모 버전을 플레이해 보았던 유우카가 했던 말이랑 정확히 똑같습니다!”

“유우카가 내가 아니었어도 저 악의 넘치는 부조리에 당해본 사람들이면 모두 똑같은 평을 남겼을걸.”

“어… 그런가요?”

“그럴 것 같아…”

나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아리스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아리스는 잠깐 떨떠름한 표정을 풀지 못했지만, 조금 생각해보는 듯 하더니 이내 납득했다는 표정을 보였다.

“끄응… 부조리가 맞는 것 같습니다…”

아리스의 인생 첫 비디오게임은 ‘테일즈 사가 크로니클’ 이었지. 음… 인생 첫 게임이 부조리로 가득 찬 게임이었으니까 아리스에게 ‘부조리’라는 단어의 커트라인은 생각보다 높은 걸지도 모르겠다.

이래서 첫경험이 중요한 겁니다.

어쨌든 다시 생각해봐도 머리가 절로 어질어질해지는 미친 듯한 부조리 기획의 후폭풍이 지나간 뒤, 나는 잠시 까먹고 있었던, 지금 해야 할 일로 다시 돌아왔다. 뭐 시킬지 정해야지.

“아리스, 그것보다 먹고 싶은 거 있어?”

적당히 가성비 좋은 고기들로 배불리 먹이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아리스의 천진난만한 표정에서 나온 순수한 의도의 말은, 나에게 혼이 빠질 정도의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아리스, 안심 스테이크가 먹고 싶습니다!”

뭐 무슨 심? 포심?

“에?”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두들겨 맞은 듯한 충격에 나는 이런 얼빠진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하루나 씨가 잘 조리한 안심만큼의 미식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추천해 주셨습니다!”

아하. 범인이 하루나 네 녀석이었구나. 네 녀석이었어. 순수하고 착한 아리스에게 헛바람을 넣다니.

내 지갑의 이름으로 나중에 만난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아 참. 그래도 안 사줄 수는 없는데. 사준다고 해놓고 비싸서 못 사준다고 그러면 좀 그렇단 말이지. 이게 딱 강하게 거절할 수 있을 정도로 비싼 건 아니라서…

나는 손을 벌벌 떨면서 테이블에 붙어 있는 주문용 소형 태블릿 PC로 손을 가져갔다. 메뉴의 스크롤을 내려가자 여러 부위를 지나서 곧 안심 스테이크가 나타났다. 이런 젠장. 품절이었으면 좋았겠건만.

그 이후로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의 일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카드 결제 승인 메시지를 읽어보지도 않고 메시지 창에서 지워버리고 있을 뿐이었다.

“우와… 선생님, 감사합니다!”

“방금 무슨 일 있었니?”

“엥? 선생님이 방금 카드로 18만원 결제하시지 않으셨습니까?”

“크아악!!”

“어어! 선생님! 왜 그러십니까?”

“우우… 뜌따이…”

“선생님이 갑자기 인터넷 밈에 나오는 캐릭터처럼 유아 퇴행을 하고 말았습니다!”

…나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 스테이크 하우스의 직원이 음식을 가져다줄 때가 되어서야 제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안심 스테이크 3인분에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 하나, 사이다 둘 맞으시죠?”

스테이크 하우스에는 점심시간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음식이 나오는 데에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나는 심심함을 해소하기 위해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자연스레 고기를 세팅해주는 직원에게는 별다른 관심을 쏟지 않았다. 이제 음식이 나왔으니 슬슬 휴대폰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밥을 먹을 준비를…

“여기에 주세… 엥?”

그런데 어라. 뭔가 엄청 익숙한 목소린데.

“선생님?”

“하루나 씨?”

“하루나?”

우리를 맞이해 준 건, 스테이크 하우스의 유니폼을 입고 땀을 뻘뻘 흘리며 테이블에 고기를 서빙할 준비에 열심인…

게헨나 미식연구회의 부장님.

쿠로다테 하루나였다.

<계속>

쉬고 싶은 선생님의 마음도 몰라주고 슬슬 모이기 시작하는 학생들...

과연 앞으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점심 맛있게 드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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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06.01창작

소설) 여름방학을 맞은 선생님, 휴가 간다 - 1

#선생#소설
좋아요 0댓글 22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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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C
PastelTone작가
게시물 52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4.06.01 11:59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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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2

나
ㅇDC
ㅇㅇ124.06.01

유우카가 펌프하면 기계 깨지는거 아님??

PDC
PastelTone작성자2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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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22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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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C
PastelTone작성자2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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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32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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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C
PastelTone작성자2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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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424.06.01

곧 터지겠구나

PDC
PastelTone작성자2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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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52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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