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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선생님의 신념을 왜곡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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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글자수 9573

오타·오역 지적 환영

루비문자는 단어[윗첨자] <- 이렇게 표기함

다음에 번역할 소설 추천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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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메마른 소리가 정사각형 방에 울려 퍼진다.

공기가 파열된 듯한 소리. 반 박자 늦게 뺨에 열기와 통증이 스친다.

내가 따귀를 맞은 소리다.

「무슨…… 무슨 생각을 하신 건가요!! 선생님은!!」

이젠 익숙한 풍경이 되어가는 하얀 천장.

나 개인에게 배정된 일인실. 처음에는 VIP 대우에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입원 횟수가 두 자릿수를 넘어가면서부터 사양도 경계도 사라졌다.

도시의 소음과 끝없는 일에서 벗어난 나의 잠시 잠깐의 오아시스── 선생님 전용 입원실에 절규가 울려 퍼졌다.

「…………윽」

「한 걸음…… 한 걸음만 잘못 디뎠어도……! 단추 하나만 잘못 채웠어도……! 죽었을지도 모른다고요!?」

병실 분위기에도, 그리고 소리의 근원인 소녀에게도 어울리지 않는, 공기를 뒤흔드는 일갈.

은색 커튼을 연상시키는, 발끝까지 뻗은 우아한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우시오 노아는 포효한다.

그녀의 절규와 함께 흐트러지는 머리카락이, 마치 그녀의 지금 감정을 나타내는 것 같았다.

「노, 노아…… 진정해……. 여기, 병원이니까……」

「상관없습니다!!

유우카!! 이 사람에게는, 이 사람에게는! 지금 여기서 이해시켜야 합니다!! 어째서 그런…… 그런! 어리석은 짓을!! 어리석음의 극치입니다!!」

「…………………….」

친한 친구인 하야세 유우카의 말에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베일 같은 아름다운 긴 머리카락은, 의지를 가진 듯 더욱 거칠게 날뛰고 있었다.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리라.

「선생님!!

당신은, 자신의 몸이 얼마나 약한지, 다른 누구보다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을 터!! 그리고 당신의 입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당연히 알고 있을 터!! 무엇보다── 당신이 다치면!! 슬퍼할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가슴 아파하며! 당신의 회복을 손꼽아 기다리게 될지!

그걸 모를 정도로 무능한가요!!! 당신은!!!」

「………….」

한마디 한마디가 돌덩이처럼 내 위장에 스며든다.

노아의 분노는 지극히 당연하다. 나는 그녀들의 상냥함을 짓밟았다.

「알고 계신가요!? 지금 당신은, 당신을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모든 학생을 배신한 것과 같습니다!!

그걸!! 하필이면, 하필이면……!! 이런 바보 같은 이유로……!!」

「거기까지 하세요」

아무런 대꾸도 찾지 못하고, 그저 노아의 질책을 감수하고 있던 나에게 구원의 손길이 내밀어진다.

──아니, 구원의 손길이라고 하기에는, 조타수의 시선은 지극히 날카롭다.

노아와 동등하게 격분하면서도, 그것을 품 안에 감추었을 스미 세리나가, 문도 쓰지 않고,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너무나 당연하게 허공에서 입실했다.

「노아 씨. 아무리 여기가 격리 병동이라 해도, 다른 방에까지 울릴 정도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눈 뜨고 볼 수 없습니다.

부디, 나머지는 나중에」

「저는!!!」

「머리 좀 식히고 오라는 말입니다. 당신도. 선생님도」

「──────윽!!

──실례하겠습니다!!」

말 그대로 바람을 어깨로 가르며 노아가 병실을 나선다. 감정에 맡겨 열고 닫은 문에서, 도저히 그녀가 낼 것 같지 않은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노아, 울고 있었어.」

「………….」

기쁨도, 분노도, 허무함도.

나이에 걸맞은 천진난만한 미소도.

우시오 노아가 가질 수 있는 모든 표정을, 봐왔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나는, 선생 실격이네」

「네. 그렇네요」

「잠깐, 세리나……!」

한심한 자학을 한마디로 세리나가 잘라버렸다. 제지하려던 유우카를, 능숙하게 한 손으로 바이탈 체크를 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 제지하며 되받아친다.

「유우카 씨. 노아 씨의 말을 빌리자면, 이번 선생님의 행동은 도저히 용납하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것은, 이 지경에 이르러서도 선생님 본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

「에……, 선생님……?」

「………….」

「저는 알아요. 그 점은 선생님도 잘 알고 계실 거라는 걸」

심장 소리, 맥박, 산소 농도, 혈압.

일을 차례차례 해치우면서, 얼음을 연상시키는 차가운 시선을 던진다.

스미 세리나에게 숨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른 사람에게도 쓸 수 있는지, 나에게만 한정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그녀는 내 마음을 꿰뚫어 보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제가 뭐라고 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거라는 것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저는 구호에 전념하겠습니다. 선생님도, 그걸 바라시겠죠?」

「그런 식으로 말하다니…….」

「유우카 씨, 나머지는 당신에게 맡기겠습니다. 이 선생님을 자칭하는 왕바보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주고 싶으시다면 마음대로 하세요.

……다만, 목소리는 좀 낮춰주시고요」

눈 깜짝할 사이에 링거를 교체한 세리나는, 나와 유우카를 번갈아 가며 가만히 바라보다가.

이윽고 병실에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안개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뒤에 남겨진 것은 두 사람뿐.

「……선생님. 어째서, 그런 짓을 하셨나요」

「────」

세리나보다 훨씬 조용하게, 노아보다 훨씬 감정을 억누르고.

호수 면을 친 듯한 고요한 목소리로.

꺼질 듯한 가냘픈 음성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슬픔에 가득 차 떨리는 유우카의 목소리에, 압도당해 버렸다.

「나는…….」

「알고 있어요. 선생님의 행동이 고귀한 행위였다는 건. 선생님이라면 그걸 선택할 거라는 것도, 이해 못 할 건 아니에요」

「………….」

침대 끝에 그녀가 걸터앉는다.

수십 센티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데, 왠지 유우카가 아주 멀리 가버린 것처럼 착각한다.

「하지만. 글자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건, 당신을 모르는 사람뿐이에요. 당신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은. 우리들은. 슬퍼요. 이런 이유로, 정말로 당신이 가버린다면. 남겨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녀의 손이 내 다리를 쓰다듬는다.

혹사한 탓에 부서져, 완치될 때까지는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초라한 다리.

「──적대했던 학생을 구하기 위해, 무너지는 빌딩에 혼자 뛰어들고.

──결국, 구한 학생에게 배신당해 죽을 뻔했다니.」

쓴 약을 씹어 삼킨 듯이, 싫은 기억을 플래시백하듯이.

눈꺼풀을 꼭 감고 나서, 유우카는 말을 잇는다.

「그러니, 바보 소리를 듣죠. 저라도, 이번에는 옹호할 수 없어요」

「…………하하.

유우카도 감싸주지 않는다면, 지금 키보토스에 내 편은 아무도 없게 되겠네……」

「……이런 식으로 선생님의 최고가 되어도, 하나도 기쁘지 않아요」

그녀의 목소리가 눈물로 번진다.

사랑하는 학생을 연달아 두 명이나 울리다니. 이걸로 선생님을, 어른을 자처하다니,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

「……일단, 확인해 두고 싶은데요」

「……뭔데」

「빌딩 붕괴에 휘말리는 정도로, 저희는 다치기는 해도, 치명상을 입지는 않아요. 그 점을, 이해하고 계신가요……?」

「아아. 잘 알고 있어」

당연하다. 꽤 오랫동안, 여기서 선생님을 해왔다.

키보토스 주민의 신체 내구성은, 일반인의 그것을 훨씬 능가한다. 추락 정도로는 죽지 않는다. 전치 1개월 정도의 부상은 입겠지만.

──그렇더라도, 못 본 척할 수 없었다.

「…………. 그날. 선생님은 싯딤의 상자를 가지고 계시지 않았죠. 맨몸으로 돌격했다는 것도, 이해하고 계신가요?」

「응. 서두르고 있었으니까」

전술 지휘를 하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싯딤의 상자를 손에 계속 둘 수 없는 장면도 존재한다.

우연히 그때가 그랬다. 십수 미터 떨어진 싯딤을 회수하고 갔다면, 도저히 제시간에 도착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런 것이 행동에 옮기지 않을 이유는 되지 않았다.

「…………………….

그럼. 세리나가 말했던 건.

당신은, 이번 자신의 판단을──」

「…………그래.

바보 같은 짓이라는 것도, 모두의 분노도 잘 알아.

──하지만. 후회도, 반성도, 하지 않아」

「────!!!」

사실은 숨겨두고 싶었던 본심이지만, 세리나에게 선수를 빼앗긴 이상 어쩔 수 없다.

유우카가 주먹을 치켜든다. 오른쪽 뺨은 아까 노아에게 맞았으니, 이번에는 왼쪽을 내밀어야 할까.

자조 섞인 미소를 짓는 나에게 그녀는 손바닥을 휘두르고,

──살며시 뺨에 갖다 댔다.

「유우카……?」

「하아…….

자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당신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는 세리나의 능력, 그 심적 고통은, 헤아릴 만하네요. 선생님」

가시 돋친 대사지만, 목소리는 부드럽다.

나를 들여다보는 그녀의 표정은, 아이를 꾸짖는 어머니처럼 엄격하고, 꽃을 사랑하는 소녀처럼 온화하며.

그 눈동자는, 바다색의 깊은 푸름에 새겨진 비색의 동공은, 그저 똑바로 내 시선을 붙잡고 있었다.

「선생님. 학생에게 우열을 가리지 않고 모두 사랑하는 당신의 자세는, 정말로, 정말로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

「당신에게 학생이란, 모두 이끌고 가르치며, 키우는 존재겠죠. 당신의 사랑은 똑같이 모든 학생에게, 모든 아이에게 쏟아져요. 그것이 선생님의, 어른으로서의 긍지인 거죠. 저, 자랑스러워요. 당신의 생각은, 이상은, 존중받아야 할 거예요」

「…………결과적으로, 사랑하는 학생을 두 명이나 울린 쓰레기 녀석이 되었지만 말이야」

상냥한 말을 뿌리치듯 자학한다.

말 안 듣고 떼쓰는 아이의 그것이다. 어른이 할 짓이 아니다.

「네. 그거예요, 선생님」

「……?」

뺨에 얹어진 유우카의 손에, 어쩐지 힘이 들어간다.

온화한 표정에도 순간 긴장이 스친 것처럼 보였다. 무언가를 결심한 듯한──.

「선생님, 저는. 저희는, 우열을 가리고 있어요」

「무슨…….」

「당신과 관련된 모든 학생은, 당신과, 당신 이외의 사람으로 우열을 가리고 있다는 말이에요. 저희는 모두, 당신의 안전과 안식을 최우선으로 하고, 당신을 상처 입히는 자들을 하향 조정해요. 그것이 같은 학생끼리라 해도 상관없어요」

「…………………….」

지극히 당연하게, 당연하게.

마치 내 아이에게 고등학교 수학을 가르치는 어머니처럼, 담담하게 그녀는 말한다.

소름이 돋는다. 오한과, 긴장과.

약간의, 공포를 느꼈다.

「알겠어요?

당신이, 학생들을 모두 평등하게, 우선순위를 매기지 않고 사랑하는 것에 반해.

저희는, 학생들끼리 우열을 가리고 있어요.

다름 아닌 선생님. 당신을 위해서.

당신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

「────」

「당신을 욕하고, 깎아내리는 학생이 있고. 저희가 그것에 의분을 느껴, 상대를 규탄했다고 해도.

───당신은, 그 학생을 용서해 버리겠죠. 아니, 분노조차 느끼지 않겠죠.

당신을 상처 입히고, 죽이려는 학생이 있고. 저희가 그것에 격분하여, 상대를 제거했다고 해도.

───당신은, 그 학생도 사랑해 버리겠죠. 당연히, 필연적으로. 저희의 마음 같은 건 상관없이.」

그녀의 눈에서, 유난히 큰 물방울이 떨어졌다.

넘쳐흐르는 것을 멈출 수 없는 것이리라. 눈물도, 말도.

「선생님. 들어주세요.

──이 관계는, 가까운 장래에. 확실히, 갈등을 낳을 거예요. 그것도, 치명적일 정도로」

「윽」

마침내 현실을 마주했다.

지금까지 계속 변명을 거듭하며, 직시하지 않으려 했던 사실.

나의 학생들을 향한 마음과, 학생들이 나에게 돌려주는 마음.

거기에 명확한 차이가 생기고 있다는 것을, 못 본 척해왔다.

「선생님.」

「──윽!? 뭐, 유우……?」

유우카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내 눈앞에, 그녀의 얼굴이 있었다. 너무 가까워서 움찔했지만, 병원 침대에 누워 상체만 일으킨 터라,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간단한 해결책이 있어요」

「해결책……?」

「네. 그래요. 선택해 주세요. 저희를.」

여고생 특유의 달콤한 시트러스 향기.

말 그대로 눈과 코앞까지 다가온 유우카에게서, 상냥한 말이 흘러나온다.

결코 선택해서는 안 될, 독을 품은 과일의 향기.

「우열을 매겨주세요.

우선순위를 매겨주세요.

저희를 선택해 주세요. 당신을 사랑하는 저희를, 우선해 주세요.

당신을 생각하는 학생의 목소리에, 당신 자신의 의지로 응답해 주세요.

당신을 부정하는 자들을 단죄하는 저희를, 당신 자신으로 긍정해 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언젠가 반드시, 사랑은 뒤집힐 거예요」

뒤집힌다.

무엇으로.

정해져 있다. 저주다.

당연하다, 나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며, 우선해 주는 아이들의 의지를,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 우선하지 않고 있으니까.

평등이란 즉 균일화.

한 사람을 생각하고, 특별하게 만들려는 학생들을, 모두 균일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 지금 나의 현실이다. 바쳐진 그리움의 마음을, 꺾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들 입장에서는, 냉대받고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도 있다.

이대로라면, 언제 사랑이 증오로 변해도 이상하지 않다. 유우카는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그래도. 유우카.」

「………….」

「그래도, 나는 누군가를 버리고 싶지 않아.

학생을 버리고 싶지 않아.

어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는, 있어서는 안 돼.

나를 미워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래도 좋아.

나를 죽이고 싶은 학생이 있다면, 그래도 좋아.

나에게 원망을 퍼붓는 학생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는, 한 조각도 존재하지 않아, 유우카」

「…………그건, 왜?」

「그야 당연하잖아.

학생의 슬픈 얼굴을 용서할 수 없으니까.」

모순이다.

자신의 발언이 이미 미쳐 있다는 것을,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 통감하고 있다.

슬프게 하고 싶지 않다고? 방금, 두 명이나 학생을 울려놓고. 혀도 마르기 전에, 잘도 지껄였다.

솔직히 말해, 그저 고집을 부리고 있을 뿐이었다.

들켜버린 심정, 부정당한 신념.

쌓아온 것들이, 산산조각 난 것 같아서.

다른 누구에게 무슨 말을 들어도 흔들리지 않았을 텐데.

하필이면, 하야세 유우카에게.

──그녀가 말하는, 우선을. 아주 조금, 매겨버리고 말았다.

그 유우카에게 들이밀려서.

내 가슴속은 혼돈의 도가니였다.

「……………………후우. 알겠습니다.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알아줬구나──」

말을 꺼내려던 어리석은 자의 입이 막힌다.

사랑하는 학생의, 입술로.

시간이 멈춘다.

1초, 2초, 3초.

아니면 10년 정도 지났을까.

마치 한 쌍의 새처럼, 부드럽고, 가볍게. 쪼아 먹듯이.

그저, 잔잔한 수면처럼 평온한 키스.

크게 뜬 내 눈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비치지 않고, 콧속에는 제자의── 사랑하는 여성의, 과일꽃 향기만이 가득 차.

이윽고, 0이 되었던 두 사람의 거리가, 1센티미터, 2센티미터 벌어지고.

「────────」

「…………음.

후후. 레몬 맛, 안 났네요…….」

입맞춤을 마친 그 여성은, 내 가슴팍에 머리를 기댔다.

결코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어깨를 떨며 얕은 숨을 쉬는 그 모습이, 그 입가에서 새어 나오는 오열이, 유우카의 심정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유우카…… 왜…….」

「…………으윽, 흑. 하아…….

……정말, 선생님은. 알고 있어도,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군요.」

내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그녀는 웅얼거리는 목소리를 낸다.

어떻게든 표정을 보일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환자복이 젖어가는 것이 피부에 전해진다.

「이건, 저주예요.」

「──저주?」

이마를 비비며, 고개를 끄덕이는 시늉을 하는 유우카.

어느새 양손은 내 어깨에 놓여 있었고, 그녀의 상체는 내 몸에 기대어 있었다.

「연모. 친애. 존경. 그리움.

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지만, 선생님이 받아주지 않을 것은 명백해요.

그러니, 지금은 괜찮아요. 지금은 이걸로 괜찮아요.

───지금은. 당신에게 저주를 걸기 위해, 이 몸을 쓰겠습니다」

「무슨…… 소리를……」

어깨에 놓인 손바닥에 힘이 들어간다.

나에게 도망칠 곳 따위는 처음부터 없는데도, 일부러 태도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절대로, 놓지 않겠다고.

「선생님. 정말 좋아해요. 사랑해요.」

「윽」

금기가 풀린다.

누가 봉인했는가. 물론 나 자신의 의지로.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가슴에 새겨두었을 경계선이, 마침내 넘어섰다.

「후훗. 저는 선생님을 사랑하고. 선생님의 모든 것을 독점하고 싶을 정도로 그리워하고. 제 모든 것을 바치고 싶을 정도로 사모하고 있어요.

───있잖아요, 선생님. 지금 선생님이 누군가에게 살해당하면, 저는 어떻게 될까요」

「무슨……!」

「그냥 사고 실험이에요.

저의 모든 것, 살아가는 목적인 당신이 만약.

이 자리에서 그 목숨을 잃는다면.

저는,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너무나도 엉뚱한 언행.

사고 따위가 따라잡을 리 없다.

「정답은, 이렇습니다.

───뒤를 따르겠습니다. 확실하게.」

「!!!」

「아아…… 후후후. 네, 말로 하니 더욱 확신이 드네요.

당신의 목숨을 빼앗은 요인을 땅끝까지 쫓아가서, 그 흔적을 모두 불태워버리고. 그 후, 실의와 함께 목숨을 끊겠죠. 그것이 저의. 당신의 사랑하는 학생, 하야세 유우카의 최후입니다, 선생님.」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어째서 유우카가 그런 꼴을……」

말하다가 깨닫는다.

아아, 함정이다.

유도 심문…… 아니, 처음부터 이렇게 될 것이 정해져 있었다.

키스를 당했을 때부터. 아니 유우카에게 심정을 토로했을 때부터.

……그렇구나, 세리나에게 폭로당했을 때부터인가.

「네. 그러니까.

저주인 거예요, 선생님.」

「──────」

마침내 유우카가 얼굴을 들어주었다.

울어서 부은 눈꺼풀. 얇은 화장마저 번질 정도로, 눈물을 다 흘리고.

그래도 바다색 눈동자는, 비색의 동공은. 최상급 보석 같은 빛을 발하며, 내 얼굴을 붙잡고 있었다.

「당신이 죽으면, 저는 죽습니다.

당신이 살해당하면, 저는 악귀가 되어, 반드시 범인을 멸망시킬 겁니다.

당신의 사랑하는 학생의 인생은, 어느 쪽이든 끝장이겠죠.

어떠세요, 선생님?

저도 사랑해주시는 거죠?

제 슬픈 얼굴도, 보고 싶지 않다고 말씀해주시는 거죠?

───아직도, 자신의 존재 가치를 가볍게 여기실 수 있나요.」

「………………………….」

해냈다는 듯이, 그녀는 입꼬리를 비튼다.

한 조각도 기쁘지는 않을 텐데.

너무나도 애처롭고 덧없이 웃는 유우카를, 망연자실한 채 바라본다.

「당신이 죽으면, 당신을 그리워하는 모든 학생이 슬퍼합니다.

당신을 상처 입히는 학생을 당신이 감싸면, 당신을 그리워하는 모든 학생이 슬퍼합니다.

당신이 우리를 배신하면, 당신을 그리워하는 모든 학생이 슬퍼합니다.

───당신은, 우리가 계속 저주[사랑]할 겁니다.

저주[사랑]를 받는 한, 당신은 살아야만 합니다.

이것은, 그런 저주입니다.」

양손을 어깨에서 떼고, 흐르듯이 목으로 돌린다.

다시 얼굴을 가까이 한 유우카의 얼굴은, 비장감과 결의와, 그리고 틀림없는 황홀감으로, 환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막다른 길이에요, 선생님. 당신은 이제.

───우리의 사랑에서, 도망칠 수 없어요.」

아아, 이것은 벌이리라.

못난 나에 대한, 어리석게도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소녀들의 마음을 짓밟아온 나에 대한 벌.

유우카의. 그녀의. 나의 소중한 학생의.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운 소중한──.

──나의, 소중한 여성의.

그녀의 가장 소중하고, 가장 숨기고 싶었고, 그리고 가장 전하고 싶었을 그 마음을, 나는 그녀에게 이용하게 해버렸다.

유우카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나에게 입을 맞추려 하고 있을까.

백 년의 사랑도, 식지 않았을까.

이런 어리석은 자의, 몽상에 가까운 헛소리를 듣고도, 그 마음은 빛바래지 않았을까.

단 한 번의 첫 키스.

거기에 얼마나 많은 꿈을, 얼마나 많은 희망을, 얼마나 많은 미래를 맡겼을지 모르는데.

내가, 빼앗았다.

내가 유우카에게, 이런 슬픈 첫 키스를 강요한 것이다.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나와 학생 사이에 생기는 간극을 메우려면, 자신이 희생할 수밖에 없다고.

그녀의 합리적인 사고가 내놓은 답은, 그녀의 풋풋한 청춘에 대한 몽상을 대가로, 결과를 가져왔다.

아마 만족스러울 것이다.

나 혼자 울면 된다. 그러면 선생님은 구원받는다. 다른 학생도 구원받는다.

자신의 목숨을 인질로 삼은, 어리석은 나는 아마 미움받겠지만. 상관없다. 선생님의 앞날에 행운이 있기를.

기도만 할 수 있다면, 그걸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겠지.

하지만, 유우카. 너는 모른다.

내가 얼마나 참아왔는지.

내가 얼마나 자신을 다스려왔는지.

네가 산산조각 낸 나의 신념. 어른의 긍지. 선생님의 가르침. 그보다 새어 나오는 시커먼 감정.

첫 번째 희생자가 되는 것은.

마지막 희생자가 되는 것은.

「─────윽」

「───응에무!?」

뜨거운 과일에 입맞춤을 한다.

이번에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부터.

놀라울 정도로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

입술로 입술을 비집어 열고, 찾아낸 혀를 혀로 얽는다. 탐하는 듯한 입맞춤이다.

내 목에 두르려다 굳어진 그녀의 양손을, 덮어씌우듯이 내가 그녀의 등에 손을 두른다. 반 박자 늦게, 유우카도 내 등을 끌어안았다.

얽힌 혀에서 열이 전해진다. 서로의 마음을, 열정을 스며들게 한다.

그녀의 치열을 확인하고, 혀의 움직임을 쫓는 동안, 이제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그저 기분 좋다는 감각만이 남는다.

이윽고, 하나가 되어 있던 두 개의 머리는, 천천히, 아쉬움을 감추지 않고, 그래도 서로의 의지를 알기 위해, 약간의 틈을 만든다.

유우카의 입술이 떨어져 나가는 기색에 눈을 뜨자, 불과 몇 센티미터 정도의 위치에서, 그녀는 미소 짓고 있었다.

분명 내 마음이 점막을 통해 전해졌으리라. 방금 전까지의 절망을 몇 겹이나 겹친 웃음과는 달리, 의기양양한 듯한 맑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

「…………………선생님.」

「유우카. 나는, 너를───」

말하다가 또 깨닫는다.

그렇다. 유우카는 이미 말해주지 않았는가. 정정이 필요하다.

오늘은 깨닫는 것뿐이었다. 앞으로의 내 인생도, 이렇게 제자들에게 깨달음을 계속 주게 될 것이다.

그것도 나쁘지 않다.

「──나도. 너를, 정말 좋아해.

계속 너를 사랑했어.」

「────────」

말은 없고, 행동으로.

다시 두 사람의 거리는 0이 된다.

이번에야말로 헤어지는 일은 없으리라, 서로가 서로를 이해했기에.

슬픈 결의의 첫 번째 키스.

보여주겠다는 듯한 두 번째 키스.

세 번째는, 상냥하고, 온화하며.

그리고 따뜻하고 친밀한 기분으로. 무언가의 형태로 남겨두고 싶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한다.

정말로 입맞춤이었다.

「선생님……. 선생님……!

좋아해요……! 좋아한다고요……!

사랑해요……!」

「유우카……! 유우카……!」

이름을 탐하는 것뿐인, 꽤나 어린애 같은 만남.

하지만 그것은 서로의 세계를 잘라내는 데는 너무나 충분한 정보량으로.

이제 우리는, 서로의 모습밖에 볼 수 없었다. 그 이외의 모든 것을 뇌에서 잘라내고, 서로를 갈구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깨달을 수 있었을 작은 실수를.

수많은 깨달음을 얻었을 오늘의 날에, 마지막의 마지막에서 치명적인 실패를.

힘껏 닫힌 문.

그 반동으로 몇 센티미터 열린 틈으로.

은색 커튼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한 줌의 머리카락이 엿보이고 있다는 것을.

그 주인이, 문 앞에서 꼼짝도 못 하고, 조각상처럼 웅크리고 있다는 것을.

한 여성의 미소에 응답하기 위해.

한 여성의 희망을 지키기 위해.

한 여성을 우선하기 위해.

한 학생의 미소를 빼앗았다는 것을.

우리는, 끝내 깨닫지 못했다.

계속

--------

다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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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06.07번역

소설핫산) 선생님의 신념을 왜곡하는 이야기

#선생#소설
좋아요 0댓글 14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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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
nike53085202작가
게시물 22개
ㅇDC
ㅇㅇ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5.06.07 00:15
조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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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나
ㅇDC
ㅇㅇ125.06.07
디시콘
ㅇDC
ㅇㅇ225.06.07

아니 여기서 미야코 콘 나오니까 좀 그렇잖아ㅋㅋㅋ

ㅇDC
ㅇㅇ25.06.07

응, 선생은 좀 쓸데없는 이상을 갖다버리면 좋을 것 같아 강단 없이 그저 학생이란 이유로 구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좋아보일지라도 자기에게 손해를 봐야할 이유는 전혀 없는데, 결국은 그 쓸데없는 이상주의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학생들을 떠나보내는 어리석은 짓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기에는 너무 늦었겠지 이미 그 때 학생들은 그런 선생에게 실망하고 떠난지 오래니까, 회복할 수도 없겠지. 결국에는 선생 자신이 최악의 적이야. 이번글을 보니까 확실히 그렇게 느껴지네

ㅇDC
ㅇㅇ325.06.07

시로코가 하는 말 같애

ㅇDC
ㅇㅇ425.06.07

@ㅇㅇ 문학작품을 많이 읽어서 똑똑해진 시로코

ㅇDC
ㅇㅇ325.06.07

왠지 조금 어긋난채로 구원받은 세계의 쿠로코가 이런식으로 말할거같아

ㅇDC
ㅇㅇ525.06.07

잘 나가다가 갑자기 급발진 해버렸네 유우카 고백까지는 진짜 좋았는데 좀 아쉽다

ㅇDC
ㅇㅇ525.06.07

이러면 이제 베드 엔딩 밖에는 없자너

ㅇDC
ㅇㅇ25.06.07

게임에서의 선생은 몸 잘 사리는데 이 소설은 어거지로 나 잘했지? 하면서 들이대는것같아 몰입이 안되네 ㅎ

ㅇDC
ㅇㅇ625.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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