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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스포)소설)슈로의 소설이 게임화되는 이야기-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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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名作)은 모든 이의 기억 속에 영원히 자리 잡고, 범작(凡作)은 소수의 기억 한편에 조용히 머물다 사라지며, 졸작(拙作)은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못한 채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그러나 세상에는 이 모든 범주를 벗어난 작품이 있다.

명작이라 하기엔 너무나 조잡하나, 졸작이라 하기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깊숙이 박혀버린 것들. 범작의 평범함조차 거부당한 채, 기이한 형태로 사람들의 기억을 잠식해 들어가는 것들.

사람들은 그것을 괴작(怪作)이라 부른다.

그리고 지금부터 들려줄 이야기는...

어떤 괴작 하나의 이야기다.

~~~~~~~~~~~~~~~~~~~~~

야부키 슈로는 지금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게임개발부의 부실에 있었다. 부실은 너저분했다. 한쪽 구석에는 미처 정리하지 못한 게임팩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고, 벽에는 각종 게임 포스터와 멤버들이 그린 듯한 낙서들이 어지럽게 붙어 있었다. 그녀가 앉아있는 테이블 위에는 봉지가 반쯤 열린 감자칩, 사탕 몇 개, 그리고 탄산음료 캔이 놓여있었다. 건강과는 거리가 먼 다과였다. 그리고 건너편에 있는 학생, 사이바 모모이.

“그러니까...”

슈로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제 소설을...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고요?”

그 말에 모모이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옆에 있던 파란 머리의 소녀, 텐도 아리스도 덩달아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슈로 씨의 그 소설 말이야, 완전 대박 느낌이라고!”

슈로는 애써 평정을 가장하며 팔짱을 꼈다. 하지만 자꾸만 씰룩거리는 입꼬리와 미세하게 떨리는 손끝은 그녀의 속마음을 감추기엔 역부족이었다.

‘드디어... 드디어 내 진가를, 이 야부키 슈로의 천재성을 알아보는 자가 나타난 건가!’

슈로의 전작 [이세계에 갔더니 괴담가가 되어 초 레벨업한 건]은, 솔직히 말해 처참한 실패였다. 그건 뼈아프지만 인정해야만 했다. 소설 플랫폼 [소설 써보자!]에 매주 한 편씩 연재했지만, 댓글창은 매번 혹평과 조롱으로 불타올랐다. 악플들을 애써 무시하려 했지만, 완결 후 밀려오는 자괴감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 그건 졸작이었다. 흑역사 그 자체였다. 그 소설을 떠올릴 때마다 슈로는 이불을 걷어차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곤 했다.

하지만 실패는 성장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슈로는 뼈아픈 반성을 거름 삼아 새로운 스타일로 신작을 연재 중이었다. 밤샘은 기본이요, 캐릭터 하나하나에 영혼을 갈아 넣으며 고심한 결과물이었다. 물론, 여전히 댓글은 매번 폭주했지만, 슈로는 그것이 전작 때문에 생긴 악성 헤이터들의 발악일 뿐이라고 치부했다. 지금 그녀의 작품은, 객관적으로 평가해도 대중에게는 최소 평작 이상, 그 깊이를 아는 이들에게는 틀림없는 명작일 터였다.

‘그래, 이번 작품이야말로 진정한 나의 대표작. 전작의 오명을 씻고 문단에 새로운 획을 그을 역작이라고! 결국엔 이렇게, 내 재능을 알아보는 자들이 나타나기 마련이지...’

슈로는 기분이 좋아져, 자기도 모르게 의기양양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최대한 거만한 느낌을 살려 목소리를 낮게 깔며 말했다.

“좋습니다. 특별히 허락해 주도록 하지요.”

“나이스!”

“성공입니다, 모모이!”

모모이와 아리스가 신나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아리스의 얼굴에도 기쁨이 어렸다. 그 모습에 슈로는 더욱 우쭐해졌다.

“그 대신.”

슈로가 손가락을 까딱이며 말한다. 달콤한 제안에 덥석 넘어갈 만큼 순진한 슈로가 아니었다. 자신의 피와 땀, 그리고 영혼이 담긴 명작이 행여나 개발 과정에서 왜곡되거나 망쳐지는 것은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그녀의 소설은 단어 하나, 문장 하나, 심지어 행간 하나하나에까지 심오한 의도가 녹아든, 그야말로 예술 작품이었으니까.

“제가 게임 제작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겠어요. 특히 스토리와 설정에 관한 부분들은, 제 의견이 최우선적으로 반영되어야 할 테고. 캐릭터들의 디자인이나 게임 스타일까지, 전부 제 검토를 거쳐야 합니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캐릭터들이, 행여나 개발 과정에서 엉뚱한 게임의 소모품으로 전락하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흠... 그건 좀...”

모모이 옆에 앉아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미도리가 턱을 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려는 찰나였다. 그녀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져 있었다. 아무래도 모모이의 폭주를 염려하는 듯했다.

“알았어! 문제없어!”

하지만 모모이가 자리를 박차며 미도리의 말을 가로챘다. 슈로의 조건을 조금도 고민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그런 조건이 더 재미있다는 듯 눈을 반짝였다.

“언니, 그래도 원작자분께 너무 부담을...”

미도리가 재차 뭔가 말하려 했지만, 모모이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듯했다. 모모이는 슈로를 향해 한층 더 반짝이는 눈으로 말을 이어갔다.

“시나리오 담당인 내가 확실하게 협조해 줄게!”

슈로의 얼굴이 만족감으로 살짝 뒤틀렸다. 역시 뭘 좀 아는 녀석들이었다. 그녀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품 안에서 조심스럽게 USB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마침 [종말 세계의 도서관에서 나는 홀로 괴담을 쓴다]의 설정집과 최신 원고를 가져왔습니다. 한번 정독해 보시죠.”

하지만 그 파일을 본 모모이가 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라? 이게 뭐야? [종말 세계의...]?”

“보다시피 천재적인 괴담가 쿠치키 슈로의 역작, [종말 세계의 도서관에서 나는 홀로 괴담을 쓴다]의 설정집... 왜 그러죠?”

모모이는 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 슈로 씨, [이세계에 갔더니 괴담가가 되어 초 레벨업한 건] 쓴 사람 아니었어?”

슈로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시는가 싶더니, 이내 싸늘하게 굳어졌다. 방금 전까지 세상을 다 가진 듯 의기양양했던 표정은 온데간데없었다.

“뭐... 뭐라고?”

그걸 게임화 할 생각이었던 거냐?-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모모이가 해맑은 표정으로 선수를 쳤다.

“그거 완전 초인기작이잖아! 매번 올라올 때마다 실시간 랭킹 들고, 커뮤니티에서도 난리가 났었다고!”

슈로의 소설 [이세계에 갔더니 괴담가가 되어 초 레벨업한 건]은... 매번 올라올 때마다 사이트 순위권에 들기는 했다. 소설 쪽 커뮤니티도 올라올 때마다 난리가 났었고. 물론, 안 좋은 방향으로 말이다.

모모이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말을 이어갔다.

“그거 엄청나게 재미있었다고! 특히 주인공이 위기 상황마다 치트 괴담 스킬로 탈출하는데, 그게 또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지는 게 너무 좋았어! 그리고 주인공이 먼치킨은 아니라는 설정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고!”

그 말에 슈로는 잠시 멈칫했다. 혼란스러웠다. 분명 댓글창에는 조롱과 비난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은데...

하지만 슈로는 이내 입을 열었다.

“뭐... 뭐, 너무 먼치킨이면 재미없으니까... 독자들의 허를 찌르는, 그런 깊이 있는 설정을 의도한 거였긴 해요.”

어느새 목소리 톤이 살짝 바뀌어 있었다. 옆에 있던 아리스도 거들었다.

“네! 아리스도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특히 주인공이 매번 파워업을 하지만 결국 엔딩에서는 라이벌에게 패배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예측불허의 전개였습니다!”

오랜만에, 아니, 거의 처음으로 듣는 순수한 칭찬이었다. 악성 헤이터들의 억까와 비난에 익숙해져 제대로 받아본 적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슈로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하더니, 한 가지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그래... [이세계괴담초렙업]... 그건 시대를 너무 앞서나간 작품이었긴 했어. 평범한 독자들은 이해하지 못했지만, 진정한 안목을 가진 독자들에게는 인기를 끌만했지...’

한 문장 한 문장, 설정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여 쓴 소설. 그것이 바로 [이세계에 갔더니 괴담가가 되어 초 레벨업한 건]이었다. 단지 초반에 자신의 천재적인 작품들이 묻힐까 걱정하는 기성 작가들이나, 질투심에 눈이 먼 자들이 뱀심으로 음해했을 뿐이었다. 슈로는 급격한 태세 전환과 함께 자기 합리화를 했다.

“흥... 뭐, 좋습니다. 다행히 USB 안에 [이세계에 갔더니 괴담가가 되어 초 레벨업한 건]의 상세 설정집과 비공개 외전도 있어요. 특별히 당신들에게만 보여주도록 하죠.”

어느새 슈로의 얼굴에는 다시 자신감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오오오! 보여줘! 보여줘!”

“아리스도 보고 싶습니다! 기대됩니다!”

모모이와 아리스가 테이블로 달려들어 몸을 슈로 쪽으로 기울였다.

‘이 녀석들... 사이바 모모이와 텐도 아리스라고 했었나... 보기와 다르게 의외로 문학적 소양이 깊고 작품을 보는 안목이 있는 녀석들일지도...’

슈로의 표정이 묘하게 바뀐다.

그리고 뒤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유즈와 미도리다. 캐비닛 안에서 밖을 바라보고 있는 유즈는 안절부절 못하고 있고 미도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이거 정말 괜찮으려나...”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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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05.31창작

스포)소설)슈로의 소설이 게임화되는 이야기-上

#야부키 슈로#소설
좋아요 0댓글 2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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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DC
치동작가
게시물 28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5.05.31 17:20
조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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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나
ㅇDC
ㅇㅇ125.05.31

맛도리네 주인장 다음 가져와!!!

ㅇDC
ㅇㅇ225.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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