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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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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기준 4,362자

원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2380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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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강철의 대사(大蛇)

-사오리-

대지를 태우는 햇빛.

지글지글 내리쬐는 열선에 달궈진 황사의 대지는 메마르고 갈라져, 가냘픈 잡초조차 자라지 않는 사막으로 변해 있다.

맨발로 걷는다면 대지의 뜨거움 때문에 1분도 채 되지 않아 발에 화상을 입을 것이다.

그 광활한 아비도스 사막을 6인승 오픈카가 맹렬한 속도로 나아간다.

"삿쨩, 일어나. 곧 아야네가 지정한 지점에 도착해."

"어? 벌써?"

운전석의 아츠코가 흔드는 바람에 나는 조수석에서 눈꺼풀을 비볐다.

아비도스 고등학교를 출발한 것까지는 기억나지만, 그 이후의 광경은 기억에 없다.

"벌써 점심때가 다 됐어. 대여섯 시간은 달렸는걸. 삿쨩은 아무리 말을 걸어도 새근새근 자버리길래."

"미안하다……."

"아니야, 삿쨩의 자는 얼굴을 만끽할 수 있었으니까."

즐거운 듯 목소리를 높이는 아츠코.

"아비도스에 온 뒤로 잠을 잘 자게 됐네."

"응. 유메 선생님에겐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정말이지, 인생이란 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법이다.

수배자 신세로 쫓기던 우리들이 세계를 구하는 대규모 작전에 이름을 올리게 되다니.

그것도 유메 선생님도 다녔던 아비도스 고등학교의 학생으로서.

"저게 거짓된 성소지."

뒷좌석에서 턱을 괴고 그렇게 중얼거린 것은 세리카였다.

그 예리한 눈빛으로 저 멀리 전방에 보이는 검은 탑을 노려본 채였다.

"그래. 그리고 수호자인 비나를 쓰러뜨리지 않는 한 공략은――"

불가능하다. 그렇게 말하려다 말을 멈췄다. 그리고,

"뛰어내려!"

조수석에서 일어나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엣!? 그게 무슨――"

"히요리, 꽉 잡아."

히요리를 껴안고 뒷좌석의 미사키가 차에서 도약했다.

세리카와 노노미, 그리고 아츠코도 각자의 무기를 들고 문제없이 탈출했다.

그런 일련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나도 조수석에서 뛰어내렸다.

직후, 견고한 장갑을 두른 군용차가 새빨간 화염에 휩싸였다.

"성소의 수호 로봇인가."

공중에서 몸을 비틀어 선회했다.

등 뒤의 벨트에 고정했던 어썰트 라이플을 손에 든 상태로 지면에 무릎을 꿇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호락호락하게 보내줄 것 같지는 않네요."

착지한 히요리가 어깨에 멘 총의 안전장치를 풀었다.

그 배후에서 수풀이 크게 흔들렸다.

"못 보내줘요!"

동시였다.

히요리의 후방에서 대량의 전투용 드론이 튀어나온 것과.

그 드론 군단이 노노미의 머신건에 전부 격추당한 것이.

"고,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기엔 아직 이른 것 같은데요?"

노노미의 말에 응답이라도 하듯 모래가 꿈틀거렸다.

푹 하는 소리를 내며 모래가 함몰되더니, 그곳에서 장갑병들이 차례차례 땅속에서 기어 올라왔다.

기관총 일제 사격조차 견뎌내 버리는 까다로운 상대다.

총이 유효한 과녁은 1센티미터도 되지 않는 장갑의 이음새뿐.

그곳을 빗나가면 히요리의 저격총이라도 효과가 미미할 것이다.

"미사키."

어썰트 라이플을 겨눈 자세로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라져."

그에 응해 미사키가 적을 향해 한 걸음 내디뎠다.

그 어깨에 메고 있는 것은 거대한 런처다.

"역할을 다하겠어."

장갑병이 눈치챘을 때는 이미 포화가 시작되어 있었다.

쏟아지는 미사일.

아비도스 사막의 상공에서 파열하자마자 강렬한 빛과 충격파를 흩뿌리고, 지표면의 모래먼지를 더욱 말아 올렸다.

머리 위에서의 기습에 장갑병들이 무릎을 꿇었다.

그사이에 나는 움직이고 있었다.

"오른쪽에, 10기체."

세리카를 향해 그렇게 외침과 동시에 왼쪽으로 선회했다.

장갑병들의 품속까지 단숨에 파고들었다.

자세를 가다듬기 전에 영거리 사격으로 다섯 마리를 침묵시켰다.

"세리카, 그쪽은?"

"끝났어."

후방에서 스코프가 장착된 어썰트 라이플을 땅으로 내리는 세리카.

미사키가 말아 올린 흙먼지 속에서 세리카의 등 뒤에는 장갑의 이음새를 꿰뚫린 열 마리의 장갑병이 쓰러져 있었다.

수 미터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역시 대단하군."

장갑의 이음새 따위, 이 시야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었을 터.

그것을 정확무비한 정밀도로 쏘아 맞히는 기교는 이제 마술 같은 기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 아직 멀었어."

어깨에 멘 가방형 방패를 쓰다듬으며 세리카는 중얼거렸다.

"호시노 선배라면 이런 녀석들 전부 혼자서 해치워 버렸을 테니까."

이 자리에 없는 아비도스 고등학교의 최고학년 선배의 이름을 입에 담는 세리카.

전장에서 누구보다 앞장서서 싸우며 닥치는 대로 적을 도륙하는, 새벽의 호루스라 불리는 선배의 이름을.

"그나저나 삿쨩, 유감스러운 소식이 있는데."

불타오르고 있는 군용차를 가리키는 아츠코.

"여기서부터는 걸어갈 수밖에 없을 것 같아."

"……이런 이런."

어깨를 으쓱한 직후, 발밑에서 맹렬한 진동이 습격해 왔다.

조금 전 미사키의 포격조차 능가하는 굉음, 그리고 지면이 눈 깜짝할 사이에 융기하기 시작했다.

지진? 아니, 다른가?

뭐지, 이 불규칙한 지면의 태동은.

마치 땅속을 무언가가 기어 나아가고 있는 것 같지 않은가.

아비도스 사막의 모래가 부풀어 올랐다.

막대한 토사를 흩뿌리며 모습을 드러낸 것은 기계 장치의 대사(大蛇)였다.

"비나……!"

"왜 여기에!? 아직 탑까지 거리가 남았는데!"

노노미의 중얼거림, 그리고 세리카의 당황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대지가 흔들리고 우리에게 내리쬐던 햇살이 가려졌다.

비나가 그 거체로 우리를 짓눌러 오려 한다.

"모두, 흩어져!"

대지가 함몰되었다.

토사가 화려하게 흩날리는 가운데, 비나가 몸을 일으키기 전에 총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대사의 몸은 전신이 강철로 뒤덮여 있어 미사일 일제 소사조차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쪽을 향해 비나가 크게 입을 벌렸다.

그곳에 기묘한 청백색 빛이 생겨나는 것을 나는 보았다.

새빨갛게 물들었던 하늘이 대낮 같은 밝기로 다시 칠해져 갔다.

"에너지 반응!? 거짓말이지!? 너무 강해!"

당혹스러운 목소리를 낸 것은 미사키였다.

"엎드려!"

나의 외침에 지면을 향해 전원이 몸을 던졌다.

키익 하는 날카로운 소리를 연주하며 빛의 띠가 방출되었다.

우리가 서 있던 허공을 휩쓸고 허공을 태우며 날아갔다.

그 찰나의 순간 뒤, 하늘을 찌르는 불길이 머나먼 저편에서 타올랐다.

"저런 걸 정면으로 맞으면 버틸 수가 없겠군……."

쓰라리게 내뱉는 내 앞에서 비나가 다시 한번 크게 입을 벌렸다.

"벌써 또 쏠 수 있다고……!?"

너무나 비정상적이다.

그 극대 에너지의 열선을 연발할 수 있다는 말인가.

"드디어 따라잡았어!"

지금 막 빛을 압축시키고 있는 대사의 배후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흥신소의 사람들이었다.

우리를 도우러 와준 모양이었다.

사장인 리쿠하치마 아루를 선두로 무츠키와 하루카까지 세 명이서.

하지만 타이밍이 최악이었다.

비나는 뒤를 돌아보자마자 흥신소 세 명을 향해 섬광을 쏘았다.

압축된 섬광은 그러나 세 명을 꿰뚫지 못했다.

"위험했다……."

방패를 치켜든 세리카가 이마의 땀을 닦았다.

흥신소 앞까지 질주해 방패를 전개했다.

호시노 선배의 방패가 섬광을 받아내어 직격을 막아낸 것이다.

조금이라도 세리카의 도달이 늦었다면 섬광에 전신이 휩쓸렸을 것이다.

구사일생이었다.

"당하고만 있는 건 성미에 안 맞거든."

세리카는 대담하게 웃어 보였다.

"자 모두들, 기합 넣고 가자!"

-세리카-

"이번엔 별동대네."

여섯 개의 거짓된 성소를 공략할 멤버가 선출되었다.

"아비도스 쪽은 맡길게."

호시노 선배에게 가방형 방패를 건네받은 것은 유메 선생님으로부터 발표가 있은 직후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말이야, 세리카 쨩을 입학식 때 봤을 때 말이지."

"으, 응."

"가망이 없겠구나, 싶었거든."

"솔직한 것도 정도가 있지!?"

소리치는 내 앞에서 호시노 선배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반항심이 강하고, 항상 틱틱대고, 제일 먼저 총을 뽑고 싶어 하는 호전적인 타입이라서."

"……뭐, 그렇긴 하지만."

불만스러운 듯 볼을 부풀리자 호시노 선배는 다정한 미소를 띠며 올려다보았다.

"닮았거든, 2년 전의 나랑."

그런 말, 처음 들었다.

평소에는 헤벌레하며 속을 알 수 없던 선배가 입에 담은 본심.

"방패, 손에서 놓지 마."

"당연하지. 소중한 선배의 유품이니까."

"으헤~ 멋대로 죽여버리다니~"

혼났다.

멋대로 유품으로 만들지 말라며.

그리고 한 가지 더.

"그 방패, 빌려주는 것뿐이니까."

꼭 돌려줘야 해, 라며 호시노 선배는 웃었다.

우리는 흥신소 세 명과 협력하여 과감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싸웠다.

하지만 비나는 너무나도 기이했고, 너무나도 거대했다.

태연하게 포효하고 머리를 들며 어지러운 섬광을 쏘아온다.

머리 크기만으로 내 키를 훌쩍 넘는 거체를 꿈틀거리며 우리에게 다가와 막다른 곳으로 몰아넣으려 한다.

누군가가 미사일의 폭풍에 휘말렸다.

누군가가 비나의 거체에 부딪혀 엎드려 비명을 질렀다.

적은 조금도 약해지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쪽은 이미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그런데도 서로 격려하고 말을 주고받으며 몇 번이고 돌진했다.

몇십 번째였을까.

이마에 계속해서 맞히던 아루 씨의 총격이 마침내 비나의 장갑을 꿰뚫었다.

우리 모두는 환성을 질렀다.

이어 히요리 선배의 저격총이 섬광 발사구를 파괴했다.

이길 수 있다. 우리는 무심코 미소를 나누었다.

"에너지 잔량, 하한 도달."

하지만 그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카운트 개시. 10초 전."

기계에 의한 자동 음성, 그리고 부양.

사막에서 떠오르는 비나가 내뱉은 숫자.

그 의미를 즉시 이해한 사오리 선배가 외쳤다.

"이 녀석, 자폭할 생각이다!"

"정말인가요!?"

"뭐, 머머머뭐라고!?"

히요리 선배와 아루 씨가 나란히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폭발이 어느 정도 규모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 섬광보다 고위력이라고 생각해도 틀림없을 것이다.

전방위에 걸친 화염.

차폐물이 없는 사막에서는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다.

"8, 7."

"끝까지 질척거리네."

미사키 선배의 로켓 런처가 불을 뿜는다.

쏟아지는 고성능 작약탄이 국지적인 폭발을 일으키며 비나의 전신을 불태운다.

"5, 4."

그런데도 카운트다운은 멈추지 않는다.

"무츠키!"

"알고 있다니까!"

아루 씨가 돌아본 곳에서 이미 무츠키 씨는 달리고 있었다.

"안 멈춘다면 부숴버려야지!"

손에 든 검은 가방에서 폭발물을 꺼내 비나의 입속으로 던져 넣는다.

파열하는 빛의 입자.

카운트다운은 멈췄다.

우려하던 대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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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기준 4,967자

원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2461166

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커다란 등

-미카-

유메 선생님에 대해서는, 처음 만났을 당시엔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

그런 사람인 만큼 트리니티에서도 유명인이었지만, 그런 사람인 만큼 다가가기 어려웠으니까.

보통이라면 친해지려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거다.

계기는, 비였다.

지나치게 가늘고, 좀처럼 그치지 않는 비였다.

그날, 나는 조마에 사오리와 협의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에덴 조약을 취소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사오리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다.

"미소노 미카, 네가 티파티의 정점에 서는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 키리후지 나기사를 처리해라, 라고 얼굴에 쓰여 있었다.

그런 까닭에, 나는 우울했다.

세이아 쨩을 자신의 실수로 잃은 데다, 소꿉친구인 나기 쨩까지 손수 해쳐야 한다니.

"어쩔 수 없지……"

하늘에서 떨어지는 무수한 빗방울을 바라보며, 나는 중얼거렸다.

"정말 싫어하는 게헨나를 부수기 위해서니까."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고, 아무튼 기분이 나빴다.

고개를 숙인 채 걷다가, 이윽고 모퉁이를 돌았을 때 커다란 등이 갑자기 눈에 들어왔다.

발군인 몸매 덕에 유메 선생님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무슨 일이지? 비 오는 날이잖아? 왜 길가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거야?

지나가면서 들여다보니, 선생님의 발치에서 작은 고양이 두 마리가 가냘픈 목소리로 울고 있었다.

나는 상황을 파악했다.

요컨대, 선생님은 버려진 새끼 고양이를 발견해 버린 것이다.

굳이 새끼 고양이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는 것이다.

새끼 고양이 같은 건 금방 죽어버린다.

버리는 쪽은 누군가 주워가기를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

버린다는 것은, 즉 죽인다는 뜻이다.

2학년이 되기 직전 무렵, 골목길에 새끼 고양이가 버려져 있던 적이 있었다.

무척 귀여웠기에 여러 사람이 밥을 주기도 해서, 새끼 고양이는 나름 활기차게 지내고 있었다.

나도 몇 번인가 그 부드러운 등의 털을 쓰다듬은 적이 있다.

가르릉거리며 우는데, 정말 귀여웠다.

양지바른 곳에서 잠든 모습을 보면 무척 행복한 기분이 들곤 했다.

연휴가 끝날 무렵, 새끼 고양이는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누군가 주워갔나 보다 생각했다.

멋대로 행복한 상상을 했다.

새끼 고양이가 사라진 건 쓸쓸했지만, 어딘가 집에서 맛있는 밥을 얻어먹고 있을 모습을 상상하면 나름대로 기뻤다.

하지만 사실은 달랐다.

조금 지나서, 찻집에서 여자아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있잖아, 그 골목길 새끼 고양이, 죽었었대."

"에엣? 정말?"

"내 친구가 연휴 끝나고 왔더니, 골목 구석에서 웅크리고 있었다나 봐. 만졌더니 차가웠대."

"그래서, 어떻게 됐어? 묻어줬어?"

"청소 로봇에게 버려달라고 했대. 좀 징그럽지 않아?"

"으으, 최악이야."

최악인 건 너희들이잖아.

딱히 그녀들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마음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 뒤에 낙담했다.

최악인 건 너희들이라고?

그런 말을 할 자격, 나한테 있어?

작은 새끼 고양이가 살아남지 못할 것 정도는 눈치채고 있었잖아?

알고 있었잖아?

그 아이를 위해서, 내가 뭐라도 해 보였어?

연휴 동안, 새끼 고양이는 밥을 전혀 얻어먹지 못했다.

비도 내렸다. 엄청난 폭우였다.

새끼 고양이는 살아남지 못했다.

그때의 새끼 고양이 모습이나 부드러운 털, 작은 몸에 깃들어 있던 온기를 떠올리자 더욱 슬픈 기분이 들었다.

아주 잠깐 망설인 끝에, 발소리를 죽이고 유메 선생의 뒤를 지나쳤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따위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어설프게 엮였다가 또 그런 슬픈 마음을 느끼기는 싫었다.

골목길에서 죽어버린 새끼 고양이의 부드러움과 온기가, 나를 자연스럽게 빠른 걸음으로 걷게 했다.

빗소리가 끝없이 끝없이 뒤쫓아왔다.

유메 선생님의 등이 머릿속에 떠오를 때마다 서둘러 지워버렸다.

기숙사에 돌아온 나는 평소처럼 밥을 먹거나 스마트폰을 만지거나 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지루한 대로 평범한 하루였다.

그런데 밤 10시쯤, 가사 도우미 씨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미카 님, 손님이에요."

이 시간에 누구지, 라고 생각하며 현관으로 가니 놀랍게도 유메 선생님이 서 있었다.

흠뻑 젖어 있었다.

담요로 감싼 새끼 고양이를 품에 안고 있었다.

"미안해.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한 듯이 유메 선생님은 말했다.

"미카 쨩네 집에선 고양이, 못 키울까?"

나는 아연실색했다.

바보 아냐, 라고 생각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하고.

이 빗속에 흠뻑 젖어가며 버려진 새끼 고양이를 맡아줄 사람을 찾다니, 제정신이 아니다.

게다가 이런 시간까지. 벌써 10시라고?

나는 어이가 없었다. 완전히 어이가 없어서 왠지 모르겠지만 짜증까지 났다.

하지만 문득 깨달았다.

유메 선생님은 새끼 고양이를 한 마리밖에 안고 있지 않았다.

"다른 한 마리는 어떻게 됐어?"

"저쪽 거리 모퉁이에 양복점이 있지? 거기 주인분이 맡아주셨어."

기쁜 듯이 선생님은 웃었다.

무척이나 시원스러운 미소였다.

그 일이 정말 기뻤나 보다.

하지만 선생님은 곧바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미카 쨩, 어떻게 한 마리 더 있었다는 걸 알고 있어?"

철컥, 하고 소리가 났다. 마음속에서.

아차. 그때 내가 지나간 걸 선생님은 눈치채지 못했었구나.

나는 말문이 막혔다. 대답할 수 없었다.

무언가의 스위치가 켜지거나, 혹은 꺼진 채 멍하니 서 있었다.

유메 선생님은 유난히 크게 보였다.

평소보다 훨씬, 훨씬 더 크게 보였다.

나는 침을 삼켰다.

꿀꺽하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 것 같았다.

선생님의 품 안에서는 작은 고양이가 신기한 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푸른 눈동자에 내가 비치고 있었다.

모르는 척했던 내가, 숨기려 했던 내가 눈동자 속에 있었다.

나는 바보 같은 표정을 지으며 얼어붙어 있었다.

"왜 그래?"

유메 선생님이 물어왔다.

"아, 아니야."

"미안해. 갑자기 이상한 걸 부탁해서."

"그건 딱히……"

"무리겠지?"

기운 없는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사 도우미 씨 중 한 분이 안 된다고 하셨거든, 고양이는."

선생님은 미안하다며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

이런 시간에 와서 미안해.

이상한 걸 부탁해서 미안해.

무리한 말을 해서 미안해.

보는 쪽이 비참해질 정도로 같은 말을 반복하며 깊숙이 머리를 숙였다.

마지막까지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며 나갔다.

작은 소리를 내며 현관문이 닫혔다.

나는 홀로 남겨졌다.

그렇다. 남겨진 거다.

빗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현관 불빛이 묘하게 눈부셨다.

유메 선생님의 흠뻑 젖은 등이 떠올랐다.

새끼 고양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슬그머니 지나쳐버린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주인을 찾을 때까지 선생님은 계속 걸을 것이다.

계속 찾아다닐 것이다. 커다란 등을 계속 적셔가며.

"어라? 유메 선생님은, 돌아가셨나요?"

복도로 나온 나기 쨩이 태평하게 물어왔다.

나는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말이 전혀 나오지 않아서 벌리려던 입술을 닫았다.

알 수 없는 무언가가 가슴 속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다.

꼴사납다. 최악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몸은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잠깐 나갔다 올게!"

나는 외치고 있었다.

그리고 우산을 챙겨 기숙사를 뛰쳐나갔다.

주위를 둘러보니 쏟아지는 비 너머로 유메 선생님의 등이 보였다.

그 등을 향해 나는 달렸다.

어차피 대단한 일은 할 수 없다.

물론 알고 있었다.

애당초 나는 예전에 아무 생각 없이 새끼 고양이를 귀여워하다가, 아무 생각 없이 내팽개쳐버린 인간이니까.

누군가 주워가서 다행이라고 태평하게 생각하던 무책임한 인간이었다.

그래도 유메 선생님과 함께 고개를 숙이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 터였다.

나는 달렸다.

길이 없는 곳을 뚫고, 담장을 기어올라 큰길로 서둘렀다.

이윽고 공기에 매캐한 냄새가 섞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큰길에 다다르자마자 단골 찻집이 거센 소리를 내며 불타오르는 것이 보였다.

불꽃이 튀는 타닥타닥 소리에 기둥과 들보가 갈라지는 날카로운 소리가 섞인다.

찻집뿐만이 아니다.

기숙사가, 상점이, 교회가, 트리니티의 모든 곳이 타오르기 시작하고 있다.

고성당 지하에 있는 대미궁, 카타콤에서 솟아 나온 유스티나 성도회 시스터 유령들 때문에.

문을 부수어 출구를 넓힌 디저트 전문점에서 조리 기구와 기계를 필사적으로 실어 나르려는 네 명의 학생 모습이 보였다.

그런 그녀들로부터 2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시스터 유령 6구가 총을 겨누고 있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였다.

네 사람 앞에서 당당히 버티고 서서 총알을 모두 몸으로 받아낸다.

"빨리 도망쳐!"

그대로 서서 소리쳤다.

"하, 하지만…… 하지만!"

얌전해 보이는 인상의 학생이 안 된다며 고개를 젓는다.

도움이 되기보다 방해가 될 것처럼 기계에 매달린 채로.

"여기 사장님이 최고의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위해 갖춰놓은 기계예요. 포기할 수 없어요!"

필사적인 모습에 턱 하고 말문이 막히고 만다. 그때였다.

"목숨만 있다면, 다시 멋진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주실 거예요!"

토끼 귀를 본뜬 헤드셋에 파란색 세일러복을 입은 백발 소녀였다.

가게 안쪽에서 혼자 기계를 짊어지고 나오며 싱긋 웃는다.

"하지만 확실히 도구는 사수해야겠네요."

보니 그녀와 비슷한 토끼 귀 헤드셋이나 헬멧을 착용한 아이와 여우 같은 귀를 가진 아이들이 벽을 부수고 돌입해 헬리콥터로 가게 안의 물건들을 실어 나르려 하고 있다.

키보토스의 법 집행 기관 중 최고 학부인 SRT 특수학원의 학생들이었다.

"미카 씨."

돌아보니 총학생회 방위실장인 카야 쨩이 서 있었다.

"일반 학생 대부분은 대성당으로 피난시켰습니다. 시스터후드 분들이 지켜주고 계세요. 미처 피하지 못한 분들은 정의실현위원회와 SRT가 책임지고 구조할 테니, 잠시만 시간을 벌어주시겠어요?"

카야 쨩의 말에 씨익 웃어 보였다.

"확인해두고 싶은 게 있는데,"

"네?"

"그냥 다 쓰러뜨려도 되는 거지?"

이렇게 대화하는 동안에도 시스터 유령들이 차례차례 쏟아져 나온다.

대충 봐도 백 명 가까이 늘어난 적들 앞에서 나는 침착함을 유지했다.

"너희들을 위해, 기도할게."

총격의 폭풍을 아랑곳하지 않고 돌격해 가까운 놈 하나를 내던진다.

달려드는 녀석의 얼굴을 붙잡고 붕붕 휘둘러 주변 유령들까지 휘말리게 해준다.

감옥 벽도 뚫어버린 주먹으로 전력을 다해 때려준다.

거리를 벌린 녀석들에게는 서브머신건 난사를 선사해준다.

전투 불능에 빠진 시스터들은 흔적도 없이 소멸해 간다.

일방적인 전투가 끝나자 주변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다친 데는 없어?"

네 사람 곁으로 돌아와 묻는다.

겁을 준 건 아닐까 생각했는데,

"……멋있어!"

웨이브 진 금발을 트윈테일로 묶은 여자아이가 감격에 겨운 목소리를 내며 매달려왔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정말로 멋있었어요!"

얌전해 보이던 아이도 흥분한 기색으로 얼굴을 가까이한다.

"응응, 아이리와 함께 감사를~!"

분홍색 머리 아이가 푹신한 느낌으로 인사를 건넨다.

"덕분에 가슴이 뻥 뚫렸어요!"

어깨쯤에서 가지런히 자른 검은 머리 아이도 흥분한 기색으로 말한다.

"우리 학원에 불을 지른 녀석들을, 이 기세로 해치워주세요!"

오케이, 라고 나는 환한 미소로 답했다.

"맡겨줘. 단 한 명도 놓치지 않을 테니까!"

이후 트리니티 자치구에서 날뛰던 시스터들은 전멸했다.

SRT 특수학원이 미처 피하지 못한 학생들을 구조하고 나와 합류하기보다 빠르게, 선언한 대로 단 한 명의 힘으로 전부 쓰러뜨려 보였다.

그야말로 최고의 컨디션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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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6.08.30번역

소설핫산) 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 8

#아비도스 고등학교#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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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iri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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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2026.08.3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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