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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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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기준 5,344자

원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3608050

모음집

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숲속의 교류회

-사오리-

"다녀왔다."

심야부터 이른 아침까지 이어진 순찰은 문제없이 끝났다.

지금이야 아비도스의 학생 전원이 돌아가며 대략 2주에 한 번꼴로 담당하고 있지만.

우리가 전학 오기 전에는 호시노 선배가 매일, 단 혼자서 해내고 있었다고 한다.

셰어하우스로 돌아가니 아츠코가 주방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왔어, 삿쨩?"

얇게 썬 식빵에 잼과 버터를 듬뿍 발라, 정말 행복한 표정으로 베어 물고 있다.

"너무 많이 바른 거 아닌가?"

"그래? 맛있는데?"

정말 맛있는지 싱글벙글 웃고 있다.

"삿쨩도 먹을래?"

"아니, 사양하겠다."

그건 너무 달잖아.

"달고 맛있는데."

아, 또 한 입 먹었다.

우물우물, 참으로 기쁜 듯이 입을 움직이고 있다.

입술 끝에 빨간 딸기잼이 묻어 있었다.

"잼이 묻었다."

"어, 정말?"

황급히 파우치 속에서 거울을 꺼내 손가락으로 잼을 훔쳐내는 아츠코.

"삿쨩, 라면이라도 먹을래?"

시계를 보니 오전 6시를 지난 참이었다.

어제 밤 10시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고 계속 걸었기에 역시 배가 고팠다.

"아아, 그럴까."

"내가 끓일게."

그렇게 말하며 아츠코가 일어섰다.

"미소 라면으로 괜찮지?"

"미안하군."

"괜찮아, 괜찮아. 사쨩은 어제 밤부터 아비도스를 지켜줬으니까. 열심히 노력한 뒤에는 푹 몸을 쉬게 해줘야지."

제법 기특한 소리를 하기에 조금 쑥스럽기도 했지만,

"잠깐 기다려."

아츠코가 손에 쥔 것을 본 순간,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컵라멘인가?"

"어? 안 돼?"

"봉지 라면이 있잖아. 저걸로 하자."

"똑같지 않아?"

"전혀 다르다."

뭐, 컵라면도 맛있다는 사실은 변함없지만.

"역시 내가 하겠다."

아츠코의 손에서 컵라면을 빼앗아 선반에 되돌려놓고, 대신 봉지 라면을 꺼냈다.

"냉장고에 파가 있을 텐데."

"응, 있어."

"아니, 꺼내다 달라고."

네에, 하고 대답하며 아츠코가 냉장고에서 파를 가져왔다.

참나, 방금 전의 기특한 말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벌써 물 끓어. 면 넣을게."

"기다려, 아츠코!"

이번에는 면을 빼앗는다.

"지금 넣으면 너무 불어버린다."

이런 것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다.

나는 재빨리 파를 다지고 양배추를 큼직하게 썬 뒤, 그사이에 얼어 있던 다진 고기를 렌지로 해동했다.

당연히 프라이팬은 확실하게 달궈둔다.

기름을 두르자 연기가 슥 피어올랐다.

음, 아주 좋은 상태다.

"삿쨩, 이제 면 넣어도 돼?"

고기와 채소를 볶고 있자 아츠코가 물어왔다.

"아아, 괜찮다."

면을 냄비에 넣은 뒤, 내가 채소를 볶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아츠코.

"결국 내가 직접 만들게 되었군."

"나도 도왔잖아?"

"면만 넣었을 뿐이잖아."

"있잖아, 삿쨩. 라면이라는 건 면이 가장 중요한 거야."

아츠코는 묘한 자신감과 함께 역설한다.

"고명 없는 라면은 밋밋하다고 생각하는데."

"면 없는 라면을 라면이라고 부를 수 있어?"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하고 그저 묵묵히 채소를 계속 볶았다.

"사쨩, 이제 다 볶았지?"

"아, 어."

"그럼 스프 준비 부탁해."

어째서 주도권을 빼앗긴 걸까.

그런 의문을 품으면서도 불을 끄고 찬장에서 대접 두 개를 꺼냈다.

그리고 각각 분말 스프를 넣었을 때였다.

"간다, 삿쨩!"

"어, 뭐야?"

"면 다 삶아졌어!"

아츠코가 면과 면수를 대접에 쏟아붓는다.

"앗, 면수를 그렇게 많이 넣으면 싱거워진다고!"

"삿쨩, 시끄러워! 지금 진검승부 중이니까!"

"아니, 너무 많이 넣었다니까! 아 정말, 뭘 하고 있는 거냐!"

고생한 것에 비해서는 조금 싱거운 라면이 완성되었다.

"맛있네, 삿쨩."

"싱겁지만 말이다."

"그래도 맛있어."

아츠코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뭐 괜찮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기를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혼자라면 무언가 만들 생각조차 하지 않겠지만, 이렇게 맛있게 먹어줄 사람이 있다면 만들 의욕도 솟아나니까.

"아츠코, 아까 빵 먹고 있었지. 잼이랑 버터를 잔뜩 바른 거."

"먹었어."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다.

"그럼 왜 라면도 먹고 있는 거지?"

"디저트 배는 따로 있으니까?"

살찐다고 충고하자 양배추 조각이 날아왔다.

"정말 맛있네, 삿쨩."

"뭐, 내가 만들었으니까."

"그게 아니라, 누군가와 같이 먹으니까 맛있다는 뜻이야. 아리우스 분교에서는 자주 혼자 밥을 먹었지만 그다지 맛없었는걸. 역시 전혀 달라."

어라, 싶어서 나는 고개를 들었다.

아츠코의 얼굴은 감상에 젖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물론 장난을 치는 것도 아니다.

생각한 것을 그저 있는 그대로 입 밖으로 내고 있을 뿐이라는 느낌이다.

그렇기에 묘하게 가슴에 와닿았다.

――뭐, 이런 것이겠지.

일상을 바보 취급하는 자들이 있다.

쓸모없는 것이라 단정 짓는다.

하지만 특별한 순간이라는 건 말 그대로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법이다.

사람은 길고 긴 일상을 살아간다.

아무렇지 않은 일상이 사실은 가장 소중한 것이리라.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물론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마음속으로만 떠올리는 편이 딱 좋다.

"아츠코도 이 정도는 만들 수 있게 되는건 어떤가."

"무리. 나 요리 싫어하는걸"

"자취하게 되면 곤란해진다고?"

"괜찮아. 그때는 커리어 우먼의 길을 목표로 할 테니까."

"커리어 우먼이 무슨 뜻인지 알고는 있는 건가?"

그런 당연하고 실없고 시시한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면을 계속 흡입했다.

-유메-

나무들 사이로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온다.

시냇물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나는 나무 그릇에 담긴 것을 대나무 물받이에 흘려보냈다.

근처 폭포에서 끌어온 맑은 물이 새하얀 소면을 실어 나른다.

"아, 또 내려온다!"

나가시소멘에 환성을 지르고 있는 것은 이부키 쨩과 코코나 쨩, 그리고 인술연구부와 게임개발부 부원들이다.

대나무 젓가락을 능숙하게 사용해 소면을 건져내어 맛있게 볼이 터져라 먹는 모습은 보고만 있어도 미소가 지어진다.

"밀레니엄 자치구의 숲속에 이런 곳이 있었군요."

추가 소면을 삶아온 후우카 쨩이 내 곁에서 땀을 닦는다.

"정말 좋은 곳이야."

밀레니엄 자치구에 있는 숲은 학생들에게 널리 개방되어 있었다.

그 안쪽 깊숙한 곳, 시냇가 옆에 탁 트인 장소가 있다는 것은 치히로 쨩에게 직접 전해 들은 정보다.

놀러 오기에 딱 좋은 곳이라고 했다.

녹음이 우거진 숲은 싱그러운 생명력으로 가득 차 있다.

모두를 데리고 숲에서 놀기에 안성맞춤인 맑은 날씨다.

"그나저나 이 나가시소멘이라는 건 꽤 재밌네요."

대나무를 둥글게 자르기만 한 그릇에 입을 대며 유우카 쨩이 웃는다.

처음에는 소면에 도전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이부키 쨩 일행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시냇물에 식혀둔 수박을 만끽하고 있다.

꼼꼼하게 알아봐 준 덕분인지 후우카 쨩은 능숙하게 대나무를 엮어두었다.

대나무는 물론 이 숲에서 채취한 것을 사용하고 있다.

"후우카, 아주 딱 좋게 익었어요!"

"알았어, 케이. 금방 갈게."

소면을 삶기 위한 화덕과는 별개로, 조리용 화덕도 몇 개 만들어 두었다.

그중 하나에서 굽고 있는 것은 방금 낚아 올린 물고기였다.

굽기 정도를 보러 가는 후우카 쨩을 나도 따라가자, 케이 쨩이 말한 대로 몇 마리는 딱 알맞게 구워져 있었다.

소금을 뿌려 베어 물자 담백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이름도 모르는 물고기지만 민물고기치고는 꽤 맛있다.

"한 마리 가져갈게."

그렇게 말하며 물고기를 베어 문 것은 호시노 쨩이었다.

"다행이네. 유메 선배가 이상한 어레인지를 하기 전이라서."

"잠깐, 호시노 쨩!"

매운 쿠키를 미사키 쨩 일행에게 먹여버린 건 확실히 나지만 말이야.

그래도 말이야, 호시노 쨩에게 만들어 준 첫 번째는 잘 만들었잖아?

"처음 치고는 잘 만든 거 아닌가요?"

라며 칭찬해 주었으면서.

이왕이면 더 맛있게 만들고 싶어서 도전한 두 번째.

생강을 듬뿍 사용한 결과, 먹을 수 없는 쿠키를 탄생시켜 버릴 줄이야.

스스로의 어수룩함과 호시노 쨩의 심술궂음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남에게 먹이기 전에 간보기 정도는 하세요."

호시노 쨩은 즐거운 듯 웃고 있었다.

그 얼굴을 본 순간, 무겁게 가라앉았던 기분이 날아갔다.

뭐, 괜찮나.

왠지 그런 기분이 든다.

"조심하지 않으면 머잖아 큰코다칠 거예요."

"지금 바로 큰코다치고 있는 느낌인데."

모르시는군요, 하고 호시노 쨩은 말했다.

"저는 유메 선배를 교육하고 있는 거예요."

"교육?"

"그래요, 현실은 무섭다고요. 조심하지 않으면 금방 발목을 잡히니까요."

호시노 쨩이 입 밖으로 내자, 그 말은 묘하게 날카로웠다. 마치 유리 조각처럼.

어설프게 만졌다간 손이 벨 것만 같다.

"다음에는 맛있는 걸 먹게 해주세요."

"어?"

"또 만들어 주실 거죠?"

정말, 솔직하지 못하다니까.

"물론이지!"

호시노 쨩이 기대해 준다고 생각하니 뿌듯했다.

신뢰해 주는 후배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

"내가 낚은 게 더 커!"

"응, 이쪽이 더 커!"

시로코 쨩은 저쪽 세계의 시로코 쨩과 낚시에 푹 빠져 있다.

이 부근 시내에는 평소에 낚시꾼이 없어서인지 낚싯대를 드리우기 시작한 뒤로 계속 물고기가 연달아 낚이고 있다.

신기한 조합은 이로하 쨩과 노아 쨩, 그리고 우이 쨩이다.

만마전의 전차장과 세미나의 서기, 그리고 고서관의 마술사.

셋이 나란히 나가시소멘을 즐기면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책에 대해 토론을 나누고 있다.

입장이 다른 세 사람이 같은 취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광경이다.

"하지만 정말로 게헨나에 몸을 담고 있는 저도 고서관을 이용해도 되는 겁니까?"

구운 물고기를 먹으면서도 이로하 쨩이 신경 쓰는 것은 트리니티의 고서관이다.

"네. 당신이라면 그 아이들에게도 친절하게 대해줄 테니까요."

"감사합니다, 우이 씨."

"그럼 당장 내일이라도 둘이서 쳐들어가 버리죠?"

"후후, 기대하고 있을게요, 노아 씨."

오늘 우이 쨩의 안색은 꽤 좋아 보였다.

안 좋을 때는 그저 움직이는 것조차 힘겨운 듯 가만히 있는다.

얼굴은 창백해지고, 도톰한 입술에서 뿜어져 나오는 숨결조차 떨리고 있다.

하지만 오늘 우이 쨩은 건강해 보였다. 웃고 있었다.

"그나저나 정말 북적거리네~"

나가시소멘을 한다고 소문만 냈을 뿐인데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모여주었다.

"감사한 일 아니겠어요?"

선생이 되어 내가 돌아온 뒤로, 여기까지 해내 왔다는 실감이 호시노 쨩의 짧은 말속에 담겨 있다.

"유메 선배, 요즘 계속 쉬지 않고 일만 하셨잖아요. 가끔은 휴가를 내서 바다라도 가지 않을래요?"

"바다에는 가고 싶지만, 일이 있어서 말이야."

나의 현실적인 답변에 호시노 쨩은 볼을 삐죽 내민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자리만 모면하려는 대충 끓인 맞장구를 쳐도, 그것대로 화를 내겠지만.

"어떻게든 잘 조율할 수는 없는 건가요?"

"케이 쨩이 도와주게 된 뒤로 야근 횟수는 훌쩍 줄었지만, 온전히 하루를 쉬는 건 역시 어려우려나."

으음 하고 고민하고 있자, 히나 쨩이 양손에 대나무 그릇을 들고 왔다.

"무슨 일이야, 둘 다. 심각한 얼굴을 하고선."

건네받은 그릇에는 장국에 담긴 소면이 들어 있었다.

받아 들고 후루룩 들이켜자 입안 가득 행복해졌다.

숲속에서 먹으니 평범한 소면인데도 맛이 한층 더 특별하다.

"호시노 쨩이 바다에 가고 싶대."

"너무 직설적으로 설명하지 마세요. 저는 그저 유메 선배가 조금이라도 쉬었으면 하는 바람에..."

황급히 변명하는 호시노 쨩을 보며 킥킥 웃는 히나 쨩.

"유메 선생님, 호시노는 걱정하고 있는 거야. 언젠가 쓰러져 버리는 건 아닐까 하고."

"아니, 그건…… 응."

호시노 쨩의 시선이 쑥스러운 듯 방황했다.

"응, 알았어. 하루 정도는 쉴 수 있도록――"

"사흘."

갑자기 호시노 쨩이 내 말을 가로막았다.

"사흘은 쉬어주세요. 최소한입니다."

노려보아 진다.

시선의 강렬함에 등골이 오싹했다.

알았어, 하고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해 두었다.

"후우카! 다음 소면, 다 삶아졌습니다!"

"알았어! 금방 갈게!"

케이 쨩이 부르는 소리에 후우카 쨩이 달려간다.

면이 다 삶아졌다는 소리를 듣고 모두 대나무 그릇을 손에 쥐고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자연스레 미소가 흘러넘쳤다.

---

원문기준 4,525자

원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3650934

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시라누이 카야의 독백

-카야-

의식은 둔한 통증과 함께 되돌아왔다.

뒤통수가 욱신거린다.

"아얏……"

아픈 부위를 양손으로 감싸 쥐고 태아처럼 작게 웅크린다.

그런 짓을 한다고 통증이 가라앉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야 눈을 뜨셨나."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허를 찔려, 핫 하고 눈을 뜬다.

창문 하나 없는, 어두컴컴한 감옥 안이었다.

나는 손목에 수갑이 채워진 채 바닥에 내팽개쳐져 있었다.

"안녕하신가, 방위실장 나으리."

눈앞에는 카이저 PMC의 지휘관을 맡고 있는 군복 차림의 로봇이 있었다.

"제너럴……!"

황급히 벌떡 일어나려 했지만, 몇 기의 기계병들에게 붙잡히고 만다.

"큭……"

아직 가시지 않은 둔탁한 통증에 다시 머리를 감싸 쥐었다.

머리카락 속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를 만진 손가락을 떼어 보니, 미량이지만 피가 묻어 있었다.

"무리하지 않는 게 좋아. 꽤나 심하게 얻어맞았으니까."

――아, 맞다. 순찰을 돌던 중에 뒤에서 습격당해서…….

"해명할 말이 있다면 듣지. 총학생회의 예산을 횡령한 건에 대해서 말이다."

제너럴의 딱딱한 목소리가 감옥에 울려 퍼진다.

내려다보는 시선은 벌레를 보는 그것과 다름없었다.

"몰랐네요. 카이저 코퍼레이션이 납치까지 도맡아 하고 있었을 줄은."

내가 노려보자, 제너럴은 당치도 않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발키리와 협력하여 범죄자를 체포했을 뿐. 어른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는 제너럴을 보니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어른? 당신이요?"

나도 모르게 빈정거리는 말투가 되어 버렸다.

"웃기지 마세요. 케이 씨에게 보기 좋게 당해 놓고선."

"네놈은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있군."

"잘 알고 있어요. 내가 마음에 안 드는 거겠죠? 그래서 있지도 않은 죄를 내게 뒤집어씌워서――"

말을 끝까지 맺지 못했다.

너무 순식간이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할 정도였다.

――어? 맞았나?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야 통증이라기보다 마비에 가까운 느낌이 전해졌다.

입가를 얻어맞은 것이다.

"지금 뭐 하시는 건가요."

"네놈은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있어."

"불리한 이야기를 폭력으로 입막음하는 게, 어른이 할 짓인가요?"

또 맞았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강하게.

엄청난 통증에 시야가 하얗게 흐려지며 비틀거린다.

이어서 제너럴은 니킥을 날려왔다.

무방비한 복부에 무릎이 박히며, 모든 내장이 튀어나오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통증이 몰려왔다.

나는 배를 움켜쥐고 신음했다.

그 순간, 또 걷어차였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훨씬 아팠다.

집을 나서기 전에 억지로 밀어 넣었던 아침 식사가 목구멍까지 울컥 치밀어 오른다.

어떻게든 참아냈지만, 구역질이 진정되었을 때쯤엔 이미 얼굴을 두세 대 더 얻어맞은 뒤였다.

비틀거리면서도 나는 제너럴을 노려보았다.

초점을 맞추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제너럴의 얼굴이 똑똑히 눈에 들어온 순간, 얻어맞았다.

걷어차였다. 또 얻어맞았다. 게다가 또 걷어차였다.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때 묻은 콘크리트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제너럴은 사정없이 걷어차고, 짓밟아댔다.

나는 갓난아기처럼 몸을 웅크린 채 견뎠다.

콘크리트의 차가움과, 통증과, 기억에도 없는 죄를 뒤집어쓴 비참함을 그저 꾹 참아냈다.

이윽고 아무런 충격도 전해지지 않게 되었다.

망할 꼬맹이, 하고 제너럴이 내뱉었다.

"얌전히 우리와 손을 잡았으면 좋았을 것을. 이쪽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사사건건 일을 방해해 준 덕분에 대손해를 입었다. 뭐, 이번 건으로 총학생회의 권위도 땅에 떨어질 테니 그걸로 위안을 삼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배를 또 걷어차였다.

고통에 신음하면서도, 머리 한구석으로는 제너럴의 말을 곱씹고 있었다.

총학생회의 예산을 내가 횡령한 것으로 되어 있다.

조작된 스캔들을 빌미로 방위실장인 나뿐만 아니라, 총학생회 자체를 실각시키려는 속셈인가.

겨우 고통이 조금 가라앉을 무렵, 제너럴의 기척이 멀어졌다.

나는 가만히 있었다.

이윽고 철제 문이 움직일 때의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열린 것이다.

또 같은 소리가 났다. 닫힌 것이다.

제너럴은 떠났다.

나는 왠지 모르게 총학생회장을 떠올리고 있었다.

일 년 전의 일이다.

유메 선생이 눈을 뜨고, 퇴원을 다음 날로 앞두고 있을 무렵이었다.

총학생회장에게 호출받은 나는 긴장으로 위가 콕콕 쑤셨다.

그도 그럴 것이 유메 선생님에게 자객을 보내 위험에 빠뜨렸던 것이다.

총학생회에서 추방당한다 해도 할 말이 없는 처지다.

중후한 문을 앞에 두고 후우, 하고 숨을 내쉰다.

노크를 하려고 올린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역시 무서운 건 무서운 법이다.

일단 돌아가자.

자판기 커피라도 마시면서 마음을 가라앉히자.

그렇게 마음먹고 몸을 돌렸을 때였다.

"저기, 뭐 하고 있어?"

문이 불쑥 열리며 그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뒤돌아보고 싶지 않다.

물론 그대로 있을 수 있을 리 만무했고, 나는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가득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까부터 남의 방 앞에서 뭐 하고 있는 거야?"

"에? 알고 계셨습니까?"

"중얼중얼거리고 있는걸."

정말이지, 하고 회장이 말했다.

"마치 수상한 사람 같잖아."

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엄청난 위화감이 들었다.

업무에 몰두하고 있을 때의 회장은 뭐랄까, 마치 열정의 덩어리 같은 느낌이다.

닿으면 화상을 입을 것 같고,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두렵다.

아름다운 얼굴로 침묵하고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압도당하고 만다.

하물며 진심으로 화를 내기 시작하면 아무도 말릴 수 없다.

그런데 눈앞의 회장은 묘하게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죄, 죄송합니다."

당황한 채 일단 사과부터 한다.

회장은 자신의 방 쪽을 바라보았다.

"자, 들어와."

회장은 손님용 소파에 걸터앉았다.

어찌해야 할지 몰라 한동안 입구 근처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두리번두리번 방 안을 둘러본다.

여고생의 방 치고는 삭막한 편이었다.

캐릭터 굿즈 같은 건 없다.

인형도 없다.

내 방은 쓸데없는 물건들로 가득한데.

"왜 그래?"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황급히 회장의 맞은편 소파에 앉는다.

"회장님 방에 원래 이렇게 물건이 적었었나요?"

"조금 처분했어."

"처분이요?"

"기분 전환 같은 거지."

아주 무덤덤하게 말하고는, 회장이 무언가를 툭 던졌다.

깜짝 놀랐지만 손안에 들어온 것은 평범한 귤이었다.

"그거, 제법 맛있어."

"받아도 되는 건가요?"

"괜찮지만, 반씩 나누기다?"

회장은 미소를 지으며 두 손을 뻗었다.

이번에는 내가 툭 하고 회장에게 귤을 던진다.

귤을 받아 든 그녀는 활짝 웃었다.

"어째서 의기양양한 표정이신가요?"

"잘 받아냈으니까."

"당연하죠. 이렇게 가까운데요."

회장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귤을 까기 시작한다.

껍질이 단단한지 묘하게 열심이다.

그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 같았다.

그녀의 얼굴은 약간 숙여져 있었고, 오후의 햇살이 비스듬히 위에서 내리쬐어 긴 속눈썹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자, 여기."

다 까자 회장은 귤을 반으로 쪼갰다.

"먹어봐."

툭 하고 그 절반을 던져온다.

나는 받아 들었다.

"맛있네, 귤."

"네, 맛있네요."

"그쪽도 달아?"

"그야 같은 귤이니까요."

"그렇긴 하네."

아, 회장이 다정하다.

어째서 이렇게 다정한 걸까.

"있잖아, 카야 쨩, 부탁이 하나 있는데."

"부탁이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응."

회장은 다정한 표정을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유메 선생의 감시역으로 임명되었다.

연수라는 명목으로 키보토스 전역을 뛰어다니게 되었다.

유메 씨가 선생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줘.

총학생회장에게 부탁받은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녀와 함께 지내게 되면서 내 세계는 색으로 물들었다.

살벌하고 가식적인 미소를 지은 자들이 만연한 가운데, 소녀 같은 미소를 보여주며.

어린아이처럼 풍부한 감정을 보여주는가 싶다가도, 이를 악물고 온갖 감정을 억누르며 업무에 몰두하고.

자신에게 없는 새로운 생각을 보여주며, 이상을 좇아 그저 앞만 보고 계속해서 달려가고.

그 모든 것에 마음이 이끌렸다.

방해꾼은 모조리 짓밟아 뭉갠다.

그것이 어른으로서 지녀야 할 모습이라고 믿어왔다.

그런 어리석은 생각은 유메 선생님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다.

통증으로 일그러진 의식 속에서 모모카 씨가 나타나 웃었다.

좋아하는 명란맛 감자칩이라도 손에 넣은 모양이다.

아유무 씨는 방대한 자료를 안고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린 씨와 아오이 씨에게는 잔소리를 들었다.

뭐, 이건 늘 있던 일이다.

FOX 소대와 RABBIT 소대원들도 나타났다.

물론 꿈이다. 그저 꿈일 뿐이다.

유메 선생이 있었다. 감옥 안에.

그래, 그런 꿈이다.

저기, 유메 선생님, 하고 나는 말했다.

"어째서 뜻대로 되지 않는 걸까요. 최선을 다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카이저에게 보기 좋게 넘어가 버리고."

"그렇지 않아."

유메 선생님이 대답했다.

아, 정말 리얼한 꿈이다.

이렇게 제대로 대답해 주다니.

기분이 좋아진 나는 말을 이어갔다.

"횡령이라니 무슨 소리인가요. 어째서 기억에도 없는 죄로 심판을 받아야 하는 건가요."

눈물이 뚝뚝 흘러내린다.

"분하고, 너무 분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왜, 왜냐고. 괴롭다고, 도망치고 싶다고. 큰 소리로 왜냐며 울부짖고 싶어요."

갑자기 숨이 가빠왔다.

가슴 깊은 곳에서 공기가 울컥 치밀어 올라 나는 기침을 해댔다.

숨을 쉴 수가 없어 몸을 웅크렸다.

"카야 쨩, 괜찮아?"

유메 선생님이 등을 쓸어내려 준 덕분에 겨우 기침이 가라앉았다.

"게다가 제 자신의 한심함에 마음이 너무 아파요. 제 주변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노력해 주었는데…… 나라는 존재가 그것을 방해하고. 스스로가 한심하고 죄송스러워서……"

질척한 감정 그대로 내뱉는 탓에 말이 정리되지 않는다.

"예전의 나에게 알려주고 싶네요. 너는 초인 같은 게 아니라고. 그저 초인처럼 행동하려 할 뿐…… 하지만 그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꼴사나운 범인일 뿐이라고."

점점 의식이 희미해져 갔다.

아무리 꿈속이라지만 너무 말을 많이 해서 지친 것일지도 모른다.

세계가 멀어져 간다.

유메 선생님의 얼굴이 멀어져 간다.

저기, 유메 선생님.

이제는 목소리가 되지 않는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어째서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계신가요?

"푹 쉬어도 괜찮아."

다정한 목소리로 유메 선생님이 말했다.

물론 꿈이다. 그저 꿈일 뿐이다.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

"카야 쨩의 본심을 들을 수 있어서 기뻤어."

얼마 후 눈을 뜨고, 샬레까지 실려 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는.

"힘들면 울어도 괜찮아."

쥐구멍이 있다면 어떻게든 들어가고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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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6.08.31번역

소설핫산) 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 19

#아비도스 고등학교#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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