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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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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320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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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신입부원

-유메-

키보토스에는 달리기 좋은 길이 많다.

무엇보다 학구에 따라 노면 상태가 완전히 다르다.

사막이나 설원, 산길에서 해안 도로까지 골고루 갖춰져 있다.

그런 까닭에 나에게 있어 키보토스라는 곳은 꽤 살기 좋은 곳이었다.

오늘 아침에는 밀레니엄에서 그리 멀지 않은 산길을 애마로 달리고 있었다.

이른 아침의 산길은 안개가 살짝 끼어 있었고, 마주 오는 차는 없었다.

엔진 브레이크를 걸고 액셀 워크를 구사하며, 하나둘 커브를 통과해 나간다.

차와 확실히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

손을 쥐듯, 발을 뻗듯 차가 움직인다.

타이어의 접지력, 브레이크가 걸리는 정도, 엔진의 포효.

모든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역시 자동차는 파워지."

그렇게 중얼거렸다.

완만하게 S자를 그리는 도로.

한번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간다.

첫 번째 커브를 통과한 지점에서 액셀을 밟아, 약간 불안정한 거동을 즐기며 두 번째 커브로.

아스팔트를 타이어가 꽉 움켜쥔다.

그 감촉을 음미하며 더욱 확실히 하기 위해 엔진 회전수를 높였다.

좋아, 완벽한 라인을 탔어.

고개를 다 올라온 뒤에는 천천히 속도를 줄여 샬레로 향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커피라도 살 겸 샬레 1층에 위치한 엔젤 24에 들렀다.

이 가게, 외관은 편의점 그 자체인데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는 사람도 일정 수 있는 모양이라.

실제로는 확실하지 않은 모양이다.

"어서 오세요, 유메 선생님."

뭐, 나로서는 점원인 소라쨩을 만날 수 있다면 어느 쪽이든 상관없지만.

"커피 하나 줄래? 사이즈는 S로 부탁해."

"네. 감사합니다."

컵을 받아 커피 머신 앞에 섰을 때였다.

"커피 S 사이즈 주세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계산대 쪽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좋은 아침입니다, 유메 선생님."

응, 하고 컵을 든 채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 케이 쨩."

하얀 와이셔츠에 하늘색 넥타이.

검은 스커트에 조금 사이즈가 큰 하얀 재킷.

눈앞까지 걸어온 케이 쨩이 입고 있는 것은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의 교복으로, 요컨대 아리스 쨩과 같은 학교 학생이 된 것이었다.

자신만의 몸을 손에 넣은 뒤, 케이 쨩은 정식으로 시험을 치러 밀레니엄에 입학했다.

최첨단 기술을 추구하는 밀레니엄의 편입 시험을 치러 가뿐히 합격했다.

들려오는 소문에 따르면, 케이 쨩은 전 과목 만점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 케이 쨩은 엄청나게 머리가 좋았다.

참고로 같은 시험을 아리스 쨩도 치러 정식으로 밀레니엄 학생으로 인정받았지만, 두 과목만 만점을 놓쳤다고 한다.

국어와 역사라는 점이 참 아리스 쨩답다.

나는 가만히 케이 쨩을 바라보았다.

긴 머리는 묶지 않은 채 허리 근처에서 찰랑찰랑 흔들리고 있다.

달려왔는지 뺨은 약간 붉게 물들어 있었고, 그것이 무척 건강해 보였다.

머리 위에 떠 있는 헤일로는 아리스 쨩과 형태는 같지만 하늘색은 아니었다.

케이쨩의 눈동자와 마찬가지로 루비처럼 선명한 붉은색을 띠고 있다.

"먼저 해. 난 토핑을 먼저 넣을 테니까."

"그렇습니까.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머신 추출구에 컵을 놓고 버튼을 누르는 케이쨩.

"……안 나오는데요?"

팔짱을 끼고 케이쨩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혹시 고장――"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겨우 커피가 흘러나왔다.

설마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는 건 처음이었나?

착각했다는 걸 깨달은 케이 쨩은 나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빨개진 귀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으음…… 흠흠."

헛기침으로 분위기를 가다듬고, 추출이 끝난 컵을 집어 드는 케이 쨩.

우선 향기 확인.

눈을 가늘게 뜨고 '후우' 하고 숨을 내뱉는다.

아무래도 마음에 든 모양이다.

제법이군, 이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서서히 컵을 기울여 한 모금 머금는다.

"푸학!? 쿨럭, 쿨럭."

맛은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가볍게 사레가 들린 뒤 컵 속의 검은 액체를 노려본다.

그러더니 갑자기 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여기 커피, 이렇게 쓴 게 보통입니까?"

"뭐, 커피는 원래 쓴 거니까."

"기계가 고장 난 게 아니고요? 나오는 것도 늦었고요."

"아니, 저게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걸 거야. 머신 소리도 평소랑 같았고."

"그렇습니까……"

일단 납득은 한 모양이다.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토핑 코너로 발걸음을 옮기는 케이쨩.

설탕 스틱을 집어 커피에 넣는다.

아무래도 쓴 게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이다.

두 개째. 그렇게 썼나?

세 개째. 단 걸 좋아하나?

네 개째. 아직 더 넣어? 호쾌하네-.

다섯 개째. 오, 설탕 추가 투하.

여섯 개째. 도전적이네-.

일곱 개째. 아무리 뜨겁다지만 그 양이 다 녹으려나?

여덟 개째에 손을 뻗으려다 겨우 멈췄다.

인가 싶더니 마지막으로 프림을 추가.

아, 두 개나 넣네. 괜찮은 걸까?

맛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속이 더부룩해질 것 같다.

"……하아……"

한 모금 마신 케이 쨩의 얼굴이 펴졌다.

저게 딱 맞는 모양이다.

"이해 불능입니다."

케이 쨩은 그렇게 말하고 쌩하니 걷기 시작했다.

서둘러 커피를 내려 나도 그 뒤를 쫓았다.

"이해 불능이라니, 뭐가?"

"유우카도 히나도, 왜 그렇게 쓴 것을 즐겨 마시는 걸까요?"

"그게, 맛의 취향은 사람마다 다르니까."

"개인차로 치부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두 사람의 경우 잠 깨는 용도로 쓰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말이야."

이윽고 집무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안으로 들어간 지점에서 멈춰 서는 케이 쨩.

스커트 주머니에서 남색 고무줄을 꺼내 입에 문다.

그러고는 비어 있는 양손으로 긴 머리를 슥 모았다.

예쁜 귀가, 목덜미가 드러난다.

나는 아타셰 케이스에서 카메라를 꺼내 케이 쨩을 프레임 안에 담았다.

찰칵하고 기계적인 소리가 나며 케이 쨩의 모습이 필름에 새겨졌다.

"왜 찍으신 겁니까?"

"요즘 인물 사진 찍는 거에 빠졌거든."

그건 그렇고, 하고 말을 이었다.

"케이 쨩, 항상 샬레에 오고 나서 머리를 묶네."

"네, 그렇습니다."

케이쨩은 재빨리 머리를 묶었다.

두 번 세 번, 고무줄에 긴 머리를 통과시켰다.

그렇게 나타난 것은 포니테일을 한 케이 쨩이었다.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이미지가 꽤 변한다.

조금 성실해 보이는 느낌.

그리고 조금 더 앳되어 보인달까.

"묶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잘 어울리는데."

"정말입니까?"

"응, 정말."

무심코 한 말일 뿐인데, 케이 쨩은 무척 기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노아-

한가로이 밀레니엄 교사를 걸어 다닌다.

영업을 마치고 돌아온 치히로 선배와 근황을 나누기도 하고, 스미레쨩의 트레이닝 권유를 완곡하게 거절하면서 겨우 세미나 부실에 도착했다.

손님용 소파에 유우카쨩이 누워 있었다.

"안녕, 노아."

이쪽을 힐끗 보더니 그렇게 인사를 건네온다.

커피 메이커에서 서버를 꺼내 종이컵에 검은 액체를 따르며,

"더 자도 돼요."

어제부터 밤을 새우며 업무에 매진하던 절친에게 그렇게 말해두었다.

"아니, 눈만 감고 있었던 거야. 잠이 안 와서 말이지."

천천히 몸을 일으킨 뒤 손을 뻗어온다.

"커피, 나도 좀 줄래?"

살짝 입을 댄 종이컵을 나는 내밀었다.

"네, 여기요."

"고마워."

유우카 쨩이 커피를 홀짝이는 동안 다시 내 몫을 따른다.

커피 김이 얼굴에 닿는다.

아아, 완전히 졸아들었네요, 이 커피.

아니나 다를까, 마셔보니 도저히 커피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맛이 났다. 마치 흙탕물 같다.

마실 마음이 사라졌지만, 그렇다고 버릴 마음도 들지 않아.

그저 종이컵을 든 채 싱크대에 몸을 기댄다.

그 맛없는 커피를 유우카쨩은 소리를 내며 홀짝이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유우카쨩, 상당히 무르네요."

"물러? 누가?"

"케이 쨩한테요. 세미나로 받아들여서 대외 협력직으로서 정식으로 샬레에 다닐 수 있게 해주다니."

"합리적인 판단이야."

고개를 들지 않은 채 유우카 쨩이 대답했다.

"헤에, 합리적인 판단인가요."

"그래."

"어떤 상태를 근거로 내린 판단인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유우카 쨩은 대답하지 않는다.

후루룩후루룩, 커피를 홀짝이고 있다.

곤란하면 입을 꾹 다무는 것은 유우카 쨩의 상투적인 수단이다.

나도 커피에 입을 대보았다.

역시 맛없어.

어떻게 이런 걸 마실 수 있는지 감탄이 나올 정도다.

그 흙탕물 같은 것에서 올라오는 김을 바라보며 유우카 쨩의 대답을 기다린다.

"세미나의 일손 부족을 해소하려고――"

"지금은 충분하잖아요. 리오 회장님과 코유키 쨩이 복귀했으니까요."

"샬레와의 연계를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유우카 쨩이 더 익숙하잖아요. 매주 월요일마다 유메 선생님을 찾아갔던 실적도 있고요."

유우카 쨩은 노골적으로 싫은 표정을 지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되잖아요."

"하아? 무슨 소리야, 노아."

"케이 쨩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아, 입을 다물었다. 정곡인 모양이다.

자, 이걸 어쩐다.

더 몰아붙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여기서는 좀 더 짓궂게 굴기로 했다.

그저 싱글벙글 웃기만 한다.

유우카 쨩은 힐끗 이쪽을 보더니 시선을 피하고, 3초 정도 지나서 다시 힐끗 쳐다봤다.

"노아, 너 말이야."

"네?"

"섬세함이 없다는 소리 들어본 적 없어?"

"있는데요."

"뻔뻔하게 굴지 마!"

"그래서, 역시 케이 쨩을 위해서인 거죠?"

속공으로 질문하니 유우카 쨩은 말문이 막혔다.

뭐, 확실히 세미나에 소속시키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긴 하다.

유메 선생님과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동시에 아리스 쨩과 함께 지낼 수 있게 하려면.

"어쩔 수 없잖아."

유우카 쨩의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노력하는 아이가 있으면 응원하고 싶어지는 법이잖아?"

말은 이제 필요 없었다.

그래서 나는 입을 다물었다.

흙탕물 같은 커피를 싱크대에 버렸다.

커피 메이커에서 꺼낸 원두 찌꺼기도 버렸다.

새 원두를 세팅한 뒤 추출 버튼을 눌렀다.

뜨거운 커피가 똑똑 소리를 내며 서버 안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추출이 끝날 때까지 대략 3분. 생각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여기요."

유우카 쨩의 손에서 컵을 가져오고, 갓 내린 새 커피를 건넸다.

"맛있네, 이거."

한 모금 마시자 유우카 쨩은 기쁜 듯이 말했다.

조금 어린아이 같은 얼굴이 되어 있었다.

---

원문기준 3,486자

원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3243247

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샬레의 업무

-호시노-

"그 모습도 제법 판에 박힌 듯 어울리게 됐네?"

그렇게 말하자, 포니테일로 긴 흑발을 묶은 케이 쨩은 조금 쑥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케이 쨩이 유메 선배의 일을 돕기 시작한 지 아직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샬레의 식당에서 점심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은, 왠지 묘하게 든든하다.

밀레니엄의 교복 위에 걸친 앞치마는 의외일 정도로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카운터에 앉아 있는 내 코끝을 조림 요리의 향기가 간지럽힌다.

처음에는 어떻게 될까 싶어 마음을 졸였지만, 눈치도 빠르고 손재주도 좋다.

후우카 쨩 밑에서 특훈을 받고 있는 모양인지, 요리 실력도 쑥쑥 늘고 있다.

"오늘은 조림이야?"

"네. 방어 무조림입니다."

차분한 색감의 접시에 담긴 방어 무조림과 갓 지은 밥, 그리고 미역과 두부를 넣은 된장국.

오늘의 점심 식사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손을 비볐다.

"야아, 대단한걸. 요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아직 먹어보지도 않았는데 아시는 건가요, 호시노."

젓가락으로 무를 네 등분하며, 나는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알다마다. 이건 무조건 맛있어."

잘라낸 무를 입으로 가져간다.

감칠맛을 듬뿍 머금은 무의 단맛이 입안에 은은하게 퍼지며,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올 것 같은 행복에 휩싸였다.

"응, 간이 잘 배어 있네."

방어 살도 음미하며 밥을 먹어 나간다.

간이 짭짤하게 밴 방어 무조림은 히나와의 수련으로 지친 나에게는 고마운 존재다.

몸이 맛이 진한 것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기름기가 잘 오른 방어에서 밥으로, 거기서 무로 다시 밥으로.

젓가락질이 멈추지 않는다. 이 조합은 정답이다.

"그러고 보니 말이야, 왜 생선 요리만 내놓는 거야?"

마지막 한 점을 아쉬워하며 입안에 털어 넣으며 묻자, 케이쨩의 손이 멈췄다.

"평소에는 다른 요리도 만들고 있다고요?"

무슨 소리냐고 되물으려던 찰나, 식당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케이 쨩, 밥 다 됐어?"

명랑한 목소리를 들은 순간, 누가 왔는지 알 수 있었다.

"아, 호시노 쨩이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은 유메 선배였다.

"안녕."

문득 케이 쨩 쪽을 바라보니, 방어 무조림을 담으면서 어깨를 잘게 떨고 있었다. 웃고 있는 것이다.

그때, 왜 케이 쨩이 방어 무조림을 준비했는지 짐작이 갔다.

처음부터 계획된 일이었다는 거다. 당했네.

내가 유메 선배를 좋게 생각하고 있다는 건, 아마 케이 쨩에게도 들켰겠지.

유메 선배에게도 방어 무조림과 밥, 그리고 된장국이 서빙된다.

살을 발라내는 게 서툰 유메 선배가 생선을 먹을 때는, 항상 내가 돕게 된다.

"호시노, 오늘도 도와주는 게 어때요?"

등을 떠밀려 유메 선배와의 거리가 좁혀졌다.

둘이서 쓴웃음을 짓고 나서, 먹기 편하게 살을 바르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렇다고 해도, 방어 무조림에 뼈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말이다.

응원해 주는 건지, 아니면 놀리는 건지.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이럴 때 어울리는 말이 있다.

참견, 이라는 거다.

하지만 이런 참견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유메 선배 쪽도 그렇게 생각해 주면 좋겠네.

케이쨩이 만든 방어 무조림을 선배와 함께 먹은, 다음 날.

"케이, 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

일과가 되어가는 아침 수련을 마치고, 히나가 말을 꺼냈다.

"안 좋다니, 뭐가?"

"제네럴이라고 알아?"

"카이저 코퍼레이션의 간부였던가?"

응, 하고 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위험할지도 몰라."

"위험하다니?"

"케이를 적대시하고 있어."

"으헤~, 진짜로?"

"샬레의 정보를 훔쳐내려고 보낸 컴퓨터 바이러스를 케이에게 들킨 끝에, 반대로 카이저의 기밀 데이터를 몽땅 뺏긴 모양이라."

"자업자득이잖아, 그거."

우리들은 아비도스 사막 한복판에 있었다.

히나와 수련을 하려면, 그저 넓기만 한 공간은 필수불가결했다.

마음만 먹으면 순식간에 주변 2킬로미터 정도는 날려버릴 수 있으니까.

"호시노, 어떻게 원만하게 해결할 수 없을까?"

"무리겠지, 그런 건."

히나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을까."

"아니, 안 되겠지."

"역시 안 되겠지."

우리는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불쌍하게도."

진심으로 동정하는 목소리로 히나가 말했다.

"정말, 불쌍하게 됐네."

나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우리가 걱정하고 있는 건 케이 쨩이 아니었다.

카이저 코퍼레이션 쪽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케이 쨩의 전력은 아리스 쨩과 전혀 다를 게 없으니까.

안 그래도 튼튼한 키보토스의 주민 중에서도 월등한 신체 능력.

게다가 나노 머신을 통한 자기 수복 기능까지 탑재하고 있다고 하니.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강하다.

케이 쨩은 지금만을 살고 있다.

일 초 일 초 지나가는 그 순간만을 믿고 있다.

그래서 케이 쨩의 눈동자는 흔들림이 없다.

카이저 코퍼레이션 따위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그 기우는 기우로 끝나지 않았다.

전개는 너무나도 빨랐고, 나와 히나가 사막에서 이야기를 나눈 다음 날, 그것은 일어났다.

먼저 손을 댄 건 제네럴이었던 모양이다. 아니, 손을 대게 만든 것이다.

소라 쨩에게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제네럴은 백 명 가까운 부하를 데리고 샬레를 포위하고 있었다고 한다.

업무를 마친 케이 쨩이 샬레에서 나와도 길을 비켜주지 않고,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척을 했다.

케이 쨩이 당황해서 멍하니 서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걸까.

만약 그렇다면 엄청난 착각이다.

만약 내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 자리에 달려가 말해주고 싶다.

그만두라고. 네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

케이 쨩은 당연히 멍하니 서 있거나 하지 않았다.

"방해되는데요."

케이 쨩은 갑자기 그렇게 말한 것이다.

군복 차림의 로봇 대군을 이끌고 있는 제네럴에게.

제네럴은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음? 뭐라고 했나?"

여유를 보이려고 제네럴은 시치미를 뗐다고 한다.

케이 쨩은 봐주지 않았다.

"방해됩니다."

지독하게 차가운 목소리로 그렇게 내뱉은 것이다.

그리고 제네럴을 빤히 쳐다보았다.

이런 건 먼저 기가 죽는 쪽이 지는 거다.

케이 쨩의 시선에, 그 침묵의 무게에, 제네럴은 견디지 못했다.

그 맑은 붉은 눈동자의 광채에, 침착함에, 허무하게 패배했다.

"흠, 들리지 않는구나."

흔해 빠진 시시한 소리를 하며, 그래도 제네럴은 저항했다.

침묵을 견디지 못했으면서도 어떻게든 강한 척을 했다는 소리다.

부하들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것이겠지.

필사적으로 용기를 쥐어짜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그 자리에 없었어도 그의 심리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제네럴은 이미 겁에 질려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도 생각했겠지.

이 작은 여자아이가 왜 이렇게 무서운 걸까 하고.

케이 쨩의 시선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고 한다.

"지나가게 비키세요."

케이 쨩은 명령했다.

위협하는 것도 아니고, 부탁하는 것도 아니고, 깔보았다.

케이 쨩의 말은 냉정했고, 제네럴을 내려다보고 있었으며, 그것을 숨기지 않았고, 또한 태도에 미동조차 없는 두려움이 없었다.

그때 현장에 있던 누구라도 케이 쨩의 분위기에 압도되어, 케이쨩보다 훨씬 덩치가 큰 제네럴이 연약한 생물처럼 보였을 것이다.

부하들을 거느리고 있는 제네럴 쪽이 열세가 되어버렸다.

"네 이놈……!"

제네럴은 훌륭하게 실수했다.

갑자기 케이 쨩을 밀쳐버린 것이다.

케이 쨩은 힘없이 넘어졌다.

"흥, 별것도 아니군."

멱살을 잡혀 강제로 일으켜 세워지는 케이 쨩.

권총이 들이대어진 순간, 그녀는 대담하게 웃었다.

"먼저 손을 댄 건 그쪽이니까요?"

케이 쨩의 실력을 제네럴은 몰랐다. 그것이 패인이다.

케이 쨩에게 얻어맞고 제네럴은 날아갔다.

단 한 방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게 되었다.

"번거로우니까."

고무줄을 빼고 케이 쨩은 포니테일을 풀었다.

"한꺼번에 덤벼도 상관없다고요?"

맨손인 여자아이 한 명을 상대로 기계병 대군이 전멸하기까지, 거기서부터 1분도 필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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