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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스타마인의 꽃말 - 유토리 나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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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고 기반 번역

스타마인 - 수많은 별들이 흩어지는 듯이 연속적으로 폭죽이 터지는 현상

불꽃놀이에는 꽃말이 있는 거 같아.

역 앞의 광장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바라보며 나츠는 그런 생각을 한다.

"... 꽃말은... 구실, 이었나?"

신경 쓰이는 누군가를 유혹해 보거나.

애인에게 데이트를 신청해 보거나.

은밀한 마음을 불꽃놀이에 담아 전해본다거나.

과연, 구실이라는 말은 적합한 거 같네, 하고 나츠는 혼자서 고개를 끄덕인다.

"로망이 있는 이야기인가? 이건."

흠흠, 하고 팔을 뻗어 포스터의 윤곽을 찍는다.

날짜와 시간과 개최 장소. 그리고 그 옆을 장식하는 화려한 <불꽃놀이축제> 의 문자열.

나츠는 잠시 궁리하다가 모모톡을 켰다.

"그러면 이건, 내 구실이라고 할 수 있겠지?"

중얼거리면서 흔들흔들 문자를 입력해 나간다.

그렇게 완성된 말을 되새기고 몇 초 고민한 뒤 송신 버튼을 누른다.

『적, 청, 녹, 황색』

『밤하늘에 피는 꽃은, 분명 로망의 결정일 거야』

유혹 문구치고는 우회적일까.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닿을 것임을 나츠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읽음표시는 붙지 않았다. 분명 선생님은 지금 일하고 있겠지.

"답장은 서두르지 않아도 되니까. 선생님."

누군가 들을 사람도 없지만 나츠는 말했다.

과연 이는 구실일까.

구실이라도 좋겠지만.

불꽃놀이축제가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갖가지 구실을 품에 안는 그 축제를 나츠는 선생님과 단둘이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 마음에 이름을 붙이려해도 나츠의 마음속에는 아직 답이 나오지 않았다. 짐작 가는 감정의 이름은 알고 있지만, 그것을 깨닫기엔 분명 이르다.

그것은 매우 달콤한 생각의 결정으로, 취하기에 적당한 때가 아직은 아니다.

"로맨틱하기에는 아직 좀 모자란 시기니까."

그렇게 중얼거리며 나츠는 웃었다.

마음에 이름을 붙이기엔 분명 더 딱 들어맞는 순간이 있을 거다. 그 순간에 물든 감정은 분명 나츠의 인생에서 가장 반짝일 것임이 틀림없었다.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거야, 라며 나츠는 양손으로 꽉 스마트폰을 움켜쥐었다.

그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손안의 스마트폰이 떨린다.

읽지 않은 메시지에 읽음 표시가 붙어 있었다.

그 한 줄 아래 붙은 말을 보고 나츠는 기쁜 듯 입꼬리를 올리고 볼이 느슨해진다.

『불꽃놀이축제 이야기려나?』

『나라도 괜찮다면, 같이 갈까』

"『역시 선생님. 알고 있네』 ―― 하고 송신."

완전히 풀어진 뺨을 그대로 둔 채 나츠는 선생님에게 대답을 보낸다.

"응응, 좋네. 후훗... 기대되려나."

나츠는 스마트폰을 접고, 그다음 참지 못하고 살짝 양발을 번갈아 가며 폴짝였다.

가슴이 뛰는 걸 느꼈다. 최고의 디저트를 눈앞에 둔 듯한, 그런 설레는 기분이었다.

축제는 사흘 뒤. 마음속의 달력에 도장을 찍으며 준비해야겠다고 나츠는 다짐한다. 모처럼이니 유카타를 입는 것도 좋을지 모른다.

가슴속에 가득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나하나 주워들며 나츠는 서서히 다가오는 반짝임에 몸을 떨었다. 머릿속을 가득 메우는 수많은 사고의 근간은 순수하고 순정한 『즐거움』이라는 생각뿐이었다.

"―― 빨리 선생님과 만나고 싶다."

그 기분에 부응하듯 초여름의 상쾌한 바람이 나츠의 등을 가볍게 스친다.

나츠의 핑크빛 머리가 초여름 바람에 흔들렸다.

저녁노을은 벌써 끝나가고 있었다.

저녁노을의 색채가 세계를 완만하게 감싸고 대신 끝맺지 못한 듯한 감정과 흥분의 열기가 주위를 덮고 있었다.

기분 좋은 리듬을 새기는 축제장단에 맞춰 한들한들 작은 체구를 좌우로 흔들면서 나츠는 자신의 앞머리를 다듬는다.

이상하게 뻗진 않았을까 하고 근처 가게 창문을 거울삼아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다.

연한 하늘색 유카타에 나츠의 머리색에 어울리는 분홍빛을 한 허리띠. 평소에는 오른쪽에 간단히 묶은 머리를 오늘은 사이드 다운으로 땋아 수국화를 본뜬 하늘색 장식이 달린 비녀를 꽂고 있었다. 스스로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선생님의 마음에 들까 고민한다. 또각거리며 나막신을 부딪치고는 어서 선생님이 오지 않을까, 하고 한숨을 내쉰다.

약속 시간까지는 아직. 설레는 마음을 참지 못하고 약속 장소에 온 것은 지금으로부터 20분은 전이었다. 얼마나 오늘이라는 날이 기다려진 걸까 하고 나츠는 내심 어이없다는 듯 미소 짓는다.

나츠는 스스로를 감정표현이 적은 인간이라고는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렇게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고 강하게 느끼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생각해보면 선생님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어딘가 나츠 안에서 특별한 위치에 존재하고 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좋은 이해자라고 할까, 둘도 없는 친구랄까, 동류랄까, 뭐라고 해야할지.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좀 어려울 듯 하지만 단 한 가지 분명한 건 나츠의 안에서 선생님이라는 존재가 틀림없이 매우 소중하고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같이 있으면 안심되고, 떨어져 있으면 아쉽고, 지금 뭐하고 있을까, 하면서 평상시에도 우연히 선생님의 얼굴이 떠오른다. 만나기 전에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나츠의 사고회로는 선생님에게 점령되어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그것은 기분 좋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가, 인파 속에서 기다리고 있던 실루엣을 발견한다.

"여~어, 선생님."

나츠는 팔랑팔랑 손을 흔들며 이쪽을 향해 오는 그 인물에게 미소를 보낸다.

축제를 목적으로 한 사람들로 거리는 활기가 넘쳤지만 선생님의 모습은 찾기 쉽다. 주변 여고생에 비해 키가 큰 성인 남성은 당연히 눈에 띄고, 이번 여름에도 여전히 정장 차림이다. 덥지 않을까, 하고 의문이 들지만, 선생님은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기에 의외로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미안해, 나츠. 기다렸을까?"

"아니, 선생님은 시간에 딱 맞았고, 내가 너무 일찍 왔을 뿐."

"그래도 기다렸지? 좀 더 일찍 왔으면 좋았을 텐데."

나츠의 정면으로 걸어와서 선생님은 미안한 듯 눈썹 끝을 내린다.

사과할 정도는 아니지만, 하고 나츠는 생각하면서, 그것이 선생님의 좋은 점인가 하고 고개를 흔들었다. 선생님은 어디까지나 사람을 좋아하고 상냥하다. 그래서 여러 학생이 선생님을 따르는 거겠지. 그렇다면 그것은 선생님의 미덕이지 나츠가 이러쿵저러쿵할 일이 아니다.

뭐, 너무 상냥하게 대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이 사람에게서 상냥함을 제거하는 건 디저트에서 달콤함 일체를 없애는 정도로 억지스러운 이야기다. 선생님의 학생을 향한 너무 거대하다고 할 정도의 상냥함은, 이제 그 자체가 선생님이라는 존재의 대명사. 그렇기에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쨌든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해도 의미 없다고 나츠는 생각을 중단한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불꽃놀이다. 조금 일찍 집합했다고는 하지만 불꽃놀이까지의 시간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모처럼 선생님과의 단둘만의 시간이니까 즐길 만큼 즐기지 않으면 아깝다. 쓸데없는 사고회로는 모처럼의 즐거움을 퇴색시킬 뿐이니까.

"뭐어, 일단 가자구."

불꽃놀이 전에 포장마차도 돌아보고 싶기도 하고 나츠는 선생님의 허리를 두드린다.

그리고는 나막신 소리를 내며 걷기 시작하자마자 선생님의 손이 나츠의 유카타 자락을 잡고 만류했다.

엇차차, 하고 걸음을 멈추며 휙, 선생님 쪽을 돌아본다.

"무슨 일이야, 선생님?"

"아니, 아직 나츠의 모습을 충분히 못 봤으니까..."

그러면서 선생님의 시선이 나츠의 발밑에서 정수리까지 훑는다.

검은 눈동자가 깜빡이며 몇 초간 선생님은 나츠의 모습을 살피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유카타 잘 어울려 나츠. 나츠의 예쁜 머리색에 원단의 하늘색이 눈에 잘 들어오고 띠 묶는 방식도 나츠답게 귀엽고 좋아. 머리스타일을 바꾼 것도 인상이 확 달라져서 평소보다 어른스럽고 예뻐."

"...아하."

"비녀도 멋지네. 이건 수국화려나? 유카타와 마찬가지로 나츠 머리색에 잘 어울려서 엄청 ――"

"――선생님, 잠깐, 스톱."

참다못해 선생님의 입에 손을 뻗어 막는다. 갑작스러운 칭찬의 소나기였다.

아무리 나츠라도 이렇게 직구로 직접적인 칭찬을 받으면 쑥스러워진다. 달아오른 뺨을 가리듯 고개를 숙이면서 이 사람의 이런 점은 좋지 않다고 한숨을 내쉰다.

아직 눈치채지 못하게. 나츠가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 감정을 가차 없이 열어젖히려는 건 그만뒀으면 한다. 확실히 축제의 밤이라고 하는 건 그런 분위기로 가득 차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아직 이 기분은 수확할 때가 아니다. 부디 조금만 더 이 온화하고 기분 좋은 비밀을 품은 채로 내버려 뒀으면 했다.

이 마음의 뚜껑이 벗겨지면 더 이상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 한 번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을 다시 얼려도 원래대로 되지 않듯이, 한 번 자각해 버린 감정은 다시는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으니까.

"칭찬해 주는 건 기쁘지만, 그 정도만 해줘."

"어? 그래도."

"정말이지, 괜찮다니까. 아무튼 갈까, 선생님."

흔들흔들 고개를 저으며 떠오르는 감정을 뿌리치고 나츠는 화끈 달아오른 얼굴을 속이듯 미소 짓는다.

더 이상 칭찬받으면 견딜 수 없다. 기쁘다고 하면 기쁘지만.

이번에야말로, 하고 나막신을 달그락거리며 축제등불이 모인 곳으로 향한다.

빨리 가자며 뒤에서 걷기 시작한 선생님을 고개만 돌려 바라보며 나츠는 그 딸기색 눈동자를 휘황찬란하게 빛낸다. 칭찬의 말을 제지당해서 그런지 다소 납득이 가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었던 선생님이었지만 나츠의 그 눈동자를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나츠 옆에 선생님이 따라와 둘이 나란히 걸어간다.

"나츠는 뭐 먹고 싶어?"

"솜사탕, 초코바나나, 빙수... 먹고 싶은 건 많네."

"이왕이면 다 먹어버릴까?"

"음... 그것도 매력적인 제안이지만..."

나츠는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그대로 몇 초 생각에 잠겨 있다가, 니힛, 하고 장난스럽게 미소 지었다.

"뭐어, 일단 둘러보자. 분명히 딱 맞는 로망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

◇

솜사탕, 야키소바, 금붕어 건지기.

걸을 때마다 시야에 들어오는 노점을 전부 들어갈 기세로 나츠와 선생님은 마음껏 축제거리를 돌아다녔다.

"단 거 말고도 먹는구나."

후, 후, 하고 타코야키에 입김을 불고 있는 나츠를 보면서 선생님이 말했다.

이쑤시개에 꽂힌 뜨거운 구체를 입에 넣고 하후하후, 숨을 내쉬며 나츠는 선생님을 곁눈질한다.

선생님은 베이비 카스텔라 봉지에 손을 넣고 우물거리며 뺨을 부풀리고 있었다. 입안의 타코야키를 꿀꺽 집어삼키고 나츠는 선생님의 말에 대답한다.

"분명 우리는 방과 후 디저트부지만 디저트만 먹고 사는 건 아니니까 말이야."

"그것도 그런가."

"게다가 노점에는 노점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잖아?"

"확실히 있지. 축제 특유의 느낌, 설렌다고나 할까, 그런 거."

"아하핫, 역시 선생님, 알고 있네, 레시피라든지, 재료라든지, 어쩌면 여기가 아니더라도 같은 걸 재현할 수 있을지 몰라도 여기서만 먹을 수 있는 『맛』은 분명 있어."

두 번째 타코야키를 이쑤시개로 찌르고 후후 숨을 분다. 소스와 파래, 가다랑어포, 마요네즈 향이 코에 닿고, 그것과 섞여 축젯날 특유의 사격장 화약이라든지, 사과 사탕의 달콤함이라든지, 라무네의 상쾌함이라든지, 여러 가지 냄새가 함께 어우러져 나츠의 곁으로 전달된다. 잡다한 그것들은 말할 필요도 없이 이곳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것들. 가정에서 만들거나 체인점의 타코야키를 사는 걸로는 맛볼 수 없는 운치라는 이름의 향신료가 이 공간에는 가득하다.

으음, 하고 두 번째를 입에 넣는다. 아까보다 뜨거움은 다소 덜하다. 바삭한 겉 반죽과 걸쭉한 속 반죽의 갭을 혀로 즐기면서 저렴하면서도 맛깔스러운 육수와 소스의 맛에 눈을 가늘게 뜬다. 선생님도 먹을래? 하고 하나 구체를 찔러서 올려주니 선생님이 받을까, 하고 입을 벌리더니 이쑤시개 끝에서 타코야키를 가져갔다.

"아뜨뜨... 그래도, 맛있네."

"그렇지... 선생님의 그거도 하나 갖고 싶은데."

"물론, 여기."

선생님은 봉지의 입구를 나츠 쪽으로 기울인다. 고마워, 하고 나츠는 웃으며 베이비 카스텔라를 하나 집어들었다.

동그란 모양의 녀석을 흠흠, 하고 잠시 바라보다 휙 하고 입속으로 집어넣는다. 폭신한 반죽과 부드러운 단맛이 입안에 퍼졌다.

"타코야키와 베이비 카스텔라... 평소라면 거의 시험해 볼 수 없는 조합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노점순회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일이지~"

"모양은 비슷하지만, 같이 먹을 기회는 거의 없으니까 말야."

"타코야키의 소스 맛과 카스텔라의 단맛이 좋은 관계야. 이건 이거대로 로망적인 만남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선생님?"

"로망... 인지는 모르겠지만, 멋진 조합이라고 생각해."

"니힛. 그거면 충분해. 역시 선생님은 잘 알고 있네~"

나츠는 완전히 신이 나서 나머지 타코야키를 먹어 치운다.

마지막 한 입을 다 먹고 나서, 자, 다음에는 뭘 먹을까, 하고 포장마차를 둘러본다. 이미 상당한 양을 먹었지만 아직도 배에는 여유가 있었다. 축제 특유의 분위기에 빠져있는 걸까 하면서 일단 오늘은 칼로리라는 말을 잊자고 나츠는 마음먹는다.

내일부터는 당분간 디저트를 적게 먹는 날들이 시작될 것 같지만, 그보다는 지금이 더 중요하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맛있어 보였다. 사격이나 모형 틀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설렐 정도로 즐거워 보여 나츠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설레는 축제는 처음이네, 하고 웃는다.

분명 옆에 선생님이 있어서 그런 거겠지. 두근, 두근. 심장박동은 평소보다 빠른 리듬을 새기고 있었고, 걸음걸이는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착각할 정도로 가벼웠다.

―― 흐흥, 흐흐흥.

나막신 소리가 활기차게 울려 퍼진다.

콧노래를 섞어가며 지면을 박차다, 니힛, 하고 눈을 가늘게 뜬 채 선생님을 올려다본다.

무슨 일이야, 라며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린 선생님에게 아무것도 아니라며 작게 손을 흔든다.

"――이야, 그야말로. 로맨틱이네~"

응응, 하고 중얼거리며 나츠는 고개를 끄덕인다.

이 감각을 맛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오늘 여기에 온 의미가 있었다.

옆에 선생님이 있고, 맛있는 걸 맛보고, 거기에 나중에는 불꽃놀이까지 본다니. 그건 이미 사치스러운 하루임에 틀림없다.

오늘 이 장소에 한해서 말하면, 자신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축복받은 존재일 거라고 나츠는 생각한다. 맹목적으로 그런 말을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나츠는 지금이 즐겁고 즐거워서 어쩔 수 없었다.

"...오, 빙수네."

두 사람이 허물없는 대화를 나누며 한참을 걷고 있는데 문득 선생님이 앞쪽 노점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손가락 끝에 있는 건 말 그대로 빙수 노점.

"좋네~ 뜨거운 거 다음으로 차가운 거. 흔하지만 실패하기 힘든 조합이지."

"그러면, 다음은 빙수로 할까."

"후훗, 그렇게 결정됐으니 바로 가자구."

중얼거리면서 나츠는 노점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빙수는 좋아한다. 반짝이는 보석처럼 투명한 얼음 알갱이에 알록달록한 시럽이라는 이름의 베일. 종이컵에 수북이 담긴 빙수는 초저녁 어스름한 공기와 축젯날의 따스한 빛에 빛나고 있어 마치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인 것처럼 단아하다. 맛은 물론 축제의 대명사라고 할 만큼은 빠지지 않는 일품으로, 단독으로는 머리가 아플 정도의 차가운 얼음과 마찬가지로 단독으로는 부담스러운 느낌이 들게 하는 시럽의 단맛이 서로 어우러짐으로써 단맛과 차가움을 적절히 보완해 주고 있다. 보는 것도 즐겁고 먹어도 맛있다. 궁극의 디저트 중 하나로 정의해도 좋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빙수에는 매력이 가득하다.

시럽은 어떤걸로 할까, 하고 걸으면서 생각한다. 블루하와이의 상큼함과 푸른 빛깔은 왕도이고 멜론의 풍미도 버리기 어렵다. 딸기의 붉은색은 보기만 해도 맛있을 것 같아 입맛이 다셔진다. 그 외에도 콜라 같은 색다른 플레이버 또한 2순위다.

흔히 『빙수 시럽은 전부 착색료만 다를 뿐 같은 맛』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완전 넌센스라고 나츠는 생각한다. 설령 맛이 같다고 하더라도 색깔이 다르면 그건 모두 다른 것이다. 블루하와이, 멜론, 딸기, 콜라. 그것들이 단지 색깔의 차이만으로 붙여진 이름이라 해도, 거기에서는 그 색깔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맛이 있다. 멜론의 몰랑하고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녹색으로는 딸기의 새콤달콤한 느낌을 표현할 수 없고, 그 반대도 그렇다. 블루하와이의 푸른 빛에서 느끼는 설렘과 근질거리는 감정은 콜라의 달콤한 적갈색에서 재현할 수 없고, 그 달콤한 색이 지닌 힘찬 느낌이나 짜릿함은 블루하와이에 없는 것이다. 사람은 상상 이상으로 색깔이라는 것에 맛을 느끼는 생물로 그런 색깔의 차이를 『같은 재료니까 같은 맛』이라고 간단히 치워버리는 건 아깝기 짝이 없다. 오히려 같은 재료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맛의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게 무엇보다 훌륭하고 로망이 넘치는 사실이다.

"...선생님은 무슨 맛ㅇ―― 앗!"

무슨 맛으로 하겠냐고 물어보려던 순간, 휘청하고 발이 걸리는 감촉.

익숙하지 않은 나막신으로 돌층계를 들이받았는지 나츠는 크게 균형을 잃었다.

앞으로 넘어질 뻔한 몸을 뒤에서 강하게 잡아당긴다.

"―――나츠!!"

날카로운 선생님의 외침이 귓가에 들려왔고 나츠의 것보다 한 아름 이상 굵은 선생님의 팔이 나츠의 어깨를 뒤에서 끌어안고 있었다. 선생님의 품 안에서 끌어안기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어 선생님의 호흡과 체온을 가까이 느낀다.

"괜찮아!? 다친 곳은 없어!?"

말하면서 선생님은 나츠의 정면으로 돌아 그 눈동자에 동요와 걱정을 담아 나츠를 바라본다.

두근거리는 심장박동이 크게 가속한다. 닿은 어깨에서 열기가 퍼지고 있었다.

따스하고, 뜨겁고, 가슴의 두근거림을 수십 배나 가속시키는 듯한, 그런 행복한 열기였다. 서서히 얼굴에 열기가 모여들고, 그 열기로 멍하니 시야가 흐려진다. 여름의 기온이라든가 자신의 체온 따위로는 일절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을 사로잡고 자극하는 부류의 열기가 나츠의 안을 돌고 있었다.

"... 아하. 괜찮다구, 선생님 덕분에."

저도 모르게 선생님으로부터 시선을 낮추고 목소리가 줄어든다. 하우, 하고 나츠는 요염한 숨을 흘린다. 이렇게 조금이라도 가슴속에 뛰는 열을 흘리지 않으면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것 같아서.

마음의 뚜껑이 소리를 내며 열리기 시작한다. 어깨에 얹힌 선생님의 손을 어찌할 수 없을 만큼 원하게 됐고 나츠는 그 위에 자신의 손을 살며시 포개었다. 나츠보다도 크고 튼튼한 손. 맞닿은 맨살에서 새로운 열이 퍼져 등골을 짜릿하게 자극한다. 이젠 모른척하는 것도 한계임을 깨닫고 있었다.

"고마워, 선생님."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맞추며 나츠는 미소 짓는다. 선생님의 표정에는 걱정의 감정이 짙게 남아 있었다. 그 눈동자는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하고 올곧게 나츠를 바라보고 있어 평소 어딘가 포근하고 상냥함이 넘치는 눈동자와의 격차를 느꼈다. 멋있구나, 라고 솔직하게 생각하고, 그와 함께 새로운 열기가 나츠의 가슴속을 뒤흔든다.

지금 이 순간 선생님의 시야 속에는 나츠밖에 비치지 않았다. 길을 가는 수많은 행인도, 형형색색의 노점도, 밤하늘에 떠 있는 별과 달조차 선생님의 눈동자 속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그 이유가 넘어진 나츠를 걱정해서, 란 걸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선생님의 시야를 독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기뻤다.

좀 더 선생님이 봐줬으면 좋겠다.

좀 더 선생님을 보고 싶다.

마음의 뚜껑이 벗겨져 간다.

크게 울리는 고동도, 날뛰는 열도. 그 모든 원천에 있는 감정의 이름에서 나츠는 더 이상 눈을 뗄 수 없었다.

과연. 지금이 먹어야 할 때인가.

선생님을 만났을 때부터 줄곧 천천히 자라온 이 감정의 결정에 반짝임과 이름을 붙이는 건 지금이 틀림없을까.

나츠는 알 수 없다. 알 수 없지만, 더 이상 되돌아갈 수 없었다.

마음의 뚜껑이, 벗겨져 간다.

이게 완전히 벗겨져 버리면 더 이상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을 텐데도.

"...아하, 이제, 괜찮으려나?"

밤의 축젯날. 유카타 차림의 여자와, 남자 둘뿐.

들뜬 여자아이가 넘어지더니 그걸 남자가 도우며 안아 일으켰다.

주변에선 축제의 음악이 울려 퍼지고, 노점의 불빛이 비치며,

이 뒤에는 밤하늘에 불꽃놀이가 피어난다고 한다.

"――로맨틱, 하다고 해도 되겠지?"

뜨겁다. 그저, 뜨거웠다.

애태우다 쓰러져 버릴 듯한 그 열기가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이미 충분, 로맨틱은 이걸로 족하다.

어깨에 얹힌 선생님의 손을 잡고 내려놓더니 나츠는 그대로 오른손 손가락을 선생님의 손가락에 감쌌다. 맞닿은 체온에 간질간질함을 느껴 니히힛 웃음을 흘리고 선생님을 올려다본다.

"넘어지지 않게, 꼭 잡아줬으면 좋겠네~"

그러면서 잡은 손을 살짝 들어 선생님을 가볍게 이끌듯 걷기 시작한다.

선생님은 발걸음 늦게 걷기 시작하더니 곧 나츠 옆을 따라잡았다.

맞잡은 손이 뜨겁고뜨거워 견딜 수가 없었다. 앞으로 평생 이 체온을 간직한 채 떨어뜨리고 싶지 않다고 나츠는 바란다.

"선생님은 무슨 맛으로 할래?"

느긋하게 입꼬리를 늦추면서 묻는다.

아까 하지 못한 질문을 이어서 한다.

"나는 블루하와이로 할까. 나츠는?"

"나는 딸기로 할까... 왠지 지금은 새콤달콤한 맛을 먹고 싶어."

속이 쓰릴 정도의 새콤달콤한 맛이 먹고 싶었다. 그게 분명 지금의 나츠에게는 딱 맞는 맛이니까.

하지만 분명 빙수를 먹어도 이 가슴의 열은 식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확실히 빙수는 차갑지만, 지금 나츠의 마음속은, 훨씬 뜨겁고, 새콤달콤하고, 행복하니까.

노점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축제의 등불을 투명한 수정체 속에 가두고 찬란한 딸기색으로 그 빛을 요란하게 반짝이며 나츠는 맞잡은 손에 힘을 실었다.

욱신거리는 열정을 더는 억누르지 않겠다.

마음에 이름을 붙일 때는 지금이다.

달콤한 마음의 결정은 지금이 무르익어 먹을 때가 됐으니까.

―― 이건 사랑이다. 사랑인거다.

마음속으로 나츠는 중얼거린다.

마음의 뚜껑은 이미 모두 벗겨져 버렸다.

나츠의 핑크빛 머리가 밤하늘에 비친 채 나부끼고 있다.

한 줄기 빛이 하늘을 향해 달려간다.

이윽고 그것은 초저녁에 녹아 한 박자 늦게 큰 송이의 꽃이 되어 허공으로 흩어졌다. 여리게 터진 꽃잎은 반짝이는 섬광을 명멸시켜 알록달록한 유성군이 되어 밤하늘을 장식한다.

그 빛이 바래기도 전에 펑, 하고 수많은 발사음이 울려 퍼졌고, 그 소리의 수만큼 빛이 하늘로 뻗어나갔다.

그리고 또 한 번. 터진 꽃들은 역시 수백 개의 유성이 되어 검은 도화지에 흩어져 세계를 환상적인 고열의 예술로 가득 채운다.

떨어지는 꽃의 수는 셀 수 없을 정도였다. 끊임없이 터지고 지는 그 꽃들에 스타마인이라는 별명을 붙인 건 영단일 것이다.

과연 별이 피어오른다고 할만하네, 하고 나츠는 마음속으로 납득한다.

퓨웃 소리를 내며 별들이 꽃잎을 흩날리고 있었다.

"아름답네."

옆에서 선생님이 말했다.

그 늠름한 눈동자에 별꽃이 여러 줄기의 궤적을 그리고 있다.

나츠는 그 옆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마음을 빼앗긴 듯 불꽃놀이를 바라보고 있는 선생님의 옆모습을 불꽃의 색채가 적, 청, 녹의 희미한 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아름답네..."

흘린 중얼거림은 과연 무엇에 대한 감상이었을까.

한번 쳐다본 선생님의 옆모습에서 더 이상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불꽃이 흩날리는 은은한 화약향과 공기의 떨림을 피부로 느끼면서도 나츠의 시선은 움직이지 않는다.

밤하늘에 활짝 핀 별들의 합창에도 눈길을 주지 않고 그저 선생님만 쳐다봤다.

그건 매우 아름다운 경치였고.

그건 매우 행복한 경치였고.

――좋아하는구나

마음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린다.

나츠는 손에 쥔 부채로 입가를 가리고, 아하, 하고 작게 웃는다.

몸이 뜨겁다.

선생님을 바라볼수록 더 뜨겁디뜨거워서 어찌할 수 없었다.

그것은 사랑의 열.

아찔하고 애처로운, 사랑하는 소녀의 어트리뷰트.

마음에 켜진 그 열기가 불꽃 소리와 함께 나츠 속에 새겨져 간다.

눈에 가득한 핑크빛 머리를 밤바람에 흩날리며 연모와 애정을 띈 딸기색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뜨거워진 열기를 끌어안듯 가슴 앞에서 손을 맞잡는다.

분명 앞으로 불꽃놀이를 볼 때마다 나츠는 이 기분을 떠올리겠지.

"선생님."

호소한다.

선생님의 눈동자가 나츠 쪽으로 향하면서 얽힌 시선에 가슴에 철렁 내려앉았다.

불꽃놀이에서 선생님의 시선을 떼어낸 것에 희미한 기쁨의 감정이 떠올랐고, 그것을 계속 독차지하고 싶다는 어린아이 같은 독점욕이 솟구쳤다.

"――스타마인의 꽃말, 알고 있어?"

갑작스러운 나츠의 물음에 선생님이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츠는 가슴에 쥔 손을 살며시 풀었다. 기도하듯 이마에 그것을 대고 나서 선생님의 옷소매로 손을 뻗는다.

불꽃놀이에는 꽃말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구실』이라는 이름.

불꽃놀이라는 절호의 도구, 그 반짝임에 마음을 숨기고, 신경 쓰이는 누군가를 데이트에 초대한다. 그런 어설픈 처녀의 마음을 뒷받침해 주는 꽃말.

그렇다면 스타마인의 꽃말은 무엇일까.

수천의 꽃잎을 허공에 흩뿌리고 하늘을 유난히 아름다운 유성으로 가득 채우는 그 꽃다발에는 어떤 말을 붙이는 게 좋을까.

분명 그건 사랑의 말이라고 나츠는 생각한다.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처럼 울려 퍼지는 작렬음.

연정의 빛에 지지 않는 빛을 머금은 낙화.

이 아름다움이야말로 로맨틱하게 수놓은 사랑의 정경이라고 믿는다.

"...그건, 모르려나?"

선생님이 말했다. 당연하다. 스타마인의 꽃말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츠의 마음속에는 있었다.

새콤달콤하게, 그리고 사랑스럽게.

나츠의 마음을 전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꽃말.

"그럼, 가르쳐 줄게... 한번 밖에 말하지 않을 테니, 제대로 들어줬으면 좋겠어."

그렇게 심술궂게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소매를 잡고 있던 팔을 끌어당겼다.

갑작스러운 행동으로 균형을 잃은 선생님의 그 뺨을 살짝 두 손으로 만진다.

멀어졌던 서로의 얼굴 거리가 훌쩍 단숨에 다가와 호흡이 맞닿는 거리에서 마주한다.

선생님의 눈동자에는 볼을 붉게 물들인 나츠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하늘에 흩날리는 수많은 별이 두 사람의 눈동자에 반짝이는 궤적을 그렸고 나츠는 그 눈부심에 천천히 눈을 감았다.

"나츠 ――"

선생님의 어리둥절한 목소리를 막듯이 살짝 입술을 포갠다.

접촉한 시간은 단 10초. 그래도 세계에서 가장 행복했고, 세계에서 가장 긴 10초간이었다.

레몬 맛은 나지 않는구나, 하고 나츠는 아쉬워하며 입술을 뗀다. 처음 맛보는 선생님의 입술 맛은 담백하고 상큼한 블루하와이의 단맛.

그것은 지금까지 먹어 온 수많은 디저트에도 지지 않을 정도로, 가장 감미로운 행복의 맛.

이 맛을 알기 위해서 나츠는 지금까지 살아온 거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뒤에 이어질 말은 정해져 있고,

그건 틀림없이, 계기를 준 이 스타마인이 품은 꽃말.

나츠의 핑크빛 머리가, 낙화하는 꽃잎의 숨결에 춤추고 있다.

가까이서 선생님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나츠는 각오를 담아 입을 열었다.

부디 닿기를, 전하는 말에 남다른 사랑을 담아.

"――좋아합니다. 저랑, 사귀어 주세요."

소설모음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2463136

원본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800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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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2.08.19번역

소설핫산) 스타마인의 꽃말 - 유토리 나츠

#유토리 나츠#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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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sumisumi_rain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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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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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2022.08.1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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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ㅇDC
ㅇㅇ12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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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2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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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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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32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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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42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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