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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 / 호시노, 히나, 이치카, 미카, 키쿄, 미사키
유서를 쓴 적은 있을까?
솔직히 없는 게 좋고, 이 방법은 그다지 추천할 수 없지만,
어찌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갈 곳이 없어졌을 때 자신의 마음을 유서처럼 써보면 의외로 편해진다.
일단 전부 뱉어 봄으로써 자신이 몰랐던 자신의 마음을 알 수 있고 무엇보다 마음의 정리도 된다.
뭐, 그 후에 쓴 유서의 처리는 주의해서 해야겠지만――
Case 타카나시 호시노
「......선생, 또 밤샘했지?」
호시노가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아하하, 정리하기 좋은 부분까지 일을 끝내고 싶어서 말이야......"
「아저씨 걱정이야, 선생도 사람인데 잘 쉬어야지.」
"선처할게. 걱정해줘서 고마워."
호시노는 아직 걱정하는 듯 겉으로는 웃는 얼굴이지만 불안한 기색이 보였다.
"응, 그러네, 일단 쉴까."
「으헤, 그래야지.」
흐뭇해하는 호시노에게 과자를 꺼내겠다고 말한 후 비치된 주방으로 향했다.
조금 움츠러든 선생님의 등을 배웅하고 왠지 모르게 선생님 책상에 앉아 본다.
「의자가 낮아서 잘 안보이네.」
선생님의 키를 느끼고 있는데 시야 위쪽으로 펼쳐진 모니터에 신경 쓰이는 아이콘이 있었다.
「이 폴더....... 이름이 없어?」
폴더 아래에 표시되어야 할 이름이 없다.
이때 흥미에 이끌려 폴더를 연 것을, 나는 한동안 후회하게 된다.
「어....... 유서.........?」
전격을 맞은 듯한 감각이 몸 전체에 퍼진다.
안 돼. 여기서 되돌아가지 않으면 분명 후회할 거야.
하지만 내 의사에 반해 내가 조작하는 마우스 포인터는 『유서』라고 적힌 파일을 더블 클릭했다.
거기에는 구하지 못한 아이나 입장상 적대해 버린 학생에 대한 사과를 비롯해 자신의 무력함을 한탄하는 말, 스스로를 비하하는 듯한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마지막으로 인수인계하는 사람에 대한 감사와 설명이 적혀 있고 그동안 고마웠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읏........」
새삼스럽게 알게 됐다. 선생님이 얼마나 괴로운 위치에 있는지.
어째서 신은 선생님에게 혹독하게 대할까.
어째서 이 세계는 이 정도로 선생님에게 지독한 걸까.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생각하게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
선생님이 자살해 버리는 미래가 숨이 막힐 때까지 호흡을 잊게 한다.
「시, 싫어........」
몸의 떨림이 멈추지 않는다.
언젠가 느꼈던 잃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내 사고를 좀먹는다.
"......호시노?"
부엌에서 집무실로 돌아오자 호시노가 눈을 크게뜨고 굳어 있다.
곧바로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음을 직감했다.
"호시노!!"
「선, 생.」
호시노가 응시하던 모니터를 보고 숨이 막혔다.
오래전 스트레스 발산을 위해 형식상으로만 유서를 써봤던 걸 잊고 있었던 것이다.
「싫어, 싫다구, 선생도 없어져버리는 거야......?」
호시노는 빛을 잃은 눈으로 매달리듯 내 옷자락을 잡는다.
「그, 그래! 나랑 같이 도망가자! 무슨 일이 있어도 선생을 지킬테니까, 반드시.......지킬테니까......!」
"호시노, 진정해."
"나는 죽을 생각이 없어."
「거, 거짓말, 유서까지 썼잖아?」
"그건, 그..."
「아니, 말하지 않아도 알아. 선생은 상냥하니가 내가 모르는 곳에서도 상처받고 끌어안아서, 무너져버리는 것도 시간문제야.」
"들어봐, 호시노."
폭주하는 듯한 호시노의 어깨를 잡고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것에 대한 설명은 어렵지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진짜 유서는 아니야."
「무, 무슨 얘기?」
"확실히 일부는 진심이지만."
"그래도 자살할 생각은 전혀 없으니 믿어줘."
「......믿으라고? 나를 두고 가지 않는다고?」
"응, 약속할게."
호시노는 그 말을 듣고 겨우 진정된 듯, 그녀의 굳어진 몸에서 힘이 빠져 나간다.
"싫은 걸 보게해서 미안해."
「........아니, 나도 멋대로 들여다봐서, 미안.」
「그래도, 힘들면 언제든 말해? 반드시 힘이 되어줄 테니까.」
"응, 고마워."
그 후, 호시노가 자주 샬레를 찾아오고 그때마다 나에게 힘든 일은 없냐고 묻게된 것은 또 다른 이야기.
Case 소라사키 히나
선생님의 서류 일을 돕다가 문득 선생님의 데스크톱에 이름없는 폴더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선생님, 이건 뭐야?」
"응.......? 어디보자........ 아."
선생님은 짐작가는 게 있는 듯 놀란 목소리를 흘렸다.
"으음, 아무것도 아니야! 응, 필요없는 거! 성가신 거지! 지워버리자!!"
그리고 엄청 빠른 속도로 그렇게 말하면서 폴더를 휴지통으로 옮겼다.
「.........」
수상해. 선생님은 뭔가 숨기고 있어.
그런 마음이 시선에 담긴 듯, 선생님은 어색한 모습으로 "쉬어볼까." 라며 말을 돌린 뒤 주방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선생님이니까 일에 관련된 중요한 서류를 지우지는 않겠지.
저게 뭔지 알면 선생님의 약점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심 가슴이 뛰었다.
다행히 PC 취급에는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휴지통에 넣는 것만으로는 완전히 삭제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휴지통을 열고 방금 삭제된 파일을 찾아 복원한다.
호기심과 자신이 모르는 선생님의 면모를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마음이 심장 박동을 빠르게 만든다.
조심조심, 하지만 능숙하게 폴더를 열자,
그곳에는 『유서』라고 적힌 폴더 하나가 넓은 공간에 작게 표시돼 있었다.
「어.」
몸이 굳고 유서라는 말이 가리키는 의미를 뇌가 찾기 시작한다.
여러 번 뇌내 검색을 시도하지만 나오는 의미는 같다.
이대로라면 선생님은, 자살한다.
「........봐야해.」
뭔가가 선생님을 여기까지 몰아붙이고 있다면 내가 철저하게 무너뜨리겠어.
그것이 아무리 큰 존재일지라도, 총학생회일지라도, 나 자신일지라도.
유서를 열자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내용이 적혀 있었다.
선생님은 일도, 부담을 주는 문제아도 아닌, 그저 자신의 무력함을 한탄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자기 자신을 고발하기 위한 유서였다.
나는 선생님이 쓴 글을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선생님의 비통한 외침이 내 마음을 짓누른다.
「.......아니야......」
그러면서 동시에 내 안에서도 감정이 넘쳐흐른다.
「.......아니야.............아니야........」
그것은, 분노였다.
완전히 잊고 있었어. 스트레스 발산을 위해 유서를 썼던 것과 그것을 지우는 걸 잊고 있었다는 것을.
저건 타인에게 보여줘도 되는 게 아니야.
그다지 PC 취급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휴지통에 넣으면 분명 사라지겠지.
커피와 간단한 다과를 들고 다시 집무실로 들어서자 히나는 내 자리에 앉아 있었다.
"히나?"
내 자리에 앉아 있다고 해도 컴퓨터를 만지는 것도 아닌 거 같고, 책상 위에 있는 서류를 보는 것도 아니다.
그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듯 했다.
「.......아니야........」
"?"
히나가 조금씩 떨기 시작한다.
분명히 상태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손에 든 것을 일단 놓고 원인을 찾기 위해 시선을 돌리자,
"앗."
내 책상 모니터에 지웠을 유서가 표시되어 있었다.
"히나, 그건."
「아니야!!!」
어떻게든 설명하려고 말을 걸었지만 히나의 큰 목소리에 지워졌다.
「선생님은 무력하지 않아!!」
히나는 다음 순간 벌떡 일어나 내 앞을 가로막는다.
눈썹을 찡그리고 나를 노려보는 눈동자에는 눈물이 맺혀 있다.
「어째서 그렇게 바로 자신을 탓하는 거야!!」
"히, 히나, 나는."
「이렇게 될 때까지 끌어안고, 어째서 말해주지 않았어!」
"지, 진정해, 히나!"
「진정할 리가 없잖아!」
히나는 내 옷을 잡고 끌어당긴다.
「선생님이 없어진다니, 절대로 싫어!! 싫어....... 그러니까..........」
그 손은 떨리고 점점 잡는 힘도 약해져 간다.
「부탁이야....... 나를 의지해줘...... 역부족인건 알아...... 제멋대로라는 것도....... 하지만....... 이대로라면 선생님이.」
「선생님이....... 무너져버려.......!」
히나는 내 가슴에 이마를 대고 필사적으로 호소한다.
"......미안, 히나. 상의하지 않아서."
히나의 등에 손을 두르고 다른 쪽으로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건 정말로 죽고 싶어서 쓴 유서가 아니야."
"한번 내 마음을 정리하고 싶어서 말이지."
"그러니 죽을 생각은 없어."
「그렇지 않아.」
「설령 죽을 생각이 없더라도 거기에 써있는 건 진심이지?」
"........"
「나는 그걸 혼자 끌어안았다는 사실에 화난 거야.」
".......미안."
「사과할 거면 다음부터는 제대로 상의해.」
"..........네."
「그럼, 됐어.」
"고마워, 싫은걸 보여줘서 미안해?"
「싫어, 용서 못해. 정말 무서웠으니까.」
"어, 그럼..."
「용서해 주길 바란다면, 이대로 안아줘.」
"..........네."
이후 한동안 히나가 떨어져 주지 않았고, 당번이 될 때마다 서로의 고민을 사소한 일이라도 이야기하게 됐다.
그리고 예전보다 거리도 가까워졌고 포옹을 바라게 됐고 과보호가 됐다.
Case 나카마사 이치카
「선생님, 요즘 기운이 없으심다.」
"그래? 평소처럼 아냐?"
"평소처럼 건강하지 못한 거지."
「아하하, 마냥 웃어넘길 수 없슴다, 선생님.」
가볍게 잡담을 나누며 이치카와 일을 진행한다.
이치카는 입장상 고생하는 아이라서 뭔가 이야기가 맞았다.
그래도 빈틈은 보이지 않으려 했는데 얼굴에 드러나 있는 걸까.
「선생님의 업무상 그다지 식사와 수면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건 알고 있고, 강요도 하지 않겠슴다. 그래도 쉬었으면 하지만요.」
"걱정해줘서 고마워, 이치카랑 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좋네."
「다른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느낌임까?」
"음, 신경써주고 걱정도 해주지만, 업무니까."
「.......그렇슴까....... 저만.......」
이치카는 나에게 등을 돌리고 우물거리듯 그렇게 말하면서 일을 계속한다.
어떤 표정을 하고 있었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인가 신경쓰이긴 했지만, 너무 깊이 파고드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며 다시 PC로 향한다.
"아."
문득 데스크톱에 있는 파일을 보고 잊고 있었던 게 떠올랐다.
「응? 무슨 일 있으심까?」
"아, 아니."
오래전 스트레스 발산과 아주 잠깐의 심야 텐션으로 유서 비슷한 걸 썼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그것이 들어 있는 폴더가 아직 데스크톱에 남아있다.
「이 폴더?」
"뭐, 그렇지. 일에는 상관없어."
흐응, 이치카가 오른손에 턱을 짚으며 같은 화면을 들여다본다.
그녀의 아름답게 정돈된 얼굴이 갑자기 가까이 와서 조금 긴장된다.
「뭐가 들어있길래 그러심까?」
"그건 말이야."
말할까 조금 생각했지만 상대는 이치카고, 사실대로 말하면 오해받지 않을거라 생각해 이야기해보기로 했다.
"『유서』야."
「어, 선생님 죽슴까?」
"안 죽어, 심야 텐션으로 쓴 거 뿐이니까."
「그렇슴까.」
순간 놀란 것 같았지만 죽을 마음이 없다고 전하니 선뜻 수긍하는 것 같다.
"꽤 담백하네."
「그야 깜짝 놀랐다구요? 하지만 선생님이 말씀하시면 그런가보다 해서.」
왠지 신뢰해 주는 거 같다. 이렇게 기쁜 일은 없다.
「그런데 심야 텐션으로 유서라니, 얼마나 스트레스 받으시는 검까.」
"그렇지, 나도 안 좋은 취미라고 생각해."
「어떤 걸 쓰셨슴까?」
"어."
그걸 묻는 거야? 알려주고 싶지 않은데.
"어, 어른의 나약함과 자책이 담긴 어둠 전골인걸?"
「괜찮지 않슴까, 그럼 가위바위보 하죠! 제가 이기면 읽어드리겠슴다.」
"으음."
어째서 그렇게까지 읽고 싶은지 알 수 없었지만 가위바위보라면 공평하고 좋지 않나 싶어 따르기로 했다.
「그럼 갑니다~」
"「가위바위보!」"
결과는 내 패배다.
"으윽........ 진짜 읽는 거야? 정말로 읽어서 즐거울 만한 게 없는데?"
「졌으면 인정하시고 얌전히 읽게 해주십쇼.」
이치카는 마우스를 잡은 내 손 위에 자신의 손을 포개며 포인터를 조작해 폴더를 열었다.
내 검지를 통해 파일을 클릭하여 연다.
내용은 선생님 말대로 자기 자신을 탓하는 말만 적혀 있었다.
처음에는 선생님의 약점을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가위바위보도 선생님이 낸 다음 순간에 낸 걸 들키지 않고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읽어나가다 보니 하나의 가설이 내 안에 섰다.
「선생님, 이거, 진심이죠.」
"어, 아니, 아닌데?"
선생님의 반응을 보아하니 정답이었던 것 같다.
선생님은 얼마 전부터 상태가 안 좋아보였지만 일의 진척을 보니 업무량은 줄어들기는커녕 늘고 있다.
아픈 건 보면 금방 알 수 있는데 어째서 모르냐고 다른 학생을 화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선생님에게 부담을 주기 때문에 선생님은 항상 무리를 하고.
나도 그 중 한명인가.
그렇게 생각하면 다시 내 자신이 싫어진다.
「........선생님, 저희와 만나서, 괴로우십니까?」
"그건 아냐. 한 번도."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진심으로 받지 말자? 심야 텐션이니까 말야?"
「심야 텐션은 그런 만능 단어가 아님다~」
그렇게 적당히 대응하면서도 뇌는 움직인다.
그러고 보니 요즘 선생님의 취미 같은 걸 보지 못한 기분이 든다.
취미의 중요성은 선생님이 가르쳐 주셔서 알게 됐지만, 선생님 자신이 취미를 억누르고 있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 금지당해 버린 걸까.
안 된다. 더 이상 생각하면 싫은 방향으로 기울어져 버린다. 보이지 않는 누군가를 미워하게 된다.
「저기, 선생님?」
"응?"
솟구치는 증오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에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이번 휴일에 같이 쇼핑이라도 하시겠슴까?」
"음, 좋긴 한데, 뭐 사고 싶은 거 있어?」
여전히 이 사람은 둔감을 그대로 표현한 듯한 사람이다.
「아뇨, 선생님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싶슴다.」
"어, 재미없지 않아?"
「괜찮슴다! 게다가 저랑 있을 때쯤은 선생님도 좋아하는 걸 해주셨으면 하고!」
"그, 그래?"
생각을 바꾼다.
그래, 선생님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선생님의 진정한 마음을 아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뿐.
「기대되네요, 선생님.」
Case 미소노 미카
「야호~!! 선생님☆」
"여어, 미카. 이번에도 꽤 빠르네."
미카는 원래 당번이 오기 2시간 전에는 샬레에 와 있다.
마침 저녁 휴식을 취하려는 타이밍이다.
「그치만 선생님, 항상 이 시간에 쉬잖아? 그때도 이야기하고 싶어서~ 성가시지? 미안해?」
"성가시다니, 미카의 이야기는 나도 듣고 있으면 즐거워져서 좋아해."
「조, 좋아!? 그, 그건, 에헤헤.」
미카는 기쁜 듯한 모습으로 수줍어한다.
"곧 정리하기 좋은 부분이니까, 끝나면 과자라도 먹을까?"
「와아☆」
미카는 내 옆에 다가와 즐거운 듯이 앉는다.
"저쪽 소파가 더 편한데?"
「아니, 여기가 좋아.」
"그럼 괜찮지만......."
솔직히 이렇게 보고 있으면 뭔가 하기 힘들다.
미카니까 그런 일은 하지 않겠지만 일단 기밀 업무를 닫고 우선순위가 낮은 일을 찾는다.
「~♪ 응? 선생님, 이거 뭐야?」
콧노래를 부르던 미카가 문득 데스크톱에 있는 폴더를 가리킨다.
그걸 보자마자 잊고 지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앗."
실수했다. 이 폴더에는 그게 들어 있다.
"아니, 이건 관계없는 거야."
「그럼 뭐가 들어 있어?」
"음, 뭐라고 해야 하나......"
「흐응~」
미카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이쪽 어깨를 쿡쿡 찌른다.
「선생님, 이거 업무용 PC잖아~? 야한 거 넣으면 안 된다구~」
"아니거든!?"
미카와 이야기하고 있으면 일이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포기하고 휴식하기로 했다.
"과자 가지고 올게. 미카가 좋아할 만한 것부터 먹어본 적 없는 것까지, 여러가지로 준비해봤어."
「정말!? 기대하고 있을게!!」
나는 기쁜 듯이 이쪽을 바라보는 미카를 등뒤로 하고 부엌으로 향했다.
「..........좋아.」
웃는 얼굴로 선생님을 배웅하고 선생님의 PC를 본다.
「미안해, 선생님. 나 나쁜아이라서.」
작게 목소리를 흘리며, 중요해 보이는 탭을 지워 버리지 않도록 신중하게 조작한다.
선생님의 그 초조함, 분명 뭔가 마음에 걸리는 걸 숨기고 있을 거야.
선생님의, 그, 취향 같은 것도 알 수 있고.
선생님은 어떤 아이가 타입일까.
자신이랑 정반대인 아이면 어쩌지?
불안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더 보고싶은 마음에 폴더를 연다.
「......어?」
폴더를 열었을 때 나온 문자를 보고 조작하는 손이 굳는다.
「.......『유서』?」
순간 이해할 수 없었다.
유서? 유서라니 그, 유서?
몇 초의 타임 랙을 거쳐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한다.
선생님이, 죽는다.
그렇게 직감한 나는 더 이상 멈출 수 없었다.
무엇이 선생님을 괴롭히고 있는지 알 필요가 있었다.
업무량? 아니면 게헨나 녀석들?
――――아니면, 나?
호흡이 거칠어진다. 두렵다.
만약 내가 원인이라면, 아니, 분명 그렇겠지.
내가 나쁜 아이라서 선생님은 죽는 거야.
나에 대한 어떤 험담이 적혀 있어도 나는 받아들이겠어.
그렇게 생각하고 단숨에 『유서』라고 이름 붙여진 폴더를 열었다.
눈을 얇게 뜨고 표시된 문자를 눈으로 쫓는다.
언제 나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을까 하고 생각하며 읽어나가다,
그대로 유서를 전부 읽었다.
「......어, 어째서........?」
거기에 나에 대한 것은 한 글자도 적혀 있지 않았다.
다만 선생님의 독백과 사과, 감사의 말이 적혀 있을 뿐이었다.
나는 어째서인지 이해가 가지 않아 그저 화면을 쳐다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사무실로 돌아오니 미카가 내 자리에 앉아 있다.
화면에는 그것, 내가 조금 전 마음을 정리할 겸 쓴 유서가 떠 있었다.
"봐버렸어?"
「......어째서?」
"그건 진짜 유서가 아니야."
「그렇다고 해도, 어째서 내 험담이 적혀있지 않은 거야?」
미카는 텅 빈 눈으로 돌아본다.
「나는 나쁜 아이고, 선생님에게 계속 폐를 끼치고.」
「오늘도 선생님 일에 방해가 됐고.」
「선생님이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이었을 텐데, 유서도 읽어버렸어.」
「분명 내가 있으니까 선생님은 괴로운 거야.」
「나따위, 응, 나야말로 죽어버려야――――」
"미카!!"
그 이상은 안된다고, 미카의 말을 가로막는다.
"아까 말했잖아? 미카와의 대화는 즐겁고 좋아한다고. 이거 진심이다?"
「하, 하지만.」
".........알았어, 그러면."
미카는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무조건 부정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일단 차라도 마시면서 이야기할래?"
그래서 미카의 이야기를 전부 들어보기로 했다.
차를 마시고 과자를 먹으며 나는 미카의 이야기를 들었다.
미카는 계속 자신의 존재가 나에게 부담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미카의 생각은 알았어. 이야기해줘서 고마워."
「..........응, 들어줘서 고마워.」
미카는 그때부터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이야기를 할 때도 계속 홍차의 수면을 응시하고 있다.
"우선 미카의 생각을 부정하는 형태가 되어버리지만, 나는 미카를 부담스럽다고 생각한적은 없어."
「거짓말이야.」
"사실이야."
"미카 뿐만 아니라, 나는 이 학원 도시에 있는 학생을 한 명도 귀찮다거나 부담스럽다고 생각한 적 없어."
「............」
"이것만이라도 괜찮으니까 내 말, 믿어줄래?"
미카는 잠자코 있다. 고개도 들지 않고.
"그럼 한 마디만 더."
"이렇게 말하면 선생님 실격이겠지만, 특히 미카를 소중하게 여기고 싶다고 생각해."
「!?」
여기서 처음으로 미카는 고개를 들었다.
나는 변함없이 미카의 눈을 보고 말한다.
"확실히 조금 말괄량이에 폭주하기 쉽고 세상 물정 모르는 부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미카는 그 이상으로 초지일관에다 배려심있고, 나를 항상 걱정해주고 있지."
"나는 미카의 그런 점이 엄청 매력적이라 생각하고, 지금 미카의 대우도 어떻게든 해주고 싶어."
이야기하는 사이, 미카의 눈동자에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어, 어째서, 그렇게까지, 나 같은거에게.」
나는 떨리는 미카의 손을 잡고 타이르듯 말했다.
"말했잖아?"
"미카는 나의 소중한 공주님이니까."
「!?!?!?!?!?!?」
그 후 미카는 어떻게든 납득해 준 것 같지만, 그때부터 메시지 양이나 스킨십 정도가 더욱 늘어난 기분이 든다.
Case 키류 키쿄
"키쿄!! 미안!! 급한 안건이 들어와서 지금 나가야해!!"
「.........」
손을 모아 필사적으로 사과해도 키쿄는 멸시하는 듯한 눈으로 나를 노려본다.
「어째서 나에게 사과하는 거야?」
"아니, 과자도 가져다 줬는데 미안해서."
「딱히 신경 안 써. 게다가 당신이 그 급한 안건을 빨리 끝내면 될 일.」
"그것도 그렇지!"
"그럼 다녀올 테니 집 잘 보고 있어줘."
서둘러 상의를 걸치고 사무실을 나서려고 했는데,
「잠깐.」
키쿄도 일어나 이쪽으로 다가온다.
「넥타이가 삐뚤어졌어.」
"아, 진짜?"
「가만히 있어.」
키쿄는 쓰다듬듯이 내 넥타이를 집은 뒤 익숙한 손놀림으로 넥타이를 매주었다.
"고마워."
「.........」
이번에야말로 사무실을 나서려 했지만 이번에는 키쿄의 꼬리가 내 발에 들러붙어 놓지 않는다.
"음, 키쿄씨?"
「.......가능한 한 빨리 돌아와.」
"알았어."
그 말에 키쿄의 꼬리는 마지못해 놓아주었다.
"다녀올게."
「다녀와.」
키쿄의 그 말에 배웅받으며 나는 샬레를 떠났다.
선생님이 없어진 사무실을 잠시 돌아다녀보자.
특별히 맡은 일도 없으니 지루하다.
문득 생각나서 선생님의 자리에 앉아본다.
「......후후.」
선생님 냄새가 강해 기분이 좋다.
선생님은 여기에 없지만 선생님을 느낄 수 있는 건 어떻게 보면 구원이겠지.
「그건 그렇고......」
책상이 어질러져 있다.
아무렇게나 쌓인 서류는 군데군데 종이가 튀어나와 꼼꼼한 사람이 보면 발광할 것 같다.
나도 어느 쪽이냐 하면 꼼꼼한 편이지만 이게 선생님에게 있어서 최선의 배치라고 생각하면 왠지 납득이 갔다.
「?」
선생님의 업무 흔적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PC 데스크톱에 신경쓰이는 게 있었다.
오른쪽 끝에 깔끔하게 정렬된 폴더와는 별도로 하나만 왼쪽으로 나눠진 이름 없는 폴더.
다른 폴더에는 제대로 역할이나 속성이 적혀 있는 걸 보면 아마 일에 관계된 건 아니다.
그렇다면 선생님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걸까.
특별히 주저하지 않고 마우스를 조작해 포인터를 폴더로 향한다. 호기심에는 저항할 수 없으니까.
더블 클릭해 폴더를 연다.
틀림없이 화면 가득 파일이 늘어설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아래쪽에 있던 시선을 천천히 위로 올린다.
「..........어.」
결국 파일은 하나밖에 없었고, 그 이름을 보고 나는 굳어진다.
『유서』라고 적힌 파일은 나로 하여금 불쾌한 상상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소중한 사람이 자신의 주변에서 사라지는 두려움이 되살아난다.
「싫어...... 그런건....... 싫어.」
나는 참을 수 없어서 서둘러 스마트폰을 조작해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급한 용건을 마치고 샬레로의 귀로에 오르고 있는데, 스마트폰이 진동한다.
학생들은 모두 기본 메시지로 주고받기 때문에 전화가 오는 경우는 드물었다.
화면을 보자 키쿄의 이름이 표시되어 있다.
"여보세요?"
받는게 조금 늦었나 싶어 사과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지금 어디 있어?』
조금 예상 밖의 질문이 날아왔다.
"지금?"
"샬레로 가는 중인데――"
『지금 바로 돌아와!!』
키쿄는 내 말을 가로막듯이 말했다.
살짝 초조한 듯한,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듯한 음색에 평범한 일이 아님을 짐작한다.
샬레로 돌아오자 키쿄는 내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키쿄?"
「!!」
말을 걸자 키쿄는 기세 좋게 고개를 든다.
그 얼굴에는 불안과 공포가 떠 있는 듯 했다.
"무슨 일이야?"
「........이거, 뭐야?」
키쿄는 내 PC 화면을 가리킨다.
"앗."
거기에는 조금 전에 쓴 유서가 표시되어 있었다.
".........읽어버렸어?"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키쿄는 이리 오라고 말한 후 다시 고개를 숙인다.
시키는 대로 키쿄의 옆에 다가가자 키쿄는 나약하게 내 겉옷을 잡는다.
「..........부탁이야, 나를 남겨두고 죽지 말아줘........ 제멋대로인 건 알아, 하지만.」
두 갈래로 갈라진 꼬리도 내 팔에 휘감긴다.
「고민이라면 언제든지 듣고, 그 외의 부탁이라 해도 뭐든지 들을 테니까.」
「선생님의 부탁이라면, 뭐든지 할 테니까......!」
그러니까........... 라며 키쿄는 간청하듯, 이번에는 내 옷을 두 손으로 잡고 끌어당기며 내 배에 이마를 댔다.
「부탁이야..........」
키쿄는 오열 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키쿄, 들어줄래?"
「.........」
키쿄는 고개를 끄덕인다.
"이건, 조금 전에 마음을 정리하고 싶어서 슨 거야."
"그러니 나는 죽을 생각이 없어."
아직, 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정말?」
"응, 걱정하게 해서 미안해."
「그래도, 여기 써 있는 건 진심인 거지?」
"뭐, 그렇지."
키쿄에게 거짓말은 할 수 없었다. 이건 틀림없는 내 진심이니까.
「그렇게 자신을 탓하지 마.」
"........."
「모르면 알려주겠어. 당신이 자신을 탓하지 않도록 내가 긍정해 줄게.」
「그러니까, 그렇게 혼자 끌어안지 마. 안아봤자 그 앞에는 자신의 파멸밖에 남지 않으니까.」
키쿄는 내 손을 잡고 체온을 확인하듯 두 손으로 감싼다.
"미안해."
「미안해가 아니라, 고마워, 겠지.」
".......고마워, 키쿄."
결국 키쿄에게 고민을 들려줬고, 내가 키쿄를 상담해야 했는데 키쿄에게 상담을 받고 말았다.
이후에도 키쿄는 자주 연락을 취했고 때로는 밤에 전화를 걸어오기도 했다.
뭔가 더 거리가 가까워진 것 같았지만, 그걸 말하면 키쿄는 「기분 탓이야」하고 흘려넘긴다.
「나만이 당신을 이해하니까, 나만 의지하면 돼.」
Case 이마시노 미사키
완전히 해가 지고 창밖이 시커멓게 변한 샬레의 사무실.
"미사키? 이미 늦었으니까 돌아가도 괜찮다구?"
「아직 이만큼 할 일이 있는데?」
"아니, 그건 내가 밤을 새면 해결할 수 있는 거니까."
「안 돼. 적어도 끝까지 도와줄게.」
"으으 하나님 부처님 미사키님."
「그거 하지 마.」
이런 대화를 하면서도 손은 움직인다.
최근 당번에서 이렇게 늦게까지 남아 있는 건 미사키 정도였다.
"아리우스는 다들 잘 지내?"
「평소대로.」
"그렇구나, 그럼 미사키는?"
「괜찮지 않아, 라고 말하면?」
"음, 완전 걱정될텐데, 정말 괜찮아?"
「농담.」
"그럼 다행이지만."
미사키가 농담을 하게 됐다는 사실에 절실히 기쁨을 느낀다.
「.......선생님은?」
"나?"
미사키가 대화를 걸어준 것과 예상 밖의 질문이었다는 사실에 놀란다.
"나는 뭐, 응, 그럭저럭인가."
「잘 지내고 있지 않구나.」
"미사키도 잘 지낸다고 안했어."
「말꼬리 잡지 마, 최악.」
"농담이야."
미사키와의 대화는 템포 덕에 듣기 좋다.
이상하게도 그녀가 당번인 날은 놀라울 정도로 편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
"후우, 잠깐 옥상에서 바깥 공기 좀 마시고 올게."
아무리 편하다고는 하지만 머리를 쓰는 것은 변함이 없다.
이 시간대 옥상은 머리를 식히기에 안성맞춤이다.
「응.」
"원하는 타이밍에 돌아가도 괜찮다?"
「생각해 둘게.」
미사키는 적당히 대답했고 아직 돌아가지 않겠다는 뜻을 이해했다.
뭐 됐나, 하고 나는 옥상으로 올라갔다.
「하아.」
선생님이 사라진 사무실에서 한숨을 쉰다.
자신을 걱정해주는 건 알지만, 자꾸 물어보면 조금 싫어진다.
그런 참견쟁이인 점도 선생님의 성격이겠지만.
「?」
문득 PC가 켜져 있는 걸 깨닫는다.
「선생님, 너무 느슨해.」
PC라니, 델리케이트한 정보 덩어리일 텐데.
그만큼 신뢰해 주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머리를 흔들어 털어낸다.
「마음이 느슨한 건 어느쪽이려나.」
자조하듯 그렇게 내뱉고 선생님의 PC를 끄려 했다.
그러나 어떤 폴더가 눈에 띄고 조작하는 손이 멈춘다.
「?」
하나뿐인 고립된 폴더에는 이름이 없다.
조금 궁금해 폴더를 열어보니 거기에는 『유서』라고 적힌 파일이 하나.
「..........뭐야 이거.」
더블 클릭해 유서를 읽어본다.
「자기 탓만 잔뜩.」
「내 것과는 많이 달라.」
내 유서에는 환경이라든가 입장이라든가 세상에 대한 원망만 써 있는데.
선생님의 성격이 드러나는구나 생각하며 읽어나가 그대로 유서는 마무리됐다.
「.......선생님도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 걸까.」
나랑 마찬가지로.
그렇게 생각하니 왠지 가슴속이 뜨거워졌다.
스스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느낀다.
「뭔가 싫은 느낌.」
이 달아오른 몸을 식히기 위해 나도 옥상으로 향했다.
옥상에서 밤바람을 쐬며 경치를 내려다보고 있는데 덜컹거리며 옥상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사키가 내 옆에 서서 나처럼 펜스에 기댔다.
"........."
「.........」
특별히 대화는 하지 않는다. 조용히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저기.」
"응?"
오늘은 자주 이야기를 걸어준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녀의 입에서 예상 밖의 이야기가 튀어나왔다.
「그 유서, 읽었어.」
"네???"
순간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유서... 유서....... 아."
조금 생각해보니 금방 떠올랐다.
"어, 그거 읽었어?"
「응.」
"안 죽을거거든?"
「응, 알아. 마음을 정리하는 거지?」
"어떻게 아는 거야?"
어째서 이렇게 이해하고 있는 걸까, 이 아이.
보통은 보면 기분 나쁠 텐데 내 의도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어.
"뭐 알아줬으면 다행이야."
「응.」
그리고 다시 한동안 침묵이 흐른다.
「저기.」
그리고 다시 침묵을 깬 것은 미사키다.
오늘 미사키는 너무 적극적인 거 같은데.
"응?"
「죽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 있어?」
"음~"
계속......?
이번에는 왠지 질문을 예상할 수 있었지만 대답하기 어렵다.
「나밖에 없어. 도청기도 없는 거 같고.」
"그럼 괜찮으려나."
"있어. 없으면 유서 같은 건 쓰지 않으니까."
「그럼 어째서 살아 있는 거야?」
"어이, 표현."
이런 대화 흐름이 아니었다면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그녀에게 악의가 없는 건 일목요연하다.
"뭐, 확실히 죽어버리면 금방 편해질거라 생각하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죽으면 슬퍼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거고, 그 사람의 슬퍼하는 얼굴을 떠올리면 멈추게 돼."
「뭐야 그게, 저주잖아.」
"뭐, 받아들이기 나름이지."
여기서 어울리지도 않는 말을 해보고 싶어졌다.
"나도 미사키가 죽으면 슬플거고."
「그만해.」
말을 마치기도 전에 거부당해서 나는 "그렇겠지"하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선생님도 나와 마찬가지다.
아무리 죽으려 해도, 자신에게 상처를 줘도, 그 이상은 할 수 없다.
공주나 리더, 거기에 히요리도 슬퍼할까봐 어울리지도 않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은 저주다. 나를 이곳에 묶어두는 저주.
지금까지의 나라면 방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 왠지 지금은 기분이 좋다.
게다가, 말하지 않아도 나는 이미 선생님에게 저주를 받았다.
가장 크고, 강하고, 울적하고, 그럼에도 따스하고, 눈부신 저주.
나도 선생님을 묶는 저주의 일부가 되어 있는 걸까.
그런 마음은, 마음속 깊이 간직해 두었다.
계속......?
댓글 54
핫산추
맛있네이거
음~ 익숙한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