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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첫만남의 때를 떠올리며 불안해하는 미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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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4867813

10,418자

―――――――――――――――――――

해질녘 무렵, 샬레로 향하는 길을 선생님과 단둘이 걷는다.

선생님과 함께 나란히 서서 오늘 있었던 일을 즐겁게 이야기한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이 시간을 나는 그 무엇보다 좋아한다.

그야말로 궁극의 행복, 이라고 느낄 즈음 선생님의 걷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떻게든 따라잡으려 노력해도 선생님은 가까워지기는커녕 멀어져만 간다.

(기다려 주세요! 선생님!!!)

그렇게 말하려 했으나, 입에서는 전혀 다른 말이 나온다.

『……선생님. 저희는 당신 같은 어른이 제일 싫습니다.』

(아, 아니야! 이런 말을 할 생각은──!)

그 말을 들은 선생님은 잠시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본다.

돌아본 선생님의 얼굴은 미소를 짓고있다. 하지만 지직거리며 점멸하는 형광등의 역광이 선생님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미안해, 미야코』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뒤돌아 걷기 시작한다.

(기다려…… 기다려 주세요…… 아니에요…… 그게 아니에요, 선생님……!)

결국 나는 움직일 수 없게 되었고, 선생님의 뒷모습도 점점 작아진다.

나는 발을 움직이는 것도, 소리를 내는 것조차 허락받지 못한 채, 어딘지도 모를 길 위에 망연자실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윽!! ……하아, 하아…… 하아」

움찔, 하고 몸이 튀어 오르는 감각과 함께 눈이 떠졌다.

익숙한 텐트 천장을 보고 나서야 방금 전까지의 일이 꿈이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꿈…… 정말로…… 꿈이었던 걸까……)

숨을 가다듬으며 생각한다.

식은땀이 날 정도로 열이 오른 몸과는 대조적으로, 등을 타고 흐르는 땀은 차가웠다.

『당신 같은 어른이 제일 싫습니다』

선생님과 만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내뱉었던 말이 내 안에서 메아리친다.

하지만 선생님은 어떻게든 우리에게 다가와 주려 하셨다.

그런데도 나는 그것을 짓밟고,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하거나 발을 쏘겠다고 위협한 적도 있었다.

시간을 보니 오전 3시. 도중에 깨버린 것이 짜증 나면서도 다시 침낭 속으로 파고든다.

결국 기상 시간까지 다시 잠들지는 못했다.

기지개를 크게 켜고 하품을 한 뒤 시계를 보니 정오를 조금 지난 시간.

끝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 업무량이지만, 오늘은 드물게도 끝이 보였기에 최근 잘 찾아가지 못한 아이들이 있는 곳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결정하자마자 집무실을 뛰쳐나와 편의점으로 향한다.

『올해도 예년처럼 독감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각자 독감 예방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러고 보니 벌써 그런 시기인가."

편의점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를 들으며 쇼핑바구니에 마스크와 소독액을 집어넣는다.

그것과 함께 가능한 한 영양가 있는 도시락 4개와 내 몫의 주먹밥, 그리고 추가로 몇 가지 상품을 사서 코우사기 공원으로 향했다.

「오, 선생님 아냐?」

"안녕 사키, 오랜만이네."

텐트 밖에서 무기를 손질하던 사키와 눈이 마주쳐 곧장 가벼운 걸음으로 그녀에게 다가간다.

「하도 얼굴을 안 비치길래, 난 또 과로로 쓰러져 있나 싶었다고.」

"일이 좀 밀려 있어서 그랬어. 걱정해 줘서 고마워."

「따.. 딱히 걱정 같은 거 안 했어.」

"아, 여기. 먹을 거 좀 사 왔어."

사키가 반박은 한 귀로 흘리며 봉투에서 도시락을 꺼낸다.

「호오, 가라아게 도시락인가. 우릴 너무 얕본 거 아냐, 선생님?」

"..에?"

「우리는 선생님이 없는 동안 부업이라는 걸 시작했다고! 요즘은 이 도시락이 기본 사양이야!」

"뭐, 뭐라고~?!"

「훗훗훗… 도시락 조공으로 우리를 유혹하려는 속셈이겠지만 그 수법엔 안 넘어간다고!」

"……후후. 얕보고 있는 건 어느 쪽일까?"

「……뭐라고?」

"이걸 보고도 계속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그렇게 말하며 봉투 안에서 마요네즈를 꺼냈다.

「마, 마요네즈?! 아니 하지만, 그 정도는 이 텐트에도──」

"이 텐트에도 있다. 이거지? 하지만 귀중한 조미료니까 듬뿍 쓸 수는 없잖아……."

"그리고 결정타로, 이 녀석이다앗!"

「며, 명란젓이라고?!」

래빗소대의 거점에도 냉장고는 있겠지만 물이나 아이스팩 같은 '우선적으로 차갑게 보관해야 할 것'들에 비하면 아무래도 명란젓은 우선순위가 낮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명란젓은 신선식품인데다 나름 고급 식재료. 애초에 사야겠다는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터이다.

실제로 방금 전까지 여유로웠던 사키도 눈을 빛내며 침을 흘리고 있다.

"중요한 건 '맛.의.변.주.'라고, 사키?"

「저, 정말로 괜찮은 거야……? 명란 마요 가라아게 도시락으로 만들어도 정말 괜찮은 거냐고…!」

"명란 마요까지 포함해서 선물이야."

그 말을 들은 사키는 작게 승리 포즈를 취하더니 명란 마요를 만들 그릇을 가져오겠다며 텐트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나저나 부업이라니."

샬레 측에서 가능한 한 지원을 하려고는 하지만 입장상 어느 한 세력에 편중된 지원은 할 수 없다.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힘이 되어주지 못하여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지원이 없어도 스스로의 힘으로 길을 개척하고 있다. 이보다 기쁜 일은 없다.

"……?"

"미유? 거기 있니?"

「햣?!」

왠지 뒤에서 기척이 느껴져 말을 걸어보니 무성한 풀숲 사이에서 얼빠진 목소리가 들려오며 미유가 얼굴을 내밀었다.

「선생님…… 어떻게, 아신 건가요……?」

"왠지 미유가 근처에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앗── 그, 그런… 기뻐요……에헤헤…」

미유는 고개를 숙이고 부끄러운 듯 수줍게 웃었다.

"요즘 어때?"

"미유 자신이나 다른 아이들 상태는 좀 어떠니?"

미유는 배려심이 깊은 데다 관찰력도 뛰어나다.

분명 내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점도 눈치채고 있을 것이기에 이렇게 가끔 미유에게 근황 보고를 듣고 있다.

「그게…… 최근이라기보다……… 오늘 아침 일인데요……」

"헤에, 꽤 최근 일이네."

「네…… 저기……… 제 기분 탓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미야코쨩의 상태가…… 이상해요.」

"어?"

미야코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말을 들은 순간, 가슴이 술렁였다.

"그렇구나…… 전에 무슨 일이 있었다거나 했어?"

「모, 모르겠어요…… 도움이 못 돼서 죄송해요……」

"아니야, 정말 큰 도움이 됐어."

"고마워."

그렇게 말해도 미유는 여전히 자책감이 가시지 않는 듯해서 미야코가 있는 곳을 가르쳐주는 것으로 어떻게든 자신을 탓하지 않도록 설득할 수 있었다.

「아, 선생님이다~ 안녕~」

미야코를 찾기 위해 텐트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니 느긋한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 모에."

"미야코를 찾고 있는데 혹시 못 봤어?"

「미야코라면 아까 공원 외곽 좀 둘러보고 오겠다며 나갔어.」

"그래, 고마워."

"아까 사키한테 가라아게 도시락 줬으니까 너도 가서 좀 먹어."

「정말?! 앗싸~」

쿠히히 하며 신이 나서 사키가 있는 쪽으로 걷기 시작하더니, 모에가 갑자기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본다.

「……미야코랑, 이야기 좀 해줘.」

"……맡겨줘."

모에의 그 한마디에 의혹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역시 미야코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

그 사실을 깨달은 나는 미야코를 찾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안녕, 미야코."

「선생님, 오랜만이에요.」

생각보다 쉽게 미야코를 찾을 수 있었다.

미야코는 부르는 소리에 알아채고는 살짝 목례를 하며 이쪽으로 걸어온다.

"미안해, 최근에 좀 바빠서."

「아니요, 선생님이 바쁘신 건 이해하고 있습니다.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불러주세요.」

뭐랄까, 평소와 다름없는 느낌이다.

하지만 늘 함께 지내는 RABBIT 소대의 모두가 미야코의 이상을 호소하고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봐도 좋겠지.

"도시락 사 왔는데 미야코도 같이 먹을래?"

"그전까지 같이 걸어가면서 내가 얼굴 못 비췄던 동안의 이야기도 듣고 싶고."

「알겠습니다.」

미야코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 옆에 나란히 서서 걷기 시작했다.

"……………"

옆에 서고 나서야 비로소 미야코의 변화를 눈치챘다.

화장을 했다. 그것도 비교적 눈가에 집중해서.

나 역시 밤샘 작업 후에 학생들을 만날 때 다크서클을 가리려고 가볍게 화장을 하곤 하지만,

금방 들켜서 혼나는 나와는 달리 미야코는 나보다 몇 배는 더 잘 숨기고 있었다.

"미야코, 요즘 어때?"

「특별히 변한 건 없어요. 선생님이 안 계셨던 것 말고는요.」

"정말 미안해… 나중에 꼭 보답할게."

미야코는 살짝 뾰로통한 기색을 보이다가 "농담이에요."라며 애써 미소 지어 보였다.

"그나저나 최근에 부업 시작했다면서? 대단하네."

「아뇨, 간단한 부품 분류라서요.」

"그래도 정말 훌륭해."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상담해 줘, 힘이 되어줄 테니까."

「…………감사합니다.」

어디까지나 미야코 스스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유도해 보았지만,

결국 소대 아이들과 합류할 때까지 그녀에게서 고민을 끌어낼 수는 없었다.

도시락을 맛있게 먹은 뒤 오늘은 그대로 해산하게 되었다.

『미안해, 미야코』

「윽!!」

또 어제와 같은 꿈을 꿨다.

내가 선생님을 밀쳐내는 꿈.

오늘 선생님은 내내 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셨다.

화장으로 속이려 했지만 선생님께는 이미 다 들통난 모양이다.

하지만 꿈 이야기를 상담하거나 선생님의 진심을 물어볼 수는 없었다.

무서웠던 것이다. 선생님의 진의를 알게 되는 것이.

땀에 젖은 몸을 식히기 위해 텐트 밖으로 나와 밤바람을 쐰다.

알고 있다. 선생님은 분명 『그때는 어쩔 수 없었으니까』라며, 『신경 쓰지 않아』라고 말해줄 것이라는 정도는.

하지만 왠지 말을 꺼낼 수 없다. 내 안의 무언가가 그것을 거부하고 있다.

「나는…… 어떻게 해야………」

「안녕, 미야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목소리의 주인은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지금 가장 만나고 싶으면서도,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

「……안녕하세요 선생님. 무슨 일이신가요?」

최대한 평소와 같은 톤으로 말한다.

「아니, 그냥 밤바람 좀 쐬고 싶어서. 미야코는?」

「저도요.」

그렇게 말하자 선생님은 「그럼 나랑 똑같네」라며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선생님의 미소, 지금만큼은 보고 싶지 않았다.

아무래도 꿈에서 본 선생님의 미소가 겹쳐버리고 마니까.

「산책할 거라면 조금 같이 걸을래?」

「네, 같이 가요.」

생각보다 먼저 입이 움직였다. 선생님에 관한 일이라면 경솔해져 버리는 자신이 싫다.

「그럼 갈까.」

선생님을 따라 걷기 시작하자 선생님은 그것을 곁눈질로 보더니 내 보폭에 맞춰 발을 내디뎠다.

경로상 샬레로 향하고 있는 걸까.

왠지 마음이 술렁인다.

「오늘은 도시락 사다 주셔서 감사했어요.」

술렁이는 마음을 속이기 위해 선생님께 말을 건다.

「한동안 얼굴을 못 비췄으니까. 그걸로 보답이 됐다고 하면 미야코는 만족해 주려나?」

「글쎄요.」

선생님의 농담에 가볍게 농담으로 받아치자 선생님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선생님은 분명 어제 했던 이야기를 기억해 주고 계시는 거겠지.

그게 견딜 수 없이 기뻐 웃음이 새어 나올 것만 같다.

「…………」

「……………」

침묵이 흐른다.

하고 싶은 말은 산더미처럼 많을 터인데 말로 나오기 전에 어딘가 어둠 속으로 녹아 사라진다.

무슨 말이라도 하려 하면 할수록 늪으로 가라앉는 듯한 감각이다.

「……윽…………」

숨이 가빠온다. 이런 모습을 선생님께 들키면 큰일인데.

「미야코?」

「네, 넵.」

겨우 숨을 들이마실 수 있었다.

「……무슨 일, 있었어?」

「윽.」

선생님이 어렵게 말을 꺼낸 탓에 다시 숨이 막혔다.

「이쪽에서 이것저것 캐묻고 싶지는 않았지만」

「왠지 괴로워 보여서.」

들켰다. 어떡하지. 어떻게든 속여야 해.

입이 찢어져도 "선생님께 폭언을 퍼붓는 꿈을 꿨다"고는 말할 수 없다.

뭐라고 해야 할까. 선생님이 걱정하고 계신다.

빨리 변명을 생각해야 해. 속여야 해.

「아무 일도… 없어요.」

거짓말을, 해야만 해.

「……그렇구나.」

선생님은 고개를 숙이며 그렇게 읊조렸다.

「무슨 일 생기면 언제든 연락해 줘. 나라도 괜찮다면 힘이 되어줄게.」

「아……」

선생님은 곧바로 고개를 들고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씀하셨다.

아니야, 그런 얼굴이 보고 싶었던 게 아니야.

그런 괴로운 듯한 미소를 보고 싶어서 거짓말을 한 게──

──거짓말을 했다고? 내가, 선생님께?

「아, 아니, 저……」

「미야코?」

「서, 선생님이 걱정하시는 게 싫어서, 아, 저는……」

「미, 미야코, 진정해.」

아까부터 계속 느껴지던 데자뷰.

그 정체를 이제야 겨우 알았다.

드디어 기억났다.

그 꿈과 닮아 있어.

선생님께 거짓말을 하고, 선생님을 상처 입힌 나.

그에 괴로운 미소를 짓는 선생님.

형광등이 깜빡인다.

선생님이 어딘가로 가버린다.

하지만 그 손을 붙잡을 권리 따위 내게는──

──없어.

시야가 흔들려 어디를 보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된다.

어디에 서 있는지도 알 수 없게 된다.

「미야코!!!」

그때 들은 선생님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목에 힘이 들어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병실 침대에서 쌔근쌔근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는 미야코의 얼굴을 바라본다.

산책할 때는 밖이 어두워서 몰랐지만, 어제보다 눈 밑의 다크서클이 심해져 있다.

미야코가 쓰러지자마자 구급차를 부르고 의식과 호흡을 체크했다.

호흡이 거칠고 얼굴도 붉다. 하지만 호흡기 이상이나 심정지 같은 상황은 없었던 게 불행 중 다행이었다.

병원에 이송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은 요즘 유행하는 독감에 걸렸다는 것과,

그것을 꽤 오랫동안 앓고 있었다는 것.

그때 그녀의 이마에서 느껴지던 열기가 지금도 내 손바닥에 남아 있는 듯하다.

「……음」

미야코의 미간에 주름이 잡힌다.

"미야코?"

「선… 생님?」

병실 조명이 낯선지 미야코는 실눈을 뜨고 이쪽을 바라본다.

「여기는…?」

"병원이야, 미야코. 쓰러졌었어."

「그랬, 군요.」

「죄송해요. 번거롭게 해드려서.」

"번거롭다니, 미야코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일단 의사 선생님께 들은 미야코의 상태를 간단히 설명해 주고,

자세한 건 전문가에게 듣는 게 좋다며 간호사 호출벨을 눌렀다.

호출벨을 이렇게 쓰는 게 맞는 건가 싶을 정도로 내 마음에는 여유가 없었다.

의료진이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어색한 시간이 흐른다.

「저, 어제오늘 이틀 동안 같은 꿈을 꿨어요.」

먼저 입을 연 것은 미야코였다.

「그 꿈속에서는 늘 제가 선생님께 심한 말을 해요.」

"미야코가?"

「네. 정확히는 선생님과 만난 지 얼마 안 됐을 때 했던 말을 다시 내뱉고 말아요.」

짐작 가는 바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그 시절의 미야코는 어른을 진심으로 혐오해서 내 발밑에 총구를 겨눈 적도 있었으니까.

「계속 그때의 일이 잊히질 않아요.」

「이상하죠, 자업자득인데.」

미야코는 자조하듯 말했다.

"꿈의 뒷이야기를 더 들어봐도 될까?"

「뒷이야기…… 선생님은 슬픈 듯이 웃으시고는 돌아서 걷기 시작하세요.」

「쫓아가려 해도 발이 움직이지 않아서.」

「거기서 꿈이 끝나요.」

"그렇구나."

독감 증상에 대해 설명을 들었을 때 불면증을 유발하는 케이스가 있다고 들었다.

꿈의 원리는 잘 모르지만, 불면증과 신체적 부조화에 미야코의 정신이 휩쓸려 그런 꿈을 꾼 것일지도 모른다.

계속 자신의 발언을 후회하고 있었다는 점도 포함해서.

「선생님이 무슨 일 있냐고 물으셨을 때, 사실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말할 수 없었어요. 그 결과 거짓말을 해버렸고요.」

「죄송합니다…」

그렇게 미야코는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신경 쓰지 않아."

「……제가 신경 쓰여요.」

미야코는 내가 그렇게 말할 것을 예상했다는 듯이 이어나갔다.

「저는 선생님의 마음을 알 수 없어요.」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셔도 마음 어딘가에는 상처가 나 있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게 돼요.」

「결국 저는 선생님을 의심하고 있는 거예요.」

「저희를 믿어주신 선생님을 의심하고 있는 거라고요.」

「그런 자신이 너무나도 싫어요.」

아차 싶었다.

실제로 들었던 말들은 기억하고 있지만, 그것 때문에 상처받은 적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은 좋지 않은 수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신경 쓰고 있다"고 말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싫단 말이에요. 사랑하는 사람을 상처 입히는 건.」

놀랐다.

미야코와는 양호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나를 따라주고 있었을 줄이야.

그만큼 그녀의 고뇌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깊었겠지.

"……이야기해 줘서 고마워, 미야코."

"나도 미야코의 마음을 아쉽게도 전부 알 수는 없어."

"그러니까 만약 미야코가 처음 만났을 때의 일을 계속 신경 쓰고 있다면,"

"퇴원하고 나서 샬레로 와줬으면 좋겠어."

「……? …네. 알겠습니다.」

최고의 선택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어떤 계획을 세웠다.

컨디션은 완전히 회복되었다.

만 이틀 동안 침대에서 안정을 취해서인지 몸도 가볍다.

그리고 그때 이후로 선생님 꿈을 꾸는 일도 없었다.

『만약 미야코가 처음 만났을 때의 일을 계속 신경 쓰고 있다면, 퇴원하고 나서 샬레로 와줬으면 좋겠어』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샬레로 향한다.

솔직히 어떤 얼굴로 선생님을 봬야 할지 모르겠다.

열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였는지 꿈 이야기며 고민이며.

『선생님을 사랑하고 있다』는 말까지 적나라하게 해버렸다.

「지금 생각하면 거의 고백이나 다름없었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더더욱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필사적으로 생각을 굴리다 보니 어느새 샬레 집무실 앞까지 와 있었다.

조심스럽게 인터폰을 눌렀다.

『네~』

「저기, 츠키유키 미야코입니다.」

『……기다리고 있었어, 들어와.』

인터폰을 받을 때는 평소의 나른한 목소리였는데, 나라는 걸 알자마자 선생님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

「실례하겠습니──」

뭔가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문을 열고 들어가니, 드물게 집무실에 불이 켜져 있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선생님이 앉아 계신 책상에만 스포트라이트처럼 빛이 비치고 있었다.

「선생님, 이건……?」

「……일단 앉아봐.」

선생님은 책상에 양 팔꿈치를 대고 얼굴 앞에서 손가락을 깍지 끼고 있었다.

평소에는 쓰지 않던 안경이 스포트라이트를 반사해 선생님의 눈을 가리고 있었다.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선생님과 마주 보듯 앉았다.

「미야코, 나 그때 이후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해봤어.」

「네, 넵…」

「그래서 생각했지. 역시, "죗값을 치르게 해야겠다"고.」

「윽……!」

역시 선생님은 신경 쓰고 계셨던 거야.

상처받으셨던 거야.

「죄송, 해요……」

「아… 아니, 딱히 신경 쓰고 있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니까?!」

「…네?」

「……이야기를 계속하지. 미야코.」

잠시 평소의 선생님으로 돌아온 것 같았지만, 선생님은 아차 싶었는지 다시 목소리를 깔았다.

「미야코에게 오늘 하루 동안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어.」

「……선생님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게요.」

「크크크…… 그 말을 듣고 싶었어.」

선생님은 옅은 미소를 띠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서류함 쪽으로 향했다.

대체 어떤 일을 시키려는 걸까.

어떤 요구라도 받아들이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음── 어디 뒀더라.」

「여긴가? 음, 여기는 프라모델용 서랍이고…」

「여기는…… 유우카한테 보여주면 안 되는 영수증 숨겨두는 곳이고……」

「여기는…… 음, 여기는 열지 않는 게 좋겠네.」

대체 뭐가 들어있는 걸까, 그 서랍에는.

「아, 찾았다!」

기쁜 듯이 말하더니 헛기침을 하고 다시 목소리를 낮춘다.

「선생님, 저는 선생님의 부탁이라면…」

「그럼…… 이걸 받아줬으면 좋겠어.」

방금 서랍에서 꺼낸 것일까.

선생님이 내민 종잇조각을 조심스럽게 건네받았다.

「이건……」

여기에, 여기서는 입 밖으로 낼 수 없는 부탁이 적혀 있는 걸까.

그렇다면 역시───

요동치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천천히 앞면을 확인했다.

『모모프렌즈 랜드 일일 초대권』

「……네?」

시끄러울 정도로 알록달록한 종이의 앞면을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몇 번을 다시 읽어도 거기에는 『모모프렌즈 랜드 일일 초대권』이라는 글자밖에 없었다.

「미야코, 너는 오늘 하루 동안 나랑 같이 놀이공원에 가줘야겠어.」

「그게, 부탁인가요……?」

선생님은 「응」이라며 쓰고 있던 안경을 벗었다.

「그 안경은……?」

「어? 도수 없는 안경이야. 오늘을 위해서 샀지.」

「이걸 위해서요????」

선생님은 다시 한번 「그렇지!」라고 대답했다.

「뭐 그런 건 됐고.」

「난 준비 다 됐으니까 이대로 아기토끼공원에 들렀다가 바로 모모프렌즈 랜드로 가자.」

「네, 넵.」

결국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샬레 집무실을 나서게 되었다.

그 후로는 꿈만 같은 시간을 보냈다.

어트랙션을 차례대로 도는 선생님은 진심으로 즐거워 보였고,

그저 따라온 것뿐인데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같이 스마트폰으로 사진도 찍고 기념품도 사고.

페로로? 인가 하는 캐릭터의 귀여움은 잘 모르겠지만, 선생님이 소중하다는 듯 안고 있던 모습은 무척 귀엽다고 생각했다.

「놀이공원의 마무리는 역시 관람차지.」

창밖으로 노을을 바라보며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선생님.」

「처음 만났을 때의 일, 정말로 죄송했습니다.」

연달아 터진 문제들을 해결하느라 계속 말하지 못했던 것을 꺼낸다.

이것도 변명일지도 모르겠지만.

「……오늘 말이야, 나 정말 즐거웠어. 왜 그런 것 같아?」

「모모프렌즈를 좋아하시기 때문인가요?」

「사실 나, 모모프렌즈에 대해서 잘 몰라.」

「네?」

몰랐다.

당연히 선생님이 모모프렌즈를 좋아해서 여기 온 거고,

혼자 놀이공원에 가기는 부끄러우니까 내가 동행으로 불려 온 거라고 생각했다.

「확실히 주변에 모모프렌즈 좋아하는 아이는 있지만, 요즘 유행에는 어두워서 말이야.」

「그럼 어째서……」

「미야코랑 함께였기에 즐거웠던 거야.」

「……?!!」

온몸이 튀어 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머리로 열이 확 올라오며 눈앞이 아찔해진다.

「제… 제가 있어서, 즐거우셨다고요?」

다시 한번 듣고 싶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는 이미 입이 움직이고 있었다.

「응, 미야코가 있어서.」

선생님은 수줍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병원에서 미야코한테 했던 말이 있었지.」

「『미야코의 마음을 알 수는 없다』고.」

「그렇게 말했지만 나 자신의 감정 역시, 가끔은 나조차 모를 때가 있거든.」

「그래서 솔직히, 어쩌면 그때 일로 마음 어딘가에 상처를 입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선생님은 어딘가 먼 곳을, 무언가를 회상하듯 하늘을 우러러보더니 시선을 나에게로 돌리며 기쁜 듯이 말을 이었다.

「하지만 아니었어.」

「오늘 미야코랑 놀면서 내 마음 전부가 즐겁다고 느꼈거든.」

「어딘가 상처가 나 있었다면 분명 그러지 못했을 거야.」

선생님의 말씀을 듣자 머리로 올라왔던 열기가 이번에는 눈가로 모여든다.

기뻐서인지, 아니면 또 다른 감정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수많은 감정이 몸 안쪽에서 넘쳐흐른다.

넘치고 흘러서 눈물이 된다.

「"나는 신경 쓰지 않아". 그걸 오늘 알게 됐어.」

「미야코 덕분이야.」

「서, 선샌님, 저, 저는, 저……」

나 자신도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응, 응」이라며 내 말을 다독여 주셨다.

「저, 저도, 정, 정말 즐거웠어요…!」

「그거 다행이네.」

「으, 으흑..흐으윽.....흐아아앙……」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더 이상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고마워, 나를 믿어줘서.」

선생님은 그렇게 말씀하시며 관람차가 종착점에 닿을 때까지 내 등을 쓰다듬어 주셨다.

선생님의 손은 따뜻해서 내 마음을 직접 어루만져 주는 것만 같았다.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말았네요……」

부끄럽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도 부끄럽다.

나이답지 않게 선생님 앞에서 대성통곡을 해버리다니.

「나도 놀이공원에서 나잇값 못하고 들떠버렸으니까, 피장파장인 걸로 하자……」

선생님도 어딘가 쑥스러워하시는 듯했다.

마법이 풀린다는 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구나 하고 실감할 수 있었다.

주변은 완전히 어두워졌고, 코우사기 공원을 향해 밤길을 걷는다.

왠지 꿈의 내용이 떠올라 가슴이 꽉 조여온다.

「저기, 미야코.」

「손, 잡아도 될까?」

「햣?!」

갑작스러운 제안에 엉뚱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무, 물론, 괜찮다요...습니다……!」

너무 놀란 나머지 말투가 꼬여버렸다.

선생님은 「고마워」라며 내 손을 잡으셨다.

손에 땀이 나지는 않았을까. 괜찮을까.

「이러면 미야코를 두고 멀리 갈 일은 없겠네.」

「~~~~윽?!?!?!?!」

무리다. 정말이지, 이 사람은.

얼마나 내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행동을 선물해 주려는 걸까.

맞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이제 손에 땀이 나는 것 따위 신경 쓰이지 않았다.

「이제… 절대로 놓아드리지 않을 거니까요.」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린다.

「응? 뭐라고 했어?」

「아니요, 손에 땀이 많이 나는 것 같아서요.」

「미, 미안! 긴장해버려서. 싫으면 놓을까?」

「싫어요. 안 놓을 거에요!」

「그, 그래……」

코우사기 공원으로 가는 이 길이 이대로 영원히 계속됐으면 좋겠다.

그런 조금은 발칙한 생각이 한동안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

작가의 말: 미야코의 과거 발언에 대해서는 이미 게임 내 인연 스토리에서 언급되었습니다만

제가 멋대로 '이런 미야코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 이 이야기를 썼습니다.

그 점만 유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애정캐 미야코 생일인지라 가져온 장문의 순애미야코 소설

요즘 미야코 소설은 대부분 개그에 건강물이라 귀해

디시콘디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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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6.01.07번역

소설핫산) 첫만남의 때를 떠올리며 불안해하는 미야코

#츠키유키 미야코#소설
좋아요 0댓글 21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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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
pakkiraa_alpha작가
게시물 33개
난DC
난쟁이새매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6.01.07 01:07
조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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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1

나
ㅇDC
ㅇㅇ12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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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DC
난쟁이새매작성자2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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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26.01.07

개그도 좋지만 순애만의 맛이 있지

난DC
난쟁이새매작성자26.01.07
디시콘
ㅇDC
ㅇㅇ226.01.07
디시콘
ㅇDC
ㅇㅇ326.01.07

어우달달해

ㅇDC
ㅇㅇ426.01.07
디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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