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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피폐) 선생님 부디 건강하세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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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월 O일

ㄴ선생님 뉴스를 봤는데 괜찮으신 건가요? 보게 된다면 꼭 답장해주세요. -히후미

ㄴ저희 학교 중앙 병동에 오셨다고 들었는데요... 많이 심각한 부상이신가요?

O월 O일

ㄴ꼭 나으실 거라 믿습니다... 선생님은 강한 분이시니까요.

ㄴ하나코쨩, 코하루쨩, 아즈사쨩... 모두와 함께 대성당에서 기도를 올렸습니다.

ㄴ보충수업부는 완전히 사라졌지만, 그래도 걱정 마세요. 저희는 돈독합니다. 소속도, 분파도 전부 다르지만 선생님의 지도 아래에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죠.

ㄴ선생님께서 돌아오시는 날엔 지금보다 더 우애가 튼튼해질 거 같습니다. 그렇게 믿어요!

ㄴ그러니, 꼭 다시 만나요. 쾌유를 빕니다. -히후미

O월 OO일

ㄴ죄송합니다. 어차피 메시지를 보내봐야 선생님은 보지 못하시겠지만...

ㄴ대성당에 사람들이 꽉 차서 기도를 못 올렸어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가슴이 답답해서...

ㄴ오늘 나기사님이 저를 초청하여 선생님의 회복 가능성에 대해 말해주셨습니다.

ㄴ어려운 의학 용어들이 많았지만, 나쁜 미래를 시사하는 것쯤은... 표정으로 바로 느껴졌죠.

ㄴ선생님. 그 고통을 헤아리지 못할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이기적인 걸 알지만, 제발 다시 일어나주세요...

O월 OO일

ㄴ오늘 죽을 고비를 넘기셨단 소식을 접했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선생님.

ㄴ선생님이 일어날 때를 대비해서 요 근래 저희 근황을 기록하려 합니다.

ㄴ하나코쨩은 더 이상 수영복으로 교내를 활보하지 않아요. 경고를 받거나, 코하루쨩이 화를 내는 일도 없지만...

ㄴ전 그것이 잘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앞에선 곧잘 웃지만... 소문에 의하면 하나코쨩이 고위직 분들과 만나고 있단 소리가 들리는데...

ㄴ그렇게 환멸하던 정치랑 다시 엮이다니, 조금은 무섭습니다. 가까이 있지만 먼 사람이 되어가고 있어요...

ㄴ코하루쨩은 본인이 고대하던 정의실현부 일과에 참여했습니다만... 표정이 어둡습니다.

ㄴ저번에 순찰을 돌고 있던 걸 봤는데 말이죠... 의기소침한 태도가 암만 봐도 제가 알던 코하루쨩이 아니었습니다.

ㄴ종종 정의실현부 선배들한테 혼나고 있는 걸 보기도 해요... 피곤하신지 저희가 모일 땐 혼자 엎드려 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ㄴ아즈사쨩은... 최근 들어 보기가 힘듭니다. 학교에 나오지 않는 날이 많아지고 있어요.

ㄴ등교를 할 때면 보충수업부 모임에 참가하긴 합니다만, 뭔가 정신이 다른 곳에 있달까... 옷이나 얼굴에 검댕을 묻히고 다니는 것이 불안합니다.

ㄴ혹시 복수를 계획하고 있는 거라면, 제가 꼭 말릴게요.

ㄴ요즘 들어 선생님의 공백이 너무나 크게 와닿습니다. 그럴수록 선생님이 얼마나 겸손하신 분이셨는지 깨닫게 됩니다.

ㄴ그러니 전 분명 선생님 안에 본인도 모를 큰 힘이 잠재하고 있다 확신합니다. 꼭 병마와의 싸움에서 이길 거에요!

O월 O일

ㄴ선생님! 다시 일어났다고 들었습니다!

ㄴ고위직 분들부터 만나야 하니 당장은 힘들겠지만, 꼭 저희들과도 만나주세요!

ㄴ선생님을 위해 준비한 페로로님 굿즈가 있거든요!

O월 O일

ㄴ삭제된 메시지입니다

ㄴ삭제된 메시지입니다.

ㄴ기억을 잃으셨다는 비보를 들었습니다.

ㄴ죄송합니다 선생님. 부디 제가 서술한 이야기들은 그냥 없는 걸로 치부해 주세요.

ㄴ혼란을 더 가중시켜 드려 죄송할 따름입니다. -아지타니 히후미 올림

***

선생은 천천히 쌓인 모모톡들을 음미하며 스크롤을 내린다.

그동안 자신이 일방적인 피해자라 생각했건만... 자신의 고통이 곧 모두의 고통이란 걸 깨달았다.

"후우..."

차라리, 아예 죽어버렸다면 좀 더 아름다운 이별 아니었을까?

이런 나쁜 생각이 들기도

장기간의 기억을 잃어버린다는 건 이런 비극이다.

과거의 자신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인격으로 분리되는 걸 의미한다.

'위잉~'

전철 문이 열린다. 시내로 향하자 곧 무수한 시선들이 자신에게 꽂힌다.

어딜 가도 어딜 보더라도 모두의 관심을 받는다.

공황이라도 걸린 것처럼 심장이 뛴다. 지금 선생은 진지하게 사직서를 넣을까 고민 중이다.

애초에 본인이 원했던 일도 아니니까, 먹이 사슬의 최하위에 위치하고 있으니까.

그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결정이지만

'모톡'

지금도 자신을 갈구하는 학생들의 속박에 섣불리 실행할 수가 없었다.

***

"모쪼록, 다음부턴 이동 시 지원을 요청해주세요. 저희든, 발키리에서든. 얼마든지 필요 인력을 충원 시켜 줄 것입니다."

"네. 명심할게요."

복귀 소식을 듣고 샬레로 출동했지만, 이미 선생은 밀레니엄으로 떠나 헛걸음질만 쳤다.

"...선생님이야?"

"네. 밀레니엄에 출장을 가셨답니다."

"괜찮으신 걸까..."

"목소리가 좀 바뀐 거 같은데?"

"궁금하면 직접 연락해보던가 사키. 어제부터 엿듣기만 하고"

"폰 배터리가 다 떨어져서 그런 거거든?"

"빌려드릴까요?"

"아니... 됐어. 편의점 갔다가 복귀하자."

선생에게 지원을 받지 못하는 요즘엔 노숙자와 별반 차이가 없어지는 중이다.

"그래... 빨리 가서 밀린 일 좀 해야지."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해 부대 활동도 단축하며, 정신력으로 겨우 버티고 있다.

여름은 악으로 버틸 수나 있지, 겨울엔 까딱하면 얼어 죽을 수도 있는 형국이다.

"잠깐만."

헛된 희망으로 사는 복권처럼 오늘도 엔젤24 편의점으로 들어가 폐기 식품이 있는지 둘러본다.

"끄응~"

"거 봐. 없다니깐? 요즘 불경기라서 다들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한다고"

오늘도 허탕을 치는 토끼들에게 소라는 망설이다가 곧, 불편한 진실 하나를 알려준다.

"그... 저기요. 래빗소대원님들"

"응? 왜 알바쨩."

"그으... 죄송하지만 앞으로 폐기 상품은 나오기 힘들 거에요..."

"나오기 힘들다니... 무슨 이유라도 있던 거야?"

"네에... 그게 실은..."

꼭 비밀을 엄수해달라 부탁 받았지만, 그 사람은 이제 없다.

"사실... 폐기 도시락으로 나오는 건 대부분 선생님이 미리 구입한 거에요."

"...에?"

"래빗 소대원분들이 굶으면 안되니까... 선생님이 사둔 식품들을 따로 빼서 유통기한이 경과 되면 폐기란 명목으로 내준 거였어요."

"......"

"먹을 걸 그냥 선물하면 빚지는 기분일테니까... 여러분이 거부할 거라고... 이런 방식으로 전한 거였어요..."

"아아. 그, 그랬구나... 몰랐네"

"죄송합니다. 듣기 거북하시겠지만... 선생님이 그렇게 되셨으니까... 누군가는 말해야 해서......"

"아냐. 알려줘서 고마워 알바쨩... 좀 빨리 말해주지 그랬어. 하하... 그동안 헛수고만 했네"

"네... 애초에 저희 편의점은 규모가 작은 편이라 4인분의 폐기는... 나오기 힘들어요... 나온다면 연락드릴게요 죄송합니다!"

모에는 눈웃음을 지으며 소라에게 인사를 건넸다. 다들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평소보다 공원으로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졌다.

"......"

다들 침묵을 지킨다. 저마다 지난 잘못에 대해 참회하느라 정신이 다른 곳으로 팔렸다.

폐기 도시락이 사실은 선생님의 은혜였다니.

도대체 언제부터? 폐기 도시락은 공원 농성 초반부터 수급했었는데

무심한 척 발키리로 편입할 걸 회유했었지만... 선생님은 처음부터 자기들을 돌봐주고 있었구나.

그에 반해 자신들은 어떻게 화답해주었나.

'당신 같은 어른이 제일 싫어요'

'지옥에나 떨어져'

'두 번 다시 안 봤으면 좋겠네'

목에서 가시가 돋치는 기분이다. 돌이켜보니 제대로 사과한 적은 있었나.

단지 낯뜨겁다는 유치한 이유로 미루고 미루다가... 이젠 정말 돌이킬 수가 없어졌다.

"훌쩍."

비참하구나

어디선가 눈물을 틀어 막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누구의 것인지도 모르겠다.

작은 동물들처럼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 착 달라붙어 이동하고 있었으니까.

어쩌면 그건 모두의 소리였을지도

***

학생들이 선생의 빈자리를 뼈저리게 체감할 무렵.

심약한 상태의 어른은 조금이나마 구멍을 메꾸기 위해 학교로 도착했다.

"여기야~ 여기~"

밀레니엄에 도착하자 교문 앞에서부터 환대가 느껴진다.

네루가 손을 흔드는 걸 보고선 선생은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길이라도 잃었니?"

"아앙~! 뭔 소리야! 이래 봬도 3학년이라고!"

"미, 미안하구나... 하하..."

뛰어난 정보력을 가진 학교답게. 선생님이 기억을 잃었단 정보는 진작에 습득했다.

그래서 C&C는 총을 부실에 놓고 온 상태로 맞이해주었다.

자발적 무장 해제는 이 키보토스에선 옷를 탈의한 것과 같은 기행이지만,

순전히 주인을 위한 배려로 인내해냈다.

"그... 복장이 개성적이군요... 하하..."

"당연하지! 우리들은 주인님을 위한 메이드인 걸!"

아스나는 오랜만에 재회인데도 전과 같은 모습이었다.

수더분한 미소로 어느 때와 같이 선생을 끌어 안았다.

"잠깐! 너무 가까운데!"

"아하하~ 우리끼리인데 뭐 어때 주인님!"

"야... 아스나. 적당해 해라. 불편해 하잖아."

위화감이 느껴진다. 평소라면 헤벌쭉한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아 네루가 떼어 놓았는데.

오늘은 긴장이 역력한 모습에 불안한 징조가 느껴졌다.

"윽!"

병원 생활로 급격히 쇠약해진 몸이 결국 넘어간다.

'철컥'

땅에 부딪힌 충격으로 홀스터에서 권총 한정이 튀어나온다. 그것은 아스나의 것이 아니었다.

"어?......"

정적이 흐른다.

별 볼 일 없는 평범한 권총 한 자루. 학생들에겐 생채기 하나 못 낼 조악한 무기인데

다들 공포에 질린 듯 식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선생은 부랴부랴 권총을 다시 챙겨 셔츠로 홀스터를 감추었지만, 때는 늦었다.

"......"

문득 나나가미 린에게 권총을 받았던 순간이 생각난다.

'선생님. 직접 체험해보셨겠지만, 키보토스의 치안은 불안정합니다. 자신을 지킬 수단도 필요하죠.'

린은 선생과 처음 만났을 때처럼 호신용 권총을 건넸다.

'아냐. 어떻게 선생이 학생을 쏠 수 있어.'

내심 원래 답안지를 기대하며, 권총 손잡이를 선생에게 건네었다.

'...네. 어쩔 수 없죠'

하지만 지금의 그는, 권유를 뿌리치지 않았다. 오히려 살짝 안심한 듯한 표정에 린은 권총을 쥔 손을 강하게 붙들었다.

'나나가미양...?'

당겨보아도 꿈쩍 안하는 권총에 린을 바라보았다.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화가 난 것 같기도, 울 것만 같기도 한 애매한 반응이다.

그 때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지금 이 고요한 참상 속에서 린이 우려한 점이 뭔지 알아챘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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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09.18창작

소설)피폐) 선생님 부디 건강하세요. (5)

#선생#소설#피폐
좋아요 0댓글 21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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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작가
게시물 88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5.09.18 22:30
조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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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1

나
ㅇDC
ㅇㅇ125.09.18

과연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 진짜

ㅇDC
ㅇㅇ225.09.18

맛있다

ㅇDC
ㅇㅇ325.09.18

일용한 양식

ㅇDC
ㅇㅇ425.09.18
ㅇDC
ㅇㅇ525.09.18

장기연재라 개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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