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싸움이 벌어지면 선생님께 폐를 끼치게 됩니다."
그 말에는 선도부든 정의실현부든 간에 납득할 수 있었다.
"다른 곳도 아니고 선생님의 고향입니다. 여기서 싸움을 벌이는 게 선생님께 좋은 일일까요?"
그리고 한 가지 더, 괜히 선생님 주변인에게 점수가 깎일 수 있었다.
가뜩이나 경쟁자가 많은데 가족의 반대까지 곁들여지면 진짜 이 무제한경쟁에서 탈락할지도 모른다.
결국, 양측 모두 대치를 해제하고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 상식적으로 여럿이서 같이 찾으면 선생님의 위치를 찾는 게 훨씬 편하다는 걸 모두가 머리로는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협력은 이뤄지지 않았다.
아니, 딱 한 가지 상대에게 준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면 상대가 찾기 전에 먼저 찾겠다는 일념으로 눈을 더 부릅뜨게 된 것일까.
*
"다 좋은데 말이야."
"응? 뭐가 문제야 선생님?"
"그....... 너희 계속 따라올 거야?"
"당연하지?"
아스나의 대답에 설득은 일찌감치 포기한 선생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그럼 말야, 너희 혹시 사복도 있어?"
"사복?"
"응, 메이드복 말고. 후우카는 사복 입었네."
"으으음......... 있어, 작전용으로 산 거."
"그 사복이 바니걸은 아니지?"
"그건 아니야, 선생. 우리도 사복 안 입는 건 아니라고."
'안 가져온 건 아니지만.'
네루의 확답에 선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그걸로 좀 갈아입고 와, 다른 어른들에게는...... 바른대로 고해야지, 연휴라고 놀러나온 제자들이랑 우연히 마주쳐서 뭣 좀 먹여서 보내고 싶다고. 자랑은 아니지만 할머니가 해주시는 밥은 맛있거든."
"흐음?"
"선생님, 제 밥이 맛있어요 아니면......"
"하하, 후우카와는 전문분야가 다르지."
"에.........."
"후우카가 해준 한식을 선생님이 먹어볼 일이 없었잖니?"
"그건...... 네, 생각해 보니까 그렇네요. 돌아가면.. 아니 오늘 당장....."
"오늘은 그냥 우리 집에서 주는 거 먹고, 돌아가면 후우카가 그대로 해줘, 그러면 되겠네."
그제서야 후우카가 납득한 표정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어머니가 친구 어머니랑 어머니 중에 누가 더 밥 맛있게 해주냐고 하던 거 생각나네. 그때 어머니가 할 줄을 몰라서 요리가 다양하지 못하다고 아쉬워하셨었거든. 친구 어머님은 생전 처음 보는 요리 같은 거 막 능숙하게 하셨는데."
"그래서요?"
"어머니는 어머니가 할 줄 아는 요리의 범주에서는 제일 맛있다고 해드렸지."
"잘 했네."
네루의 말을 끝으로 대화가 잠시 끊겼다.
그 이유는....
"야호!"
길가에 주차되어 있던 SUV에서 아는 얼굴이 튀어나온 것이었다.
와락 달려들어 얼굴을 덮쳐버리는 모습에 C&C가 일제히 총을 꺼냈지만..... 선생이 맞을까봐 차마 쏘지는 못했다
그리고 선생도 위험을 느끼지는 못했다.
'아는 향기다.'
미소노 미카를 내려놓은 선생은 그 뒤를 따라 내리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나기사, 트리니티는 어쩌고....."
"저도 잠시 휴식하고 싶은 때가 있는 법이랍니다. 선생님처럼요."
티파티 전원, 코하루, 아즈사, 하나코..... 아니 그냥 보충수업부 전원이잖........
히후미가 운전석에서 고개를 쏙 내밀었다.
"선생님, 타실래요?"
"나기사, 진지하게 묻는 건데."
"네, 선생님."
"솔직하게 대답해줘, 몇 명이나 왔어?"
"일단 저희 외에도 몇몇 일반 학생이 외출을 요청했고, 구호기사단과 정의실현부, 시스터후드에서도 외박 신청자가 있었으며..... 게헨나 학원 선도부와 응급의학부가 움직였다더군요. 물론 선도부장이 무책임하게 움직인 건 아니고,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요."
그 이유를 듣기가 두려워졌다.
"공식적인 명분은 흥신소와 미식연구부를 쫓아온 겁니다만."
난 죽음을 택하겠다.
"으음, 그러고 보니 일단 히마리 부장이 직접 움직이긴 했어. 에이미도."
"아까 세미나 임원들을 만나긴 했는데 말이지."
"으음? 누구?"
"노아."
"아, 노아가 왔으면..... 으음, 유우카도 왔을 가능성이 크고, 유우카와 노아가 왔으면 코유키를 밀레니엄에 혼자 놔뒀을 리가 없지?"
"거기에 부부장 치히로에 베리타스 부원들도 줄줄이 찾아왔고."
"참, 발키리 국장인 칸나도 움직였습니다. 이유는 재액의 여우 와카모와 자애의 기도 아키라가........"
지금 당장 샬레로 돌아가야 하나.
"아, 그러고 보니 오기 전에 들렀는데 아비도스 대책위원회가 어딜 좀 다녀오겠다고 나갔다고........."
"...................."
*
"거기 안 서?"
차마 총은 못 쏘고 도보로 추격해오는 이오리와 치나츠를 따돌리기 위해 흥신소는 전력으로 달리고 있었다.
"뛰어! 뛰어! 발목 잡히면 망해! 하루카! 뒤돌아보지 말고 뛰라고!"
"네! 아루 님!"
"하아........"
"꺄하하하하! 이것도 재밌네!"
"그.... 흩어지는 게 어떤가? 아니, 그냥 여기서 응전해도 저 둘 정도면 충분히 저지할 것 같다만."
"진정한 하드보일드는 동료를 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발목 잡히면 히나가 온다고!"
"그... 사장, 뭔가 발언이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만."
"흐에에.... 역시 인생은 고통스러운 것...."
"헛되도다........"
"선생님이 사는 곳은 꽃이 많이 피는구나...... 가로수가 전부 꽃을 피웠네."
하필 선도부와 딱 마주쳐 추격당하는 흥신소, 그리고 흥신소가 키보토스를 나가기 직전 고용한 용역 4인방은 선도부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댓글 10

선생님 집 미어터진다
존나 큰집이라 괜찮음
얼마나 부자길래
센남이 돈 많은 게 아니라 집안이 돈 많은 거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이 소설의 후속편을 기다려왔다우
기다렸다
흑흑 오래 기다렸다 개맛있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