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XX년 XX월 XX+43일, 00:05
선생 치료 시작 43일 째, 게헨나 자치구, 게헨나 학원 정문
현세에 강림한 지옥이 있다면 바로 여기일 것이다.
늦은 밤에도 자유분방함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언뜻 보기에 무질서로 보이는 것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화음은 없다.
그것을 대체하는 것들은,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도 씻기지 않는 화약냄새, 윤활유가 열기에 굳으며 내는 매캐한 냄새, 저녁즈음 내린 비가 탄피에 닿아 어렴풋이 맡을 수 있는 금속 냄새.
그리고 말라붙어버린 불그스름한 액체에서 나는 썩어버린 피냄새였다.
'이건 대체...'
히나와 아코의 전화를 연달아 받았을 때 문제가 생겼다는 불길함 정도는 감지할 수 있었다. 다만 감지하지 못한 것은 그 불길함이 상정 외의 것이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가 있다면.
'털썩'
건강한 육체에 깃든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도 마주하기 어려운 그 광경을, 이곳에 서있는 병들고 지친 청년은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선생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일단 휴식을 취하고 날이 밝아 상황이 정리되면 방문하시는 것을 건의드립니다."
"프라나 쨩 말이 맞아요! 선생님 요 며칠은 잠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하셨는데... 지금은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요."
"...가야 해.."
"네?! 선생님..."
"내 학생들은... 내가 보살펴야지..."
주저앉아버린 선생은 이내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일어나는 것처럼 보였다. 한 가지 다행이었던 점은 다시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한 비가 몸을 부들부들 떠는 몸상태의 원인을 망가진 마음이 아닌 비로 인한 추위로 돌릴 수 있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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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년 XX월 XX+43일, 00:08
선생 치료 시작 43일 째, 게헨나 자치구, 게헨나 학원 1층 로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일단 이쪽으로"
아코를 따라 응급의학부로 이동한다.
'읏...이건...'
앞서 맡았던 불쾌한 냄새가 말라붙은 피가 내는 썩은 피냄새였다면, 이번의 피냄새는 갓 신체를 뚫고 나온 비릿한 냄새였다. 본래 피는 냄새보다 맛으로서 그것이 피라는 것을 안다고 하지만, 역설적으로 냄새까지 맡을 수 있을 지경이라고 한다면 분명 피가 어딘가로 쓰였거나, 피를 누군가가 쏟아냈거나였다.
"헤일로가 깨진 학생"
"응?"
"뉴스에서 몇 번 보셨었죠."
"...그래."
"어제 오후, 그들이 게헨나를 침공했습니다."
".........."
"만마전과 선도부, 기타 자원자들을 모두 투입하여 방어하는데에는 성공했습니다. 오후 늦은 시간인지라 당장 투입할 수 있는 학생들은 천 이백여 명에 불과했고, 만마전은 중화기에 각종 항공 장비까지 동원하고도 유의미한 도움은 되지 않았지만요. 다만 그보다 큰 문제는..."
그 뒤로 아코는 잠시 말이 없었다. 무슨 말을 할지 알 것 같다는 느낌이 선생을 한층 두렵게했다.
"전투 중 발생한 사상자는 게헨나 학원 개교 이래 최다입니다."
사상자. 부상자만이 발생했다면 사상자라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경상 358명, 중상 178명, 이중 61명은 집중치료중입니다. 그리고..."
그리고 그 다음 말은 키보토스의 그 누구도 쉬이 들을 수 없을 수준의 말이자 선생이 샬레에 부임한 이래 처음으로 듣는 말이었다.
"한 명의 학생이 사망했습니다."
600여 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다친 것도 문제였고, 61명은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도 미정이라는 점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이 그 누구도 전투 중에 사망하는 광경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는 불안감에 기인한다. 키보토스인이 무적은 아니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첫째, 집중적으로 강력한 공격을 받아야 하고 둘째, 그 경우 사망'할 수 있다.'는, 동시에 성립하기 매우 어려운 명제에서조차 변수가 작용하여 만들어지는 상황이 키보토스인의 사망, 헤일로 파괴였다.
손끝이 떨리기 시작한다. 눈 앞이 어지러워진다. 이마에 열이 오르고 호흡이 얕아진다.
'학생이...죽어... 키보토스인이...죽는다고... 어째서...누가...'
"그ㅡㅡㅡㅡ저희ㅡㅡㅡㅡ지 몰라서"
"응...?"
"...선생님. 마음은 이해합니다. 그치만 지금은 아주 잠깐이면 됩니다."
평소였으면 "뭔가요! 당신은 이런 순간마저 딴생각인가요? 왠지 이 시점에선 닦달할 것 같았다라니, 그건 또 무슨 말씀인데요! 전. 혀. 아니거든요!"라며 당황했겠지만, 지금의 아코가 보여주는 모습은 지금까지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는 것을 대변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 순간에 내가가 무너질 순 없다는 생각을 하는 선생이었다.
"미안. 나도 처음 겪는 상황이라."
'일신 상의 사유가 핑계가 될 순 없지.'
"네...그래서 저희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현장 지휘를 맡은 이오리는 한참을 울다 선도부 휴게실에 이끌려 들어갔고, 세나도 환자의 죽음을 경험한 적이 없는지라...치나츠도 내색은 않지만 많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히나 부장님은..."
'히나...'
"부장실에서 줄곧 나오고 계시지 않으세요."
이제야 모든 것이 확실해졌다. 막대한 피해와 학생의 죽음 앞에서는 자유분방한 게헨나마저도 버틸 수 없었던 것이고, 상식인으로 통하는 이들에게는 그것이 몇 갑절의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다. 아코가 나를 부른 것도, 선도부장실 앞에서 그걸 듣고 바로 전화를 건 것이겠지.
"...알았어. 일단 아이들은 나에게 맡겨. 헤일로가 깨진 아이들과 관련해서는 다른 학교에도 보고되고 있으니까 날이 밝으면 샬레의 권한으로 관련된 피해나 상황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할게. 그때까지만 잠시 중심을 잡아줄 수 있겠니?"
"...노력해볼게요."
그리고 뒤를 돌아가 원래 자리로 가려는 아코를 바라보던 선생은, 무언가 잊은 것이 생각나 다시 부른다.
"잠깐 아코."
뒤를 돌아본 아코를 마주보자 비로소 볼 수 있던 그녀의 얼굴은 아무리 감정이 거세된 자라 할지라도 '무슨 일 있구나'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초췌했다. 웨이브가 곁들여진 단발머리는 푸석푸석하게 시들어버렸고, 얼굴에는 (아마 탄매로 추정되는)굴뚝을 청소하고 나오는 작업자처럼 검정이 묻어있었다. 입술과 손은 부르텄고, 비상함이 빛나던 맑은 눈가는 그저 '여기에 눈이 있어요'를 말해줄 뿐이었다.
"...고생했어."
"...감사합니다..."
황급히 뒤를 돌아서는 아코의 목소리에는 분명 울먹임이 섞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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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년 XX월 XX+43일, 00:08
선생 치료 시작 43일 째, 게헨나 학원 응급의학부 집중치료실
늦은 밤까지 벌어진 전투의 여파로 인해 학생들이 보여주는 반응은 네 가지였다. 지칠대로 지쳐 교실 곳곳에 자리를 마련하고 쓰러지듯 잠이 든 학생들. 그리고 처음 겪는 '잔혹한 전장'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쉬이 잠들지 못하고 두려움에 떠는 학생들.
그리고 잠을 자듯 누워 각종 기계장치에 연결된 중상자와
그들을 치료하는데 여념이 없는 응급의학부, 그리고 히노미야 치나츠가 있었다.
"치나츠."
"선...생님...?"
검정 대신 핏자국이 곳곳에 스며들었고, 안경에 얼핏 가려있었지만 눈물자국이 희미하게 남아있다는 점을 빼면 아코와 비슷한 상태인 것으로 보아 잠시도 쉬지 못했다는 것은 쉬이 알아볼 수 있었다.
"...괜찮아?"
치나츠가 선생을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지옥 속에 고통받는 이에게 내려온 사다리를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일단 당장은 단 5분이라도 휴식을 취하게 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주변으로 눈을 돌리고, 이를 눈치챈 듯 교대조로 들어온 응급의학부원이 고개를 끄덕인다.
잠시 후 건물 밖의 벤치에서 둘의 대화는 계속된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이렇게 늦은 시간에."
"학생의 눈물을 보고 지나치는 선생이 어디있겠어."
"...아."
"...노력했구나 치나츠는."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아무나 할 수는 없는 일이기도 하잖아."
"...감사합니다...그보다 지금 시간이 많이 늦은데다가...며칠 잠을 못 주무신 것 같은데 괜찮으신건가요 선생님은."
역시 선도부의 의료를 담당하는 치나츠답다. 요즘 안 좋은 상태가 얼굴에 드러나는 것을 어렵잖게 캐치해내는 모습이었다.
"그럼그럼. 철야가 하루 이틀의 일도 아니니까. 지금은 너희들이 내 1순위야."
'그리고 너희에게 내 고통을 전이시키고 싶지 않기도 하고.'
'얼굴은 역시 힘겨워보이시지만, 그래도 역시 상냥하시네요 선생님은.'
잠시간의 침묵, 그러나 그 침묵은 정적이 아닌 혼돈 속에 고요에 가까웠고,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둘에게 이 시간은 서로의 마음을 얼핏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그보다 선생님."
"응 치나츠."
"저보다는...지금 아마 선생님의 도움이 더 절실한 사람이 있을거에요. 그분들께 가주실 수 있으실까요?"
"정말 괜찮겠어?"
빈말이 아니었다. 집중치료실에 들어갔을 때 세나는 자리에 없었다. 그말인즉슨 교대하기 전까지 모든 환자의 고통을 돌보고, 비명과 신음을 감내한 학생은 치나츠였다는 뜻.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의 그녀가 지금 다른 이들을 챙기고 있었다.
"일단은...당장 교대하기도 했고, 어찌 되었든 자기를 따르던 후배를 잃은 사람이, 모든 일을 책임지는 사람이 저보다 더한 무게를 짊어지고 있을테니까요.
"...역시 상냥하네 치나츠도."
"에...에? 네... 감사합니다. 어서 가보시어요. 저도 한 숨 돌리고 일손이 필요한 곳으로 가보겠습니다."
'선생님이랑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 줄이야, 잘못하면 평정심을 잃을 뻔했군요.'
어찌된 영문인지 상기된 얼굴을 하고 있는 치나츠에게 인사를 건네고 '도움이 더 절실한 학생'에게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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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년 XX월 XX+43일, 00:21
선생 치료 시작 43일 째, 게헨나 학원 응급의학부 임시 영안실
영안실에 들어가는 것은 그리 낯선 경험은 아니었다. 조부모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들어가본 적도 있고, 입관 의식 때 직접 염습을 마친 시신을 들어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키보토스에서의 첫 영안실이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 그곳과 유리 격벽을 사이에 둔 은발의 학생은, 지지대가 되어줄 가족도, 친지도 없이, 홀로 그곳에 주저앉아있었다는 것이다.
무어라 말을 건네야할 지 감히 떠올릴 수 없었다. 소중한 사람을 잃어본 경험이 없을 그 소녀에게, 무한한 죄책감 속에 눈물흘리고 있을 소녀에게, 여태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의 격류 속에 휘말린 소녀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 것인가.
"...이오리."
".........."
대답없이 고개를 푹 숙인 이오리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는다. 이내 주저앉아 미동도 없던 그녀의 어깨가 들썩이고 있었다.
"....역시 내가 대신 죽었어야 하는 거였어 선생님."
".........."
"소중한 후배를 지키지도 못했고, 같이 데리고 나간 아이들 중 태반이 부상당했어. 그 광경을 보고도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저 무기력하게 부장에게 증원을 요청한 것뿐이었고, 팔은 끌려나오지도 않더라. 나는.... 나는..."
"...소중한 후배였구나."
"나를 잘 따르던 아이였어. 나보다도 유능했고, 같이 일하는 간부급 선후배를 빼고는 가장 친했던 아이였고, 그래서...그래서...그래서 더 지켜줬어야 하는건데..."
"...무슨 말이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 아이는 이오리가 그러길 바라진ㅡ"
그 순간, 유리 격벽 너머로 응급의학부원 둘이 걸어나온다. 그리고는 천천히, 차가운 은색 트레이 위에 올려진 소녀의 겉옷을 벗겨낸다. 그 순간, 선생 역시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다 이내 무릎을 꿇는다.
"...선생님...?...아."
창백한 전신 속 유일한 붉은 빛이 도는 곳은, 공교롭게도 선생의 유일한 총상이었던 자리를 연상케하는 복부였다.
"ㅅ, 선생님. 구, 굳이 보지 않아도 돼. 이건 우리 일이잖아? 그러니까 선생님 나는 정말 괜찮ㅡ"
그러나 이오리의 말은 선생에게 닿지 않는다. 그저 가쁜 숨을 내쉬고 있을 뿐, 그 무엇도 들리지 않는다.
~~~
"하아...하아... 조금만 참아 선생. 여기만 벗어나면 픽업 차량이 기다리고 있을거야..."
"이, 이쪽이에요! 선도부장 히나입니다.''
"하아...하아...크윽..."
"히나...!"
"게헨나의 선도부장, 쓰러졌습니다."
"트리니티와 게헨나의 주요 요인들은 모두 치워졌지. 남은 건 이제 너뿐이다. 샬레의 선생."
"너희가... 바로 아리우스 스쿼드?"
"너희들은 1차 공의회 이후 수백년의 원한. 그 긴 시간동안 이어져 온 우리의 증오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아, 그러니까 그 전에. 샬레의 선생부터 처리해야겠군"
"그녀는 당신이야말로 계획에 가장 큰 차질이 될 거라더군."
"으아아아아아아!"
"...! 아직도 움직일 수 있는건가! 소라사키 히나!"
"이쪽이야 세나!"
'...배가 뜨겁다...의식도 점점...'
~~~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아무것도 만져지지 않아. 아무것도...아무것도...그저 아무것도...'
'한심하네 정말. 이럴 때 하필 그 꿈이라니. 아니 꿈이 아닌가, 다시 돌아와버린걸지도 모르겠네. 이제 꽤 괜찮아진줄 알았는데.'
'역시 이런 나약한 인간이 키보토스에서 살아가는건, 애초부터 무리였을지도.'
'총학생회장...아무래도 말이야. 나를 다시 여기로 불러온 건 어쩌면...'
"ㅡㅡ생님!"
"어...어...어?"
"선생님... 굳이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이라면 보지 않아도 돼... 나는 정말 괜찮으니까..."
도망치고 싶다. 조금이라도 빨리 이곳을 도망치고 싶고, 상태를 생각한다면 도망치는 것이 맞았다. 그러나,
"그치만 이오리."
짐짓 선생을 다독이는 이오리의 눈은 이미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양 볼에 두 줄기 강이 흐르고 있었다. 그것이 선생을 그곳에 머물게 했다.
"너, 울고 있잖아."
"그건....그러니까...그야..."
"새 옷을 입혀줄때까지만 곁에 있을게... 지금 누구보다 중요한 건 내가 아니라 너희들이야."
"선생님..."
그렇게 염습이 모두 끝날 때까지 이오리의 곁에 머물렀다. 순간순간이 고통스러웠고, 그 날의 기억이 불쑥불쑥 나타나고 있었지만, 그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책임을 지는 것은 어른의 몫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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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년 XX월 XX+43일, 01:00
선생 치료 시작 43일 째, 게헨나 학원 1층 로비
"그럼... 나는 다른 아이들을 보러 가볼게."
"........."
선생을 바라보는 이오리의 표정은 지금껏 본 적 없는 표정이었다. 그것은 미안함이었고 죄책감이었으며 무거움이었지만 동시에 고마움이었다.
"저기 선생ㅡ"
"어떤 말을 하려는지 알아. 이오리."
"..........응. 그렇겠네."
"그렇지만 지금은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그치만...!"
"그건... 내 몫이잖아. 나조차도 가늠하기 어려운 괴로움이야. 그리고 그걸 구태여 지금의 이오리가 같이 짊어지지는 않았으면 해. 정 그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면..."
"싶다면...?"
"나중에 고맙다는 말 한마디로 족해."
"선생..."
"그리고 다ㄹ...아니다 이건... 지금 할 말은 아니니까."
"...알았어."
"ㄴ, 네?!"
세상에, 그때 사오리가 조금만 빗겨나가게 쏴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눈이 번쩍 뜨이는 선생이었다.
"그 정도쯤이야. 알았으니까, 부장한테 가봐. 아마 다들 나랑 부장을 제일 걱정했을테니까."
"...그럼 가서 눈이라도 좀 붙여둬."
이오리에게 인사를 건네고 뒤를 돌아 위층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고마워...진짜 고마워 선생."
그를 바라보는 은발의 소녀가 나지막히, 한 마디를 내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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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년 XX월 XX+43일, 00:25
선생 치료 시작 43일 째, 게헨나 학원 선도부장실
이 층에는 단 두 사람만이 있다. 선도부실을 경비하는 병력마저 모두 전투에 동원되었기에, 지금 이 곳에는 단 둘뿐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을 갈라놓은 것은 두껍디 두꺼운 문 한 짝이었다.
'...그럼 이제 [만렙 고인물]을 공략할 시간인가...?'
언제나 익숙하게 문을 열고 들어가는 곳이지만, 지금 이 공간에서는 긴장감마저 느껴진다.
조용히 손을 들어
"똑. 똑. 똑."
".........."
응답은 없었다. 다시 문에 차분히 손을 댄다.
"똑. 똑. 똑."
".........."
역시 응답은 없었다. 다시 손을 들려는 순간
"..........들어와."
새벽의 적막을 깨운다. 조용히 문을 열어젖히면서.
~~~
히나 파트를 추가할까 하다가, 이걸 모두 한 회차에 담아내기엔 이도저도 안될 것 같아 히나 파트를 뒤로 빼놨습니다. 절대 히나를 싫어해서가 아니라는 점 강조드립니다.
선도부 역시 각각이 모두 개성이 넘치기 때문에, 파트 배분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 컸습니다. 당연히 이번 사건에서는 이오리와 히나의 비중이 커지는 것은 자명하지만, 남은 둘의 분량을 파먹어가면서까지 무한정 늘릴 순 없고, 그렇다고 지분이 한정되어있는데 어떻게 할까 하다가, 일단은 아코랑 치나츠 파트를 좀 줄여봤습니다. 단 이 둘은 나중에 나옵니다. 특히 아코는 꽤 큰 트리거가 될 것입니다. 물론 그 지경까지 간 상황에서 미친듯한 후회와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을 학생은 없겠지만요.
요 며칠 갤이 혼돈 속에 빠져있기도 했고, 피폐한 글 쓰는 글쟁이답게 저 역시도 피폐해지는 진정한 피폐미식을 경험하고 온지라 평소의 업로드시간보다 약 1시간 20분 가량 늦었네요. 그치만 1주 2연재 템포는 최대한 지켜보려 노력하겠습니다. 이제 연휴도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할텐데, 하루 잘 마무리하시고, 이번주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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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2
선개추 후감상
정말고 마워요
ㄴ피폐 너무 맛있음...

그게 무슨 소리니 봇치봇치야...
왔다 왔다 내 섹스

이것이 미식인가......절망에 처한 선도부가 보기 좋구나

좀 더 잔인하게 괴롭혀줘
음 여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