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06자
#아코 #이오리 #치나츠 #히나
원문 アラベス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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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 하야세 유우카가 선생님의 시간을 받는 이야기
어른이 된 오마가리 하레가 선생님의 시간을 받는 이야기
어른이 된 사이바 모모이가 선생님의 시간을 받는 이야기
어른이 된 아리우스 스쿼드가 선생님의 시간을 받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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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직 소라사키 히나의 한계
타닥타닥. 깜깜한 사무실에 내 타이핑 소리만 울려퍼졌다. 넓은 층의 낮에는 귀찮았던 번잡함이 그리울 정도로 조용했다.
계속 컴퓨터 화면을 보고 있었기 때문인지 시야가 흐릿해졌다.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까딱였다. 몸에서 나면 안 될 듯한 파열음이 났다. 눈두덩이를 둥글게 누르며 자극을 주자 겨우 초점이 맞춰졌다.
데스크 위에 놓인 안약을 몇 방울 떨어트렸다. 약간의 상쾌함이 지친 눈을 달래주었다.
미지근해진 쿨링 시트를 이마에서 떼어내고 새로운 것으로 갈았다. 시원한 냉기가 뜨거워진 머리를 식혀주듯 스며들었다. 만성적으로 느껴지던 두통도 조금 가라앉은 것 같았다.
"하아... 두통약도 먹어둘까."
지끈지끈 아픈 머리. 만성적인 수면 부족 때문이라고는 알고 있지만 느긋하게 쉴 틈이 없는 나는 일단 두통약으로 대충 때우고 있었다.
데스크 위에 놓인 에너지 드링크도 거의 효과가 없었다. 굳어진 어깨를 빙글빙글 돌리며 다시 한 번 화면을 마주했다.
──아무리 해도 해도 끝나지 않는다.
매일 늦게까지 잔업을 하고 있지만 쌓인 일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늘어나기까지 했다. 하나의 일을 하는 동안 또 다른 일이 생겨 끝이 없었다.
──사실 주변을 더 많이 의지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알고 있다.
남에게 일을 맡기는 것은 예전부터 서툴렀다. 맡겨봤자 결국 내가 하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그럴 바엔 처음부터 스스로 하는 게 더 빠르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것이 실제로는 좋지 않고 내가 그렇게 함으로써 주변에서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알고는 있다.
다만 지금은 그런 것에 신경 쓸 여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하아... 그래도 내일은 모처럼 휴일이니까..."
몇 번째인지 모를 한숨이 새어나왔다.
내일은 오랜만에 푹 자고, 피로를 풀고... 그 다음 무엇을 할까.
"그래... 오랜만에 선생님을 만나러 가자."
둔해진 머리로 어렴풋 그런 생각을 했다. 육체적인 피로도 마찬가지지만 정신적인 피로를 풀고 싶었다.
『선생님, 내일 잠깐 시간 돼?』
선생님의 대답을 보니 이상하게 피로가 싹 풀리는 듯 해서 남은 일을 재빠르게 처리하고 발길을 재촉해 사무실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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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레의 업무는 바쁘다.
며칠 연속 밤을 새워야 할 때도 있을 정도다.
학원이 각각의 자치구를 통제하는 거대한 학원 도시에서 그 울타리를 넘어 활동할 수 있는 초법적 기관.
그 강력한 권한 때문에 취급하는 업무도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총학생회가 처리하던 안건을 넘겨받기도 한다.
당번으로 온 학생에게 사무 처리의 도움을 받아도 밀려드는 업무 처리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학생 뿐만 아니라 졸업한 전 학생도 샬레의 업무를 가끔 도와주곤 한다.
"선생님, 게으름 피우지 마. 제대로 손을 움직여."
소라사키 히나도 그런 전 학생 중 하나였다.
본인도 업무가 바빠 가끔씩밖에 쉬지 못한다고 들었다. 선도부장 시절부터 일 중독 기질이 있었지만 그것에 박차가 가해진 것 같았다.
그나마 학생 때는 "내가 해야 할 일이니까."라고 억지로 밀어붙일 수는 있었지만.
"하아, 정말... 내가 괜찮다고 할 때까지 쓰다듬는 걸 멈추지 마."
──최근에는 이렇게 나에게 어리광을 부려주게 되었다.
몸 전면에서 히나가 느껴졌다. 무릎 사이에 앉은 그녀는 안심하는 표정으로 내게 등을 맡기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시키는 대로 그녀의 머리에서 손을 천천히 움직였다. 게슴츠레 뜬 눈과 헤실헤실 풀어진 표정이 눈앞에 무방비로 드러나 있었다.
보송보송하고 풍성한 머리카락. 꽃의 향기가 비강을 간지럽혔다. 스읍, 숨을 들이마시면 히나의 좋은 냄새가 마음 한가득 퍼져나갔다.
"......선생님? 그렇게 내 냄새가 좋아?"
몰래 맡을 생각이었지만 이미 들킨 모양이었다.
"음... 딱히 탓하는 건 아냐. 선생님이라면... 좋아."
탓하지도, 화를 내지도 않는다. 마음껏 해도 좋아? 라고 허락을 받으니 오히려 곤란해졌다.
"후후... 선생님의 그런 점, 좋아해."
내가 당황한 것을 읽어냈는지 히나는 환하게 웃으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손... 또 멈췄어." 재촉을 받아 그녀의 머리를 다시 빗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이 후끈후끈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두근두근거려... 선생님의 심장 소리, 진짜로 안심이 돼."
몸을 비틀어 내 가슴에 귀를 가져다 댔다. 내 팔에 쏙 들어가는 왜소한 몸. 그 가녀린 어깨에는 큰 책임이 지어져 있을 것이다.
"이렇게 선생님이랑 같이 있을 때가... 제일 좋아."
그녀의 부드러움 뺨이 내 가슴에 눌렸다. 어느새 등 뒤로 돌아간 손이 나를 꼭 껴안았다.
맞닿은 순간 그녀의 온기와 고동이 전해져 왔다.
"저기, 선생님... 앞으로도 계속해서 같이 있어줄래?"
젖은 듯 촉촉해지는 눈동자와 발그레 물드는 뺨.
스르륵 감기는 눈꺼풀을 신호로, 대답 대신 입술을 떨어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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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아마우 아코의 울적
"하아..."
2인용 테이블에 맥주잔을 내리친다. 쿵, 둔탁한 소리가 가게에 울려 퍼지지만 내가 낸 소리는 이내 주변 소음에 파묻혔다.
텅 빈 맥주잔을 들고 점원에게 리필 주문을 했다. 바로 가져온 잔을 단숨에 들이켜 반 정도 뱃속에 흘려보냈다. 벌써 세 잔 째나 마셨지만 전혀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주문한 초리소를 포크로 찍고 거칠게 씹어먹었다. 이것도 저것도 다 그 얄미운 상사 때문이다.
사사건건 할 일을 떠넘기면서 하는 거라곤 내 성희롱 뿐이었다. 『아코 씨, 어깨가 결린다면서? 내가 조금 주물러줄까?』라니 누구 때문에 어깨가 결리는 줄 아는 걸까. 『크다보니 힘들지?』라니 그 추잡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눈을 찔러주고 싶다.
내가 누구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혼자 밤늦게까지 야근하고 일하는지 아는 걸까. 그런 주제에 본인은 『아내와 아이가 기대리고 있어서』라며 매번 정시에 돌아간다.
생각만 해도 화가 치밀어올랐다. 나머지 절반도 꿀꺽꿀꺽 위장에 흘려보냈다. 또 리필해야 할 것 같았다.
일을 떠넘기는 것도 뭐 좋다. 저런 상사보다 내가 직접 하는 게 백 배는 더 효율적이다. 성희롱도... 백 번 양보해서 용서한다. 제대로 증거를 수집하고 있으니까 언젠간 서에서 보게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용서할 수 없는 것은 『그렇게 얼굴을 구기고 있으니 남자친구가 안 생기는 거야.』라는 전혀 쓸데없는 참견 한 마디였다. 구태여 말할 필요도 없이 나한테 어울리는 남자가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여자 혼자 이렇게 단골 호프집에서 마시다 보면 싫어도 남자들이 다가온다. 다만 그런 남자들 중 좋은 남자가 있을리가.
오늘만 해도 두 사람을 막 물리친 참이었다. 언제나 이 놈들은 내 가슴으로 추잡한 시선이 향해서 속마음이 훤히 보인다. "조금은 숨기지 그래요?" 라고 크게 한 소리 하고 싶을 정도다.
남자들이란 다 그렇다. 쓸데없이 커다란 가슴이나 딱 맞는 정장에서 드러나는 엉덩이 밖에 보지 않는다. 하아, 다시 한 번 큰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새 또 맥주잔이 비어 있었다.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계속 앉아 있어서인지 허리가 아파왔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누군가에게 푸념한 적 없는 것 같았다. 항상 그 사람이 들어주었던가.
지금 생각하면 너무 철없는 행동이라 얼굴이 화끈거리고 그 사람에게도 민폐였을 것이지만 싫은 내색 하나 없이... 아니, 싫은 내색을 조금은 하긴 했던 것 같지만 매번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주었다.
──왜 그 사람에게는 푸념할 수 있었을까. 그런 의문은 알코올에 휩쓸려 사라졌다.
『선생님, 잠깐 시간 되시나요? 시간 좀 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이미 지나치게 딱딱한 문구를 입력하고 송신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그 묘한 딱딱함이 나의 부끄러움 때문이라는 것은,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척 하기로 했다. 그렇지 않으면 취기가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에 얼굴이 붉어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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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늦었잖아요~"
"여어, 아코. 오늘도 많이 피곤해 보이네."
아코로부터 묘하게 딱딱한 모모톡을 받은 뒤 그녀가 알려준 호프집으로 향했다. 아니나다를까 이미 진탕 취한 아코가 맥주잔을 한 손에 들고 술주정을 부리고 있었다.
이렇게 그녀에게 불려진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학생이었을 때에도 『용무가 있다』며 불러서는 푸념을 듣기도 했고 그녀가 어른이 된 이후에도 이렇게 종종 불렸다.
불리는 것이 민폐라고 생각한 적도 없고 그녀의 불평을 듣는 것도 싫지는 않다. 오히려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항상 바빠 보이는 그녀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듣고 있어요? 선생님, 그 녀석은 제 가슴만 보면서..."
선도부 소속이었을 땐 경애하는 상사가 있어서 그나마 나은 편이었지만 지금은 예전보다 스트레스가 심한 듯 했다. 몇 번이나 직장을 바꿔보라고 말했지만 『지는 것 같아서 싫어요』라고 쏘아붙였다.
──그래도 그녀는 우수하니까 지금 쯤은 그 못된 상사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일 것이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후배가 생겼어요~ 기억력도 꽤 좋고 아마우 선배라면서 잘 따르고 있어요~"
한바탕 푸념하고는 만족했는지 다음에는 유망한 신입의 화제로 넘어갔다. 아코 말에 따르면 무능한 상사와 달리 유능해서 아코도 잘 대해주며 이것저것 가르쳐 준다고 한다.
손만 닿아도 얼굴이 빨갛게 되는 모습이 귀엽다고 한다. 『아마우 선배, 도울 일 있나요?』라며 야근을 돕는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식사 초대를 받았다던가.
"아하핫, 장래가 유망한 애죠... 저기, 선생님~? 제 말 듣고 있어요~?"
"......아, 아아... 응, 듣고 있어."
어느새 눈을 찡그리고 있었다. 다행히 그녀는 눈치채지 못한 듯 했다. 불순한 감정에 대해서는 묘하게 예리한 반면 다른 것에는 묘하게 둔감한 부분이 예나 지금이나 똑같았다.
분명 그 후배의 감정 또한 눈치채지 못한 듯 했다. 물론 알아차리는 것도 곤란하지만.
"아아~ 저도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왜 나는... 우으..."
방금 전까지 기분 좋게 후배를 칭찬하다가 이번에는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억눌러 두는지 술에 취하면 감정을 금방 표출한다. 희로애락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그녀는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아코라면 곧 좋은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거야, 라고 말하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 말만 하고... 달래주면서도 선생님도 제가 귀찮다고 생각하시죠?"
"아코는 묘하게 남의 말을 안 듣지. 내가 괜찮다고 해도 아코 마음에 걸리는 게 있는 거잖아?"
"하아? 제가 언제 그랬는데요? 그럼... 평소처럼 내기할까요? 선생님이 지면... 책임을 지게 만들겠어요."
휘청휘청거리는 그녀의 재촉에 나는 말없이 동전을 허공으로 던졌다.
천천히 떨어지는 동전을 잡았다. 『빨리 보여주세요.』라며 나를 노려보는 아코를 향해 보여주며 손을 치웠다.
동전 던지기의 결과는──구태여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너무 가까워요... 딱히 싫은 건 아닌... 쿠울..."
등에 느껴지는 약간의 무게감. 가슴이 갑갑한 표정을 지으며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는 그녀를 업고 돌아가는 나의 발걸음도 올 때보다 조금 가벼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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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기동대 시로미 이오리의 도회
"시로미 선배, 수고하셨습니다."
"응, 수고했어."
멘토링 중인 후배와 헤어진 뒤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았다. 벤치에 앉아 쭉 기지개를 켰다. 뚜둑뚜둑, 등뼈가 울렸다. 고개를 돌리면 이쪽도 비슷한 소리가 났다.
앉은 채 그대로 뻣뻣하게 저린 다리를 쭉 뻗었다. 녹슨 기계처럼 삐걱대는 몸. 업무를 마치고 의욕을 잃어서인지 집에 가는 것도 귀찮았다.
"어쩐지 역으로 눈이 맑아졌어..."
머릿속은 납과 썩은 진흙으로 꽉 막힌 것처럼 멍한 상태인데 너무 피곤한 탓인지 전혀 졸리지 않았다. 어제도 여느 때처럼 순찰을 돌고, 초동수사를 하고, 용의자를 확보했다. 너무 순조롭다고 말할 정도일 터인데.
"확실히... 어제는 왠지 호출이 엄청나게 많았었지."
생각해보면 현장으로 끊임없이 달려가느라 숨 돌릴 틈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원인일까, 한숨을 내쉬며 커피를 한 모금 들이켰다. 그러고 보면 아직 아침을 먹지 않았다.
근무 중에는 마시지 않는 가당 캔커피. 입안에 퍼지는 달달함은 미미하게나마 피로와 배고픔을 완화시켰다.
"밥 먹고 돌아갈까..."
아무것도 먹지 않은 것을 깨달은 탓인지 공복을 호소하는 위장에 떠밀려 무거운 허리를 들었다. 던진 빈 캔이 깔끔한 포물선을 그리며 쓰레기통으로 쏙 들어갔다.
──오늘은 왠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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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이오리?"
"......응? 와앗?!"
멍하니 돌아가는 길에 낯익은 남성이 다가왔다. 기쁜 표정으로 다가오는 변태──아니, 『선생님』이다.
급히 부스스한 머리를 재빠르게 다듬었다. 순간적으로 그런 행동을 취해버린 스스로의 모습에 얼굴이 뜨거워졌다.
"안녕, 이오리. 집에 돌아가는 길이야?"
"응. 방금 막 근무가 끝났어."
그렇구나, 수고했어, 라며 상냥한 미소로 말했다. 이런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라는 생각을 해버려서 고개를 내저었다. "피곤한 이오리도 귀엽네."라고 하는 선생님에게 가볍게 발차기를 했다. 이런 부분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옛날부터 그랬다. 평소에 다른 학생 상대로는 착실한 반면 내 앞에서는 왠지 모르게 변태같은 언동을 보인다.
겉보기엔 멋있는 주제에 가까이 오면 기분 나쁘다. 전자는 절대 본인한테 말하지 않을 거지만.
──그런데 그것이 왠지 특별 취급 받는 것 같아 조금 기뻤던 것도 절대 말할 수 없다.
선생님과 이야기하고 있으니 왠지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아서 조금 더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 선생님, 잠깐 시간 될까?"
왜인지 옛날 일이 조금 떠올라서, 자연스럽게 내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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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응... 하앙, 읏..."
"미, 미안 이오리. 아팠어?"
"응, 괜찮아. 그냥... 조금 간지러웠을 뿐이야."
"으, 응. 그럼 계속할게."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이오리의 발바닥을 번갈아 들어올려 정성껏 눌러가며 그런 생각을 했다.
발바닥과 발뒤꿈치, 발가락 끝을 리드미컬하게 주무르며 종아리에 손을 뻗었다. 그녀의 입에서는 요염한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어, 이를 악물지 않으면 무언가 저지를 것 같았다.
『밤새 일하고 나면 몸이 뻐근해져.』
『그렇구나... 아, 나 마사지를 좀 할 줄 아는데 해줄까?』
『하아, 마사지?! 누가 그런 걸... 아니, 모처럼이니까... 부탁해도 될까?』
『......어?』
이오리와 샬레 식당에서 밥을 먹은 뒤 허리를 두드리고 있길래 늘 하던 농담을 던졌다.
이오리 앞에서는 예전부터 자꾸만 놀리고 싶어진다. 그래서 오늘도 늘 그랬듯 이오리로부터 "변태!"라는 매도를 들으며 끝맺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뺨을 주홍빛으로 물들인 이오리로부터 OK의 대답이 돌아와버렸다. "다리 주물러도 돼?"라는 질문에도 "......선생님이라면, 좋아."라는 단호한 대답에... 왠지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럼 손을 뒤로 해줄래?"
이오리의 팔을 등으로 돌려 어깨뼈와 어깨뼈 사이 틈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히얏."하고 앙증맞은 비명을 지르는 그녀를 애써 의식하지 않으며, 틈을 벌리듯 손을 쭉쭉 움직였다.
팔꿈치를 90도 구부린 상태로 그녀의 팔을 어깨 높이까지 올렸다. 그대로 어깨뼈를 가운데로 맞추듯 천천히 뒤로 당기자 그녀의 입에서 요염하고 야릇한 신음이 새어나왔다.
"자, 끝이야."
"고마워, 선생님."
이오리가 "으응~"하고 등을 펴고 어깨를 빙글빙글 돌렸다. "가벼워졌어."라고 기쁜 듯 웃는 모습을 보면 견딘 보람은 있을 것이다.
"선생님, 피 난다."
안도하고 가슴을 쓸어내리는데 이오리의 손이 내 입술을 만졌다. 손끝에 붉은 피가 묻어 있었다. 분명 이성을 유지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깨물었을 것이다.
"헤에... 선생님도 조금은 동요했구나."
이오리가 기쁜 듯 히죽히죽 미소를 지으며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그녀의 등 뒤에서 이리저리 신나게 흔들리는 꼬리가 눈에 들어왔다.
왠지 부끄러워져서 고개를 푹 숙였다. "흐응~"하고 기쁨을 숨기지 않으며 이오리가 눈앞에 다가왔다. 놀리듯 내 옆구리를 찔렀다.
"선생님이라면... 신경쓰지 않으니까. 또 해줄 수 있어?"
소악마같은 미소를 머금고 손가락에 묻은 내 피를 핥았다. 언뜻 보인 그녀의 긴 혀는 핥은 피와 같은 깨끗한 석류색을 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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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히노미야 치나츠의 간호
"선생님...? 어딜 가시려는 거죠?"
"치, 치나츠..."
진료실 침대에서 일어나 막 나가려는 모습을 치나츠에게 들켜버렸다. 예쁜 눈썹을 치켜올리고 미간을 손가락으로 툭툭 치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가 화났을 때의 버릇이라는 것을 그녀와 관계가 긴 나는 잘 알고 있었다.
여신처럼 생긋 아름다운 미소를 짓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입술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윤기 나고 싱그러운 붉은 꽃잎이 미세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만약 선생님이 무리하게 가려고 하신다면 제가 전력을 다해 붙잡아두겠지만... 설마 일로 돌아갈 생각은 아니시겠죠?"
"아, 아뇨... 스트레칭만 잠깐 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됐어요."라며 원래의 미소로 돌아온 치나츠를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만에 하나라도 그녀를 화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지난 몇 년 동안 싫을 정도로 배웠기 때문이다.
『샬레에 의무실을 만드려고 하는데요.』
게헨나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의사 자격증을 딴 그녀로부터 그런 제안을 받았다. "월급은 많이 줄 수 없어."라는 내 말에 "언젠가는... 이럴 생각이었으니까요."라며 불평도 않던 그녀는 그 뒤 곧바로 샬레의 보건교사로서 일하기 시작했다.
키보토스는 여전하고 학생의 부상도 끊이지 않는다. 물론 각 학원에도 의무실은 마련되어 있지만 샬레와 같은 중립적인 조직에 존재한다는 의의는 컸다.
──하기야 의무실에서 가장 많이 도움을 받는 사람은 두말할 것 없이 나지만 말이다.
"선생님의 컨디션 관리도 제 업무의 일부니까요. 조금은 따라 주세요."
허리에 손을 얹고 꾸짖는 듯한 말투의 그녀 덕분에 확실히 최근 쓰러지는 일이 줄었다. 오늘도 아마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던 나를 그녀가 여기까지 옮겨주었을 것이다.
얌전히 침대로 돌아갔다. 사무실에서 가져왔는지, 치나츠를 서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내가 하던 일을 이렇게 돕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어서 나는 그녀에게 점점 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아, 그렇지. 선생님... 나중에 잠깐 시간 되시죠?"
그래서인지 생긋 웃는 귀신의 형상을 한 그녀의 권유로부터, 솔직히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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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작하셨다시피 선생님이 눈을 뜨기 전 메디컬 체크를 했는데... 결과가 보이시나요? 선생님... 또 한계까지 피로가 쌓여있었네요?"
눈앞에서 어깨를 축 늘어트린 선생님을 노려봤다. 항상 이렇다. 이 어른은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는다. 혹여 자신이 쓰러진다면 슬퍼할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언제나 자신은 뒷전이다.
그래서 싫은 역할이지만 나는 입이 닳도록 선생님을 다그친다. 당신 혼자만의 몸이 아니라는 것을, 그가 깨닫기를 바란다. 모처럼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 치만..."
"그치만? 그치만 뭐죠?"
"아, 아니... 그게, 쉬는 건 좋지만... 이건 좀..."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는 듯한 말투. 뭔가 말하려다 체념한 듯 입을 다문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안다. 하지만 이것만은 어쩔 수 없다. 선생님의 배에 두른 손에 힘을 주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또 빠져나가실 거죠?"
침대에 누운 선생님의 옆에 몸을 밀어 넣고 꼭 껴안았다. 뺨이 달아오르고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분명 이 고동도 선생님의 몸에 밀착한 내 가슴을 통해 전해지고 있을 것이다.
──조금 정도는 이렇게 독점해도 괜찮죠?
"후후, 선생님도 두근두근하고 계시네요."
"그건... 어쩔 수 없잖아. 치나츠도 마찬가지고."
"후훗, 맞아요. 그렇지만 이렇게 있으니 정말로... 행복하네요."
"치나츠... 언제나 고마워."
빙글, 선생님이 이쪽으로 돌았다. 그의 가슴에 볼을 대고 심장에 귀를 댔다. 그의 팔이 등 뒤로 돌아 나를 강하게 껴안았다. 셔츠 너머 내 볼에 선생님의 체온과 고동이 전해졌다.
──언젠가 이렇게 된다면, 그런 멋진 나날을 생각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나 행복한 기분이 들 줄은 몰랐다.
"선생님... 저는 지금 정말로... 행복해요."
자석처럼 우리 둘의 몸이 밀착했다. 기대를 담아 천천히 고개를 들자 선생님이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손이 뻗어 내 턱을 잡고──말로는 전해지지 않을 감정이 서로에게 흘러들어갔다.
댓글 12
오 좋은데
작가가 치나츠만 편애하네
온나츠 감안하면 선도부에서 야스확률 제일 높은 미친년임
치나츠 파트 좋다


치나츠 무친련... 무친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