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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학생들과의 인연 너머로 - 아리우스 스쿼드 편
/블루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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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시리즈)

이 글은 시리즈의 92~95편 분량을 담고 있음

오타·오역 지적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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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소개문

【블루 아카이브】학생들과의 인연 너머로

블루 아카이브의 인연 에피소드나 메모리얼 로비의 뒷이야기를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SS를, 『되도록』 매주 투고하고 있습니다.

(미보유 학생이 있어서, 그 부분은 자료나 스토리 등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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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키의 체온

빗방울이 떨어지는 굉음이 유리 너머로 들려오는 가운데, 샬레에서 홀로 쓸쓸히 업무를 처리한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폭우라, 당번인 학생에게는 오지 않아도 된다고 연락해 두었기에 이렇게 느긋하게 일을 하고 있지만…… 아무도 없는 환경은 오랜만이다.

잠깐 농땡…… 기분 전환 겸 창가로 가보니, 본래 창문으로 보여야 할 풍경이 전부 비로 덧칠해져 있다.

이렇게나 심한 비가 내리면, 걱정되는 학생이 몇 명 있다.

그 아이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제대로 안전한 곳에 있는 걸까.

그런 불안감만 커져가던 차에, 저 멀리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총학생회에서 긴급한 용건이라도 온 건가 싶어 나른하게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는 의외의 학생이 있었다.

「이 비 때문에 돌아갈 수도 없어서…… 민폐라면 바로 나갈게」

「“미사키⁉ 그렇게 흠뻑 젖어서는 감기 걸려. 금방 수건 가져올게”」

「그런 거 신경 쓰지 마……라니 바닥 적시고 있으니까 안 닦으면 오히려 민폐인가……」

미사키는 우산도 쓰지 않고 여기로 온 모양이다. 전신이 물에 젖어 바닥에 큰 물웅덩이가 생겨 있다.

샤워를 하게 하기 전에, 일단 수건으로 닦지 않으면 저체온증으로 감기에 걸리고 말 것이다.

급한 대로 근처에 있던 수건으로 미사키의 머리부터 닦아 나간다(내 개인 물품이지만 긴급 상황이니 참아달라고 하자).

「자, 잠깐, 선생님! 어린애도 아니고 혼자 닦을 수 있다고――」

「“얌전히 있어. 이건 명령이야!”」

「읏…… 명령, 이라면……」

미사키는 금세 얌전해진다.

선생으로서 학생에게 명령은 딱히 하고 싶지 않지만, 이런 위급한 때만큼은 용서해 주길 바란다.

「“다른 애들은 지금 어떻게 하고 있어? 근처에 있거나 해?”」

「오늘은 아르바이트 때문에 우연히 이 근처에 있어서 피난해 왔을 뿐이야. 아츠코랑 히요리는 제대로 비를 피할 수 있는 세이프룸에 있을 거고. 사오리는…… 어디에 있는지 짐작도 안 가」

「“그렇구나. 그래도 사오리는 이런 비 오는 날엔 제대로 어디선가 비를 피하고 있지 않을까?”」

「……그렇겠네. 그 사람은 컨디션 관리엔 엄격했으니까. 아마 그러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렇게 이야기하며 미사키의 머리부터 발까지 가볍게 닦느라 수건을 몇 번 짜내니, 물방울이 떨어지는 일은 없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축축한 상태라 빨리 따뜻하게 해주지 않으면…….

「“미사키, 따뜻한 샤워하고 와. 그리고 옷은 세탁이랑 건조 돌릴 테니까 세탁기에 넣어둬”」

「……그렇게까지 해주지 않아도 되는데, 명령인 거지? 여긴 선생님의 장소니까 규칙에 따를게」

「“그래, 명령 명령! 나오면 제대로 쉴 것! 이것저것 준비해 둘 테니까”」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말해도 안 듣겠지만」

미사키는 샤워실 쪽으로 향한다.

자, 이 사이에 이것저것 준비해야지…….

미사키가 샤워를 하는 걸 확인하고 나서(물론 문 너머로) 세탁기를 돌린다.

그리고 세탁이 끝날 때까지 입고 있을 옷을 두고…… 이걸로 됐다.

남은 건 바닥의 물을, 모 밀레니엄 학생이 놔두고 간 대걸레로 닦고…… 다음은 뜨거운 물도 끓여둘까.

「어…… 왜 이런 것까지 준비되어 있는 거야?」

샤워를 다 마쳤는지, 탈의실 쪽에서 미사키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거 새 거니까 괜찮으면 써. 가끔 이렇게 샬레에서 샤워하는 아이들용으로 비축해 둔 거니까!”」

「꽤나 준비성이 좋네. 마를 때까지라면 목욕 수건으로도 충분한데」

「“그럼 내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곤란하니까. 그건 그대로 받아주면 고맙겠어”」

「……공주랑 히요리한테 뭐라고 말해야 할지……」

그 말만 하곤, 얌전히 옷을 갈아입고 나와주었다.

린 쨩이 골라준 무지에 누구나 입을 수 있을 법한 티셔츠와 바지. 잠옷으로도 쓸 수 있는 훌륭한 물건이다.

하지만, 미사키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지 조금 기분이 안 좋아 보인다.

「“지금 따뜻한 음료 준비하고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따뜻한 음료라니, 선생님이 들고 있는 그거?」

미사키의 시선은, 내가 손에 들고 있는 코코아를 향해 있다.

「“맞는데…… 싫어해?”」

「싫어하진 않지만…… 왜 코코아야? 뜨거운 물이면 되는데」

「“코코아에는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작용이나, 냉증에 효과가 있거나 하거든. 이렇게 몸이 식은 직후에는 딱이라서. 자, 다 됐으니까 마셔봐”」

마시기 좋게 살짝 식힌 코코아를 미사키에게 건넨다.

그 손은 받아드는 데 아주 조금 망설였지만, 받아들고는 그대로 홀짝홀짝 마시기 시작한다.

「“어때? 맛있어?”」

「맛있고 뭐고 없어. 그냥 달콤한 코코아라고 느껴질 뿐」

「“그, 그렇구나…… 마실 수 있으면 전부 마셔버려. 제대로 영양을 섭취하면 감기 같은 건 안 걸리게 되니까 말이야”」

미사키는 이렇게 일일이 지시를 해두지 않으면 최소한으로만 일을 끝내는 버릇이 있으니까 말이지. 개인적으로는 히요리처럼 좀 더 탐욕스러웠으면 좋겠는데…….

「다 마셨어. 다음엔 뭘 하면 돼?」

「“음…… 미사키는 금방 돌아가야 한다거나 해?”」

「딱히…… 오늘은 한가한데」

「“그럼 빗줄기가 약해지거나 갤 때까지 쉬고 가면 돼. 타월 담요 덮고 앉아 있기만 해도 되니까”」

「거부권은 없는 거지. 그럼, 쉬어도 되는 장소로 안내해 줘」

「“이쪽 휴게실이라면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 거기서 쉬고 있어”」

「……딱히 오락거리엔 흥미 없는데」

일단 미사키는 휴게실에서 쉬게 하기로 하자. 그곳이라면 난방을 틀면 금방 따뜻해질 거고, 음료나 간식 같은 게 놓여 있을 터다.

미사키를 휴게실로 안내하고, 나는 일이 남아 있어서 집무실 쪽으로 돌아간다.

휴게실을 나올 때 미사키가 말없이 빤히 쳐다봤는데…… 무슨 용건이라도 있는 걸까? 뭐 이 거리니까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말해주겠지.

※ ※ ※ ※ ※

「“좋아, 업무 끝. 비는…… 조금 약해진 것 같네. 미사키한테 알려주러 갈까”」

그로부터 몇 시간 후. 드디어 오늘 분의 일이 끝났기에 밖을 보니, 어둑해지기 시작했지만 마침 비가 약해져 있었다.

우산이 있으면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으니, 미사키에게 전해볼까.

한동안 방치해 버렸으니, 아무 일 없으면 좋겠는데…… 조심스레 휴게실 문을 열어보니――

「응, 선생님. 일, 벌써 끝났구나」

미사키가 난방도 켜지 않은 채 바닥에 무릎을 안고 앉아 가만히 있었다.

정확히는 타월 담요를 한 장 걸치고 있었지만…… 이 비가 내려 기온이 낮은 와중에는 무척 추웠을 것이다.

「“엑⁉ 설마 난방 켜는 법을 몰랐어⁉”」

「……리모컨 저기 있고, 조작하고 싶었으면 언제든 했겠지만」

「“그, 그렇구나…… 설마 덥다거나?”」

「별로…… 어느 쪽인가 하면 춥지만, 선생님이 말한 대로 타월 담요 덮고 있었을 뿐이야」

「“조금 더 하고 싶은 걸 해줬으면 기뻤을 텐데……, 지금 하고 싶은 거나 해줬으면 하는 거 있어?”」

「………………명령? 이라면, 옆에 앉아 줘」

미사키가 말한 대로 옆에 앉는다.

「조금 더, 어깨가 닿을 정도로」

「“이, 이렇게?”」

미사키의 바로 근처에 다시 앉는다.

서로의 얼굴이 가까워져, 자세히 보니 미사키에게 짙은 다크서클이 생겨 있는 것을 깨닫는다.

잠을 잘 못 잔 걸까?

「……잠깐, 어깨 좀 빌릴게」

「“미, 미사키?”」

미사키는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더니, 그대로 움직이지 않게 된다.

점차 숨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니, 아무래도 피로 때문인지 잠이 든 모양이다.

으~음. 미사키의 명령이고, 움직이지 말고 이대로 있지 않으면 안 되겠지?

미사키의 체온은 예상대로 조금 차갑고, 이대로 곁에 붙어서 따뜻하게 해주지 않으면…….

그렇게 한 시간 정도 미사키가 잠든 뒤, 건조까지 끝난 옷으로 갈아입고 「오늘은 고마워」라는 한 마디와 함께 샬레를 떠났다.

나갈 때 선물로 컵라면이나 컵 스프 등 유통기한이 긴 것이나 음료를 들려 보냈으니, 당분간 식사는 문제없을 테지만…….

비는 이미 그쳤고,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

방금 전까지 내리던 비의 영향인지, 밖은 꽤나 쌀쌀하니 이 체온을 잃어버리기 전에 어서 실내로 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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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요리의 장보기

시내를 산책하던 중, 문득 시야 구석에 낯익은 인물의 그림자가 보였다.

커다란 짐을 짊어진 채 뒷골목으로 들어가길래, 신경이 쓰여 뒤를 쫓았다.

「이건…… 안 되겠네요. 이미 상해서 먹으면 배탈이 날 거예요. 아아, 위장약만 있으면 폐기 도시락 초밥도 먹을 수 있었을 텐데…… 역시 인생은 힘들고 괴로운 거네요……」

「“히요리, 아무리 그래도 쓰레기통을 뒤지는 건……”」

「히익! 서, 선생님!?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걸 알고!? ……역시 선생님의 손바닥 안에서 도망치는 건 불가능한 거군요. 이렇게 질질 끌려다니며 선생님과 만나다 보면 동정심에 샬레로 주워져서 애완동물처럼 삼시 세끼 낮잠 포함으로 사육당하게 될 거야……」

「“히요리가 원하지 않는 한 그런 일은 없을 테니까 안심해. 그보다…… 손을 닦는 게 좋겠어. 이걸 써”」

직전까지 쓰레기통을 뒤지던 히요리의 손에는 정체불명의 국물이 묻어 있어, 위생적으로 매우 좋지 않아 보인다.

마침 알코올 물티슈를 가지고 있었기에, 히요리에게 그대로 건네주었다.

「가, 감사합니다…… 그렇죠. 깨끗해지지 않으면 선생님 곁에 설 자격 따윈 없으니까요. 이렇게 점점 저를 깨끗하고 세련되게 꾸며서, 권력을 과시하는 도구처럼 다루시는 거군요……」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보다 어째서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었어?”」

「그게…… 두 사람에게서 물자 조달을 부탁받았습니다만, 지금은 돈도 없고, 어쩔 수 없이 필수품이 폐기로 나와 있다면 그걸로 대용할까 해서…… 요즘은 자판기 밑을 뒤져도 동전이 안 나오거든요…… 세상이 야박해요……」

아무리 그래도 쓰레기통을 뒤지는 걸 선생님으로서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만…… 그녀들은 동정받지 않으려 하고 있어서, 무언가 교환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 한 순순히 받아주지 않을 텐데…… 으~음. 어쩐다.

……그렇지. 이거라면――

「“히요리. 지금부터 장을 볼 건데, 짐 들어주는 걸 도와줄래? 그러면 히요리가 필요한 물건은 뭐든지 사줄게……”」

「뭐, 뭐든지요!? 최신호 『ron-ro』나 『BiBi』도 사주시는 건가요!?」

「“그것도 좋지만…… 먼저 부탁받은 물건부터 사고 나서 하자”」

아무리 그래도 부탁받은 일을 내팽개치고, 자기 물건만 가지고 돌아갔다간 두 사람에게 혼날 것이다.

「“그래서, 지금 부족한 게 뭐야? 약이 부족하다고는 했었는데”」

「그게…… 식량, 물, 약이랑 가능하면 여분의 속옷 같은 게 있으면 좋겠네요…… 핫! 이렇게 저희들에게 선생님 취향의 속옷을 입힌 학생으로 시중들게 하려는 거군요. 그렇게 밤의 샬레에 불려가서…… 으앙! 그렇게 첩을 늘려가는 거군요! 그럼 적어도 저를 정실부인 포지션으로――」

「“스톱 스톱! 딱히 살 옷을 지정하진 않을 거니까! 히요리가 좋아하는 걸 골라도 되니까!”」

뒷골목이라 인적이 드물다고는 해도 누가 이런 소릴 들으면 큰 문제다. 히요리와 둘이서 나란히 경찰 신세를 지는 건 여러모로 곤란하다.

「저, 정말인가요? ……에헤헤, 지금까지 아리우스에서 지급된 물건밖에 입을 수 없었으니까, 이걸로 잡지에서 본 것 같은 한 단계 위의 여자가 될 수 있겠네요……」

「“자, 그럼 바로 가볼까. 깜빡하는 게 없도록, 필요성 높은 물건부터 먼저 사러 가자”」

「그, 그럼 약이네요…… 이쪽에 드럭스토어가 있으니까요. 평소에는 뒷문으로밖에 안 가지만, 오늘은 당당하게 들어갈 수 있겠네요……」

히요리에게 이끌려, 안내받은 드럭스토어는 꽤 대형 점포라, 안으로 들어가니 드럭스토어 특유의 뭐든지 다 있는 진열 방식에 압도된다.

「와아…… 안은 이렇게 되어 있었군요. 항상 버려진 물건만 봐서 눈치채지 못했어요」

「“샴푸나 스킨로션 같은 것도 필요하지? 난 이걸 사러 온 것뿐이니까”」

「반창고인가요? 하지만 선생님은 다치지 않으셨잖아요?」

「“샬레의 비축분이야. 평상시 총격전으로 다친 아이들에게 써주다 보니 금방 재고가 떨어져서”」

「그, 그렇군요…… 저희도 싸움이나 분쟁에 휘말리는 일이 많으니 이건 필요하네요. 그 외엔 붕대나 연고 같은 것도 한꺼번에 살 수 있다면……」

「“그런 건 최우선으로 사도록 해. 그리고 다치면 가능한 한 샬레로 와. 치료라면 간단한 건 나라도 할 수 있으니까”」

「으으…… 이렇게 샬레에 눌러앉는 학생이 늘어가는 거군요…… 안 그래도 당번 경쟁률이 높은데, 다른 학생과 딱 마주쳐서 도둑고양이 소리 듣고…… 으앙! 그런 소릴 들을 바엔 차라리 샬레에 영원히 거주해서 아침부터 밤까지 선생님께 보살핌 받을래요!」

「“안 그럴 거니까. 그리고 보존성 좋은 식량이나 물 같은 것도 살 수 있으니까 일단 사서 코인 로커에라도 맡겨둘까”」

히요리네에게 필요할 법한 물건들을 골라 닥치는 대로 바구니에 집어넣는다.

그사이 히요리는 어떠냐 하면…… 눈에 띄는 걸 전부 바구니에 넣어서 이미 양손이 꽉 찬 모양이다.

……그 양, 정말 가지고 돌아갈 수 있어?

어떻게든 수만 엔이 넘는 쇼핑을 마치고, 다음은 의류를 사러 가게 되었다.

「“식료품 쇼핑은 끝났는데, 옷은 어디 사러 가고 싶은 곳 있어?”」

「옷은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는 경우가 정말 적어서…… 저도 잘은 몰라요. 입을 수만 있다면 뭐든 좋지만……」

히요리는 슬쩍 가방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러고 보니 그 가방에는 히요리가 애독하는 잡지가 들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럼 이쪽으로 가자. 분명 학생들이 자주 가는 가게가 있었을 테니까”」

「그렇군요. 그럼 따라갈게요……」

히요리를 데리고 큰길 쪽으로 이동한다.

분명 이 근처에…… 있었다, 있어.

「에? 여기는……」

「“히요리가 보던 잡지에 나온 아이가 입고 있던 옷이 분명 여기 팔고 있었던 게 생각나서 말이야. 시착만이라도 좋으니까 입어보는 건 어때?”」

「에, 그런…… 죄송해요…… 이런 선생님의 옷 갈아입히기 인형밖에 못 되는 제가 입었다간, 분명 비웃음 당할 거예요…… 선생님은, 보고 싶으세요?」

「“보고 싶어, 보고 싶어. 입어주면 기쁠 거야”」

「그, 그렇군요…… 에헤헤. 선생님이 보고 싶어 하시는 것 같으니 속옷을 포함해서 전부 살게요……」

지금까지 만족스럽게 옷을 고르는 일도 못 했을 테니까. 모처럼의 기회니 원하는 만큼 옷을 샀으면 좋겠다. ……이 카드가 한도액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히요리는 가게 안으로 들어가더니, 여러 옷이나 속옷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래도 여성용품만 파는 가게에 같이 들어갔다간 오해를 살 것 같으니, 계산할 때만 가게에 들어가기로 하자.

……왠지 히요리가 손짓하고 있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 어쩔 수 없지, 들어가 보자.

「서, 선생님. 이건 선생님이 보시기에 어떤가요? 추하거나, 그로테스크하거나, 안 어울리거나 한가요? 하지만 옷은 좋은 물건이니까 옷이 날개라든가 그런 거라든지……」

「“엄청 잘 어울려. 그걸로 괜찮으면 계산할까?”」

「으으…… 모처럼 사주시는 거라면, 이것도 저것도 같이! 그리고 아츠코 짱이랑 미사키 씨 몫까지 부탁드려요오!」

그렇게 이 뒤로도 몇 번이고 시착해서 내 감상을 요구하고, 그때마다 히요리에게 어울린다고 칭찬하자 바구니에 옷이 늘어가더니…… 결국 빠듯하게 카드 한도에 걸리지 않게 사고 퇴점한다.

어떻게든 쇼핑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걸로 지불할 때 카드를 못 쓰게 됐다면 살아있는 수치를 당할 뻔했다.

「핫, 그러고 보니 짐꾼을 하기로 한 약속이었죠. 저, 저는 뭘 들면……」

「“그러고 보니 이 반창고밖에 안 샀네. 그럼 이걸 들고 샬레까지 가볼까. 그리고 돌아가는 길에 밥이라도 먹고, 그 뒤에 히요리의 짐을 가지러 가자”」

「으, 으아앙! 모처럼 얻어먹는 거라면 회전초밥이 아닌 초밥이 좋아요오!」

이렇게 히요리의 장보기는 끝났고, 나중에 히요리에게 감사의 연락과 세 사람이 옷을 갈아입은 사진이 보내져 왔다.

이렇게 학생의 미소를 지킬 수 있었다면, 싸게 먹힌 쇼핑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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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츠코와 둘만의 학교놀이

「선생님…… 왔어.」

「“어서 와, 아츠코. 오늘 잘 와줬어. ……나머지 두 사람은 이제 오는 거야?”」

아츠코는 고개를 가로저어 부정의 뜻을 내비친다.

「으응. 두 사람은 바빠서 못 온대. 그래서, 나만.」

「“그렇구나…… 그건 아쉽네……. 일단 사오리한테도 이야기를 해보긴 했는데, 사오리도 바쁜 모양이라 못 올 것 같더라.”」

「……오늘은 나 혼자구나. 조금 아쉽네.」

조금 어깨를 늘어뜨리며 풀이 죽는 아츠코.

이, 이러면 안 되지. 오늘은 아츠코를 기쁘게 해주려고 부른 거니까.

여기서 하지 않으면 누가 아츠코를 행복하게 해 주겠나. 선생님으로서 솜씨를 발휘할 때잖아.

「“그, 그러면 맨투맨 수업을 받을 수 있겠네! 이건 키보토스 학생이라면 좀처럼 받을 수 없는 레어한 체험이야!”」

「……위로해 주는구나. 선생님은 상냥하네.」

「“그, 그으…… 그럼 슬슬 수업 시간이 됐으니까 교실 자리에 앉을까! 지각은 엄금이야.”」

「네에—. 당번일 때 정도밖에 온 적이 없어서, 선생님 수업은 무척 신선해……」

아츠코는 걷는 속도를 높여, 샬레 오피스 내에 있는 교실로 향했다.

……이렇게 교실로 향하는 게 4명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그걸 한탄하고 있어 봤자 시작되지 않는다. 오늘은 아츠코가 최고의 체험을 하게 해주는 게 목적이니, 내가 슬퍼하고 있으면 아츠코가 걱정하고 만다.

오늘의 목표는, 아츠코에게 “평범한” 학교를 체험시켜 주는 것.

여전히 쫓기는 신세인 그녀들에게 한순간이라도 좋으니 학교를 체험시켜 주려고 아리우스 스쿼드 전원을 초대했지만, 아무래도 다들 바빴던 모양이다.

어쩌면……, 아츠코만 올 수 있었던 건, 모두가 시간을 만들어 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확인은 안 했으니 확증은 없지만.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우선――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 출석을 부를게요…… 하카리 아츠코 양.”」

「네~에.」

교실에 들어와, 평범한 학교라면 으레 그렇듯 출석을 부른다.

……그러고 보니 키보토스에서는 BD 학습이나 온라인 수업이 메인이던가? 뭐 내 수업은 이게 평범한 거니까 용서해 줬으면 좋겠군.

「“오늘 수업은…… 쪽지 시험부터 시작할게요.”」

「시험…… 좀 불안해.」

「“괜찮아, 아마 아츠코라도 문제없이 할 수 있을 테니까.”」

오늘 쪽지 시험은 아츠코의 학력을 측정하기 위해 준비한 특별한 것으로, 간단한 중등부 문제부터 밀레니엄에서 채용되고 있는 고등 문제까지 준비했다.

이거라면 아츠코가 지금 어느 정도 학력인지 판단할 수 있겠지.

우선은 중등부 문제가 적힌 프린트를 책상 위에 올려두고, 교탁으로 돌아간다.

「“자, 시작해 주세요.”」

아츠코는 연필을 손에 쥐고, 문제를 풀기 시작한다.

쪽지 시험이고, 10분 정도면 끝날 걸로 예정하고 있는데…… 자, 어떻게 되려나.

※ ※ ※ ※ ※

「선생님. 다 했어.」

「“고생했어. 그럼 채점할게.”」

「두근두근.」

아츠코는 뜨거운 시선을 내게 보내온다. 어지간히 자신 있는 걸까? 뭐 중등부용 문제고, 역시 기우였나…… 어라? 이건…… 왠지 미묘하게 틀린 것 같은데…….

그 후 채점을 했지만, 군데군데 미묘하게 틀려서 점수로는 0점.

이것도 어려웠던 건가……? 아리우스는 도대체 어떤 교육을 하고 있었던 거지……?

「전부 틀린 것 같네. 그래도, 이걸로 선생님의 벌을 받을 수 있겠어.」

「“버, 벌? 그런 거 안 하는데……”」

「트리니티 아이가 낙제점을 받으면 선생님한테 벌을 받는다고 말하는 걸 듣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소문은 소문이었나 보네. 좀 실망이야.」

아츠코 양, 벌을 안 받았다고 해서 그렇게 노골적으로 실망하지 말아 주세요.

하지만, 이 문제는 대충 푼 건가…… 아츠코의 진짜 학력을 알고 싶은데…….

「“좋아, 그럼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상을 줄게.”」

「응. 그럼 이렇게 간단한 거 말고, 보람 있게 제일 어려운 걸로 내 줘. 진심으로 할 테니까.」

그 눈동자에는 투지가 깃들어 있었다.

여기서 대충 하는 게 들키면 아츠코는 화내겠지. 그럼, 나도 지금 있는 제일 어려운 문제를 낼 수밖에.

「“제한 시간은 30분. 시작!”」

이곳 키보토스의 최고 난이도 문제는, 이제 나조차 풀기 어려울 정도의 레벨이다.

아츠코가 이걸 풀 수 있을까……? 아무래도 너무 어려웠나?

그렇게 조마조마해 하며 아츠코의 상태를 지켜보고 있지만, 딱히 막히는 기색 없이 술술 펜을 놀리고 있다.

이건…… 설마?

「다 했어. 채점 부탁해.」

「“그럼, 채점할게……”」

답과 대조해 보니…… 정답, 또 정답.

아쉽게도 100점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80점대를 따내는 쾌거를 이룩했다.

「“대단하잖아 아츠코! 이 정도면 어느 학교를 가도 성적 우수자인게 틀림없어!”」

「이 정도도 못 하면, 아리우스에서 특수부대는 못 하니까. ……그래서, 상은?」

「그건 말이지…… 이제 급식 시간이니 거기서 줄게.」

시간도 이미 점심때에 접어들어, 배가 고프기 시작할 즈음이겠지.

학교에 따라서는 급식이 아니라 매점이거나, 직접 사 먹는 곳도 있지만, 모처럼이니. 학교에서만 맛볼 수 있는 걸 먹어줬으면 좋겠다.

급식을 가지러 잠시 교실을 뒤로하고, 준비해 뒀던 걸 데워서 가져온다.

「이게…… 급식인 거구나. 엄청 맛있어 보여.」

「“그럼 만든 보람이 있는걸. 많이 있으니까 사양 말고 먹어.”」

「이거, 선생님이 직접 만든 거야? 이걸 전부?」

「“맛 걱정은 안 해도 괜찮아. 게헨나에서 급식 만드는 사람한테 제자로 들어가서, 맛까지 봐달라고 한 거니까.”」

오늘 메뉴는 미역밥에 간 튀김(케첩 곁들임)과 시금치 숙주나물 무침 비슷한 것에 양파와 두부 된장국. 그리고 단골 메뉴인 우유팩을 붙여 보았다.

이건 내가 젊었을 적의 급식…… 분명 몇 가지 더 있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그건 기억나지 않으니 양해를 구하는 걸로.

「이렇게 호화로운 식사는 먹어본 적 없어…… 다들 같이 먹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조금이라면 며칠정도는 가니까, 가져가서 나중에 같이 먹어! 사오리는…… 연락이 닿으면 전해둘 테니까.”」

「삿 쨩의 자아 찾기가 끝날 때까진 내가 먼저 만날 수 없으니까. 선생님, 부탁드립니다.」

깊숙이 머리를 숙여 부탁해 온다.

이건…… 오기로라도 찾아서 먹여야겠군.

「“알았어. 그럼, 모처럼 데운 급식이 식으니까, 먹을까.”」

「그렇네.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양손을 모으고, 이렇게 식사를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먹는다.

……음, 간을 봤다고는 하지만 다시 데운 거라 걱정이었는데, 기우였던 모양이다.

아츠코도 한 입 한 입 천천히 음미하며 먹어 주고 있다.

「맛있어…… 역시 선생님. 매일 만들어 줬으면 좋겠을 정도일지도.」

「“아츠코를 위해서라면, 매일이라도 준비할게?”」

「……그건, 내가 거리를 아무 제한 없이 걸을 수 있게 되면 말이야. 안 그러면 선생님한테 폐를 끼치게 될 테니까.」

「“폐라니 그런 건 아닌데…… 언젠가 그날이 올 때면 반드시 요리를 만들어서 기다리고 있을게.”」

「응…… 나도 기다릴 테니까.」

그런 날이 오도록, 아니, 실현하기 위해 나도 노력해야지.

「그러고 보니, 상은 아직이야?」

「“아차 그랬지. 자, 이거 열심히 만들었어.”」

「이건…… 꽃을 본뜬 과자?」

「“네리키리*라는 과자인데. 팥소로 만들어진 거야. 이 모양으로 만드는 게 어려운데, 아츠코가 꽃을 좋아하니까 도전해 봤어.”」

*역주: 원문은 練りきり, 일본 화과자중 하나.부드러운 앙금반죽으로 겉을 만들고 그 안에 앙금을 넣어 빚은 화과자라고 함

동영상 사이트를 보면서 눈동냥으로 만들어 봤는데, 꽤 완성도 높게 만들어졌다.

아츠코는 눈을 반짝이며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이거…… 대단해…… 이런 꽃도 있구나. 고마워, 선생님.」

「“천만에.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으니까, 상으로 선생님 몫도 줄게! 난 언제든 먹을 수 있으니까 사양 말고 먹어.”」

「기뻐…… 아함…… 부드러운 단맛이네. 마치 선생님 같아.」

아츠코는 미소를 빛내며 네리키리를 먹어 주고 있다.

이걸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열심히 준비한 보람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그 후, 체육관에서 체육을 하거나, 꽃에 대한 공부회를 하거나 하며 이날의 학교 체험은 막을 내렸다.

아츠코는 조금 아쉬운 듯이, 선물로 들려 보낸 급식을 들고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

……이번에는 제대로 4명, 아니 5명이서 모일 수 있도록 세팅을 해야겠네.

------

사오리와 퇴근길의 한 그릇

심야.

겨우 일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이지만…… 저녁 먹는 걸 잊어버려서, 발걸음이 비틀거릴 정도로 배가 고프다.

……왠지 요즘 이런 일이 많네. 다음부턴 식사를 놓칠 것 같으면 편의점에서 밤에 먹을 몫도 사둬야겠다.

그건 그렇고, 이 시간에 열려 있는 가게는…… 오,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포장마차가 있네.

오늘은 여기서 먹기로 할까.

노렌*을 걷고, 자리에 앉으려고 하자――

*역주: 노렌 : 일본의 가게나 건물의 출입구에 쳐놓는 발

「손님…… 정말 괜찮은 건가? 먼저 병원에 가는 게 좋지 않나……」

「문제없다. 이 정도 부상은 일상적인 일이니까. 그보다, 주문을 받아줄 수 있겠나?」

군데군데 검붉어진 붕대를 감은, 낯익은 학생이 점주의 걱정을 받으며 자리에 앉아 있었다.

「“사오리, 아무래도 가게에 민폐가 되니까, 적어도 붕대는 새걸로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

「그 목소리는…… 선생인가. 설마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이런 가게에서는 용모도 중요한 건가. 그럼 붕대를 다시 감을 테니, 잠시 자리를 비우지」

「미안하구만. 번거롭게 해서 미안하지만 그렇게 해주면 고맙겠어」

사오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포장마차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붕대를 갈고 있다.

블랙마켓의 가게라면 피가 묻은 사람이라도 괜찮을지 모르지만, 여기는 사람 통행도 있는 장소니까…… 아무래도 깨끗한 상태가 아니면, 걱정이나 폐를 끼치고 말겠지.

「손님…… 저 아이랑 아는 사이인가? 갑자기 그렇게 다친 애가 와서 깜짝 놀랐네」

「“소란 피워서 죄송합니다. 저 아이도 좋아서 저렇게 된 건 아닙니다만……”」

「그럼 얼른 그런 골치 아픈 일에서 벗어나면 좋겠구만. 주문은 정했어?」

「“그럼, 라멘 2인분. 한쪽은 토핑 전부 얹은 걸로 부탁드려요”」

「알겠어. 저 아이가 돌아올 때쯤에 맞춰서 내줄 테니까, 손님도 조금만 기다려 줘」

점주는 조리 준비를 시작한다.

테이블에 놓인 물을 근처 컵에 따라 사오리가 앉아있던 쪽에 둔다.

응? 봉투가 그대로 놓여 있는데……. 자세히 보니 돈이 삐져나와 있다.

옆자리가 나였으니 다행이지, 아무래도 너무 무방비하잖아…….

「돌아왔다. 이걸로 됐나?」

「오, 꽤 깔끔해졌구만. 그렇다면 문제없어. 이건 수고하게 한 몫의 서비스다, 사양 말고 먹어」

「음, 나는 주문할 만큼의 돈만 가지고 있는데…… 이건 받을 수 없다」

「가하하! 이건 “뒷골목”이랑 달라서 돈은 안 받아! 말 그대로 무료니까 사양 말고 먹으라고!」

「미안하다. 예전에 속아서 요금을 덤탱이 쓴 적이 있어서…… 공부가 되었다」

「“제 몫까지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이 매콤한 멘마 맛있네요…… 그럼 추가로 교자 두 접시! 앗, 먼저 사오리의 라멘도 주문해 버렸는데, 괜찮다면 교자도 먹을래?”」

「아, 아아. 하지만, 요금은――」

「“괜찮아. 내가 낼게. 사장님, 부탁드릴게요”」

「알겠어! 금방 준비해 줄 테니 기다려」

철판에 기름을 두르고, 교자가 예쁘게 늘어서자 맛있는 냄새가 주변에 감돈다.

「미안하다 선생. 여기에 있는 돈의 대부분은 쓸 예정이 있는 거야」

「“그럴 거라 생각했어. 하지만, 그렇게 소중하다면 몸에서 떼어놓지 않고 가지고 있는 게 좋아. 내가 있었다고는 해도 누군가 달려와서 가져가 버리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으니까”」

「그 경우에는 쫓아가서 제압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선생이 그렇게 말한다면 앞으로는 그렇게 하겠다」

이렇게 상처입으면서 열심히 손에 넣은 돈도 생활비나, 아리우스 스쿼드의 세 사람에게 보낼 예정이겠지.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사오리의 노력이 보상받을 수 있도록, 이렇게 한턱내는 건 나의 이기심일까? 아니, 분명 그렇지 않을 거야. 챙겨줄 수 있을때 챙겨주는게 나의 철칙이니까!

「하지만, 나는 선생에게 해줄 수 있는 답례가 떠오르지 않아. 가르쳐다오 선생. 내게 뭘 원하지?」

「“음~ ……그럼, 지금부터 나올 요리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봐도 될까?”」

「그런 걸로 괜찮은 건가? 선생은 꽤 특이한 취미를 가지고 있군」

「“딱히 그렇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른은 누구나 아이가 맛있게 먹는 걸 보는 걸 정말 좋아하니까”」

「그런 거지! 자 기다렸다! 토핑 듬뿍 얹은 라멘은 아가씨 주면 되는 거지?」

「“네, 저는 보통 걸로요”」

「그럴 수가…… 그쪽은 선생이――」

「“이렇게 많이 먹으면 속이 더부룩해지거든, 슬픈 일이지만 말이야……. 괜찮다면 먹어주면 고맙겠는데……”」

「……미안하다. 아니…… 이럴 때는 고맙다고 해야 하는 건가」

「부부 만담을 하고 있는 사이에 교자도 다 구워졌어, 뜨거울 때 들어」

「“감사합니다. 그리고 선생과 학생입니다”」

「이렇게나 맛있어 보이는 걸 먹을 수 있다니…… 이것도 공부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월급날에 오길 잘했다. 정말 고맙다, 선생」

「“그럼 식기 전에 먹을까.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이렇게 퇴근길에 한 잔 하며 먹는 라멘은 각별히 맛있고, 지친 몸에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영양이 구석구석 스며든다.

그야말로, 이걸 위해서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

옆을 보니, 사오리가 후루룩후루룩 면을 들이키며, 라멘 위에 산처럼 쌓인 토핑과 씨름하며 먹고 있다.

아아, 이렇게 학생이 밥을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교육자로서 이보다 더 기쁜 일은 없다.

바라건대, 앞으로 이렇게 맛있는 걸 먹고 살아갈 수 있게 된다면…… 친구와 다시 식사를 함께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도록…….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이끄는 것도 나의 의무, 내일도 이 광경을 지킬 수 있도록 전력으로 직무에 임하자고 생각하게 된다.

「응? 선생, 눈에 먼지라도 들어갔나? 눈물이 나는데……」

「“그, 그래. 국물이 좀 튀어서 말이야…… 아하하……”」

「그거 안 되겠구만. 자, 티슈 빌려줄 테니 코 풀어」

「“감사합니다…… 훌쩍……”」

이렇게 사오리와 식사를 함께하고, 사오리의 배가 가득 찰 때까지 먹였다.

식사를 마칠 때쯤엔 사오리의 매끈한 배가 조금 볼록하게 부풀어 있어서…… 좀 너무 많이 먹였나?

하지만, 귀여운 아이일수록 많이 먹여야지. 젊을 때가 아니면 이렇게 먹는 것도 불가능하니까. 특히 몸이 자산인 사오리라면 더더욱 제대로 먹지 않으면 안 되겠지.

다음에도 기회를 발견하면 잔뜩 먹이기로 하자, 꼭 그래야지.

「잘 먹었다. 고맙다, 선생」

「“응. 다음번엔 스쿼드 전원이서 함께 먹을 수 있으면 좋겠네”」

「아아, 그때는 이 가게에서 선생도 함께 먹는거다」

「“가게가 작아서 꽤 꽉 낄 것 같지만…… 그래도, 불러준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올게! 즐겁게 기다리고 있을게”」

그런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사오리와 헤어져 귀갓길에 오른다.

평소와는 조금 다른 퇴근길. 샬레를 나왔을 때와는 달리, 조금 따뜻해져서 돌아갈 수 있었다.

--------

다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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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6.02.19번역

소설핫산) 학생들과의 인연 너머로 - 아리우스 스쿼드 편

#아리우스 스쿼드#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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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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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2026.02.1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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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ㅇ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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