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02자
“흥흐흥~♪”
기분 좋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마치 스킵이라도 할 것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는 트리니티 종합학원 교문을 지나 티파티로 향한다.
“미카미카하게 해~ 줄게~♪”
전에 음악의 역사를 다룬 BD로 시청했던 클래식 전파계 송(자신이 유치원 시절에 만들었던 노래)을 어느새 따라 부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약 5분 후였다. 주위 학생들이 웅성거리면서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역시 부끄러워져서 관둔다.
하지만 이 정도 부끄러운 걸로 지금 내 기분에 찬물을 끼얹을 수는 없다. 왜냐면…
(흐흥♪ 왜냐면… 나는 새해 첫날부터 선생님이랑 달콤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니까☆ 감주만으로도 달달하게… 막… 에헤헤헤…)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떠올릴 때마다 자연스레 입꼬리가 올라가고, 얼굴이 흐물흐물해진다. 하지만 별 수 없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자기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어머, 새해부터 마녀가 괴상하게 웃고 있네요.”
“정말이네. 불길하게시리.”
“후후후, 하지만 액막이로 쓰기에는 마침 딱이지 않나요, 여러분?”
“크크크, 그것도 그렇네요.”
“나이스 아이디어♪”
“...너희들.”
내 앞을 세 명이 가로막았다. 이들은 파테르 분파에 있었던 내 전 부하들로, 바로 나― 미소노 미카가 촉발한 사건으로 인해 학교 내에서 정치적인 입지가 급락한 것을 계기로 나를 깊이 원망하게 되어 괴롭힘의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 타인을 괴롭히기 위한 열정과 게헨나를 향한 차별적인 감정 말고는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불쌍한 여자애들이다.
그래도 나를 존경하고 흠모했던 시기가 어느 정도는 있었고, 그녀들이 몰락한 것에 어느 정도 내 책임도 있기 때문에 평소에는 강하게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또 셋이 모였네.”
그러면서 동정 어린 눈빛을 보내자 재미있다는 듯이 반응했다.
“엉? 뭐래? 그게 뭐 어쨌다고?”
“시비라도 거시려고요?”
“설날에 친구들끼리 모였는데 무슨 문제라도?”
일제히 울어대는 뻐꾸기 무리. 그런 그녀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평소보다 마음이 평온해졌다.
“아니~ 딱히~ 별로 문제될 것도 아니고~ 새해 첫날부터 친구들끼리 사이좋게 모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 난~.”
빠직. 그런 소리가 공기 중으로 퍼져나가는 것 같았다. 눈썹 사이에 미용적으로 문제가 될 만큼 주름이 생긴 가운데 여자가 내 쪽으로 다가온다.
“역시 바보 취급 하고 있네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솔직하게 말하시는 게 어때요?”
그래, 맞아. 그렇게 뒤에서 따라오는 외침. 나는 입꼬리를 들어올리며 살짝 웃음을 터뜨린 뒤에 입을 열었다.
“딱히 너희들을 바보 취급하는 게 아냐… 왜냐면 불쌍하잖아. 아무리 새해 첫날부터 ‘그런 상대’를 만나지도 못하고 자기랑 수준 똑같은 애들끼리 어울리는 것밖에 못한다고… 바보 취급하면 불쌍하잖아… 킥킥… 아, 미안! 방금 그거 일부러 그런 거 아냐? 아하하☆ …내가 좀 더 잘났다고… 나도 모르게 웃어버려서 미안해?”
말했다. 너무 솔직하게 말해버리긴 했어도 왠지 모르게 속이 후련하다. 배를 움켜쥐고서 그녀들을 쳐다보자 역시나 열받음 MAX인 표정이었다.
“이… 이런… 망할 마녀가아아아아!!!”
“지금 당장 날개 뜯어다 후라이드 치킨 새해맞이 대특가 해버릴까 보다아아아!!!!”
“네가 그렇게 사람을 깔보는 태도가 예전부터 존나 싫었다고오오오!!!!”
화를 내며 총을 겨누는 세 명의 멍청한 면면들. 그런 그녀들에게 나는 엄지를 치켜들고 미소를 지으며 내 뒤를 보여줬다. 정의실현부의 순찰. 가운데 있던 여자가 괴로운 표정으로 이를 악물고서 총을 내려놓고는 동료들에게 시선을 돌리자 다른 두 사람도 마지못해 따랐다.
“크윽…”
“칫…”
“...할 수 없죠. 다음에 두고 보세요, 마녀.”
삼류 악당 특유의 빈정거리는 대사를 남긴 뒤 세 바보들이 떠나갔고, 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이야. 새해 첫날부터 멍청한 여자애들을 상대하고도 내 마음은 여전히 맑았다. 고마워, 선생님. 고마워, 알코올 도수 1% 미만인 감주야.
(일단… 어제 있었던 일을 나기 쨩이랑 세이아 쨩한테 잔뜩 자랑해야지☆ 약속도 안 하고 온 거지만 늘 그러니까 괜찮을 거야☆)
나는 발걸음을 재촉해 티파티의 다실로 향했다.
찰싹!!!!!
오곡♡!
“...왜…”
찰싹!! 찰싹!! 찰싹!!!
히익♡! 히끅♡!! 응기이이잇♡!!!
“어째서…”
찰싹!!!! 찰싹찰싹!!! 팡!!!
으극♡!! 흐읏♡♡!! 히윽♡!! 끄으으♡♡♡♡!!!!
……
………
…………
“선생님… 왜 나기 쨩 엉덩이를 때리고 있어?”
티파티의 다실 문을 열고 힘차게 안으로 들어선 내 눈앞에 펼쳐진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원형 테이블에서 조금 떨어진 의자에 선생님이 앉아 있고, 그 무릎 위에는 내 10년지기 소꿉친구가 엎드린 채로 누워 있다. 그리고 10년 넘게 같이 지내온 내가 여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표정으로 끙끙 소리를 내면서, 입술에서 침을 흘리면서 헐떡이고 있었다. 그녀가 그런 심한 꼴을 하고 있는 이유는 분명했고― 그 이유는…
찰싹!!
“흐그으윽♡♡♡!!! …응기이이이잇♡♡♡!!!”
선생님이 무릎에 앉아있는 나기 쨩의 엉덩이를 계속해서 때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찰싹!! 찰싹!!!!
“오고고오오오옥♡♡♡!!!”
…소리로 보아하니 상당히 힘을 줘서 때리고 있다는 건 틀림없다. 하지만 아무리 키보토스인으로서 평균적인 지구력밖에 없는 나기 쨩이라지만 헤일로도 없는 선생님이 온 힘을 다해 때린다고 해서 저 정도로 아플까?
찰싹! 찰싹! 찰싹! 찰싹!!
“꺄흐으으으응♡♡♡!!!!”
아니, 잘 보니 선생님은 양손에 갈색 장갑을 끼고 있다. 저게 밀레니엄 정도의 과학기술로 만들어진 물건이라면 선생님이 손바닥으로 후려치는 정도로도 총알만큼 대미지를 입힐 수 있을 것 같다.
“나기사…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까… 힘내!!!”
선생님이 왠지 모르게 따스한 표정으로 나기 쨩에게 말을 걸면서 격려를 한다. 하지만 풍만한 엉덩이(내가 이렇게 표현해도 지금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을 것이다)에 손을 내리치는 속도는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찰싹찰싹찰싹찰싹!!!!
“으그그으윽♡♡♡!!! 선생님의 궁디팡팡으로 가버려요오오옷♡♡♡!!!!!”
얼굴 전체가 주홍빛으로 물들어 있고, 동시에 눈물 콧물 범벅이 된 내 소꿉친구는 료나 계열 만화나 망🌕타로*의 작품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표정으로 계속 소리를 지르면서 선생님의 격려는 물론 방에 들어온 내 존재를 눈치 챈 기색조차 없다… 뭐, 그건 선생님도 마찬가지인데. 그는 분명히 내 소꿉친구를 스팽킹하는 데 열중하고 있었다… 그것도 진지한 표정으로.
*병맛 개그만화를 주로 그리는 일본 만화가. 흉측한 그림체로 유명함
“나기사! 마지막 5방이야! 출력이 조금 올라갈 건데, 힘내!!”
“...흐에!?”
찰싹! 찰싹! 찰싹!!! 찰싹!!!!!!
“...♡♡♡♡♡♡♡!!!!!”
더는 신음소리조차 나오지 않는지 나기 쨩은 눈을 하얗게 까뒤집고는 두 다리를 발끝까지 쭉 뻗는다.
“라스트!”
찰싹!!!!!
“...옷♡♡♡♡!!!!! …휴우…”
나기 쨩이 열린 입에서 숨을 내뱉음과 동시에 그녀의 헤일로가 떨리더니 사라졌고, 그 몸이 선생님의 무릎 위에 힘없이 늘어졌다.
……
……
……
…뭐야 이게?
“미, 미카!?”
드디어 나를 발견한 선생님이 몹시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무릎 위에 무참하게 가버린 얼굴로 기절해 있는 소꿉친구를 올려놓은 채로.
“아니야, 이건!! …아니, 아닌 건 아니지만 미카가 생각하는 거랑은 좀 다르다고 해야 되나…”
“...있잖아, 선생님.”
내가 조용히 입을 열고 그에게 한 발짝 다가서자 그는 완전히 항복하는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네, 말씀하세요.”
“내가 무슨 표정을 지어야 돼?”
“어?”
“설날 분위기를 만끽하려고 티파티에 말없이 방문했는데 내 소꿉친구가 존경하는 사람이랑 같이 SM 플레이에 열중하고 있고, 처음 보는 표정으로 망가져서 실신해 있는 모습을 봤는데 난 대체…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까?”
“...웃으면 된다고 생각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선생님을 때릴 뻔했다. 그의 얼굴이 목과 생이별을 하지 않았던 것은 그 순간 문이 열리면서 들어온 또 다른 티파티 멤버가 그보다 더 심한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오, 미카… 후, 후훗… 뇌가 망가진 듯한 당신의 표정은 제법 유쾌하고 웃기지만요, 이제 슬슬 설명을 들어보시지 않겠어요?”
세이아 쨩의 얼굴에 닿기 직전에 내가 어떻게든 주먹을 멈춘 덕분에 세이아는 전치 1주의 입원치료로 끝났다. 등장하자마자 바로 다운된 절친을 대신해서 선생님이 무거운 입을 열었다.
“미카, 우리는 SM 플레이를 하던 게 아니야.”
“그럼 대체…”
이 나기 쨩의 행복해 보이는 표정을 어떻게 설명하려고? 그렇게 물어보려던 내게 선생님은 고요한 눈빛을 보내며 제지했다.
“너는… ‘패널티 제도’라는 거 알아? 총학생회가 최근에 도입한 새로운 제도인데…”
“그건 아는데…”
패널티 제도― 이야기쯤은 들어본 적이 있다. 원래부터 초법적인 권한을 가진 연방수사동아리 ‘샬레’에 학생 징계권을 부여해서, 규칙을 어기거나 위험한 활동을 멈추지 않는 학생에게 패널티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였나?
“그게 뭐 어쨌다고? 아니 잠시만…”
나는 허공에 엉덩이를 내민 채로 기절해 있는 소꿉친구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가설 하나를 떠올린다.
“설마… 선생님이 나기 쨩한테 패널티를 부과했다는 거야?”
선생님이 어정쩡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설마 그럴 수가… 그 말은… 즉…
“패널티라는 게 설마… 엉덩이 때리기야? 이런 애들한테나 할 체벌을 어른이 여고생한테 하는 게 패널티라니… 그렇게 말하려는 거야?”
선생님이 무릎 위에 있는 나기 쨩을 의자에 앉히더니 자기 자신은 바닥에 정좌를 했다.
“...뭐라 할 말이 없는 정론이네. 맞아― 나는 그런… 성희롱에 갑질이 악마화 합체한 것 같은 징벌을 방금 전 네 소꿉친구에게 집행했어.”
그리고 훌륭한 움직임으로 도게자를 했다.
“정말 미안해. 때리고 싶으면 얼마든지 때려 줘. 쏘고 싶으면 아무 데나 쏴 줘. 나는 네 친구에게 상처를 줬어… 그러니까 네게는 분노를 표출할 권리가 있어.”
“그, 그게 무슨…”
물론 방금 전에는 나도 모르게 손이 나갈 뻔했지만, 자기 잘못을 제대로 인식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선생님을 아프게 만들다니 그런 짓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어.
나는 고개를 저으며 선생님 앞에 쪼그려 앉았다.
“선생님… 고개 들어.”
“...미카.”
고개를 든 선생님은 세습을 받기 직전의 사무라이 같은 신묘한 표정이었지만, 그 눈빛은 어디까지나 정직했고… 그래서 나는 그 순간 그를 용서하기로 결심했다.
“선생님이니까… 나기 쨩한테 그런 짓을 한 젓도 분명 사정이 있었겠지.”
“......”
그는 입을 꾹 다문 채로 굳어 있었다. 아마도 나기 쨩의 명예를 위해 침묵을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방금 전 그 모습을 보면 아무리 명탐정이 아니더라도 짐작할 수 있다. 아마… 나기 쨩이 스스로 선생님에게 벌을 달라고 부탁했을 것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었는지… 변태적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인지는 모른다. 그래도 소꿉친구인 나는 알 수 있다.
“......으음… 흠냐흠냐… 후훗… 후후훗… 선생님…”
지금 행복해 보이는 표정으로 자고 있는 그녀가 자신과 같은 남자를 짝사랑하고 있고, 그런 남자에게 거칠게 대접받는다면 분명히 기뻐할 것이라는 사실쯤은 알 수 있다. 나기 쨩은 숨기고 있는 모양이지만, 성적 취향이라는 건 일상 속의 무심한 대화나 몸짓 하나하나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다. 선생님은 내 시선을 똑바로 받아들이고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패널티를 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제3자에게 함부로 밝힐 수 없어. 설령 소꿉친구라 해도.”
“딱히 상관없어… 어느 정도 상상이 되니까. 그보다… 선생님, 알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얼굴을 가까이 하니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은 질게. 네 부탁을 될 수 있는 한 뭐든지 들어줄게.”
“그럼…”
나는 검지를 세우고서 선생님이 끼고 있는 갈색 장갑을 가리키며 히죽 웃었다.
“나한테도 나기 쨩한테 한 거… 아니, 나기 쨩한테 한 것보다 더한 짓… 해 줄래?”
아마도 나기 쨩과 똑같은 정도로는 마사지하는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요구하는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내 예상대로 선생님은 난색을 표했다.
“아니, 요즘 들어 착하고 성실하게 갱생의 길을 걷고 있는 너한테 벌을 주라니… 그럴 수는…”
“벌점이 모자라다는 거야? 나기 쨩은 때렸으면서?”
벌점― 그것이 쌓이면 쌓일수록 벌은 무거워진다. 그 정도쯤은 알고 있었다.
선생님이 미안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기사는… 연하장으로 위장한 카드로 내 인권을 사려고 했다가 순식간에 패널티 포인트가 엄청나게 늘어났어. 앗, 말해버렸네…”
“뭐 하는 짓이야… 나기 쨩…”
고민이 되었다. 내 소꿉친구는 사교의 장에서는 훌륭한 숙녀로 보이도록 행동하지만 내면은 그에 비해 개판… 아쉬운 점이 있다는 점은 안다. 하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미카… 나기사를 너무 비난하지 말아줬으면 해. 그녀도 혼자서 호스트로서 열심히 일해왔던 만큼 이래저래 쌓여있었을 거야.”
“응…”
여전히 무르구나 싶으면서도 선생님의 그런 부드러움과 학생에게 보내는 무한한 신뢰가 그의 매력이고 내가 좋아하는 부분이라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렸다.
“그럼… 결국 내 벌점이 부족한 게 문제라는 거네.”
“...하나 말해두자면, 벌을 받으려고 일부러 나쁜 짓을 하는 건 금지야. 왜인지 그런 학생들이 끊이지 않지만.”
…역시나. 내가 이런 말을 할 입장은 아니지만, 키보토스 학생들은 하나같이 성적 취향이 비뚤어져 있다. 결국 그것도 다 눈앞에 있는 이 어른 때문이기는 해도.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일부러 나쁜 짓을 하는… 구나. 선생님한테 미움받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런 짓은 안 해. 그런데 내 벌점은 지금 몇 점 정도야?”
“0.”
“에!?”
“이 제도가 시작된 이래로 미카가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야. 좋은 일이잖아.”
“...그렇긴 한데…”
난감하다. 나기 쨩처럼 자금력이 되는 것도 아니니까 선생님을 매수할 수도 없고, 또 선생님의 신뢰를 배신하고 나쁜 짓을 할 용기도 없다.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어쩌지… 나도 선생님한테 혼나고 싶은데…)
가슴에 뜨거운 무언가가 차오르고, 별 것도 아닌 일에 진심으로 울고 싶어졌던 그때 갑자기 알림이 울리고, 앞에 있는 선생님이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보더니 눈을 크게 뜬다.
“그, 그럴 리가. 설마…”
“왜 그래, 선생님?”
“미카의 벌점이… 점점 올라가고 있어! 방금 막 나기사를 넘었어!!”
“...에?”
티파티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분수대 광장 벤치에서, 세 명의 트리니티 학생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악의에 찬 미소를 지으며 환담을 나누고 있었다.
“후후훗… 순조롭게 수치가 오르고 있어요.”
“보아하니 잘 된 모양이네. ‘누명을 씌워서 미소노 미카의 벌점을 왕창 올려버리자’ 작전이.”
“전 파테르 분파 정보원 출신인 제가 진심으로 하면 이런 정보 공작쯤이야… 별 것도 아니에요. 이제 그 여자는 틀림없이 애들마냥 샬레의 선생님에게 매를 맞겠죠!”
“아무리 그 여자가 강하다지만 그 선생님을 거역할 리가 없으니 부끄러운 꼴로 매를 맞겠죠… 그 쓸데없이 큰 엉덩이에. 아하하, 상상만 해도 웃기고… 그 무엇보다 유쾌하네요!!”
“게다가 정보대로라면 그 여자는 선생님을 사랑하고 있을 테죠. 좋아하는 상대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강제로 보여주고, 신체에서 부끄러운 부위를 계속해서 손바닥으로 두들겨 맞는다니… 그건… 그건…”
세 사람은 서로 마주보더니 불안한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저라면… 그냥 흥분할 것 같은데요.”
“...나도. 지금 당장 화장실에 가고 싶어질 정도야. 혹시 우리가 적한테 도움을 준 거 아닐까?”
“......그럴지도 몰라요.”
트리니티 모브들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뛰어갔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그들이 증오하는 미카의 벌은 이미 시작되었다.
‘미안, 미카…’
‘.......♡♡♡♡♡”
훗날, 세 사람은 선생님에게 자신들이 행한 정보공작과 괴롭힘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고, 그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았다.
“...알겠어.”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일어나는 선생님을 보고 세 사람은 속으로 환호성을 지르거나 좋았어 포즈를 취하며 흥분감에 뺨을 붉혔지만, 그는 그 장갑을 끼는 대신에 오른쪽을 바라보았다.
“...그럼, 오늘은 대리인에게 맡길게.”
“...에?”
“...뭐?”
“...응?”
그러자 사무실 문이 철컥 열리더니 들어온 사람은…
“야호~☆ 다들 안녕~♡”
환한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며 들어온 이는― 미소노 미카. 세 사람의 표정이 얼어붙었다.
“어라? 왜 그래, 너희들?”
그녀는 입꼬리를 서서히 올리며 트리니티 모브 하나하나와 눈을 맞추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무슨… 마녀라도 본 것 같은 표정을 하고서는.”
다행히 미카는 자신을 몇 차례 괴롭히고, 함정에 빠뜨렸던 옛 부하들에게 그다지 복수심을 품고 있지는 않았다.
찰싹.
“아흐으으으윽!!!!!!!”
그래서 그녀는 트리니티 모브들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최대한 자비심과 애정을 담아 훈계하기로 했다. 최대한 힘을 주지 않고 자비롭게, 톡톡 가볍게 두드린다.
찰싹.
“끄오오오옥!!!!!!!”
또한 횟수도 원래는 100회가 넘지만 그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에 특별히 10회로 줄여 주었다.
팡, 팡.
“히끄으으으으윽!! 흐으윽!!!”
그런 미카의 ‘너그러운 체벌’은 트리니티 모브들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심어주었고, 그대로 의식을 잃은 요실금 상태로 구호기사단에 의해 이송된 세 사람은 세이아가 있는 침대 근처에서 3주 동안 입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동안 단 한번도 똑바로 누울 수 없었다는 사실은 말할 필요도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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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얼탱이가 없네 ㅋㅋㅋㅋㅋㅋ

결말이 왜 저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