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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그리고 모든 증오가 시작되는 곳(외전5)-수치심 없는 이즈미모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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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보충수업부가 히마리와 노아를 믿고, 그대로 아비도스에 데리고 왔다면?)

"설마, 정말로, 이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을 줄은... 죄송합니다. 제가 조금 더 빨리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아냐, 지금이라도 이렇게 만나게 되니 정말로 다행이야."

"다행인.. 걸까요."

히마리의 눈에는 선생의 모든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면, 결코 괜찮다는 말을 입에 담을 수가 없었다. 얼굴에 감겨져 있는 붉은 천, 약지와 계지가 잘려 나간 왼손, 팔에 감겨진 하이얀 붕대. 그리고.. 지금 막 손에 새겨진 새로운 상처와 거기에서 흐르는 선홍빛의 피. 무엇 하나 다행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이 몰골을 보고 다행이라 말할 사람이 대체 어디에 있겠는가.

"처음부터 의심했었어야 했습니다. 그랬다면, 선생님이 이런 꼴이 되지는 않았을 건데.. 전지(全知)도 이제 치워 버리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천치(天痴)였군요."

"그렇게 자책하지 마. 이런걸 예측하면 신이게? 어쩔 수 없는 거니까."

"그런 건 변명이 될 수 없습니다. 초현상특무부의 부장이라는 사람이, 이런 초현상이 벌어졌었는데도 초기 대응도 하지 않고 방치를 했는데, 이건 명백한 제 실책입니다."

늘 자신이 넘치던 초천재는 감히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어쩌면 자신이 처음부터 정신을 붙잡고 있었더라면 분명 더 나은 쪽으로 결과를 이끌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할 수 있었지만, 그리하지 못하였음에 소녀는 자책했다.

"됐어, 그만!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는 거야. 중요한 건 앞으로의 일이고, 난 지금 네가 이렇게 해주되었다는 사실이 정말로 다행이라 생각해."

"선생님...."

"내가 아는 아케보시 히마리라는 사람은, 그렇게 축 처져 있는 사람이 아니지? 기운 내라고."

선생 자기 상황에 죄스러움을 느껴 히마리가 저러하다면,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선생은 그리 생각했다. 그래서 환히 웃었다. 다만 그 행동은, 히마리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그러나 히마리는 똑똑한 학생이다. 감정에 따르며 더 우울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건 선생을 더욱 힘들게 할 뿐일 것이다. 그것이 과연 아케보시 히마리의 역할인가.

'저 모습, 선생님께선 분명 끔찍하고 괴로운 일을 감내해야만 하셨겠죠. 그러면 제가 할 일은 그저 안타까워하는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인가요? 아니죠.'

선생에게, 학생들에게, 그리고 키보토스 전체에 내려진 '저주'라는 초현상의 본질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 그것이 초현상특무부의 부장인, 아케보시 히마리의 역할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깨닫자, 소녀는 드디어 고개를 들어 올릴 수 있었으며, 동시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네, 그렇습니다. 선생님, 더 이상 우울할 필요는 없겠죠. 앞으로 희망찬 일밖에 없을 텐데요."

그녀는 전지의 학위를 가진 초천재병약미소녀해커이자 나르시스트. 그녀는 고개를 들고, 어깨를 피고 가슴을 활짝 열면서, 늘 선생에게 보여주던 그 여유 있고 자신 넘치는 모습을 되찾았다.

"이제 안심하세요, 이 아케보시 히마리가 선생님에게 벌어진 모든 일들을 말끔히 해결해주겠습니다. 오늘 일은 분명 선생님에게 있어 다시 없을 행운이라고 여겨도 됩니다."

"맞는 말이야, 하하..!"

선생은 웃었다. 그리고 그건 결코 예의상 말하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다. 아케보시 히마리라는 인물은, 지금 현재 선생의 상황에 있어 가장 필요한 인물이자, 또 중요한 인물이었다. 현재 이 상황에서, 이 이상의 전력이 과연 어디 있을까.

"....정말 다행이에요, 제가 기억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 하나 틀리지 않아서."

그리고 지금 선생은, 밀레니엄의 또다른 백발 학생에게 고개를 돌렸다.

"전부 다 기억하고 있었구나?"

"네, 이렇게나 당연했던 것이, 왜 당연하게 여겨지지 않았을까요. 마치 악몽에서 깨어난 것만 같아요."

완전기억능력의 가호 아래 선생에 대한 기억을 온전하게 담을 수 있었던 소녀. 하지만 그럼에도, 저주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오히려 모든 것을 온전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저주를 더욱 생생히 느끼게 되었다. 조작된 기억들이 강제로 주입되고, 분노와 증오의 감정들이 강제로 들어오는 건, 노아에게 있어선 너무나 큰 두려움이었다.

"유우카 짱도, 밀레니엄의 다른 분들도 하루아침에 전부 변해버리고, 키보토스의 모든 분들까지 그리 되니까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지금까지의 일들이 모두 나의 망상이었을까, 아니면 나 혼자 미친 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들이 계속해서 머리에 뒤덮이니, 버티기 힘들었습니다."

외눈박이들의 마을에선 두눈박이가 비정상이니, 정상이라 믿고 있어도 자신이 비정상인가. 그런 생각만이 뒤덮였다.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편하다고 마음속에서 속삭이고 있으니, 고되고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결국 다시 만났으니, 이제 이런 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겠죠. 제 자신은 잘못되지 않았다는 걸, 오늘에서야 확실해졌네요."

"다행이네, 너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하지만 결국 선생이 있는 아비도스에 도달했다. 이제 더이상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소녀는 드디어 불안과 공포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지금 이 저주가 단순한 게 아닌데.. 이걸 이렇게나마 버틸 수 있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만약 노아 씨가 없었더라면, 저는 그저 감정을 우선해 이 이변을 넘겼을 수도 있었겠죠, 위험했습니다."

"그건 저 역시 마찬가지에요, 히마리 씨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통해 거대한 기억의 조작을 알아차리고 버텨낼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한 명, 이 현상에 대해 가장 큰 의문을 품게 해준 소녀가 있었다.

"아리스 짱의 기억이 그대로가 아니었다면, 어쩌면 저도 제 기억이 망상이라고 치부하고 그대로 끝났을 수도 있었겠죠."

밀레니엄에서 선생에 대한 기억도, 감정도 변하지 않았던 소녀의 존재. 모두에게 있어 이해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기에 스스로 학교를 뛰쳐나갔지만, 그 용사의 행동 덕분에 처음으로 '위화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마워요, 아리스 짱."

그리고 노아는 몸을 돌려, 옆에 있었던 아리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이내 용사 소녀는 해맑게 웃었다.

"뽜밤뽜밤! 히마리 선배와 노아 선배가 파티에 들어왔습니다!"

제일 힘들 것만 같았던 밀레니엄과의 인연 잇기는 이렇게 이루어졌다.

"엣헴, 우리 덕분이라고! 선생님은 신속히 우리를 칭찬해줘야 해!"

"솔직히 말하면 꼬리가 잡혀버렸다고 하는 게 맞는 거 같은데..."

"우, 우으.. 심장 터지는 줄 알았어."

"뭐 어때! 잘 된 거지 뭐!"

"그래, 모모이 말이 맞지. 너희들이 둘을 데리고 오지 않았다면 이렇게 히마리와 노아를 만날 수 있었겠어?"

꾀꼬리와 신뢰 사이에서, 세 소녀는 신뢰를 선택했다. 만약 꾀꼬리를 울렸었다간 밀레니엄과의 연줄도 잇지 못하고 안전한 은신처도 내다버리고 도망쳐야 하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올바른 선택의 결과로, 이렇게 선생 일행은 최상의 결과를 얻게 되었다.

"근데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원래 들키면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꾀꼬리를 울리기로 한 거 아니었어? 신뢰를 받을 만한 무언가가 있었니?"

"!"

순간, 히마리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그리고 아리스를 제외한 밀레니엄의 나머지 학생들 역시 멋쩍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들 왜 그러는 겁니까?"

아리스가 모모이를 보고 순진무구한 얼굴로 물어보지만, 모모이는 땀을 삐질댈 뿐이었다.

"어? 그.. 그게 말이지."

모모이는 보지 못했지만, 히마리는 마치 불이 날 정도로 열렬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만약 말했다간, 바로 휠체어를 움직여 모모이에게 교통사고를 낼 기세였다.

"으음... 음..!"

우물쭈물대기를 한참, 이내 소녀는 팔짱을 끼더니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

히마리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성스러운 창에 대한 전설의 모험담은 접어두는 것이 맞았다. 그 모험담은 절대로 새어나가선 안 될 이야기였으니까.

"정말 아무 일도 없었던 거 맞아?"

"넘어가! 세상은 결과만이 남는 거야!"

"그게 무슨 소리..."

"어허! 씁! 선생님은 너무 많은 걸 알려고 해! 알면 다쳐!"

뜬금없는 다그쳐짐에 조금 황당함을 느낀 선생이었지만, 이내 그 호기심을 접어두기로 했다. 소녀들의 비밀을 캐는 건 선생이 할 짓이 아니니까.

"알았어, 알았어. 접어둘게."

"그래요! 지금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리고 왠지 다급해보이는 히마리의 모습, 그녀는 쏜살같이 말을 이어갔다.

"선생님에게 걸린 저주와 더불어, 발광 현상을 해결할 방법을 알아내야죠! 이 초천재병약미소녀해커가 있는 이상! 이 초현상도 식은 죽 먹기나 다름 없답니다! 아하하..!!"

"그, 그래.. 알았어. 일단 오늘 저녁에 얘들을 일단 다 불러봐야 하겠는데..."

-부스럭.

그리고 지금, 교실 한가운데 있던 하얀색 아이스박스가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선생은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바로 박스를 향해 발걸음을 성큼성큼 옮겼다.

"그러고 보니 잠시 잊고 있었네."

-벌컥!

뚜껑을 열자 냉기와 함께 피어오르는 연기, 그리고 뼈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얼음들이 상자 안에 담겨 있었다. 그리고..

"에이미, 네가 무슨 생선이니?"

얼음들로 온 몸을 감싸 앉아 있는 분홍머리 소녀, 초현상특무부 부원, 이즈미모토 에이미가 있었다.

"선생님, 이 밖을 나가면 난 분명 몇 분도 안 돼서 산 채로 쪄버릴 거야. 예의는 둘째로 치더라도 나는 생존의 문제라고."

"에이.. 그 정도는.."

"그 정도 맞아, 선생님. 다른 곳이라면 상관하지 않았겠지만, 여긴 사막 한가운데라고."

소녀는 앉아있는 상태에서 그대로 몸을 돌렸다, 얼음들이 부딪혀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이내 히마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히마리 부장, 이렇게 납치 형식으로 데려오면 곤란해. 미리 이야기를 했어야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에이미. 당신 정도 되는 사람을 말로 속여넘기긴 힘들어요, 기절시켜서 데려가는 게 최선이었습니다."

"그래서 몸이 아프다고 해서 들렀더니 일렉트릭 쇼크를 갈긴 거야?"

"에이미, 당신 정도 되는 사람을 방심에다 기습을 더하지 않으면 평범하게 잡기는 힘들다고요, 그렇다고 C&C를 부를 수도 없잖습니까. 그리고 이게 제일 효율적인 방법이었어요."

효율이라, 그 누구보다 효율을 우선시하는 에이미였긴 했지만, 어째 이런 상황에서는 효율을 찾기 싫었다. 마음이 조금 상했다 해야하나.

"히마리 부장의 말이었으면 일단 듣기는 했을 거야. 대화를 배제하고 다짜고짜 기습은 서운해. 아이스박스 안에서 온몸이 꽁꽁 묶여 산소마스크까지 채워진 채로 이동하는 건 별로 유쾌하진 않아."

"음, 제가 언변까지 초천재였다면 그럴 수는 있었겠지만, 그건 아니라. 미안합니다, 에이미."

"미안할 건 없고, 그냥 조금 섭섭하다 이거지. 다만.. 내가 부장이었어도 똑같이 하긴 했겠네."

그리고 다시 선생을 향해 고개를 돌린 그녀는, 이내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다시 한 번 사과할게, 선생님. 이렇게 위화감이 심한 현상을 눈치채지도 못했다니, 초현상특무부라고 할 수 있을까."

"에이, 그런 소리 마. 지금이라도 돌아왔으니 다행이지."

"...그런 걸까."

"그런 거야."

몰골이 말이 아닌데도 저런 소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놀랍지 않은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선생님은 선생님으로 있을 수 있구나.'

"그러니까, 우리 모두 미안한 감정은 전부 접어두자고. 이제 모두하고 진지하게 다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잖아?"

그리 말하며 선생은 미소를 지었다.

'범상치 않은 사람이라니까.'

그리고 이것이, 그런 선생을 본 에이미의 감상평이었다.

***

시간이 지나 저녁, 해주가 된 인원들이 전부 다시 아비도스에 집결하였다. 나기사는 화상통화로, 세이아는 몸이 허약해진 관계로 참여 불가. 이렇게 둘을 제외하고 모두가 다시 회의실로 모여들었다.

"흠, 이게 발광 현상을 일으키는 매개체란 말이죠?"

책상 위에 보옥처럼 보관되어있는 붉은 구슬. 하지만 이는 결코 보물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 본질은 학생들의 발광을 유도하는 주물(呪物). 단순히 지켜보기만 했을 뿐인데도 히마리의 몸에는 소름이 돋아왔다. 사악하고 불길하다. 이 구슬은 있어선 안 될 물건과도 같았다.

"이 구슬이 깨지면 붉은 빛이 발생하고, 그 빛에 노출되면 헤일로가 붉게 변해 발광한다는 거죠? 그리고.. 저주에서 풀려난 학생들은 이 붉은 빛을 맞아도 발광 현상에 걸리지 않는다..."

그것이 지금 선생 일행들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 그리고 지금까지 그녀가 진행해온 저주와 발광 현상에 대한 연구. 이를 종합해보았을 때 나오는 결론은 하나였다.

"더 정확한 실험을 해봐야 확실히 결론을 내릴 수 있겠지만, '저주'와 '발광 현상'은 동질적인 현상인 거 같네요. 그렇다면, 둘 중 하나를 해결할 수 있다면 자연스레 나머지 하나도 치료하는 셈이 되겠고 말이죠."

"어때, 할 수 있겠어?"

선생이 조심스레 물어보았고, 히마리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물론이죠, 해주의 방법도 알고, 그 매개체도 있으니 연구를 하기엔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 갖추어졌다고 보면 됩니다. 지금은 미처 장비를 가져오지 못했지만, 다음 해주의 과정을 직접 관찰하고 기록한다면, 해주의 매커니즘에 대해 구체적으로 접근이 가능할 겁니다."

"그래?"

"그럼요, 매커니즘만 확실히 알아낸다면 선생님의 몸에 상처를 입히지 않고도 해주를 진행할 수 있을 겁니다."

'해 봐야죠'같은 소리가 아니었다. 히마리는 명백히 가능성을 보았고, 자신이 있었다. 시간만 주어진다면, 분명 결과물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었다.

"다만 엔지니어부 분들의 도움은 필요할 수 있겠네요, 그만한 장치를 개발하려면 아무래도 그 셋의 손이 필요합니다."

"음, 근데 엔지니어부 애들을 납치하는 건... 아니다, 유우카가 도와준다면 되겠네. 그리고 유우카는 이제 몰래 꾀어낼 수 있겠고."

"그럼 일단 유우카 씨의 해주 과정을 장비로 기록해서, 그걸 샘플로 삼아보죠."

"잘 됐으면 좋겠네."

선생의 몸은 더 상할 일이 생기겠지만, 그건 필수불가결한 일이다. 이 도시에 사는 모든 학생들을 위한 필요한 조치. 열 명 정도에게 상처를 입는다면 만 명에게 상처를 입지 않을 수 있다. 그것이 모두가 바라던 일이 아니었던가.

"잘 될 겁니다, 이 아케보시 히마리가 진행하는 일이니 말이죠! 여러분들도 기대하세요, 이 제가 만들어낼...?"

한껏 자신이 올라 이젠 아예 어깨가 하늘까지 치솟을 기세였지만, 갑자기 그 어깨가 들어갔다.

"왜 그러시죠, 다들?"

모두는 어딘가 불편한지 얼굴이 다들 조금씩 굳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이야기하고 있던 건 자신과 선생일 뿐. 대체 왜 이러는 것일까, 히마리와 노아를 신뢰하지 못해서 나온 결과일까?

"그, 저기 말이야..."

그리고 이때, 세리카가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시선은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목소리 역시 늘어지는 것이 뭔가 켕기는 게 있는 것 같았다.

"왜 그래, 세리카?"

선생이 다들 왜 이러나 싶은 듯한 표정으로 세리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것이 기폭이 되었을까, 이내 소녀는 검지손가락을 휙 드는 것이었다.

"쟤, 쟤.. 쟤는 왜 옷을 안 입어?! 왜 홀랑 벗고 다니는데?!"

"응?"

그녀의 손가락은 히마리와 같이 합류한 초현상특무부의 분홍머리 소녀를 가리키더니, 이내 격앙된 채 목소리를 높였다.

"아, 아무리 그래도 저건 아니지!!"

상의를 거의 다 벗어던진 채 검은색 브래지어를 훤히 드러내고 있었다. 게다가 눈으로 보이는 저 풍만함. 저 거대한 봉우리가 남사스러울 정도로 눈에 자극을 주고 있었다. 키보토스에서 개성이 넘치는 학생들은 많다지만, 이건 아득히 격을 넘은 것이었다.

그리고 에이미는, 그런 세리카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덤덤이 대답했다.

"왜? 그냥 더워서 이러고 있는 건데. 그리고 바닷가에서 비키니 입고 다니는 거랑 별반 차이도 없잖아."

어쩌면 그렇게 넘길 수도 있었다. 아, 수영복이다. 저건 수영복이구나. 그런 식으로 넘길 수 있었다. 가슴의 앞부분만을 겨우 덮고 있는 브래지어지만, 어떻게든 상식의 선에서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었다. 그래, 상식으로 넘기고 싶었다.

"세상 어떤 수영복이 거기에 지퍼가 있어?!"

그렇다, 그 누구도 선보이지 못할 개폐식 브래지어, 저걸 열면 모든 것이 훤히 드러날 것이었다. 그래서 모두 입을 다물었다. 이건 공포 위 그 표현할 수 없는 어딘가의 영역이었다.

"효율적이잖아. 뭐 그렇게 유난 떨 건 없다고 생각하는데."

하지만 소녀는 그저 덤덤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도에서 한참 벗어났지만, 자신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저 모습을 보라. 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눈을 보아라.

"그, 진정해. 세리카. 에이미는 열이 계속 올라오는 체질이라서 이렇게 옷을 입지 않으면 안 돼. 건강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랄까."

"아무리 그래도 그..! 아니, 잠깐. 선생님 너무 태연한 거 아냐?!"

"그, 보기엔 비정상처럼 보일 수 있어도 말이지. 그냥 효율을 중시하다 보니 나온 패션이랄까.. 학생의 뜻이 그렇다면 선생은 존중해줄 수밖에 없단다."

"올바른 길로 선도하는 게 아니고?!"

"뭐, 아리스도 우주전함도 정체불명의 외계의 존재도 있는 마당에 이런 거야 뭐.."

"그걸 그런 식으로 납득해도 되는 거야?!"

"..........."

하나코는 아무 말 없이, 그저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 안에서는 엄청난 전율이 흐르고 있었다.

'뱀에게 속아 선악과를 먹은 아담과 이브는, 자신들이 홀랑 벗고 있다는 것에 크게 부끄러움을 느끼며 옷을 만들어 입었죠. 그래, 노출이라는 것은 사람을 부끄럽게 만들고, 수치심을 들게 만듭니다.'

퇴학을 당하기 위해 치녀 행세를 했지만, 이제 그것을 스스로 즐기는 영역까지 들어선 그녀에게 다른 사람의 노출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고양감이 넘치고 흥분되는 일이지 않은가, 부끄러움과 수치심, 옳지 못한 일을 하기에 올라오는 배덕. 그런 감정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사람을 한 차원 높은 영역에 올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같은 동지가 생긴 줄 알고 하나코는 기뻐했었다.

'그런데.. 왜? '노출'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의식하게 되어있는데, 익숙해진다 한들 아주 약간의 부끄러움은 남아있을 터인데..'

에이미는 그저 덤덤할 뿐이었다. 세상의 상식으로는 저것은 거의 전라의 바로 한 단계 아래에 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소녀에겐 그 어떤 동요도 없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도 않고, 그저 더우니 벗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을, 너무나 당연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노출증이라는 '수치심'이 기본적으로 동반되어야 하는 것. 하지만 달라, 저기 저 사람, 이즈미모토 에이미란 소녀는 너무나 다르다!'

하나코는 보았다.

'이 사람에게는 없습니다, '수치심'이란 것이! 이건 마치.. 선악과를 먹지 않은 태초의 인류!'

자신보다도 더 아득히 위의 영역에 있는 사람을.

'난 그저 필부(匹夫)일 뿐이었습니다! 아, 이를...'

그리고 지금, 하나코는 한 사람이 유별나게 조용하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음란, 선정성, 불결. 이 모든 것들에 가장 우선적으로 반응하는 가장 귀여운 사형집행인이 너무나도 조용했다.

"코하루 짱?"

하나코는 조심스레 그녀를 불렀다. 하지만 소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딸꾹."

"코하루, 어디 아파? 얼굴이 완전히 홍당무야! 감기라도 걸린 거야?"

"그, 그게 아닌 거 같은데요.. 아즈사 짱..?"

"딸꾹, 딸꾹..! 딸꾹!"

그 누구보다 앞장서 사형을 외치던 코하루는, 진짜 광기를 목도하고 말자 그대로 쪼그라들었다. 온몸이 새빨개진 채 그저 딸꾹질만을 반복할 뿐, 사형의 '사'자도 꺼낼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 다른 이들은 대체 이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크후후.. 아루 짱?'

'안 해.'

'아니, 나 아무 말도 안 했..'

'절대 안 할 거야.'

흥신소 68의 사장은 이미 흰자를 내비친 채 전력으로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싫다, 저건 진짜 아니었다. 저런 게 무법자라면 무법자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아루는 아우성을 내고 있었다.

'............'

미식연구회는 인간 본연의 순수한 광기를 목격하자 모두 입을 다물어버렸다. 히나를 만나도 이 정도는 아니었을텐데,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후우카 역시도 뭐라 입을 열 수 없을 만큼 파괴력은 굉장했다.

'우와, 대담하다. 선생님은 저런 거 좋아하는 걸까?'

'...고, 공주? 그런데 왜 날 보는 거에요?'

'.............'

'.............'

현 리더와 임시 리더가 입을 다문 사이 아리우스의 공주님은 히요리를 보고 재밌는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아, 히요리가 이를 알면 바로 뿌에엥대면서 도망칠 지도 모르겠다.

'역시.'

'역시네.'

'으우우...'

'?'

게임개발부는 이미 이를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아리스만 유독 해맑을 뿐, 그래. 게임에서도 저렇게 노출이 많으면 19금 딱지가 붙기 십상이다.

'...서방님은 저런 차림을 좋아하시나?'

그리고 와카모는, 정말 위험한 시도를 머릿속에서 그리고 있었다.

"나기 짱, 나기 짱? 얘 어디갔어?"

미카는 나기사를 찾았지만, 그녀는 이미 화면 바깥을 탈출한 뒤였다. 트리니티의 아가씨에게, 이런 상황은 너무 자극이 셌던 것일까. 버틸 수가 없었던 것일까.

"영하 30~40도에서도 수영복만 입고 다니지 않으면 덥대, 그런 거야. 이건 그냥 그런 거라고."

"그, 그으으.. 신체적으로 그렇다면야.."

그리고 이를 지켜보고 있던 아코는, 느닷없이 에이미를 향해 이런 말을 던졌다.

"그,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적어도 웃옷은 입어주시죠? 풍기가 어지럽잖아요."

"?"

그리고 지금, 그 말을 듣자마자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아코를 향했다. 그리고 그 얼굴은 하나같이, 자기가 뭘 들었냐는 표정이었다.

"다들 왜 그러세요? 뭐 제가 못할 말 했나요?"

다들 '네가 할 소리냐?'같은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뱉진 못했다. 그 전에 선수를 쳐버린 사람이 있었으니까.

"근데, 혹시 당신도 몸에 열이 오르는 거야?"

"그게 무슨 소리죠?"

에이미는 지금, 아코의 가슴 쪽을 손으로 가리키며 순수하게 물어보았다.

"아니, 그냥 그런 식으로 옆을 열고 다니길래 혹시나 싶어서."

모두가 '헙'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아코는 순간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목소리에 삑사리까지 끼며 바로 소리를 질렀다.

"무, 무, 무슨 소리 하시는 거에요?! 그런 거 없거든요?!"

"응? 그럼 그냥 그렇게 입고 다니는 거야? .....뭐, 그럴 수도 있지."

"잠깐, 그건 또 무슨 뜻이에요?!"

"아니, 다른 의미는 없는데. 그냥 뭐 그냥 그렇게 입고 다닐 수도 있는 거지. 뭐."

"뭐라고요?!"

에이미는 그냥 순수하게 질문한 거였지만, 아코 입장에선 그럴 수가 없었다. 아무리 봐도 자길 치녀 취급하는 말이었다.

"몸에 열 오르는 거 같은데. 얼굴이 새빨개."

"아니거든요?!"

갑자기 시끄러워지기 시작하는 회의실. 그저 긁혀버린 아코가 에이미를 향해 맹렬히 항변을 쏟아내고 있었다.

"응, 소란스럽네...."

그리고 지금, 시로코는 의도하진 않았지만, 갑자기 사오리하고 눈이 마주쳐버렸다. 그리고 지금, 소녀는 바로 필터링을 거치지 않은 채 생각을 입 밖으로 내뱉어버리고 말았다.

"혹시 너도 몸에서 열이.."

"다물어."

"하지만 샤워할 때 봤는데."

"거기서 한 마디만 더 해봐."

하지만 우리의 시로코, 하지 말라고 해서 하지 않을 소녀가 아니다.

"하지만 너 노브ㄹ...."

-콱!

"싸물어!"

곧바로 시로코의 목에 초크를 가해버리는 사오리. 지금 이 녀석의 목은 죽어도 열어선 안 되었다.

"켁, 켁! 임금님 귀는...."

"닥치라고!!"

"니들 또 싸우니?!"

선생이 바로 둘의 싸움을 말리려 다가갔을 때, 회의실은 점차 웅성대기 시작하며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당신, 진짜..!"

"아, 더워."

그리고 지금, 에이미의 몸에서는 갑자기 송골송골 땀이 맺혀 떨어지고 있었다.

"뭡니까, 당신. 땀을 왜 이렇게 흘리고 있어요?"

"그러고 보니, 여기 사막이었지..."

사막 + 사람들이 밀집해있는 장소 + 본인의 열생성 신체. 삼박자가 갖추어지니 순식간에 몸에 열기가 축적되어버린 것이었다. 눈에 보일 정도로 땀이 비오듯 나기 시작하자, 에이미는 손으로 얼굴을 닦아내었다.

"으, 안 되겠어. 얼음은 진작에 다 녹아버렸는데.. 여기 혹시 에어컨 없어?"

"어, 없는데요..?"

아야네는 그리 말했다. 그리고 동시에, 뭔가 자신이 못할 말을 한 것만 같은 불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왜일까, 그냥 사실을 이야기해준 것인데, 왜 이럴까.

"그렇구나. 그럼 어쩔 수 없지."

"네?"

그 순간, 에이미의 손이 브래지어에 있는 지퍼로 올라갔다.

-지이...

-텁.

그리고 지금, 그 손을 곧바로 히마리가 붙잡더니, 얼굴이 새파래지면서 소녀를 붙잡았다.

"부장, 왜 그래."

"안 됩니다."

히마리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지금 에이미가 하려는 짓을 필사적으로 말리고 있었다.

"이건 밀레니엄의 명예가 달린 일입니다, 하지 마세요."

"...? 밀레니엄은 밀레니엄이고, 나는 나잖아."

"아니 그런 뜻이 아니잖아요..! 그건 아니에요, 아무리 덥다 해도 그건 진짜 아닙니다!"

벗는 순간 드러날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인간의 존엄성은 지켜주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히마리의 노력이 무색하게, 에이미의 몸은 더욱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부장, 안 되겠어. 벗어야겠어."

"뭐라고요?"

-지이이익....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지퍼 내리기. 그 순간, 세리카와 아야네가 곧바로 달려들어 소녀를 저지해냈다.

"야, 야, 야.. 야!!! 뭐, 뭐하는 거야?! 당장 그만두지 못해?!"

"더워...."

"그러면 안 돼요, 여자애가 그래선 안 되는 거에요! 그, 그건 진짜. 진짜..!"

이미 둘은 얼굴이 새빨개져버렸다. 하지만 소녀는 계속해서 손에서 힘을 빼지 않고 있었다.

"붙지 마, 더 더워지기 시작했어. 이거 놔."

"에이미, 에이미! 지금 더워서 머리가 잘 안 도는 거 같은데 우리 둘만 있는 거 아닙니다. 선생님도 있어요!"

"상관없어."

-직...

"하지 말라고!! 제발!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

세리카가 거의 울 것같은 표정으로 소녀를 만류하지만, 이미 더워 죽어버릴 것만 같은 에이미에게 이 말은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이 사막의 학교에서 당당히 외치고 있었다.

"아쯔이요!"

"아니야!!!"

그렇게 느닷없이 시작되는 지퍼쇼. 열려는 자와 닫으려는 자들. 보여지든 말든 상관없는 자와 상관있는 자들. 이들의 싸움을, 그저 모두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 바라볼 뿐이었다.

"으와와와... 저, 저는 못 버티겠어요.."

마치 자기가 벗기라도 한 것처럼 부끄러워하던 히후미는 얼굴을 완전히 손으로 뒤덮어버렸다. 차마 이 광경을 더는 볼 수 없었다.

"애애앵...."

하지만 손으로 얼굴을 가리니 귀는 닫을 수 없었다. 지금 히후미의 옆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순간 다시 손을 열어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코하루가 있었다.

"애애애애앵..."

"코하루 짱?"

"애애애앵!!! 애애앵!!!!"

인간의 언어를 상실한 채 온몸이 새빨개진 채로 계속 소리를 내고 있는 모습. 난생 처음 보는 모습에 히후미는 당황했다.

"뭐, 뭐죠?"

"뭐야, 하나코. 얘 왜 이래?"

"...저도 모르겠는데요.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말이죠..?"

모두가 코하루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보았다. 사형집행인은 사라지고, 그녀는 온몸이 새빨개진 채 사이렌으로 다시 태어나, 한계를 넘은 야함 수치를 전력으로 알리고 있었다.

"애애애애애앵!!!! 애애애애앵!!!! 애애애애애앵!!!!!"

"이거 어떻게 멈추죠?!"

"코하루, 코하루?!"

아즈사와 히후미가 코하루의 몸을 흔들어보지만 그녀는 그저 애앵대는 소리만 반복할 뿐이었다. 사이렌은 점차 커져만 갔고, 그녀는 헤어나오지 못했다. 이를 어찌하면 좋은가.

'어쩌지? 기절시켜야 하나?'

그리고 지금, 미카가 느닷없이 천천히 에이미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미카 씨, 어디 가세요?"

"이 난리를 끝내러 가는 중~"

"네?"

미카는 성큼성큼, 에이미에게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소녀의 생각은 간단했다. 모든 혼란이 에이미에게서 왔으니, 에이미를 기절시키면 상황 종료라는 것이었다. 그러면 자연스레 코하루도 돌아올 것이었다.

"아유, 정말.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네.."

주먹으로 해결을 보고 싶진 않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는 누군가 해야 할 일이었으니까. 그리고 어느새, 미카는 에이미의 뒤까지 바로 다가왔다.

'미안해!'

그리고 곧바로 주먹을 높게 치켜올려 철퇴를 내리치려는 순간, 예상치 못한 인간하고 눈이 마주쳐버리고 말았다.

"미카?"

순간 선생하고 눈이 마주쳐버렸다. 그도 지금 사오리와 시로코를 막 말렸다가 지금 저 넷이 벌이는 싸움을 자기도 모르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중재자가 아닌 그저 관객. 선생은 그저 넋을 놓고 바라볼 뿐이었다.

"선생님..."

그래, 에이미 쪽을. 가슴의 지퍼가 헐렁이는 저 모습을. 그리고 그런 생각이 들자, 미카는 순간 경로를 그대로 틀어버리고 말았다.

"엑?"

그리고 순식간에 선생의 옆으로 다가온 미카는, 이내 얼굴이 새빨개진 채 손바닥을 휘두르는 것이었다.

-쫘아악!!

"뛟"

"저질! 변태!! 어딜 보는 거야?!"

억울하게 맞은 싸대기 한 대. 가볍게 친 것에 불과했지만, 선생은 꽃보다도 더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것을 깜빡하고 말았다.

"응! 선생님이 기절하셨다!"

"선생, 정신 차려봐!"

"어, 어..?"

순간 자기가 무슨 짓을 한 지 자각해버린 미카는 엄청 삐질거렸고, 이내 바로 와카모에게 멱살이 잡혔다.

"서방님에게 무슨 짓입니까!? 이...!"

"응, 인공호흡."

그리고, 뒤에선 시로코가 느닷없이 선생의 입을 훔치려 하고 있었고, 곧바로 사오리가 그녀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아버렸다.

"숨 멀쩡히 쉬고 있는데 무슨 인공호흡이야?!"

"응, 비켜. 난 해야겠어."

"저리 안 가?!"

"인공호흡?"

그리고 와카모의 눈이 갑자기 무서워지더니, 이내 다시 자신의 서방(아님)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 와카모가 갑니다!!"

"넌 또 뭐야!!!"

"덥다고!!! 전부 비켜!!!"

"싫어!!!!!"

"애애애애애애앵!!!! 애애애애앵!!!!"

모든 것이 아수라장이 된 회의실. 단 한 사람만이 그저 이것을 평온하게 눈에 담아 수첩에 적고 있었다.

"후훗."

그리고, 그날의 기록이 적힌 종이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져 있었다.

-이런 말은 상스러울지도 모르겠지만, 그날은 정말이지 개판이었다.

-후기-

https://novelpia.com/novel/230625

외전 5편이 끝났습니다!! 외전을 쓸 때만큼은 부담이 없으니 좋네요!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13912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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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12.30창작

소설)그리고 모든 증오가 시작되는 곳(외전5)-수치심 없는 이즈미모토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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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DC
에이2작가
게시물 261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4.12.30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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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나
ㅇDC
ㅇㅇ1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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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224.12.30
ㅇDC
ㅇㅇ324.12.30
디시콘
ㅇDC
ㅇㅇ424.12.30

에이미 ㅅㅂ 어이가 없네 ㅋㅋㅋㅋㅋㅋㅋ

ㅇDC
ㅇㅇ5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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