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시리즈의 71~75편 분량을 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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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소개문
【블루 아카이브】학생들과의 인연 너머로
블루 아카이브의 인연 에피소드나 메모리얼 로비의 뒷이야기를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SS를, 『되도록』 매주 투고하고 있습니다.
(미보유 학생이 있어서, 그 부분은 자료나 스토리 등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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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나 산책 『선생님과 함께 밀레니엄을 산책』
밀레니엄에 일이 들어와서 온건 좋았는데…… 상대방의 사정이 안 좋아졌다는 이유로 시간에 꽤 여유가 생겨버렸다.
으~음, 어디서 시간을 때울까. 카페라도 가서 커피나 마시며 심심풀이를 할까, 아니면 오랫동안 안 본 영화라도 보러 갈까.
「앗, 주인님이다! 야호! 잘 지냈어?」
「“아스나? C&C 메이드복인데, 혹시 임무 중?”」
아스나는 인컴을 착용하고, 메이드복으로 몸을 감싸고 있었다.
그 단정한 복장을 보는 일은 자주 있지만, 밀레니엄 교내가 아니라면 임무 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응! 근데 말이야, 타겟이 어디론가 가버려서…… 찾으러 가는 중이었어! 괜찮다면 주인님도 같이 가자!」
아스나가 갑자기 손을 잡는다.
순간 두근거렸고, 같이 있을 수 있는 건 기쁘지만――
「“그치만, 내가 같이 있으면 임무에 방해되지 않아? 발도 느리고, 얼굴도 팔려 있어서 미행 같은 건 별로 안 맞는데……”」
「괜찮아! 아마도지만, 어떻게든 될 거라 생각하니까! 게다가, 다른 애들도 지금쯤 범인을 찾고 있을 테니까, 우리들은 데이트하면서 찾아도 문제없어!」
직무 중에 데이트하는 거, C&C적으로 문제없는 건가…….
하지만 나도 한가하고, 아스나가 좋다고 하니까 뭐 됐나. 나중에 네루나 유우카한테 혼난다면 내가 억지로 놀자고 꼬신 걸로 하면 되고.
「자아, 출바알! 즐거운 데이트로 만들자!」
아스나에게 팔짱을 끼인 채, 우리들은 밀레니엄의 번화가 쪽으로 보폭을 맞춰 향하는 것이었다.
※ ※ ※ ※ ※
밀레니엄의 번화가에 도착하자, 예상대로 꽤 붐비고 있어서, 스쳐 지나가는 인파 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체력과 정신력을 소모하게 된다.
하지만 아스나는 그렇지 않은 듯, 콧노래를 부르며 내 손을 이끌고 기분 좋게 걷고 있다.
「“그러고 보니 어디로 갈지 안 정했네…… 임무도 있고 하니, 아스나가 좋아하는 곳으로 가자. 어디 가고 싶은 곳이라도 있어?”」
「으~음. 난 주인님이 가고 싶은 곳이면 좋았는데…… 그럼, 같이 정할까! 여기서 이야기하기도 뭣하니까, 저 카페 같은 곳 어때? 주인님도 목마르고, 딱 좋네!」
확실히 목은 마르지만…… 아스나한테 그 얘기를 했던가?
「앗, 언제나처럼 감으로 말한 거니까, 틀렸다면 미안해?」
「“아니, 목이 말랐던 건 맞으니까. 그럼 좀 쉴 겸 이 다음 일을 이야기해 볼까”」
이렇게 카페에 들어와, 나는 아이스 커피를, 아스나는 아이스티와 파르페를 주문했고, 음료는 금방 테이블로 배달되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고마워요”」
점원에게 음료를 건네받자, 점원은 부랴부랴 안쪽으로 돌아간다.
……왠지 거동이 부자연스러웠는데. 신입인가?
「음~ 맛있다! 좀 더웠는데, 상쾌해지네!」
「“그렇네. 그런데 임무라고 했었는데, 타겟은 어떤 사람이야? 나도 사람 찾는 건 특기니까 도울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러니까…… 3명인데, 은행 강도를 저지르고 지금 도주 중이래. 이런 느낌의 애들인데――」
아스나가 보여준 스마트폰 화면에는 거친 인상을 주는 밀레니엄 학생의 얼굴 사진이 여럿 비치고 있었다.
응? 이 아이 어디서 본 듯한…… 이라기보단 바로 방금 본 듯한…….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파르페입니~다」
파르페를 가져온 점원을 보니, 그곳에는 사진에 찍혀 있던 아이 중 한 명이 있었다.
「“아스나, 이건……”」
「앗! 타겟 발견! 럭키네!」
「엣 잠, 뭐야 뭐야!? ……게다가 C&C!? 왜 이런 곳에! 젠장, 점원으로 일하고 있으면 절대로 안 들킬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강도범 중 한 명은 허무하게 확보되어, 자율 주행 호송차에 실려 가버렸다.
「오늘은 데이트할 생각이었는데…… 뭐 괜찮나! 주인님은 어디 가고 싶은지 정했어?」
「“그렇네……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서 영화관에 가고 싶은데, 아스나는 그래도 괜찮아?”」
「영화관 데이트라니 왕도 중의 왕도잖아! 같이 보고 싶어 보고 싶어!」
신나 하는 아스나에게 대형견 산책하듯 이끌려, 우리는 영화관으로 향했다.
※ ※ ※ ※ ※
영화관에 도착하자, 어스름한 조명 속 팝콘의 달콤한 냄새가 주변에 감돌고 있다.
아무래도 딱 보고 싶었던 영화가 상영 시간에 딱 맞는 모양이다.
「“아스나, 이 영화인데, 괜찮을까?”」
「앗, 이거 나도 보고 싶었던 거! 주인님이랑 취미 궁합도 딱 맞네! 이게 이심전심이라는 거야?」
아스나도 보고 싶었던 거라 다행이다. 흥미 없는 영화를 보는 건 고역이니까.
자, 국룰인 팝콘과 콜라를 사서, 지정된 좌석을 찾아가니…… 아무래도 맨 윗줄 막다른 곳의 좌석인 것 같다.
좌석은 드문드문 차 있어서, 사람 앞을 지나가지 않으면 자리에 갈 수 없을 것 같다.
「“죄송합니다, 지나갈게요”」
좁은 통로에서 앞을 지나갈 때마다 고개를 숙이며 나아간다.
가벼운 목례를 돌려주기는 하지만, 그 이상은 없다. 이런 인사는 영화관 특유의 것이지만, 좀 답답하단 말이지. 통로가 넓거나 오가기 편하면 이런 일은 없을 텐데.
「“실례합니다, 지나갈게요”」
「아, 정중하게도 참……」
마지막 한 명을 지나쳐 자리에 앉으려는데, 왠지 아스나는 그 마지막 한 명의 앞을 지나가려 하지 않고, 그 사람의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응? 이 사람…… 강도 사건 범인이잖아! 찾~았다!」
「엑, 어째서 C&C가!? 도망――」
왜 이런 곳에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범인이 도주하려고 한 그 순간. 아스나는 가지고 있던 총을 범인에게 겨누고 발포. 기절해서 그대로 나자빠져 버렸다.
상영 전이라 많은 사람이 오가고 있었지만, 순식간에 조용해지더니 앉아 있던 사람들 전원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손, 손님! 관내에서의 발포는 금지되어 있어서……」
「앗, 스태프분. 이 사람 지명 수배 중이니까, 밖으로 데려가 줄래? 아마 C&C의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이렇게 영화를 보려던 범인은 연행되었고, 돈 낸 게 아까워서 그대로 영화는 둘이 나란히 전부 봤다. 설마 막판에 그런 반전이 있었을 줄이야…….
영화관을 나와 스마트폰 전원을 켜니, 아카네에게서 감사 인사와 함께 범인을 무사히 확보했다는 연락이 와 있었다.
정말 영화관 근처에 있었구나……, 과연 C&C라고 해야 할까.
「재밌었어 주인님! 아직 마지막 한 명이 안 보이지만…… 이대로 주인님이랑 같이 있으면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어디 가고 싶어?」
「“그렇네…… 바다가 보고 싶으려나. 좀 여러 가지 일도 있었고……”」
「바다! 좋다 좋아! 나도 주인님이랑 같이 바다 가보고 싶어!」
이렇게 다소 격동적이었던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해, 우리들은 조용한 바다로 향했다.
※ ※ ※ ※ ※
「오지 마! 벌써 두 명이나 잡혔어! 나도 잡으러 온 거지!? 구속될 바에야 차라리, 이렇게 하겠어!」
전언 철회. 바다는 전혀 조용하지 않았다.
해변에 도착하자마자 투신하려는 마지막 범인을 발견해, 지금은 그걸 필사적으로 만류하고 있는 중이다.
「어떡할래 주인님. 기절시켜 버려?」
「“이런 곳에서 기절시키면 물에 빠져 죽어…… 어떻게든 이쪽으로 되돌려 놓아야 해”」
「들린다고! 젠장, 잠복해 있던 동료가 이렇게 금방 잡혀버리다니! 이렇게 되면 될 대로 돼라다!」
자, 어떡한다. 범인은 이미 허리까지 물에 잠겨 있고, 이대로 나아가면 정말로 돌이킬 수 없게 된다.
「괜찮아 주인님. 어떻게든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하지만, 조금 더 뒤로 물러나는 게 좋을지도?」
「“아스나가 그렇게 말한다면……”」
일단 물러나 보지만…… 어라, 뭔가 엄청난 파도가 먼 바다 쪽에서 다가오고 있는 듯한…… 앗,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됐다.
「응? 안 잡는 거야? 안 말려? ……그럼 소원대로 이대로―― 으푸푸푸풉!!」
불쌍하게도 범인은 큰 파도에 그대로 휩쓸렸고, 파도가 빠졌을 때는 바닷물을 대량으로 마셨는지, 엎드린 채 필사적으로 토해내고 있었다.
조금 불쌍하지만 그대로 확보해, 이 또한 사전에 불러두었던 호송차에 태워 보낸다.
「음~. 이걸로 임무도 완료! 주인님, 모래사장 나 잡아서 꺄하하 하는 그거 하고 싶어!」
「“아스나는 활기차네…… 알았어! 모처럼이니 마지막은 데이트로 마무리할까!”」
이렇게 격동의 하루는 끝을 고했고, 석양이 비치는 모래사장에서 해가 저물 때까지 둘이서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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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린의 일일 카페 점장
『띠링!』
모모톡에 알림이 들어와, 누구의 연락인가 확인해 보니 카린에게서 온 연락이었다.
『선생님, 시간 있으면 도와줬으면 해. 아무래도 내 손엔 벅찰 것 같아』
C&C의 우수한 메이드인 그녀조차 감당할 수 없는 일이란 게 있다니…… 대체 무슨 일일까.
이어서 와줬으면 하는 장소의 연락이 왔기에, 안절부절못하고 바로 향하기로 했다.
※ ※ ※ ※ ※
「어서 오세요. ……아, 선생님. 와 줬구나」
「“카린은…… 평소랑 복장이 다르네. 그것도 C&C 옷이야?”」
지정된 장소는 밀레니엄 교외의 카페.
카린은 메이드복을 입고 있었지만, 평소 입던 것과는 달랐다.
치맛단이 긴 롱 스커트에 손목 부분까지 가려지는 긴 소매.
평소 노출되어 있던 부분이 가려져 있으니, 차분한 분위기와 청초함이 느껴진다. 게다가, 이건 이거대로 운치 있는 차림새다.
「이건, 이 가게의 유니폼. 클래식 타입의 메이드 카페인데…… 조금 관심이 있었거든. 아카네한테 빌리는 건 좀 부끄러워서……」
「“그렇구나. 잘 어울려”」
「고마워. 나도 이거 귀여워서 마음에 들어. 그보다, 도와주러 온 거지. 입구에 있으면 다른 손님들한테 방해도 되니까, 자리로 안내할게」
카린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자, 트리니티풍을 연상시키는 옛스럽고 좋은 장식들과 차분한 분위기가 어우러져 무척 편안한 가게라고 느껴졌다.
하지만 차분한 분위기라는 건 붐비지 않는다는 뜻이라, 나 외에는 사람이 없어 넓은 가게를 전세 낸 것 같았다.
「기다렸지, 트리니티산 홍차야」
「“고마워. 그래서, 난 뭘 하면 될까?”」
「그게…… 사실 지금 이 가게에 나밖에 없어서…… 점장이 병으로 쓰러지고, 게다가 다른 알바생들도 오늘은 바빠서 아무도 못 나온대. 오늘 하루 내가 대리 점장을 해줬으면 한다고 부탁받아서……」
「“즉, 일손이 부족하다는 거야?”」
「그렇기도 한데…… 큰 문제는 따로 있어서…… 경리나 그쪽 계열은 내가 쥐약이라…… 하아, 점장한테도 서툴다고 말했는데, 어차피 매출도 적으니까 혼자서도 괜찮을 거라고 해서 거절할 수가 없었어……」
그렇군, 난 그쪽 담당으로 불려온 건가.
「물론 내 알바비에서 선생님 몫도 낼게. 직원 식사도 내가 만들 테니까, 선생님한테는 계산이 필요한 일만 부탁하고 싶어서. ……안 될까?」
「“다른 누구도 아닌 카린의 부탁이니, 기꺼이 맡을게”」
곤란해하는 학생을 위해서라면 설령 불 속이든 물 속이든 풀 숲이든.
그리고 이렇게 멋진 메이드와 일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카린의 주인님 기분으로는 있을 수 없겠지만…… 그건 그거고, 카린의 동료라는 위치에서 힘내보자.
「당장이지만, 가게 뒤편에 필요한 업무를 정리해 뒀어. 난 일단 점장한테 선생님이 도와준다는 걸 보고할 테니까, 먼저 가 있어 줘」
「“알았어. 할 수 있는 만큼 해볼게”」
내어준 홍차를 다 마시고 창고 쪽으로 가보니, 그곳에는 대량으로 쌓인 장부, 장부, 장부…… 산더미가 되어 있잖아. 여기 점장 농땡이 피웠구나…… 이러니 카린이 감당 못 하는 것도 납득이다.
자, 우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선생님, 점장한테 확인했더니 부디 해줬으면 한대. 전부 처리해 주면 보너스도 준다니까…… 잘 부탁해」
「“이건 처리해 둘 테니까, 그쪽은 카린한테 맡길게”」
「맡겨 줘. 그럼 플로어로 다녀올게」
그렇게 나는 장부 더미와 씨름하게 되었고…… 한 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일까.
「어서 오세요, 자리로 안내해 드릴게요」
객석 쪽에서 카린과 여러 손님들로 추정되는 목소리가 들린다.
살짝 엿보니, 아무래도 단체 손님인 것 같고, 카린은 싹싹하게 안내하고 있지만 표정이 약간 굳어 있다.
이쪽과 눈이 마주치자, 연신 윙크를 한다. 아무래도 도움이 필요한 모양이다.
일단 뒤편에 있던 메뉴판과 물을 가지고 나갈까.
뒤로 물러나 온 카린과 스쳐 지나가자, 카린은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정말 고마워 선생님. 설마 이렇게 손님이 한꺼번에 올 줄은…… 난 뒤에서 조리 준비를 하고 올게」
「“알았어. 뒷일은 맡겨 줘”」
바통 터치해서 내가 접객 담당이 되고, 카린은 조리에 전념하도록 하자.
접객은 할 수 있어도 조리는 무슨 수를 써도 무리니까……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하자.
「“기다리셨습니다 아가씨들. 여기 메뉴판과 물입니다”」
「? 점원분은 연미복이 아니네요. 그래도 정장 차림으로 접객하는 것도 신선하고 멋져!」
아차. 샬레에서 바로 오는 바람에 정장 차림 그대로 접객해 버렸는데…… 뭐 좋은 인상인 것 같으니 다행인가.
「“주문하실 메뉴가 정해지시면 말씀해 주――”」
「점원 오빠 멋있는데, 괜찮다면 저희 메뉴 정해 주시면 안 돼요? 추천 메뉴 같은 거 있나요?」
음…… 곤란한데. 나 아직 여기서 홍차밖에 마셔본 적 없는데…….
일단 메뉴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있는 녀석이 추천 메뉴라는 걸로 해도 되려나?
「“그러시다면, 이쪽의 애프터눈 티 세트는 어떠신가요. 가벼운 식사도 포함되어 있으니, 출출하시다면 아가씨들의 희망에 맞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그럼 그걸로 인원수만큼요! 마침 배고팠는데, 기대된다!」
「아까 밥 먹고 왔지만, 좀 부족했으니까 말이야」
「넌 너무 많이 먹어! 점원 오빠도 그렇게 생각하죠?」
「“아니요, 그럴 리가요……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창고 쪽으로 물러나자, 카린이 조리를 하면서 조금 기분 나쁜 듯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경리만 하면 된다고 방금 말했는데, 도와줘서 고마워. 설마 이런 시간에 손님이 올 줄은 생각도 못 했어」
「“별로 기뻐 보이지 않는데, 바쁜 건 싫어?”」
「바쁜 건 딱히 그렇게 싫진 않아. 그게 아니라, ……선생님, 손님들이랑 사이좋아 보인다 싶어서……」
삐친 것을 보니, 아무래도 질투해 주는 모양이다.
카린에게 독점욕이 있을 줄이야…… 조금 의외지만, 당사자로서는 왠지 기쁘다.
「“손님이니까 그런 거야. 다른 뜻은 없어”」
「정말? ……믿을게」
그렇게 미심쩍은 표정으로 시선을 받으면서 카린의 조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완성된 요리와 음료를 서둘러 나른다.
「“기다리셨습니다. 이쪽이 저희 가게 추천 메뉴인 애프터눈 티 세트입니다”」
「와 맛있겠다! 점원 오빠도 같이 먹어요!」
「“아니요, 저희 가게에 그런 서비스는――”」
「괜찮잖아요 저희 말고는 아무도 없고, 한가하죠? 자자 앉아요 앉아!」
억지로 자리에 앉혀지게 생겼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근무 중에 이건 곤란하다고!
「“내” 점원에게 무슨 용건이라도?」
「앗, 아까 그 메이드 언니…… 어라, 내 거라니 설마…… 그런 관계인가요!? 에엣, 진짜요!!」
꺄아~ 하는 환호성과 함께 손님들이 들썩거린다.
뭐 확실히 대리 점장인 카린에게 일시적으로 고용된 입장이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건 오해를 살 만한 표현 아니야?
「미안해요. 설마 메이드 언니 걸 뺏을 뻔했다니…… 저희는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니까, 부디 두 분 사이좋은 모습을 보여주세요!」
「그런 건 서비스 외라서요. 하지만, 주문을 잔뜩 해주신다면 어쩌면……」
다시금 날카로운 환성이 끓어오른다.
오오, 이게 영업 토크라는 건가. 아니 좀 다른가.
그 후 상상 이상으로 주문이 들어왔고, 게다가 SNS에서 커플이 경영하는 찻집이라는 걸 보고 왔다는 손님들도 속속 들어왔다.
딱히 커플 같은 건 아니지만…… 정정하기도 번거롭고, 뭐 그런 콘셉트의 카페인 걸로 치지 뭐. 나중에 농땡이 점장한테 한소리 들을지도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손님들을 다 대처하고, 덤으로 점장이 미뤄뒀던 업무도 완료했을 때는 이미 라스트 오더가 지나, 가게 문을 닫을 시간이 되어 있었다.
「이렇게 늦게까지 고마워. 이 보답은 다음에 꼭 할게」
「“급여도 제대로 받으니까, 딱히 신경 안 써도 돼”」
「그럴 순 없어, 선생님한테 도움을 청한 건 나니까. 나중에 샬레 청소라든가, 요리를 해달라든가 뭐든지 부탁해 줘」
「“그건 그렇고, 오늘은 굉장했지…… 항상 이런 식이야?”」
「아니. 제일 처음에 온 손님이 커플이 경영하는 가게라고 SNS에 올린 모양이라…… 그래서 소문이 소문을 불러서 평소보다 몇 배는 붐빈 것 같아」
「“미안해. 이상한 소문이 난 것 같아서…… 정정할 시간도 없어서 그대로 뒀는데…… 민폐였지”」
「그렇지 않아. 난…… 신경 안 쓰니까……」
그렇게 말하는 카린의 얼굴은, 어딘가 뺨이 붉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후일, 점장에게 앞으로도 커플이 경영하는 가게라는 걸로 팔아보고 싶다는 열렬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정중하게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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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네와 샬레의 대청소
오랜만의 휴일. 집에 있어도 할 일이 없으니, 설비도 더 충실하고 전기세도 안 드는 샬레에서 느긋하게 쉬고 있었는데…….
「수고하셨습니다, 주인님. 당신의 아카네가 왔습니다.」
「“깜짝이야…… 갑자기 등 뒤에 서는 건 그만둬 줬으면 해. 심장에 안 좋거든……”」
「실례했습니다. 그럴 의도는 없었습니다만…… 다음부터는 사전에 약속을 잡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그것까진 안 해도 되지만, 노크를 해 주면 고맙겠어.”」
갑자기 등 뒤에 나타난 건 메이드복을 차려입은 아카네였다.
그나저나 딱히 샬레 업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무슨 용무가 있어서 부른 것도 아닌데,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
「이전에 샬레 청소를 해드린 뒤로 꽤 시간이 흘렀기에, 만약 주인님께서 자발적으로 청소를 안 하고 계신다면 슬슬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 한번 와봤습니다만…… 이건 대단하네요. 청소할 맛이 나겠어요.」
마치 시어머니처럼 창문 틈새에 쌓인 먼지를 손가락으로 훑어 그 오염 상태를 확인하더니, 이내 메이드로서의 전투 태세, 청소 도구 준비를 시작한다.
……나름대로 가볍게 청소는 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빠뜨린 부분이 많은 모양이다. 여긴 전문가에게 맡기자.
「주인님, 오늘은 주인님도 함께 청소를 해보죠. 본래 주인님께 청소를 시키는 건 메이드로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최근에는 저도 임무로 바빠 주인님의 주변 청소조차 제대로 해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제가 오랫동안 청소를 못 해드리는 경우라도, 스스로 주변을 깨끗하게 하실 수 있는 기술을 알려드릴 테니 청소에 동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런 거라면…… 잘 부탁할게.”」
사실 청소라고 해봐야 대충 청소기를 돌리거나 행주로 닦는 정도밖에 안 하고 있었으니, 이렇게 프로에게 배울 기회가 있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 솔직히 고맙기도 하다.
이번 기회에 최소한 곰팡이가 피거나 바닥이 칙칙해 보이는 일은 없도록 하자. 샬레는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고 싶으니까. 학생들도 자주 찾아오고 말이지.
「우선은 천장 청소부터 시작할까요. 여기 긴 막대에 젖은 시트를 부착할 수 있는 도구가 있습니다. 이걸 사용해서 물걸레질을 한 뒤, 마른걸레질을 하도록 하죠.」
「“천장을 닦을 필요가 있어? 겉보기엔 깨끗한데……”」
「천장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가 붙어 있습니다. 그런 곳은 오랫동안 청소하지 않기에 기름기를 머금고 있는 경우가 많죠. 그건 주인님께서 평소 드시는 컵라면의 증기에 포함되어 있기도 하니, 그게 공중을 떠다니다 먼지에 달라붙는 걸 상상해 보시면 됩니다. 물론 그런 먼지도 사람이 이동하거나 에어컨, 선풍기 바람이 불 때 떨어져 내리니, 그걸 들이마시게 되면…… 그 뒤는 아시겠죠?」
Oh…… 별로 듣고 싶지 않았던 걸 들어버렸다.
확실히 학생 중에는 몸이 약한 아이도 있고, 이런 청소도 가끔은 해줘야겠구나.
「그럼 제가 물걸레질을 할 테니, 주인님은 그 뒤를 따라 마른걸레질을 부탁드립니다.」
「“알겠어. 가능한 한 깨끗하게 해볼게.”」
긴 막대 끝 평평한 부분에 극세사 걸레를 끼우고, 아카네가 세제를 묻혀 닦고 지나간 자리를 마른 걸레로 닦아낸다.
한 면을 닦은 뒤 천장에서 걸레를 내려 닦은 면을 확인해보니…… 의외로 새까맸다. 한번 물걸레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후훗, 제 쪽도 똑같이 새까맣네요. 걸레는 다른 부분에서도 쓸 테니 한번 헹구도록 하죠.」
세면대에서 걸레를 빨고 돌아오니, 아카네는 창가에 서 있었다.
「다음은 창문 틈새, 그리고 선반이나 테이블 위의 먼지를 아래로 떨어뜨리겠습니다. 샬레에는 총도 걸려 있어서 걸레질하다 떨어뜨리면 위험하고…… 이번에는 이걸 사용하죠.」
아카네가 꺼낸 것은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커다란 깃털 먼지떨이였다.
메이드가 먼지떨이로 먼지를 터는 건 창작물에서 보거나 들은 적은 있었지만…… 실제로 이렇게 보니 정말 그림이 된다.
「만일의 사태가 있으면 위험하니, 위험물이 있는 곳은 제가 담당하겠습니다. 주인님께서는 본인의 책상 주변을 부탁드릴게요.」
아카네는 그렇게 말하더니, 일반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속도로 청소를 시작한다.
그 먼지를 털어내는 방식은 결코 난잡하지 않아서, 바람에 먼지가 날리거나 하지도 않는다. 문외한의 눈으로 봐도 신기임을 알 수 있는 몸놀림이었다.
이런, 넋 놓고 보고 있을 때가 아니었지. 나는 내 책상을 깨끗이 해야…… 다 먹고 빈 도시락 통이나 페트병이 널려 있다. 우선 이것부터 치워야겠네.
이렇게 내가 책상 주변을 치우는 사이에, 아카네는 샬레 전체의 벽과 선반의 먼지를 전부 바닥으로 떨어뜨리고, 심지어 닦는 청소까지 완료해 주었다. 조금만 걸어도 먼지가 날리는 게 눈에 보이니, 도대체 내가 얼마나 대충 청소하고 있었는지를 잘 알겠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사실은 덕트나 에어컨 청소도 하고 싶었지만, 전용 도구가 필요해서 그건 나중에 다시 저를 부르시거나 업체를 불러주세요. 만약 오늘 중으로 하길 원하신다면, 지금 밀레니엄으로 도구를 가지러 다녀오겠습니다만, 어떻게 할까요?」
「“이만큼이나 깨끗하게 해 줬는걸, 그건 다음에 하자. 그럼, 이제 이 먼지를 청소기로 빨아들이면 되나?”」
「그렇네요. 모처럼 떨어뜨린 먼지가 흩날리지 않도록 조심해서 청소기를 돌립니다. 주인님은 피곤하실 테니 쉬고 계셔도――」
「“여기까지 왔는걸. 끝까지 하게 해 줘.”」
「감사합니다. 그럼, 분담해서 재빨리 끝내버리죠.」
오랫동안 쓰지 않았던 무선 청소기를 꺼내 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청소기를 돌린다.
도중에 몇 번이나 먼지 통이 꽉 차서 그때마다 비워가며, 어떻게든 티끌 하나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만들 수 있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주인님. 일단 청소 도구를 정리해 버릴게요.」
「“고마워. 그럼 난 차라도 끓여올게.”」
「그건 감사합니다만…… 사실 아직 끝나지 않은 곳이 있어서요. 거긴 주인님의 허가 없이는 들어갈 수 없는 장소라, 먼저 그곳의 열쇠를 받고 싶은데요……」
「“어, 어디? 아카네 혼자 하게 할 순 없으니까 나도 같이 할게.”」
「그렇습니까! 주인님도 함께…… 그건 정말 기쁜 일이네요! 그럼, 가시죠――」
앗, 뭔가 허락해선 안 될 걸 허락해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주인님 댁의 상황은 이미 파악했습니다. 샬레 이상으로 청소를 안 하신 것 같던데, 이건 기합을 넣고 해야겠네요!」
「“저기…… 지금이라도 없던 일로 할 순 없을까?”」
「안 됩니다. 메이드란 주인님의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하는 법이니까요.」
이렇게 아카네에게 이끌려, 한동안 방치하고 외면해 왔던 집을 함께 깨끗이 청소하게 되었다.
……아카네가 깨끗하게 해 준 집은 몰라볼 정도로 바뀌었고, 다음부터는 이렇게 되지 않도록 자발적으로 청소하자고 그 자리에서는 결심했다. 아마 잊어버리고 또 아카네와 함께 청소하게 될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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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를 위한 모닝콜
「“벌써 아침인가…… 슬슬 자지 않으면……”」
밤샘 잔업을 마치자, 해가 떠오르기 시작해 주위가 밝아졌다.
지금 집에 돌아가기도 귀찮고, 쪽잠이라도 괜찮으니 슬슬 자 볼까 싶어 수면 안대를 꺼내려던 찰나…….
『띠링!』
책상에 두었던 단말기에서 알림음이 울린다.
이런 이른 아침에 대체 누가 연락을 보낸 걸까. 요즘 스팸 메일이나 광고성 메일도 많으니까…….
단말기를 켜 보니, 그곳에는 의외의 인물에게서 온 연락이 들어와 있었다.
「“아카네? 왜 이런 시간에……”」
예기치 못한 인물의 연락에 자려던 머리가 갑자기 맑아진다.
혹시 무슨 좋지 않은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닐까.
서둘러 메시지를 확인하자――
『주인님, 이른 아침부터 연락드려 실례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네루 선배의 방으로 가 선배를 깨워주셨으면 합니다. 오늘처럼 야간 임무 직후에는 제가 깨우러 갑니다만, 오늘따라 급한 용무가 생겨버려서요……. 혹시 사정이 괜찮으시다면, 학점이 위태로운 네루 선배를 위해서라도 부탁드립니다』
네루의 방이라…… 그러고 보니 네루가 감기에 걸렸을 때 한번 간 적이 있었지.
그리 멀지도 않고, 이다음에 딱히 예정도 없으니 모닝콜하러 가 볼까.
무엇보다 선생님으로서 학생이 지각할 것 같은 상황을 잠자코 못 본 체할 수는 없다.
『“알았어, 지금 네루네 집으로 갈게”』
『감사합니다 주인님. 이 보답은 나중에 봉사로 갚아드리겠습니다』
그럼, 학생이 등교할 시간까지 별로 여유가 없으려나, 바로 가야겠군.
※ ※ ※ ※ ※
자, 네루의 방 앞에 도착했는데…… 일단 전화를 해 볼까.
……안 된다. 연결되지 않아.
하지만 다음 계획은 있다. 눈앞의 초인종을 한 번 눌러 본다.
…………안 나오네. 자고 있는 건가?
눈앞의 초인종을 두 번 눌러 본다.
………………아직 방 안에서 움직이는 기척이 없다.
눈앞의 초인종을 세 번 눌러 본다.
………………여기 정말 네루 방 맞아? 아무도 없는 거 아냐…….
눈앞의 초인종을 16연타 해 본다.
딩동, 딩동, 딩동, 딩동, 딩동――
「시끄러워!! 뒈지고 싶냐?!」
「“안녕, 네루”」
주름투성이가 된 밀레니엄 교복(꽤나 흐트러져 있지만)을 몸에 두르고 나온 건, 이제 막 일어난 듯한 모습의 네루였다.
「뭐야 선생님이냐. 뭐냐고 이런 아침 댓바람부터……」
「“아카네한테 부탁받았거든, 네루를 깨워달라고”」
「왜 그 녀석은 선생님한테 부탁한 거야…… 더 적임자가 있었을 텐데 말이야…… 뭐 모처럼 깨우러 와줬는데, 이대로 돌려보내는 것도 미안하고…… 들어왔다 가」
「“고마워, 실례할게”」
이렇게 해서 네루의 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준비를 하려는 네루의 머리는 비틀비틀 흔들리고 있어서, 당장이라도 다시 잠들어버릴 것 같았다.
「“어제는 늦게까지 임무였어? 잠은 좀 잤고?”」
「앙? 아마 잠든 게…… 3시쯤이었나. 뭐 야간 임무가 있었던 것치고는 잔 편이잖아?」
「“잤다고는 하지만…… 꽤 피곤해 보이네”」
「뭐 늘 있는 일이야. 하지만 C&C 메이드로서 이것만큼은 어쩔 수 없고, 그걸 난 자랑스럽게도 여기고 있어. 하지만 선생님, 그건 선생님도 마찬가지 아냐? 그 눈밑의 다크서클, 밤샘했구만」
「“다 들켰나 보네. 뭐 나도 선생님으로서 긍지를 가지고 일하고 있으니까. 이 정도는 딱히 싫은 일은 아니야”」
「그러냐, 그래도 몸은 챙겨가면서 하라고. 나랑 달라서 망가지면 그걸로 게임 오버니까 말이야. ……하암…… 안 되는데, 하품이……」
커다란 하품을 억지로 삼키는 네루는 무척 졸려 보인다.
나라면 이럴 때는…….
「“네루. 자고 일어난 이런 때는 커피를 마시면 좋아. 분명 기구가 있었지, 지금 내려줄게”」
「그런 건 미안…… 아니, 지금은 응석 좀 부릴게. 제일 진한 걸로 부탁해」
주방에 놓인 주전자와, 그 곁에 병에 담겨 있는 커피 원두를 집어 들고, 종이를 깔고 가루를 넣고…… 준비하는 사이에 끓은 물을 붓는다.
자, 이러는 사이에 네루는 채비가 끝났으려나…… 자고 있잖아.
역시 피곤했던 모양이다. 의자에 앉은 채 그대로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으음, 사실은 허락을 받고 하는 편이 좋았겠지만…… 저것도 준비해 버릴까.
※ ※ ※ ※ ※
「음…… 뭐야? 좋은 냄새가…… 가 아니라 자버렸던 건가」
「“다시 한번 안녕. 미안해, 멋대로 식재료 좀 썼어”」
「이거 참…… 정말 미안하네. 이래서야 메이드 체면이 말이 아니잖아. 나도 너무 응석 부리다 무뎌졌나」
「“나한테라면 언제든 응석 부려도 괜찮으니까. 식겠다, 어서 먹자”」
네루가 선잠을 자는 동안, 토스트나 베이컨 에그 등 간단한 요리를 준비했다. 뭐 나도 아직 안 먹었으니까 멋대로 내 몫의 식재료를 써버렸지만…… 나중에 식재료 사 올 테니까 그걸로 용서해 달라고 해야지.
「음, 저번의 죽이랑 다르게, 제대로 맛있잖아. 이 정도면 매일 선생님한테 아침밥을 차려달라고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는데」
「“난 네루 요리도 좋아하니까, 나야말로 매일 아침 차려줬으면 좋겠어”」
「……그거 절대 나 말고 딴 녀석한테 말하지 마…… 뭐 선생님이 원한다면, 해 줄 수도 있어」
으음, 적당히 있는 걸로 만들었을 뿐인데, 이렇게나 기뻐해 줄 줄이야…… 다음엔 본격적인 걸 네루에게 만들어 줘야지, 분명 더 기뻐해 줄 거야.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자, 몸이 따뜻해지며 의식도 또렷해진다.
……나는 자려고 했었지만, 네루는 이걸로 이제 괜찮을 거다.
「좋―았어, 슬슬 안 나가면 지각하겠군. 선생님, 거기 그거, 좀 집어줄래?」
네루가 가리킨 건, 평소 몸에 걸치고 다니는 스카잔이었다.
의자에 걸려 있던 그것을 건네주자, 네루는 소매를 꿰어, 평소의 익숙한 모습이 되었다.
「이게 없으면 뭔가 어색하거든. 그럼 선생님, 다녀올게」
「“다녀와. 지각하지 않게 조심하고”」
「알고 있다니까! 슬슬 진짜 위험하니까 말이야, 선생님이 일부러 와주기까지 했는데 지각 따위 안 해」
네루는 가방을 들고, 내게 가볍게 손을 흔들며 방을 나선다.
후우…… 설거지랑 정리를 해야지.
………………어라? 네루가 나가버리면 이 방 열쇠는 어떻게 하지……?
이렇게 해서 나는 네루의 방을 나가지 못하고, 결국 네루의 수업이 끝날 때까지 방에서 대기하게 되었으며, 잠들어 있던 걸 서둘러 돌아온 네루가 두들겨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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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키는 선생님 전용 메이드입니다
아침, 그것도 이른 아침.
평소의 샬레가 아니라, 오랜만에 돌아온 자택 침대에서 자고 있던 나는, 문득 들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 아직 완전히 떠지지도 않은 눈으로 믿을 수 없는 것을 목격한다.
「좋은 아침입니다, 선생님. 기상하실 시간이에요. 신속하게 일어나 몸단장을 하시죠.」
「“안녕, 토키. ……왜 우리 집에 있는 거야?”」
「그건, 제가 선생님 전속 메이드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상의 설명이 필요할까요?」
「“필요하니까 세 줄로 요약해 줘.”」
「1. 저에 대한 명령권을 현상 유지하고 있는 분은 선생님뿐입니다.
2. 선생님은 그런 저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3. 선생님의 기상부터 취침까지 보좌하는 것은 메이드의 책무입니다.」
OK, 막 일어난 나로서는 토키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이상 자세히 물어봤자, 어떻게 집을 특정했는지나 어떻게 침입했는지 등에 관해서는 얼버무릴 게 뻔하다.
그렇다면 쓸데없는 태클을 거는 건 시간 낭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얼른 출근해서 이 일은 잊어버리자.
「“토키, 옷 갈아입을 거니까 방에서 나가주면 고맙겠는데.”」
「아니요, 저는 신경 쓰지 마시고, 그저 길가에 피어 있는 사랑스러운 한 송이 꽃이라고 생각해주세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지금 제 손으로 벗겨드릴 테니──」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토키가 아침 식사를 준비해 주면 도움이 될까나─ 싶어서……”」
「…………알겠습니다. 식사 준비를 하고 오겠습니다.」
아무래도 옷 갈아입는 걸 도와주는 건 물러나 준 것 같고, 위치를 알려주지도 않은 주방 쪽으로 망설임 없이 향한다.
자, 이 틈에 옷을 갈아입어야지…….
서둘러 왠지 다림질이 되어 있는 셔츠와 정장으로 갈아입고, 주방 쪽으로 향한다.
「수고하셨습니다, 선생님. 아침 식사로는 토스트, 수란, 샐러드와 베이컨을 준비했습니다.」
「“고마워…… 근데 엄청 호화로운 아침이네.”」
「다망하신 선생님의 하루는, 이 정도 아침 식사가 아니면 몸이 버티지 못할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만약 양이 부족하거나 일식 쪽을 선호하신다면 사양 말고 말씀해 주세요. 바로 만들어 드릴 테니.」
「“이 이상 있어도 다 못 먹으니까 말이야. 같이 먹자.”」
「알겠습니다. 그럼, 작게 잘라드릴 테니, '아~' 하세요.」
「“……토키, 난 어른이라고? 이런 건 조그만 아기나 연인끼리나 가족끼리 하는 거ㅈ──”」
「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모시는 주인님과 식사를 함께할 때는, 이렇게 먹여드리는 게 보통이라서요……」
「“그거 진짜야⁉ 리오 때도 그렇게 했어⁉”」
「네, 물론입니다.」
흐림 없는 눈으로 말하는 토키의 압력이 엄청나다. 나에게 밥을 먹여주는 것에 아무런 망설임도 거부감도 품고 있지 않은 듯하다.
리오…… 대체 토키에게 뭘 시켰던 거야…….
그만두라고 하기도 뭣하고…… 어쩔 수 없지. 이런 건 빨리 받아들이고 순응하지 않으면 지각하고 말 것이다.
「“토키, 남들 앞에서는 절대 안 돼.”」
「네, 그럼 선생님과 단둘이 있을 때만 할게요. 그럼, 아~…… 맛있나요?」
「“음…… 맛있, 어요.”」
토키의 손요리는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에서도 틀림없이 상위권에 들어갈 만큼 맛이 세련되었고, 흠잡을 곳이 하나도 없었다.
한입 크기로 잘린 토스트나 샐러드를,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먹어 치운다.
마실 게 필요할 때는 빨대가 꽂힌 음료가 입가로 배달되고, 조금 먹다 지쳤을 때는 페이스를 늦춰주었다.
심지어 신문도 준비해 줘서, 읽어가며 입을 벌리면, 그때마다 식사가 들어온다. 이건…… 타락, 즉 글러 먹은 어른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미안해. 이런 건 역시 지금을 마지막으로 하자.”」
「혹시…… 기분을 상하게 해드렸나요? 죄송합니다, 제가 부족한 탓에──」
「“아니 아니, 토키는 잘못 없는데? ……내가 그…… 부끄러워져서……”」
「그렇군요, 선생님은 먹여주는 쪽이 전문이라고……」
「“아니 그렇게도 말 안 했는데. 밥은 정말 맛있었어, 정말 고마워. 잘 먹었어.”」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정리를 하고 올 테니, 선생님은 출근 준비를.”」
설마, 일류 호텔에서도 못 먹을 법한 호화로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니…… 토키가 집에 불법 침입했다는 사실을 제쳐두면, 아주 좋은 하루의 시작을 끊을 수 있었다.
「정리가 완료되었습니다. 그럼, 샬레로 가시죠. 도중의 경호는 맡겨주세요.」
「“오늘 평일이지? 밀레니엄 수업은?”」
「선생님의 경호가 우선입니다. 네루 선배와 달리, 출석 일수에는 여유가──」
「“안 돼. 수업은 제대로 받아야지! 그게 무리라면, 토키의 봉사는 금지야.”」
「⁉ ……어쩔 수 없군요. 앞으로 보좌나 경호가 금지되는 건 곤란하니……」
풀이 죽은 토키를 앞에 두고 나는 확신한다. 이건 먹히는 수라고.
하지만, 토키를 슬프게 만드는 일이니 사용은 최대한 자제하도록 하자. 실제로 지금 나도 미안한 마음으로 가득하다.
토키를 배웅하고, 딱히 별일 없이 샬레에 도착하니, 어제 치우고 퇴근했을 터인 서류 더미가 마중을 나와 주었다.
……지워도 지워도 나타나는 이것은, 뿌〇뿌요나 테〇리스를 플레이하고 있는 것 같다.
끝이 없는 게 끝, 이것이 선생님이라는 직업인가…….
한탄하고 있어도 시작되지 않으니, 오늘도 하루 토키에게 받은 활력으로 힘내자.
※ ※ ※ ※ ※
「선생님, 선생님. 수업이 끝나서 서둘러 왔습니다. 지금부터 보좌를 개시할게요.」
「“토키…… 미안, 아직 서류가 잔뜩 있어서 말이야. 오늘은 당번인 아이도 없는 날이고, 부탁할 수 있을까?”」
「알겠습니다. 전력으로 보좌하겠습니다.」
오후가 되어, 수업이 끝난 토키가 찾아와 주었지만, 그 시간이 되어도 아직 일은 전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토키의 사무 처리 능력은 뛰어난 편이고, 여기선 얌전히 의지해서 오늘 해야 할 분량은 끝내도록 하자.
「……선생님. 이것과 이것을 훑어보신 뒤에 여기에 서명을. 그 뒤 남은 건 양식이 같은 것이니, 똑같이 처리하면 문제없을 겁니다. 다음은 저쪽에 있는 산을 처리할게요.」
우수하다. 너무나 우수하다. 덕분에 차례차례 서류 더미가 치워져 간다.
그 후 토키의 도움도 있어, 나 혼자서는 오늘 안에 끝날지 어떨지 모르던 일은 해가 저물 무렵에는 정리되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선생님. 오늘의 업무도 종료되었군요.」
「“정말 고마워, 토키. 오늘 토키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면 끔찍해……”」
「앞으로도 곤란한 일 등이 있으시면, 사양 말고 말씀해 주세요. 가능한 일이라면 선생님과 숙식을 함께하며, 언제 어떤 때라도 함께하고 싶습니다만……」
「“그건 좀 무리일까나…… 밀레니엄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에도 가야 하고……”」
「………………납득할수는 없지만, 알겠습니다. 그러니, 그런 조건을 받아들인 저에게, 오늘만큼은 간단한 포상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포상? 오늘은 이것저것 받았으니까 물론 괜찮지만…… 뭔가 갖고 싶은 거라도 있어? 돈이라든가?”」
「아뇨, 그런 물질적인 게 아니라, 해주셨으면 하는 게 있습니다.」
「“라고, 하면?”」
「저는 이제부터 수면실에서 잘 겁니다. 이른바 배터리 방전입니다. 선생님께선 저의 충전을 보다 급속하게 해주셨으면 해서…… 요컨대 응석을 받아주세요. 아주 듬뿍.」
이런, 예상외의 각도에서 공격해 왔군…… 하지만, 오늘은 신세만 졌고, 이 정도 일이라면 기꺼이 해주지 않겠는가.
「“물론이지, 그럼 휴게실에서 푹 쉴까.”」
「네, 그럼 저는 우선 오늘부터 발매된 신작 감자칩이 먹고 싶습니다. 편의점에 가서 사 와 주시겠습니까?」
「“벌써 빵셔틀이니…… 뭐 나도 먹고 싶었으니까 괜찮지만.”」
이렇게 해서 이 뒤에는 토키가 잠들 때까지 감자칩을 먹여주거나 주스를 마시게 하거나, 마사지를 해주는 등 여러 가지를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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