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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카요코 「선생, 나는 두 번째 여자여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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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핫산 모음집

4,476자

원문

나는 선생을 사랑한다. 좋아해서, 너무 좋아해서 견딜 수가 없다. 잘못 걸려온 전화에 멋진 척을 하며 대답하는 사장을 볼 때면. 헬멧단 옆에 나란히 서서 저 사람 얼굴이 무섭다며 누군가 분명히 내 쪽을 가리킬 때면. 게슴츠레한 눈을 억지로 뜬 채 컴퓨터를 조작하는 선생에게 커피를 권유할 때면… 내 머릿속은 선생이 너무 좋다는 말로 숨쉬기조차 힘들 만큼 가득 채워진다.

…하지만 무엇을 ‘좋아하는’ 거냐 묻는다면 나는 확실히 대답할 수가 없다. 그저 막연한 ‘사랑’. 누구보다 무거운 ‘사랑’인데, 그것만큼은 자신 있게 선생에게 전할 수 있는데. 나의 ‘사랑’에는 내용이 없다. 내용이 없으니 선생에게 전할 수 없다. 전할 수 없는 ‘좋아해’는 머릿속에 가득 쌓여, 내 머리는 나에게 어서 털어놓으라고 명령한다.

돌고 도는 생각을 언제까지고 억누르고 있을 수는 없다.

나는, 선생을 정말 좋아해…

“카요코, 무슨 말 했어?”

전환점은 갑자기 찾아왔다. 새하얀 서류 더미 위로 고개를 내밀어 어리둥절하게 나를 바라보는 선생의 얼굴을 보자 얼굴이 화끈거린다.

“뭐야, 갑자기. 내가 무슨 말 했어?”

“어라, 잘못 들었나.”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후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깨알같은 글씨로 시선을 내리는 선생.

두근두근, 쿵쾅쿵쾅. 날뛰는 심장 박동. 입 밖으로 나온 말. 전할 수 없어야 하는 말. 내용이 없고, 막연하고, 구름을 잡으려는 것처럼, 그야말로 선생이라는 구름을 붙잡기에는 한없이 모자라지만… 그럼에도 새어나와 버린 단 한 마디.

작게 심호흡을 한다.

“저기, 선생… 사실은 기억하고 있다고 하면 어떡할래?”

무엇을, 어떻게 한다는 걸까. 선생에게는 기억하고 있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을, 그저 어느 학생의 혼잣말. 그렇지만 단 한 번이라도 더, 1초라도 더 선생과 이야기하고 싶으니까 나는 늘 비뚤어진 말밖에 할 수 없다.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는 선생의 의자 때문에 나는 가볍게 눈살을 찌푸렸다.

“카요코가 해 주는 이야기라면 뭐든 듣고 싶지.”

자기혐오에 뒤따르는 자기혐오를 날려버린 것은 늘 조금 지쳐 보이는 선생의 웃는 얼굴이었다. 아아… 뜨겁다. 그런 점들이 나를 미치게 만든다는 걸 선생은 모르는 걸까.

아니면 모르니까 이렇게 괴로운 걸까…

“선생은 말야.”

마치 처음 종이비행기를 날려보는 사람 같은 목소리를 낸다.

“일 때문에 여기저기 다닐 텐데, 제법 힘들지 않아?”

“아… 뭐 그렇지. 전에 산해경에서 트리니티까지 하루만에 왕복했을 때는 확 체감이 되긴 했어…”

키보토스는 넓으니 어쩔 수 없다며 웃는 선생. 저릿한 마음의 울림은 무시한 채 나는 다음 말을 꺼낸다.

“...그거 학생들한테 부탁받은 거 아니야? 대단한 용건도 없으면서 불러내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조금 말투가 거칠었나 싶어서 말을 끝마치고 나서야 흠칫한다. 선생은 선생이니까 학생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건 당연한 일인데… 그런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바로 요즘의 나다.

선생의 의자가 다시 삐걱거린다.

“학생들이 나… 샬레에 요구하는 게 은근히 다양하잖아. 그래서 나는 적어도 그런 점에서 지루하지는 않은 것 같아… 그리고 학생들이 마음 놓고 기댈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게 내 이상이거든.”

마음 놓고 기댈 수 있는 존재. 선생의 입에서 나온 이상적인 교사상은 내 가슴에 스르륵 내려앉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참을 수 없는 불안감이 밀려든다.

“...나, 선생을 좋아해.”

불안감은 다시 한 번 ‘해서는 안 될 말’을 선생에게 던지게 한다.

“신뢰감이라든가,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원한다는 뜻이 아냐… 정말로, 연애 감정으로서 선생을 좋아해.”

“우리 같은 학생들이 기댈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게 선생의 이상이라고 했는데… 선생은 우리 모두에게, 적어도 나한테는 이미 그런 존재야.”

“...이제는 평범하게 생활하면서도 어느새 선생을 찾고 있어. 선생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매일같이 해. 게헨나에 오는 길에 사무소에 들러 주지 않을까, 예전에는 난처했지만 그래도 임무 중에 우연히 마주칠 수도 있지 않을까. 계속 그런 생각을 해.”

“정말, 정말 진심으로… 선생을 좋아해. 만약 이런 나에게도 선생 곁에 있을 기회가 주어진다면 반드시, 붙잡고 싶어.”

한번 내뱉은 말은, 흘러넘치기 시작한 마음은 멈출 줄을 모른다. 나는 어떻게 멈춰야 할지 모른다… 아니, 모르는 게 아니라 분명 모르는 척을 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러니까 나 스스로도 알아. 선생을 좋아하는 사람은 분명 나뿐만이 아니라는 걸. 우애도 아니고 친애도 아니야. 나처럼 선생에게 연애감정을 품고 있는 사람은 분명 있어.”

“이 넓은 키보토스에서 이런 나를 이렇게 열정적으로, 친절하게 대해주는 사람은 선생밖에 없잖아? …그래서 선생은 모두에게 사랑받는 거야.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선생에게 이야기하고 싶어져. 사소한 이야기라도 들어 줬으면 좋겠어. 조금 피곤해 보이는 그 웃는 얼굴을 보면 마음이 편해지니까. 그래서 그 조금 지쳐 보이는 얼굴을 어떻게든 내 힘이 닿는 데까지 나아지게 해 줄 수는 없을까 계속 고민하게 돼… 그런 식으로 선생 생각만 하는 거야.”

“처음에는 선생을 그렇게까지 특별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어. 기껏해야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 딱 그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랬는데, 내 일상을 조금씩 보여주다 보니 같이 있는 시간이 당연하게 느껴지기 시작하는 거야. 선생이 옆에서 웃고 있을 때는 특별한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선생이 내 곁을 떠나고 나서 시간이 좀 지나면 느껴지는 외로움이, 그 시간이 특별했던 거였구나, 그런 생각이 매번 내 가슴을 조여와. 그래서 옆에 있어주는 시간이 당연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건가 싶어도, 그 다음에 만날 때는 편안하고 일상적인 시간을 보낼 수가 없는 거야… 선생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발견하지도 못하고, 그렇게 같이 있을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은 지나가 버려.”

“...다른 애들은 각자 선생의 좋은 점을 말할 수 있을 거야. 왜 자기가 선생을 좋아하게 됐는지, 어떤 점이 좋은지… 그런 게 좋아하게 되는 최소한의 조건일 테니까.”

“...하지만 난, 나는 말할 수 없어. 선생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는 건지 모르겠어. 선생만 생각하게 돼서 좋아하게 된 건지, 좋아하게 돼서 선생만 생각하게 된 건지, 나는 모르겠어.”

“이렇게 내용도 없이 좋아한다는 말을 들어봤자 선생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지. 애초에 선생한테는 학생들이 그런 감정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뜻밖일 거잖아.”

“그러니까 있지, 선생… 만약 선생이 누군가를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온다면, 선생은 선생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말할 수 있는 아이를 선택해 줘. 이런 내용도 없는 감정을 가진 애는 선택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그저 무겁기만 한 감정이 앞서서 분명 선생한테 상처를 줄 테니…”

“...카요코, 이거 써.”

문득 앞을 바라보니 선생이 내민 손수건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시야가 뿌옇게 흐려져 있다.

“어라… 왜…”

“카요코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말은 그거였구나. 기왕 마음을 전해 줬는데, 억지라는 건 알아도 마지막까지 듣고 싶어.”

조금 피곤해 보이는 선생의 웃는 얼굴에 또 다시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나의 본심. 알맹이도 없으면서 상대를 좋아할 자격 따위는 없다.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 그런 귀찮은 생각에 가로막혀 스스로도 놓치고 있었던 내 본심.

…사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말은.

나는 손수건을 책상 위에 놓는다.

“...선생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자각하고 있는 애랑 나처럼 그저 좋아한다는 감정만 앞세우는 애… 똑같이 고백을 받는다면 분명 누구든 좋은 점이 뭔지 아는 애를 선택할 거야.”

“하지만 나는 납득하지 못하겠어. 좋아하는 부분을 한정할 수는 없어도 선생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는 자신이 있으니까… 욕심을 부리자면 나는 선생과 함께하고 싶어. 선생을 원해. 선생을 독차지하고 싶어. 선생의 모든 것을 사랑하니까 앞으로도 계속 선생과 함께이고 싶어.”

“알맹이도 없는 나라도… 정말 좋아하는 선생에 대한 것도 구체적으로 무엇 하나 말하지도 못하는 여자라도… 선생을 생각하는 마음에 거짓말을 할 수는 없으니까… 읏.”

“선생… 나는 선생 곁에 계속 있고 싶어. 옆에 있을 수만 있다면 어떤 대접을 받아도 상관없어. 선생이 나를 가장 우선해 주면 좋겠지만 이런 나는 그럴 수 없어. 그러니까… 선생, 나는 두 번째 여자라도 좋아.”

“제발, 적어도 앞으로도 선생과 함께해도 된다고 약속해 주세요… 부탁해요.”

숨을 크게 내쉬며 말을 마치고 나니 자연스레 눈물이 나왔다. 자신은 선택받을 수 없을 거라며, 선택하지 말라고 말하면서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선택해 주기를 바란다. 추하다. 너무나도 추하다. 자신의 추악함을 다시금 깨닫게 된 것도 괴로웠지만, 그보다 괴로운 것은 그런 추악한 내 생각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직접 전했다는 사실이었다.

“...미안해 선생. 이상한 소리를 해서. 잊어 줘―”

“네 말대로 나는 학생들 모두에게 사랑받는 것 같아. 자의식 과잉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더니 선생은 다시 의자를 삐걱인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좋아한다고 말해 주는 아이는 잘 없어… 그래서 네 그런 마음을 전해들을 수 있어서 나는 기뻐.”

“...딱히 카요코의 연애감정을 부정하려는 건 아니지만 우리는 ‘아직’ 선생과 학생이니까.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다시 대답하게 해 줄래?”

예상치 못한 대답에 무심코 고개를 들자, 선생은 언제나처럼 조금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웃고 있다. 하지만… 귀가 조금 빨갛다.

“그 말은, 음…”

“응. 내 입장 때문에 분명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카요코가 졸업하고 나면 내가 가장 먼저 생각할 사람은 네가 될 것 같다는 말, 그것만은 전해 둘게.”

“...그래. 후훗.”

왠지 모르게 넋이 나가 방금 전까지만 해도 눈가를 누르고 있던 손수건의 존재도 잊어버린 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선생에게 “커피 마실래?” 그렇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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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03.09번역

소설핫산) 카요코 「선생, 나는 두 번째 여자여도 좋아.」

#오니카타 카요코#선생#소설
좋아요 0댓글 14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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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ex_defe작가
게시물 26개
슬DC
슬로보단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5.03.09 03:46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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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나
ㅇDC
ㅇㅇ125.03.09

삭제된 댓글이에요

슬DC
슬로보단작성자25.03.09
디시콘
ㅇDC
ㅇㅇ225.03.09
디시콘
ㅇDC
ㅇㅇ325.03.09

합법인데 지금당장

ㅇDC
ㅇㅇ425.03.09

그 긴거 ㄷㄷㄷ

ㅇDC
ㅇㅇ425.03.09

카요코는 고백할때도 설명이 길구나

ㅇDC
ㅇㅇ525.03.09

아오 선생님이라고 좀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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