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기준 3,849자
원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4812500
헤일로를 가진 학생들은 잔뜩 먹는다 in 아비도스
키보토스에 온 지도 꽤 지났다. 총탄이나 폭발이 끊이지 않는 나날에도 익숙해진 나에게 있어 웬만한 트러블에 동요하는 일은 없다. 하지만 어느 한 점에 있어서 아무래도 위화감이 드는 현상이 있다. 그것은 학생들의 식사다.
한창 자랄 나이의 아이들에게 있어, 잘 먹고 잘 배우고 잘 자는 것은 사춘기의 의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잘 먹는다. 라멘 한 그릇만 해도 그릇에 넘칠 듯이 곁들여진 꽃잎 같은 차슈와 대량의 채소, 토핑인 김이나 맛달걀도 잊지 않는다. 심지어 이것만으로도 배가 부를 것 같은 산더미처럼 쌓인 볶음밥을 교자 1인분 추가하는 감각으로 주문하는 모습은 이제 무슨 몰래카메라가 아닌가 의심할 정도다.
도대체 어디에 그런 질량을 위 속에 담아두는 건지 심히 의문이지만, 소녀들의 입속으로 당연하다는 듯이 들어간다. 화기애애하게 식사하는 장면은 나도 미소 짓게 되지만, 엄청난 기세로 그릇의 내용물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TV에 나오던 대식가 푸드파이터가 이런 느낌이었지 하고 떠올리게 된다.
"이야~ 여전히 시원시원하게 잘 먹네."
"응, 선생님이 소식할 뿐. 더 먹지 않으면 오후부터 움직일 수 없어. 내 차슈 줄게."
"선생님은 헤일로가 없으니까 어쩔 수 없죠."
"아저씨보다 적게 먹다니 희한하네~."
오늘은 아비도스 대책위원회와 시바세키 라멘에 와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대충 다 먹은 식기들이 놓여 있고, 지금은 담소 중이다.
"그나저나, 선생님과 처음 라멘을 먹었을 때는 깜짝 놀랐었죠."
"맞아. 전혀 안 먹으니까 나도 시바 대장님도 깜짝 놀랐었어."
"나는 오히려 시로코 일행이 이 양을 다 먹어치운 게 더 놀라웠어……."
"그날은 별로 싸우지 않았으니까 적게 먹은 거야. 사실은 더 먹을 수 있어."
그날 평범하게 주문한 라멘 양이 아무리 봐도 몇 인분은 되는 양이라 다 먹지 못하고 시로코에게 절반을 준 것은 좋은 추억이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자 묘하게 경쟁심을 불태우는 시로코 옆에 어떤 학생이 앉는다.
"응, 대장님, 평소 먹던 걸로 곱빼기 부탁해."
"알았어!"
어느샌가 나타난 학생은 쿠로코였다. 평소에는 우리 앞에 나타나는 일이 아쉽게도 별로 없었기에 모두 놀라고 있었다.
"커다란 시로코 선배!?"
"응, 세리카 너무 놀랐어. 나는 언제나 모두를 보고 있어."
"스토커 같네요……."
"좀 더 얼굴 좀 비춰. 우리들은 동료니까 말이야."
"호시노 선배는 그렇게 말할 것 같아서 시바세키 라멘 먹으러 왔어. 선생님, 저기 있는 약한 시로코랑 다르게 나는 많이 먹으니까 지금부터 잘 봐."
"응! 나도 아직……"
"방금 배부르다고 시로코가 말하지 않았어?"
"응……."
귀가 축 처진다. 오늘은 딱히 전투할 일이 없었기에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았다. 그런 시로코의 머리를 노노미가 상냥하게 쓰다듬고 있자 주문한 음식이 도착한다.
"늘 먹던 토핑 전부 추가 면 500g이랑 볶음밥 보통 사이즈 나왔습니다!"
"응, 잘 먹겠습니다."
산더미 같은 채소를 순식간에 해치우는가 싶더니 페이스를 늦추지 않고 면을 들이킨다. 먹는 모습은 깔끔해서 국물이 튀는 기색도 없다. 깨끗하게도 먹는구나 하고 감탄하고 있자 시로코가 중얼거렸다.
"응, 커다란 시로코는 너무 많이 먹어. 그래서 살쪘어."
"읍!? 쿨럭, 쿨럭."
제대로 사레들렸다. 평소의 쿨뷰티한 얼굴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시로코에게 다가가 양어깨를 붙잡는다.
"왜 그래? 그렇게 사레들리고, 조신하지 못하게."
"응! 꼬마 시로코랑은 다르게 순수하게 성장했을 뿐이야. 결코 시바세키 라멘이 그리워서 매일 먹다 보니 살찐 게 아니야."
"응, 그럼 배 좀 꼬집어 볼까?"
"응, 너 밖으로 나와. 오늘이야말로 본때를 보여주겠어."
평소처럼 싸우기 시작했다. 어째서 본인들끼리인데 이렇게 충돌하는 걸까, 그렇기에 더 그런 걸까. 그런 풍경을 보고 있자 아야네가 질문해 왔다.
"저기, 선생님은 키보토스에 오기 전까지 이 정도 양의 식사를 하는 여성은 본 적 없으신가요?"
"에? 음~, TV 같은 데서 대식가 챌린지를 하는 사람 정도일까. 오히려 여성은 남들 앞에서 대량의 식사를 하는 걸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을지도 몰라."
뭐 먹는 사람은 남성보다 더 먹겠지만 소수파겠지. 적어도 눈앞에서 대량으로 주문하는 여성은 만나본 적 없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노노미가 살짝 쓴웃음을 지으며 물어온다.
"혹시…… 처음에 식사했을 때는 조금 질리셨나요?"
"조신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던가? 그치만 선생님의 가치관으로는 있을 수 없는 광경이고……."
"그렇게 말씀하시니…… 왠지 부끄러워지네요."
세리카와 아야네가 불안과 수치심이 뒤섞인 얼굴을 하고 있다. 역시 사춘기 소녀들은 이런 매너라는 것을 신경 쓰는 것이리라. 나와는 태어난 환경이 다르니까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러자 이야기가 들렸는지 싸우던 두 사람이 멈췄다.
"선생님…… 혹시, 조금 정떨어졌어?"
시로코가 어두운 표정으로 물어왔기에 서둘러 대답한다.
"아니 아니! 그렇지 않아! 확실히 처음에는 깜짝 놀랐지만 다들 나랑은 파워가 다르니까 납득했어. 헤일로도 있고 키보토스의 상식이라고 받아들였으니까."
"게다가, 다들 많이 먹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안심이 돼. 어린 애들이 소식하면 오히려 걱정되기도 하고 말이야."
애초에 에너지 효율이 나와는 다르다. 섭취하는 칼로리가 다른 것은 당연하다. 그렇게 먹고 살찌지 않느냐고 이전에 아로나에게 슬쩍 물어봤더니, 전투에 사용하는 에너지 소비량이 나와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래서 키보토스의 학생들은 모두 몸매가 좋은 것이라고 한다.
"오히려 다들 부러운걸. 나는 나이가 있어서 먹은 만큼 지방이 붙으니까 말이야."
"응, 나는 알고 있었어. 그래서 선생님 앞에서 당당하게 먹고 있어."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뭐, 선생님이 다 먹은 뒤에 빤히 쳐다보시는 건 조금 부끄럽지만요."
"으헤~, 그럼 선생님은 다 먹으면 뒤돌아 있어 달라고 할까~."
"쓸쓸하다고 선생님도."
그렇게 오해도 풀린 참에 가게를 나선다. 당연히 내가 쏘는 거다. 원래 있던 곳과는 다르게 다들 많이 먹어서 지갑의 대미지가 크다…… 싶었더니 학생 할인으로 헤일로를 가진 학생은 반값이다. 학생이 아니더라도 헤일로가 있으면 30% 할인이 된다고 한다. 과연 학원도시.
이 대화를 다른 학원에 이야기한 것이 계기가 되어 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지만 그것은 별개의 이야기.
어느 심야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햄버그 스테이크, 피자, 그라탕, 샐러드 등 수많은 요리가 테이블에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그 요리는 단 한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이곳은 아는 사람만 아는 유명한 가게지만 심야 영업이라 이용하는 손님은 별로 없다. 가끔 이렇게 들키지 않게 폭식을 하는 사람이 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아서 학생들에게 인기라고 한다.
그런 숨겨진 맛집에 한 성인이 문에 달린 방울을 울린다.
"안녕, 호시노."
"……선생님!?"
혼자서 묵묵히 식사를 하던 중에 갑자기 아는 사람이 나타난 탓에 심야인데도 큰 소리를 내고 말았다. 다행히 손님은 없어서 다행이었지만 동요를 억누를 수 없다.
"어, 어떻게…… 여기에. 아저씨의 비밀 장소인데."
"또 한 명의 시로코에게 들어서 말이야. 혼자서 외롭게 먹고 있다고 해서."
"아하하…… 커다란 시로코 쨩에게는 들켰던 건가."
언제나 우리를 보고 있다고 했었지. 아저씨조차 눈치채지 못하게 하다니 제법 성장했네. 후배의 성장은 기쁘지만 이런 형태로 알고 싶지는 않았어.
"미안해 선생님. 걱정 끼쳐서."
"아니야. 다만, 다른 애들에 비해 먹는 양이 적은 게 신경 쓰여서 말이지. 뭐 나로 치면 충분히 먹고 있는 거지만."
"으헤~, 뭐 내가 안 먹는 건 이상하긴 하지."
아저씨는 소식하니까, 맨날 자니까 그렇게 안 먹어도 괜찮다고 듣긴 했지만 그건 이상하다. 호시노는 심야 경비를 매일 거르지 않고 수행하고 있다. 그런 호시노가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을 리가 없다.
"나는…… 신비가 다른 애들에 비해 강해서 그만큼 누구보다 힘을 낼 수 있어, 그만큼 소비도 격렬하지만. 그러니까, 내가 평소부터 많이 먹고 있으면 뭔가 무리해서 힘내고 있는 게 아닐까 걱정 끼치는 게 싫어서……. 그래서 이렇게 가끔 숨어서 에너지 보충을 하는 거야."
상상했던 대로의 내용이었다. 역시 후배들에게 걱정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강해서 이러고 있었던 것이다. 심야 경비를 줄이면 되겠지만 그러면 호시노가 오히려 마음이 편치 않겠지. 난처한 노릇이다.
"아, 그리고…… 아저씨 같은 조그만 학생이 제일 많이 먹고 있으면…… 정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돼서."
귀여운 이유도 있었다.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 다들 소녀구나.
"나는 신경 안 써. 오늘도 말했지만, 많이 먹는 쪽이 안심돼. 복스럽게 먹는 귀여운 호시노를 잔뜩 볼 수 있고 말이야."
"이야~ 부끄러워라. 그래도 아저씨 안심했어, 다음에 이렇게 심야에 불러내도 돼? 혼자면 외로워서."
"언제든 좋아. 그리고 커다란 시로코에게도 말 걸어보는 건 어때? 이미 들킨 마당에."
"으헤, 그렇네. 가끔은 선배의 어리광도 받아달라고 할까."
오늘은 평소보다 맛있고, 즐거운 식사였다.
---
복스럽게 먹는 미소녀는 수요가 있단다
댓글 6
먹은만큼 나오는거 어딨음?



이 시리즈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