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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생님의 방에서 본 적 없는 「어떤 물건」을 발견하고,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정말, 선생님 또 이런 걸 사셨어요!?」
『이런 거라니 너무하네. 카이텐저 MK-II 한정판이라고? 이건 못 참지!』
그것은 흔한 변신 로봇 피규어다. 선생님은 그게 무척 좋은지 언제나 아끼고 있었다. 동심 넘치는 선생님도 귀여워서 좋아하지만, 뭐든 정도라는 게 있다.
「그거, 얼마였어요?」
『음, 이런 건 값을 매길 수 없다고 할까……』
「얼・마・였・어・요」
내 목소리에 압도된 선생님은, 천천히 양손을 펼쳤다.
「뭐!?」
『아니, 그래도 비싼 만큼 디테일 하나하나가 장난 아니라고! 교체 파츠도 풍부하고, 절대로 돈값 못 하는 게 아니――』
「어, 어째서 항상 그렇게 돈을 막 쓰세요!? 우리 집에 그럴 만한 여유가 없다는 거 알고 계세요!?」
선생님과 결혼한 지 어느덧 3년. 가계는 항상 내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지는 파악하고 있다. 매일 빠듯하게 사는 건 아니지만, 아니, 내 오기로라도 그렇게 되게 두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적어도, 몇십만 엔이나 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물건을 살 여유는 없었다.
『쓸모없지 않아! 이건 마음의 청량제라고!』
「그러니까 정도껏 하세요! 그런 피규어가 벌써 몇 개째예요!」
그래, 자꾸 정도껏 하라고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게 처음 있는 과소비라면 아직 용서할 수 있다. 하지만 선생님 방에는 수많은 피규어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그것들은 모두 몇만 엔이나 하는 고급품으로, 이곳에 자리한 것들을 합산하면 세 자릿수는 족히 넘을 거란 것쯤은, 주판을 튕기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래도, 지금은 아직 좀 여유 있잖아.』
「그래도는 무슨 그래도예요! 노후 자금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아이가 생겼을 때 양육비는 어떡할 거예요!?」
『윽……』
「아시겠어요!? 만약 다음에 또 허락 없이 돈을 낭비하면, 헤어질 거니까요!」
그렇게 말을 남기고, 나는 식재료를 사러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하지만, 길을 가는 중에도 내 감정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정말, 선생님도 좀 더 가계에 신경 써주면 나도 이렇게까지 속을 끓이지 않아도 될 텐데. 그러고 보니 지금 수중에 얼마가 있었더라. 부족할 것 같으면 가는 길에 인출해야겠――
「앗」
하지만, 가방 속을 아무리 뒤져도 지갑이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서둘러 나오는 바람에 지갑을 두고 온 모양이다. 일단 캐시리스 결제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포인트 카드도 들어 있고, 무엇보다 지갑이 없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다행히 집을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일단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죄송해요, 뭘 깜빡했네요.」
나는 다시 집 문을 열었지만, 안에서는 대답이 없었다. 보니 선생님 방에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으니, 또 피규어나 감상하고 있는 거겠지.
「저게 뭐가 좋다는 걸까.」
남의 취미에 이래라저래라 하고 싶진 않지만, 실용성 없는 물건에 그렇게 큰돈을 쓸 가치가 있는 걸까. 남자아이의 취미는 잘 모르겠다. ……아니, 하지만 돌이켜보면 코유키와는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가끔 보기도 했고, 어쩌면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뿐일까?
음, 하고 머리를 싸매며 선생님 방 앞을 지난다. 내 방은 선생님 방 옆이라, 현관에서는 반드시 그 앞을 지나야 했다.
「찾았다, 찾았어. 역시 깜빡했네.」
책상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던 지갑을 챙기고, 다시 선생님 방 앞을 지나 현관으로 향한다. ――바로 그때였다.
『……슬슬 작별할 때일지도.』
「――에?」
사고가 정지하고, 내 발은 마치 꿰매진 것처럼 바닥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청각만이 예민하게 선생님의 말을 포착했다.
『유우카와 결혼한 지 3년. 열심히 해왔지만, 이제 한계일까.』
그만, 더는 듣고 싶지 않아. 아무 말도 하지 마.
귀를 막고 싶은데, 몸은 가위에 눌린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는다. 그저, 어딘가로 떨어지는 듯한 감각에 휩싸이며, 나는 그 말을 듣고 말았다.
『지금까지 고마웠어. 잘 가.』
툭, 하고 내 손에서 가방이 미끄러져 떨어졌다.
『어라, 유우카? 돌아왔어?』
그 말이 계기가 되어 마침내 가위가 풀렸다. 그러자마자, 나는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머릿속에서는 오로지 방금 전 선생님의 이별의 말이 되풀이될 뿐이었다.
『유우카!?』
더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고, 온기 어린 물방울을 흘리며 나는 집을 뛰쳐나왔다. 지갑이 없어 불안한 마음과는 비교도 안 될 상실감에 시달리면서.
그렇게 정신을 차렸을 때는.
「유, 유우카짱?」
「노, 노아아!」
나는 가장 친한 친구인 노아에게 울며 매달리고 있었다――.
***
「과연, 그런 일이 있었군요.」
일단 제 방으로 유우카짱을 안내하고, 대략적인 사정을 들은 저는, 진정 작용이 있는 허브티를 내어주었습니다.
눈이 새빨갛게 붓도록 울면서, 작은 동물처럼 홀짝홀짝 허브티를 마시는 유우카짱. 아무래도 상당히 충격을 받은 모양입니다. 유우카짱, 정말로 선생님을 무척 좋아하니까요.
그래서 원래라면 선생님께 제 유우카짱을 괴롭히지 말라고 따지러 갈 테지만, 이번에는 어찌해야 할까요.
왜냐하면 이번 일은 십중팔구 유우카짱의 착각일 테니까요. 유우카짱이 들었다는 선생님의 말에 담긴 진짜 의미까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선생님이 피규어와 유우카짱을 저울질해서 피규어를 선택할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돈 낭비 운운하는 건 유우카짱이 학생 시절부터 해왔던 말. 그것 때문에 헤어질 거였다면 결혼 같은 건 하지 않았을 겁니다. 뭐, 학생 시절부터 듣고도 고치지 않는 건 반성해야 할 점일지도 모르겠지만, 어디까지나 취미라고 해버리면 어려운 문제네요. 일단은 가계 안에서 해결하고 있는 것 같고요.
「어려운 문제네요.」
「으으, 역시 선생님은 이제 나를……」
「아, 아니에요, 아니에요! 진정해요, 유우카짱.」
훌쩍 코를 훌쩍이며 허브티를 한 모금 더 마시는 유우카짱. 이건 꽤 중증이네요. 원래라면 좀 더 말을 보태고 싶지만, 지금의 유우카짱에게는 분명 닿지 않을 겁니다. 여기선 조금 거친 치료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네요.
「어쩔 수 없네요.」
「노아?…… 노앗!?」
「자, 얌전히 계세요, 유우카짱.」
저는 호신용으로 준비해 뒀던 수갑을 유우카짱에게 채우고, 추가로 수건으로 재갈을 물렸습니다. 도망치거나 소리를 지르면 곤란하니까요. 그러고 나서 저는 선생님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겁니다.
『여보세요, 노아?』
스피커폰으로 설정한 제 단말기에서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여기서 마침내 제가 하려는 일을 깨달은 거겠죠. 유우카짱이 몸을 비틀며 으으, 하고 신음하고 있지만, 선생님에게는 들리지 않는 모양입니다.
「오랜만이에요, 선생님.」
『오랜만이라고 해도, 지난달에도 막 만났잖아. 유우카가 항상 신세 지고 있다……고 하는 것도 이상한가. 학생 때부터 친했으니까.』
「네, 유우카짱은 제 소중한 친구니까요.」
화기애애하게 진행되는 대화. 하지만, 저는 여기서 칼날을 들이밀어야 합니다.
「그런데 선생님, 유우카짱이랑 또 싸우셨나요?」
『아, 벌써 들켰나. 아하하, 면목 없네.』
「유우카짱, 회계를 맡았던 만큼 돈 문제에는 엄격하니까요. 선생님, 유우카짱과 함께 있는 게 힘들지 않으신가요?」
「읍―!!?」
『그럴 리가?』
「그런가요? 저라면 선생님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텐데요?」
『지금 엄청 곤란한데.』
「어머, 죄송해요♪ 하지만, 진심이에요? 어떠세요, 지금이라도 잔소리 심한 유우카짱보다 저와――」
『노아.』
그것은 무척 강하고 무거운 목소리였습니다. 그 자리에 있지도 않은데, 유우카짱이 경직될 정도의 중압감입니다. 처음 듣는 선생님의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숨을 삼켰습니다.
『장난은 여기까지야. 아무리 친하더라도, 내[・] 유우카를 나쁘게 말하지 말아 줬으면 좋겠는데.』
「――읏」
새어 나온 목소리는 제 것이었을까요, 아니면 유우카짱의 것이었을까요. 어쩌면 둘 다였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나(俺*)라니, 처음 듣는 1인칭까지 쓰신걸 보면 아무래도 유우카짱은 무척이나 사랑받고 있나 보네요.
*역주 : 俺=오레, 보쿠보다 좀 더 거친 남성용 1인칭 인칭대명사
『난 유우카와 평생을 함께할 생각으로 결혼했어. 이 정도로 헤어질 리가 없잖아.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유우카가 나를 버렸을 때 정도겠지. 그래도 난 꼴사납게 매달릴 것 같지만.』
뭐, 나와 있는 것으로 유우카가 불행해진다고 한다면, 깨끗하게 물러나겠지만 말이야.
그렇게 끝맺는 선생님. 이 정도의 말을 듣다니, 역시 유우카짱이 부럽습니다. 제 부러운 시선 끝에서는, 유우카짱이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분도 이해가 갑니다. 여자라면,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듣고 기쁘지 않을 리가 없으니까요. 거세게 몰아치는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거겠죠.
『노아.』
「……네.」
『미안해, 궂은일 시켜서.』
「……네?」
꾸중을 들을 줄 알았는데, 선생님의 말투는 예상과 달리 다정했습니다.
『나한테 쓴소리해준 거지?』
「……어머, 다 알고 계셨나요?」
『노아 성격은 잘 아니까. 대충, 유우카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거겠지.』
거기까지 들킨 이상 숨길 필요도 없습니다. 저는 작게 긍정의 대답을 했습니다.
『역시나. 그럼 이왕 이렇게 된 거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유우카가 뛰쳐나간 원인 알아?』
어느새 아까까지의 위압감은 안개처럼 흩어지고, 언제나의 부드러운 선생님으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그건, 선생님이 헤어지자고 하셨기 때문이에요.」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하지만 유우카짱이 그랬어요. 선생님이 방에서 슬슬 작별일까, 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요.」
『방에서…… 아, 피규어 말인가. 유우카한테도 한소리 들었고, 슬슬 피규어도 그만둘 때인가 싶어서.』
「어머, 그런가요? 좋아하시지 않나요?」
『응. 좋아하지만 확실히 비싸기도 하고, 그리고, 유우카가 진지하게 앞날을 생각해 주고 있는데, 나도 진지하게 생각해야지. 아이도 언젠가 생길지 모르고.』
그 목소리는 이미 다정한 아버지 같았습니다.
『그래서 결별의 의미도 담아서 작별 인사를 한 거야.』
「과연, 그런 거였군요.」
그렇다고 하네요, 유우카짱.
『아, 방금 전까지의 일은 유우카한테 비밀로 해줄 수 있을까. 홧김에 부끄러운 말을 많이 해버려서.』
「어쩔 수 없네요, 알겠습니다. 유우카짱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게요. 우리[・・]만의 비밀이에요.」
『고마워, 살았어.』
아무것도 모르는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저는 유우카짱을 힐끗 봅니다. ……아무래도 이제 괜찮은 것 같네요.
「죄송해요, 유우카짱이 돌아올 것 같아서 이만.」
『아, 응. 고마워. 덕분에 살았어. 다음에 뭐라도 보답할게.』
「어머, 벌써 바람피우자는 제안인가요?」
『아니라고!?』
「후후, 농담이에요.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통화를 끊은 저는, 유우카짱의 수갑과 재갈을 풀어주었습니다. 유우카짱은 화를 내야 할지 기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가를 몇 번이나 우물쭈물하다가 마침내 말을 꺼냈습니다.
「노아,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그래도 지금은……」
「네, 다녀오세요. 유우카짱.」
그러자마자, 망설임 없이 이 자리를 떠나는 유우카짱. 어디로 향했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겠죠. 저는 아직 희미하게 온기가 남은 허브티를 마시며, 작게 중얼거렸습니다.
「정말, 손이 많이 간다니까요.」
***
「선생님!」
나는 노아의 집에서 돌아오자마자 곧장 선생님의 방으로 돌격했고, 놀란 기색의 선생님은 아랑곳하지 않고 힘껏 껴안았다.
『유, 유우카?』
가차 없이 부딪히는 바람에 엉덩방아를 찧은 선생님이, 나를 끌어안으며 언제나와 변함없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본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몸이 저릿해지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유우카?……음!?』
그래, 그야말로 무심코 맥락 없이 키스를 해버릴 정도로. 그런데도 선생님은 아무 말 없이, 다정하게 나를 받아준다. 몇 초, 몇십 초, 혹은 몇 분이었을까. 입술이 떨어졌을 때는 서로의 입가에서 실이 이어졌고, 내 눈동자는 촉촉이 젖어 있었다.
「선생님, 죄송해요. 잠깐 시간 좀 내주세요.」
나는 선생님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우고는, 그대로 강제로 침실로 향했다. 침대에 휙 내던져진 선생님은, 하지만 화를 내기는커녕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혹시, 그 자리에 있었어?』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자리가 어디인지는 물을 필요도 없는 일이다.
「책임져 주세요, 선생님.」
그렇게 말하며 선생님에게 다가가는 나에게, 선생님은 다정하게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다.
『이리 와. 나의 유우카.』
그리고 이내, 나와 선생님의 그림자는 하나로 겹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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