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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선생님과 결혼생활을 보내는 게헨나 학생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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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물이긴 한데 옴니버스라 순서대로 올리는 것보단 학원별로 묶어서 올리는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음

학생 순서 기준은 연공서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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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기준 3,526 + 3,064 + 3,315 + 2,841 + 3,172 = 도합 15,918자

원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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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누마 마코토의 경우

그것은 예전 학생회실에서의 한 장면.

"키키킷, 어이 이로하, 선생을 회유해 와라."

"어째서 제가 그런 귀찮은 짓을 해야 하는 거죠?"

"간단하다. 샬레의 권한은 헤아릴 수 없지. 즉, 그 샬레를 손에 넣으면 이 몸의 숙원 성취도 식은 죽 먹기라는 거다!"

"숙원이란 게 대체 뭔지…… 아, 됐어요. 귀찮으니까. 애초에 선생님을 회유한다고 해서 샬레의 권한이 마코토 선배 것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 건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 아니냐."

"그럼 마코토 선배가 직접 하면 되잖아요."

"뭣이?"

"오히려 마코토 선배가 선생님을 회유하는 편이, 다른 누군가에게 맡기는 것보다 자유롭게 권한을 쓸 수 있어서 좋지 않을까요?"

"……확실히! 좋아, 알겠다! 내가 직접 선생을 회유해 오겠다!"

"……제정신이세요?"

"이 마코토 님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기다려라! 내 실력을 보여주마!"

"그렇군요. 그럼 다녀오세요."

"키키키, 기다려라, 선생!"

그리고 현재——

"키키킷, 어떠냐 이로하. 선생을 손에 넣고 왔다!"

"……거짓말이죠?"

평소의 학생회실에서 작전 성공 보고를 하는 마코토에게 이로하는 무심코 서류를 떨어뜨리고 만다. 사츠키와 치아키도 너무 놀란 나머지 입을 떡 벌린 채 굳어버렸다.

"아하하, 그런 셈이지."

그렇다. 마코토 혼자서 그렇게 떠들어댄다면야, 아~ 예 그렇군요 하고 흘려버리고 끝날 일이다. 하지만 실제로 선생을 데려왔고, 심지어 손도 잡고 있으니 신빙성은 치솟는다. 정작 선생이 부정하지 않는 것만 봐도 마코토의 보고는 사실이라고 봐도 틀림없을 것이다.

"이거야 원, 선생도 꽤나 고지식하더군. 설마 1년 가까이 걸릴 줄은 몰랐어."

"아니야, 나도 설마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걸. 게다가 호적까지 올릴 줄은."

"호, 호적이요?"

말을 듣고 자세히 살펴보니, 두 사람의 약지에는 똑같은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마코토 선배, 아무리 그래도 호적은 너무 빠르지 않나요?"

"어째서지? 나는 18세다. 결혼하는 데 아무런 문제도 없다."

"아니, 그렇지만 목적을 생각하면 굳이 결혼까지 할 필요는 없었지 않나요?"

선생을 회유할 수 있었다면 굳이 호적을 올리지 않아도 문제는 없지 않았을까. 그렇게 따지는 이로하에게 대답한 것은, 굳어있던 상태에서 재기한 사츠키였다.

"생각해 봐, 이로하. 연인인 상태로는 어디까지나 남남이야. 하지만 결혼하면 가족이 되는 거지. 즉, 그만큼 샬레 안에서 권한이 늘어나는 거야!"

"아니, 딱히 늘어나지는 않는데요."

"아아, 호적은 내가 올리고 싶어서 올렸을 뿐이다."

"거봐, 마코토 쨩도 이렇게 말하……?"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반응에 어라? 하고 사츠키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거 혹시……"

"혹시 그러네."

이로하와 사츠키가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눈다. 힐끔힐끔 마코토 쪽을 쳐다보지만, 정작 마코토는 눈치채지 못한 기색이다.

"그런데 마코토, 언제까지 손을 잡고 있어야 할까. 아무리 그래도 다들 앞인데 좀 부끄러운데."

"무슨 소리를, 부끄러워할 건 없다. 우리의 사랑을 과시해 주지."

"아하하, 그래도 뭐 마코토답네."

자기과시욕이 강한 마코토다운 대사에 선생은 쓴웃음을 짓는다. 선생과 손을 잡고, 때때로 반지를 보며 히죽거리는 마코토에게 이로하와 사츠키는 확신을 얻었다.

"이건 회유했다기보다는……"

"회유당했다고 말하는 게 맞겠네. 선생님은 자각이 없으시겠지만."

"미이라 도굴꾼이 미이라가 된 꼴인가요."

어이없다는 듯 이로하가 한숨을 내쉰다.

"뭐, 마코토 쨩이 행복해 보이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

확실히 따지고 보면 마코토의 계획을 위해 입안한 회유 작전이다. 당사자가 행복하다면 딱히 상관없나. 애초에 회유 계획 같은 건 이로하 입장에서 보면 늘 하던 헛소리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설마 성공시킬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벌써 동거 중이신 건가요!?"

굳어있던 게 풀린 뒤 말없이 셔터를 누르던 치아키가 사진에 만족했는지, 이번에는 기자 모드가 되어 펜을 마이크 삼아 선생께 들이민다.

"응, 뭐 결혼했으니까."

"알고 있나. 선생은, 이래 봬도 아침잠이 약하거든. 잠 덜 깬 얼굴의 선생은 또 얼마나 귀엽다고?"

"과연, 그건 꼭 취재하게 해주세요! 다음번에 저도 묵으러 가도 될까요!?"

"안 되는 게 뻔하잖아!?"

"그래요, 치아키. 말에게 차이는 것 같은 짓은 그만두세요."

기자의 피가 끓는지 두 사람의 집에 쳐들어가려는 치아키를 사츠키가 제지한다.

"으윽, 어쩔 수 없죠. 저도 말에게 차이고 싶지는 않으니 참겠습니다. 그럼 다시 한번, 먼저 고백은 어느 쪽이 하셨나요!?"

"나다. 어차피 선생을 회유할 필요가 있었으니까. 나부터 적극적으로 다가갔지. ……어라, 왜 회유하려고 했더라. 으음, 뭐 됐나!"

"결국 목적은 잊어버리신 거잖아요."

"마코토 쨩답다고 하면 마코토 쨩답네."

"그렇군요, 선생님은 그래서 OK를?"

"아니, 처음엔 거절했어. 학생과 그런 관계가 될 생각은 없었으니까. 뭐, 결국은 끈기에 져서 이렇게 된 이상 설득력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바보 같은 소리 마라. 선생이 거절하지 않았다면 1년 가까이 걸리지도 않았을 텐데."

"선생님은 마코토 선배의 어떤 점에 반하신 건가요?"

"으음, 역시 한결같은 점이려나."

선생은 부끄러운 듯 뺨을 긁적이며 말을 잇는다.

"그렇게나 호의를 전해오면 싫어도 의식하게 되잖아. 그게 설령 계산이 깔려 있었다고 해도 말이야."

"마코토 선배의 속셈을 눈치채고 계셨나요?"

"뭐 그렇지. 아니, 직접 말하기도 했어. 나를 회유해 봤자 샬레의 권한이 마코토한테 넘어가는 일은 없다고 몇 번이나 설명했는데, 들으려고 하질 않아서 말이야."

"그건 뭐라고 해야 할지……."

"마코토 선배답네요, 하아."

치아키는 시선을 돌리고, 이로하는 머리가 아픈지 이마를 짚는다. 저돌맹진하는 모습은 여전한 모양이었다. 이걸 한결같다고 표현하는 것도 참 잘한 일이다.

"과연 과연, 한결같은 점이라. 그럼 반대로 마코토 선배는 선생님의 어디가 좋으신가요?"

"그건 확실히 궁금하네요."

"그러게, 마코토 쨩은 그런 거랑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으니까."

슬쩍 실례되는 말을 섞어가며 이로하와 사츠키도 마코토에게 시선을 집중한다. 마코토는 눈치채지 못한 기색으로 팔짱을 낀 채 으음으음 하고 고민하다가.

"좋아하는 점…… 으음, 딱히 없다!"

"""에엑……"""

무심코 몸을 뒤로 빼는 세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마코토는 말을 잇는다.

"왜냐하면, 선생의 모든 점을 좋아하니까!"

"죄송합니다, 이제 집에 가도 될까요?"

"조금 더 어울려 주렴, 이로하."

"사츠키 선배는 즐거워 보이시네요."

"응, 마코토 쨩이 행복해 보여서 나도 왠지 기뻐졌거든."

"선생님은 쑥스러워하지 않으시네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미안하네. 하지만 늘 이런 상태라서."

"이제 익숙해지신 건가요."

대체 어디의 바보 커플인가 싶어 내심 독설을 내뱉는 이로하. 게다가 이 바보 커플을 탄생시킨 계기가 예전 자신의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였다고 생각하면 과거의 자신에게 한마디라도 해주고 싶어진다. 뭐, 설령 전한다고 해도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머리라도 다쳤냐며 일축당할 게 뻔하지만.

"이야, 청춘이네요!"

치아키는 눈을 빛내며 꼼꼼히 메모를 적고 있다. 다음 주 주간 만마전은 여러 의미로 대단한 내용이 될 것 같다.

"마코토, 슬슬 실례할까."

"응, 그러자. 인사도 다 했고, 일도 남아 있을 테니까."

너무나도 순순히 따르는 마코토에게 이제 놀라는 것도 지친 이로하는 한숨을 내쉰다. 이 정도면 회유당한 게 아니라 조련당했다고 해도 좋을 수준이다. 하지만 늘 하던 안하무인함이 자취를 감춘 건 다행이었다. 귀찮은 일을 질색하는 이로하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사태다. 선생님께서는 부디 앞으로도 고삐를 꽉 쥐고 있어 주길 바란다. 가능하면 이로하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다들, 그럼 이만."

"그럼 또 보지."

그렇게 말하며 당연하다는 듯 선생을 따라가는 마코토를 배웅하며, 이로하는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살며시 중얼거렸다.

"……잘됐네요, 선배."

---

소라사키 히나의 경우

"다녀왔어."

시간은 밤. 휴일 출근을 마친 히나가 피로가 묻어나는 목소리로 돌아왔다. 히나는 졸업 후에도 게헨나의 치안 유지 조직에 소속되어 밤낮으로 순찰에 힘쓰고 있다. 그리고 게헨나라는 학원의 특성상 소동은 일상다반사였고, 오늘처럼 휴일 출근을 하는 것도 결코 드문 일이 아니었다.

"어서 와, 히나."

선생이 마중을 나가자, 히나는 뾰로통한 표정 그대로 아무 말 없이 선생에게 안겼다. 키 차이 때문에 선생의 가슴 아래 정도까지밖에 오지 않는 머리를 선생은 상냥하게 쓰다듬었다.

"수고했어, 고생 많았네."

"정말이지. 간만에 선생님이랑 느긋하게 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원래 오늘은 출근 예정이 없었다. 하지만 게헨나에서 또 소동이 일어났고, 게다가 히나가 아니면 수습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 급히 호출을 받은 것이다. 간만의 선생님과의 휴가를 망치게 되어 히나는 저기압이었다.

"밥은?"

"……먹고 왔어."

"그럼 목욕은 어때. 물 데워놨으니까."

"조금만 더 이러고 있을래."

히나가 꼬옥 선생님을 두른 팔에 힘을 준다. 히나는 원래 오늘 얻었어야 할 선생님의 온기를 원하고 있었다. 선생님은 히나를 살며시 마주 안아주며 히나의 머리칼에 얼굴을 묻었다. 히나의 달콤한 향기에 섞여 화약 냄새가 코를 찔렀다. 선생도 전투를 하지는 않지만 현장에는 몇 번이고 같이 있어 보았다. 이제는 구별해 낼 수 있을 정도로 화약 냄새에도 익숙해져 있었다. 예전에 공원에서 똑같이 냄새를 맡았을 때는 그야말로 반야와 같은 형상으로 화를 냈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허락받고 있다는 사실에 두 사람이 쌓아온 시간을 느끼며 선생님은 어딘가 기쁘――

휙

"어라?"

선생이 감상에 젖어 있자, 히나가 갑자기 선생에게서 거리를 두었다.

"고마워, 목욕하고 올게."

"어, 응."

우선 만족했는지 탈의실로 향하는 히나. 그러기엔 조금 과장되었다고 할까, 마치 거절당한 듯한 기분마저 들었지만 역시 기분 탓이겠지 하며 선생은 스스로를 위로했다. 설마 자신에게서 냄새가 났다는 건 아니겠지. 방금 목욕하고 나왔는데…… 그럴 리 없지?

"내가 무슨 말실수라도 했나?"

"선생님, 오해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선생님이 잘못한 게 아니야."

선생의 혼잣말이 아무래도 히나에게 들렸던 모양인지, 탈의실에서 얼굴만 쏙 내밀고 히나가 대답했다.

"그냥 그…… 선생님한테 냄새난다고 생각되기 싫었을 뿐이야. 그럼."

조금 부끄러운지 시선을 살짝 피하며 그 말을 남기고, 이번에야말로 탈의실로 모습을 감추는 히나.

"완전 좋은 냄새 났는데 말이지."

아무래도 자신에게서 냄새가 난다고 생각한 건 아닌 모양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나도 침실로 가볼까?"

시계를 보니 벌써 21시를 넘었다. 슬슬 잘 준비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다. 그런 시간까지 일하고 온 히나를 마음속으로 격려하며, 선생은 침실로 향했다.

***

"기다렸지, 선생님."

목욕을 마치고 머리도 말린 히나가 분홍색 잠옷을 입고 침실로 들어왔다. 이건 결코 야습이라거나 그런 게 아니라, 단지 두 사람의 침실이 같을 뿐이었다. 동거를 시작했을 당초에는 방을 나누는 안도 있었지만, 히나가 이에 반대했고 선생도 딱히 이견이 없었기에 같은 방을 쓰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다시 한번 수고했어, 히나."

"치유해 줄래?"

히나는 침대에 걸터앉은 선생님을 밀쳐 넘어뜨리더니, 그대로 덮어누르듯이 선생에게 안겼다. 살랑이며 흩날리는 머리칼에서는 샴푸 향기가 감돌았다. 정성껏 씻었는지 이제 신경 쓰지 않으려는 모양이다.

"공주님께서 바라시는 대로."

선생은 히나의 요구에 응해 그녀를 마주 안아주었다. 이것이 결혼하고 나서 계속되는 히나의 스트레스 해소법이었다. 실제로 포옹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데이터도 있는 모양이니, 실로 이치에 맞는다. 뭐, 그런 걸 떠나서 단순히 포옹을 원해준다는 사실이 선생은 기뻤다.

"더 꽉 안아줘."

히나가 청한 대로 팔에 힘을 준다. 히나의 가녀린 몸이 부서지지는 않을까 순간 뇌리를 스쳤지만, 오히려 걱정해야 할 건 자신 쪽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고쳤다.

히나는 튼튼한 키보토스인 중에서도 최강격인 사람 중 한 명이다. 선생 정도의 근력으로 어떻게 될 만큼 약한 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나를 안아주는 선생에게 전해지는 것은 강인함이 아니라, 여성스러운 피부의 부드러움이다. 이 몸의 도대체 어디에 그런 힘이 있는 것일까. 역시 신비다.

"후후, 선생님."

"왜?"

"그냥 불러봤어."

사랑스러운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볼을 붉히는 그녀를 보고, 대체 누가 키보토스 최강이라고 생각하겠는가. 이런 뻔한 대화조차 사랑스럽다고 느껴지니, 사랑이란 참으로 무섭다.

안겨 오는 히나의 등을 쓸어내리다 보니, 허리 근처에서 나 있는 날개 뿌리에 손이 닿았다. 그러자.

"하읏!?"

히나가 비명 같은 하이톤 목소리를 냈다. 본인도 깜짝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문득 가학심이 솟구친 선생은 날개 뿌리를 슬쩍슬쩍 문질렀다. 그러자 반응은 아주 즉각적이었다.

"앗…… 읏…… 으응……"

새어 나오는 목소리를 억누르려다 오히려 더 요염한 목소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히나는 눈치채지 못했다. 평소에는 들을 수 없는 귀여운 목소리를 잠시 감상한 뒤, 선생은 손을 멈췄다.

"혹시 여기 약해?"

"후우…… 후우…… 다 알면서……"

숨을 고르며 히나가 원망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반격이라도 하듯 선생의 목덜미를 살짝 깨무는 히나. 악마 같은 날개와 어우러져 마치 흡혈귀 같았다.

"미안 미안."

"흥."

"어떻게 해야 용서해 줄 거야?"

"그럼 키스해 줘."

제삼자가 보면 닭살 커플이냐고 딴지를 걸고 싶어질 만한 대화지만, 본인들, 특히 히나는 지극히 진지하다. 선생의 목덜미에 묻고 있던 얼굴을 들더니 살며시 눈을 감았다. 선생은 요구에 답하듯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시간으로 치면 1초도 되지 않는 가벼운 키스. 그럼에도 히나는 대만족했는지 순식간에 기분을 풀었다.

선생은 한 번 더 날개 뿌리를 만지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지만, 역시 두 번은 자제했다. 너무 심하게 장난쳤다가 토라지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예전에 다른 일로 히나가 토라졌을 때는 기분을 풀어주느라 꽤 고생했었다. 결국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해 아코나 이오리에게 도움을 청했을 정도다. 그때 두 사람의 '우리는 지금 무슨 염장질을 전해 듣고 있는 건가' 하는 표정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

그때는 힘들었지 하며 회상하고 있자니, 히나가 조용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세히 보니 미세하게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이제 잘까?"

"……응, 그러자."

생각해 보면 히나는 방금 막 일을 마치고 돌아온 참이다. 히나가 불려 나갈 정도였으니 전투도 치열했을 테고, 피로도 쌓였을 것이다. 히나도 자기 위해 선생 위에서 내려와 옆에 밀착했다. 당연히 선생의 팔을 안은 채 놓아주지 않았다.

"불 끌게"라고 한마디 양해를 구한 뒤 손에 쥔 리모컨으로 조명을 껐다. 순식간에 시야가 어두워지는 와중, 왼팔에서 전해지는 히나의 온기만이 그녀가 거기에 있음을 증명했다. 그건 히나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선생의 팔을 붙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마치 존재를 확인하듯이.

선생은 괜찮다는 듯 히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눈을 감았다. 어둠 속에서 히나가 작게 웃은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두 사람의 일상이 흘러간다. 내일도 내일모레도, 언제까지나 계속될 행복한 일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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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카타 카요코의 경우

"카요코, 몸 상태는 괜찮아?"

"속이 울렁거리진 않고?"

"배고프진 않아?"

"선생님. 괜찮으니까, 조금 진정해."

소파에 앉은 나에게 이것저것 챙겨주려고 분주한 선생님을 달래며, 나는 제법 부풀어 오른 내 배를 쓰다듬는다. 그것은 자포자기한 생활의 말로 같은 게 아니라, 선생님과의 사랑의 결실이다.

임신한 지 벌써 반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선생님은 줄곧 이 모양이다. 걱정해 주는 것은 기쁘지만, 역시 과보호가 지나쳐서 기가 막힐 정도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고 싶은 성미였다.

"아, 잠에서 깬 모양이네."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내 배가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태내에 깃든 아이의 헤일로다. 아직 형태는 정해지지 않아 희미하게 발광할 뿐이지만, 그곳에 생명이 있음을 실감하게 해준다.

"정말이네."

"자, 아빠란다~"

"아빠야~"

반응한 것은 아니겠지만, 태아의 헤일로가 미세하게 깜빡였다. 나는 선생님과 마주 보며 활짝 웃는다. 이내 의식이 끊겼는지 태아의 헤일로가 사라졌다.

"안심했는지도 모르겠네."

"그럴까. 그랬으면 좋겠네."

"나를 닮아서 얼굴이 무섭지 않았으면 좋을 텐데."

"왜?"

"그야, 사람들이 무서워하면 불쌍하잖아."

"에이, 카요코는 귀여운걸?"

"……정말, 선생님도 참."

나는 내 얼굴이 무서운 인상에 속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옛날부터 사람들이 무서워했고, 심지어 그것 때문에 불심검문을 받은 적까지 있을 정도다.

"그립네."

"왜 그래?"

"우리 첫 만남 말이야. 내가 불심검문을 받고 있었잖아."

"아, 맞다 맞다. 그립네. 정말이지, 이렇게 귀여운 카요코를 붙잡다니 너무하네."

"그런 말 하는 건 선생님밖에 없으니까."

멋지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어도, 귀엽다는 말을 들을 기회는 거의 없다. 처음에는 놀리는 줄 알았지만, 이 사람은 언제나 진심이었다. 지금도 이상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그런 선생님에게 나는 끌리게 되었다.

전환점이 된 것은 하늘이 붉게 물들었던 그날. 추락하는 아트라하시스의 방주로부터 탈출 시퀀스로 한 명씩 지상으로 탈출하던 중, 선생님만 남겨졌던 그 순간. 나는 스스로도 놀랄 만큼 동요했다. 설마 흥신소 식구들 외의 안위에 이토록 가슴이 미어질 것 같아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때 나는 깨닫고 말았다. 이미 나에게 선생님은 진작에 흥신소 식구들과 마찬가지로, 혹은 그 이상으로 특별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는 것을. 그 후 선생님이 무사히 돌아왔을 때, 눈물을 보이지 않고 넘어간 것은 기적이라고 해도 좋을지 모른다.

그날 이후로 나는 선생님을 자주 챙겨주게 되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하면 나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었던 것 같다. 또 선생님이 사라져 버리는 건 아닐까 무서웠던 것이다. 선생님 곁에 있고 싶다. 하지만 서툰 나는 챙겨주는 것으로밖에 곁에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 그것이 결실을 맺은 것이리라. 조금씩 쌓아 올린 시간은 선생님의 마음을 돌리기에 충분했던 모양이다. 내가 졸업한 것을 계기로 선생님과 사귀기 시작했고, 몇 년 전에 마침내 결혼했다. 졸업 후에 좋아한다는 고백을 받았을 때 나도 모르게 울어버린 것은 잊고 싶은 기억이지만.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이런 여자답지 않은 내가 선택받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으니까.

"으음, 나는 카요코가 귀엽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왜 다들 모르는 걸까 하고 진심으로 신기해하는 선생님에게, 나는 어이없음 반, 기쁨 반으로 대답한다.

"상관없어. 나는 선생님한테만 귀엽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카요코……"

그렇게 말하며 나를 안아주는 선생님. 그 온기에 감싸인 채, 나는 눈을 감고 고개를 들었다. 그곳에 말은 필요 없다. 선생님은 나에게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

"……응."

안기는 것도 좋지만, 나는 키스가 가장 좋았다. 이 사람이 나의 가장 소중한 사람이고, 내가 이 사람의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이 몸속 깊이 전해지니까.

"앗……"

느닷없이 떨어지는 입술에 나도 모르게 매달리는 듯한 소리를 내고 만다. 수줍음으로 뺨을 붉히고 있는 나를 보며, 선생님은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다.

"뭐, 뭐야, 선생님. 왜 그렇게 싱글벙글 웃어."

"아니? 그냥 내 카요코가 너무 귀여워서."

"……정말, 바보."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선생님에게, 나는 심술을 부리는 것밖에 할 수 없다. 반한 사람의 약점이라는 것이다.

"하아~"

갑자기 선생님이 내 무릎에 머리를 얹고 눕는다.

"왜 그래, 선생님?"

"으음, 왠지 응석 부리고 싶어져서. 안 돼?"

"으응, 전혀."

나를 올려다보는 선생님에게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평소에는 멋있거나 가끔 짓궂기도 하지만, 이따금 이렇게 보여주는 아이 같은 모습이 반칙이라고 생각한다. 모성애가 나도 모르게 자극받고 만다.

"맞다, 귀 파줄까? 요즘 안 했지?"

"그럼 부탁해도 될까?"

"알았어. 면봉이랑 귀이개 가져올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

내가 그것들을 손에 들고 소파로 돌아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선생님이 다시 무릎에 머리를 얹는다. 부풀어 오른 배 때문에 조금 보기 힘들지만,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나는 신중하게 귀이개를 밀어 넣는다.

"으음, 생각보다 안 쌓였네."

"그래?"

"응. 그러고 보니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던 것 같아."

"언제 말이지? 벌써 몇 번이나 해줬으니까."

"봐봐, 맨 처음 때 말이야."

내가 처음으로 선생님의 귀를 파준 것은 아직 내가 학생이었던 시절. 빗속에서 고양이의 안위를 확인하러 나갔다 돌아오는 길. 샬레에 들른 나는 선생님의 요청도 있어서 귀를 파주었다. 흥신소 식구들, 주로 무츠키를 상대로 경험이 있었던 것이 다행이었는지, 선생님이 기분 좋은 듯이 있었던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처음이라고 하면…… 처음으로 한 지붕 아래에서 같이 잔 날?"

"선생님, 표현이 야해."

"하하, 미안 미안."

확실히 지금 생각하면 그건 대담했던 것 같기도 하지만, 그때는 딱히 신경 쓰지도 않았다. 그만큼 선생님의 곁은 마음이 편안했던 것이리라. 그때 이미 나도 넘어갔던 모양이다.

"하지만 기억해 주고 있었구나."

"당연하지. 카요코와의 소중한 추억이니까."

"정말이지 참."

이런 점이 정말 반칙이라고 생각한다.

"어때, 아프지 않아?"

"전혀. 오히려 기분 좋아."

"그렇다면 다행이네."

"그때도 그랬지만, 역시 카요코는 귀를 잘 파네."

"고마워. 그렇다고 해도 귀를 파주는 상대는 선생님이랑 무츠키 정도지만."

"무츠키도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야."

무츠키는 가끔 집에 놀러 오면 옛날 버릇인지 귀를 파달라고 조르곤 했다. 바로 얼마 전에도 불쑥 들렀다 갔다. 말괄량이 같은 부분은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한 모양이다.

"다른 애들은 잘 지내?"

"응. 지금은 셋이서 흥신소를 하고 있어. 내가 복귀할 때까지 유지하겠다고 사장이 잔뜩 벼르고 있어. 복귀하려면 조금 더 걸리겠지만 말이야."

"무리하지는 마."

"괜찮아. 낳자마자 바로 복귀하는 것도 아니니까. 흥신소 식구들도 소중하지만, 나한테는 이쪽도 소중하니까."

"아, 빛났다."

"후훗, 들었을지도 모르겠네."

마치 내 목소리에 반응한 것처럼, 배 속에서 헤일로가 미세하게 빛났다. 그 후에는 다시 잠에 들었는지 반응이 사라졌지만, 어쩌면 정말로 듣고 반응해 준 것일지도 모른다.

"자, 끝."

"고마워, 카요코."

"천만에."

선생님을 무릎에서 내려놓고, 나는 귀이개를 정리한다. 그러자 등 뒤에서 다가오는 그림자. 그것을 모르는 척하고 있자, 그 그림자가 등 뒤에서 나를 껴안았다.

"왜 그래, 선생님."

"아니, 왠지 안아주고 싶어져서."

"왠지라니, 아까도 안아줬잖아."

"횟수야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법이지. 아니면 카요코는 싫어?"

정말이지, 선생님은 참 반칙이다. 내가 싫다고 할 리가 없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 나는 앞으로 둘러진 선생님의 손을 두 손으로 감싸 안는다. 그곳에 말은 필요 없다는 듯이, 초침 소리만이 울리는 방에서 나와 선생님은 조용히 포옹을 나누는 것이었다.

---

쿠로다테 하루나의 경우

"하아, 피곤해라."

밖은 이미 어둠에 잠겨 차가운 바람이 살을 에는 밤이였다. 이미 인적이 드문 시간대.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근무에 매진한 선생은 목소리에 피로를 묻히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 앞까지 다다랐다.

철컥

선생은 추위에 떨리는 손으로 열쇠 구멍에 열쇠를 꽂고는 철컥 돌린다. 잠금이 풀리는 소리를 확인하고 열쇠를 갈무리한 뒤, 선생은 문을 당긴다.

"엇?"

힘을 주어 문을 당긴 순간, 손에 느껴지던 문의 무게감이 사라진다. 갑자기 가벼워진 문을 끝까지 열자, 그곳에는 사랑하는 아내의 모습이 있었다.

"어라, 하루나?"

"어서 오세요, 당신."

아무래도 하루나가 안쪽에서 문을 열어준 모양이다. 실내에 있었기 때문인지 얇은 옷 한 벌 차림으로 마중 나온 하루나. 몸이 차가워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 선생은 서둘러 문을 닫는다. 하지만 그 순간,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어째서 여기에?"

그것은 왜 현관에 있느냐는 의문이었다.

확실히 집 안에 있다면 잠금을 해제하는 소리 정도는 들릴 것이다. 하지만 잠금 해제 소리를 듣고 나서 문을 열러 오기에는 늦다. 선생님과 거의 동시에 문을 열었다는 것은, 선생이 열쇠를 꽂았을 때 이미 하루나는 현관에 있었다는 뜻이 된다. 선생이 딱히 돌아온다는 연락을 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현관에 하루나가 있는지, 선생이 의아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후후, 이것이 사랑이에요."

놀라는 선생님에게 하루나는 미소를 띄운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눈치챈 건 제가 아니라 이 아이랍니다."

그렇게 말하는 하루나의 품에는 하루나를 쏙 빼닮은 아기가 안겨 있다. 나이는 두 살 정도. 은발을 일부 땋아 내리고, 쪽쪽이 대신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빨면서 졸린 듯 꾸벅꾸벅 조는 아기. 하루나와 똑같은 헤일로를 깜빡이는 아기는 틀림없는 선생과 하루나의 아이였다.

"깨어 있었어?"

평소라면 이미 잠들었을 시간대다. 실제로 꾸벅거릴 정도로 졸린 모양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기는 서툰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파파."

그것은 사랑하는 아버지를 부르는 소리였다.

"재우려고 했습니다만, 파파가 돌아올 때까지 자지 않겠다고 떼를 써서 말이죠. 도대체 누굴 닮은 건지."

그 고집은 틀림없이 하루나의 핏줄이었다. 선생은 다정한 표정으로 아기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러자 그것으로 안심했는지, 천천히 눈을 감고 쌕쌕거리며 평온한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어머, 잠들어 버렸네요. 자, 저는 이 아이를 이불에 눕히고 올게요. 당신도 피곤할 텐데 어서 들어오세요."

그렇게 말하고 하루나는 아기를 침실로 데려간다. 선생은 그런 하루나의 뒷모습을 배웅하다가 문득 시야에 어떤 사진이 들어왔다. 현관 옆에 세워둔 사진. 하루나와 결혼식을 올렸을 때의 사진이다. 하루나와 결혼한 지도 벌써 5년이 지났다. 하루나의 파천황적인 면모에는 그녀가 학생일 때부터 애를 먹었지만, 그것도 이제는 좋은 추억이다. 하지만 그 파천황함도 아이를 가진 뒤로는 서서히 자취를 감추어 갔다. 후우카가 자기 일처럼 기뻐했던 것을 지금도 기억한다.

"자, 손 씻고 오세요. 요리가 식어버리겠어요."

현관에 멍하니 서 있던 선생은 하루나의 재촉에 손을 씻고는 겉옷을 벗고 거실로 향했다. 그곳에는 하루나가 갓 만든 요리가 차려져 있었다.

"잘 먹겠습니다."

선생은 합장하고 요리를 입으로 가져간다. 선생 취향의 진한 간. 결코 고급 식재료를 쓴 것도, 탁월한 요리 솜씨를 자랑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선생의 입맛을 사로잡은 그것이야말로 하루나가 추구하던 미식임이 틀림없었다.

"맛있어, 하루나."

"감사합니다."

하루나는 늘 말하곤 했다. 미식이란 고급 식재료에 있지 않다고. 요리의 등급은 문제가 아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먹는가. 그 상황이야말로 미식에 이르는 조각이라고. 그리고 그 해답이 여기에 있었다. 이 아무렇지도 않은 식탁이야말로 하루나가 추구했던 미식이었다.

"잘 먹었습니다."

선생은 요리를 싹 비우고 식기를 싱크대로 옮긴다. 그대로 소매를 걷어붙이는 선생을 하루나가 제지했다.

"당신은 쉬고 계세요. 설거지는 제가 할 테니까요."

"아니야. 그 정도는 직접 할게. 하루나도 아이 돌보느라 피곤했잖아?"

"이렇게 늦게까지 일한 당신만큼은 아니에요. 자, 괜찮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주방에서 쫓겨난 선생은 어쩔 수 없이 소파에 걸터앉는다. 그러자 왈칵 피로가 밀려왔다. 역시 피로가 쌓였던 모양이다. 그것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면, 과연 혜안이라 할 수밖에 없다.

그대로 머리를 비우고 휴식을 취한 지 몇 분. 설거지를 마친 하루나가 선생 곁에 앉았다.

"고마워, 하루나."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예요. 그것보다."

하루나가 꾸욱 하고 몸을 더 밀착한다.

"왜 그래?"

"아니요, 단둘뿐이라 생각해서요."

"……그렇네."

어깨에 머리를 기대오는 하루나에게 선생은 보답이라도 하듯 머리를 기댄다. 서로의 체온이 섞이고 마음이 평온해진다. 아까까지의 피로가 녹아내리는 듯했다.

"저, 요즘 생각해요."

하루나는 정면을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아이도 커서 밤에 울지도 않게 되었고요."

"응."

태어난 뒤 한동안은 하루 종일 울기만 했지만, 최근에는 그것도 차분해지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아이를 돌보는 하루나의 부담은 훨씬 줄었을 것이다. 당장 이렇게 둘만의 시간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하루나는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며 말을 자아낸다.

"그러니, 슬슬 다음을 바라도 되지 않을까요?"

다음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를 만큼 선생도 둔감하지는 않다. 그리고 동시에, 아직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하루나가 노출이 많은 얇은 옷을 입고 있던 이유도 짐작할 수 있었다.

"하루나는 괜찮은 거야?"

선생이 일하는 이상 육아의 부담은 어쩔 수 없이 하루나에게 쏠리게 된다. 2살배기 아이를 키우면서 다음 아이까지 갖는다면 부담이 더 커지지 않을까. 그렇게 걱정하는 선생에게 하루나는 다정하게 미소 짓는다.

"제 걱정은 마세요. 문제없이 키워낼 테니까요. 무엇보다 제가 원해요. 당신과의 사랑의 결실을."

그리고 선생의 뺨에 부드럽게 키스하는 하루나. 사랑하는 아내에게 그 정도까지 듣고 아무것도 안 한다면 남자가 아니다. 선생님은 하루나를 향해 몸을 돌리고, 그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하루나는 선생의 손을 잡아 자신의 풍만한 가슴에 밀착시킨다.

"이제 멈출 수 없어."

"멈출 필요 같은 건 없어요."

선생은 참을 수 없다는 듯 하루나를 눕힌다.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소파 위로 흐트러졌다.

"사랑해, 하루나."

"저도 사랑해요, 당신."

두 사람의 그림자가 겹친다. 차가워지는 바깥과는 정반대로, 두 사람의 밤은 서서히 열기를 띠어 갔다.

---

쿄고쿠 사츠키의 경우

""처, 처녀~!?""

"잠, 잠깐, 둘 다 목소리 좀 낮춰!"

그날, 이로하와 치아키, 그리고 사츠키 세 사람은 어느 카페에서 만나고 있었다. 사츠키가 의논할 일이 있다고 청해왔기 때문이다.

"죄송해요, 너무 충격적이라서 그만."

"그러게요. 하지만 그쪽 이야기였나요?"

이로하와 치아키는 입을 틀어막고 고개를 숙였다. 상담 내용에 대해서는 사전에 듣지 못했지만, 아무래도 밤일과 관련된 이야기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사츠키 선배, 선생님이랑 결혼하지 않았나요?"

"했지. 자, 봐봐."

그렇게 말하며 펼쳐 보인 왼손 약지에는 분명 은색 반지가 끼워져 있어, 이로하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닌 듯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그것대로 의문이 남는다.

"결혼했는데 처녀라고요?"

"어, 으응."

"그럼 첫날밤은요?"

"안 치렀어. 키스나 포옹 같은 건 했지만."

"……진심이세요?"

이로하는 하아 하고 한숨을 쉬었다. 아니, 이로하 본인도 경험이 있는 건 아니라서 위에서 아래로 왈가왈부할 처지가 아니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결혼까지 해놓고 처녀라니 이게 무슨 일인가.

"치아키, 축하해요. 1면을 장식할 기사를 쓸 수 있겠네요."

"에이, 이런 불행한 이야기는 싣고 싶지 않은걸."

"불, 불행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불온한 단어에 동요하는 사츠키에게, 이로하는 쪼옥 하고 빨대로 음료를 마시며 짤막하게 고했다.

"즉, 선생님과 이혼할 거라는 뜻이에요."

"뭐, 뭐라고!?"

청천벽력이라는 듯 목소리를 높이는 사츠키. 너무 큰 목소리에 다른 손님들의 시선까지 쏠리자, 사츠키는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는 목소리를 낮춰 이로하에게 따져 물었다.

"그, 그게 무슨 소리야!"

"사츠키 선배, 섹스리스도 훌륭한 이혼 사유가 된다고요?"

"그, 그건 알고 있지만……."

"치아키?"

"네, 넵. 통계에 따르면 이혼의 대략 5~7%는 섹스리스가 원인이라고 하네요."

"윽……."

사츠키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때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실제로 숫자로 제시되자 갑자기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뭐, 저는 플라토닉한 연애도 부정하진 않지만요~."

치아키로서는 사츠키 편…… 아니, 중립파였다. 딱히 밤일이 없는 결혼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양쪽 모두 그것으로 만족하고 있다면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다. 불만이 일절 없다면, 의 이야기지만.

"애초에 왜 안 하시는 건가요? 지금 성욕이 없는 건 아닐 터고요?"

"……뭐, 그렇지."

"그럼 이유가 뭐예요?"

"그건……."

말하기 곤란한 것인지 말끝을 흐리는 사츠키. 하지만 이로하는 도망치는 건 안 된다며 똑바로 사츠키의 눈을 바라본다. 사츠키로서도 스스로 상담을 요청한 마당에 여기서 얼버무리는 것도 꺼림칙했다. 사츠키는 한숨을 한 번 쉬고는, 주변에 들리지 않도록 목소리를 낮춰 이유를 입에 담았다.

"……픈 건."

"뭐라고요?"

"그치만, 아픈 건 싫단 말이야."

""…………""

사츠키의 고백에 이로하와 치아키는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듣고 보니 납득이 가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독감 예방접종조차 싫어서 방에 틀어박힐 정도로 엄살이 심한 사츠키다. 그러니 첫 경험의 통증 같은 걸 겪고 싶지 않을 터다. 즉 단순하게 말해, 통증에 대한 공포가 성욕을 앞서고 있는 것이다.

이로하와 치아키는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사츠키의 엄살은 뼈저리게 유명하다. 물론 아픈 걸 좋아하는 사람이 소수파이긴 하지만, 사츠키의 통증에 대한 기피감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도 도를 넘었다. 그것을 알고 있기에 이로하와 치아키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역시, 이상할까."

"아니요, 이상하진 않지만……."

"선생님과 이어지고 싶다는 마음보다 아픈 게 싫다는 마음이 더 강하다는 뜻이네요~."

그렇게 되면 억지로 부추길 수도 없다. 솔직히 사면초가다.

"그럼 그냥 선생님한테 참아달라고 할 수밖에 없지 않나요."

"……참게, 만들고 있는 걸까."

"그건 확실하겠죠. 선생님도 한 명의 남자니까요."

"하, 하지만 요구받은 적은 없고……."

"생각해 보세요. 사츠키 선배가 싫어하는 짓을 선생님이 요구할 것 같나요?"

"윽…… 확실히."

이로하의 지적도 일리가 있었다. 선생님이라면 사츠키가 싫어할 만한 일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리고 참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만들지도 않을 것이다.

"일단 여쭤보고 싶은데, 아이를 갖고 싶다는 마음은 있나요?"

여기서 치아키가 파고들었다. 출산. 그것은 밤일의 너머에 있는 것이자 여성의 본능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솔직히 첫 경험조차 두려워하는 사츠키가 원할 리 없어 보였다.

"그건……."

사츠키는 선생님과의 아이를 상상했다. 그것은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는 일이었다. 갖고 싶은지 아닌지 묻는다면 당연히 갖고 싶다. 하지만…….

"나한테는, 무리야."

사츠키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행복하다는 걸 알면서도 출산의 고통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몸이 떨린다. 고개를 숙인 사츠키에게 치아키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괜찮아요, 사츠키 선배. 요즘 세상에 결혼했다고 꼭 아이를 낳아야 하는 건 아니고, 아이를 원한다면 입양이라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치아키 쨩……."

생각지도 못한 따뜻한 말을 듣자 사츠키는 고개를 들었다.

"딱히 밤일만이 사랑의 형태는 아니에요.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쵸, 이로하 쨩?"

"……뭐, 그렇죠."

이로하도 치아키에게 동의했다. 이로하 역시 무리해서까지 일을 치르라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이로하 나름대로 사츠키의 등을 밀어주려 했지만,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선이 있다면 그것도 역효과일 터다.

"그러니까 사츠키 선배는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응원할 테니까요."

"고마워, 둘 다……."

두 사람의 다정함에 사츠키는 울컥 눈물을 흘렸다.

"앗, 하지만 혹시 선생님이 참지 못하게 되면 저한테 알려주세요. 제가 상대해 드릴 테니까요!"

""푸흡!?""

그런 감상적인 시간은 몇 초 만에 끝을 고했다. 치아키의 폭1탄 발언에 이로하와 사츠키는 눈을 부릅떴다.

"치아키!?"

"아니, 기분 좋다고들 하잖아. 나도 경험해 보고 싶어서."

"그렇다고 해서 굳이 선생님이 아니어도……."

"아니, 할 거라면 선생님이랑 하고 싶어. 이로하 쨩도 그렇잖아?"

"그건……."

치아키가 말을 건네자 이로하는 슬그머니 시선을 피했다.

"잠, 잠깐 둘 다!? 나를 응원해 주는 거 아니었어!?"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예요! 사츠키 선배는 아프지 않고, 선생님은 참지 않아도 되고, 저는 호기심을 채울 수 있죠. 이것이야말로 win-win. 일석삼조 아닌가요?"

"바람은 안 돼!"

"괜찮아요. 저는 불륜녀 역할로도 충분하니까요!"

"하나도 안 괜찮거든!?"

"아, 이로하 쨩도 같이 어때요?"

"치아키, 저를 끌어들이지 말아 주셨으면 하는데요."

"그럼 나 혼자만 해도 괜찮겠어?"

"……그때는 불러주세요."

"이로하 쨩까지!?"

허둥대는 사츠키의 모습에 두 사람의 미소는 깊어졌다.

"자, 오랜만에 선생님한테 연락해 볼까요!"

"좋네요, 저도 오랜만에 보고 싶던 참이었어요."

"에, 거짓말이지? 농담이지?"

"이로하 쨩, 이따가 속옷 사러 안 갈래요?"

"그러죠. 필요해질지도 모르니까요."

"얘들아, 제발, 거짓말이라고 해줘!?"

그렇게 두 사람의 짓궂은 장난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 사츠키의 비명이 울려 퍼지는 것이었다.

---

글자수 제한 문제로 2학년부터는 추후 업로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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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6.09.19번역

소설핫산) 선생님과 결혼생활을 보내는 게헨나 학생들 1

#선생#게헨나 학원#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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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Asphodelos작가
게시물 50개
DDC
debiri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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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2026.09.19 17:51
조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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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나
ㅇDC
ㅇㅇ126.09.19
디시콘
ㅇDC
ㅇㅇ226.09.19

어흐흐흐

ㅇDC
ㅇㅇ326.09.19

아코 어디있어?

ㅇDC
ㅇㅇ426.09.19

사츠키편 치아키 이로하가 개꼴리네 어흐

ㅇDC
ㅇㅇ5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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