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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 핫산) 쿠루미의 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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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S #순애 #쿠루미

원본 by Asphodelos

====================

그날 샬레를 찾아온 쿠루미는 없는 가슴─흠흠, 조신한 가슴을 쫙 펴고 드높여 선언했다.

“오늘부터 내가 선생님의 보살핌 담당으로 샬레에 취업해 줄게. 영광으로 여겨!”

“판촉이라면 됐습니다. 이만 돌아가 주세요.”

“판촉이 아니야! 그보다 세상 어떤 사람이 이딴 식으로 판촉을 해!”

생각지도 못한 문전박대에 쿠루미가 항의했다.

‘뻔하잖아?’라는 눈빛을 보내는 선생을 보며 쿠루미는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뭔데.”

“갑자기 그런 말을 들으면 당연히 의심부터 들지. 괜찮아? 어디서 속고 온 거 아니지?”

“내가 속을 리가 없잖아. 딱히 누군가 부추겨서 온 것도 아니라고.”

“정말? 쿠루미는 쵸로인이니까…….”

“쵸로하지 않아!”

“쵸로인들은 다 그렇게 말한대.”

“그럼 쵸로해!”

“거 봐, 역시나.”

“어쩌라는 거야!?”

그런 점이 걱정이란 말이지, 하고 선생은 조금 불안해졌다.

남의 말에 금방 귀가 솔깃해진다고 해야 할까.

좋게 표현하면 그만큼 붙임성이 좋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래서, 오늘은 대체 무슨 일이야? 당번도 아니었던 걸로 아는데.”

“왜, 볼일이 없으면 오면 안 되는 거야?”

선생의 말이 섭섭했는지 쿠루미가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토라진 모습이 제법 귀여웠지만, 선생은 의외로 가차 없었다.

“그런 건 아냐. 하지만 방금 그 대사 말이지, 꼭 까탈스러운 여친 같았어.

일이야, 나야? 하는 그런 느낌.”

“까탈스럽다는 말은 빼!”

‘여친’이라는 단어는 빼지 않아도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중요한 일은 아니다 싶어 선생은 의문을 의식 한구석으로 밀어 두었다.

“그래서, 내 보살핌 담당이라니?”

“본론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왜 이렇게 진을 빼야 하는 건데……”

어깨를 들썩이며 숨을 고르는 쿠루미에게 선생은 또 장난기가 발동했으나 간신히 참았다.

“미안 미안, 쿠루미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그만 나도 모르게.”

“일부러 그런 주제에. 아무튼 선생님 보살핌 담당 이야기였지.”

쿠루미는 선생을 향해 손가락을 척 치켜세웠다.

“밥을 해줄게.”

“밥?”

“그래, 어차피 불건전한 식생활을 보내고 있을 게 뻔하니까.”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럼 선생님, 오늘 아침엔 뭐 먹었어?”

“니코가 미리 만들어 둔 유부초밥.”

“…어젯밤 저녁은?”

“후우카가 만들어 준 함박스테이크.”

“…어제 점심은?”

“어제는 산해경에서 루미가 볶음밥을 해 줬지.”

“들었던 이야기랑 다르잖아!?”

선생의 식생활은 엉망진창이 아니었단 말인가.

엉망은커녕 지극히 건강하게 챙겨 먹고 있었다. 게다가.

“니코 녀석, 어느새…….”

“방금 뭐라고 했어?”

“아무것도 아냐.”

무엇보다 분한 것은 니코에게 선수를 빼앗겼다는 사실이었다.

그런 기색은 전혀 내보이지 않더니, 어느새 선생의 위장을 꽉 붙잡고 있었다.

변함없이 이런 쪽으로는 빈틈이 없다고 해야 할지 손이 빠르다고 해야 할지.

“그보다, 학생들한테 너무 과하게 보살핌을 받는 거 아냐!?”

“아하하, 감사하게도 말이지.”

쿠루미는 속으로 분통을 터뜨렸다.

기껏 선생을 보살펴 주겠다고 나섰는데, 이래서야 이도 저도 아닌 재탕에 불과하다.

선생의 위장을 붙잡는 건 일단 미뤄두자.

언젠가는 붙잡는다 쳐도, 지금 굳이 라이벌의 텃밭에서 싸워 줄 필요는 없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의식주 중에서 쿠루미가 제공할 수 있는 건 식(食) 정도가 전부다.

의(衣)라면 선생도 딱히 곤란하지 않을 테고,

주(住)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쿠루미 쪽이 샬레의 지하를 빌려 쓰고 있는 처지다.

그런 만큼 식(食)을 쥐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지만, 끙끙 앓아봤자 별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럼, 일을 도와줄게.”

“그거라면 당번 학생들이 있으니까 괜찮아.”

“으극…….”

매정하게 거절당하자 쿠루미가 주춤했다.

“그, 그럼, 선생님은 나한테 도대체 뭘 바라는 건데!”

“뭘 바란다니, 으음.”

선생은 잠시 허공을 올려다보더니 대답했다.

“쿠루미가 건강하게 자라준다면 그걸로 충분해.”

“그런 걸 묻고 있는 게 아니잖아!”

“불합리해!?”

쿠루미에게 정강이를 걷어차인 선생이 당황해했다.

방금 그 답변의 어디에 화를 낼 포인트가 있었단 말인가.

이해할 수 없었다.

“나한테 뭔가 바라는 일은 없냐고 묻는 거야.”

어딘가 다급한 모습의 쿠루미에게 그제야 선생도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쿠루미, 혹시 뭔가 초조해하고 있어?”

“별, 별로 초조해하지 않거든.”

“그래? 그럼 왜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야?”

“…인턴 같은 거야.”

“인턴?”

“그래. 장래에 샬레에 취직할까 해서.”

“헉…….”

쿠루미의 충격 선언에 선생은 쇼크를 받았다.

“봐봐, 나도 이제 3학년이잖아?

졸업도 머지않았고, 그런 일도 진지하게 생각할 시기라고 생각해서─”

쿠루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선생이 덥석 쿠루미의 양어깨를 붙잡았다.

쿠루미를 똑바로 바라보는 그 시선은 방금까지의 장난스러운 태도와는 완전히 대조적인 진지함 그 자체였다.

“뭐, 뭔데.”

“쿠루미, 내 말 잘 들어. 그건 그만두는 게 좋아.”

전에 없던 묵직한 충고에 쿠루미는 순간 기가 죽었다.

하지만 타고난 오기를 발휘해 간신히 입을 움직였다.

“어, 어째서인데.”

“쿠루미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어. 이런 블랙 기업에 들어오면 안 돼.”

어리둥절해하는 쿠루미를 향해 선생은 쐐기를 박았다.

“월급은 적고, 구속 시간은 길어.

나는 학생들과 마주하는 게 좋아서 계속하고 있지만, 쿠루미에게는 추천하지 않아.”

가끔 당번으로 찾아오는 정도가 딱 적당하다는 선생.

그런 진지한 충고를 무작정 외면하는 것도 미안한 노릇이었지만, 그렇다고 예, 알겠습니다 하고 호락호락 물러설 수도 없었다.

왜냐하면, 졸업을 맞이하여 학생이라는 신분을 잃고 나면 선생과의 연결 고리가 완전히 끊어져 버릴 테니까.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샬레라는 끈이 꼭 필요했다.

“나는 진심이야.”

“…애초에, 어째서 샬레야? 아이들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가르치는 게 취미인 것도 아니잖아.”

선생이 그렇게 단정 지었다.

‘과연 선생님이야, 잘 알고 있잖아.’ 하고 쿠루미는 속으로 감탄했다.

실제로 선생의 말은 정확했다.

쿠루미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선생의 곁에 머무는 것.

샬레에 취업하는 건 그저 그것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왜냐니, 선생님 곁에 있고 싶으니까 당연한 거잖아.”

“쿠루 미, 그거…….”

쿠루미는 선생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

그 눈동자 속에는 분명한 각오가 서려 있었다.

선생은 그 말에 담긴 진심을 읽어내고는, 그렇구나 하며 다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후후 그래, 그렇구나. 그렇다면 샬레보다 훨씬 더 좋은 취직 자리가 있어.”

“어떤 거?”

“그건 말이지.”

선생은 이제부터 보여줄 쿠루미의 반응이 기대된다는 듯 겁도 없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내 새 · 색 · 시─읍!?”

다음 순간, 선생의 시야를 쿠루미의 얼굴이 가득 메웠다.

쿠루미의 좋은 향기가 코끝을 스치며 머릿속을 하얗게 물들인다.

그러고 나서 몇 초의 시간이 흘렀을까.

혼란스러워하는 선생을 내버려 둔 채, 쿠루미는 천천히 몸을 떼어내더니 낼름 입술을 축였다.

“뭐야, 그쪽도 그럴 생각이라면 이야기가 빠르네.”

“???”

“하? 기분 나빠.”라는 매도나, 손찌검이 날아올 거라 예상했던 선생은

생각지도 못한 해프닝에 그저 입을 벙긋거릴 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런 선생 앞에서 쿠루미는 품속에서 무언가 작은 기기를 꺼내 들었다.

“좋아, 녹음도 끝났고 완벽하네. 생각지도 못한 수확이야.”

“어, 아니…어?”

“하지만 설마 이렇게 단숨에 엔딩까지 갈 줄은 몰랐던 터라, 서류를 준비해 두지 못했단 말이지.

내 실수야. 미안, 지금 당장 구청에 가서 떼어올게.”

“어, 응?”

“도장 준비해 두고 기다려, 선생님. 아, 아니지. 이제 그런 호칭은 어울리지 않겠네.”

쿠루미가 함박웃음과 함께 인사했다.

“다녀올게, 여보♪”

쌩 하니 사라지는 쿠루미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홀로 샬레에 남겨진 선생은 자신의 입술을 가만히 만져 보았다.

“어라라?”

급전개에 아직 뇌의 처리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한 선생.

그가 현실과 마주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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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6.06.03번역

소설 핫산) 쿠루미의 취집

#타카쿠라 쿠루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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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Asphodelos작가
게시물 50개
고DC
고관위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6.06.03 00:07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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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나
ㅇDC
ㅇㅇ126.06.03
ㅇDC
ㅇㅇ226.06.03
ㅇDC
ㅇㅇ326.06.03
ㅇDC
ㅇㅇ426.06.03

코타마의 밀레니엄 비상계엄령 발동

ㅇDC
ㅇㅇ526.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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