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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선생님과 결혼 생활을 보내는 산해경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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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기준 4,957 + 3,137 = 도합 8094자

원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7237902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7398161

---

신타니 카이의 경우

"후아암, 좋은 아침…… 어라?"

선생이 눈을 뜨자, 그 옆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2인용 더블베드였지만, 그곳에 누군가 있었던 흔적은 없다. 즉, 상대가 그만큼 일찍 일어났다는 뜻이다. 시계를 보니 아직 아침 9시. 휴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른 편이다. 그런데도 어젯밤 옆에 있었어야 할 인물은 훨씬 전부터 깨어 있었다는 것이다.

"……뭐, 그 애답네."

하지만 선생에게 그리 큰 놀라움은 없다. 이런 일이 오늘 처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어차피 또 연구실에 있겠거니 짐작한 선생님은, 정작 연구실로 향하지 않고 주방으로 갔다. 냉장고에서 차 페트병을 꺼내고, 가볍게 집어 먹기 좋은 스틱 빵을 봉지째 들고 연구실로 향한다.

자신의 집에 연구실이 있다는 것도 참 신기한 감각이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 선생은 예의상 노크를 한 뒤,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

"좋은 아침, 카이."

"좋은 아침."

안에 있던 인물은 선생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녀의 이름은 신타니 카이. 일곱 죄수 중 한 명이자, 산해경 고급중학교 연단방의 전 회장. '오욕의 미후'라는 이명을 가진, 흑백의 대칭적인 헤어스타일이 특징적인 여성이었다.

"아침은 먹었어?"

"아니?"

"아침 안 먹으면 건강에 나빠."

"선단의 완성에는 필요 없지 않나?"

"그전에 카이가 쓰러질걸."

정말 못 말리겠다는 듯 어이없어하며 선생은 카이의 입가에 스틱 빵을 내밀었다. 선생이 한 번 주방을 거쳐 온 것은 이 때문이었다.

"정말이지, 남 챙기기 좋아하는 건 여전하군."

카이는 내밀어진 빵을 덥석 물고는, 손도 쓰지 않고 우물우물 씹어 먹는다. 예의는 없지만, 제대로 먹어주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그야 당연하지. 대체 몇 번이나 배고파서 쓰러졌다고 생각하는 거야?"

카이는 선단 연구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타인을 이용하기도 하고, 함정에 빠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동시에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무심했다. 예전에 선생이 출장으로 며칠 집을 비웠을 때는, 제대로 식사도 하지 않고 쓰러졌을 정도다. 귀가했을 때 연구실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 건 그야말로 호러가 따로 없다.

그 이후로 선생은 카이의 뒷바라지를 도맡았다. 스틱 빵을 상비해 두는 것도, 계란 프라이나 토스트를 만들어도 카이가 연구실에서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연구하면서라도 먹을 수 있는 것을 주자는 고육지책이었다.

"잘도 그러고 살아왔네."

"주변 일은 다른 이들에게 맡겼었으니까."

"지금이랑 다를 게 없네?"

"그렇군."

선생의 비꼬는 말에도 담백하게 대꾸하는 카이.

"이러면 꼭 내가 하인 같잖아."

"하하하, 당신을 하인으로 부릴 수 있다니, 나도 정말 출세했군."

눈곱만큼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한 목소리로 카이가 중얼거린다. 연구에 상당히 몰두한 모양인지, 아까부터 대답도 건성이다. 변함없는 카이의 모습에 선생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럼, 나중에 봐."

선생은 카이가 빵을 다 먹는 것을 지켜보고는, 페트병을 내려놓고 그 자리를 떠났다. 너무 오래 머물며 말을 걸면 카이의 기분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선단 연구를 우선하고 싶은 것이리라.

선생의 인사에도 아무런 대답 없이 연구에 몰두하는 카이. 그 모습을 곁눈질하며, 선생님은 문고리를 잡고 나지막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어쩌다 결혼하게 된 걸까."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게 조용히 문을 닫는 선생. 모처럼 연구에 힘을 쏟고 있으니, 너무 방해하고 싶지는 않다.

"뭐, 그것도 이제 와선 새삼스럽나."

세상에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데 거창한 이유 따위는 필요 없다. 그래도 굳이 꼽자면, 다른 것을 돌아보지 않는 그 한결같음에 동경을 느꼈던 것이리라. 카이에게서 연구를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정도의 한결같음. 그것은 선생에게 없는 것이었고, 그래서 더욱 눈부시게 보였다.

안타깝게도 일반적인 부부의 형태와는 거리가 멀다는 자각은 있지만, 그래도 카이와 결혼한 것에 후회는 없다. 뭐, 카이 입장에서는 결혼이라는 것도 부려 먹기 좋은 하인을 얻기 위한 계약 정도의 인식밖에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언제 관계의 끝을 통보받아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그걸로 그녀를 지탱해 줄 수 있다면.

"나도 참 기특하네."

선생은 그렇게 혼잣말을 내뱉고는, 읏샤 하며 크게 기지개를 켰다.

"자, 오늘도 힘내볼까."

우선 아침 식사, 그다음은 청소에 빨래까지 할 일이 산더미다. 완전히 전업주부가 된 선생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주방을 향했다.

"…………"

연구실 안에서, 무엇을 해도 연구하던 손을 멈추지 않던 카이가 그 손을 멈추고 가만히 서 있었다는 사실을 선생은 끝내 알아채지 못했다.

***

다음 날 아침.

"후아암……"

크게 하품을 하며 눈을 뜨는 선생님. 늦잠이라도 더 잘까 생각했지만, 너무 늦어지면 카이가 배고파할 것이다. 마치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미소를 지은 선생님은 느릿하게 몸을 일으켰다. 옆자리에는 당연히 카이의 모습이 없다. 자는 시간은 다르기는커녕 카이가 더 늦을 정도인데, 참 잘도 일어난다.

"어디 보자."

선생님은 익숙한 발걸음으로 주방으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슬슬 스틱 빵의 비축분이 떨어질 때가 됐나. 카이에게 빵을 먹이고 나면 사러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좋은 아침."

"아, 좋은 아침, 카이. 별일이네, 주방에 다 있고. 빵이라도 찾으러 왔어? 잠깐만 기다려봐."

"당신은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 건가. 그 정도는 안다고."

"그것도 그렇네."

"자, 아침 식사가 식기 전에 어서 먹도록 해."

"아, 응, 고마워…… 어!?"

경악하며 눈을 크게 뜬 선생님의 시선 끝에는, 토스트와 베이컨 에그, 그리고 커피가 2인분 차려져 있었다. 아침 식사 메뉴치고는 그리 놀랄 만한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카이, 요리할 줄 알았어!?"

"나는 요리를 하지 않을 뿐이지 못하는 게 아니야. 게다가 이 정도는 요리라고 할 정도도 아니지."

카이는 먼저 식탁에 앉더니, 시선으로 선생님을 재촉한다. 아직 놀라움이 가시지 않은 채 식탁에 앉은 선생은, 잘 먹겠습니다 하고 합장하며 아침 식사를 시작했다.

"……맛있어."

선생은 자신도 모르게 감상을 흘렸다. 빵은 너무 타지 않게 적당히 구워졌고, 베이컨 에그는 반숙이다. 익숙해지면 간단하다고는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익숙하지 않으면 의외로 어려운 법이다. 카이는 아까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 요리를 꽤 잘하는 게 아닐까?

"잘 먹었어."

"변변치 않았네."

맛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카이가 만들어 준 것이 기뻐서 눈 깜짝할 새 비워버렸다. 선생은 식기를 싱크대에 정리하고 다시 카이의 정면에 앉았다.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라니, 뭐가 말이지?"

"나한테 뭔가 할 말이 있는 거잖아?"

"……이유를 물어도 될까?"

"카이가 나한테 시간을 내 줬으니까."

"…………"

그렇다, 카이는 연구가 최우선인 사람이다. 기본적으로 다른 일은 안중에도 없다. 카이가 타인과 접촉할 때는 그것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선생에 대해서도 변함없다. 이렇게 아침 식사까지 만들어 가며 선생에게 시간을 냈다는 것은, 무언가 목적이 있어서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정답인 듯했다.

"하아, 어째서 안 거지.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는데."

"그 정도는 알지. 우리가 몇 년을 같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거야."

"정말이지, 세월이라는 건 성가시군."

카이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드디어 본론으로 들어갔다.

"뭐, 나도 빙빙 돌려 말하는 건 좋아하지 않아. 어제 들어버렸거든."

"들었다니, 뭘?"

"당신이 결혼을 후회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야."

"???"

짐작 가는 바가 없는 선생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내가 결혼을 후회하고 있다니. 도대체 어디서 나온 정보지 그건.

"누구한테 들은 정보야?"

카이가 그런 헛소리를 곧이곧대로 믿은 게 조금 의외였지만, 그건 그거고 그런 거짓말을 불어넣은 녀석은 용서 못 한다. 누구냐, 나와라.

"누구냐니, 당신이 말했잖아. 어쩌다 결혼하게 된 걸까, 라고."

"……아—."

범인은 저였습니다. 그거 들렸었구나. 쓸데없는 말은 하는 게 아니네.

"그건 오해야. 딱히 지금 생활에 불만이 있는 건 아니야."

"뭐, 당신이라면 그렇게 말하겠지. 하지만 그 말투로 미루어 보아, 만족하고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역시 선동자. 사람의 마음을 읽는 데엔 능숙하다. 확실히 선생은 지금 생활에 불만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만족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야, 연구에 한결같은 점이 좋다고는 해도, 선생도 좋아하는 사람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법이니까.

"그때 생각했지. 나는 생각보다 당신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라고."

카이는 슥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선생의 옆자리에 앉았다.

"당신이 내 곁을 떠나갈 것을 생각하니 왠지 가슴이 아프더군. 지금까지 떠나는 자는 굳이 붙잡지 않았는데 말이야."

카이는 선생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아니, 왠지라는 말로 얼버무리는 건 그만두지. 나는 당신을 좋아해. 결혼까지 해놓고 이제 와서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카이는 자조하듯 웃었다.

"하지만 나는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법이라곤 '이익을 통하는 것'밖에 몰라."

기브 앤 테이크. 사람은 자신에게 이익이 있기 때문에 누군가와 연결된다. 반대로 말하면, 이익이 없으면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그것이 카이의 생각이었다.

"생각해 봤어. 내가 당신에게 줄 수 있는 이익은 무엇인지. 덕분에 어제는 연구가 손에 잡히지 않았지."

그토록 열중하던 연구를 제쳐둘 정도로, 카이에게 그것은 우선순위가 높은 명제였다.

"그렇구나, 그래서 아침 식사를."

그렇게 납득하려던 선생에게, 하지만 카이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틀려. 내가 선생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나 자신 말고는 없어."

카이는 그대로 망설임 없이 선생님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시간으로 치면 몇 초간의 입맞춤. 완전히 허를 찔린 선생님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가운데, 카이는 말을 덧붙였다.

"나는 나를 당신에게 제공하겠어. 그러니까, 당신을 나에게 줘."

그것은 마치 프러포즈. 그녀 나름대로 선생님을 붙잡아 두기 위해 필사적으로 생각한 말들이었다.

"……하, 하하하."

잠시 정적이 흐른 뒤,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는 선생님에게 카이는 미간을 찌푸렸다.

"뭐가 우스운 거지?"

"아니, 제공한다느니 하는 표현이 카이답구나 싶어서. 게다가 결혼한 지 벌써 몇 년이나 지났는데, 카이한테서 그런 프러포즈 같은 말을 들을 줄은 몰랐거든."

"미안하게 됐군."

"아니, 기뻐. 카이도 나를 좋아해 주고 있다는 걸 알게 돼서."

선생이 살며시 카이의 손을 잡자, 카이는 작게 미소 지었다.

"……가끔은 이런 것도 나쁘지 않군."

"가끔이면 돼?"

"가끔 정도가 딱 좋아. 당신도 내가 갑자기 하루 종일 끈적하게 굴면 기분 나쁠 거 아냐?"

"그렇지 않은데……"

"게다가 선단 연구도 해야 하고. 내 목적은 변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그래. 이렇게 둘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꽤 나쁘지 않다고, 지금은 그렇게 생각해."

그렇게 두 사람은 같은 시간을 보낸다. 그것은 부부라면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일이었지만, 두 사람에게는 무척 소중한 시간이었다.

"오늘 정도는 쉬어도 되지 않아? 매일 연구만 하잖아."

"바보 같은 소리 마라, 라고 평소라면 일축했겠지만, 아아. 그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군. 가끔은 휴식도 필요하니까."

"어!?"

자기가 제안해 놓고 설마 정말로 받아들여질 줄은 몰랐던 선생님이 놀란 목소리를 냈다. 그 반응을 보고 카이는 자조하듯 웃었다.

"그렇게 놀랄 일인가? 당신이 권했잖아."

"그렇네, 미안."

"사과할 일이 아니야. 자, 그럼 얼른 치우고 가볼까."

"가다니, 어디를?"

"그건 당연한 거 아닌가."

카이는 슥 일어나 뜸을 들이듯 한 발자국, 두 발자국 걷더니, 빙글 돌아보며 말했다.

"데이트라는 것 말이야."

그 표정은 오랜만에 볼 정도로 미소가 가득 차 있었다.

---

아케시로 루미의 경우

아케시로 루미의 아침은 빠르다. 곁에서 선생님이 아직 자고 있는 시간에 벌떡 일어나면, 엄습하는 추위에 신음 소리 하나 내지 않고 주방으로 향한다. 딸깍하고 스위치를 누르자 주방에만 불이 켜진다. 어젯밤부터 준비해 둔 국을 불에 올리고, 루미는 프라이팬을 휘둘렀다. 만드는 것은 언제나처럼 볶음밥. 아침부터 무겁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선생님의 업무량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먹고 기운을 차려줘야 한다.

원래 요리를 좋아하는 루미는 콧노래를 섞어가며 조리를 이어간다. 달궈진 프라이팬에 푼 달걀을 넣고, 밥과 잘게 썬 차슈, 그리고 파를 넣는다. 그것을 일반 가정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본격적인 웍으로 볶아 나간다. 그리고 숨겨진 맛으로 산해경 비전의 양념을 한 스푼 더하자, 프라이팬에서 고소한 향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좋은 아침이야, 루미."

"좋은 아침. 금방 되니까 기다려."

그쯤 되면 선생님이 침실에서 부스스 일어난다. 그것은 냄새에 이끌린 것이 아니다. 오히려 루미가 선생님의 기상 시간에 맞춰 조리를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자, 여기!"

루미는 볶음밥을 그릇에 담아 국과 함께 식탁에 차려낸다. 고소한 향기가 선생님의 식욕을 자극하고, 빨리 먹게 해달라고 배가 주장한다.

"잘 먹겠습니다."

선생님은 갓 만든 볶음밥에 숟가락을 대고는, 입김을 불어 식히며 입가로 가져간다.

"음, 역시 맛있어."

거의 매일 먹고 있는데도 전혀 질릴 기색이 없다는 게 대단하다.

"그거 고맙네. 자, 늦지 않게 얼른 먹어치워!"

루미의 재촉을 받으며 아침 식사를 마친 선생님은, 평소처럼 익숙한 몸짓으로 옷을 갈아입고 현관으로 향한다.

"그럼 다녀올게."

"잠깐, 잊은 거 있어."

뭘 잊었나 싶어 고개를 갸웃거리는 선생님 앞에는, 자 봐봐 하며 양팔을 벌리는 루미의 모습. 그 손에는 아무것도 들려있지 않지만, 선생님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히 전달된 모양이다.

선생님은 흐뭇하게 웃으며 루미를 정면에서 껴안는다. 여!장부 같고 야무진 이미지가 있는 루미지만, 사실 의외로 어리광 부리고 싶어 한다. 그런 일면을 보여주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선생님은 포옹을 나눈다.

시간으로 따지면 몇 초간의 포옹. 하지만 그것으로 만족했는지 루미는 선생님의 등을 가볍게 두드린다.

"그럼, 이번에야말로 다녀올게."

"다녀오세요."

루미의 배웅을 받으며 선생님이 집을 나선다. 그것을 지켜본 루미는 문을 잠근 뒤 자신의 준비를 시작한다.

루미는 선생님과 결혼해 주부가 된 뒤로도 때로는 현무상회의 회장으로서, 때로는 가게 주방에서 요리사로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비중으로 따지면 후자 쪽이 더 크지만.

루미도 채비를 마치고 현관으로 향한다.

"……좋아!"

의욕은 방금 선생님에게 충전받았다. 루미는 자신의 애총을 어깨에 메고 오늘도 일하러 나가는 것이었다.

***

"다녀왔어."

선생님이 퇴근하고 돌아오자 주방에는 이미 루미의 모습이 있었다. 저녁은 음식점의 성수기. 루미도 현무상회 가게 주방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시간이지만, 루미는 언제나 선생님이 돌아오기 전에는 집에 도착해 요리를 시작하고 있다. 그것은 선생님에게 자신이 만든 요리를 먹이고 싶다는 마음도 있지만, 현무상회의 수장으로서 후계 양성을 위해 일부러 부하들에게 성수기를 맡기고 있다는 일면도 있었다.

"어서 와, 선생님. 이제 다 되니까 기다려."

루미의 권유에 거실로 향하는 선생님. 사실은 당장이라도 요리 중인 루미의 뒤에서 껴안고 싶지만 자제한다. 예전에 그걸 했다가 루미에게 진심으로 혼났기 때문이다. 그만큼 루미가 요리에 진심이라는 점도 있겠지만, 워낙 기세가 대단해서 약간 트라우마가 되어 있기도 하다.

"자, 오래 기다렸지!"

머지않아 루미의 요리가 차려진다. 오늘의 메뉴는 고기감자다. 루미 하면 중화요리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중화요리밖에 못 하느냐고 묻는다면 그런 일은 없으며 다른 요리도 일품이다.

"잘 먹겠습니다."

선생님은 합장하고 고기감자에 젓가락을 댄다. 적당한 고기의 부드러움과 양파의 단맛, 거기에 뿌려진 시치미의 매콤함이 일품이다.

"맛있어, 루미!"

"고마워라. 그렇다 해도 선생님은 뭐든 맛있다고 해주니까 말이야."

"정말로 루미가 만든 요리는 뭐든 맛있으니까."

그 말에 거짓은 없을 것이다. 식탁에 차려진 요리는 순식간에 선생님의 뱃속으로 사라져 간다. 기분 좋을 정도의 먹성이다.

"후우, 잘 먹었습니다."

"변변치 못했어. 목욕물 데워졌으니까 씻고 와."

"네에."

마치 모자 사이 같은 대화를 나누며 목욕탕으로 향하는 선생님. 그 뒷모습을 루미는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는 것이었다.

***

장소는 옮겨져 두 사람의 침실. 서로 목욕을 마치고 이제 자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자기에는 아직 조금 이른, 그런 시간대. 젖은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닦아내는 루미를 선생님은 힐끗힐끗 곁눈질로 훔쳐본다.

"흐응, 신경 쓰여?"

당연히 시선을 눈치채고 있는 루미는 약 올리듯이 쫑긋쫑긋 동물 귀를 움직인다. 그러자 선생님의 시선이 재미있을 정도로 따라온다. 루미는 잘 이해가 안 가지만, 선생님은 이 귀를 꽤나 마음에 들어 하는 모양이다.

"오늘도 만질래?"

"그래도 돼!?"

딱히 귀가 약점인 것도 아니고, 만져진다고 해서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다. 말하자면 손을 만지는 것과 같은 것.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만지게 할 만한 것도 아니지만, 선생님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이 정도로 이렇게 기뻐해 준다면 싼 편이었다.

"우와, 힐링 된다─"

"후후, 남이 만지면 역시 조금 간지럽네."

루미는 간지러운 듯한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선생님은 쓰다듬는 데 정신이 팔려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모처럼이니 자신도, 하며 정면에서 귀를 만져오는 선생님의 가슴에 루미는 얼굴을 묻는다. 그러고는 들키지 않을 정도로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사랑스러운 짝인 수컷의 냄새에 몸이 살짝 달아오르는 것을 느낀다.

"……선생님."

입 밖으로 새어 나온 목소리는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교태가 섞여 있어서.

"……응."

루미는 살며시 선생님에게 입을 맞춘다. 그것은 찰나의 접촉이었지만, 루미의 열기를 올리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았다.

"선생님…… 응……"

고조된 감정 그대로 선생님의 목에 팔을 감고, 자신의 입술을 강하게 밀어붙인다. 평소 쿨하고 어른스러운 인상의 루미가 보여주는 암컷의 얼굴. 그 갭이 선생님을 꿰뚫는다.

"선생님…… 좋아해."

이성이 녹기 시작했는지, 눈시울을 붉히며 마음속 깊은 곳을 토로하는 루미. 단둘뿐이라서 그런지, 그녀 자신의 성질인지, 루미는 선생님에게 응석 부리듯 입맞춤을 보챈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선생님은 다시 입술을 겹쳤다.

둘이서 포개진 채 몇 번이고 반복되는 입맞춤. 그것을 반복하는 동안 서서히 루미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괜찮아, 루미?"

"아아, 응. 괜찮아. 하지만 조금만 더 이대로……"

루미는 선생님에게 안긴 채 눈을 감는다. 이렇게 만족할 때까지 키스를 반복하고, 마지막은 선생님의 팔 안에서 잠든다. 이것이 그녀의 스트레스 해소법이자 자기 전의 루틴이며, 무엇보다 지고의 일시였다.

"항상 고마워. 잘 자, 루미."

선생님은 다정하게 루미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솔직히 선생님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이기도 하지만, 기분 좋게 졸고 있는 루미를 붙잡아 두는 것도 미안한 일이다.

선생님은 살며시 이불을 덮어주고 그대로 함께 잠이 든다. 밤은 춥지만, 둘이서 몸을 맞대면 추위 따위는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따뜻하다.

머지않아 선생님의 팔 안에서 평온한 숨소리가 들려온다. 그것에 이끌리듯 선생님의 의식도 잠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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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6.09.19번역

소설핫산) 선생님과 결혼 생활을 보내는 산해경 학생들

#선생#산해경 고급중학교#소설
좋아요 0댓글 8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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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Asphodelos작가
게시물 50개
DDC
debiri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pixiv
게시일2026.09.19 19:33
조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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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나
ㅇDC
ㅇㅇ126.09.19

카이 맛있다

ㅇDC
ㅇㅇ226.09.19
ㅇDC
ㅇㅇ26.09.20

혹시 이거 시리즈물임? 전편도있어?

DDC
debiri작성자26.09.20

시리즈물이긴 한데 서로 안이어지는 옴니버스물이라 학원끼리 묶어서 업로드하고 있음

ㅇDC
ㅇㅇ26.09.20

@debiri 다른학원편도 보고싶은데 이거 시리즈묶음 만들어주라..

DDC
debiri작성자26.09.20

@ㅇㅇ(175.208) 지금까지 올린거까지 묶어놨음

ㅇDC
ㅇㅇ26.09.20

@debiri 고마웡

ㅇDC
ㅇㅇ326.09.20

카이 루미 좋구만 카구야도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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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수첩을 잃어버린 호시노 l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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