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고
"뭐야... 이거..."
목소리를 쥐어짜는 게 고작이었다.
선생님의 왼쪽 다리가 없다. 뭔가 잘못 본 줄 알았지만 반대쪽 오른 다리는 있고 왼쪽 다리만 잘라낸 것처럼 깔끔하게 없어져 버렸다.
"...어째서?"
예상치 못한 일에 머릿속이 하얗게 질려 이불을 걷어 올린 채로 굳어버린다.
왼쪽 다리가 없어. 그래 왼쪽 다리만 없어. 몇 번을 봐도 똑같아. 선생님의 왼쪽 다리가...
"무츠키..."
이름을 불려 정신을 차리고 녹슨 기계처럼 천천히 머리를 움직여 선생님 쪽을 본다.
선생님의 얼굴은 너무나 슬퍼 보였다. 거기에 더해 미안해 하는, 나를 배려하는 듯한 모습도 느껴진다.
"무츠키, 봐 버린 이상은 어쩔 수 없지. 제대로 설명할 테니까―――"
"아, 정말~ 선생님도 참... 이건 역시 몰래 카메라라도 너무한 거 아냐?"
더 이상 들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선생님의 말을 중간에 막았다.
그래, 이건 질 나쁜 장난이야. 내가 평소에 선생님에게 이런저런 장난을 쳤으니 선생님도 조금은 되갚아 주고 싶어진 게 분명해.
"있잖아, 왼쪽 다리는 어떻게 감춘거야? 굉장하네... 이, 이런 속임수가... 있... 다니..."
칭찬하면서도 선생님의 얼굴을 일절 보지 않고 필사적으로 왼쪽 다리를 찾는다.
이불 속을 만지작거려 봐도 왼쪽 다리 같은 건 보이지 않는다. 침대 밑을 찾아봐도 없다. 시험 삼아 비치된 의상 케이스를 열어봐도 선생님의 갈아입을 옷이 있을 뿐이다.
"슬슬... 응? 그... 트릭을 공개해줬으면... 좋겠... 는데..."
"무츠키."
"아! 맞다! 다음에 그거 아루쨩한테도 보여줘! 분명히 흰 눈을 까뒤집으면서 쓰러지지 않을까~ 하루카쨩도 그럴거고, 의외로 카요코쨩도 좋은 리액션이――"
"무츠키!!"
선생님에게 일갈을 당해 움직임을 멈춘다. 얼굴을 보는 한 화가 난 건 아니다, 엄청 진지한 표정으로 지그시 내 쪽을 보고 있다.
장난이나 속임수가 아니라는 얘기다. 몰래카메라 같은 게 아니라 진짜 왼쪽 다리가 없어져 버려서... 누구 때문에?
"아... 아아..."
그 생각을 떠올린 순간, 몸이 떨려왔다. 호흡이 얕아지고 비틀거리며 벽에 기댄다. 가슴을 누르듯 손을 대보면 비정상적인 속도로 맥박이 뛰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숨쉬기가 힘들어, 가슴이 아파, 머리가 조여와.
"무츠키, 우선 이야기를―――"
"그만둬!!!"
선생님의 목소리를 큰 소리로 지우고 두 귀를 막은 채 그 자리에 웅크린다.
"듣고싶지않아듣고싶지않아듣고싶지않아!! 이런 건 거짓말이야! 나에 대한 평소의 보복이지!? 지나쳤던 건 사과할게! 앞으로는 장난치지 않겠다고 맹세할 테니까!!"
이곳이 병실이라는 것도 잊고 반광란 상태로 소리 지른다.
당장이라도 거짓말이라고 해주길 바랐다. 어차피 어딘가에 『몰래카메라 대성공!』이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숨겨놓고 내 반응을 즐기고 있을거라고 믿고 싶었다.
"거짓말이 아니야."
그런 나의 비참한 희망을 다른 목소리가 깨뜨렸다.
귀를 막고 있어도 틈새로 희미하게 들려온 그 목소리에 이끌려 고개를 들자 밀레니엄 학생증을 달고 투사이드업 헤어스타일을 한 여자아이가 입구에 서 있었다.
이 사람도 리스트에서 본 적이 있다. 밀레니엄 학생회 「세미나」의 하야세 유우카다.
"당신이 아사기 무츠키구나. 그 모습을 보니 선생님의 상태를 알아버린 거 같은데..."
그녀는 한숨을 내쉬더니 내 앞을 그냥 지나쳐 조금 전까지 내가 앉아 있던 의자에 앉았다.
"선생님, 몸은 좀 어떠세요?"
"수술 후 감염증도 환지통도 없어. 생각보다 잘 받아들이는 자신에게 놀랄 정도인 걸."
"정말이지 너무 침착해요... 성대하게 흐트러졌던 저희가 바보 같잖아요."
웅크린 채로 있는 나를 흘긋 쳐다보며 선생님과 하야세 유우카가 대화하고 있다.
하지만 대화 속에서 들려오는 단어들이, 그 내용이 선생님의 다리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어 현실을 받아들여감과 동시에 몸의 떨림이 멈추지 않게 된다.
"그래서 유우카, 네가 지금 왔다는 건..."
"네, 전에 말씀드렸던 건의 이야기에요. 어느 정도 목표가 수립됐으니 오늘은 대략적인 설명을, 의사의 허락이 나면 며칠 후에라도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만."
거기서 말을 끊고 하야세 유우카가 나를 쳐다본다.
"힉..."
갑자기 시선을 돌려 나도 모르게 비명이 터져 나왔다.
딱히 뭔가 해를 끼친 것도 아닌데, 그녀의 눈이 마치 나를 경멸하는 것 같아서, 눈을 맞추는 게 두려웠지만 고개를 돌릴 수가 없다.
"그녀에겐 어디까지 설명을?"
"아직 다리를 본 참이야. 가능하면 그것에 익숙해질 때까지 숨겨두고 싶었는데..."
"그랬군요... 봐버린 이상 그녀에게도 이 문제를 얘기해 두는 게 정신적으로 좋을 거 같아요."
그렇게 말하고 하야세 유우카는 의자에서 일어나 천천히 이쪽을 향해 다가온다.
벽가에 웅크린 나를 몰아붙이듯, 한 걸음 또 한걸음 거리를 좁혀올 때마다 머릿속이 새빨갛게 물들어간다.
"오, 오지마!!"
이 사람은 내가 원인이 되어 선생님 다리가 없어졌다는 걸 알고 있어. 그렇다면 이대로 잡히면 뭘 당할지 몰라. 그런 두려움이 내 안에서 단번에 부풀어 올랐다.
마침내 참을 수 없게 된 나는 내민 손을 쳐내고 쓰러지듯 방을 나선다.
"아, 잠깐!"
뒤에서 불러 세우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개의치 않고 달린다.
왔던 길을 돌아가면서도 아루쨩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뒷문으로 뛰쳐나와 그대로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달렸다.
※※※
1주일 후
~어떤 빌딩 옥상~
해가 지는 빌딩 옥상에서 오늘 몇 번째인지도 모르는 한숨을 내쉰다.
병원에서 도망치듯 뛰쳐나온 지 수일, 그 후 사무실로 돌아가지 않았다. 울리기만 하던 전화도 배터리가 떨어짐과 동시에 끊겼다. 직전에 봤던 모모톡 알림은 아마 100건 이상.
아루쨩도 분명 걱정하고 있겠지. 내가 반대 입장에서 아루쨩이 실종되면 필사적으로 찾아다니고 있을 거야.
하지만 모두에게 돌아갈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선생님..."
식사도 수면도 취하지 않았다. 숙소에 머물지 않고 이렇게 인기척 없는 옥상에 웅크리고 누워 있다가 왼쪽 다리를 잃은 선생님의 모습이 떠올라 잠에서 깬다.
"그럴 생각이 아니었는데..."
평소처럼 장난쳤을 뿐인데 선생님의 다리를 빼앗아 버렸다.
단순 부상과는 사정이 다르다. 이제 평생 선생님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다.
그것을 일으킨 것은 나다. 사고를 낸 게 차일지라도 선생님이 희생하는 원인을 만든 건 나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아무리 사과해도 전할 상대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 애당초 사과한다고 해서 용서 받을 문제가 아니다.
나는 평생을 걸고라도 속죄해야 할 일을 저질러버렸으니까.
하지만, 나는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자신이 한 일에 의한 결과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현실을 받아들이면 미쳐버릴 것 같아서. 하야세 유우카가 내민 손을 쳐내고 비참하게 도망쳐서 여기까지 왔다.
그렇기에 속죄할 방법을 알 수 없다. 어떻게 하면 용서 받을 수 있는지 선생님에게 물어볼 수가 없다.
"하... 하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나는..."
여기까지 이르러서도 용서 받을 방법을 찾는 자신이 바보 같아졌다.
다리라는 둘도 없는 것을 빼앗은 사람이 용서 받다니 우습기 짝이 없다. 나는 선생님과 달리 양다리가 건재하니까―――
"그렇구나... 똑같으면 되는거지..."
나도 왼쪽 다리를 잃으면 선생님과 같아질 수 있어. 같은 입장이 되면 선생님께 용서 받을 가능성이 보일 지도 몰라.
휴대하고 있던 애용하는 머신건 「트릭 오어 트릭」을 꺼낸다. 장난을 좋아해서 붙인 이름인데... 그런 장난이 이런 결말을 불러버릴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프려나... 아프겠지... 분명."
총구를 왼쪽 다리에 가까이 댄다.
대체 몇 발을 쏴야 재기 불능이 되는 걸까... 우리는 선생님과 다르게 맞아도 어느정도 괜찮지만 육체적 피해가 없는 건 아니야. 견고함의 개인차는 있지만 계속 쏘면 상응하는 영향은 나오겠지.
무섭다.
지금부터 자신의 의지로 왼쪽 다리를 잃게 된다. 분명 그때까지 상당한 격통도 따를 것이다.
"하아... 하아..."
긴장으로 숨이 가빠진다. 총을 든 손이 떨린다. 트리거에 손가락을 걸려다 떼고, 다시 트리거에 손가락을 가까이 대고는 떼는 행동을 반복한다.
하지만... 선생님이 받았던 아픔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면...
"큭...!"
눈을 꼭 감고 결심을 담아 트리거에 손가락을 건다.
그대로 검지에 힘을 줌과 동시에 총성이 울렸다.
"어...?"
왼쪽 다리에 통증은 없었다. 있는 것은 손 저림과 저 멀리 떨어져 나뒹구는 나의 애총. 그리고...
"드디어 찾았어, 무츠키."
옥상 입구에 서서 총구에서 연기를 뿜는 저격총을 겨눈 소꿉친구의 모습이었다.
계속 달리고 있었던 건지 그녀의 뺨에 땀이 흐르고 물방울이 되어 땅으로 떨어진다.
"아루쨩..."
"갑자기 사라져선 겨우 발견했다고 생각했더니 자신에게 총을 겨누다니, 언제부터 그렇게 손이 많이 가는 아이가 되었을까?"
"오지 마!"
다가오려는 아루쨩을 목소리로 누르고, 나뒹구는 자신의 총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옥상 펜스에 기댄다.
"있잖아... 여기서 뛰어내리면 다리를 잘라낼 정도로 다칠 수 있을까?"
"무슨 소리야, 무츠키!? 바보 같은 짓은 그만둬!"
"선생님은 있지. 나 때문에 왼쪽 다리가 없어져 버렸어. 그러니 나도 같은 꼴을 당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선생님께 용서 받을 권리를 받을 수 없어! 아무리 아루쨩이라도 방해하면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
"무츠키... 너는 거기까지..."
소리를 질러대는 나를 아루쨩은 아무 말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동자에 비치는 것은 동정 같은 게 아닌, 마치 불쌍히 여기는 듯한.
둘밖에 없는 옥상에서 거리를 두며 서로를 바라보는 시간이 이어진다.
이윽고 아루쨩은 총을 내려놓고 나에게 등을 돌렸다.
"선생님. 미안해. 폼 잡았지만 나로서는 더 이상 무츠키를 멈출 수 없을 거 같아... 그러니 뒤를 부탁할게."
"에?"
그녀가 무슨 말을 한 건지 순간 이해할 수 없었다. 마치 아루쨩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한 말투, 그리고 바로 거기에 선생님이 있는 것처럼 말을 걸고 있다.
다음으로 들려온 것은 우리 이외의 발소리, 약간 리듬이 이상한 그 소리와 함께 나타난 것은...
"서, 선생님...!?"
틀림없다. 며칠 전까지 병원에 누워 있었을 선생님이 거기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그 사건으로부터 여러 가지 일들이 머릿속에 되살아나면서 두 다리의 힘이 빠져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만다.
"무츠키, 제대로 이야기를 하자."
진지한 눈동자를 한 선생님이 한 걸음씩 다가온다. 그렇다. 아무런 도구도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양다리를 사용해서 다가온다.
"선생님...! 왼쪽 다리, 어떻게...!?"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선생님의 왼쪽 다리는 사고의 영향으로 절단할 수 밖에 없었을 테니까. 절단했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은 것은 아니지만 왼쪽 다리가 없었던 건 이 눈으로 보았고 하야세 유우카와의 대화에서도 분명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두 다리로 서 있다. 분명 걸음걸이가 이상하지만 자신의 다리로 이쪽을 향해 오고 있다.
뇌의 허용량을 넘는 사건을 보고 패닉에 빠진 사이 선생님이 내 앞까지 와 있었다.
"밀레니엄 학생들이 의족을 만들어줬어."
"의족...?"
"그래 봐봐, 이거."
그렇게 말하며 선생님은 바짓가랑이를 걷어 보였다. 거기 있는 것은 확실히 사람의 다리였다. 얼핏 봐서는 만든 것임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충실하게 재현된 인간의 다리.
"유우카가 말하려고 했던 것도 의족에 대한 얘기였어. 아직 단지 며칠밖에 안 돼서 걷기도 힘들지만 엔지니어부 아이들이 여러 가지 보조 기능을 달아줘서 생각보다 익숙해졌지."
선생님이 말하는 동안에도 나는 눈앞의 의족으로 된 왼쪽 다리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선생님이 걷고 있다는 것이, 이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선생님이 이 자리에 있다는 게 무엇보다 확실한 증거였다.
"그러니까 무츠키, 두려워하지 않아도 괜찮아."
"어째서..."
"무츠키?"
"어째서 화내지 않는 거야!? 나 때문에 왼쪽 다리가 없어졌다구!? 내가 들뜨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의족으로 어떻게 했다고 해도 그 사고가 없었던 것이 되는 게 아닌데... 내가 선생님의 왼쪽 다리를 빼앗았는데...!"
선생님이 다시 걸을 수 있다. 그걸 알고 조금은 가슴에 막혔던게 뚫림과 동시에 쌓여있던 감정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그저 사고로 다쳤다는 차원의 얘기가 아니다. 사지의 일부가 결손되는 사태가 되면서도 여전히 나를 챙겨주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소중한 학생이니까 라는 이유로 납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그런 나에게 선생님은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무츠키가... 학생들이 그런 표정을 짓지 않았으면 해서 일까?"
동시에 내 몸이 감싸인다. 선생님이 안아주고 있다는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그야 왼쪽 다리 절단이 결정됐을 때는 동요했지만 그때의 내 선택에 후회는 없어. 몇 번이나 말하지만 그 사고로 이렇게 까지 다친 것은 차 때문이야. 헤일로를 가진 너라도 그 사고의 피해자가 됐다면 뭔가 후유증이 남았을지도 모르니까. 그걸 막을 수 있다면 충분해."
"이상해... 선생님, 완전히 이상해... 너무 착하다고..."
"이상해도 괜찮아. 내가 이상한 사람인 걸로 네가... 소중한 학생이 다시 웃는 얼굴이 되어준다면 기꺼이 이상한 사람이 되겠어... 그게 내 각오니까."
내 미소를 위해 이상한 사람이 된다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 원래 별난 사람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까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었을 줄은.
"뭐, 그건 그렇다 치고 뛰쳐나간 무츠키에게는 의족 보행 훈련을 돕는 벌을 줘야겠지만."
이어서 나에 대한 제재를 선고한다.
하지만 그 한마디 한마디가 내 안에 녹아들었다. 굳어 있던 몸과 마음이 따스해져 가고 정신을 차려보니 눈물 흘리며 선생님의 등에 손을 두르고 매달리고 있었다.
"선생님... 흐윽...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
선생님이 용서해주는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소꿉친구가 멀리서 지켜보는 것을 신경 쓸 여유도 없이 울부짖었다. 선생님의 옷이 더러워지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울었고, 아마 이날의 나는 평생분의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
한 달 후
"후우..."
마지막 서류를 확인하고 한숨 돌린다.
퇴원한 지 몇 주 만에 완전히 평소같은 일상으로 돌아왔다. 처음 일주일은 여러 학생이 몰려와 발키리 같은 곳의 힘을 빌려 입장 제한을 걸거나 한 건 그것대로 카오스였지만.
"선~생님. 일은 좀 어때?"
소파에 앉아 있던 무츠키가 다가와 뒤에서 들여다본다.
그 이후로 조금씩이나마 그녀도 평소대로 돌아가고 있었다. 만약 그때 무츠키를 찾지 못했더라면 어찌 됐을까를 생각하면 식은땀이 난다.
"응, 방금 끝났어."
"그렇구나. 그럼 오늘은 어디까지 갈까?"
그때부터 무츠키에게 의족에 익숙해지기 위한 도움을 받고 있다.
걷는 동작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다만 장시간이나 장거리 보행은 아직 어려워 매일같이 무츠키와의 산책 겸 보행 훈련을 하고 있었다.
"오늘은 거리를 좀 늘려볼까. 행선지는 무츠키에게 맡길게."
"쿠후후, 오케이! 마침 가고 싶은 곳이 있었어~"
몸단장을 하고 샬레의 방을 나선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중에도 무츠키는 기분이 좋아보였다. 아무래도 새로운 디저트 가게가 오픈 한 모양이라 거기에 갈 날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 같다.
빌딩 입구에서 밖으로 나오자 그 사고가 났던 날과 같은 쾌청함이 우리를 맞이했다.
"그럼 갈까?"
"잠깐, 선생님은 이쪽이야."
무츠키가 소매를 잡아당기며 위치를 바꾸고, 그녀가 차도 쪽에 서서 걷기 시작한다.
여자아이에게 차도 쪽을 걷게 하는 것은 남자로서도 어른으로서도 한심한 기분이 된다. 하지만 무츠키가 이것만은 양보할 수 없다고 하고, 그녀 나름대로의 배려라는 것도 이해해 얌전히 시키는 대로 하고 있다.
"그래서 있지! 새로운 장난용 폭탄을 사용해 봤더니 아루쨩이 거품을 물면서 쓰러져서―――"
오늘의 무츠키는 그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아보였다. 어지간히 오늘을 기대한 거겠지. 그녀의 심경을 나타내듯이 걷는 게 평소보다 빠르다.
"무츠키."
"왜에?"
"미안, 잠깐 쉬어도 될까?"
열심히 걷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한계가 금방 왔다. 보조기능이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빨리 걷는 것조차 제대로 할 수 없다.
먼 거리를 걷지도 않았는데 숨이 차올라 무츠키에게 말을 걸고 근처 벽에 기댄다.
"아..."
순간 조금 전까지 행복한 미소를 짓던 무츠키의 얼굴이 확연히 흐려졌다.
핏기가 가신 얼굴을 의족에 가까이해 상황을 살피고 내쪽을 본다.
"미, 미안...! 선생님 생각도 하지 않고, 나..."
"괜찮아. 조금 쉬면 금방 걸을 수 있을 테니까."
"죄송해요... 죄송해요..."
뭔가 떠오른 듯 마냥 사과하는 무츠키를 보며 자신의 발언을 후회한다.
이런 모습을 볼 바에야 적당히 목이 말랐다며 거짓말하고 근처 자판기에서 주스라도 사면서 휴식을 취할 걸 그랬다.
아직도 그 사고를 계속 끌어안고 있는 이 아이를 위해서라도 빨리 의족에 익숙해져야 한다.
내가 다시 달릴 수 있게 되면 그제서야 비로소 무츠키는 진심으로 웃을 수 있게 되겠지.
그래도 그때는 아직 먼 것 같다.
소설모음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2463136
원본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9433740
모두가 예상한 그 학교, 전작의 그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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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다음이 히나라던데 기대되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