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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약피폐) 선생님이 우울장애를 진단받는 이야기(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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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년 XX월 XX+76일 21:44

선생 치료 시작 76일째,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 세미나

-타타탁 타닥 탁 타타타타탁

-탁다다다탁닥 탁타타타탁 탁 탁 타다닥

야심한 시각, 이제 거의 모든 학생들이 귀가하였을 이 시간에 유일하게 불이 켜진 세미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었다.

죽음이라는 개념만큼이나 생소한 '우울장애'라는 질병에 관하여 정보를 찾을 때보다도, 몇 배는 더 어려운 각종 약재에 관한 설명을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

"....찾았어요 유우카 쨩. 첫 번째 파록세틴염산염이에요."

"버, 벌써?"

"본 성분은 파록세틴, 염산염은 수용성을 늘리기 위해 추가로 들어간 성분이라고 쉽게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그럼 염산염수화물 같은 뒷 부분은 빼고 검색하면 시간이 조금은 줄겠네."

"어쨌든, 파록세틴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SSRI라고 불리는 것 같아요."

"SSRI? 세로토닌은 어디서 들어본 기억이 있는데.... 아 뭐였지...?"

"감정이나 수면,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라는데,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이래요."

행복 호르몬이라는 매력적인 이명이 가진 힘은 냉혹한 회계의 마음을 잠시 동하게 할 정도였다.

'우타하 선배한테 세로토닌으로 알약을 만드는 기계라도 만들어달라고 해볼까...'

"아무튼, 세로토닌이 더 오랫동안 남아있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SSRI의 효과라고 하네요."

"이해했어. 그러니까 재흡수 억제라는 말이 붙었네. 그럼 혹시 부작용도 나와있어?"

유우카의 질문에 노아가 스크로를 조금 더 내려 차트를 확인한다.

"음.... 유우카 쨩?"

"왜 그래 갑자기... 불안하게..."

"...그냥 그대로 읽어드릴게요."

잠시 숨을 고르고 노아가 화면에 출력되는 내용을 그대로 읽기 시작한다.

"파록세틴의 주요 부작용은 다음과 같다. 구토, 졸음, 성 기능 장애 등이며 이 외에도 진땀이 나거나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입마름이나 수전증과 같은 부작용이 약 10%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기타 부작용으로 두통, 불안, 체중 증가, 손발의 감각 상실, 기억 손상 등이 있다. 그리고..."

"....그리고...?"

"최근 파록세틴의 부작용으로서..... 자해 및 자살 행동....혹은 충동이....늘어날ㅡ"

"노아 그만."

노아의 말을 끊는 유우카의 말에서는 당혹감과 혼란스러움이 여과없이 나타나고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그를 삶의 벼랑 끝에서 지켜주는 약이 그의 생명을 위협하는 비수가 될 수도 있다는 내용을 듣고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네. 이 정도에요."

"....미안 내가 너무 감정적이었어."

"저라도... 저라도 그렇게 했을거에요."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노아의 말에서 평소와 같은 여유로움은 감지할 수 없었다. 비상한 기억력을 가진 그녀의 두뇌는 먼 훗날이 되어서도 오늘을 '열어서는 안 될 상자를 열어버린 신화 속 소녀가 느꼈을 감정을 경험한 날'로 기억할지도 모른다.

"용량은... 성인이 하루에 먹을 수 있는 최대량은 60mg.... 약 한 알이 20mg이었으니까..."

"40mg....심각한 수준이네..."

"...그러네요."

".........계속할까."

"........네."

그 뒤로 한동안 타자소리만이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텅 빈 부실을 채우고 있었다. 밀레니엄의 자료 체계가 방대한 만큼 색인에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당연지사.

20여 분이 지났을까. 이번에는 유우카가 먼저 노아를 부른다.

"나, 찾았어."

"어떤 성분인가요 유우카 쨩?"

".....트라조돈."

"....이야기해주세요."

"마찬가지로 우울증이나 공황, 수면장애에 폭넓게 사용되는 약물이야. 그리고... 1일 300mg가 최대치. 부작용은 아까 말한 성분과 거의 비슷해."

"합하면 100mg이지만... 앞 성분도 이미 충분히 많은 양을 복용하고 계셔요... 이미 이 정도를 드시는 것도 한계일 가능성이 높아요."

"심각할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는데..."

"총학생회는 이 사실을... 모르겠죠. 모르니까 휴가를 고작 2박 3일로 줬을거에요. 약학에 조예가 없지만 지금 선생님의 병세는 29박 30일을 줘도 모자를 수준이라는 것 정도는 확실히 알 것 같아요."

일반적인 상황에서 누군가 여유로움이 사라지고 원색적인 감정이 묻어나오는 노아의 모습을 보았다고 주장한다면 모두가 그 발언을 헛소리로 치부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마지막이야 이제....응? 잠시만..."

순간 자신의 손길에서 이물감을 느낀 유우카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유우카 쨩... 이건...?"

"...선생님께서 드시던 아침 약이네. 여기 아침, 그리고 선생님 이름이랑 처방일까지 적혀있는 것을 보면..."

"....일단 이건 제쳐둘까요. 이미 지금 들어온 정보만으로도 선생님께서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은 무리없이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근데... 아....?"

"노아? 왜 말을 하다 말아?"

말을 마치고 노아를 바라본 유우카는 노아가 그 자세 그대로 멈춘 모습을 목격했고,

'.......설마.'

마지막 한 알이 가져올 여파에 대하여 본능적으로 경계하지 않을 수 없었다.

~~~

20XX년 XX월 XX+76일 22:33

선생 치료 시작 76일째,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 세미나

유우카는 곧장 노아의 옆자리로 의자를 끌고 앉았다. 노아의 흔들리는 동공을 뒤로 하고, 화면에 등장한, 본인이 보았던 그것과 똑같은 약의 설명을 읽어나간다.

[트리아졸로벤조디아제핀]

기본 설명: 벤조디아제핀에 속하는 향정신성의약품. 주로 불안장애 및 우울증, 공황장애 치료에 활용되며, 일일 최대 복용량은 1일 4mg이다.

.

.

.

주의 사항: 마약류와 이 약의 성분을 포함한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의 동시 투여는 호흡억제, 혼수상태 및 사망을 초래할 수 있으며,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그 위험성과 의존성 등 오남용의 위험성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알코올 등 중추신경 억제제 등과 복용될 경우 사망에 이르는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이에 따라 적절한 대체 치료방법이 없는 환자에 경우에만 처방하도록 한다.

"..................."

"..................."

부작용과 같은 부분은 앞서 확인한, 야간에 먹는 두 알의 약물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첫 줄에서부터 이미 명확하게 주기된 '향정신성의약품'이라는 설명과, 별도로 주의사항이라 표지된 부분에서 두 사람은 그대로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그 향정신성의약품이라는거....내가 아는 거 맞...지...? 그런...거야...?"

"...................."

어떻게든 이야기를 이어나가려고 하는 유우카와 달리 노아는 이미 굳어버렸다.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마약....이라는거잖아......."

"...................."

"괘, 괜, 괜찮을거야 노아. 최대 복용량이 4mg고 지금은 0.125mg이니까 이건 아직 여유가 좀....."

"....................."

"ㄴ, 노, 노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침묵을 지키고 있는 노아에 대한 걱정을 담아 고개를 돌린 유우카는 바로 다음 순간

-털썩

"노아! 노아!!! 정신차려 노아!!"

끔찍하디 끔찍한 정보의 폭풍 속에서 노아의 정신은 그녀를 강제종료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 그로 인해 유우카를 덮치듯 쓰러지는 노아를 가까스로 안아올린 유우카였다.

"노아!! 쓰러지면 안 돼 노아!!"

'대체... 대체 어째서...?'

유우카는 원망스러웠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프고, 쓰러지고, 고통받고 있다. 그의 선생은 지금 이 순간도 그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위치한 어둠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의 친우는 그 실상을 알아차리고는 더는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 모든 일의 근원에 대해 한없이 원망하던 그녀였다. 선생의 고통은 필연적인 것이라고 합리화할 수 있었다. 선생이 키보토스에 온 뒤로 마주한 위기들은 선생의 존재로 인해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해석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대가로 인해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그리고 이 고통이 얼마나 더 퍼져나갈지도 모른다. 이미 자신의 주변으로부터 그 고통이 퍼져나가고 있음을 직접 목격한 그녀가 아니었던가.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그리고 다음 순간, 세미나의 회계는 선생이라면 결코 바라지 않았던 최악의 결론으로 이 모든 것을 일소하려하고 있다.

'.....설마...나 때문에...?'

'선생님의 상태가 안 좋아지신 것은... 설마 내가 그걸 목격해서...?'

'내가.... 내가 그 자리에 없었더라면...'

'그걸 보았다고 하더라도... 선생님과의 약속을 지켰다면.... 더 완벽하게 선생님의 의도대로 숨길 수 있었다면....'

'....아.'

선생의 고통 자체를 상수로 둔다면, 그녀가 조합한 정보의 칼끝은 그녀를 향하고 있었다. 그녀의 목격 이후 선생의 상태가 악화 일변도를 겪고 있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녀 역시 스스로의 불안감을 자신의 친구에게,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 들키거나, 들키기 직전까지 몰렸다.

그리고 그 여파는 지금 자신의 친구에게로 향했고, 이제 누구를 향할지는 유우카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

이미 치히로가 대략적인 그림을 알고 있었지만, 그걸 모르는 유우카는 베리타스에게 모든 상황을 들키기 직전까지 갔음을 상기해낸다.

우타하는 그저 가벼이 넘겼겠지만, 그 사실이 우발적으로 엔지니어부의 누군가에게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들키지 않았다면 노아가 무리하게 엔지니어부를 끌어들일 필요도, 선생을 추궁할 필요도, 그리고 지금 이렇게 같이 고통받을 필요도 없었다.

'나...... 때문이구나....?

'.....미안....미안해....미안해요 다들.....'

그녀의 품에 안긴 노아를 바라보자 이러한 감정은 더욱 극대화되었고.

'아.... 아아.....아......아.'

이미 한계까지 몰려버린 그녀의 정신력이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는

-쿠당탕!

그녀는 아직 너무 어렸다.

노아의 책상 PC가 대기모드로 들어가 화면이 꺼진 뒤에도, 두 사람은 그 자세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

????년 ??월 ??+??일 2????

선생 치료 시작 ??일째, ?????

"제 능력을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해요. 한 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 이 기억력을 말이죠."

"시험에서 절대 헤매지 않는 능력이랄까요, 아니면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했던 순간들을 기억하는 능력이랄까요. 사실 저도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꽤 유용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 능력이 유용한 것과 별개로, 이 능력을 제가 좋아하느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저는 그 말에 대답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기쁜 일만큼이나 인간의 삶에는 슬픔이 많고, 어쩌면 슬픔이 기쁨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을 차지할지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니까요."

"누군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인간은 그 찰나의 행복을 위해 수많은 비극을 견디고 있는 것이라고. 그것이 인생이라고."

"아직 살아온 기간이 길지 않은 저로서는 아마 제가 어른이 되어서야 그 말 뜻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가지 제게 매우 슬픈 것은."

"제가 그 말의 뜻을."

"너무나도 쉽게, 일찍 알아버렸다는 것이겠어요."

"그것이 제 슬픔이 아니라는 점이 제게 위안이 될 수는 있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차라리 제 슬픔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슬픔의 주인은."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사람이니까요."

"어떤 약이든 부작용이 있다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 부작용이라고 해봤자 선생님께서 가끔 건망증이라고 장난스레 표현하는 기억력의 문제랄까, 혹은 지난 번에 갔을 때처럼 어지럼증을 느끼는 문제랄까,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사람의 감이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아마 히마리 선배에게 이런 말을 했다면 분명 오늘은 '운세가 좋지 않은 날'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행운의 아이템을 잔뜩 걸어주셨을지도 몰라요."

"평소였다면 미소를 지었겠지만, 지금은 차라리 히마리 선배가 보고 싶어요."

"바보 같은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제가 그 아이템을 걸치고 있었다면 어딘가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 희망이 아무리 보잘 것 없는 것이라고 해도, 그것만 있었다면 지금 이 끔찍한 부작용 속에서 무언가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를테니까요."

"애써 부정하려했지만, 제가 읽어버린 모든 내용은 무심하게 제 머릿속에 새겨졌어요. 아마 이것을 지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지도 모르죠."

"그리고 제 불쌍한 선생님께서는 이런 극한의 상황까지 몰리셨어도."

"저와, 유우카 쨩과, 이 일을 알아버린 다른 학생이 있다면 그 사람들까지도, 자신의 상태보다 높은 우선순위를 두실 거에요."

"지금 이 순간까지도 그러실지도 모르죠."

"그런 선생님을 저도 닮아가나봐요."

"유우카 쨩의 목소리가 들렸던 것 같거든요."

"이제는 알아요. 제 기억이 끊기고 지금 여기 어디선가 말하고 있다는 것도요. 자각몽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래서일까요. 저는 지금 저보다도 저를 보고 놀랐을 유우카 쨩이 더 걱정되네요."

"일어나게 되면 미안하다고 인사라도 해야겠어요."

".......바깥이 밝네요. 이제 깨어날 시간인가봐요."

~~~

20XX년 XX월 XX+77일 10:11

선생 치료 시작 77일째,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 의료본부

"..........코유키 쨩?"

"어.... 노아 선배...? 노아 선배!!"

상황을 파악할 겨를도 없이 코유키가 노아에게 안겨온다.

"코, 코유키 쨩. 숨은 좀 쉬게 해줘요...후훗"

"애애애애애애애애애앵!!"

"어머...?"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는 노아였다. 지금 이 곳은 예측하건대 의료본부의 어느 병실 혹은 회복실일 가능성이 높다.

왼쪽을 돌아본다. 아직 푸른 머리의 소녀의 헤일로는 켜지지 않았다.

'유우카 쨩도 같이 있고.... 코유키 쨩은 저를 보고 울음을 터뜨린다는 건...'

이내 자연스럽게 결론을 내는 노아였다.

"코유키 쨩이 저희를 발견했군요?"

".....그걸... 그걸 어떻게.... 선배 혹시 쓰러진 동안에도.... 귀는 열려있던....?"

"....네?"

코유키의 반응은 노아의 예상과 달랐다. 물론 울다 바로 웃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그녀가 아는 코유키라면 '......그쵸! 맞아요! 제가 없으면 어쩔뻔했냐고요! 니, 니하하!'라며 뻘쭘함과 쑥쓰러움을 감추려는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코유키의 반응은 어딘가 자신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이실직고하듯 동공은 흔들리고 관자놀이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코 유 키 쨩?"

"ㅈ...자....잘...."

"....잘?"

"잘못했어요 선배! 두 분이 잠들어있던 동안에 빨리 일어나라고 둔팅이 같이 누워있으면 어떡하냐고 툴툴거린 것도 이때다 싶어 볼을 꼬집어본 것도 유우카 선배의 전자계산기를 해킹하려 했던 것도 노아 선배의 수첩에는 무엇이 쓰여있을까 싶어 주머니를 뒤진 것도 전부 잘못했어요! 그러니 반성실만은...!"

"........아하?"

".............ㄴ, 네?"

예상치 못한 소득이었다.

"저는 코유키 쨩이 그저 무슨 안 좋은 것이라도 본 줄 알았는데, 안 좋은 행동을 했던 것이네요? 그쵸?"

"..........아.... 아?! 에에에엥?!"

"그럼, 저희 조금 더 깊은 대화를 해볼까요? 코 유 키 쨩?"

"끄애애애애애앵! 유우카 선배 살려주세요!"

~~~

20XX년 XX월 XX+77일 10:42

선생 치료 시작 77일째,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 의료본부

"...그러니까, 아침에 출근했을 때 저희를 발견해서 바로 의료본부 쪽에 연락을 취해준 건 코유키 쨩이라는거네요?"

"....애(네)."

"그리고 지금까지 저희가 언제 깨어나나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던 것도 코유키 쨩이었고요?"

"마아어(맞아요)."

".....이번만이에요 코유키 쨩."

".....가아암미아(감사합니다)."

다음 순간 노아가 코유키의 볼을 꼬집던 손을 풀어준다. 그러나 여전히 코유키는 자신의 말 한 마디로 인해 완전범죄가 들통났다는 사실이 적잖은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다음부터는 먼저 아무 말도 안 해야겠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네요... 니...니하...니하하..."

"안 한다는 선택지는 없는건가요. 코유키 쨩?"

"아아아 안 하겠습니다! 다씨는! 안 하겠습니다! 살려주세요 노아 선배!"

코유키가 두려워하는 것은 2차전이었다. 그러나 노아 역시도 쓰러져있던 두 사람을 보고도 침착하게 대처해준 코유키의 공을 참작하여 '일련의 일들'은 불문에 부치기로 했다.

"....저기... 노아 선배...?"

"네 코유키 쨩?"

"그... 선배들은 제가 못미더우신거죠...? 그런거죠?"

"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코유키 쨩."

"그게... 리오 선배가 사라진 뒤로 두 선배가 늦게 퇴근하는 일이 잦아지고.... 또 가끔은 둘이서 뭔가 심각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음.... 뭔가 그 빈 자리를 메우려고 고생하시는것 같달까... 근데 저는 아무것도 안 해서 뭔가 아직은 영 미덥지 못한 후배가 아닌가....하는 생각이....니하...하하....."

그렇다. 코유키는 두 사람이 쓰러진 것을 리오의 빈 자리를 메워넣기 위해 시간을 갈아넣던 두 사람이 끝내 과로로 쓰러진 것이 아닌가 하는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세미나에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신경쓰기 시작한 것이었다. 동시에 이러한 전개는 노아의 머릿속에도 퍼즐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으음... 그런 생각을 하고 있군요 코유키 쨩...?"

"그렇...죠...? 사실 제가 예전과 달리 뭔가 더 한다는 느낌도 아니었고... 선배들이 따로 일을 주신 것도 많이 없다보니 항상 먼저 퇴근하고... 그러다보니....네..."

".....코유키 쨩이 이런 생각을 할 줄이야... 조금은 의외인데요?"

"그렇ㅈ.... 아니 진짜로 제가 그렇게 못미더운 후배였던건가요...? 진짜...?"

노아를 바라보는 코유키의 동공이 다시 흔들리고 있음을 감지한다.

'장난은 이 쯤 할까요...'

"후훗, 농담이에요 코유키 쨩. 그래도 생각해줘서 고마워요. 어제는 둘 다 피곤한 상태에서 잔업을 하다보니 좀 늦은건데, 앞으로는 코유키 쨩에게도 맡길 수 있는 게 있는지 확인해볼게요."

".......그럼 제가 미덥지 못한 못 써먹을... 그런 후배로는 생각하지는 않으시는거죠...?"

이렇게까지 풀이 죽은 코유키의 모습은 노아가 이전까지 본 적 없던 모습이었다.

결국 코유키도 사고뭉치 후배이기 이전에 그녀의 후배이자 세미나의 일원이었던 셈.

리오의 실종과 실시간으로 변동중인 키보토스의 상황 속에서 마냥 웃고만 다닐 수는 없었던 것은 아닐까.

"대신 앞으로 늘어난 업무량에 비명지르면 안되는거 알죠?"

"ㄴ, 네...?"

"후훗. 앞으로는 기대할게요?"

"자, 잠깐만요! 선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는 그냥 글러먹은 무능한 그런 후배가ㅡ"

"아뇨아뇨. 코유키 쨩만큼 유능한 후배는 없었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제가 미처 그 부분을 생각하지 못했네요? 후훗."

'....이 정도면 추가로 한 명이 더 연루되는 일은 막을 수 있겠어요. 그러니 어서 일어나줘요. 유우카 쨩.'

노아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날 의료본부에서는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서글프게 울려퍼졌다는 후문.

~~~

네 이렇게 일단 세미나의 기합찬 긴빠이 소동은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가는 수순에 있습니다. 아마 다음 편부터는 본격적으로 다른 사이드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은 새로운 학교 쪽으로 갈지, 여태 계속 소외당한 게헨나를 조명해줄지 조금 고민중에 있습니다.

코유키를 다룬 창작물에서는 언제나 철없고 사고치고 다니는 후배로 묘사가 되곤 하죠. 그래서 당초 둘을 구해주는 건 다른 인물이 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키보토스의 상황은 이제 총격을 가벼이 여길 수도 없는 상황이고, 이러한 배경 속 회장이 부재한 밀레니엄의 특성 상 타 학교에 비해 그 불안요소가 당장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을 수 있다는 현실은 그 철없는 코유키도 자연스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은 코유키 역시 세미나니까요. 후배들이 반쯤 죽어가는 모습에 처음에는 자신이 드디어 해방되는건가 싶다가도, 계속 보면 진지하게 걱정되지 않을까요?

전개를 따라오신 여러분께서는 '왜 이 글쟁이가 폭탄을 안 터뜨리고 쌓고만 있지?'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어느 정도 제가 뿌려놓은 떡밥도 회수를 해야 하고, 결국 그것이 본궤도에 올라와야지만 선생의 멘탈 박살 이벤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는 전개 상의 문제가 있습니다. 다만 이러다보니 2부 100화로 안 끝날 수도 있겠다는 점이 걱정이네요. 이러다 150화까지 쓰는 거 아닌가 반농반진으로 생각중이기도 합니다. 뭐, 그 때가 되어서도 제 글이 여러분께 재미있게 읽히면 좋겠습니다.

추천과 댓글은 작성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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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10.31창작

소설)약피폐) 선생님이 우울장애를 진단받는 이야기(59)

#선생#소설#피폐
좋아요 0댓글 38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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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DC
슈퍼물라매작가
게시물 77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4.10.31 00:11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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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8

나
ㅇDC
ㅇㅇ124.10.31

당신같은 소설만을 기다려왔다우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0.31

하 진짜 디시 글자수 판독하는 것도 이미지 올라가는 시스템도 너무 빡치는데 글 작성을 PC로 하지 않을 수 없어서 너무 슬픔

ㅇDC
ㅇㅇ224.10.31

ㅅㄱㅊㅎㄱㅅ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0.31

ㅈㅁㅇㄱㅁㅇ

ㅇDC
ㅇㅇ324.10.31

두근두근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0.31

거봐요 이제 다들 즐기잖아요 히나랑 미카랑 서로 폭발해서 싸우는거 츄라이 츄라이

ㅇDC
ㅇㅇ324.10.31

무서워서 두근두근 하는거다 이새끼야ㅡㅡ

ㅇDC
ㅇㅇ424.10.31

역시 어두운 분위기 풀어주는건 대 유 키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0.31
ㅇDC
ㅇㅇ524.10.31

오늘은 특히 더 잘 봤습니다 내가 노아가 최애인 이유 -> 기억력이 좋은 만큼 트라우마나 아픈 기억도 오래 감, 평소엔 여유로운 캐릭터인 만큼 무너질 때 갭이 큼. 이 요소를 써먹어 주셔서 압도적 감사...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0.31

이런 여파를 다 계산해서 엔딩을 판단하면 일단 노아는 센남 옆자리에 같이 입원하는 엔딩일 공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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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핫산] 선생님이 샬레를 그만둔다고 거짓말 했을 때 학생들의 반응
Mmirato_bruaka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