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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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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기준 3,720자

원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2955296

모음집

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고통의 끝

-시로코*테러-

샬레의 선생이 허공에서 만들어낸 어썰트 라이플의 방아쇠를 당겼다.

직선형의 번개처럼, 총알은 대기를 가르며 엄습해 온다.

전력으로 호시노 선배의 방패를 불러내 정면에서 총알을 받아낸다.

눈을 뗀 것은 아주 찰나였다.

그 틈을 찔러 스스로를 선생이라 자처하는 여자는 총을 내던지고 크게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품 안까지 파고들면 어썰트 라이플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길이가 방해가 되고 만다.

여자는 백의를 휘날리며 허리를 깊게 숙이고는 곧게 주먹을 내질렀다.

방패로 방어할 틈도 없이 복부에 직격을 허용해 자세가 크게 무너진다.

거기서 추격으로 쏟아져 나온 것은 숨 쉴 틈조차 주지 않는 노도와 같은 연격이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버텨내고 거리를 벌리자마자 지체 없이 라이플을 가로로 휘두른다.

하지만 상대에게 초조한 기색은 없다.

몸을 놀려 가볍게 피해내고는 그대로 크게 거리를 둔다.

다음 순간에는 다시 똑같은 어썰트 라이플이 쥐어져 있었다.

눈 깜빡할 새도 없는 시간이었지만 반격의 여지는 충분했다.

노노미의 개틀링건을 순식간에 불러내 여자보다 먼저 방아쇠를 당긴다.

습격해오는 탄환의 폭풍을, 그러나 적은 어깨에 메고 있던 서류 가방 형태의 방패를 전개해 모두 막아버린다.

방패를 치켜든 채 쏘아대는 라이플 탄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하며, 일부러 자세를 무너뜨려 상대의 접근을 유도한다.

하지만 여자는 벌어진 간격을 좁히는 대신 개틀링건으로 공격해 왔다.

재현할 수 있는 것은 내 어썰트 라이플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황급히 방패를 세워 탄환의 폭풍을 넘기지만, 그사이에 또다시 접근을 허용하고 만다.

무수한 총탄이 오가는 가운데 어지럽게 공수가 뒤바뀌는 혼전이 이어졌다.

세리카의 총이나 아야네의 드론, 끝내 호시노 선배의 샷건까지 상대는 만들어냈다.

수십 번이나 격돌을 반복하고 나서야 겨우 나는 전황의 이상함을 깨달았다.

완벽한 호각이 아니다.

아주 조금씩 밀리기 시작하고 있다.

방어에 치중하는 시간이 처음과는 눈에 띄게 다르다.

열세에 처해 있음이 분명했다.

용서할 수 없었다.

아비도스 모두의 무기를 이 여자가 능숙하게 다루다니.

내가 모두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을 텐데.

무기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이 여자를 손쉽게 처리할 자신은 있다.

하지만 그런데도. 모두의 무기로, 오기로라도 이 여자에게 이겨야만 했다.

다행히 싸우는 동안 상대의 약점은 간파했다.

이 여자, 한 번에 여러 개의 무기는 만들어내지 못한다.

두 개 이상의 무기를 동시에 다루는 일은 없다.

나는 공간 전이를 구사하면 모두의 무기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패배 따위 있을 수 없다.

나는 뒤로 뛰어 물러난다.

모두의 무기를 주위 공간에 전개하고, 나 자신은 어썰트 라이플을 겨눈다.

어떤 무기를 만들어내든 단 하나로는 이쪽의 일제 사격에 대항할 수 없다.

이 여자의 패배는 결정적이다.

하지만 나는 보았다.

그녀의 손에 들린 무기가 게헨나 선도부장의 애총이라는 예상치 못한 사태를.

겨눠진 총구에서 보랏빛으로 빛나는 광탄이 무수히 쏟아진다.

세리카의 총이, 아야네의 전투 헬기가, 노노미의 머신건이 순식간에 이공간으로 밀려 나간다.

나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사고조차 따라가지 못하고 광탄의 폭풍을 전신으로 맞고 만다.

"……그렇구나."

툭, 하고 나는 바닥에 굴렀다.

"나, 졌구나."

내가 훨씬 더 많은 경험을 쌓아왔을 텐데.

싸우고, 발버둥 치고, 살아남아서.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세리카가 행방불명되었을 때?

아야네가 생명 유지 장치를 뗐을 때?

노노미가 아비도스를 떠나 그대로 돌아오지 못할 사람이 되었다고 연락을 받았을 때?

아니면 나를 감싸고 호시노 선배가 죽어버렸을 때?

모르겠어. 이제 아무것도 모르겠어.

"시로코 쨩."

고통의 끝에 샬레의 선생이 서 있었다.

"어째서 마지막까지 아비도스 모두의 무기를 쓰려고 한 거야?"

스스로 몸을 돌려 누워 그녀와 마주한다.

"자신의 힘만으로 싸웠다면 나 같은 건 간단히 쓰러뜨렸을 텐데."

나는 망연히 그녀를 바라볼 뿐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야 인정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마음속 깊은 곳에 억지로 가둬둔 진심을.

"거짓말하지 마."

샬레의 선생――쿠치나시 유메는 말했다.

"자신의 마음에 거짓말하지 마."

깜짝 놀랐다.

"내 마음을 읽을 수 있어?"

"응. 알기 쉽게 얼굴에 쓰여 있는걸"

"아비도스 모두의 무기에 집착한 이유도?"

"물론 알고 있어."

쿠치나시 유메는 내 얼굴을 보고 분명하게 말했다.

"지금도 좋아하잖아, 모두를."

몸속 깊은 곳이 찡하게 저려왔다.

"나, 나 때문…… 나 때문이야……!"

아아, 정말로 알아주고 있구나.

"내, 가 있어서 세계가…… 멸망했어……"

나는 울고 있었다.

"이런 결말, 바라지, 않았어……"

누구도 죽이고 싶지 않았다.

죽지 않기를 바랐다.

살아 있어 주길 바랐다.

"내, 가 없었다면……"

좀 더 모두와 함께 있고 싶었다.

"나만 없었다면……!"

먼 옛날. 호시노 선배와 만난 날을 떠올린다.

굶주림과 추위에 떨고 있던 내게 목도리를 감아주었지.

"죄송해요……"

잊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때의 기쁨은 지금도 내 안에서 살아있다.

"호시노 선배를 죽이고…… 세계를 멸망시키고…… 죄송해요……"

그런데 그것을 준 본인은 죽어버렸다.

나를 감싸고 색채에 삼켜져 무명 사제의 꼭두각시가 되어버렸다.

"프레나파테스가…… 호시노 선배가…… 나를 이곳으로 불렀어…… 모든 세계를 지우기 위해서……"

쿠치나시 유메는 내 이름을 불렀다.

시로코 쨩, 이라고 말했다.

"……왜?"

"이리 오렴."

"……응."

쿠치나시 유메는 팔을 벌려 나를 받아들이고 다정하게 안아주었다.

"시로코 쨩은 계속 괴로워하고 있었구나."

온기를 또렷이 느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아 나는 얼굴을 가렸다.

-호시노-

또 다른 나의 몸이 튀어 오른다.

일직선으로 엄습해오는 적을 앞에 두고도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샷건의 일격이 어깨를 스친다.

적이 바로 옆을 달려 지나가도 나는 고개를 숙인 채였다.

어깨에서 피가 흐른다.

신비에서 반전된 공포의 힘을 품은 총탄이 어깨 살점을 깎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고통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고통이라면 이보다 훨씬 지독한 아픔을 알고 있었으니까.

――아아, 그쪽에서는 내가 남겨두고 간 거구나.

쿵, 하고 다시 총격에 살점이 떨어져 나갔다.

적은 사냥을 즐기듯 움직이지 않는 나를 괴롭히고 있다.

눈 깜짝할 새도 없는 속도로 달려 지나가며 스쳐 지나갈 때마다 총격을 가한다.

세 번째, 드러난 무릎을 맞았다.

발치와 바닥이 피로 젖어 서 있는 것조차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그래, 서 있는 것조차 숨이 막혔다.

――유메 선배, 그쪽에서는 돌아오지 못했지?

잃고 나서야 깨달았다.

유메 선배에게 내가 필요했던 게 아니야.

내가 필요로 했던 거야, 유메 선배를.

하지만 그쪽의 나에게도 가끔은 마음껏 웃을 수 있었던 때가 있었을 거라 생각해.

아비도스의 후배들은 착한 아이들뿐이니까.

――모두가 있고, 웃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

적의 속도도 정확함도 진짜 짐승 이상.

그런데도 나는 그 사실을 즐기고 있으니 구제할 길이 없다.

네 번째, 달려온다.

적의 목표는 오른팔이다.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공격을 피하는 것에만 그쳤다.

――그쪽의 유메 선배도 약한 주제에 남 걱정만 하고 있었겠지.

하지만 기뻤어.

나를 평범하게 대해줘서.

좋은 선배가 되어야 한다며 진지하게 이야기해줘서.

입 밖으로는 절대 내지 않겠지만.

선배로서, 아비도스의 학생회장으로서, 그리고 샬레의 선생으로서.

유메 선배는 언제나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 주었어.

그런 선배와 보내는 시간은 소란스러워서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렸고.

하지만 감사하고 있어. 거짓말처럼 행복해져서.

학교가 떠안은 빚을 갚을 전망이 보이고, 평온하게 지낼 수 있게 된 나날들.

그건 정말 기적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어서.

다섯 번째 습격이 다가온다.

또 다른 나인 프레나파테스가 다가온다.

적은 목덜미에 쏘아 넣겠지.

튼튼한 키보토스인이라도 목이 날아가면 배겨낼 재간이 없다.

――네 몫까지 포함해서 모두 지켜내 보일 테니까.

달려오는 적을 응시한다.

그렇게 되고 나면 그다음은 간단했다.

결말까지는 찰나였으니까.

목덜미를 향한 적의 총을 나는 쏘아 맞혔다.

충격으로 풍선처럼 떠오른 상대의 몸에 신비를 담은 총탄을 가차 없이 쏟아붓는다.

그녀의 몸은 낙법도 취하지 못한 채 바닥으로 내팽개쳐진다.

컥, 하고 그녀는 한 번 숨을 내뱉고는 끝났다.

또 다른 나의 머리 위에서 헤일로가 소리도 없이 부서져 사라졌다.

---

원문기준 3,911자

원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3011935

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진정한 적

-프레나파테스-

기억하고 있던 열기가 옅어져 간다.

자신의 체온이라든가, 서로 맞닿았을 때의 피부의 온기라든가.

색채에 집어삼켜진 나에게도, 조금은 남아 있었다고 생각되던 마음이라든가.

상처를 입고, 피가 흐르고, 몸이 점점 차가워진다.

의식이 촛불처럼 흔들리고 있다.

꺼질 듯한 생명은 아지랑이 같아서, 무척이나 아름답다.

"일어나라."

그런 목소리가 바로 근처에서 들려왔다.

"저 계집은 패배했다. 이제 쓸모없다."

감았던 눈을 뜨자, 흰 옷으로 온몸을 감싼 일곱 명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시로코 쨩을 색채와 접촉시킨 원흉인, 무명사제였다.

"그렇다면 네놈이다."

"죽음의 신으로 이루지 못했다면 네가 완수해라."

또 다른 나에게 패배하여 멈췄던 호흡이 재개된다.

"본래 그 역할은 네가 원해서 짊어진 것이다."

"죽음도 안식도 허락되지 않는다."

"색채의 인도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해라."

눈앞이 새하얘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목은 바짝 말라 비명조차 나오지 않는다.

"아무리 강인한 키보토스의 주민이라 해도, 우주 공간에 내던져지면 살 수 없을 터다."

몸 안쪽에서 타오르는 듯한 고통이 나를 억지로 일으켜 세운다.

"방주는 이제 버티지 못한다."

"그렇다면 다 함께 사라져줘야겠다."

A.R.O.N.A의 도움도 없는데, 다시 머리 위에 헤일로가 떠오른다.

"다소 예정과는 다르지만 문제는 없다."

"싯딤의 상자의 주인의 죽음으로써 막은 내린다."

아트라하시스의 방주에 남은 모든 에너지가 내 몸으로 모여든다.

"드디어, 이 세계에도 종언이 찾아온다."

여유 넘치는 무명사제의 말에, 나는 희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호시노-

프레나파테스가 일어난 뒤로,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서 있었다.

또 다른 나는 양손을 하늘로 치켜들고, 새까만 구체를 출현시켰다.

지지직거리며 불길한 소리를 내는 그것은 서서히 그 크기를 키워간다.

아트라하시스의 방주의 에너지를 모으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서도.

그럼에도 여전히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또 다른 내가 무엇을 꾸미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절망에 짓눌려버린 시로코 쨩을 구하기 위해, 다른 세계의 자기 자신에게 의지하려 했던 거라고.

하지만 그렇다면 왜, 이미 승패는 결정 났는데 다시 일어날 필요가 있는 걸까.

어째서 미소를 띠며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걸까.

이토록 거창한 무대를 준비해서, 무엇을 이루려 하는 걸까.

"주인의 주위를 잘 살펴봐 주세요."

귓가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이라면 보일 터입니다."

어느샌가 세일러복 차림의 소녀가 옆에 서 있었다.

내심 놀라움을 억누르며 또 다른 나를 응시한다.

강하게, 지금까지 해본 적 없을 정도로 강하게, 또 다른 나를 노려본다.

뇌가 과열이라도 된 건지, 의식의 태반이 새하얘질 때까지 관찰한 끝에 겨우 보였다.

또 다른 나를 둘러싼, 흰 옷으로 온몸을 감싼 일곱 명을.

"이 녀석들은……?"

"무명사제. 세계를 멸망시키는 자들입니다."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소녀는 단언했다.

그들의 외견은 확실히 사제 같았다.

머리는 가면과 모자로 덮여 있고, 드러난 손은 조각상처럼 새하얬다.

"색채의 인도자는 우리 무명의 사제의 의지를 대변할 뿐."

"자신의 의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지 마라."

"이 세계에도 종언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사제들의 손가락에서 뇌전 같은 것이 뿜어져 나와, 또 다른 나의 온몸에 지지직하며 불꽃을 튀겼다.

마치 코끼리 조련사가 코끼리를 다루듯, 뇌전의 채찍을 휘두르며 질타하고 있었다.

엎어두었던 카드는 전부 공개되었구나, 하고 어두운 심정으로 확신할 수 있었다.

또 다른 나는 이 사제들을 자신의 목숨과 맞바꿔 전면으로 끌어낸 것이다.

다른 세계의 자기 자신에게, 진정한 적을 쓰러뜨려 달라고 하기 위해.

그리고 소중한 후배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기 위해.

"부탁드립니다."

A.R.O.N.A라고 자칭한 소녀가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주인을…… 호시노 선배를, 구해주세요."

-프레나파테스-

"어떻게 된 일인가?"

사제 중 한 명이 묻지만, 나는 대답하지 않는다.

"어째서 쏘지 않는 거지?"

양손을 높이 든 채로 나는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이제 이 악의 근원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질려버렸다.

방주에서 빨아들인 검은 에너지 덩어리를 내쏠 생각 따윈 추호도 없다.

"바보 같은."

"아직 자아가 남아 있다는 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중얼거리는 소리조차 귀에 거슬린다.

"이…… 이런 판국에……!"

눈앞에는 꿈에서까지 보았던 광경이 펼쳐져 있다.

이쪽 세계의 내가 샷건을 겨누고 있다.

그녀의 몸은 분홍빛 광채로 가득 차 있었다.

생명과 힘이 넘쳐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너는 색채의 인도자다!"

"우리의 대변자란 말이다!"

격앙하는 일곱 명의 사제.

당황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자신들을 타도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마주하고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사실이, 놈들의 마음에서 일말의 여유마저 앗아가고 있다.

내 주변에 떠오른 원형의 선 안에 놈들은 발을 들이고 있었다.

신비로부터 반전된 공포의 힘으로 만들어진 결계에 사로잡혀, 움직임이 봉쇄되어 있었다.

"여기는 네 세계가 아니다!"

"네 동료들은 모두 죽었다!"

아아, 맞아.

세계의 파멸을 막지 못했어.

새벽의 호루스니 뭐니 하는 거창한 직함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지.

그렇게나 강했던 선도부장 쨩조차 살아남지 못했어.

"네가 죽인 것이다!"

"너 때문에 죽은 것이다!"

"네가 무능했기에 죽은 것이다!"

아아, 맞아.

전해야 할 말을 전하지 못했어.

양손 가득 품고 있던 소중한 것들은 너무나 쉽게 손에서 빠져나가 버렸지.

"너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너는 누구도 구하지 못했다!"

하지만 해야만 해.

프레나파테스―― 협잡꾼으로서가 아니라, 한 명의 선배로서.

"네 이야기는 끝났다!"

어떤 방법이었다 하더라도.

그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된다 하더라도.

"그래, 맞아."

마지못해 입을 열어준다.

"그러니까, 여기에 온 거야."

사제들은 멍하니 선 채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나를 바라본다.

"착각하지 마라――!"

말은 분홍빛 광채에 휩쓸려 사라진다.

아트라하시스의 방주가 진동했다.

대화산의 폭발을 연상시키는 엄청난 빛이 작렬했다.

-시로코*테러-

공간 전이를 사용하여 최하층에서 순식간에 관제실로 돌아왔다.

물론 유메 선배와 게헨나의 선도부장도 함께다.

쓸데없이 넓기만 한 관제실에 호시노 선배가 쓰러져 있었다.

곁에서는 이쪽 세계의 호시노 선배가 총을 내리고 멍하니 서 있다.

쓰러진 그 모습은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선배."

걸음을 뗀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후회가 가슴을 채운다.

"죄송해요."

호시노 선배가 있는 곳까지 다가가 상처투성이인 그녀의 몸을 안아 올렸다.

프레나파테스라는 이름을 부여받은 뒤로 줄곧 쓰고 있던 가면이 벗겨져 있었다.

"나 때문에…… 내가 틀렸던 탓에……"

선배는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몸은 상처투성이에 피로 더러워져 있다.

안색은 창백하고, 도저히 온기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죽지 못해서……!"

그때, 하얀 손가락이 뺨에 닿았다.

"시로코 쨩 탓이 아니야."

가느다란 손가락이 뺨을 어루만진다.

"자신의 삶을 후회하거나 자책하지 마."

스치듯 뺨을 훑는 그것은 선배의 것이었다.

"행복해지고 싶다고 바라는 마음을 부정하지 마."

쇠약해진 눈동자로 선배는 그렇게 말했다.

"고통받기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하지 마."

입가에 미소를 띠며 내 뺨을 어루만져 주는 선배.

"괜찮아. 걱정하지 마."

선배가 호흡을 가다듬는다.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잠들기 위해서.

"책임은 내가 질 테니까."

선배는 한 번 유메 선배 쪽을 보고는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유메 선배."

"응."

"제 후배들을 잘 부탁드려요."

"알았어. 맡겨줘."

호시노 선배는 작게, 정말 작게 웃고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프레나파테스-

문득 일렁이는 파도를 느꼈다.

따스한 구름에 감싸인 것을 느꼈다.

달콤하고 그리운, 자연스레 눈물이 고일 것 같은 향기가 났다.

숨을 들이마시자 청정한 공기가 부드럽게 가슴을 채웠다.

서 있다는 자각도 없이 서 있었다.

어느새 걷기 시작하고 있었다.

상처는 사라져 있었다. 통증도 없었다.

머리 위에 뜬 헤일로는 반전되기 전의 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키도 가슴도 색채와 접촉하기 이전으로 돌아가 버린 건 조금 아쉽지만.

처음으로 세상을 마주한 기분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초록빛 목초지. 푸른 하늘. 금빛 햇살.

"아, 드디어 일어났네."

꿈같은 세계 속에서, 아비도스 고등학교의 학생회장이 서 있었다.

"유메, 선배……?"

다가가자 꽉 껴안아 주었다.

"힘들었지…… 계속 혼자서 노력하고."

아아, 유메 선배다.

"유메 선배!"

다른 시간선의 유메 선배가 아니다.

"선배…… 선배……!"

내 세계의, 내가 알고 있는 유메 선배다.

"나…… 나, 계속……"

어느새 강하게, 아주 강하게 맞껴안고 있었다.

"나, 나…… 나……!"

유메 선배가 있어.

나를 보고 웃어줘.

서로 닿을 수 있어.

"유메 선배애……!"

기적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세계를 멸망시킨 내가 선배와 같은 곳에 도달할 수 있다니.

"고생했어, 호시노 쨩."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더는 참을 수 없게 되었다.

유메 선배의 품에 얼굴을 묻고, 나는 소리 내어 울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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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6.08.30번역

소설핫산) 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 13

#아비도스 고등학교#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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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iri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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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2026.08.30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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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ㅇDC
ㅇㅇ126.08.31

삭제된 댓글이에요

ㅇDC
ㅇㅇ2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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