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2자
#아로나
원문 夜の機動戦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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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외출》
필연적으로(아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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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송 완료 바가 조금씩 채워져 갔다. 작업을 지켜보는 내 옆에서는 침대형 크래들에 누워 있는 한 소녀가 이미 몇 분 전부터 가슴을 들썩이며 호흡을 하고 있었다. 6% 남았다.
계기는 엔지니어부로부터 의뢰받은 안드로이드의 성능 시험이었다. 베리타스와 공동 개발한, AI를 설치해 비서처럼 일하는 로봇. 그것으로 다음 밀레니엄 프라이스에 참가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보내진 테스트용 AI로는 이미 정상 작동했기 때문에 『태블릿PC의 OS를 설치해서 성능 시험을 하고 싶어』라고 신청했고 시라이시 우타하가 승낙했다.
소체의 희망 디자인으로 아로나의 모습을 보냈고 그녀들은 실제로 꽤 정교하게 그 모습을 만들어 주었다. 푸른 세라복과 커다란 흰 리본, 우산으로도 사용 가능한 흰 샷건(실제로 쏠 수 있다고 한다.)까지 샬레에 세트로 보내주었다.
이 세계에 스스로의 다리로 설 때, 공기를 들이마실 때, 탁 트인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좋아하는 단 것을 실제로 입에 넣을 때, 화면 너머에만 있던 아로나는 컴퓨터 센서가 아닌 감각 기관으로 대체 무엇을 느끼게 될까. 나는 그것을 보는 것이 너무 즐거워서 일도 내팽개치고 크래들에서 떨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응... 으음...?"
하늘의 짙은 푸른색을 가둬둔 듯한 눈동자가 떠졌다. 눈이 마주친 순간 한쪽 눈을 가리는 앞머리가 살랑살랑 흔들렸다.
"선생님?"
"안녕, 아로나."
"와앗, 선생님! 뭔지 모르겠지만 굉장해요!"
"뭔지 모르겠다니."
무심코 입꼬리가 올라갔다. 자세 제어 등은 자동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조금 설명하자 이로나는 곧바로 크래들에서 몸을 일으켜 본인에게 연결된 케이블을 분리해 갔다. 등에 손이 닿지 않는다며 도움을 청하면 곧바로 도움을 주기도 했다.
"자, 어쩔까. 아로나는 뭘 하고 싶어?"
손바닥을 바라보거나, 두리번거리며 고개를 돌리는 등 아로나는 아직 바쁘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은 이미 정했는지 곧바로 운동화에 발을 집어넣었다.
"선생님, 산책하죠!"
"응, 그럴 거라 생각했어. 그럼 밖에 갈까."
데스크 위 머그컵에는 커피가 남아 있었다. 절반 정도 밖에 마시지 않았지만 이미 미지근해졌다. 그것을 손에 들고 단숨에 마시려는 순간 머리 두 개 정도 낮은 위치에서 호기심 어린 눈빛이 나를 올려다보았다.
"선생님이 항상 마시는...♪"
"마시면 아마 후회할 것 같은데..."
"그래도 원해요!"
머그컵을 빼앗을 기세의 아로나에게 죄악감을 조금 느끼며 건넨다. 새까만 커피에 시선을 집중하던 아로나는 내 상상 이상으로 주저 없이 컵을 기울였다.
"..."
"... 아로나?"
"...!!"
아로나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인상 쓴 얼굴로 켁켁댔다. 울상이다. 처음 맛보는 것이 블랙 커피라면 당연히 이렇게 될 것이다.
"선생님은 항상 이런 독을 마시는 건가요?!"
"이런 쓴맛이 졸음을 쫓는 거야. 아로나에게는 아직 빨랐을지도."
"우으~ 어린애 취급하지 말아주세요~!"
이번에는 원망스러운 눈초리를 받았다. 어린애 취급하지 말라는 시점에서 어린애야, 라는 말은 내뱉지 않았다. 컵을 받아 아로나가 입을 댄 부분을 피해 나머지를 마셨다. 싯딤의 상자 안에 있을 때처럼 아로나의 헤일로는 수시로 모양이 바뀌고 있었다. 아로나는 비밀을 숨길 수 없겠지, 새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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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베이터에 나란히 서면 위에서 보이는 것은 그녀의 정수리 뿐. 등을 쭉 펴고 서도 내 가슴 근처까지밖에 오지 않아 넓게 보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놓칠 것만 같았다. 나란히 선 아로나는 이렇게나 작았다. 왠지 손을 잡아왔기 때문에 그대로 손을 잡고 샬레 바깥으로 나왔다. 그 손에는 본래 느껴질 리 없는 피가 흐르는 체온이 느껴졌다.
"헤에~ 하아~!"
자동문, 샬레 출입구 게이트, 빌딩 앞 돌계단, 강풍에 휘날리는 비닐,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담으려고 아로나는 시종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산들바람에 머리카락이 휘날리는 것조차 즐거운지 나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싱긋 근심없는 미소를 지어 보인다.
"어때, 아로나? 눈으로 직접 보는 경치는?"
"뭐랄까, 평소보다 카메라의 위치가 낮다고 할까요... 보이는 경치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평소에는 대충 이쯤에서 보이는 건가?"
"으음~ 아마 그럴 거에요, 분명!"
싯딤의 상자를 평소대로 가슴 근처에 두었다. 화면을 힐끔 보면 당연히 아로나는 그곳에 없다. 일반적인 태블릿PC와 같은 홈 화면이다. 왼손을 잡고 있어 조작도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대로 가방에 넣었다.
"블랙 커피의 입가심으로 뭔가 달콤한 거라도 먹으러 갈까."
"와아! 좋아요, 가죠!"
D.U.에는 어지간한 것은 전부 있다. 음식 취향을 묻기는 했지만 먹고픈 것이 너무 많아 정하지 못하는 듯 했다. 그래서 처음 발견한 것으로 하기로 결정하고 평소 출퇴근길 주변을 아로나와 걸어갔다. 따스한 봄 기운에 나는 도중부터 코트를 벗어 팔에 걸어둔 채였다. 아로나는 코트를 걸치고 싶어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녀에게는 헐렁하고 옷자락이 땅바닥에 끌리기까지 했다. 기장이 너무 길어서 할로윈 귀신처럼 소매가 늘어진 모습은 정말 귀여웠지만 역시 코트는 팔에 걸어두기로 했다.
"아로나는 춥지 않아?"
"으음~ 잘 모르겠어요. 오늘은 추운가요?"
"겨울치고는 따뜻하려나. 이런 날씨면 겨울이여도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지지...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어때?"
먹고 싶어요~ 라며 좋아하는 아로나를 어린애같다고 생각하며 공원 근처 이동판매차에 들렀다. 우유가 듬뿍 담긴 그것은 하얗고 서늘해서 땀이 날 듯한 몸에 시원함을 더했다.
"히히, 우히히~ 달고 맛있어...♪"
혀 위에서 녹는 크림과 퍼져가는 부드러운 달콤함을 느끼며 아로나는 얼굴을 헤실헤실 히죽거리고 있었다. 미각을 비롯한 지각은 꽤나 정밀하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맛있게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기뻐하는 귀여운 모습은 디저트를 좋아하는 학생들과 다를 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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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알림을 수시로 보며 업무 상황을 확인했지만 다행히 오늘은 그렇게 바쁘지 않을 것 같았다. 피체리아를 들러 따끈한 마르게리타를 입 안 가득 오물거리는 아로나를 조금 더 보다가 샬레로 돌아가도 충분할 것이다. 잡화점에서 산 분홍 돌고래가 스톡과 우산 자루를 겸한 부분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선생님은 평소 무엇을 드시나요?"
"그건 아로나도 잘 알고 있지 않을까."
"앗, 그렇네요. 컵라면이나 크림빵... 아, 에너지 드링크도 마시고 있었죠!"
"... 잘 보고 있었네."
"그런 건 몸에 좋지 않은 거죠? 학생들도 자주 얘기했고..."
"어... 이 이야기는 그만 할까. 아, 저기 디저트가 온다. 딸기우유 무스..."
"..."
테이블 반대쪽에서 지그시 뜬 눈이 나를 꾸짖는 듯 했다. 그러면서도 아로나는 마지막 피자 한 조각을 우물거리고 있었다. 이쪽 테이블로 온다고 생각했던 디저트는 근처 테이블 것이었다.
계산은 이미 마쳤고 아로나와 느긋하게 수다라도 떨까 생각한 순간──
쨍그랑!
"어이! 국에 벌레가 들어 있잖아!"
"어떻게 할 거야! 성의를 보여야겠지, 아앙?!"
불온한 큰 목소리에 소란이 잦아들고 홀 안에 물을 끼얹은 듯 매우 조용해진다.
"인터넷에서 평점이 높길래 모처럼 왔더니만~ 손님의 경험을 망쳤잖아!"
"이런 가게는 박살나는 게 합당해! 미식연구회가 그러는 것처럼!"
멀리서 불량배 2인조가 보였다. 점원은 긴장한 모습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두 사람은 더욱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천장에 자동 소총을 쏘는 소리까지 들리고 계산하던 손님들도 서둘러 도망쳤다. 아로나도 눈 색을 바꾸고 기대어 두었던 총을 잡았다.
그 때 무언가 굴러왔다.
"!!"
수류탄──
찬다.
멀리.
아로나──
위험해!
펑!
직후 머리가 엄청나게 울렸다.
격한 이명에 순간 청각을 잃었다.
등에 불타는 듯한 열기가 느껴졌다.
"──생님! 선생님!"
"... 괜찮아?"
자욱한 연기에 숨을 헐떡이며 팔 안의 아로나를 끌어안는다. 폭발에서 그녀를 지킬 수 있었던 것 같다. 눈에 띄는 외상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아로나는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왜 그래? 아파?"
"다, 달라요! 선생님, 선생님이, 흑...!"
"진정해, 나는 괜찮으니까."
"선생님, 어째서, 흐윽."
"일단 여길 떠나자. 곧 발키리의 아이들이 올 테니까."
내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피체리아 문을 박차고 생활안전국 학생 몇 명이 난입했다. 선두에 선 나카츠카사 키리노가 연막탄을 던지고 습격범이 된 불량배들에게 달려드는 것이 보였다.
아로나를 전투에 말려들게 할 수는 없었다. 그녀의 작은 몸을 반쯤 들쳐매고 나는 가게 밖으로 뛰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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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심으로부터 거리가 있던 덕분에 나는 치명상은 면했다. 스스로 걸을 수는 있을 정도였지만 『죄송해요.』라는 말을 연신 반복하며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로나가 애처로워서 외과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직행했다. 등에 몇 군데 화상을 입고 날아온 파편이나 유리 조각이 여럿 박혀있다고 했다.
"죄송해요, 선생님..."
"아로나의 잘못이 아니야."
"힘을 쓸 수 없었어요."
대합실에 돌아온 나를 마중한 것은 여전히 우울한 표정의 아로나였다. 눈물이 틀림없는 액체를 닦아주며 훌쩍이는 아로나를 위로한다. 총탄이나 폭발, 날아오는 잔해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그 힘은 아무래도 싯딤의 상자 밖에서는 쓸 수 없는 것 같았다. 아로나는 그것을 몰랐다. 나는 그것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조금만 생각했으면 알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어째서 저를 감싼 건가요...! 제 몸은 모조품이니까 제가 대신 맞았어야 했는데...!"
"... 이건 뭐, 어쩔 수 없는 충동이라고 할까."
"부탁드려요. 곧장 샬레로 돌아가서 저를 싯딤의 상자에 되돌려 주세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선생님이...!"
"눈앞에 내가 살아 있잖아? 그러니까 괜찮아. 이제 뚝 그쳐."
그렇게 한참이 지나 아로나는 간신히 울음을 그쳤다.
샬레로 돌아오자마자 아로나는 싯딤의 상자로 돌아갔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아로나가 산책을 가고 싶다고 말하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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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 있었군요."
"맞아요, 프라나짱. 저는 여기에서 언제나 선생님을 지키고 있습니다."
"방금까지 자고 있었잖아요."
"그건 그거고 달라요!"
싯딤의 상자가 2인 체제가 된 어느 날, 보관된 소체를 보며 두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싯딤의 상자의 관제는 저라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모니터 안에서 프라나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나에게도 무언가 재촉하는 듯 했다.
"선배, 다녀오는 건 어떤가요? 선생님은 이쪽에서 보호하겠습니다."
"으으, 그치만..."
"가기 싫은 건가요?"
"... 아으, 가고 싶어요! 선생님과 산책하고 싶어요!"
그 말을 듣고 가슴 한 켠이 따뜻해졌다. 무표정한 프라나도 왠지 마음을 놓은 듯 했다. 업무가 아직 남아 있었지만 소체의 충전과 데이터 전송 준비를 하기로 했다.
바깥은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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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츄우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