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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약피폐) 선생님이 우울장애를 진단받는 이야기(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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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년 XX월 XX+80일 08:42

선생 치료 시작 80일째, 아비도스 중앙선 신쾌속등급 열차

"....음냐...음..."

"커어어어억.......커어어어어억...."

"....................."

아로나의 거친 잠꼬대와

선생의 불안한 코골이와

그걸 지켜보는 프라나.

남들이 보기엔 그저 피로에 찌들은 선생이 월요병의 급습을 당해 거하게 코를 골고 있는 모습으로 보일 것이나, 그 실제적인 모습은 생각보다 더 다채로웠다.

30분 전, 아로나는 일어난 지 무려 30분 만에 다시 잠드는 쾌거를 달성하였으며,

선생 역시 이른 아침 출근의 여파로 밀린 잠을 보충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보고 있는 프라나는 아로나든, 선생이든, 둘 중 하나를 깨워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혔지만,

".....이해. 지금 상황은 불침번입니다."

아직 아비도스까지는 약 20분 정도의 시간이 남았기에 도착이 가까워지면 그 때 깨우기로 한다.

"커어어어억......커어어어어얽?!"

"......!!"

"켈록켈록... 으워어얽.... 아오.... 뭐야..... 그새 잠든건가..."

"우려. 선생님. 순간적인 체내 산소 농도 감소 감지. 건상 상의 이상이 있다면 즉시 복귀하여 치료를 받으실 것을 건의합니다."

"아냐아냐....켈록.... 자다 순간 숨이 막혀서....하하..."

"......검색 완료. 코골이 중에 발생하는 수면 무호흡증이 원인인 것으로 판단. 지금 당장은 큰 위험은 없으나, 빠른 시일 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으실 것을 권장드립니다."

프라나의 걱정 섞인 말투에 애써 평온한 표정을 유지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선생이었다.

'대체... 이번에 본 것은 또 뭐야...'

~~~

20??년 ??월 ??일 ??:??

선생 치료 시작 ??일째, ??????????

선생은 눈을 뜬다.

분명 이곳은 키보토스이다. 하늘에 보이는 빛의 고리가 선명히 보인다.

다만 그것의 빛은 푸른 색이라기보다는 되려 붉은 색에 가까웠다.

선생은 이내 그 이유를 어렵잖게 찾아낸다.

그가 내려다본 세상은 오직 불과 폭발, 그리고 폐허만이 남은 세계였기에.

"....꿈이구나. 그치?"

그의 말에 대답해주는 이가 없음에도 허탈하다는 듯이 혼잣말이 튀어나와버린 상황.

'.........대체 이번엔 또 뭐야...'

다음 순간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이곳이 키보토스라는 전제 하에 지금 그가 서 있는 위치가 어딘지 가늠하는 것.

'......저긴....트리니티...?'

폐허 속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특유의 고풍스러운 양식과 얼핏 보이는 견인포의 잔해. 그가 보고 있는 것은 트리니티였다.

'트리니티가.... 무너져...?'

게헨나, 밀레니엄과 함께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트리니티 종합학원이 무너졌다는 것은 지금 그가 서 있는 꿈 속의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을 대변했다.

'대체.....'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고개를 반대로 돌리는 선생. 그러자 이번에는 그의 소중한 학생들이 눈에 들어왔다.

'....미카...?'

꿈은 본래 기억 속 강렬한 부분을 재생해준다고 했던가, 바로 전 날 그에게 일종의 고백을 가한 미카가 애써 잔해 속에서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선생은 이 세상 속의 누군가는 그녀가 일어서는 것마저도 달갑지 않게 여기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애써 몸을 일으키는 미카 앞에, 푸른 빛을 내뿜는 검은 존재가 나타났다. 한 손에는 무언가를 쥔 채. 그리고는 미카의 머리를 잡고 다시 바닥으로 내리꽂는다.

"미카! 미카!!!"

트리니티의 최강자를 논할 때 츠루기와 함께 빠지지 않는 미카가, 비록 주변이 파괴되고 본인 역시 부상을 입은 듯 했지만, 너무나도 무기력하게 땅에 쳐박혔다.

"미카!! 내 말 들리는거야?! 미카!!"

순간적인 상황 변화에 애타게 미카를 불러보는 선생이었지만, 꿈이라는 상황적 제약은 그가 아무리 큰 소리로 말을 한다 한들 의미없는 것으로 치환하였다.

다음 순간, 쓰러진 미카는 부들부들 떨더니, 이내 헤일로가 꺼져버렸다.

'미....카....?'

다음 순간 선생은 직감했다. 방금 미카를 쳐박은 저 존재가 꿈 속의 키보토스를 파국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잠깐의 충격도 잠시, 다음 순간 검은 존재를 뒤에서 기습하는 누군가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헤일로... 저 헤일로는...?'

특유의 헤일로 모양을 구별할 수 있었던 선생이었기에 그들의 주인이

'히나....이오리....치나츠....?'

게헨나 선도부의 주요 멤버들임을 직감하였다.

'히나... 히나라면....'

비록 꿈이었지만, 자신의 학생들이 상처입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기에 내심 히나가 저 검은 존재를 제압하길 바랐던 선생이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컥....크헉.....어흑....."

히나가 본격적인 공격을 전개하기도 전에 검은 존재의 발길질이 그녀의 머리에 적중한다. 수 미터를 튕겨나간 히나가 신음하고 급히 치나츠가 따라붙는다.

"큽....크으으윽....크읍.,...케헤헥....케헥...."

다음 순간 이오리는 검은 존재의 반대쪽 팔에 목이 졸린 채 하늘 위에 떠 마치 교수형을 받는 죄인의 모습과도 같았다.

이오리의 헤일로를 손쉽게 꺼트린 검은 존재는 이어 두 사람에게 다가갔고,

"억....어억.....어어억....."

"............"

히나를 단 한 방의 발길질로 쳐박아버린 뒤, 치나츠는 그저 귀찮다는 듯이 쳐냈다. 치나츠가 선생의 발 밑으로 굴러내려왔다. 안경은 온데간데 없고, 온 몸이 상처였다. 배에는 이미 심한 출혈이 발생하고 있었다.

치나츠를 들어올리는 선생. 다행히 꿈임에도 누군가와 접촉하는 것은 가능했던 모양이다.

다만

"선....선생....님......죄송.....죄......."

치나츠는 선생에게 단 한 마디도 남기지 못했다. 뒤이어 그녀의 헤일로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치나츠....??? 치나츠!! 정신차려봐 치나츠!!!"

그러나 선생의 외침은 그저 폐허 속에서 메아리칠 뿐이었다. 다음 순간 치나츠의 몸에서 체온이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음을 인지하는 선생.

"....안 돼.... 안 된다고!!"

곧장 치나츠의 권총을 집어든다. 언젠가 게헨나에서 사격을 가르쳐주겠다는 소녀의 온기가 남아있는 권총을 들고 검은 존재를 향해 달려간다.

그러나

"으아악!"

무언가에 걸려넘어진 선생, 그리고,

"이건.... 이건 대체....?"

그의 발과 접촉한 대상은 물론, 그의 주변에 널부러지듯 쓰러진 것들은 모두,

"유우카....? 이치카....? 마리....? 아코....?"

그의 소중한 학생들이었다.

어느새 지금이 꿈이라는 자각이 사라진 듯한 선생이었다. 아무리 꿈이라 해도 이런 광경을 목격하는 것은 전례엾던 일이었기 때문.

그리고 다음 순간.

"선...생니.... 도망....도망치세......"

'이 목소린....'

뒤를 돌아본 선생이 목격한 것은 너무나도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부서져 불타고 있는 토라마루의 잔해 옆에서 가까스로 기대 숨쉬고 있는 아야네의 모습이었다. 포탑 위에는 이미 쓰러진 이로하의 몸이 반 쯤 해치에 걸려있었다. 그 옆엔 이부키의 모자만이 남아있다.

"아야네!!!"

"......빨....리ㅇ....."

"아니 어떻게 내가 그럴 수 있ㅡ"

-콰직!

"아윽......"

선생의 관자놀이를 지나친 검은 창이 아야네의 가슴을 꿰뚫는다. 비록 이것이 꿈일지언정 그것을 직접 목격하는 것 자체는 엄청난 고역이었다.

"아야네... 아야네..."

-학생의 마지막 부탁까지 거절하다니. 가끔은 매몰찬 면이 있단 말이지.

그의 뒤통수를 때리는 누군가의 목소리.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선생은 이미 그 목소리의 주인을 알고 있었다.

"....어째서야."

-....이 곳에 새로운 세계를 열기 위해서.

"그걸 위해 필요했다고...? 이 참상이?"

-....이름 없는 신을 위해서. 잊혀진 신은 사라져야 하니까.

"...뭐?"

-이 반석 위에. 새로운 교회가 세워질거야. 그리고 그 교회에 잊혀진 신의 자리는 없거든.

말을 마치자마자 검은 존재는 여태 한 손에 잡힌 무언가를 떨어뜨린다.

"그건.....아리스....?"

-왕녀마저도, 이제는 쓸모가 없네. 그저 교회를 짓는 방법이 조금 달라졌을 뿐이야. 그럼. 이제 당신도 사라질 준비는 되었어?

말을 마친 다음 순간 검은 존재는 선생을 향해 기나긴 팔을 뻗는다. 그리고 그 팔은 선생을 관통하며 극심한 고통을 준다.

"커어어어억......커어어어어얽?!"

~~~

20XX년 XX월 XX+80일 09:07

선생 치료 시작 80일째, 아비도스 중앙선 신쾌속등급 열차

-이번 역은 우리 열차의 마지막 역인 아비도스 동부, 아비도스 동부 역입니다. 내리실 때에는 두고 내리는 물건이 없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아비도스 중앙선을 이용해주신 고객님께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고맙습니다.

[여기는 차장입니다. 우리 열차, 도착 예정시간보다 약 4분 지연된 9시 7분, 9시 7분에 아비도스 동부 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열차 지연에 대단히 죄송합니다.]

".........."

아비도스에 도착하는 그 순간까지 꿈 속에서 보았던 참상은 선생의 머릿속에서 쉽사리 떠나지 않았다.

"...좀 쉬었다 가자 얘들아."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아야네 씨에게 연락할까요?"

"아니. 잠깐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아."

"긍정. 아로나 선배가 자고 있을 때 선생님께서는 수면 중 호흡에 곤란을 겪으셨습니다."

"에엣?! 프라나 쨩 그런 건 진작에 말해줬어야죠!"

"혼란. 처음부터 잠깐 눈 붙일테니 도착하면 깨워달라고 하신 건 아로나 선배였습니다. 모두 다 아로나 선배 때문입니다."

"엣. 앗. 읏."

둘의 투닥거림을 뒤로한 채 대합실에 마련된 긴 의자 한 켠에 걸터앉는다.

'.............'

선생에게 있어 이번 꿈은 특별 상황에 가까웠기에, 그 꿈의 여파에서 벗어나는 것은 평소보다 오랜 시간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의 악몽은 이제까지 오로지 그를 비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비난을 가하는 자는 언제나 학생 혹은 또 다른 자신, 가끔은 베아트리체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 꿈은, 그저 모든 것이 파괴되고, 그가 아끼는 학생들이 모두 쓰러진 키보토스의 모습을 그저 보여줄 뿐이었다.

오로지 그 검은 존재를 제외하면 선생은 그 누구와도 대화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그게 어째서 지금 이 상황에...'

혼란에 혼란만이 가중되는 이 상황이었다. 누군가 치밀하게 만든 시나리오와 같이 흘러가는 불쾌한 이야기의 잔상이 그에게 남아서만은 아니다.

그가 본 것은 마지막까지 저항하다 쓰러진, 혹은 쓰러져버린 학생들의 모습이었다. 죽음이 흔치 않은 키보토스에서 이미 많은 아이들의 헤일로가 꺼지거나 부서져버렸다.

'아야네....'

그리고 그가 마지막으로 본 아야네의 죽음은 그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것이었다.

"선생님! 도착하셨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꿈과 현실의 경계 사이에서 줄타기를 시작한 선생의 뒤편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 목소리는...'

목소리의 주인은, 꿈 속에서 마지막으로 말을 건넨 학생이자,

그가 끝내 지키지 못했던 마지막 학생이자,

그 순간까지도 자신을 걱정해주었던 아이.

오쿠소라 아야네였다.

"아야네...?"

"네! 아야네입니다!"

~~~

"선...생니.... 도망....도망치세......"

"......빨....리ㅇ....."

-콰직!

"아윽......"

~~~

선생의 눈 앞에는 지금 두 개의 상이 겹쳐보이고 있었다. 그의 꿈 속에서 보았던 아야네의 마지막 모습. 그리고 지금 이곳, 현실에서 상처 하나 없이, 티없이 맑은 미소를 지어보이는 아야네의 모습.

"그래....아야네구나....응....아야네....."

'꿈이었다. 확실히 꿈이었다. 그저 질 나쁜 꿈을 꾸었을 뿐이다.'

'하지만.'

"선생님...? 혹시... 어딘가 편찮으신가ㅇㅡ"

-와락.

"으에에에!? 서, 선생님?!!"

선생 역시 알고 있다. 그것이 꿈이라는 것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일어날 조짐이 있다 한들 그가 어떠한 댓가를 치르는 한이 있더라고 막아낼 것이다.

"으에...? 에에에에?!....그...그그...."

그러나 지금은, 그저 자신이 아끼는 학생이 지금 그의 눈 앞에서 살아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

"서서서서선생님?! 여여여기는 보는 사람도...많고.... 아아아니 그그렇다고 사람 없는 곳에서는 해해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라...!"

"....다행이다."

"그그그러니ㄲ.....네?"

".....다행이야..."

선생의 첫 인사는 '좋은 아침'이거나 간단히는 '안녕.' 오랫만에 보게 된다면 '잘 지냈어?'와 같은 것이 일반적이었다.

"아.....아...?"

그렇기에 아야네가 들은 오늘 선생의 첫 인가, '다행이다.'는 퍽 이질적인 상황이었다.

분명 방금 전까지 그녀의 머리를 가득 채운 그렇고 그런 상상의 잔상은 남아있다. 아니 아마 선생이 그녀를 안고 있는 동안에는 계속 잔존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녀의 선생이 보이는 모습이 일반적이지 않았기에, 무언가 사정이 있었다는 생각 정도는 충분히 해낼 수 있던 아야네.

".......그랬군요."

".........."

"......어떤 일을 겪으셨는지.... 저는 잘 모르지만요."

".....고생하셨어요 선생님..."

"....응."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이 병든 어른을 따뜻하게 같이 안아주는 것뿐이었다.

비록 그가 무엇으로 인해 얼마만큼 고통받았는지 그녀는 모른다. 그러나 그렇기에 그녀만이 할 수 있던 한 마디였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향해 날린 바람이 훈풍이 되어 선생의 마음 속에 하나의 숨결로 자리잡는다.

그로부터 2분 정도 시간이 더 지났을까, 선생이 그녀를 풀어준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팔을 푸는 선생이었지만 아야네의 마음 속에는 내심 조금 더 안아주었으면 좋겠다는 무의식이 침투했는지 볼이 상기된 모습이었다.

".......미안 아야네. 갑자기 당황했지?"

"아아아니요! 괜찮아요...하하... 그냥 선생님께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건 처음이라.... 아니아니, 그렇다고 싫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오히려 저는 좋았달까.... 아니 잠시만요?! 그게...그그..."

'....평소의 아야네네.'

"서, 선생님?! 이건 비밀로 해주세요?! 동아리 선배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분명 "으헤~ 아야네는 숨만 쉬어도 선생의 마음을 사로잡는 묘령의 여인이었구나~" 라면서.... 아니 그렇다고 말씀하시겠다고 하시면 저는 괜찮지만... 오히려 환영이지만..."

"진정해 진정. 물론 내가 터뜨려놓고 진정하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좀 우스운 일이지만. 심호흡 한 번 하고..."

겨우 아야네를 진정시킨 뒤 오늘의 교통편으로 안내하는 아야네를 뒤따른다. 아야네의 걸음걸이는 어딘가 무지하게 기분이 좋아보였다는 후문.

아비도스에서 조난당했던 첫 기억은 대책위원회에게도 큰 충격이었는지, 그 이후로 선생이 공무 차 방문할 때는 언제나 이동편을 아비도스 동부 역으로 보내곤 했다.

그리고 오늘의 이동수단은 물구름 호. 아야네가 직접 헬기를 몰고 온 모양이다.

"아비도스행 열차는 신쾌속이라고 해도 가끔 늦으니까.... 그래도 학교까지는 이제 10분이면 갈 수 있어요!"

리조트에서 보았을 때와는 퍽 다른 모습의 물구름호였다. 너덜너덜한 측면 도어는 어느 새 말끔한 신품으로 교체되었고, 찌그러진 엔진 커버도 깨끗했다.

부조종사석에 선생이 앉기도 전에 아야네는 능숙하게 로터의 각도를 체크한 뒤, 엔진에 시동을 걸고 통신장비와 항전장비를 점검하고 있었다.

"1번 엔진 출력 정상, 2번 엔진 출력 정상, 유압 계통 이상 무, 연료 95%, HUD 출력 이상 무, INS, GPS 연동 완료, 레이더 조사, 출력 이상 무, 마스터 암 키 확인, 무기 시스템 점검, 로켓 이상 무, 호우 미사일 이상 무, 열상 스크린 체크 완료, 디코이 확인, 플레어 채프 이상 무. 이륙 전 체크리스트 점검 끝. 선생님. 이제 이륙만 남았어요."

"그럼, 부탁할게 아야네."

"네! 물구름 호, 이륙합니다!"

~~~

20XX년 XX월 XX+80일 09:21

선생 치료 시작 80일째, 아비도스 상공, MH-60R '물구름 호'

영화와 현실이 다른 점이라면 헬기의 소음은 생각보다 상당히 크다는 것이 아닐까. 선생이 키보토스에 오고 난 뒤 얻은 몇 가지 사소한 깨달음 중 하나였다.

언젠가 미야코와 헬기를 탔을 때에는 입 모양으로 어렴풋이 말을 짐작했을 뿐이었다.

'정신 못 차리고 있는데 별안간 레펠으로 내려가길래 깜짝 놀랐었지...'

그래도, 영화와 같은 것이 있다면 조종사들이 쓰는 멋들어진 헬멧과 무전장비를 머리에 걸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후우우우욱."

"끄으에에에에흐앙?! 선샌임?!"

"한 번쯤은 꼭 해보고 싶었어."

어린 시절 집에 있는 전화에 바람을 불면 이상한 잡음이 귀를 때리던 기억이 남아서일까, 마이크 체크를 할 때면 마이크를 툭툭 치거나 바람을 부는 등의 행위로 대신하던 기억이 남아서일까. 적어도 이번에는 선생의 호기심이 완벽히 충족되었다.

'헬기 무전장비도 바람을 불면 지지직 거리는 잡음이 생긴다.'

"까, 깜짝 놀랐어요. 갑자기 통신장비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닌가 하고..."

"많이 놀랬구나. 미안."

"아, 아뇨! 그, 그래도 아무 것도 없는 적막한 비행보다는... 물론 그렇다고 비행 시간이 길다거나 하는건 아니지만요...하하..."

당황할 때마다 이리저리 갈 곳을 잃은 아야네의 눈과 입을 보고 있자니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선생이었다.

한편

"프라나 쨩. 프라나 쨩 세계에서도 저런 장난을 치곤 하셨나요?"

"......긍정."

"와우."

헬기의 소음이 싯딤의 상자의 호박씨(?)를 가려주었다는 점이 참 다행이었다.

"그건 그렇고. 오늘 아비도스에서는 무슨 일이야?"

"아, 그게 말이죠... 얼마 전에 호시노 선배가 야간 순찰을 돌다가 이상한 푸른 빛이 사막 저 편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해서요..."

"빛?"

"네. 분명 지난번의 우주전함이 발견된 곳과는 거리가 있는 곳인데, 아니 정확히 말씀드리면 아예 반대 방향에 가까워요. 혹시나 또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닌지, 아무래도 조사가 필요할 것 같아서 선생님을 부득이하게 모셔오게 되었어요."

"아니야. 오히려 잘 된거지. 만일 그 빛이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지만은 않는다면, 작은 징후라도 놓치지 않고 대비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빛...?'

아야네에게는 자신있게 말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불편한 감정이 남아있던 선생이었다.

'푸른 빛이라...'

그의 꿈에서 자신의 학생들을 무참히 도륙내던 그 검은 존재가 내뿜는 것도 파란 빛이었다. 그러나 그 파란 빛은 맑고, 푸르른 빛이라기보단, 스스로가 위험하다는 것을 발광으로서 표현하는 듯한 푸른 빛이었다.

'마치 예전에 책에서 본 것 같은 푸른 색이었는데... 하필 이럴 때 기억이 나질 않네...'

"선생님! 곧 학교에 도착해요. 음... 아래를 보니 다들 마중나와있는 것 같네요?"

아야네의 말에 잠시 발 밑에 있는 방탄유리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과연 가지각색의 머릿빛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분홍색 머릿결.

'야간 순찰 중에 보았다라....'

푸른 빛을 발견하게 된 경위에 대해 여전히 고민하고 있던 선생이었다. 물론 그 의문은 잠시 뒤면 해소될 것이다. 매번 느긋한 호시노가 먼저 이야기를 할 정도의 사안이라면 분명 그녀의 직감이 동했다는 뜻일 터.

얼마 지나지 않아 약간의 접촉음과 함께 물구름 호는 아비도스 고등학교 본관 옥상에 착륙한다.

"나이스 랜딩. 아야네."

"아하하... 원래 랜딩기어가 부실해서 조금이라도 소모를 줄여보고자 연습한건데... 그래도 다행이에요."

물구름 호에서 내리는 두 사람을 대책위원회의 나머지가 맞이한다.

"으헤~ 아침 일찍부터 고생이네 선생~ 아저씨는 아직 아침이 너무 힘들단 말이지~"

"응, 운동부족. 나와 같이 매일 라이딩해야 해."

"그치만 시로코 선배 짧게 라이딩이랍시고 100km씩 밟잖아..."

"100km는 준비운동. 땀도 나지 않아. 응."

"응응! 고생했어요 아야네 쨩♣"

넷의 모습에 조금이나마 웃음짓는 선생이었다.

~~~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정실은 아야네와 이치카 중에 결정해야 합니다. 다른 선택지는 없습니다. 빨리 아야네 3격 이치카 2격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복각 때 출시해주지 않으면......않으면......안되는데요. 생각해보니 제가 할 수 있는게 없네요. 그러니 용하형 한번만 도와주세요.

어느덧 60화를 지나가는 중입니다. 기쁜 소식과 슬픈 소식이 있습니다. 슬픈 소식은 일단 논문이 본 궤도에 올라가면서 주2회 연재가 유지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이고, 기?쁜 소식이라면 2부로도 안 끝날 것 같다는 점입니다. 희망적으로 잡았을 때 3부 150화로 딱 맞춰 끝내는 것을 예상하는데, 또 이래놓고 한 120화 쯤에 "ㅎㅎ;;ㅈㅅ..ㅋㅋ!!"하면서 4부 200화로 넘겨버리는 참사가 생기지만 않았으면 합니다. 스피디하게 전개를 빼고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벌써 60화라니, 이건 제가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최초에 50화로 기획했던 과거의 제 자신은 대체 전개를 어떻게 하려고 그랬던 것인지 의문입니다.

요즘 22시를 전후해서 갤의 이미지 첨부나 글쓰기가 먹통이 되는 경우가 잦더군요. 저만 그런 것인지 PC의 전반적인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듣자하니 오늘 23시부턴가 롤드컵 결승이 있다네요. 그래서 한 발 빠르게 업로드했습니다. 아무튼 다음 화는 다음 주 주중에 올라온다는 말씀과 함께 남은 주말도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다음 화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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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11.02창작

소설)약피폐) 선생님이 우울장애를 진단받는 이야기(60)

#선생#소설#피폐
좋아요 0댓글 33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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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DC
슈퍼물라매작가
게시물 77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4.11.02 21:30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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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3

나
ㅇDC
ㅇㅇ124.11.02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1.02
ㅇDC
ㅇㅇ224.11.02
디시콘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1.02
ㅇDC
ㅇㅇ324.11.02

일단 선개추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1.02
디시콘
ㅇDC
ㅇㅇ424.11.02
디시콘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1.02
디시콘
ㅇDC
ㅇㅇ524.11.02

캬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1.03
디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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