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40자
#미사키
원문 藻川 万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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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었구나, 미사키."
「... 무슨 일? 선생님.」
옥상 문을 열자 검은 외투를 걸치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미사키가 뒤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그녀의 검은 옷이 하늘에 녹아들 것만 같아서, 나는 그녀에게 걸어갔다.
"오늘은 안 보이네, 별."
「하늘은 언제 봐도 똑같아」
그녀 옆에 나란히 서서 나도 옥상 난간에 기댄다.
코트 가슴 주머니에 손을 넣으려다 그만둔다.
오늘은 혼자가 아니었다.
"오늘은 도와줘서 고마워."
「딱히, 일이니까 한 것 뿐이야, 게다가...」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며 미사키는 자신의 손목을 쓰다듬는다.
붕대를 문지르는 소리가 눈앞에 퍼지는 빛과 함께 검은 하늘로 빨려들어간다.
게다가? 내가 물을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데 미사키가 말을 이었다.
「게다가 할 일이 없으면 나는 공허하니까. 그래서 일하는 건 싫지 않아.」
"그렇구나."
나는 선생님이지만 심리상담사는 아니다.
미사키와는 꽤나 오래 알고 지냈다고 생각하지만 이럴 땐 어떻게 말해야 할지 지금도 잘 모른다.
미사키도 그것을 알고 있다는 듯 대화는 여기서 끝이라는 것처럼 한숨을 쉬었다.
한동안의 침묵이 옥상을 감돈다.
처음 만났을 때 침묵은 어떻게든 그녀의 흥미를 끌 만한 화제를 찾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미사키의 작은 호흡소리를 듣고 작게 들썩이는 양 어깨를 보며 그녀의 삶과 존재를 확인하는 시간이 되어 있었다.
문득 오늘 점심 무렵에 다른 학생에게 지적받은 것이 신경 쓰여서 미사키에게 말을 건넨다.
"그것보다 미사키."
「뭐야?」
"나 담배냄새 나?"
「... 어?」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는지 미사키가 처음으로 내 얼굴을 본다.
게슴츠레 뜬 그녀의 눈동자는 오늘 하늘 같았다.
「애초에 선생님은 흡연자였어?」
"골초 정도는 아니지만 일단은."
"아, 물론 탈취는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가슴 주머니를 쓰다듬자 미사키는 흠, 하고 짧게 반응했다.
「왠지 의외네. 선생님은 학생의 모범이 되는 일이 아니면 안 할 줄 알았어.」
"나는 그렇게 훌륭한 사람이 아니야."
「혹시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알고 있어?」
"모르겠네. 말만 안 할 뿐이지 눈치빠른 학생들은 알고 있을지도."
「... 흐음.」
그 말을 들은 미사키는 왠지 언짢은 듯 했다.
그리고 다시 조용한 시간이 흐른다.
그녀의 흥미가 끊겼나 싶어 미사키를 바라보니 미사키는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 무슨 생각 해?"
「그건 왜?」
"아니, 왠지 미사키는 생각에 잠길 때 하늘을 올려다보는 버릇이 있는 것 같아서."
미사키가 눈을 가늘게 뜨고 노려보길래 건드리지 말아야 할 부분이었나 싶어 조금 후회한다.
하지만 정곡이었는지 미사키는 이번에는 난간 아래 거리의 가로등을 내려다보았다.
「... 하나 물어봐도 돼?」
"뭐든지."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이유라든지, 계속 피우는 이유라든지.」
"두 개네."
「... 시끄러.」
노골적으로 기분 나빠진 미사키를 달래며 나는 가슴 주머니에서 담뱃갑 하나를 꺼냈다.
옥상 난간 밖으로 양팔을 내밀고 양손으로 갑을 쓰다듬는다. 종이 스치는 소리가 손끝에서 퍼진다.
"피우기 시작한 것에 큰 이유가 있는 건 아니야"
"흔한 얘기잖아? 직장 상사나 윗사람이 권유해서 어쩔 수 없이."
「하지만 담배는 처음엔 그저 괴로울 뿐이잖아? 그뿐이라면 지금까지 피우지 않았겠지.」
"그래서 계속 피우는 이유는 말이지."
미사키는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이며 가만히 나를 바라본다.
그녀에게는 꽤나 흥미로운 주제였는지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고 말하는 듯 했다.
담뱃갑 뚜껑을 의미없이 여닫으며 나는 말을 시작했다.
"이 이야기는 그다지 재미없다고 생각하지만."
「누구한테 말한 적 있어?」
"없어. 아무도 딱히 듣고 싶지 않을 테고."
「헤에, 그럼 내가 처음이구나.」
기분 탓인지 미사키의 입꼬리가 조금 올라간 듯 했다.
나는 여전히 별 하나 보이지 않는 하늘의 먼 곳을 응시한다.
"미사키의 말을 빌리자면 나도 공허해."
「공허하다라...」
"응, 미사키가 말하는 것과 같은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을 손으로 돌리며 자조하는 기색으로 계속한다.
"나는 훌륭한 사람이 아니야. 그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고. 그런데도 어설프레 착한 척 연기하며 선한 사람인 척 하는 거야. 그런 속빈 인간이 나야."
"내가 하고픈 것도 딱히 없고 항상 부하라면 이렇게 할 것이다, 상사라면 저렇게 할 것이다."
"... 선생님이라면 이렇게 할 것 같다, 라던가."
「... 우리를 도운 것도 선생님이라면 그럴 테니까 그랬단 거야?」
"으음, 아마 그때는 진심이었던 것 같아. 갈팡질팡하는 사람이라 실망했어?"
「딱히, 도움받은 사실은 변함없으니까.」
내 물음에 미사키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대답한다.
어쩌면 진심으로 도운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선생님이라는 가면을 쓰고 도운 것일지도 모른다는, 다시 생각해보면 꽤나 심한 말을 했는데도 미사키는 개의치 않는 듯 했다.
"그럼 다행이야. 아무튼 그래서 처음 담배를 필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최악이었어."
"연기는 쓰고, 엄청 숨막히고, 폐도 아프고, 뒷맛도 나빴어."
"그래도 뭔가 채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뭐가?」
"그건 모르겠어. 아마 텅 빈 내 몸을 연기가 채워준 걸까?"
"어쨌든 그때만큼은 내면의 무언가를 채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기분 좋았어."
"그래서 지금도 내면의 공허함을 인식할 때만 담배를 피우려고 노력해."
「... 최근에도 있었어?」
"뭐, 그래서 지적받은 거지."
또 다시 침묵. 하늘을 올려다보니 별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미사키는 지금 이야기를 듣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경멸했을까.
하지만 침묵을 깨는 미사키의 말은 내 예상을 빗나간 말이었다.
「저기, 그 담배 나도 피우게 해줘.」
"에, 안 돼."
「...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즉답으로 거절했지만 미사키는 마치 그렇게 대답할 줄 알았다는 듯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왜 그런 말을 했어?"
「나도 선생님처럼 텅 비어 있으니까 그걸 피우면 선생님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해서.」
"성인이 된다면 괜찮지만 나는 학생들에게 담배를 권하고 싶진 않아."
「왜?」
"그냥 몸에 안 좋으니까."
담배를 피우다 학생이 나보다 먼저 죽어버린다면 견딜 자신이 없다.
「그치만 그건 선생님도 마찬가지잖아?」
"마찬가지가 아냐~!"
"너희 학생들에겐 미래가 있고 장래가 있어. 하지만 나에겐 이제 없어. 그러니까 선생님은 피워도 괜찮아!"
「......」
농담처럼 말했지만 미사키는 전혀 웃지 않았다.
「선생님이 피운다면 나도 피울 거야. 그만큼 몸에 나쁘다고 해도 나는 상관 없어.」
"미사키가 나처럼 텅 비어있다고 해도 채우는 방법까지 따라할 필요는 없는데?"
「싫어. 내가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 금연해.」
... 곤란하네."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미사키는 드물다.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 내가 담배를 피우다가 학생을 마주친다면 간접 흡연이 될 것이다.
그건 정말로 선생님답지 않은 행동이다.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보이는 별이 꽤나 늘었다. 처음 봤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예쁜 밤하늘이다.
"그래, 이참에 금연할까?"
"그치만 어떡하지. 공허함을 채울 다른 수단을 생각해야겠네."
「알아서 생각해, 라고 하고 싶지만 내가 말했으니까.」
"같이 생각해 줄 거야?"
「......」
무언의 긍정으로 받아들여도 좋을 것 같다. 학생과 금연 방법을 궁리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하지만.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나는 두근거리고 있었다.
"그래, 그러고 보니 담배 대신 사탕을 빠는 사람도 꽤 많지 않나?"
「그래?」
"아... 아니, 어쩌면 창작물 속의 이야기일지도. 뭔가를 물면 담배 피우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
그 말을 들은 미사키는 왜인지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녀도 하늘을 올려다본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도 같이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하늘이 잘 보여서 예쁘네."
「... 생각났어, 금연하는 방법.」
"정말?"
「선생님의 공허함도 채워줄 수 있고, 아마 내 공허함도 채울 수 있는 방법.」
나뿐만 아니라 미사키도 만족시킬 수 있는 금연 방법이라니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생각에 잠긴다.
"미사키도 그렇다는 건 둘이서 하는 일이야?"
「......」
"미사ㅋ...?!"
아무 말도 없는 미사키에게 위화감을 느끼고 시선을 돌리려 하자,
순간 힘차게 옷깃을 잡아당겨졌고,
미사키와 입술을 겹쳤다.
떨어지려고 해도 옷깃을 잡아당기는 손은 풀어지지 않고 미사키는 내 아랫입술을 본인의 양 입술로 감싸듯 깨문다.
간접적으로 나도 미사키의 윗입술을 깨무는 듯한 형태가 된다.
한동안 떨어지지 못한 채 미사키와 입술을 맞댄 뒤,
내 입술에서 아쉬운 듯, 하지만 부드럽게 빨아들이며 미사키의 입술이 떨어진다.
내 아랫입술도 조금 당겨지지만 탄성으로 금방 미사키를 떠나 제자리로 돌아온다.
"......"
「......」
아무런 설명도 없이 조용히 바라보는 미사키.
멍하니 시간이 흐른다.
「... 어땠어?」
"어땠냐니... 미사키는?"
「나? 나는... 응, 나쁘지 않았을지도.」
미사키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럼 잘 자, 라는 말과 함께 옥상에서 내려가는 계단으로 향했다.
「아, 그러고 보니 선생님의 말을 빌리자면, 그건 누구 씨의 잘못이야.」
미사키는 돌아보더니 그 말만 남기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갔다.
"......"
나는 혼자 옥상에 남겨진다.
"... 담배 따위보다도 훨씬 중독성 있는 사탕이네..."
선생님이라면 이런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런 외면과는 반대로 내 내면은 채워지고 말았다.
나는 결국 이 외면과 내면의 딜레마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 곤란하네..."
홀로 주황색으로 물드는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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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