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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약피폐) 선생님이 우울장애를 진단받는 이야기(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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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년 XX월 XX+80일 14:41

선생 치료 시작 80일째, 키보토스 순환 고속도록 동부 시라토리 JC로부터 1km 지점

".....가는 날이 장날이군요."

"그렇죠...? 하필 오늘같은 날에 도로 통제라니 이게 뭔지... 에휴...."

"얼핏 듣긴 했습니다. 총학생회 건물로 도보 행진 시위를 한다는... 그런 이야기였는데."

"막힐줄은 알았지만... 벌써부터 막힐줄은 몰랐습니다. 물론 불만이 많다는 것은 이해하고 있지만..."

최근 총학생회에 대한 규탄 집회가 상당한 수준으로 열리고 있음은 이미 나기사도 알고 있는 일이었다.

다만 한 가지 나기사의 마음에서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다고 하면

지금 저 총학을 향하는 규탄의 움직임이 자칫 학교 간의 화합을 주도한 샬레로까지 번지지 않을까 하는 불편함이었다.

창밖을 바라보자 익숙한 문구가 눈에 띄었다.

<무능한 총학은 대체 어디서 뭘 하는가?>

<필요할 땐 연방정부, 불리하면 누구세요?>

<썩어빠진 총학타도! 샬레와의 직접교섭!>

'.........물론 표면적으로는 총학이 아직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큰 지점이지만....'

카야의 실각 이후 방위실은 차장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다만 제대로 된 인수인계 하나 없이 키보토스에 드리우는 위협을 모두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오죽하면 그 콧대높은 총학 실무진이 트리니티의 포병 전력을 '대여'할 수 있는지 저자세로 문의를 한다니, 과거엔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능력을 넘어선 위기가 닥쳐도... 결구 누군가는 욕받이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라...'

방위실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었다. 아직 중상을 입은 실장급 자원들은 여전히 요양중이며, 일부는 아예 일신 상의 사유로 인한 사임 이야기까지 공공연하게 나오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결국 모든 것은 남은 업무를 모두 떠맡은 '남겨진 자'들의 몫이었다.

어느새 택시는 분기점에서 갈라져 고속도로 출구로 나아간다. 내려가자 시위대의 면면이 조금 더 자세하게 보였다.

누군가는 손에 붕대를 감고 있다. 누군가는 휠체어를 타고 있다. 누군가는 안겨서, 누군가는 업혀서, 그리고 누군가는 병원의 병상을 그대로 뽑아온 듯 자리에 누워서 총학 타도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누군가는 아마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친구들의 사진을 손에 들고, 몸에 붙이고 행진하고 있었다. 사망자가 더 발생했다는 이야기가 정보 계선에서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몸을 가누기 어려운 중상자들의 친구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나기사였다.

"트리니티에서는 자주 없는 일이긴 하죠?"

기사가 어색함을 풀고자 애써 말을 건넨다.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요."

사실이다. 트리니티는 아직 정체를 알기 어려운 적의 습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청정'한 지역이었다. 물론 정의실현부장 츠루기의 장판파로 인해 사실상의 완충이 가능했던 것이고, 그 대가로 트리니티는 하나의 전략병기를 당분간 사용할 수 없었다는 점이 하나의 문제였지만.

그러나 다른 학교는 사정이 달랐다.

밀레니엄으로는 통칭 '헤세드'라 불리는 군수공장에서 쏟아져나오는 다수의 기계군단의 화력이 집중되고 있다고 한다. 자동화된 방어시스템으로 대응을 하고는 있다고 하나 압도적인 양적 규모로 인해 막아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는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

게헨나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본교 건물까지 일부 파괴당한 상황에서 급기야 그동안 사이가 좋지만은 않은 것으로 알려졌던 붉은 겨울 사무국에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어 용역부의 동원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백귀야행과 같은 연합체의 모습을 하는 학교는 들어오는 정보의 내용이 제각각인지라 정확한 추산은 어려우나, 역시 자체 무력만으로 겨우 막아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기타 군소 학원들에 관한 정보는 묶음으로 받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했다.

유일하게 아직까지 대규모 공격이 없던 곳은 아비도스, 그리고 산해경과 붉은 겨울 뿐이었다.

"어쨌든 다행인 일이죠. 여기서 대형학교가 또 다시 공격이라도 받는다면 그 때는....어후..."

이미 이런 상황에는 이골이 난 듯한 기사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앞으로 얼마 뒤면 도착할까요 기사님?"

"글쎄요.... 총학 건물까지는 점점 정체가 심해질 것 같은데.... 아 혹시 비용 때문이라면 이런 불가항력적인 부분은 감안을 해서 계산을 하겠습니다. 걱정마세요."

"아.... 말씀 감사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돈보다도... 시간이 더 문제인데 말이죠...'

나기사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만가고 있었다.

~~~

20XX년 XX월 XX+80일 15:45

선생 치료 시작 80일째, 게헨나 학원 북부 15.1km 지점.

-끼익.

-벌컥.

"...........여긴가."

나기사가 아직도 총학생회 건물을 지나치지 못한 채 택시에 갇혀있던 바로 그 때, 히나는 이미 '사건 현장'에 도착했다.

"아코. 방금 현장에 도착했어. 지역은 이미 부원들이 봉쇄해놓은 건 확인했고. 그런데 경시줄 안 쪽에는 아무런 변화도 감지되지 않고 있는 점은 수상하네."

"네? 혹시 땅에서 빛이 새어나온다거나 하는 일은 보이지 않는 건가요?"

"응. 땅이 갈라진 곳을 말하는 거라면 아직은 빛이 보이지 않아."

"이상한데요.... 부장님이 서 계신 바로 그 앞이 고 에너지 반응이 지속적으로 관찰되던 곳이에요."

아코의 말에 상황을 더욱 냉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겠노라 분석하는 히나였다.

"육안으로 아무런 이상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면.... 아코?"

"네 부장님?"

"혹시 그 빛이라는게 특별히 더 강해지는 상황이나, 그런 건 정보보고에서 들어온 적이 없던가?"

"상황이라면.... 일단 지금으로서 관측되는 부분은 야간이 되면 상대적으로 밝게 보인다는 점인데... 근데 이 부분은 주변이 어두워지니 어찌보면 당연하게 일어나는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건 확실히 맞겠네. 일단 알았어. 추가로 변동 사항 있으면 보고해주고."

아코와의 교신이 끝난 후, 히나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야간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생각보다 시간이 좀 많이 남았는데...'

부원들의 체력과 피로도 문제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제 아무리 부장이 직접 나서는 현장이라고 해도 야간까지 기다리는 것은 상당한 체력적, 정신적 소모를 요하는 일.

이를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가뜩이나 지난 전투 이후 좀처럼 전투력이 올라오지 않은 선도부인데, 무리해서 작전을 강행하는 것은 자칫 더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여러가지로 쉽지 않군....'

특히나 후발대로 출발한 히나와 달리 먼저 출발한 선도부원들은 이미 현장 통제는 물론 주변 경계까지 쉴 틈이 사실상 없던 것이 문제였다.

그러나 언제까지 고민만 할 수는 없는 노릇. 앞으로 해가 떨어지기까지는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2~3시간은 걸린다. 이대로 멀뚱멀뚱히 부원들을 대기시킬 수도 없는 노릇.

"전원. 현 시간부로 3교대 식으로 경계인원 배치하고 나머지는 별도 지시 전까지 휴식 취할 수 있도록.

~~~

20XX년 XX월 XX+80일 16:41

선생 치료 시작 80일째, 아비도스 사막, 아비도스 시가지 북부로부터 약 800m

"음~ 아마 대충 이 근방일거야. 아저씨가 마지막으로 그 빛을 보았을 때가 저쪽 건물을 지나면서였으니 대략 이 근방에서 빛이 뿜어져나올 가능성이 높달까."

"이제 약 10분 정도가 남았네요..."

이례적으로 대책위원회의 모두가 호시노가 보았던 '스팟'에 집결했다. 빠른 전개를 위해, 그리고 혹시 모를 돌발상황을 대비해 물구름 호까지 대기시켜놓은 상황이었다.

"긴장 풀어요 아야네 쨩! 별 일 없을거에요."

"응. 문제없어. 기껏해야 파란색 비나일 뿐일거야. 응."

"아하하... 역시 그렇겠죠...?"

노노미와 시로코가 아야네를 달랜다. 다만 그들 역시도 평화를 되찾은 아비도스에 다시금 우발상황이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는 썩 유쾌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약간의 여유가 남은 이 시각. 선생은 SRT의 정기 보고와 카야의 일일 보고를 모두 확인한 뒤, 아로나와 프라나를 마주한다.

"별 일 없을 거에요. 걱정마세요 선생님."

"현재까지 종합된 정보로 판단하였을 때, 위협도는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겠지만...'

부디 다행이길, 잠시 후 나타날 푸른 빛이 부디 그가 꿈에서 보았던 푸른 빛은 아니길 바라는 선생이었다.

물론 꿈은 꿈에 불과할 뿐이지만, 그 음침하고 기분 나쁜 푸른 빛을 더는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있다면... 그 때는 무슨 수를 써서든....'

주머니 속 어른의 카드를 만지작거려본다. 잊지 않고 들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응? 저기 저 빛... 호시노 선배가 말했던 그 빛 아니에요?"

"으음... 맞네. 내가 보았던 것과 똑같은 녀석이야. 나타나는 형태부터 어딘가 모르게 기분 나쁜 모습까지 완전 판박이네."

호시노의 말에 고개를 돌린 대책위원회는 이내 이제껏 본 적 없는 광경을 보게 된다.

땅 곳곳에 나타나는 미세한 균열 사이로 천천히, 조용히 푸른 빛이 발하기 시작한다.

마치 붉은 빛으로 바꾼다면 몸 곳곳을 누비는 모세혈관 사이로 피가 공급되고 있다고 느낄정도로, 빛은 마치 심장 박동과 같이 밝아졌다 어두워졌다를 반복한다.

"ㅁ, 뭐야... 이거 뭔가 기분 나빠..."

"대체 이건...."

".........."

대책위원회의 그 누구도 쉬이 감상평을 남길 수 없을 정도로 요묘하고, 기괴하기도 하며, 약간이지만 신비로운 분위기 역시 연출되고 있었다.

"마치... 살아움직이는 것 같은데요..."

"응. 안 쪽에 심장이 있다고 해도 믿겠어."

아야네의 평론처럼, 마치 지각이 하나의 유기체라도 된 듯 빛이 고동치고 있었다. 외계종족이 유기체로 된 건물을 '부화'시킨다면 아마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

~~~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같은 시각 게헨나에서도 관측되고 있었다.

"부장님! 현장에서 빛이 관측되었다는 보고입니다!"

지휘소 텐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히나에게로 선도부원이 급히 다가와 보고한다.

"지금...? 분명 밤이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정보가 잘못되었던 모양입니다. 일단 나와서 확인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변수가 없으면 게헨나가 아니지...'

"....알았어. 금방 갈게."

히나 역시 자리를 박차고 막 일어나려 한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부장님 잠시만요!!]

"....아코?"

~~~

????년 ??월 ??일 ??:??

선생 치료 시작 ??일째, ??????????????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다."

"그대가 우리에게 이것을 건네준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금이 간 가면을 차고 있는 사제들이 연미복을 입은 남자를 향해 내뱉는 말은 그 누가 듣더라도 의심이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기이하군. 원래 이럴 때는 감사하다는 말이 먼저가 아니었던가?"

"그대가 준 이 물건을 이해할 수 없다."

"이 물건이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이 물건이 작동하는 것이 우리의 대업과 무슨 관련이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하! 곧 알게 될 것이다."

"그렇다!"

"그렇다면 단 한 가지. 그대는 우리에게 답해야 할 것이다."

'파문사제'들 사이에서 그들의 우두머리 사제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내 우두머리의 고개는 프랜시스가 건네준 '물건'으로 향한다.

"그대는 분명 우리에게 말했다. 그대는 그저 관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그렇다!"

"그렇다. 아직도 데칼코마니와는 합을 맞추기가 영 쉽지 않군."

뭔가 일이 잘 꼬이지 않는다는 몸짓의 프랜시스였다. 색채와의 결전 이후 그에게 있어 한 가지 피하고 싶은 것 한 가지는 그의 예상을 무너뜨리는 변수였고, 이전과 달리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는 데칼코마니는 그 중 빈도로만 따지자면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그렇다면 관객이여. 그대가 지금 하는 행동은 이 작품에 손을 대겠다는 뜻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만일 그것이 우리의 대업과 방향성이 맞지 않다면 이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될 터. 그렇기에 관객이여. 당신에게 묻겠다. 이 물건을 갖고 온 이유는 무엇인가?"

"......질문 하나 하지. 과거 예술인들은, 배우들은, 가수들은, 화가들은, 작가들은. 돈을 땅에서 파서 그들의 높은 자아를 실현했었던가?"

"........"

"하! 천만의 말씀이다. 그들도 결국 그들이 그렇게 혐오하던 황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지. 그래서 그들이 누구와 붙어먹었는지는 아는가?"

".........황금을 가진 자들이었다."

"정확하군. 이제 말이 좀 통하는 것 같다. 그들은 결탁했다. 자신들과 죽이 잘 맞는 정치가, 자본가, 유력자, 귀족과. 그리고 그들을 우리는 '스폰서'라고 부르지."

"그렇다!"

프랜시스의 자신감 넘치는 설교에 이내 모든 사제들의 시선이 그로 모아진다.

"나 역시도. 이 작품이 아주 화려하게, 내가 기대하는 결말을 그리기 위해서라도, 이 작품이 늦춰지거나, 엎어지는 것을 바라진 않는다. 비록 이것이 조급함의 발로라고 비난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겠지만, 나는 일종의 후원을 통해. 작품을 조금 더 풍성하게, 그리고 지속성 있게 만들고 싶다."

"그렇다!"

".......그대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물건도 우리의 대업에 도움이 되는 물건이라고 생각해도 되는 것인가?"

"뭐, 그건 보면 알겠지. 때마침 그 물건이 반응을 해주고도 있고 말이야."

프랜시스의 말이 끝나자 사제들의 시선이 일순간 프랜시스가 가져온 물건으로 옮겨간다. 그저 검은색 정육면세에 불과했던 물건-큐브라고 부르면 딱 적당할 것이다-에서 마치 맥박과도 같이 은은한 푸른색이 고동치기 시작한다. 그 고동은 큐브 사이사이의 균열을 통해 빛으로서 희미하게 관측되고 있었다.

"......!!"

".... 드디어 때가 되었군. 그 날이 생각보다 빠르게 올 줄은 전혀 몰랐지만. 이제 '장난'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

"우리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라. 당장 당신이 가져온 저 물건의 용도를 말하라."

우두머리 사제의 언성이 커진다. 이에 프랜시스 역시 본론으로 넘어가기로 한다.

".....자네들이 하려는 것은........

결국 색채를 이곳에 끌고 오기 위해서가 아닌가?"

"......!"

"네놈이 뭘 안다고 지껄이느냐!"

"허를 찔린 모양이군? 자네 추종자들은 조금 더 감정을 절제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은데."

"........."

애써 우두머리가 그의 추종자를 진정시킨다.

"....그렇다면? 자네 말처럼 색채를 이곳에 끌고 오는 것이 뭐가 문제라는 것인가?"

"오, 당연히 문제가 되지. 낚시를 하려면 적어도 낚싯감이 마음에 들어하는 떡밥을 던져야 하지 않겠나?"

"그렇다!"

".....뭐?"

"그리고 아마 지금 그 떡밥이 준비된 것 같군. 이 정도로까지 빨리 준비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아무래도 내가 선생이라는 작자를 너무 과소평가한걸지도 모르겠어."

"잠깐. 지금 '선생'이라고 했나? 불가해한 상자의 주인이자ㅡ"

"조용. 지금은 오로지 우리가 만들어나갈 대본에 그저 몸을 맡기자고."

어느새 검정 큐브는 오로지 푸른 빛으로만 발광하고 있었다.

점차 큐브는 마치 원자로와도 같이 푸른 빛을 강력하게 내뿜고 있었다.

잠시 뒤, 검정의 구역이 완벽히 소멸한 그 순간.

프랜시스의 희열감 넘치는 목소리는 선언한다.

"쇼 타임."

~~~

"아코?"

[지금 그 쪽에서 인원들을 당장 대피시켜야 합니다!]

"뭐...? 대피라니? 갑자기 무슨 일이길래..."

[지금 그곳에서!!]

~~~

-삐! 삐! 삐!

"경고. 에너지 집중 감지. 전방 25m."

'....뭐...?'

"에너지 유형 분석 중. 방사경향성 95%, 방사선 대조중. 자료 부존재. 대조 불가. 신규방사선 샘플-1 임시 명명. 단위 계측 완료."

프라나가 빠른 속도로 연산을 처리하는 동안 아로나가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선생님! 지금 선생님께서 서 계신 땅 바로 밑에서 에너지가 응집되고 있어요! 이제껏 발견된 적 없는 유형의 에너지에요. 바로 대피하셔야 해요!"

"지각 구조 분석 완료. 선생님. 현 시점서 지각이 에너지 응축에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약 25초 정도입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뭐...? 아직 시간이..."

분명 아직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시계는 아직 50분을 가리키고 있지 않았다.

<16:48>

그러나 두 AI의 보고는 오전의 계산을 사실상 무용한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선생님? 무슨 일이야? 갑자기 시계를?"

".....계산이 틀렸어."

"뭐라고?"

"무언가 잘못됐어."

"응?"

"빨리 이 곳에서 벗어나야 해! 당장!"

"ㄴ, 네?!"

"뭐?! 갑자기?!"

"빨리! 설명은 나중에!"

"잠깐... 이거 설마..."

당황하는 대책위원회 사이에서 유일하게 감을 잠은 것은 호시노였다.

"이런 젠장!"

여유가 없어진 그녀의 목소리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지금 선생의 다급한 목소리는 무엇인가 일이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는다면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을

그러나 도망치기에 그들은 너무 가까이 있다는 것을

"전부 엎드려!"

날카로운 호시노의 샤우팅에 대책위원회는 물론 선생까지 일시에 자리에 엎드린다. 그리고 그 사이 호시노가 전술방패를 통해 폭발을 막으려 한다.

'두 번째는 없.....'

그러나 호시노의 간절한 바람이 이뤄지기까지는 딱 1초의 시간이 모자랐다.

바로 다음 순간 푸른 섬광이 사막에

~~~

게헨나의 현장에

~~~

밀레니엄의 외곽 폐허에

~~~

붉은 겨울의 설산에

~~~

트리니티의 폐쇄된 고성당에

~~~

키보토스 곳곳에

일순간 푸른 빛의 원기둥과 함께

강력한 파동을 일으킨다.

~~~

20XX년 XX월 XX+80일 16:47

선생 치료 시작 80일째, 샬레 통합 생활관 앞.

-삐빅.

-삐리리릭.

-선생님께서는 외출중이십니다.

"하아...."

나기사의 한숨에는 두 가지 의미가 섞여있었다. 한 가지는 자신의 보좌진을 모두 정시퇴근시킨 것은 꽤나 합리적이었다는 의미였으며

다른 하나는 하필 이런 촌각을 다투는 때에 선생이 자리에 없다는 점이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후문으로 가보지만 역시 실패, 초조한 마음은 어느새 헬기가 주기되어 있는 샬레 직속 병력의 생활관 문 앞으로 나기사를 이끈다.

도착하고 나서 근 20분 간 똑같은 답만을 내놓는 보안시스템. 샹활관은 다르지 않을까 하는 한 가닥의 희망을 갖고 자신의 ID카드를 대어보지만,

-삐빅.

-삐리리릭.

-선생님께서는 외출중이십니다.

돌아오는 것은 같은 대답 뿐이었다.

복잡스러운 마음에 세이아에게 전화를 걸어보기로 한다.

[네 나기사.]

"세이아 씨. 지금 선생님께서 외출중이신데, 혹시 트리니티 쪽으로 온 공문이 있나 싶어서 연락드렸습니다. 아시다시피 제가 2시 이후에는 쭉 자리를 비우고 있어서..."

[제가 보좌관에게 받은 바로는 일단 없습니다. 그보다 선생님께서 외출이라니, 이 시간대에 외출은 다른 학교에 용무가 있지 않다면 흔히 있는 일은 아닐텐데요.]

"저도 그 점이 마음에 걸립니다. 혹시 병원에 간 것은 아닌지..."

[걱정마세요. 별 일 없....잠시만요. 설마...]

"세이아 씨...? 무슨 일이라ㅡ"

[나기사. 티파티 호스트의 권한을 딱 1분만 넘겨받겠습니다.]

"세이아 씨가 본래 호스트였으니 어려울 것은 없죠 근데 어째ㅡ"

[일단 모든 트리니티 학생들을 학교로 복귀시키겠습니다. 격식을 갖추지 못함을 이해해주기 바랍니다.]

"네? 네?! 잠시만요? 세이아 씨?!"

-뚝.

"대체... 저만 모르는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답답한 마음을 풀고자 했던 나기사의 마음은 더욱 새카맣게 타들어갈 뿐이었다.

그러나 아마 내일의 그녀에게 오늘 새카맣게 마음을 태워야만 하는 결정을 꼭 내려야 했다면, 지금 일로 마음을 태우는 것이 낫다는 선택을 할 것이다.

-위이이이이....

"....?"

-이이이이이잉!!!

"이 소리는...?"

나기사가 고개를 뒤로 돌리자마자 푸른 섬광이 일순간 몇 개의 기둥으로 변하여 솟구친다. 얼핏 잡아도 서너 개는 되어보이는 섬광에 하마터면 잠시 눈일 멀 뻔했다.

"이건....대체...."

이 정도의 섬광은 '트리니티의 달리는 섬광탄'이라 해도 절대로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사실 정돈 알고 있다.

뒤이어 나기사는 어렴풋이 세이아의 다급한 움직임의 저의를 이해할 수 있었다.

선생이 왜 지금 샬레를 비우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도 함께.

~~~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가고 있는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네요. 자고 일어나서 밥먹고 논문쓰고 밥먹고 세미나 준비하고 밥먹고 글쓰다 자는 루틴이 슬슬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날짜 개념도 사라지고 있는걸 보니 슬슬 사람이 여기에 적응이 되어가는 것만은 확실해보입니다. 뭐 어떻게든 되겠죠. 이번학기도 이제 1개월 가량 남았으니 좀만 더 이러면 되겠죠.

전개 속도는 언제나 고민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너무 빠르게 진행하다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 혹은 분량을 많이 투자할 부분이 소략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만큼이나 너무 느린 전개로 인해 스토리가 질질 끌리는 것 역시 바라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적당한 속도감을 유지하려 노력중인데, 역시 첫 작품이라 조금은 쉽지 않네요. 일을 크게 벌린 제 탓이겠죠 뭐.

한동안 지옥주가 시작된다고 말씀드렸는데, 적어도 다음 주 연재에는 차질이 없게 세이브본을 슬슬 꺼내쓰려 합니다. 때마침 적절하게 들어갈 타이밍도 잡힌 것 같고, 앞으로 2주 조금 넘는 시간만 버티면 그 뒤로는 조금 여유가 생기니 그때까지만 어떻게 버텨보면 되겠네요. 다음 화는 아마 다음 주 화~수 중 올라갈 예정입니다.

주말이 벌써 절반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점점 날이 추워지고 있네요. 건강 관리 유념하시면서 남은 주말도 알차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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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11.09창작

소설)약피폐) 선생님이 우울장애를 진단받는 이야기(62)

#선생#소설#피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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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DC
슈퍼물라매작가
게시물 77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4.11.09 22:34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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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0

나
ㅇDC
ㅇㅇ124.11.09
디시콘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1.09
ㅇDC
ㅇㅇ224.11.09

왔다 내 그것

ㅇDC
ㅇㅇ224.11.09
디시콘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1.09
디시콘
ㅇDC
ㅇㅇ224.11.09
디시콘
ㅇDC
ㅇㅇ324.11.09
디시콘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1.09
ㅇDC
ㅇㅇ24.11.09

색 채를불러들이는건너무즐거워 해병님!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1.09
ㅇDC
ㅇㅇ424.11.09

실시간으로 키보토스 좆되는중... 센남 멘탈도 좆되는중... 내 수능 점수도 좆되는중...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11.09

거... 다음주가 수능 아닙니까...?

ㅇDC
ㅇㅇ424.11.09

에... 어차피 영어 난이도 모친 출타 안하면 사탐 4 맞아도 대학 간다 이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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