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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약피폐) 선생님이 우울장애를 진단받는 이야기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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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년 XX월 XX+37일, 16:30

선생 치료 시작 37일 째

"...끝! 선생님, 고생많으셨어요~"

"고마워 노아. 덕분에 오늘 일은 더 일찍 끝난 것 같네"

어느덧 저녁 노을이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오후, 금요일의 샬레와 함께하는 것은 세미나의 서기, 노아였다. 한 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 노아의 경이로운 능력의 축복으로 오늘 업무는 특별히 일찍 끝낼 수 있었다.

"별 말씀을요~ 오늘 업무들은 단순 암기로는 할 수 있는 것들이었는걸요? 후훗"

"바로 그 점 때문에 더 고마운거야."

사실이었다. 치료를 받으며 시작된 기억력의 저하로 인해 업무 효율이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고, 당번으로 오는 학생들에게 더욱 의지하게 되는 것 역시 사실이다. 특히나 아침 약을 바꾼 뒤로 계속해서 졸린 증상이 나타나다 보니 얼마 안 되는 집중할 수 있는 지속성도 점점 떨어져가는 것이 눈에 보였다.

"20XX년 XX월 XX일, 선생님께서 통산 85198번째로 작성자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건 확실히 기록할 가치가 있겠네요 선생님. 특히나 그것이 한 주를 마무리하는 금요일 오후에 발생한 일이라면 말이죠? 후훗"

어깨를 으쓱하며 응한다. 뭐, 그래도 사실이니까, 노아와 유우카에게는 항상 신세를 지고 있으니 칭찬이 아까울 리 없었다.

"아참, 선생님께서는 주말에 특별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노아의 호기심 섞인 질문에 문득 생각을 정리한다.

'그러고보니 주말...주말이면...'

내 상태를 아직 모르는 노아에게 아웃팅 당하지 않으려면 행동에 끊김이 없어야 한다. 빠르게 눈을 굴려 달력을 확인한다. 지난번 트리니티에서 이야기한 미네와의 약속날짜가 바로 내일이라는 것을 방금 확인했다. 고마워 노아, 덕분에 이것만큼은 까먹지 않겠어.

"일단 내일은 트리니티의 미네와 약속이 있고, 일요일에는 별 스케줄이 없네? 물론 주말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쩔 수 없지만."

"어머, 미네씨라면 트리니티의 구호기사단장을 맡고 계신 분이었죠? 그럼 데이트인가요?"

"이래서 내가 노아에게 장난을 못 쳐."

데이트, 지난번 미네에게 장난스레 던진 말이었고, 노아에게 막 하려던 말이었다. 다만 노아에게 선제공격을 받아버리는 바람에 실패. 이번에는 유효타를 먹이는 건 저쪽이지 않을까.

"척하면 척이죠 선생님. 저희가 만난 시간이 얼만데요?"

"...역시 못 이기겠네."

두 손을 들어 항복의 의사를 표한다.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머릿속은 복잡하게 돌아간다.

'노아...노아라면 내 상태가 평소랑 다르단걸 눈치챘을지도 모를텐데... 미네가, 카요코가 그랬고, 호시노도 이질감을 느꼈는데 하물며 노아라면...'

합리적인 추론이었다. 다른 학생들에게 아무리 완벽하게 숨기고자 한들, 가끔 있는 기분이 이상하리만치 좋아지고 고양되는 시기를 제외하면 몇몇 학생들은 진심어린 걱정을, 몇몇은 이해를, 그리고 몇몇은 최소한 '선생님이 평소보다 다르다.'는 것 정도는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하물며 완전기억능력을 가진 노아라면? 심지어 유우카랑 친분이 있는 노아라면? 어쩌면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만난 시간... 만난 시간... 만난 시간...'

다음으로 떠오르는 것은 노아의 마지막 한 마디. 굳이 만난 시간을 강조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척하면 척이라는 또 무슨 의도로 한 말인 것인지, 이제는 저 미소마저 속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 한스럽다.

"..........요. 코유키 쨩을 유우카 쨩 혼자 맡기긴 어려울 것 같아서요."

"으, 응? 어어 그래 가보는거구나? 그래 노아, 다시 한 번 고생했고 주말 잘 보내."

생각에 잠겨 앞 부분을 못 들었다. 다만 반성실의 코유키를 유우카가 혼자 감당한다는 맥락을 생각하면 가보겠다는 뜻일 것이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 짐짓 모든 것을 다 이해한 듯 말한다.

"음~그럼요~ 저도 오래간만의 휴식이니, 잘 즐겨야죠 후훗. 그리고 선생님도 데. 이. 트. 잘 보내시는거에요?"

어어, 방금 노아의 표정,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와는 다르게 섭섭해보이진 않았던가? 아무래도 다음 주말은 세미나를 위해 비워두는게 맞을지도 모른다.

사무실의 문이 닫히고, 이제 이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은 단 한 사람 뿐이다. 모든 힘을 쏟아부은 복서처럼 힘없이 다시 의자에 쓰러지듯 앉는다.

'...이대로 정말 괜찮은걸까...'

사실, 지금의 증상을 최소한 믿을 수 있는 학생들이나, 각 학교의 중진들에게는 미리 말해두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다만 몇 가지 이유로 인해서 일단 보류 중일 뿐이다.

첫 번째 이유는, 간단하다면 간단한 이야기지만, 믿을 수 있는 학생으로 한정한다면, 모든 학교에 공평하게 인원 배분이나 직급 통일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나 게헨나와 트리니티의 관계를 고려한다면 이 부분은 필수 작업이 될 것이다. 다만, 현재 회장 자리가 공석인 밀레니엄이나, 백화요란의 정식 부장이 아직 부재한 백귀야행은 누굴 내세우든 다른 학교의 이해관계에 따라 급이 맞지 않는다며 회동 자체를 거부할 공산이 크다. 내가 믿는 학생들이라도 달래주면 그나마 낫겠지만...

두 번째 이유는, 학교의 중진의 기준이 너무나도 애매모호하다는 것이다. 가령 게헨나의 경우 원칙대로라면 만마전의 마코토가 와야겠지만, 실질적으로 중진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히나나 이로하가 될 것이다. 밀레니엄은 일단 회장이 부재하다는 점에서 가자 문제가 될 것이고, 트리니티는 일단 3명을 다 불러야 하는 상황인데, 여기서 구호기사단이나 정의실현부, 시스터후드가 합세하면 다른 학교들도 형평성을 이유로 인원을 늘릴 것이고, 이러면 중진들에게만 이야기하는 의미가 희석될뿐더러, 내가 설정한 기준에 다들 동의할지도 의문인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고르고 고르고 고른 학생들이라한들, 모두가 내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있는 그대로 이해해줄 수 있는 어른스러움을 가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당장 내 의사마저도 내 증상에 대해 약을 바꿔보고, 증량하고, 약을 추가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자체도 엄청난 스트레스일 것이다. 하물며 아직 어른의 보호가 필요한 학생들은? 누군가는 무너져버리지 않을까, 누군가는 내 뜻과 달리 내 말을 오해하지 않을까, 누군가는 나를 고치겠다고 학생의 본분을 유기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들을 생각하면, 역시 일단은 치료를 받아서 어느 정도 일상이 궤도에 오르게 하는 것이, 그리하여 들키지 않고 무사히 위기를 넘기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머리...아파...'

생각이 깊어지니 다시금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요즘에는 두통이 여러가지 의미로 역동성을 가진다. 하나는 발생하는 주기가 불규칙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통증이 일어나는 부위가 무작위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마저도 약의 부작용인가, 아니면 증상의 악화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으나 그만두기로 했다. 생각한다고 나아질 것이었으면 금방 나아졌을테니.

'그래...생각한다고 뭐가 달라지나...'

큰 한숨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코트를 걸치고, 천천히 집으로 향한다. 시라토리구에 있는 그의 집, 총학생회에서 원래 있던 곳의 환경과 최대한 비슷한 인테리어로 꾸며놓은, 참으로 오래간만에 들어가는 집이다. 어쨌든 주말이고, 쉴 수 있다는 데에 감사하며, 천천히 집으로 돌아간다.

~~~

20XX년 XX월 XX+37일, 19:00

선생 치료 시작 37일 째

돌아가는 길에 시장에서 할인하는 차돌박이를 사왔다. 오늘은 된장찌개를 끓여볼 심산으로 버섯과 감자를 같이 살 생각이었는데, 덕분에 메뉴가 차돌된장찌개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으어어....살 것 같다..."

다행히 미각은 그 뒤로 어느 정도 돌아왔다. 미세한 맛의 차이까지는 아직 느끼기 힘들지만, 적어도 지금의, 고추를 썰어넣은 칼칼한 맛 정도는 확실히, 혀에 각인되었다.

"참...이번 주도 힘들었네, 안 그러냐"

"에휴 너는 왜 이런 저주받은 몸뚱아리에 깃들어서 있는 고생 없는 고생을 다 하는데?"

"이래놓고 다음 생이 있다고 하는 신이 나타나면 그 신의 뺨을 한대 치던지, 에휴"

이런 저런 이야기를 중얼중얼거리며 밥을 먹는다. 그의 앞자리에는 밥 한그릇과 물 한 잔, 그리고 수저 한 세트가 같이 놓여있다. 아마 제3자가 듣기엔 아내에게 하는 푸념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의 말은 내가, 나의 공간에서, 학생들 앞에 차마 하지 못한 말을 꺼내는, 나의 시간이었다.

"됐다, 치우자. 이렇게 혼잣말을 해봤자 뭐가 달라지냐."

혼잣말을 관두자는 혼잣말과 함께 설거지거리를 가지고 싱크대로 간다. 다시금 방에는 식기가 달그락거리는 소리, 물이 뿜어져나오는 소리, 그리고 물이 싱크대 배수구로 내려가는 소리만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 물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은 한 마디는

"책임이...생각보다 무거웠다는 걸 몰랐던 내 잘못이지..."

였다.

~~~

20XX년 XX월 XX+37일, 21:00

선생 치료 시작 37일 째

야근도 없고, 잔업도 없는, 가뭄 속에 내린 비와 같은 저녁이 있는 날이었기 때문일까, 무엇을 해야 할 지 막막할 따름이다.

'이 시간에 일 말고 뭘 해본 적이 있어야 뭘 할텐데...'

한숨을 쉬며 소파에 앉으려는 찰나, 내일 약속을 어떻게 할 지 아무런 계획도 짜지 않았음이 떠오른다.

[미네 잘 지냈어? 어느덧 내일이네.]

[평안하셨는지요 선생님, 항상 밤에도 잔업을 하시기에, 먼저 연락드려도 될지 고민중이었는데, 먼저 연락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응, 다행히도 오늘은 일찍 끝낼 수 있었어. 다름이 아니라, 내일 특별히 하고 싶은게 있는지 궁금해서.]

[음...사실 무엇을 할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만, 선생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쇼핑을 가려 합니다. 어울려주실 수 있으신지요?]

[미네의 부탁이라면 얼마든지. 사야할 게 있나보구나?]

[후훗, 비밀입니다. 그럼 내일 10시쯤 뵙는건 어떨지요? 카페에서 브런치 메뉴를 판다고 합니다.]

[이미 조사까지 다 해두다니, 고마워. 그럼 내일 보자]

미션 완료, 이제 적당히 쉬다 자면 되겠지 하며 텔레비전을 켠다. 때마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다음 소식입니다. 공식적으로 '헤세드'의 재가동이 확인된 가운데, 게헨나의 소라사키 히나 부장의 명의로 학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내용이 포함된 발표문이 있었습니다. 함께 보시죠.]

'히나... 고생이구나.'

라고 생각하는 그때 화면이 게헨나로 전환된다. 화면에는... 어라 아코?

["금일 회견에 대리참석한 아마우 아코 선임 행정관입니다. 최근 습격 빈도가 잦아진 통칭 '헤세드'에 관해 선도부에서는 학생 여러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특히 일각에서 제시하는 풍기 공백은 없을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립니다. 특히나 헤세드의 생산 장비들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다들 열심이구나. 근데 헤세드가 강해지다니...'

엔지니어부에게 연락해볼까 싶었지만 시간이 많이 늦었기에 관두기로 한다.

[최근 헤세드의 재가동과 더불어 헤일로가 깨진 학생들이 각 학교에 대해 조직적인 공격을 감행한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관련하여 각 학원의 부상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단순한 기절이 아닌 총상으로 인한 출혈 등이 동반되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현장에 있는...]

'...어?'

헤일로가 파괴된다는 것은 학생에게는 죽음을 의미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는다는 것의 가능성은 단 하나.

'색채...'

[관련하여 일각에서는 헤일로가 파괴된 학생들의 전력이 점차 강화되고, 각 학교의 학생들의 부상이 점차 심각해지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이들이 전력을 강화할 수 있는 요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편 이들이 목격한 학생들이 쓰러지며 어디론가 날아가듯 사라진다는 보고가 들어오고 있지만, 발키리에서는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머리가 아파온다. 분명 색채는 키보토스에서 물러갔을 것일텐데, 이를 설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진 않다. 다른 세계의 시로코? 그럴 가능성이 낮다. 시로코가 다른 학생을 색채로 물들일 수 있었다면 아트라하시스의 방주에서 진작에 그리 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하나의 과거가 떠오른다.

거짓된 성소. 키보토스 전역에 나타나 불길한 기운을 내뿜었던 곳, 그 기운이 허상이 아니라 실제로 학생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로나, 거짓된 성소가 발현했을 때 키보토스의 주민과 학생의 피해는 어떻게 집계되었니?"

"ㄴ, 네? 선생님...?"

"응, 알려줬으면 해."

"일부 학생들이 실종되었다는 보고 자체는 들어왔어요. 어... 근데..."

"...그 학생들이 돌아왔다는 최종 보고는 들어와있지 않아요..."

침묵이 감돈다. 누군가 들어온다면 그 무게에 짓눌릴 소름끼칠만큼의 중량이 공간을 지배한다.

"선...생님?"

"응... 고마워 아로나, 내일 8시 30분에 알람 설정해줘, 고마워"

싯딤의 상자를 내려놓은 표정을 거울로 꼭 봤어야 했다. 그 때의 표정은 그 누구도 위로할 수 없는 표정이었기에.

'내 실수였어...'

거짓된 성소에 집중하느라 부수적으로 발생한 피해는 전혀 고려하지 못했다. 그저 각 학교에서 대피를 진행중이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기에, 성소 근처의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고려하지 못했던 것이다.

'약간의 신경이라도 썼어도... 다른 학교에서 수색팀을 파견한다고 할때 조금만 신경썼어도... 아니 그 전에 성소가 발현할 걸 조금이라도 눈치챘더라면...'

자학은 자학을 낳고, 자학이 그어놓은 상처가 점차 벌어진다.

'모두를 구했어야 했어... 모두에게 다시 푸른 하늘을 볼 수 있게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어.'

그 순간 눈 앞에 펼쳐진 것은 붉은 하늘과, 거짓된 성소 근처의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었다.

"끄어헉...선생님...? 몸이 타들어가고 있어요...물...제발...물"

"안돼... 안된다고! 제발...살아서만 돌아가게 해ㅈ..."

"선생님 제발요! 몸이...몸ㅇ...ㅣ...."

"...선생님"

뒤를 돌아본다. 거기엔

"대의를 위해...저희는 희생된거군요. 그렇죠?"

뉴스에서 보였던, 몸이 검게 물들고 헤일로가 깨진 아이들이 나를 내려보고 있었다. 얼굴로는 누구인지 알지 못했지만, 표정만은 원망이 가득했다.

"아니야..."

"그렇다면 저희를 찾아주시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그건..."

"...당신이 우릴 이렇게 만든거야."

"당신이 우릴 조금이라도 일찍 찾았어도. 그 아이처럼만 우리를 챙겨줬어도 우리는 이렇게까지 하진 않았을거라고."

"......."

"아무 말도 못하는 꼴을 보니 딱히 별볼일없는 어른이었다는 생각말곤 아무것도 들지 않네요. 저희가 받은 고통을, 똑같이는 아니더라도, 비슷하게나마 경험하세요."

헤일로가 깨진 학생이 총을 겨눈다. 그리고 총성과 섬광. 다시 암전.

~~~

20XX년 XX월 XX+37일, 23:00

선생 치료 시작 37일 째

"허억....허억..."

그 순간 붉디붉은 하늘은 다시 어둠의 은은한 남색으로 돌아온다. 헤일로가 깨진 학생들도, 거짓된 성소도 없다. 진실과 거짓이 섞인 그날의 플래시백. 그것이 방금 전의 상황에 대한 결론이었다.

'..........'

스스로를 애써 다잡는다.

'그냥 허상일 뿐이야.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니고, 모든 것은 아직 미지수야. 내가 만들어낸 망상일지도 몰...라...'

그러나 나오는 것은 한숨 뿐. 잠시 쇼파에 앉아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 10분...20분...30분...

(벌떡)

그리고 터벅, 터벅, 찬장으로 가 잔을 꺼낸다. 그리고 냉장고를 열어 유리병을 꺼낸다.

"안녕, 내 오랜 친구."

잉글리시 레드 17년산의 라벨과 찰랑이는 위스키가 답례인사를 한다.

그렇게 그 날, 방에 불이 꺼진 것은 새벽 3시가 다 되어서였다.

~~~

늦어서 죄송합니다. 어제부터는 좀 나아질 거라고 말씀드렸는데, 어제 바로 넉다운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그래도 오히려 맑은 정신에서 글을 쓰니 조금 더 쭉쭉 진도가 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번 화는 선생의 심리 묘사에 조금 더 투자를 해볼까 하는 생각에 끼워넣은 회차입니다. 원래는 바로 앞서 다루었던 미네와의 약속 이야길 다루려 했으나, 사실 선생의 상태를 묘사하는 것이 일반적인 우울장애 환자보다는 더 빠른 페이스이다보니, 한편으로는 '저렇게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다고?'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듯하고, 한편으로는 이런 증상적인 면을 빌드업해놓는게 나중에 나올 내용들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역할이다보니, 미네와의 데이트는 다음 시간에 계속 다루겠습니다.

다음 회차는... 운이 좋다면 일요일 저녁 쯤에 올라올 것 같습니다. 원래 일요일 22시쯤에 올리는 것으로 루틴을 잡았는데, 애니의 화력을 보고 졸도할 뻔해서 조금 일찍 올려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어느정도 결말까지 가는 루트는 잡아놓았지만 제 창의력의 부족일수도 있고, 현생에 치여 스토리에서 빠져버린 학생이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그와 별개로 이걸 봐주시는 여러분들의 니즈도 어느 정도 만족시켜드려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요. 보고 싶으신 학생이 있으시다면 댓글에 적어주시면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일단 지금 출연을 확정지은 학생은 다음과 같습니다. 앞서 나온 학생들의 재등장은 일단은 제외하고 넣겠습니다.

->선도부 전원, 이치카(정의실현부 전체 출연은 미정), RABBIT 소대 전원, 마리, 아리스(게임개발부는 미정), 코타마, 후우카, 나기사, 미카, (목소리 나오는)세이아, 아야네, 쿠로코

이상입니다! 하루 행복하게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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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04.25창작

소설)약피폐) 선생님이 우울장애를 진단받는 이야기 - 11

#선생#소설#피폐
좋아요 0댓글 48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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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DC
슈퍼물라매작가
게시물 77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4.04.25 22:50
조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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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8

나
ㅇDC
ㅇㅇ124.04.25
디시콘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04.25

세이아, 목소리 나온다고 신나서 달려온거니?

ㅇDC
ㅇㅇ124.04.25
디시콘
ㅇDC
ㅇㅇ1724.04.2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DC
ㅇㅇ224.04.25

개추크래용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04.25
디시콘
ㅇDC
ㅇㅇ224.04.25

다음꺼 빨리 써오쇼

ㅇDC
ㅇㅇ324.04.25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04.25
ㅇDC
ㅇㅇ424.04.25

최종장 때 애들 몇 명 죽었다 하니 선생 정신줄 바로 놓는다 해도 납득이 될 듯

슈DC
슈퍼물라매작성자24.04.25

일단 '아직은' 안 죽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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