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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항상 아니라고 말씀드렸는데도!」
그날, 외출에서 돌아온 나기사는 분통이 터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입을 부풀리고 뿡뿡거리며 '저 화났어요' 하고 어필하는 모습은 무섭다기보다는 단연 사랑스러웠지만.
『자, 홍차. 나기사, 무슨 일이야?』
「감사합니다. 맞아요, 제 이야기 좀 들어주시겠어요?」
나기사는 홍차를 받아 들고, 한 모금 마신 뒤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저와 선생님의 결혼을 정략결혼이라고 말해요! 저희는 엄연한 연애결혼인데도 말이에요!」
『아, 그렇구나.』
「애초에 졸업한 지도 한참 지났으니, 고작 일개 졸업생에 불과한 제게 그런 영향력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졸업한 지 한참 지났다고는 해도, 나기사는 전 티파티의 일각이자 트리니티를 구성하는 학생 연합 「필리우스」의 리더였다. 일개 졸업생이라고 묶기는 어려운 감이 있다. 게다가 나기사의 세대는 에덴 조약에 아리우스 사태, 프레나파테스의 습격 등 큰 사건이 끊이지 않았고, 그것을 해결해 낸 나기사의 임팩트는 트리니티 내에서도 상당히 크다. 그런 나기사가 샬레의 선생과 결혼했으니, 나기사가 트리니티 대표로 비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물론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고, 순수한 연애결혼이라며 선망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나기사로서는 정략결혼이라고 의심받는 걸 참을 수 없는 모양이다. 말인즉슨, 정략결혼은 형식뿐이고 사랑이 없는 것 같지 않냐는 것이었다. 그걸 살짝 부끄러워하면서도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나기사는 무척 귀여워서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선생님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확실히 그렇네.』
나로서도 그다지 정략결혼으로 보이는 건 좋지 않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건 나기사가 말하는 사랑의 유무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정략결혼이라고 해서 반드시 사랑이 없는 건 아니고, 실제로 이렇게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 이상, 그 명칭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다만 나 개인이 아니라 샬레로서의 이야기가 되면 달라진다. 정략결혼이 되면 트리니티와 샬레가 막역한 사이라고 주위에 보여주는 셈이 된다. 중립이어야만 하는 샬레로서는 피해야만 하는 사태였다.
『뭐, 남의 말도 석 달 이라잖아.』
「그렇게 말씀하신 지 벌써 반년이 지났습니다만.」
『윽…….』
그렇다고 해도 정략결혼이라고 떠드는 건 어디까지나 트리니티의 일부일 뿐. 큰 틀에서 보면 대부분이 연애결혼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 나로서는 나기사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실제로 나기사의 모교라고 해서 나기사가 졸업한 뒤에 우대한 적은 없다.
「그러고 보니, 좀 다른 이야기긴 한데요.」
『응, 뭔데?』
나는 홍차를 마시며 나기사의 다음 말을 기다린다.
「아기는 언제쯤 가질까요?」
『컥!? ……쿨럭, 콜록!』
갑자기 훅 들어온 말에 나는 무심코 사레가 들렸다. 지금까지 그런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기에, 다소 과하게 놀라고 말았다.
『가, 갑자기 무슨 소리야?』
「아뇨, 실은 오늘 미카 씨와 세이아 씨가 그러더군요. 아기를 가질 거라면 빠를수록 좋다고요.」
『그, 그렇구나.』
「선생님은 몇 명이나 원하세요?」
『그, 글쎄…….』
「뭐, 그건 황새님께 달렸겠지만요.」
너무 빨라도 몸에 부담이 크지만, 그건 늦어도 마찬가지다. 애초의 전제로서 키보토스인은 총에 맞아도 아프고 마는 수준으로 몸이 튼튼하다는 걸 생각하면, 지금부터 계획을 세워도 너무 이르다는 건 아――응?
『나기사, 방금 뭐라고 했어?』
「그러니까, 아기는 몇 명이나 원하시냐고요.」
『그다음.』
「황새님께 달렸다?」
『후우―.』
나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설마,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나기사, 아기는 어떻게 생기는지 알아?』
「물론이죠. 키스를 하면 황새님이 데려다주시는 거잖아요.」
그럴 리가 없잖아. 애초에 키스라면 이미 했고, 그게 사실이라면 벌써 아이가 한가득일 거다. 트리니티는 대체 뭘 가르치는 건가. 아가씨 학교라고 해도 정도가 있지. 이건 트리니티의 커리큘럼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풉, 후후훗!」
진지하게 고민하는 나를 보고, 나기사가 무심코 웃음을 터뜨렸다.
「농담이에요, 선생님. 그 정도는 알고 있답니다.」
『……진심으로 놀랐어.』
「선생님, 제가 그렇게나 무지하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온실 속 화초라는 건 부정하지 않겠지만, 그 정도는 알고 있어요.」
『미안, 미안.』
나는 깊이 안도했다. 옆에서 보면 당연한 거 아니냐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나기사라면 혹시나 하고 생각해 버린 것이다.
「참고로, 학교에서는 방중술도 배운답니다?」
『역시 커리큘럼을 바꿔야 하나!?』
트리니티에서 그런 걸 가르친다고!? 혹시 나만 모를 뿐이지 모든 학원에서 커리큘럼에 포함되어 있거나 한 건가!?
「어머, 방중술은 엄연한 양생술이랍니다?」
『……그래?』
「네. 지금이야 비속한 것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옛날에는 2000년 가까이 거슬러 올라가 불로장생을 위한 양생술의 하나로 여겨졌어요. 말인즉슨, 이치에 맞는 성생활은 심신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장수를 가능하게 한다고 해요.」
『헤에, 그랬구나.』
「네. 유가나 도교에서도 받아들여졌답니다.」
『엄연한 학문이구나. 부끄럽지만 오해하고 있었어.』
「뭐, 『그런 쪽』의 내용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었지만요.」
『안 되잖아!』
「선생님도 시험해 보시겠어요? 저도 전부는 아니지만 몇 가지는 터득하고 있답니다.」
『나기사 씨!?』
「후후, 농담이에요.」
동요하는 나를 보고 나기사가 다소곳하게 웃는다. 혹시 쌓인 울분을 나한테 푸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 나기사가 이렇게 농담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성장이다. 놀림당하는 쪽으로서는 기쁜 건지 슬픈 건지 모르겠지만.
『참고로, 어디까지가 농담이야?』
「학교에서 방중술을 배웠다는 부분부터요.」
『거의 전부잖아!』
「아, 방중술의 역사에 관해서는 진짜예요.」
『보충 설명 고마워!』
이렇게 반갑지 않은 보충 설명은 달리 없다.
「후후, 선생님은 참 솔직하시네요.」
『나기사가 짓궂은 것뿐인 거 아닐까.』
「어머, 너무하시네요. 그리고 이 정도는 하지 못하면 트리니티의 수장 노릇은 할 수 없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는 나기사의 목소리는 어딘가 그리움을 품고 있었다. 권모술수가 소용돌이치는 트리니티에서 살아남으려면, 이런 뱃속 계산이 필요불가결했을 것이다. 미카가 말하길 옛날에는 나기사도 활발했다는 것 같고, 어쩌면 옛날을 그리워하는 걸지도 모른다.
「죄송해요, 잠시 자리를 비울게요.」
『아, 응. 다녀와.』
화장실에 가려는 걸까. 자리를 뜨는 나기사를 배웅하고, 마지막에 기운이 쏙 빠진 나는 후우 하고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원래 나기사는 조화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는 타입이다. 그 점에 관해서는 나와 나기사가 닮았을지도 모른다. 그런 나기사가 농담을 섞어서긴 해도 아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나기사가 그런 종류의 농담을 하지 않는다는 것쯤은 나도 안다.
「슬슬 진지하게 생각할 때인가.」
나는 홍차를 마시며 가족 계획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에 잠겼다.
***
저는 거실로 이어지는 문을 닫고, 문에 등을 기댄 채 웅크렸습니다.
「으으으읏!!」
새빨개진 얼굴을 양손으로 가리고, 수치심에 몸부림칩니다.
「우으, 조신하지 못한 아이라고 생각하진 않으셨을까요.」
농담 섞인 말투이긴 했지만, 그건 결국 그런 쪽의 권유나 다름없었다. 나기사는 부들부들 몸을 떨면서, 이렇게 된 원흉을 떠올리고 있었다.
***
『나기사, 설마 아직 미경험인 건가?』
『에이, 거짓말! 벌써 결혼까지 했는데!? 사귀었던 기간까지 합치면 몇 년이야!?』
『혼전순결은 당연한 거예요!』
『여전히 딱딱하군. 그렇게 말하지만, 요즘 세상에 결혼할 때까지 안 하는 건 소수파야. 그것도 아주 극소수지. 게다가 결혼하고 나서도 아직이라니. 첫날밤은 어쨌나, 첫날밤은.』
『……그게, 부끄러워서요. 제가 망설이고 있으니, 선생님께서 용기가 생길 때 해도 괜찮다고……』
『기가 막히군. 그래서 지금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건가.』
『나기쨩, 그건 나도 좀 아니라고 생각해.』
『으읏…… 하지만.』
『하지만, 뭐지? 자네는 선생님을 계속 참게 하고 있다는 걸 좀 더 자각하는 편이 좋아. 나기사가 망설이는 동안, 선생님은 계속 참고 있었다는 거겠지? 건전한 성인 남성에게 그건 너무 가혹한 일이야.』
『맞아! 선생님이 불쌍하잖아!』
『그, 그렇게 말씀하시는 두 분은 경험 있으신가요!?』
『없어.』
『없고말고.』
『없으시잖아요!』
『진정하게. 애초에 전제 조건이 달라. 상대가 있는데도 안 하는 것과, 상대가 없어서 못 하는 건 큰 차이가 있다네.』
『세이아쨩, 그 말 하면서 슬퍼지지 않아?』
『……미카, 자네는 대체 어느 쪽 편인가.』
『에이, 둘 다!』
『하아, 뭐 됐다. 잘 듣게, 나기사. 지금 이대로면 머지않아 질리고 말 거야.』
『질려……!?』
『방중술이라는 걸 알고 있나?』
『나 알아! 뭔가 야한 거!』
『뭐 그 측면도 부정하지는 않겠네만. 방중술은 원래 양생술. 적절한 성생활은 심신을 충족시키지. 반대로, 부적절한 성생활은 심신을 피폐하게 만들어.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건 부적절하기 짝이 없지. 나기사, 자칫하다간 빼앗길지도 몰라.』
『절대 싫어요!』
『그렇다면, 할 일은 하나뿐이겠지?』
『'할 일'이라니, 세이아쨩 변태.』
『미카는 좀 조용히 해 주지 않겠나.』
***
그렇게 저를 부추기고, 지금쯤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 두 친구에게, 저는 저도 모르게 외칩니다.
「이러다 잘못되기라도 하면 용서 안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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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인 나기사 님에게 혼전순결은 당연합니다.
티파티 수영복 축하!
최근 글이 잘 안 써져서 비축분이 바닥날 것 같아요.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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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나기사 이미친년아 선생자지를 터트릴생각인거냐
으흐흐흐흐흫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