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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 학대파 선생 세계선에서 살아남기 - 35화/양동작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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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으으......"

정신을 차리자마자 보인 것은 폐허였다.

아니, 정정한다. 자신의 집이었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얼마 전까지 카이저 PMC 이사였던 남자는 실소를 흘렸다.

"젠장."

대기업의 간부다운 자긍심을 자랑하듯 이것저것 장식품을 들여놔 꾸몄던 자신의 방은 폭격이라도 맞은 것처럼 엉망이 되어 있었다.

기억나기론 어젯밤, 마침내 버틸 수단이 사라져 이사 자리마저 빼앗기고 홧김에 난동을 부려서 이렇게 됐던가.

덕분에 더 이상 화를 낼 힘조차 없어진 그는 누운 상태로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복기를 시작했다.

선생.

그래, 선생 그 작자가 찾아온 뒤부터였어.

이전까진 승승장구 했는데, 그 작자가 괜히 이상한 계획을 들이밀어서......!

그렇게 타오르려던 분노가 순간적으로 꺼졌다.

아니, 아니지.

눈 앞에 있으면 쓸데없이 반반한 얼굴을 뭉개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 인간이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했다.

놈의 작전은 그럴듯했고, 그렇기에 받아들였다.

그런데 내가 이걸 왜 고민하고 앉아 있는 거지?

복수?

복수 좋지. 그렇다면 그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생각해봐라, 선생을 조져 놓으면 물론 통쾌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명색이 선생인 작자다. 건드리면 작지 않은 후폭풍을 맞을 거야. 하다 못해 카이저의 간부 자리를 유지하고 있던 때면 모를까, 지금은 리스크를 감내할 무기조차 없다.

카이저와 아무 관계 없어진 자신은 꼬리 자르기도 아니고 그냥 버려지겠지.

지금처럼.

"젠장."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다시 하나하나 자세히 곱씹는다.

선생의 작전, 그건 정말로 욕심에 눈 먼 자신의 패착일 뿐이었나?

아니, 분명 가능성이 있었다. 그랬기에 찬동했고, 기꺼이 이 도박판에 참여했다.

리쿠하치마 그년 때문에 전부 망치긴 했지만, 그것만 없었다면 정말 성공했을 확률이 실재했던 작전이었단 말이다.

리쿠하치마 아루...... 그러고보니까 이젠 아비도스 학생이랬나? 웃기지도 않지!

감히 날 이 꼴로 만들어놓고 자기 혼자 다른 학교로 튀었겠다?

그래, 복수한다면 그년이다.

그년을, 아비도스를 부순다.

그거라면 될 지도 몰라. 샬레를 치는 것보다 리스크도 적고, 무엇보다도 프레지던트도 필시 기뻐할테지. 그걸 바라마지 않으실테니까!

그럼 나를 다시 봐줄 지도 모르지! 아니, 분명 다시 봐줄 거야! 아비도스를 제물로 삼으면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어!

그래, 냉정하게. 냉정하게 멀리 바라봐야 한다, 나!!!

샬레를 터뜨리는 건 내 모든 걸 걸고 행하는 자살폭탄테러가 될 거다.

하지만 아비도스 그 허접한 년들이라면 얘기가 다르지.

아직 나에겐 최후의 보루가 있어.

한 번 정도는 내 부탁으로 움직여줄 병력이 있단 말이다.

그걸로 아비도스를 친다면...... 승산은 충분하다.

"그래, 할 수 있어. 해낼 수 있어......"

이미, 한 번 해봤지 않은가.

그러고보니 궁금하군, 그 회장이라는 골빈 년.

아직 자신은 모를 진실을 알려준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절망 어린 표정으로 무너져내리는 그 광경이 얼마나 달콤하고 보기 좋을까...!

그래, 결정했어.

그래야겠어!

"아비도스를 쳐야겠어."

비틀거리며 일어서는 그가 만일 인간이었다면, 삶의 이유를 되찾은 그 얼굴은 욕망과 환희로 흉하게 일그러져 있었을 것이었다.

"전면전이다! 계략이고 정치고 자시고...! 그년들의 헤일로가 먼저 부숴지나, 내 몸이 먼저 박살나나의 승부다...!"

* * *

간단하군.

예상대로다. 역시 예상대로야!

처절하게 몰락해버린 이의 분노가 곧 아비도스를 덮치겠지.

그리고 그곳에서 드러나는 진실로, 쿠치나시 유메는 여섯 번째 화두의 해답으로 이어진 실마리가 되게 된다!

우리는 죽음이라는 절대적 진실에 대해서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

쿠치나시 유메는 타카나시 호시노로 이 키보토스에서 죽음을 가장 가까이서 닿아본 이가 되었다.

그 누구도 본인의 죽음을 볼 수도, 느낄 수도, 인지할 수도 없기에 죽음이란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미지다.

타인을 위한 고통 또한 마찬가지다.

애초에 '타인을 위해 아파하는 고통'은 진실인가?

고통을 양으로 측정한다면,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오는 고통이 개인의 고통을 넘어설 수 있다고 진정으로 말할 수 있는가?

고통과 죽음.

그것이 여섯 번째 화두에 닿을 수 있는 답이 되어줄 것이다.

신화의 재현? 여기까지 온 이상 이제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어졌다!

나는 보고 싶다.

신비, 공포...... 이 세계관에 존재하는 관념들이 뒤틀리고 섞이며 죽음과 고통이 자아낼 혼돈을!

한낱 플레이어의 힘 따위론 극복하지 못하고 휩쓸려갈 거대한 악의의 결과를!

죽음, 그 죽음에 가까워진 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표정을 지을지, 누구를 원망할지조차 빠짐없이 음미하고 싶다!!!

오오, 그러고보니 이제 기절 상태에서 깨어난 말이 어떻게 움직일지 다시 관찰할 시간이군.

이 한 수로 인해 어떻게 되든 선생은 아비도스에 개입하지 못하게 되겠지.

이걸로 나의 공략법은 완벽히 시행될 것이다.

선생, 분명 너는 강적이다.

반칙이다. 룰위반, 코덱스의 위반, 반칙 그 자체의 현현이라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주적이다.

하지만 이제 끝이다.

최후에 승리하는 것은 바로 나......!

나다!!!!!

내가 이겨야만 한다고오오!!!!!!!!

* * *

처음 눈을 뜨자마자 여기는 어디고 내가 왜 여기 있나 하는 생각이었다.

의식을 회복한 하루카의 정신이 또렷해지는 건 금방이었고, 그렇게 생긴 공간이 순식간에 분노로 가득 찼다.

선생.

그 망할 작자.

그 쓰레기 때문에 아루는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혹시 아루 양을 좋아하십니까?'

'네? 무, 물론이죠! 아루 사장님은-'

처음에 자신은 카요코나 무츠키처럼 대놓고 선생을 적대하거나 의심하는 쪽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아루가 선생을 믿었으니까.

그래서 아루를 따라 선생을 믿었다. 간단한 문제였다.

그 과정에서 뭔가 찜찜한 것을 느낀 적이 정말 없냐고 하면...... 없진 않았다.

'아니, 제 말은 플라토닉 러브 말고. 아루 양과 에로스적 사랑을 나누고 싶냐, 이 말입니다.'

'......네?'

아루가 믿음을 거두지 않는 이상, 자신 또한 그럴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생각한 게 문제였을까?

'...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에요 선생님.'

'하하, 농담입니다. 아무렴 제가 학생끼리 불건전한 관계를 독려할 리가 없잖아요. 그냥...... 장난 좀 쳐봤습니까.'

'그, 그런 거죠...?'

'그런 겁니다. 하루카 양은 꽤나...... '강인한' 구석이 있으니까요. 이런 사소한 농담 따위엔 흔들리지 않을.'

'제, 제가요?'

'물론입니다. 연거푸 물어봐서 미안합니다만, 하루카 양은 아루 양을 좋아한다고 하셨죠?'

'네, 네...!'

'그렇다면 그 마음은 존경이든, 사랑이든 뭐든 상관 없는 겁니다.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하루카 양의 그 '변하지 않는 믿음'이. '흔들리지 않는 신념'이...... 아루 양이 선택을 앞두고 흔들릴 때 큰 도움이 되어줄테니까요.'

'저... 죄송한데, 그게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어요. 좋은 말을 해주시는 건 알겠는데......'

'하하하, 지금은 모르셔도 상관 없어요. 하지만 때가 된다면 자연스레 알게 되실 겁니다. 아루 양이 고민하고 있을 때, 하루카 양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그러니 하루카 양.'

제가 한 말을 잊지 말고, 기억해주십시오.

'아루 님이 하고 싶은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때가 오면 하루카 양 마음가는대로 움직이시면 됩니다.

그게 아루 양에게 도움이 될 테니까요.

'평소처럼 선생님 말에 따르는 게 아니라-'

다음 전투에서 아비도스를 배신하라는 척하는 선생의 제안 앞에서 고민하던 아루에게 그렇게 말한 것은.

선생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그렇게 말했던 건, 그것이 자신이 아루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응원이라고 생각해서였다.

선생이 칭찬해준 자신의 올곧음이 아루의 결정에 도움을 줄까 싶어서였다.

카요코나 무츠키처럼 불안함을 느끼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자신이 뭐라고 아루보다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자신의 솔직함이.

변하지 않는,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있는지도 모를 강점이 아루에게 도움이 된다면......

아루는 고민 끝에 선생의 제안을 따르는 것을 선택했다.

여느 때처럼, 놀라운 계략을 펼치며 이끌어준 어른을 믿으며.

그렇게.

아루와 하루카의 모든 것이 무너져내렸다.

쨍그랑!

'이, 이게...... 무, 슨......'

'음, 아주 오래 전 유행어를 써서 설명하자면 하루카 양. 취하는 건 아니고, 마비가 오는 겁니다.'

'서, 선생니...... 무슨, 상황인 거에요......?'

'손발에 힘이 없어져서 총을 들 힘도 어려워지고, 호흡이 가빠지고, 혀가 마비될 거고, 결국 잠에 빠져들 겁니다. 그리곤 여기서 터질 폭탄에 무너진 건물에 깔려버리겠죠.'

작전 당일, 흥신소와 다른 쪽에서 움직이기로 한 선생은 하루카를 호위로써 요청했다.

놈은 주도면밀했다.

자신이 위험한 미끼 역할을 맡는 것처럼 위장해 카요코마저 속여 넘겼고, 아루는 불안해하는 자신을 격려하며 선생 곁에 호위로써 보냈다.

그렇게 선생과 움직이게 된 하루카는 그가 넘긴 드링크를 아무 의심 없이 받아 마셨고-

'다, 당신...... 사장님을......! 아루 님을 속인...!!!'

'속아주셔서,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카 양. 당신들의 희생은 아비도스를 향한 교육에 아주 많은 도움이 될 거에요.'

'용서 못 해...... 용서 못 해 용서 못 해 용서 못 해 용서 못 해 용서 못 해!!!!!! 아루 님을, 너 따위가 아루 님을!!!!! 죽일 거야, 죽여버릴거야아아아아!!!!!!!!'

푸슉-

'미안합니다.'

놈이 쏜 마취총에 마지막까지 끌어올린 의식이 날아가버리며 하루카는 생각했다.

내가 문제였다.

내가 선생을 믿어버렸기 때문에.

작전의 결과를 보지 못했지만 결과는 뻔했다.

아루의 설명에 의하면, 엄청난 하이 리스크에 하이 리턴.

실패한다면 모든 것이 끝장인 작전이었고, 분명 그렇게 되었겠지.

아루 님이.

나 때문에.

그러니 죽이겠다.

내 손으로, 내가 잘못한 모든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

죽어.

감히 아루 님을 속이고, 믿음을 배신하고, 가지고 논 망할 놈의 어른!

아루 님을 대신해 내가 죽이겠어.

내가, 복수하겠어!!!!!

내가 복수해야한다고!!!!!!!

"유감이지만, 그럴 순 없습니다."

......그런데, 저 애는 뭐지?

아니, 그것보다 벌써 샬레에 도착한건가?

나를 보는 표정.

나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눈초리.

윗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와 비상계단의 앞을 막아선 형국.

손에 쥔 거대한 무기는.

아아, 그렇구나.

'저건' 선생의 끄나풀일테고-

"용서 못 해."

그렇다면 저건, 아루 님의 적이다.

"죽어어어어어어!!!!!!"

타앙타앙타앙!!!

케이는 문답무용으로 달려들어 산탄총을 쏴대기 시작한 하루카의 공격을 피했다.

설득이란 걸 해 볼 시간조차 없이 전투에 들어간 그녀의 표정은 귀찮음으로 가득 차 있었으니.

"......뭐, 이게 빠른 방법이긴 합니다만."

"비켜!!! 그 사람 같지도 않은 어른을 죽여버려야 한단 말이야!! 비키지 않으면 너도-!!!"

"언성을."

까앙-!

발작하듯 외치던 하루카의 머리 위로 빛의 검이 내리쳐졌다.

자세가 무너진 하루카의 코와 입에서 피가 뿜어져나왔다.

"그렇게 언성을 높이지 마십시오. 시끄럽습니다."

"닥...... 쳐!!!!!!"

그대로 쓰러질 줄 알았던 하루카의 팔이 지면을 짚는다.

굽혀진 팔을 억지로 힘을 줘 뻗은 반동으로 일으킨 하루카가 총구를 들었다.

타당탕탕탕탕탕!!!!

총격을 피해 몸을 날리는 케이의 표정은 '이걸 버텨?'라고 말하는 듯 했다.

그것을 곤혹이자 방심으로 해석한 하루카는 기세를 높여 그녀를 몰아붙였다.

분명 상당한 데미지를 입었을텐데도 오히려 더욱 사납게 펌프를 당기는 하루카의 눈에 초점은 없었다.

"죽일 거야죽일 거야죽일 거야죽일 거야죽일 거야죽여버릴 거야!!!!!!!!!!"

탕탕탕탕탕탕-!!!!!!!

콰직 우직 쾅 과광!!!!

수 없이 몰이치는 굉음과 폭격. 단 몇 분 사이의 교전으로 샬레의 1층은 완전히 엉망이 되어 버렸다.

제 몸보다 큰 무기를 들고도 민첩하게, 설명이 단순한 그것을 넘어 마치 하루카의 총구 방향을 예측하듯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며.

이성을 반쯤 잃고 날뛰는 하루카를 가지고 놀다시피 하는 것으로 보이는 케이는 슬슬 초조해지게 만드는 상황에 혀를 차고 있었다.

샬레로 합류한 이래 케이는 선생이 3시간 이상으로 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이제 겨우 한숨 제대로 눈 붙이는 모습을 보나 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그는 이미 잠에서 깨버렸겠지.

정말 도움 안 되는, 마음에 안 드는 세계다.

"......지금부턴 정당방위입니다. 유감이지만-"

퍼억!

케이가 휘두른 빛의 검이 하루카의 총을 쳐냈다.

하루카가 반응하기도 전에 케이는 총구를 그녀의 배에 들이밀었다.

"샬레로 입원비 청구하면 당번 권한으로 0순위 결재를 건의해드리겠습니다."

"너 이-!!!!"

콰아아아앙!!!!!!!!

아리스는 '빛이여'를 외치며 쏘는 빛줄기가,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는 평타로 쏘아졌다.

* * * * *

지금 있는 선생님은 니가 아는 개막장 선생이 아니고 다른 평행세계에서 온 착한 선새니고 지금 우리는 세계를 구해야 해서 죽이면 안 되고 어쩌고

->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지루하고 현학적임

그럼 죽어

-> 금방 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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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09.03창작

소설) 학대파 선생 세계선에서 살아남기 - 35화/양동작전(1)

#선생#소설
좋아요 0댓글 11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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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C
Baksam작가
게시물 65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5.09.03 23:14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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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나
ㅇDC
ㅇㅇ125.09.03

그니까 3개 똥짤뿌리고 부비트랩으로 5개 함정똥짤을 뿌린다는거임?

ㅇDC
ㅇㅇ125.09.03

아니구나 미안하다

BDC
Baksam작성자25.09.03

알바삭 피하기 위한 필사의 똥꼬쇼 일환임......

ㅇDC
ㅇㅇ225.09.03

하루카는 인간불신 만땅일텐데 저걸 어떻게 해결하나 싶긴 하네

ㅇDC
ㅇㅇ325.09.04

역시 케이짱이야

ㅇDC
ㅇㅇ425.09.04

이거 우야노

ㅇDC
ㅇㅇ525.09.04

빛이여는 평타입니다 왕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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