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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 학대파 선생 세계선에서 살아남기 - 5화/아비도스 학생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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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도스라는 곳은 선생에게도 나름 특별한 장소였다.

키보토스에 선생으로서 부임한 뒤 처음으로 파견 나간 곳이며, 샬레에 연착륙한 이래 처음으로 성공을 거두며 입지를 다짐과 동시에 자신감을 가지게 해준 곳.

이후에도 여러 학원들을 방문하며 많은 학생들과 깊고 넓은 정서적 교류를 나눴지만, 대책위원회와의 경험은 키보토스의 선생으로서의 첫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는 기억으로 서로에게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게 해주는 아주 단단한 인연의 끈.

때문에, 이 세계 아비도스의 상황이 어떤지 제대로 확인하자 선생은 그야말로 말문이 막힐 수 밖에 없었다.

선생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해 카이저가 아비도스를 집어 삼키기 직전인 것도 기가 막힌데, 자신이 알고 있던 다섯 명 중 두 명이 학생 목록에 없는데다 자신의 세계에선 고인인 유메가 학생회장이란다.

특히나, 목록에 없는 두 명.

타카나시 호시노와 스나오오카미 시로코.

둘 다 실종 상태로 명단에 올라 있는 것을 보자마자 선생은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었다.

대체 무슨 상황인걸까.

당장이라도 아비도스로 뛰쳐가서 상황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선생은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아냈다.

총학생회나 아로나, 하다 못해 자신의 편이 되어줄 학생 하나 없는 이 키보토스에서 홀몸으로 뛰쳐나가는 건 자살 행위나 다름없었다.

선생은 초초한 기색을 누르며 새로 부임한 키보토스를 최대한 파악하는데 시간과 정성을 쏟았고, 일 주일이 다 지나기 전에 린의 연락을 받았다. 그녀도 마침내 히마리를 통해 사정을 파악한 것이었다.

"솔직히 선뜻 믿기지는 않습니다만......"

자신이 알던 린의 냉정한, 그러나 그녀로부터 처음 느끼는 적의와 경계심이 느껴지는 눈빛을 받으며 선생은 조심히 대답했다.

"그 히마리 씨와 유우카 씨가 거짓말을 할 사람도 아니니, 우선은 믿어보는 수 밖에 없겠군요. 그 선생 같지도 않았던 인간의 시체는 어디 뒀다고 하셨죠?"

"지하의 창고 쪽에 뒀어. 히마리 말론 나중에 제대로 부검할 필요가 있다 해서 썩지 않게 처리만 해두긴 했는데...... 확인해보려고?"

"딱히 보고 싶진 않으니 넘어가죠. 그것보다, 다른 세계의 선생님이시라고요."

샬레를 방문했던 세 사람이 선생의 죽음을 확인한 뒤 그랬듯, 린의 표정에 분명하게 띄어 있는 기쁨의 미소를 보며 선생은 마른침을 삼켰다.

"그 두 사람의 말로는 선생님께서 이 세계에서의 샬레 업무를 계승하시겠다고."

"맞아. 히마리가 내 세계에 대한 이야기도 해줬니?"

"네, 색채의 침공으로 키보토스가 멸망의 위기에 처한다는 소리 말이죠."

"그냥 넘길 말이 아니야, 린... 아니, 나나가미 양."

어쩐지 헛소리 취급하는 것 같은 언동에 선생은 다급히 끼어들었다.

"그 재앙을 막아내기 위해선 총학생회의 힘 정도론 통하지도 않을거야. 모든 학원이 힘을 합쳐서-"

"각지에 흩어진 색채에 오염된 거짓된 성소들을 격파하는 동안 우주로 나가서 그 근원이 되는 방주를 격파한다는 말이죠. 정말이지, 어린이 방송에서나 써야 될 유치한 시나리오네요."

"린...!"

"소란 피우지 마세요. 비꼬는 건 맞아도 허투루 듣는 건 아닙니다."

선생은 올라오는 감정을 애써 억눌렀다.

아무리 이 세계 선생의 평판이 바닥이래도 급박한 이야기를 이렇게 듣나 싶었지만, 결국 여기 학생들의 시점에선 내용물이 바뀌었대도 신뢰도 바닥 인간이 갑자기 뜬구름 소리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으니.

적어도 히마리나 린이나 선생과 대화를 해주긴 하는 시점에서 희망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애초에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주기만 하면 스스로의 대접 따윈 아무 상관 없었으니까.

"그래서, 어떤 게 필요하다고 하셨죠?"

"먼저 아비도스에서 카이저를 몰아내야 해. 그래야 사막에 묻힌 우트나피쉬팀의 배를 건져 올라서 우주로 나가는 조건부터 충족시킬 수 있으니까."

"아주......"

듣는 것만으로도 골이 아픈지, 이마에 손을 짚은 린이 끊겼던 말을 이었다.

"어려운 조건부터 나오는군요. 선생님은 혹시 이 세계에서의 아비도스 상황을 알고 계신가요?"

"응. 동네 이름이 아비도스가 아니라 카이저마리네가 되기 일보직전의 상황 같아보이더라."

"알고 계시다니 이야기가 빠르겠군요. 솔직히 말해서 폐교를 막을 방법이 없다 해도 좋을 수준으로 절망적인 상황입니다."

"총학생회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아무리 그래도 한 기업에 학원도시가 좌지우지 되는 상황에, 용병 고용이나 경제적 압박이라던지 불법행위도 분명 시행됐을텐데-"

"개입할 명분이 없었으니까요. 아비도스가 도시의 재건을 위해 카이저 론에서 사채를 끌어다 쓴 건, 그리고 그 빚을 갚지 못한 건 전적으로 아비도스 측이 짊어져야 할 책임입니다. 그리고 아비도스 학생회는, 정확히 말하자면 현 학생회장 쿠치나시 유메에겐 무능한 선배들이 끌어모은 사채를 감당할 힘도, 상황을 타개할 능력도 부족합니다. 이 판국에 학교를 4명으로나마 존속시키고 있다는 건 분명 높이 쳐줄만은 합니다만, 그것도 사실상 달궈진 돌에 물 뿌리기나 다름없겠죠."

틀린 말이 아니었다. 애석하게도.

자신의 세계에서의 카이저 역시 빠른 성과를 얻고 싶어 하던 PMC 이사의 다소 불필요한 폭주 때문에 문제가 되었을 뿐, 그 막대한 빚은 그대로 남아 선생의 힘으로도 어찌할 수 없지 않았던가.

하지만 색채의 침공에 맞서기 위해선 사막에 묻혀 있을 그 전함이 반드시 필요했고, 아직 그 배를 찾지 못한 듯한 카이저와 다르게 자신은 과거의 경험으로 정확한 좌표를 알고 있었다.

대책위원회, 아니 학생회의 세력만 좀 더 공고히 할 수 있다면.

그래서 어떻게든 배를 발진시킬 수 있을 시간만 벌 수 있다면 될 일이건만.

카이저에게 아비도스가 집어 삼켜진다면 그 시점에서 진행불가로 인한 게임 오버나 다름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고,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다.

"어떻게든 아비도스 고등학교를 존속시켜야 해. 도시에서 카이저의 세력을 몰아내야 하고."

"그러시겠죠."

그런 상황임에도 린의 태도는 불퉁하기만 했다.

여전히 자신을 신뢰할 수 없는 사람으로 본다, 라기보다는 이미 손 쓸 도리가 없다고 생각해 아비도스의 몰락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걸로 보였다.

사실 선생이 보기에도 크게 틀린 관측도 아니었으니 타당한 반응이라 하는 게 가까웠지만...... 어떻게든 상황을 뒤집어야 할 선생 입장에서도 도움 안 되는 반응인 것도 맞았다.

"사정은 알았으니, 총학생회에서도 샬레의 요청 시 최대한 지원하겠습니다."

그렇게 약속을 받았지만 잘 지켜질까.

선생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나마 처음 아비도스에 갈 때 안겨준 선물처럼 최대한의 탄약과 지원물자에 대한 확신을 받은 게 고무적이긴 했지만.

돌이켜보면 자신 세계 아비도스의 사건을 해결할 때도 아로나를 비롯해 수 많은 학원들과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해결했다.

하지만 지금의 선생은 그런 도움을 기댈 수 없는, 오로지 혼자다.

그 사실에 한 없이 답답함을 느끼며, 총학생회 건물을 나온 선생은 샬레로 돌아오는 길 내내 한숨을 푹푹 내쉴 수 밖에 없었다.

무거운 쇳덩이가 갈비뼈를 으스러뜨릴 듯 짓누르는 기분이었다.

평소 잘 먹지도 않던 맥주가 심히 땡겼다.

이 세계 샬레엔 엔젤 24 편의점도 입주해 있지도 않아서, 선생은 그 날 눈물을 삼키며 잠을 청할 수 밖에 없었다.

소라와 만날 때마다 나누던 잡담이 그리워졌다.

* * *

[총학생회 내에 선생님이 알려준 분들께 사실을 공유했습니다.]

[보내주신 증거 사진으로 우선 최소한의 설득은 성공한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지원엔 무리가 없을 듯 싶으니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며칠 후.

기차에 앉자마자 타이밍 좋게 온 문자를 확인한 선생은 이번엔 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용된 어조와 단어에 정말 희망적이라 할 수 있는 요소들은 없어보이긴 했으나, 선생이 아는 그들이라면 감정에 휘둘려 일을 방해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됐다.

사실 그것 또한 선생의 희망회로나 다름 없긴 했지만.

'그러고보니까 여기 카야도 카이저 코퍼레이션이랑 연결되어 있으려나 어쩌려나......'

선생은 굳이 린에게 카야에 대한 언급까진 하지 않았다.

아직 그렇다 할 신망도 없는 그가 이 시점에선 우직히 일만 하고 있을 카야의 행적을 알려준다해서 린이 곧이곧대로 믿을 것 같지도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신뢰도나 떨어뜨리는 격만 될 터.

그래도 총학생회 내에서 재앙 이후의 일로 내분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고의적으로 '내분'이 아닌 '재앙'에 치중해 귀띔해주었고, 총학생회장의 대리답게 그 부분에 대해선 살짝 관심을 가지는 낌새였던 린이었으니 나중에 기회가 될 때 제대로 알려주면 되리라 생각했다.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세계에서 선생이란 직책의 신뢰도부터 쌓는 게 우선이었으니.

선생은 그 쯤에서 카야에 대한 생각을 접으며 아비도스에 대한 자료를 다시 꺼내봤다.

'우선 이 세계 대책위원회, 아니 학생회의 신뢰를 얻는 게 우선이다.'

먼저 숙지해야 할 사항 하나.

이 세계에 '아비도스 폐교대책위원회'라는 명칭은 없다.

학생회장 유메의 실종으로 유일한 학생회 멤버였던 호시노가 억지로 존속시키다시피 할 필요도 없이, 이 세계에선 유메가 그대로 살아있었으므로 굳이 학생회를 대체한 대책위원회를 따로 창설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적어도 여기선 먼 미래에 학생회의 정통성에 대한 문제로 곤란해질 일은 없으리라.

그 대신인지 호시노와 시로코라는 주요 전력 둘이 빠져버린 덕분에 문자 그대로 동네북이 되어 여기저기서 얻어 터지고 있는 실정이었지만......

선생은 침음을 흘리며 몇 가지 자료를 뒤적였다.

아비도스 학생회 인원들의 인적사항과 더불어 발품으로 어떻게든 손에 넣은 근래 아비도스 학생회가 전투 상황에 돌입했을 때의 전후 상황을 취합해 출력한 보고서가 팔랑이며 선생의 손 안에서 넘어갔다.

그 자료들을 취합해 보자면- 우선 자신이 보기에도 학생회장 유메는 개인 전투력에 한해서도, 한 집단을 존속시키는 능력에서도 자신 세계에 호시노에 비해 극히 떨어져 보였다.

학생회를 존속시킬 최소한의 역량만 있다는 식으로 말한 린의 평가는 오히려 그녀에 대해 좋게 말해준 것이란 걸 선생은 그동안 상황이 어떻게 진전됐는지 흐름을 짚어보며 깨달을 수 있었다.

'이건 그냥... 아비도스 학교를 카이저가 질릴 때까지 가지고 놀 장난감으로 남겨 놓은 수준이잖아.'

사실 이전 세계에서도 되려 카이저가 대책위원회를 공격하지 않았으면 아비도스 고등학교는 알아서 자멸할 상황이었다.

시간이 지나 다섯 사람이 졸업하고 신입생을 모집하지 못한다면, 학교는 좋든 싫든 그대로 폐교되는 수순이었으니까.

빚더미인 학교에 전학 오는 학생들도 없었을테니 3년 이내에 학교는 멸망하고, 카이저는 코 하나 풀지 않고 아비도스를 흡수할 수 있었을 터.

그러한 자비를- 자비라 하기도 역겨웠으나, 이곳의 카이저는 여기 학생회를 상대로 보이고 있는 듯 했다.

그럴만도 했다.

심히 미안한 평이었지만 노노미, 세리카, 아야네는 개인의 기량과 재능만으로 상황을 타파할 능력은 호시노에 비하면 부족한 학생들.

물자의 열세에도 키보토스 전역을 통틀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역량을 지닌 호시노의 지휘로 언제나 비등비등하게 맞서던 상황이었는데, 여기선 어디서 붙어도 연전연패로 세력을 뺏기는 수준이니 저들 입장에선 그냥 소꿉장난하러 모인 오합지졸들로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경계조차 할 상대도 아니라는 뜻이었다. 마치, 결말은 정해져 있으니 발버둥이라도 마음껏 쳐보라는 조롱이나 다름 없는 처우......

밀려오는 분노를 삭히며 선생은 다른 학생들의 인적 사항이 적힌 종이를 넘겼다.

몇 번이나 확인한 자료들이었지만, 볼때마다 참으로 가슴 답답하게 만드는 내용들 밖에 없었다.

세리카는 왜인지 언젠가부터 알바를 그만둔 상황이고, 노노미는 학생회의 존속을 위해 자신의 지갑을 열고 있으며, 아야네도 어떻게든 자금을 만들어보려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바쁜 모양새였다.

자료로만 봐도 숨이 턱턱 막히는 상황인데, 이들의 고통은 어떨지 체감도 되지 않았다.

[잠시 후 아비도스. 아비도스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내리실 분들은 우측으로-]

철퍽-

자료를 살피는데 여념 없다 안내방송에 정신을 차리기가 무섭게, 가슴팍에 엄습한 가벼운 충격과 함께 쏟아진 얼음물이 무릎 위에 놓인 자료들을 흠뻑 적셨다.

고개를 들자마자 어디 학교 학생인지 모를 두 소녀가 키득거리며 옆 칸으로 도망가는 모습이 보였다.

주변의 시선이 느껴졌다.

안쓰러움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꼴 좋다는 조소들.

차라리 자신 세계의 아비도스를 방문한 시점처럼 낯선 사람이면 모를까, 이 세계 선생은 이미 모든 사람이 얼굴을 알 정도의 명성을 충분히 쌓은 듯 했다.

애석하게도.

선생은 나직히 한숨을 내쉬며 떨어진 플라스틱 잔에 쏟아진 얼음 조각들을 주섬주섬 주워담기 시작했다.

* * *

'일단, 전멸 직전의 학생회부터 수습하는 게 먼저다.'

아비도스에 오기 전에 내린 결론을 되뇌이며, 선생은 방금 전 자신이 가슴팍에 맞은 것과 비슷한 아메리카노를 빨아들였다.

다 젖은 웃옷은 벗어서 더 젖은 서류뭉치들을 넣은 가방과 같은 든 팔 위에 든 채였다.

유메, 그리고 서기를 담당하고 있을 아야네에게 혹시 몰라 만나러 가겠다는 공문을 보내놓기는 했다.

지금까지도 무시로 일관하고 있어 별 수 없이 선생이 직접 찾아오긴 했지만.

'그러고보니, 나에게 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메일을 보냈던 학생이 아야네였지.'

지금은 반대로, 선생이 '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샬레의 이름으로 공문을 보낸 학생이 아야네가 되었고, 대책위원회의 요청으로 아비도스를 찾아갔다 아사할 뻔했던 그 때와 달리 문전박대 엔딩이 유력한 상황에서 무작정 찾아온 주제에 그 때의 기억을 토대로 학교로 향하는 길을 밟고 있었다.

이 무슨 아이러니란 말인가. 쓴웃음을 지으며 발걸음을 옮기던 선생은 문득 들리는 소음에 발을 멈췄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아비도스 고등학교에 상당히 가까워져 있음을 그제서야 자각했다.

그 소음의 근원이 학교 쪽에서 나고 있다는 사실도.

'...전투?'

다가가야 하는데, 발걸음이 떼지지 않았다.

자신을 지켜줄 싯딤의 상자는 없다. 이 세계 선생이 호신용으로 가지고 있는 듯 했던 총기도 싯딤의 상자와 함께 사라졌다. 그리고, 선생이라면 학을 뗄 이 세계 학생들은 자신의 얼굴만 봐도 총을 쏴댈지도 모른다.

알몸으로 전쟁터에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의 상황이었기에 선생은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침착하자.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선생이 선택한 행동은, 학교 운동장이 보일 정도의 높이가 있는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근처 폐건물의 옥상으로 올라간 선생은 챙겨왔던 쌍안경을 꺼내 눈에 댔다.

그리고, 전황을 파악하자마자 선생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망했네."

스스로도 지휘에 자신이 없진 않은 선생이었다.

사실은 가히 불패의 지휘관이라 칭해도 될 전문가인 그가 처음으로 이 세계 아비도스의 진형을 보고 내린 결론은 그것이었다.

뭐라는진 잘 들리진 않았지만, 정문 바로 앞까지 들어와 신나게 떠드는 헬멧단원들의 목소리가 총격을 뚫고 들려왔다.

4명의 아비도스 학생회 일원들은 건물 안으로 진입 가능한 입구에서 농성하고 있었다.

전위로 익숙한 방패를 들며 위협사격을 가하는 유메가 있었다.

그녀는 웃음기 하나 없는 낯으로 선전하고 있었지만, 그녀가 방패를 든 모양새는 확연히 봐도 호시노의 그것보다 미숙해보였다.

무기로만 따지면 가장 강한 화력을 뽐내야 할 노노미는 헬멧단의 집중 포화에 총구를 제대로 내밀지도 못한 채 고립되어 있었다.

빠른 기동성을 자랑하던 세리카도 쏟아지는 총알 세례에 바리케이드 뒤에서 쏘는 걸로도 벅차보였다.

후방에서 오퍼레이터로서의 역할에 치중해야 할 아야네마저도 권총을 들고 그들과 같은 선에서 사격하고 있었으니.

선생은 빠르게 전장에서의 문제점을 파악했다.

우선 물량의 차이.

상대해야 할 교환비가 안 좋아도 너무 안 좋았다. 한 소대 쯤 되어 보이는 규모의 헬멧단원들보단 아비도스 쪽의 수가 적은 게 문제로 보였다.

5명이던 인원이 4명으로 준 와중에, 선생의 눈에는 호시노와 시로코의 부재로 개인 기량마저 확연히 떨어져 보이기까지 한 게 보였다.

그렇다면 파훼법은?

선생은 쌍안경을 헬멧단 쪽으로 옮겼다.

내가 리더요 하고 온 몸으로 광고를 하는 듯한 붉은 옷 소녀가 후방도 아닌 전방에서 총을 쏘고 있었다.

전방의 자신에게 사격할 여지도 못 찾는 오합지졸들 상대로 공을 세울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해서 흥분한 거겠지.

틀린 판단은 아니었다.

선생 자신에게도 기회가 주어지게 만들었다는 부분만 빼놓으면.

머릿속으로 빠르게 작전을 수립한 선생은 전화기를 들었다.

저 소녀들 사이에서 자신의 지휘를 충실히 따라 인원을 배치할 능력이 있는 학생은 한 명 밖에 없었다.

문제는 그녀가 자신의, 선생의 말을 곧이 곧대로 따라줄 것이냐는 건데......

그런 고민이 문득 들었을 때 자신은 이미 아야네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사격하다말고 정말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에이,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한 선생은 다짜고짜 쏘아붙이는 쪽을 택했다.

"노노미에게 바로 사격하라고 지시해줘!"

* * * * *

절체절명의 난관을 타개할 단 하나의 제안

노노미총을쏴라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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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05.29창작

소설) 학대파 선생 세계선에서 살아남기 - 5화/아비도스 학생회(1)

#선생#아비도스 학생회#소설
좋아요 0댓글 20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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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C
Baksam작가
게시물 65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5.05.29 02:17
조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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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

나
ㅇDC
ㅇㅇ125.05.29

뭔소설인가보고있는데 다른세계관 간 선생같네 그런데 총쏘라고? 윽머리가..

ㅇDC
ㅇㅇ225.05.29

노노미 총을 쏴라

ㅇDC
ㅇㅇ325.05.29
ㅇDC
ㅇㅇ425.05.29

의외로 쌍둥이 동생이다 허면 아무리 터무니 없어 보여도 진실보다는 그럴듯하고 적당한 때에 밝혀질 뻔할 거짓말로 좋을 듯 싶은데 원래 터무니 없는 진실을 설득하기 위해선 완벽한 거짓말 보다는 어설픈 거짓말로 애두르고 밝히는 게 낫다고 하던가

ㅇDC
ㅇㅇ525.05.29

시작기반 학원이 새천년과학고라서 그나마 학생들이 똑똑하고 이성적인 애들이라 다행임 다른 학원이었으면 선생님 바뀌고 전 선생 죽은거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확인하러오거나 상황판단 못했을듯

ㅇDC
ㅇㅇ525.05.29

다른 학원이 스타팅지역이었으면 멘탈 건강한 리더나 학생이 한두명밖에 없어서 선생이랑 협력할수있는 최소 학생 풀 모자라서 로스터 구성하기 힘들었을듯

ㅇDC
ㅇㅇ525.05.29

싯딤 없어서 라면가게 폭파당하면 폭사당하겠지만 이 세계선은 라면가게 자체가 이미 없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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