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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선생님』을 부정하는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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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글자수 22995

오타·오역 지적 환영

루비문자는 단어[윗첨자] <- 이렇게 표기함

다음에 번역할 소설 추천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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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만나고 올게요.」

「……알겠어. 다녀와.」

◇ □ ◇ □ ◇

쾌청한 날씨다.

창문으로 들어온 햇빛이 내 책상에 반사되어 눈을 깜빡이게 했다.

햇살에 이끌리듯 샬레 밖으로 시선을 옮기자, 그곳에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맑은 짙푸른 빛깔을 띠고 끝없이 맑은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시야의 끝에는 거대한 뭉게구름. 여름의 끝을 느끼게 하는 너무나도 큰 존재였지만, 그러나 위압감은 전혀 주지 않고, 내 가슴의 미세한 고동에 깃든 것 같았다.

「으음…… 하아.

오늘도, 날씨 좋네…….」

사무로 뭉친 몸을, 스트레칭하며 의자에서 떼어냈다.

햇빛을 받으며 사지를 움직이자, 여고생의 관절에서 나올 수 없는 소리가 났다.

「다음, 예정은…….

아, 슬슬 아오이 실장이 올 시간이잖아.

선생님, 선생님은…….」

한참 동안 눈앞의 PC에만 정신을 팔고 있었는지, 어느새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놓치고 있었다.

좌우로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보이지 않는다. 한숨을 쉬며 찾으러 가려고 발을 내디딘 순간, 주방에서 화기애애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생님, 거기에 있었구나…….

게다가 이 목소리는, 이부키?」

달콤하지만 전혀 괴롭지 않고, 보호욕을 자극하는 유아 특유의 목소리. 주방에서는, 사랑하는 그 사람과 여자아이의 담소가 울려 퍼지고 있다.

단편적으로 들리는 정보로 미루어 보아, 과자를 고르는 것 같다.

도대체 언제.

「어머, 메모가…….」

시선 끝, 공유 책상 위에 노란색 큰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유우카 씨에게.

업무에 집중하고 계신 것 같아 메모로 실례합니다.

이부키를 맡기겠습니다. 만마전은 오후부터 회의가 있으므로, 대신 풍기위원분께 아이의 등하교를 부탁드렸습니다.

시간은 점심시간이 지날 무렵이 될 것 같습니다. 이부키를,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이로하 올림』

과연, 손님이 온 줄도 모를 정도로 일에 몰두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내 일이지만 부끄럽기 그지없다. 하필이면 어린아이……, 아니, 귀여운 여자아이……, 이것도 아니지. 게헨나 최고의 만마전 중요 인사의 방문에 응대를 놓치다니, 정말 한심하다.

이런, 이런 하고 머리를 감싸며 그를 맞이하러 가려던 찰나, 샬레의 문이 열렸다. 아오이 실장이 올 시간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있을 텐데.

「유우카~! 선생님~!

각종 보고서랑 티파티의 밀서를 가지고 왔어!」

의외의 인물……. 아니, 요즘은 그다지 의외도 아닌가.

트리니티의 최고 권력 티파티의 일각, 미소노 미카가, 장엄한 옷차림과 행동거지를 어디로 날려버렸는지, 뻔뻔하게 들어왔다.

「앗, 감사합니다, 미카 선배!

서류는 이쪽에 분류해주시고, 네. OK입니다.

그쪽의 왠지 비싸 보이는 편지는 선생님 앞으로 온 거죠. 열쇠는 열려 있으니, 선생님 개인 보관함에 넣어 주세요.」

「네엡☆

저기 선생님은 어디 있어? 인사하고 가야지!」

「아마 탕비실에 있을 거예요.

이부키랑 과자 찾으러 가셨어요.」

「이부키도 와 있구나!

알았어, 고마워 유우카☆」

최근에는 미카 선배의 게헨나 헤이트도 많이 사그라들었다.

물론 전부는 아니다. 마코토 의장이라든가, 아코 행정관이라든가, 아직 가시를 세우는 상대는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개인 간의 호불호에 머물러 있다. 이것도, 역시 그와 우리가 세운 새로운 정책의 결과일 것이다.

게헨나뿐만 아니라, 우리 밀레니엄을 포함한 모든 학원과의 교류를 피할 수 없게 된 그녀는, 필연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고치게 되었다.

훌륭한 일이다. 그녀 역시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 중 하나니까. 당연한 귀결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악”으로서 교육받았을 테니까.

「……응? 아니, 아코 행정관……?

분명 메모에는…….」

「부르셨습니까?」

「앗.」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

정말 기이한, 아니 불운한 우연이다. 복도나 나선형 계단에서 스쳐 지나가지 않았나.

미카 선배가 주방으로 사라진 직후, 게헨나 풍기위원회의 아마우 아코 행정관이 나타났다.

「유우카 씨, 수고 많으십니다.

이부키 마중도 겸해서, 선생님께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아코 행정관! 수고하십니다.

선생님은 탕비실에 계시지만, 지금은 조금 곤란할지도…….

티파티의 미카 선배가 와 계셔서요…….」

그녀의 단정한 얼굴이 노골적으로 시무룩해진다. 이 선배의 표정 연기는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지만, 아마 나도 중재하느라 지금부터 휘말릴 거라고 생각하면 같은 표정이 될 것 같다.

다음에는 꼭 TV 같은 데서 보여줬으면 좋겠다.

「아……. 그거 귀찮, 아니. 으흠.

뭐, 괜찮겠죠. 아무리 티파티의 난폭 담당이라 해도 그녀도 소녀, 선생님 앞에서는 실언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어느 쪽이냐 하면 아코 행정관 쪽이 실언할 것 같은데…….」

「뭐라고요?」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기쁨, 슬픔, 분노로 변해가는 아코 선배의 표정이, 희색으로 변하며 주방으로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다.

그녀도, 그녀 나름대로 그에 대한 마음을 정한 것 같다.

소라사키 히나 풍기위원장의, 그에 대한 마음. 그에 이어지는 자신의, 그에 대한 감정. 상당히 갈등이 있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저항도, 규탄도 당했다.

하지만 그녀도 받아들여 주었다.

그의 사랑을.

우리의 사랑을.

이제는 훌륭한 “선”한 자다.

──애초에, “악”이라면 여기에 없겠지만.

「자, 과연 어떻게 될까…….

가고 싶지 않은데…….」

방금 전까지는 사랑하는 사람과 너무 좋아하는 아이가 가득했던 나의 극락, 지금은 화약고가 되어버린 주방.

멀리서 지켜보고 있자니, 역시나.

……꺄악꺄악.

……갸아악갸아악!

……갸아아아아아아!

이럴 줄 알았다.

「아, 정말. 애들이야, 저 선배들은…….

아이 앞에서 정말 그만둬 줬으면…….」

나를 포함해 그 외에는 모두 아이라는 사실은 덮어두고, 어른스럽지 못한 선배들을 어른인 척 대한다.

정말 귀찮은 화약고에 들어갈지 말지. 이대로 그에게 맡겨 버릴까.

결론을 미루기를 5분. 너무 많이 생각한 것 같다, 어깨를 손가락 끝으로 톡톡 두드려졌다.

문제의 여성. 앞서 말한 두 선배보다 어리고, 나와 동갑인데, 이 자리에서 가장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미녀.

오키 아오이가,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었다.

「유우카, 수고가 많네.」

「아오이 재무실장, 수고가 많으세요.

미안하지만 선생님이, 지금 미카 선배랑 아코 행정관에게 둘러싸여서…….」

「하아, 시끄럽다고 생각했더니.

집무실까지 불평이 들려오다니, 정말. 일부러 이 시간에 예약을 잡았는데…….」

미간에 손가락 끝을 대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그녀.

왠지 그녀에게는 공감 가는 부분이 많다. 숫자 관련 업무 내용이 비슷한 부분이 많기 때문일까.

「뭐, 건강해 보인다면 그걸로 됐어.

슬슬 총결산 시즌이야, 선생님께 전해줄래?」

「네. 알겠어요, 아오이 실장.」

「……그리고 유우카, 나는 그냥 편하게 불러도 돼.

나도, 너에게는 감사하고 있으니까. 평소의 업무 태도도 그렇고, 선생님을 도와주는 것도 그렇고.

──그 사건에 대해서도, 말이야.」

아오이의 눈이 자애롭게 가늘어진다.

좀 부끄러우니 그만둬 줬으면 좋겠다.

「총결산, 또 선생님이랑 같이 도와주면 좋겠어.

그럼, 선생님께 안부 전해줘.」

「아, 응. 그럼 다음에 봐, 아오이.

근데 예전부터 물어보고 싶었는데 왜 총결산 때마다 퍼즐 게임을…… 가 버렸네.」

끝까지 우아한 행동거지를 잃지 않고, 희대의 미녀는 샬레를 떠났다.

교체되듯 화약고에서 말괄량이 소녀들이 뛰쳐나왔다.

「정말, 진짜 아코 최악!! 싫어!! 바보!!

노출광 같은 이상한 옷차림!! 0.7 우라와 하나코!!

이부키 발톱 때라도 달여 마시면! 그럼 티타임의 좋은 점도 알 수 있지 않을까!

흥!!

그럼 잘 있어, 이부키! 유우카! 선생님! 신세 많이 졌습니다!!」

「잘 가, 미카 선배.」

「나기사에게 안부 전해줘, 미카.」

아가씨의 발언이라고는 할 수 없는 욕설을 비처럼 퍼붓고, 날개를 퍼덕이며 말괄량이 천사는 떠나갔다.

남겨진 작은 악마 딸은 깍듯이 손을 흔들어 천사를 배웅했지만,

큰 악마 딸은 또 얼굴을 새빨갛게 부풀리며 부들부들 떨고 있다.

「0.7 우라와 하나코……!?

해도 되는 말과 해서는 안 되는 말도 구별하지 못하는 겁니까, 저 말괄량이 계집애는……!!

아아, 더는 못 참겠네요. 이대로는 혈관이 터져 쓰러질지도 모릅니다. 위원장님을, 시급히 위원장님을 들이마셔야……

선생님, 유우카 씨. 추한 모습을 보여드렸습니다. 이부키는 확실히 맡았으니, 실례하겠습니다.」

「아, 잠깐만, 아코 선배.

유우카 선배! 선생님! 또 보자!」

「응. 또 보자, 이부키, 아코.」

「또 봐요, 이부키♡♡♡」

꼼꼼하게 이부키에게만 대답하고, 폭풍 같은 아이들을 배웅한다.

정적 속에 나와 그만이 남겨졌다.

「선생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어땠나요, 게헨나와 트리니티의 갈등은.」

「……응. 역시 아직도 골이 깊다고 느껴져.

그래도, 많이 풀어진 것 같아. 예전에는, 이렇게 다투는 것조차 없었으니까. 앞날은 밝아.」

그렇게 말하며 웃는 당신의 미소에, 힘이 실려 있지 않은 것이 느껴진다.

원인은 명백하다. 우리, 아니. 내 탓이다.

선생님의 신념을 부정하고.

선생님의 자긍심을 꺾었다.

내가 꾸민 일. 이렇게 될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내게는 후회할 권리조차 없다.

당신의 근심에 안절부절못하고, 본능적으로 시선을 돌리자, 창문에 반사된 햇빛에 눈이 타는 것 같았다.

무심코 감은 눈꺼풀을, 다시 뜰 용기가 나지 않는다.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나는 내 행동의 책임에서조차 벗어나고 싶어 현실 도피를 하고 있다.

틀리지 않았다. 틀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를, 그 사람을 우선했다. 다른 무엇보다도, 내 자신의 욕망조차 던져 버리고서라도, 그의 미래를 우선했다. 그를 위한 정책.

선생님 우성 정책.

선생님은 반드시 학생의 사랑을 우선하고.

학생은 반드시 선생님의 안위를 우선한다.

어떤 경우에도, 선생님은 모든 학생에게서 향하는 애정에, 평등하게 차별 없이 사랑으로 화답한다.

친애, 우애, 정애. 애매한 척도의 사랑이 아니라, 학생이 원하는 형태의 사랑을 되돌려준다.

부성을 바라는 학생에게는 평등하게 친애를.

청춘을 바라는 학생에게는 평등하게 우애를.

당신을 바라는 학생에게는 평등하게 정애를.

대신, 학생은 선생님을 위협하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도.

받아들이지 않는 자에게는.

이 정책은, 수많은 반발에 부딪혔지만 일부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어, 샬레와 연방학생회의 강행으로 시행되었다.

일단 현재까지는 긍정적인 결과만을 낳고 있다.

선생님을 위협하지 않기 위해, 타 학원 간의 물리적 충돌은 잠잠해지기 시작했고, 키보토스 내에서의 총격전 자체가 2할 정도 줄었다.

선생님에 대한 미지근한 마음을 품었던 학생들도, 공개적으로 선생님에게 어리광을 부릴 수 있다는 것에, 처음에는 위화감을 느꼈지만, 금방 익숙해졌다.

지금은 말 그대로, 선생님은 학생들의 공유물.

그것이 가져온 은혜는 이 샬레를 보면 일목요연하다.

게헨나, 트리니티, 밀레니엄.

3대 학원의 주요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아무런 작은 다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당연하다. 이 자리에 모인 자들은 모두 선생님을 사랑하고. 선생님에게 사랑받는 자.

서로 다툴 일이 있을 리 없다. 모두 같은 사람을 사랑하고 있으니까.

물론 반감으로 샬레를 원망하고, 행동으로 옮기려는 자들도 적지 않았지만. 모두, “교육”받았다.

일부 반항 세력이 아직 뒷세계에 만연하고 있지만, 공개적으로 선생님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자는 거의 사라졌다.

모든 것은, 내 계획대로.

그 아이의 바람대로.

알고 있다. 이래서는 저울이 뒤죽박죽이다.

아이란 어른이 지키는 존재. 학생이란 선생님이 가르치고 이끄는 존재.

그것이야말로 그의 신념이자, 자긍심이며. 즉 『선생님』이며.

우리가 당신을 감싸는 것, 당신은 납득하지 않으시겠죠. 분명 원통하고, 안타깝고, 제가 미우시겠죠.

그래도,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그런 건, 무리야. 이루어질 리 없어.

당신은 총알 하나에 죽어. 칼날에 쉽게 꺾여. 그 연약한 몸으로, 이 세계에서, 하나의 생명으로 서 있다니. 자신보다 강한 자들을 위해 목숨을 갈아 마시며 살아가다니.

키보토스는 당신에게 지옥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생명체가, 당신을 능가하는 괴물입니다.

모든 괴물들은, 당신의 목숨을 손가락 하나로 위협할 수 있습니다.

방아쇠 하나만 당겨도, 무참히 부서지는 우리의 보물.

당신에게 그럴 마음이 없어도. 그녀들에게 그럴 마음이 없어도. 단 하나의 일상적인 사건조차, 경솔하게 당신을 빼앗는다.

말해도 알아주지 않는 당신에게.

그래서 나는. 우리는.

그 아이는.

「…………유우카.」

「…………어?」

갑자기 몸이 따뜻한 무언가에 감싸였다. 놀라서 닫혀 있던 눈을 뜬다.

얼굴 가득 슈트의 주름과, 사랑하는 그의 냄새가 퍼진다. 학생들의 향수가 뒤섞인 향과, 오래된 소설 같은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향과, 내가 좋아하는 감귤류의 향과. 그리고 조금, 땀 냄새.

아아, 안겨 있구나.

뇌가 그렇게 이해해도, 다음 행동을 지시하지 않는다.

몸이 멋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유우카. 너무 속상해하지 마.」

「…………아.」

「우리가 선택한 선택. 이것이, 옳았는지 아닌지. 그것은, 우리가 결정할 수 없어.

확실히 나는, 지금도 옛날의 내 행동을 부끄러워할 생각은 없어.

어른으로서 아이를 이끄는 것. 그것이 너희들보다 앞서 살아가는 사람의 책임이니까.」

「…………선, 생님.」

「하지만.」

등에 둘러진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낀다. 손에서, 가슴에서, 당신의 마음이 전해져 온다.

「유우카. 나는 기뻤어.

『선생님』이 아니라, 나 개인을 위해서, 행동해 준 네가.

나는, 견딜 수 없이 기뻤어.」

「……………….」

이상하다.

쾌청한데.

비가. 멈추지 않는다.

「네게 그렇게까지 속상하게 한 것은, 내 일생의 불찰이야.

하지만, 부끄럽고, 한심한 이야기지만. 나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봐준 너를, 유우카를. 나는 정말 좋아해.」

「…………응. 응……!」

어디까지나 나는 교활한 여자다.

가르치지 않겠다고 결심했는데. 독점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는데. 공유하겠다고 결심했는데.

그렇게 해야만, 그를 구할 수 있다고 이해했는데.

아아, 그래도 당신의 온기를 놓을 수 없다.

「유우카. 이제 나는 너를 선택하지 않아.

네가 그렇게 바라니까.

나는 모든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랑스러운 학생들을 사랑할게. 너도, 그 안에 들어가는 거야.」

「…………네.」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해 줘.」

「………….」

「나는. 하야세 유우카 씨를, 정말 좋아합니다.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계속.」

「…………네……!」

「잠, 아, 아파 아파 아파, 아프다고 유우카, 너무 꽉 껴안, 으으윽.」

거봐요.

조금 되돌려 안았을 뿐인데, 이 꼴이잖아요.

역시 약해요. 약한 당신을, 저는 결코 놓지 않겠습니다. 놓아줄 리가 없죠.

우리, 학생들의, 모든 것을 걸고.

당신을 지킨다. 당신의 미래를, 우리와 당신이 걸어갈 미래를 지킨다.

그것이, 설령 잘못된 선택이라 할지라도.

그 올바른 해답을. 잘못을. 우리는 인정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것이. 우리와 당신과의.

학생들과 선생님과의, 새로운 청춘 이야기의 형태이니까.

하지만, 그건 그거고.

「…………훌쩍, 후우. 선생님!」

「아, 아파……. 유우카, 살살해 줘……. 선생님은 막대기 이하의 내구력이니까…….」

「오후 예정, 전부 다시 잡아 주세요!」

「왜!?」

역시, 독점은 안 돼.

내가 받은 선생님의 사랑. 이 말은, 진심으로 받아들여야 할 아이가 있어.

그 아이에게. 전해야 해.

「옥상! 가요!」

「오, 옥상? 그럼 엘리베이터로……. 유우카? 거긴 현관인데 어디로 가려고, 아파 아파 아파, 잡아당기지 마, 왜 그렇게 막무가내야!?」

선생님을 말 그대로 잡아끌어 샬레의 문을 연다.

향하는 곳은 정해져 있다. 이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 곳.

그곳에, 그 아이가 있다.

끓어오르는, 그날의 기억.

그날.

선생님이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학생을 위해 자신을 혹사시키고.

급기야 학생에게 배신당하고.

병원에서, 죽음의 경계선을 헤매고.

내가 결심과 함께 작전을 실행했다.

그보다,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나는.

『부탁합니다!!』

기억에 남는, 내가 선택한 선택.

지금도 뇌리에 울리는, 그 아이의 비명. 통곡. 원망.

그를 생각하는 그 아이의 소원.

『부탁합니다, 유우카 씨!!』

진홍빛 하늘이 온통 뒤덮은, 키보토스 마지막 날보다.

학생들을 지키고. 학생들을 살리고.

운명을 깨뜨리고, 파멸의 미래를 부정하고.

가로막는 또 다른 자신을 쓰러뜨리고.

혜성이 되어 우리 앞에 돌아와 준, 학생들의 영웅. 키보토스의 구세주.

나의, 사랑하는 사람.

그 기억이 희미해지지 않은 비 내리는 날. 불빛 없는 어두운 병동에서. 누워 있는 그를 뒤로하고. 그 아이는. 내게.

결사의 설득을.

실컷 그 아이에게 힘주어 설득당하고, 매달려 울고,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도움을 청하고.

『부탁합니다!!

부탁합니다, 유우카 씨!!

당신밖에 없어요!!

당신만이 그를 막을 수 있어요!! 그를 구할 수 있어요!!』

물고 늘어지고. 울부짖고.

온몸을 바닥에 던지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부탁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뭐든지!!

그러니!! 제발!! 제발 그를!! 그를 구해 주세요!! 그를 도와주세요!!』

사건의 중대함을, 그를 위한 최선의 수를 최적의 해답을 이해하고.

『그를 위해서!!!

『선생님』을 끝내 주세요!!!』

그리하여, 마음을 쇠와 강철로 다시 다지고 이 작전을 세웠다.

『……………………………….

……알겠어, XXX.

……내게, 맡겨.』

그래. 역시 인정하지 않아. 인정할 수 없어.

나만 보답받고, 그 아이가 보답받지 못하는 결말 따위, 있어서는 안 돼.

기다려. 기다리고 있어. XXX.

지금 당장 너를 한 대 쳐줄게. 반드시 너를 껴안아 줄게.

절대로 버리지 않을 테니까.

우리와, 선생님과 함께. 너를 껴안아 줄 테니까.

업무에 몰두하고 있던 우리를 태양이 비췄다. 무심코 둘이서 하늘을 올려다본다.

어디까지나 이어지는 투명한 푸른 하늘과, 시야 끝에는 거대한 뭉게구름.

우리의 길을, 비춰 주는 것 같아서.

둘이서 얼굴을 마주 보고, 활짝 웃었다.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계속 키보토스는.

쾌청하다.

◇ □ ◇ □ ◇

오늘도 쾌청하다.

어디까지나 맑은 푸른색이 내 시야를 왜곡시킨다.

비상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오를 때마다, 내 목덜미에 거슬리는 땀이 흘러내린다. 체력 부족 때문인가. 여름의 더위에 비춰진 탓인가.

아니면, 사지로 향하는 공포 때문인가.

철제 계단을, 가벼운 소리를 내며 밟는다. 신발 밑창과 얇은 철이 스치는 감촉에, 평소에는 느낄 수 없는 불쾌감을 맛본다. 새로운 기록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을, 오히려 끔찍함이 앞선다.

옷에 숨긴 발신기의 상태를 확인한다. 문제없다.

애총의 거동을 확인한다. 문제없다.

문득 올려다본 곳에, 혐오스러운 거미집이 눈에 띄었다.

그날, 실의에 빠져 내려갔던 비상계단을, 오늘은 위로, 오직 위로.

향해야 할 곳은 옥상. 먼저 온 손님이 이미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발단을 연 장소. 우리 이야기의 시작 장소. 격리 병동.

그녀를 그곳으로 불러냈다.

결착을 짓기 위해.

도착한 최상층은, 투명할 정도로 넓고, 황량한 공기가 가득했다.

시야 끝에는 거대한 뭉게구름. 여름의 끝을 느끼게 하는 너무나도 큰 존재인 그것은, 보기 이상의 공포와 위압을 내게 주고, 이 가슴에 쑤시는 가시를 더욱 깊숙이 찔러 넣는 것 같다.

고지대라, 윙윙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여름 하늘에 어울리지 않는 한기에 몸을 비튼다.

과연 한랭차의 영향일까. 아니면 스트레스로 인한 자율 신경의 혼란일까.

아니면.

「안녕하세요. 우시오 노아 씨.」

눈앞의 소녀에게서 풍기는 죽음의 냄새 때문인가.

「안녕하세요. 불러내서 죄송합니다, 스미 세리나 씨.」

「신경 쓰지 마세요.

이 격리 병동은 제 정원 같은 곳이니까요.

뭐, 요즘은 별로 쓸 일이 없어서 다행이지만요.」

명랑하게 웃는 소녀. 확실히 그 사건 이후로, 선생님은 입원할 만한 무모한 짓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의 일도 이 병동의 역할도 줄어든 셈이다.

「세리나 씨, 너무 오래 끌 것도 없겠죠.

단도직입적으로, 제 물음에 답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런가요?

뭐, 이런 휑한 곳에서 오래 머물 필요는 없겠죠.

노아 씨의 몸에 해로울 테니까요.

네, 그럼요. 뭐든지 물어보세요.」

눈썹을 팔자로 만들며 쿡쿡 웃는 그녀를 보고, 결심이 무뎌진다.

역시 단순한 기우인가.

추측에도 미치지 못하는 망상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아니,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계속,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어요.」

그래도 나는, 이 의심을 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저는 그날, 선생님과 유우카의 만남을 전부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

조용히 듣는 세리나 씨에게, 나는 혼자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말 그대로 전부요. 두 분이 관계를 맺기 전, 유우카와 선생님의 대화 전부도요.」

지금도 기억에 새겨진 그날의 만남.

겹쳐진 두 그림자가,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이야기하는 모습.

뭐, 이제 와서 그것을 규탄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그런데 세리나 씨.

당신은, 선생님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셨죠.」

「…………어머, 노아 씨.

엿듣기라니. 나쁜 아이네요?

그 힘에 대해서는, 선생님에게조차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증언을 확보했다.

역시 모순된다. 의심이, 서서히 확신에 가까워진다.

「네. 저는 엿듣기로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사과드립니다. 어떻게든 해주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상하죠.」

「……어디가요?」

부드러운 미소를 잃지 않고.

하지만, 동공에서 빛이 사라진 것을 놓칠 내가 아니었다.

「방금 당신이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그 힘은 입 밖에 낸 적이 없다고.

문제의 선생님 본인에게조차, 명확하게 힘의 상세한 내용을 이야기한 적은 없다고요?」

「네. 그렇죠?

말해도 믿어 주지 않을 테니까요.」

말해도 믿어 주지 않는다.

그래. 거기다. 단 하나의 의심.

이것만이 내 마음을 좀먹고 있었다.

유우카는. 합리와 이성의 나라[밀레니엄]은.

확신 없는 것을, 진실로 말하지 않는다.

「──그럼, 왜 유우카는.

당신의 능력을, 정확히 알고 있었던 건가요?」

「─────.」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예상 이상으로. 공포마저 느낄 정도로.

스미 세리나는 자애로운 어머니 같은 미소를 띠며, 내 말의 뒷부분을 기다린다.

「……세리나, 씨.」

「네.」

「이제부터 제가 당신에게 할 비난은, 아무런 증거도 근거도 없는, 추측 이하의 것입니다.

망상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당신은 제 말을 광언이라고 일축할 수 있습니다.

아니. 설령 진실이라 할지라도, 바보 같다고 한마디로 부정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주셔도 좋습니다.」

「네.」

실제로는, 그렇게 해주길 바랐다.

하지만 거기까지는 말할 수 없었다.

여름에 어울리지 않는 한기에 손끝이 떨리고, 감각이 없어진다.

비난하는 쪽인 내가, 한 마디 이을 때마다 여유를 잃어 간다.

초라해 보이기도 할, 쉴 새 없이 말하는 나를, 그녀는 감싸 안듯 미소로 받아주고 있었다.

한숨, 숨을 내쉬고, 말을 잇는다.

「유우카는, 거미[원흉]가 아니었던 것이 아닙니까.」

「………….」

한 걸음. 다가선다.

「왜, 유우카는.

당신이 가진 불가사의한 능력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인 건가요.

왜, 유우카는.

근거도 숫자도 통하지 않은 단순한 자기 판단을, 사실로서 선생님에게 강요한 건가요.」

「………….」

한 걸음. 바싹 다가선다.

「세리나 씨.

──유우카는, 거미집이 아니었습니까.」

「………….」

한 걸음. 한 걸음.

왕수를 향한 길을 간다.

「당신이 준비한, 거미집.

즉, 함정.

즉, 작전.

즉, 공범자.」

「………….」

그녀의 미소는 변함없고.

내 결의도 더는 무뎌지지 않고.

「처음부터, 당신과 유우카는 이어져 있었다.

당신이 그녀에게 일련의 사건을 강요했다.

당신이 그녀에게 귀띔을 했다.

당신이 그녀를 꼬드겼다.

……그래서, 유우카는 확신이 있었다.

당신의 특수 능력에 의심을 품지 않고.

선생님의 장래에 파멸이 찾아올 것에도 의심을 품지 않고.

──그녀는, 처음부터, 무대 장치였다.」

「………….」

원치 않는 해답을.

여기에.

「스미 세리나 씨.」

「네.」

몰아붙인다.

「당신이, 이번 사건의, 원흉[거미]이 아니신가요?」

웅덩이에, 천연의 물거울에, 두 사람의 그림자가 반사되어 있다.

내려다보는 뭉게구름과 같은 색의, 은백색 장막을 두른 비난하는 자와.

맞서는 여덟 개의 다리. 즉, 여왕거미.

◇ □ ◇

「…………유우카 씨에게, 무언가 들으셨나요?」

무언가 무너졌다.

성모인지, 천사인지, 초월자 같은 그녀의 흔들리지 않던 미소가, 꺾인 꽃처럼 선명함을 잃었다.

「아니요. 아무것도.

유우카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았어요. 모든 것은 자신이 꾸민 함정이라고. 그녀는 호언장담했죠.

당신에게 도달한 것은 단지 제 망상과, 추측에 의한 것.」

「……그래, 요.」

스미 세리나는 웃었다. 봄에는 사라지는 덧없는 눈처럼. 여름에는 흘러가는 가련한 뭉게구름처럼.

허무하고 공허하게. 눈가를 비틀고, 경련하는 입가를 떨면서.

그러나 한 방울도 눈물을 흘리지 않고. 아니, 흘릴 눈물조차 말라버렸다. 그런 눈을 하고 있다.

「유우카 씨, 상냥하고…… 좋은 사람이네요…….

이런 저에게 의리를 지키고. 오명을 뒤집어쓰고…….

괴물에게 홀렸다고, 말하면 될 텐데…….

정말, 좋은 분…….

──이용하기 좋은 분이네요.」

악의적으로 받아들일 법한 말.

한심하다. 드물게, 자신 외의 사람에게 이런 평가를 내렸다.

그녀는 나와 같다. 자신을 부정해 주길 바라면서, 그런데도 주위는 좋은 사람뿐이라 좋은 사람뿐이라, 무가치한 자신을 무능하다고 평해 주는 동료가 없다.

나와 같은 종류의 고독한 자.

「……세리나 씨.」

「……후후. 후후후.

아아. 왠지 저, 악당 같네요?」

또, 악의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게 그녀는 비뚤어진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그녀를 비난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설령 본심이 거기에 없었다고 해도, 나는 유우카와 선생님을 받아들였다. 받아들여 버렸다.

셋이서 한 침대를 쓴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유우카와 함께, 선생님의 신념을, 자긍심을 죽였다. 나도 공범이다.

그래도.

「…………후. 후후후. 후후후.

그런가요. 그런가요.

…………유우카 씨가, 그렇게 말해준다면. 저도.」

하늘을 우러러보는 소녀.

그녀의 흐릿한 눈에, 맑은 푸른 하늘은 어떻게 비치고 있을까.

「……원흉이라니, 듣기 안 좋네요.」

한 걸음씩, 스미 세리나는 걷기 시작한다.

결심한 듯. 꿈에서 깬 듯.

그녀의 고백에 귀를 기울인다.

「저는 단지, 제가 알게 된 선생님의 마음을. 전했을 뿐입니다.」

양손을 뒤로 깍지 낀 채, 그녀는 걷는다.

「유우카 씨에게. 상세하게.

──그래요, 한 마디 한 마디 빠짐없이, 정확하게, 선생님이 키보토스에서 겪어 온 모든 감정을.

그 모든 것을, 이야기했을 뿐입니다.」

천천히.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에 마음을 싣듯이, 짓밟듯이.

「왜 유우카 씨였는가.

매우 단순해요.

가장 감정이입해 줄 것 같고.

가장 폭력적인 해결책에 호소하지 않고.

가장 제 바람에 가까운 해답을 마음속에 품고 있는.

제게 있어서, 이상적인 공범자였기 때문에.」

말 자체는 매우 온화하게.

감정은 발걸음에 담아.

소녀는 이야기한다.

「아세요?

선생님은, 인간이랍니다.」

갑작스러운 질문이었다.

대답할 수 없다.

스미 세리나는 웃는다.

「아세요?

선생님은 구세주가 아니에요.

신도 부처도.

왕도 우상도.

천사도 악마도.

등장인물[캐릭터]도, 무대 장치[맥거핀]도 아니에요.」

여기 오기까지 느꼈던, 불쾌하기 짝이 없는 냄새가 더 심해졌다.

소녀의 눈에서 풍긴다. 죽음의 기운이.

「아시나요. 그의 고통을.

아시나요. 그의 절망을.

아시나요. 그의 모순을.」

역시 동기는 이거였다.

선생님을 위해서.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스미 세리나가, 선생님을 위하는 것 외에, 이렇게까지 호전적이 될 리 없다.

하지만.

뭔가, 변수가. 놓친 것이 있다.

그렇게 직감이 말하고 있다.

낭랑하게, 원망을 담아.

스미 세리나는 독백한다.

「아시나요. 인간은, 반드시 공포를 느끼는 생물이에요.

복부를 총에 맞아, 이물질이 인체를, 장기를, 혈관을 유린하고.

죽을 고비를 넘기면 반드시. 반드시 사람은, 마음이 꺾입니다.

그 흉기를 휘두른 학생과 마주치면, 인간은 반드시, 적의를 품게 됩니다.」

「……윽.」

설마 이건, 선생님을 두고 하는 말인가?

모른다. 듣지 못했다.

역시 그는, 사선을 몇 번이나 넘나들었나.

학생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과 맞바꾸어.

그날 병원의, 유우카의 통곡이 떠오른다.

「아시나요. 인간은, 거짓말을 들으면 지치는 생물이에요.

믿었던 사람이, 자신을 이용해 권력을 얻으려 했을 뿐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함께 이야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사람이, 자신을 더러운 어른으로밖에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 학생에게, 뭐든지 할 테니 용서해 달라고 부탁받으면, 인간은 반드시, 격정을 터뜨립니다.」

「………….」

이것도, 선생님의 이야기.

명확하게 어떤 사건을 가리키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그가 믿었던 학생에게 배신당한 적은 한두 번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실로 어리석게 보이는 선생님의 우직함. 그를 좋아한 자로서, 역시 용서할 수 없고, 역시 용납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런 그를 비뚤어지게 만든 사실을 떠올린다.

「아시나요. 인간은, 사람을 죽이면 심적 외상을 입습니다.」

「───.」

이것은.

틀림없이.

「다른 세계의 존재니까.」

걷는다. 웅덩이를 밟는다.

「다른 시간축의 존재니까.」

걷는다. 마른 나뭇가지를 부러뜨린다.

「다른 가능성의 존재니까.」

걷는다. 유리 조각을 부순다.

「이미 끝난 이야기니까.」

걷는다. 매미의 사체를 밟는다.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니까.」

걷는다. 낙엽을 밟는다.

「학생을 지키기 위해서니까.」

걷는다. 낙엽을 짓밟는다.

「그 자신의 소원이니까.」

걷는다. 차 올린 돌멩이가 날아간다.

「그 자신의 결말이니까.」

그렇게, 발걸음을 멈췄다.

「상관없어. 상관없습니다.

방아쇠를 당긴 것은 사실입니다. 죽인 것은 사실입니다. 마무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영원히 빠지지 않는 쐐기가 되어, 말뚝이 되어.

그의 손에, 발에, 가슴에 박혀 빠지지 않습니다. 그를 십자가에 못 박아 묶어두고.

제가 뭘 해도, 빠지지 않습니다.」

「………………….」

마침내 스미 세리나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빛을 잃었던 눈에는, 이제 맹렬히.

부드러운 표정은 사라지고, 이제 분노로.

그 작은 손바닥에서, 그 작은 키에서, 그 작고 작은, 그리고 자애와 상냥함으로 가득 찼어야 할 가슴속에서는, 이제 작열하는.

원한의 불꽃이 피어오르는 것이, 눈에 보였다.

「프레나파테스를 죽인 심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로부터, 선생님은 평생 해방되지 못합니다.

그 살의가. 살상이. 어쩔 수 없이 무자비하게, 세계의 운명 따위의 헤아릴 수 없는 것과 저울질당하고. 자신에게 강요당했다면.

──인간은 반드시, 세계에 대해, 증오를 품게 됩니다.」

「───.」

그녀가 말하려는 것에, 어렴풋이나마 추측이 선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에게도 유우카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너무나 잔혹해서.

「왜 다들, 하나같이 그의 선함을 믿고 의심하지 않는 걸까요.」

「아이들의 절대적인 편이라니.

우상숭배를 하는 걸까요.」

뱉어 버린다.

탐스러운 복숭아색 머리를 쥐어뜯는다.

「왜 다들, 그가 평범한 악의를 가진 인간이라고 믿어 주지 않는 걸까요.」

「선생님이라면 믿을 수 있다니.

그 사람을 알지도 못하는 그 입이. 도대체 어느 입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걸까요.」

꽉 깨문다.

몇 번이나 깨물었을, 입술에서 피가 뚝뚝 떨어진다.

「왜. 그에게 『선생님』을 강요하는 걸까요.」

「…………그건,」

정해진 답을 무심코 본능적으로 말해버릴 뻔했다.

말을 망설이는 나에게, 세리나는 웃어 보이려다, 일그러진 표정을 짓는다.

「네. 맞습니다, 노아 씨.

선생님 스스로가 바랐으니까.

말씀하신 대로. 네,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작은 주먹이 떨리고 있다.

끝내 어디에도 휘두르지 못한 손바닥에 손가락이 파고든다.

「그가. 아니 그가 아니다.」

「선생님이.」

「선생님이 선생님을 바랐으니까.」

「선생님이 『선생님』을 바랐으니까.」

「『선생님』이 『선생님』을 바랐으니까.」

「──아아, 그래서 용서할 수 없어.」

「──윽!? 세리──」

눈을 크게 뜨고, 머리를 감싸고, 스미 세리나는 몸을 떨었다.

분명히 이상한 광경. 감정론이나, 내가 느끼던 공포 같은 애매한 것이 아니다.

명확하게, 뭔가 시커먼 것이, 그녀의 몸에서 풍기고 있다.

검은 파도가 되어, 그녀를 뒤덮듯 넘실거리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헤일로의.

십자가에 고리를 걸고, 그 끝에 지닌 백합 문양의.

끝이. 깨졌다.

「용서할 수 없어」

「용서할 수 없어」

「용서할 수 없어」

「용서할 수 없어」

「용서할 수 없어」

「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용서할 수 없어.」

이상한 소리. 이상한 소리. 이상한 소리.

태어나서 처음 듣는, 헤일로가 부서지는 소리.

돌이킬 수 없는 변질.

「아세요. 그는, 자신이 입은 마음의 상처를, 말 그대로 끌어안아 버렸습니다.」

그녀는 계속한다.

경직된 나를 신경 쓰지 않고.

「절대로 학생에게 보이지 않는 위치에.

숨기고 덮고, 뚜껑을 닫았습니다.」

진실을, 스미 세리나는 말한다.

이제야 유우카가 그녀를 믿은 이유를 이해했다.

계산도, 기록도, 합리도, 이성도. 아무것도 관계없다.

이것은, 본심에 호소하는 본심.

통곡.

「제 힘으로만.

그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제 신비로만, 알 수 없는 곳에. 봉인해 버렸습니다.」

검은 기운을 두르고, 스미 세리나는 얼굴을 든다.

성모는 더 이상 그곳에 없었다.

아니.

모든 것은 그를 생각하기 때문이니. 그렇기에 성모였다.

「아세요.」

「지금의 선생님은, 해리성 정체성 장애를 앓고 있습니다.」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세리나가 밟아 부순 유리 조각 소리일까.

그녀의 헤일로, 십자가 끝에 위치한 꽃잎이, 부스러기처럼 먼지처럼 흩날리는 소리일까.

아니면.

내 머릿속에서 울려 퍼진 소리일까.

「공포로 인해 학생에게 악감정을 품는 작은 자신을.

분노로 인해 학생에게 악감정을 품는 비열한 자신을.

슬픔으로 인해 세상에 악감정을 품는 연약한 자신을.」

그것은, 그녀만이 아는 진실.

그녀만이 계속 알고 있던 그의 진실.

「자기 자신의, 감정을.」

스미 세리나에게만 허락된, 선생님의 진짜 모습을 볼 권리.

그러므로 고문. 살아있는 지옥.

「하나의 인격으로 분리하고, 자기 안에 봉인한 것입니다.

학생을, 세상을, 미워하는 것은 사악한 자신[그 사람]. 『선생님[나]』가 아니다.

악의를, 악성을, 다른 인격으로 정의하고. 그 의식을 심층 심리에 가라앉힘으로써.

그는 『선생님』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는, 『선생님』으로 있을 수 없었다.

사랑스러운 학생들의 미래와, 자기 자신의 약함을 저울에 올려놓고.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그는 자신을 버린 것입니다.」

“그 사람”.

“『선생님』”.

그녀가 집요하게 바꿔 말하던 말의 본질을 알게 된다.

단순명료하게. 달랐던 것이다.

우리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저는. 그의 마음을.

그의 본심을, 그 모든 것을, 계속 알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계속 알고 있었습니다.」

「…………과연.

즉 세리나 씨. 당신은.

────이미 오래전에, 미쳐버렸던 것이군요.」

「물론이죠.

선생님이 미쳐버린 것과 동시에, 스미 세리나도 망가진 것입니다.

당연하잖아요? 저와 선생님은, 한 몸과 같으니까요.」

마음을 읽는 힘도 대단하구나, 하고. 어딘가 남의 일처럼 생각했다.

즉, 스미 세리나의 시선은, 처음부터 우리와 어긋나 있었다.

그녀는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나날의 업무에 시달리는 그의 고뇌를.

죽음과 총알이 오가는 일상에 굳어지는 그의 공포를.

쏟아지는 호의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하는 그의 고충을.

몸을 찢는 흉악한 칼날에 겁먹고 떠는 그의 두려움을.

몇 번이고 구했을 터인 것들로부터 받은 반기에 아파하는 그의 분노를.

왜소한 개인에게 짊어진 세계라는 짐에 짓눌리는 그의 탄식을.

그, 그의 연약한 내면이야말로, 스미 세리나가 가장 좋아한 부분이며. 그녀가 진심으로 곁에서 돌봐주고 싶었던 그의 본심이며.

그, 세리나가 사랑한 “그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선생님』” 본인에게, 불필요하다고 판단되어, 버려진 것이다.

미치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녀의 연인을 죽인 것은 그녀의 연인이었다.

복수할 상대조차 없다.

…………아니.

어쩌면. 일련의 사건이야말로, 스미 세리나의 복수극이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애정을 쏟아부은 사람을, 쉽게 꺾어버린 증오스러운 자에 대한, 처음이자 마지막 복수극.

이제야 유우카가 세리나에게 가담한 이유를 깨달았다.

확실히 그녀도 세리나 쪽 인물이리라. 『선생님』이라는 패키지보다, 그 배경이야말로 사랑하는. 그런 여성이다.

아니, 유우카뿐만이 아니다.

그를 사랑하고, 따르는 학생 대부분은, 분명 이 사건으로 세리나의 편을 들 것이다. 선생님의 본심이 선생님 자신에 의해 부정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누구라도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나조차도. 만약, 유우카가 아니라, 나에게 먼저 이야기가 들어왔다면. 분명 나도──.

──아아. 그런 것이었군요.

「저도. 무대 장치였던 것이군요.」

「……네. 그렇습니다.

죄송했습니다, 노아 씨.」

말라버렸다고 생각했던 그녀의 눈꺼풀에서, 마지막 한 줄기가 흘러내린다.

깊이 머리를 숙인 그녀에게 떠오른 헤일로는, 지녔던 천륜도 내걸었던 백합 문양도 이제 없고.

새까맣게 타버린 십자가만이 남아 있었다.

하야세 유우카는 스미 세리나의 공범자이며.

우시오 노아는 하야세 유우카의 공범자.

그렇게 되도록. 자신의 의지로 그 길을 선택하도록.

나를, 학생들을. 도망칠 수 없게 하기 위해.

그를. 선생님을, 학생들에게서 도망칠 수 없게 하기 위해.

모두 유우카와, 나와, 학생들의, 자유 의지에 의해 결정되어야만 했다.

스미 세리나의 세뇌가 아니라. 학생들의 본심에서, 『선생님』을 부정하게 해야만 했다.

그렇게 해야만 비로소. “그 사람”을 뒤덮고 있는 “『선생님』”의 외곽을 파괴할 수 있다.

『선생님』은 학생을 위해 있는 것이니까.

학생에게 부정당하지 않는 한, 『선생님』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것을 위한, 하야세 유우카와 우시오 노아.

가장 감정 이입을 하고.

가장 폭력적인 해결책에 호소하지 않고.

가장 그녀의 바람에 가까운 답을 마음속에 품고 있는.

스미 세리나에게 있어서, 이상적인 무대 장치[맥거핀]이었다.

나도. 유우카도.

모든 그에게 이어지는 학생들도.

세리나가 준비한, 『선생님』을 잡아먹기 위한, 거미집이었던 것이다.

자, 어떻게 해야 할까.

애총의 손잡이를 꽉 쥔다.

『서기의 결단』. 그렇게 이름 붙인 이 총구에, 문자 그대로의 무게가 담길 날이 오다니.

지금 바로, 키보토스의 미래를 결정할 권리가, 그 방아쇠에 담겨 있었다.

지금의 약하고 깨진 그녀의 헤일로라면, 내 총알 한 발로 쉽게 깨뜨릴 수 있을 것이다.

이것으로, 눈앞의 부서진 소녀를 쓰러뜨린다.

그 목을 내걸고, 이번 사건의 막을 내린다.

선생님은 당황할 것이다. 유우카도 견디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목은 틀림없이 선생님 안에 응어리로 남아 계속 남아.

그가, 『선생님』으로 돌아가는 것을 주저하게 할 것이다.

키보토스는 악의 우두머리를 얻어 원래대로 돌아가고. 선생님은 그녀가 바라는 모습으로.

세리나 씨는, 목숨을 바쳐 죄를 씻는다.

그리고 아마도. 아니, 내 망상에 불과하지만. 스미 세리나 본인도, 그것을 바라고 있다.

무대 장치로서, 마지막 사명을 다하는 선택도, 확실히 할 수 있겠지.

그렇게 함으로써 그녀의 거창한 무대는 막을 내린다. 영웅의 혼을 가슴에 품고, 여주인공은 영원한 잠에 빠진다.

마지막 페이지로서는, 훌륭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 그것은.

짜증 나네요.

「!」

그렇게 생각한 순간이었다.

아래층에서, 철과 신발 밑창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가벼운 발걸음과, 조금 운동 부족을 느끼는, 무거운 발걸음.

두 사람의 발소리가, 경쾌하게 울리고 있다.

그녀와 그의, 진심을 깨닫고.

무심코 활짝 웃어 버렸다.

뭐야. 내가 나설 필요, 없었지 않습니까.

결국, 당신은 변하지 않는군요.

반드시, 학생을 위해 행동해 주니까요.

「세리나 씨.」

「………………?」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사람은 몇 배나,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것 같아요.」

한발 앞서 그녀와 그의 마음을 가슴에 담고, 나는 한 걸음 옆으로 물러선다.

자, 당신의 차례 입니다, 세리나 씨.

저는 이제 실컷 토해냈습니다.

그녀도, 아마 그도, 같을 것.

그러니 다음은 당신 차례.

부디, 품고 떨어지려 했던 그 마음의 모든 것을.

부딪쳐 보세요.

「───세리나!!!」

--------

다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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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06.07번역

소설핫산) 『선생님』을 부정하는 이야기 1

#선생#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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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
nike53085202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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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5.06.07 02:33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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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나
ㅇDC
ㅇㅇ125.06.07
디시콘
ㅇDC
ㅇㅇ225.06.07

이거 생각보다 장편이네

ㅇDC
ㅇㅇ작성자25.06.07

원문 기준 총합 5만자 넘어가는 소설이라 그런듯

ㅇDC
ㅇㅇ325.06.07

다크한 세리나 맛있다

ㅇDC
ㅇㅇ425.06.07

재밌다 번역 감사

ㅇDC
ㅇㅇ525.06.07
디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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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핫산] 우시오 노아의 에두른 고백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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