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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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는 특별할 것은 없었다.
점심 때가 지나자, 약속한 대로 노아와 코유키가 샬레로 찾아왔다.
어쨌든 밀레니엄과 공통으로 진행했던 업무에 대한 서류들은 방대했고, 총학생회에 제출할 분기 결산도 끝내야 했으므로, 총출동한 3인방에 의해 밀레니엄측 서류들의 정리들은 말끔하게 끝이 난 셈이다.
도움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선생은 외식을 권했으나, 타 학원 간의 서류 업무를 걱정한 유우카에 의해 간단한 배달 음식으로 회식을 끝낸 마당이다.
"후후. 별 탈 없이 끝나서 다행이네요."
우시오 노아는, 다름아닌 코유키가 걱정되었던 것인지, 제 옆에서 걷는 코유키를 힐끔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어쨌든 쿠로사키 코유키야말로, 언제 어디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이었으니까.
이 말괄량이 소녀가 순순히 업무에 집중해 준 덕에 업무를 '오늘' 끝낼 수 있었고, 이 사고뭉치 소녀가 사고를 치지 않은 덕분에 '업무' 를 오늘 끝낼 수 있었다.
"니하하! 이 정도는 아주 쉬우니까요! 게다가 그렇게 시무룩한 선생님의 모습도 재밌거든요!"
"...코유키 쨩, 어른한테 그런 태도는 안 된다구요?"
제 자신이 무례하다는 것조차 모르는 듯, 쿠로사키 코유키는 상당히 즐거웠다는 듯 호탕하게 웃었고, 물론 노아의 가벼운 훈계는 가볍게 어딘가로 치워두는 모양새였다.
...오직 하야세 유우카만이, 영 편치 않은 얼굴로 걷고 있었다.
"......무슨 일 있나요? 유우카 쨩..."
그녀가 짓기에는 명백히 이상할 정도의 떨떠름함이었기에, 노아가 슬슬 의문을 갖는 것도 이상하진 않았다.
"어, 어?! 아니...아무것도 아니야!"
물론 그 이유를 말할 수는 없었다.
두 사람이 오기도 전에 겪었던, 생전 처음 보는 모습의 선생을.
그리고, 그 모습의 선생이 겪어 왔던, 지레짐작도 못 했을 그 이유도.
"......응. 아무 것도."
선생을 연모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아마, 자신 말고도 몇몇의 학생들이 그에게 연심을 품고 있을 것이다.
착각했다.
자신은 어쨌든 키보토스의 누구보다 선생의 곁에 가까이 있었고, 선생 역시도 자신을 아낀다는 느낌을 받았고, 언젠가는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 다가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완전히, 착각했다.
아마도, 그는 학생들이 어른이 되더라도, 그 어느 누구의 연심이라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이미 백년가약을 맺은 여자가 있었다는 것도 그러했고, 그의 사람됨됨이로 미루어보아, 한 사람 외의 다른 사람에게 애정어린 눈길을 보낼 사람도 아니기에 더욱 그러하다.
설상가상으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곳으로 배우자를 떠나보냈다면, 더욱 더.
씁쓸하게도, 이 감정은 단순한 실연 따위가 아니었다.
연모하던 이가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
그 아픔을, 이 키보토스의 어느 누구라도 치유해주지 못하리란 것.
끝끝내, 그러한 아픔을 이 키보토스의 그 어느 누구에게라도 터놓지 않으리란 것.
결단코, 연모하는 이가 그 아픔을 죽을 때까지 치유받지 못하리란 것.
안타까움.
무력함.
그러한 감정 앞에서, 실연의 아픔 따위는 한낱 괘씸하고 건방진 만용에 지나지 않으니까.
"유우카 쨩......"
직접 이야기하지 않는 이상 알 길은 없지만서도, 유우카가 품은 그런 복잡하고 비참한 감정만은 노아에게 똑똑히 전달되었다.
곁에서 걷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뭇 그러한 감정을 내뱉고 있었으니까.
"아~! 혹시, 유우카 선배, 선생님이랑 단 둘이 있지 못해서 그런 거 아니에요?"
비가 갠 뒤의 시원한 바람 때문인지, 오늘따라 유독 기분이 좋았던 코유키에게 있어, 유우카의 그러한 기분은, 그동안 알음알음 내뱉던 연심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평소대로의 하루였다면 이러한 코유키의 시선은 썩 정확한 것이었겠다.
오늘이 그런 평범한 날이 아니라는 것을, 코유키가 알 도리는 없었으니까.
그리고, 정말로 그런 평범한 날이 아니라고 외치기라도 하는 듯, 유우카의 휴대폰이 요란스럽게 울리기 시작한다.
하야세 유우카는, 여전히 찝찝한 얼굴로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발신자는, 선생이었다.
...어째서? 아직 샬레를 떠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건만, 새로운 업무라도 생긴 것일까.
이유모를 오싹함에서 애써 고개를 돌리며,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
[ -너 어디야. ]
고개드는 찝찝함. 엄습하는 불길함.
휴대폰 너머의 목소리는, 그런 모든 감정을 하나로 축약한 것만 같았다.
"네, 네? 저희 지금......가고 있-"
[ -어디냐니까? 멀리 갔어? ]
"...아, 아, 아뇨......아직...전철역도 못 갔-"
[ -기다려. 거기서 기다려. ]
뭐라 말을 꺼낼 새도 없이, 전화가 끊어진다.
그는 절대로, 학생의 말을 끊지 않았다. 전화던 오프라인이던, 그것은 명백했다.
그런 그가, 학생의 말이 끝나는 것조차 기다리지 않고,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급한 것과는 전혀 상반되게도, 그의 목소리에서는 일말의 상냥함도 찾을 수 없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단단히, 아주 단단히 잘못되었다.
"......선생님이신가요, 유우카 쨩?"
"아, 제 말이 맞다니까요, 노아 선배!"
스피커폰도 아니었고, 그의 목소리가 컸던 것도 아니었던 만큼, 두 사람은 그런 기운을 감지하지 못 한 모양이었다.
"코유키 쨩, 지금은 아무래도 그런-"
"-그런 유우카 선배가, 확실히 정신을 차릴만한 아이템이 하나 있는데 말이죠......"
쿠로사키 코유키는 마치 비장의 아이템이라도 가진 것처럼, 사고치기 직전의 악당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상함을 감지한 노아가 그녀를 잘 타이르려던 것도, 한 숟갈의 관심조차 주지 않았던 것이겠다.
"......자아, 바로 이거에요!"
코유키는 품 속에 넣어두었던 것을 꺼내서, 무언가의 가능성을 발견한 듯, 자신을 향해 질문하려던 유우카를 향해 펼쳐보인다.
그것은, 사진이었다.
지금과는 아주 약간 다른 모습의 선생과, 한 번 본 적 있는 여자가 해맑게 웃는 채로 찍힌, 제법 헤지고 낡은 사진.
찝찝함과 불길함 가득이던 유우카의 얼굴이, 경악 가득한 잿빛으로 물들어간다.
"......코, 코유키 너, 그거......그거......! 대체 어디서......!"
"니하하하, 당황하셨나요? 선생님 책상 서랍에서 찾았어요!"
저질렀다. 정말이었다.
쿠로사키 코유키는, 선생이 그토록 꺼내두기 싫었던 추억을, 제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왔다.
......그리고 선생이, 곧바로 그것을 깨달은 듯하다.
"아니, 그건......! 아니, 아니아니, 대체 언제 그걸......!"
"어때요, 놀라셨나요? 아까 노아 선배랑 선생님이 자료 찾으러 가고, 유우카 선배가 커피타러 갔을 때, 그 때 찾았거든요! 선생님, 아무래도 여자친구가 있으셨던 모양이죠?"
낭패다.
역시 코유키를, 사무실에 혼자 두는 게 아니었다.
아마도 그녀는, 은근히 찾아오던 따분함을 피해 무언가를 찾아나섰고, 낱낱히 파악하고 있는 컴퓨터를 벗어나, 무언가 없는 것인지 직접 발품을 팔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기에 비어있는 선생 책상의 서랍을 마침내 하나하나 열어 본 것일 테고, 비극적이게도 그걸 제지할 사람이 때마침 아무도 없었던 것이었겠지.
이건, 위험하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유우카는 코유키에게 달려들었고, 놀란 코유키는 반사적으로 몸을 피했다.
그 덕에 유우카의 몸이 코유키가 있던 곳을 지나쳐, 인도의 경계석마저 넘어, 차도 안쪽까지 쏠려버린다.
소스라치게 놀란 25톤 트럭의 귀를 찢는 경적과, 경악한 노아의 손길이, 거의 동시에 들이닥쳤다.
"---위험해!!!!"
노아는 유우카의 몸을 억지로 인도로 끌어올렸고, 트럭은 때아닌 날벼락을 재빨리 옆 차로로 회피했다.
깜빡이조차 켜지 않은 트럭의 회피에, 옆 차로에 있던 택시가 놀라 경적을 누르며 급제동으로 간신히 피해나간다. 실로 기적이었다.
사진으로 도발하던 코유키도,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적잖이 당황한 모양이었다.
"대체 뭔가요, 유우카 쨩!!! 단순한 사고로는 안 끝난다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야세 유우카는 자신이 하마터면 크게 다칠 뻔했던 것조차 신경쓰지 않는 것인지, 여전히 사색이 되어버린 얼굴로, 코유키의 손에 들린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언가, 단순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노아의 머릿속을 가득 채워나간다.
"뭐, 뭐뭐, 뭔가요?! 뭔지 모르겠지만, 이 사진은 못 드려요! 나중에 선생님이랑 협상할 거라구요!"
"......말 같지도 않은 소리하지 말고, 그 사진 이리 내놔......!!!"
선생이 오자마자 사진을 돌려주고, 진심으로 사과해야만 한다.
선생의......오늘 마주쳤던 그러한 끔찍한 몰골은,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이 곳을 향해 달려오고 있을 것이다.
코유키가 무슨 짓을 할 지 모른다.
아니, 선생이 무슨 짓을 할 지 모른다.
그 모든 생각으로, 유우카의 머릿속은 마비 그 자체였다.
그렇기에, 유우카는 다시 한 번 코유키에게 달려들었다.
'찰팍' 하며, 빗물고인 자그마한 웅덩이의 물들이 다리까지 튀어올랐으나,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아, 안 된다니까요!"
이토록 철저하게 맞부딪힐 것이라고는 생각치 못했던 것인지, 코유키의 반응이 느렸다.
유우카가 다시 한 번 코유키에게 달려든 순간, 그 힘을 이기지 못한 코유키가 순간 무게중심을 잃는다.
넘어지면서도 사진은 뺏기지 않겠다는 듯 손에 힘을 꽉 주었던 코유키는, 뒤로 넘어가는 제 자신에 놀라 손에 주었던 힘을 빼고 말았다.
유우카가 필사적으로 뻗은 손이, 코유키의 손을 떠난 꾸깃꾸깃한 사진으로 뒤늦게 뻗치고, 사진에 닿기만 한다. 잡을 수 없었다.
"두 사람 다, 위험----"
노아가 두 사람에게 다가가려던 그 때, 비가 개인 하늘에서 솔솔 불어오던 바람이 순간 강해진다.
도로가에서 씨름하던 두 사람의 손을 떠난 잔뜩 구겨진 사진이, 일순간 불어오는 바람에 잠시 몸을 실었고, 이내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천천히 땅에 떨어진다.
얄궃게도, 그 사진은 도로가 하수구의 빗물받이 쪽으로 천천히 낙하한다.
마치 슬로비디오마냥 천천히 낙하하던 그 사진은, 운명의 장난인지, 빗물받이의 틈새 속으로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하야세 유우카도. 쿠로사키 코유키도. 우시오 노아도.
그 잔인한 장면을, 슬로비디오처럼 펼쳐지던 그 장면을, 똑똑히 두 눈에 새겨야만 했다.
"......아, 안......안, 안 돼......"
유우카의 입에서, 실없어보이기까지 하는 목소리가, 꺼내다 만 것처럼 나지막히 새어나온다.
그 사진이 선생에게 남은 유일한 단서라는 것을, 자신이 소름끼치도록 잘 알기 때문이겠지.
".......아, 선생님......?"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코유키의 목소리에, 더욱 사색이 된 유우카가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제발 아니어야 한다면서, 정말로 그것만은 안된다고 속으로 소리치면서, 그렇게 천천히,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정말로, 선생이 서 있었다.
일곱 발치 정도 될까.
간발의 차로 늦어버린 듯한 선생은 미친 사람의 것인 듯한 미소를 띤 채로, 얼어붙어버린 채 그 곳에 서 있었다.
아마도, 잔뜩 씨름하고 있던 두 사람과 노아를 보고는, 아직 늦지 않았다며 저도 모르게 실소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미친 사람처럼 달려오던 그는, 두 사람의 손에서 튕겨져 나온 종이 뭉치가 하수구의 빗물받이로 날아들고, 그 사이로 모습을 감춰버리는 모습까지도 생생히 보았을 것이고, 그것이 자신의 사진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버렸을 것이다.
초점을 잃은 채 광기에 싸여있던 두 눈동자 그대로.
멍청해보이는 것을 떠나 괴기스럽기까지 한 웃음 그대로.
"......아, 아냐, 아냐, 서, 선생님, 이건, 이건......"
뭐라도 말을 해야했다.
그러나 유우카의 입은, 어떤 말도 꺼내지 못했다.
선생이, 천천히 빗물받이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한 걸음, 한 걸음,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조금씩 빨라지던 발걸음은, 그가 빗물받이에 도착할 때엔 반쯤 뜀걸음이 되어 있었다.
그가 빗물받이에서 아래를 내려다본다.
평소였다면 몇 가지 쓰레기들과 나뭇잎들이 들어 있었어야 했을 그 곳에는, 아까까지 내린 비 때문인지, 오직 흐르는 빗물만이 콸콸 소리를 내면서 흐르고 있을 뿐이었다.
사진은, 보이지 않았다.
"......안 돼, 안돼안돼안돼안돼......"
선생이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그는 연신 '안 돼' 만을 내뱉으며, 덜덜 떨리는 손으로 주변을 연신 두리번거리며 어쩔 줄 몰라한다.
무언가 해야만 한다고, 사진을 지켜야만 한다고, 끊임없이 되뇌이면서.
그러나 그 단 두 가지 생각만으로 가득 찬 머리는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한다.
"안 돼......안돼안돼안돼!!!! 안 돼, 여보!!!!! 여보-----!!!!!!! 안 돼, 제발, 제발!!!!!!!!!"
마침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선생의 중얼거림이, 일순간 거대하고 끔찍한 절규로 바뀐다.
듣는 사람들의 심장 끝까지 후벼파는 듯한 절규를 내지르며, 선생이 두 손으로 빗물받이를 잡는다.
귀신에 홀리기라도 한 듯, 그저 미친사람처럼 빗물받이를 흔들며, 끊임없이 절규를 내뱉는다.
단단히 고정되어있을 빗물받이는 아주 약간의 덜컹거림만을 내뱉을 뿐, 선생에게 그 공간을 허락치 않는다.
연신 '안돼' 라고 내지르던 비명은, 종국에는 단어조차 되지 못한 괴성이 되고, 6차선 도로 반대쪽에서 걷던 행인들까지도 이 쪽을 힐끔거릴 정도로, 듣는 이들을 소름돋게 하는 괴성어린 절규가 되고 말았다.
"그, 그, 그, 그래. 비, 빗물처리장...빗물처리장, 빗물처리장에 가면 돼. 빗물처리장에서......빗물처리장, 빗물처리장에 가야 해-"
과호흡이라도 온 것마냥 숨을 몰아쉬던 선생이 불현듯 몸을 일으켠다.
엉망이 된 채로 물살에 휩쓸려간 사진을 찾으러, 멀리 떨어진 빗물처리장으로 무작정 달려가야만 한다고 중얼거릴 정도로, 지금의 그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미친 사람.
지금의 그는 미친 사람이었다.
그런 그의 옷소매를 조심스레 잡은 것은, 다름아닌 쿠로사키 코유키였다.
그녀는 급작스레 들이닥친 이 상황을 따라갈 수 없는 모양이었다. 연신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모습에 동요하는 눈빛으로, 저도 모르게 무작정 그를 붙잡은 모양이었다.
"서, 선생님......"
자신도 무얼 해야 할 지 몰라 무작정 그를 붙잡았을 뿐이었다. '선생님' 하고 운을 띄워봤자, 그 다음에 이어질 말은 애초에 찾지 못했다.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나, 아니면 제 잘못이 아니라 둘러대야 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쿠로사키 코유키는 이런 돌발 상황에선 기가 막히게 머리를 굴릴 수 있는 아이였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선생의 눈빛과 마주한 순간, 필시 그 생각들은 순식간에 포맷되어, 답 모르는 문제를 마주한 것마냥 새하얀 백지장이 되어버린다.
새하얀 백지장보다는, 뒤죽박죽 엉켜버린 낚싯줄이라고 해야 할까.
어느 쪽이 되었던, 더 이상 말을 이어나갈 수 없다는 것은 명백했다.
선생이 잠시간 코유키를 바라보는 그 3초 남짓한 시간이, 300년이라도 되는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
"......왜 그랬어."
괴기스러운 침묵을 깬 것은, 소름끼칠 정도로 낮게 깔리는 선생의 목소리였다.
"......너에게는, 내 사진이 대체 뭐가 문제였던 거야......?"
"-------아, 그......죄......죄송합......니다......"
그것이 정말로 진심어린 사과였는지, 아니면 자신에게 들이닥친 공포로부터의 도망이었는지는 모른다.
마치 깊이를 알 수 없는 호수마냥 칠흑같은 눈동자의 선생은, 그 호수로 빠져서 영원히 떠오르지 못할 막연한 공포와도 같았다.
전설 속의 물귀신같은, 하염없이 발을 끌어당기는 물귀신과도 같은 공포가, 쿠로사키 코유키를 잡아먹고 있었다.
그 공포는 이윽고는, 자신을 간신히 붙잡은 그 가녀린 손을 매몰차게 털어내버렸다
"뭐가!!!! 대체 뭐가 문제인 거야!!!!!!"
갈라지기 시작한 그의 목소리가, 공포에 질린 코유키에게 날카롭게 날아들었다.
"하지 말라고 했잖아!!!!! 다른 사람의 물건에!!!!!!! 절대 손대지 말라고 했잖아!!!!!!! 왜 말을 들어쳐먹질 않아서!!!!!! 왜 내 하나뿐인 기억도 날려버리는거야!!!!!!"
"힉, 그, 아, 저, 어-"
"다 허락해줬잖아!!!!! 대체 왜!!!!! 비밀번호고 뭐고 다 알려줬는데 대체 왜!!!!!! 왜 기어코는 그 사진까지 가져간 거야!!!!!! 어른이 말을 하면!!!!!!! 제발 좀 들으라고!!!!!!"
주저 앉았다가 일어나던 그 엉거주춤한 자세로, 구부정한 자세로 바득바득 악을 쓰며 괴성을 내지르는 선생은, 지금껏 그 어느 누구에게도 내뱉지 않았던 증오를, 마침내 마구잡이로 내뱉었다.
"말도 안 들어쳐먹던 놈들이 우리 집사람을 죽였다고!!!!!!! 이번엔, 이번엔 당최 말을 들어쳐먹질 않는 놈이 마지막 사진을 잃어버렸다고!!!!!!! 니들은, 니들은 나한테 대체 왜 그러는거야!!!!!!!! 내가!!!!!! 내가 뭘 잘못했길래 그러는거야!!!!!!!"
무언가 말을 해야 했다.
무언가 말을 해야 했는데, 말하는 법을 잊어버린 것 같다.
쿠로사키 코유키는, 겁에 질린 눈물을 뚝뚝 떨어뜨릴 뿐이었다.
고개를 돌려 도망치고 싶은데도, 자신에게 일갈하는 광기에 사로잡힌 것처럼 고개를 돌릴 수가 없었다.
그런 끔찍함이, 코유키 자신의 머리를 사정없이 난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선생님, 부디, 제발 진정을-"
보다못한 노아가 선생의 팔을 잡았다.
친절했던 선생의 모습이 지금의 모습과 겹쳐 끔찍함을 자아낸다.
지금의 이 순간을 죽는 순간까지도 잊지 못 할 것이라는 사실이, 차라리 죽어버리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버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을 멈춰세워야만 했다.
그것이 우시오 노아가, 두려움에 떨리는 눈임에도 그의 팔을 붙잡은 이유였다.
방금까지 내뱉던 괴성이 거짓말이라는 듯이, 선생이 돌연 절규 섞인 비난을 멈춘다.
......자신을 향해 천천히 고개돌리던 그 허망한 증오를, 역시 우시오 노아는 잊을 수 없겠지.
"-뭐야, 노아인가."
그 목소리는 그 어느 칼보다도 날카로웠고, 그 어느 얼음보다도 시려웠다.
"...죄송해요. 코유키 쨩의 일은 꼭 사과드릴게요."
노아는 필사적으로 말을 이었다.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힘겹고 끔찍하지만, 코유키가 어째서 아무 말도 못 한 채 그 눈에서 눈물만을 흘리고 있는지 알 것만 같았지만, 그럼에도 노아는 필사적으로, 가느다란 희망이라도 붙잡는 것처럼 말을 이었다.
"꼭 사과드릴게요. 진심으로 사과드릴게요. 그렇지만, 그렇지만, 선생님. 이건-"
"-역시 노아구나."
선생이 소름끼치는 미소를 지었다.
얼굴의 그 어느 부위도 움직이지 않은 채로, 한 쪽 입꼬리만 씨익 올라가는 그 광경이, 그 어느 공포 영화보다도 호러스럽다고 단언할 수 있을 것 같다.
말을 멈추면 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의 말문이 막혀버린 이유겠지.
방금이랑 똑같이, 얼굴의 그 어느 부위도 움직이지 않은 채로, 올라갔던 입꼬리가 다시 내려간다.
"...넌, 역시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얼어붙은 머리를 있는 힘껏 돌리고, 기억 속 메모장을 미친듯이 뒤집어 엎어도, 선생의 그런 표정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애초에, 그는 이런 얼굴을 짓지 않았다. 아니, 절대 지어서는 안 되었다. 가정조차 해 보지 않은 일이었다.
"왜일까? 그렇게 기록하고 관찰하는 걸 좋아하는 노아가 어째서? 왜? 왜? 왜 날 이해하지 못하지? 왜? 어째서? 왜? 왜? 대체 왜? 어째서? 왜? 그동안의 기록은 다 뭐였길래? 어째서? 왜? 왜 날 말리는 거야? 어째서? 어째서? 왜? 왜? 왜? 왜? 왜?"
노아를 돌아볼 때에서 전혀 바뀌지 않은 얼어붙은 얼굴을 한 채, 선생이 빠른 속도로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마치 폭주하기 시작한 기계처럼, 멈출 수 없는 기계처럼, 그는 깊고 어두운, 초점없는 눈동자로 노아를 끊임없이 바라보면서, 속사포같이 단어들을 내뱉는다.
그가 내뱉는 말은 말이 아니라, 그저 의미없는 단어들처럼 들려와, 노아의 머릿속을 헤집어놓았다.
"......일단, 일단 진정하시고-"
"------알겠다!!!!!!"
간신히 꺼낸 말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이윽고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것처럼, 일순간 광기어린 미소를 지은 선생이, 노아의 양 어깨를 강하게 붙잡는다.
노아가 양 어깨의 고통에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릴 정도였으니, 그는 분명 그 어깨를 놀라울 정도로 강하게 잡았을 것이다.
"그렇구나!!!!!! 노아는 완전기억이니까!!!!!!! 그래서 애초에 날 이해할 수 없었던 거야!!!!!!! 내 고통이 뭔지도 모르니까 날 이해할 수 없었던 거야!!!!!!! 완전기억이잖아!!!!!!!! 그래서 날 이해할 수 없었어!!!!!!!"
선생은 마침내 그 이유를 알았다는 듯, 만면에 가득한 웃음으로, 똘망똘망하고 절망이 가득한 눈동자로 그녀를 매우 가까이서 바라보고 있었다.
"이야아-정말 좋겠어!!!!!!! 내가 노아였다면 그깟 사진 따위를 바라보며 혼자 기억 속에 빠지는 일도 없었을텐데!!!!!!!! 노아는 이런 내 마음을 모르잖아!!!!!!! 그 완전기억이 니가 아니라 나한테 있었어야했는데!!!!!!! 그랬으면 우리 집사람을 아주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을텐데!!!!!!!!"
미치광이처럼 내뱉어지는 그 말에도, 노아는 코유키처럼 무너지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말은 어떻게 하는지, 눈물은 어떻게 흘리는지, 모조리 다 까먹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쓰나미처럼 몰려드는 치명적인 기억들로만 이미 대혼란일 것이다.
선생님은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닌데.
선생님은 이렇게 광기어린 눈빛을 하는 사람이 아닌데.
선생님은 이렇게 날카로운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닌데.
선생님은 이렇게 학생을 아프게 하는 사람이 아닌데.
선생님은 이렇게 무너질 사람이 아닌데.
선생님이 이렇게 미친 것처럼 굴 사람이 아닌데.
집사람? 죽어? 단 한 번도 한 적 없는 이야기야.
완전기억능력? 분명 마냥 좋은 건 아니라고 얘기해줬었잖아.
내가 있어서 정말로 도움이 된다고 얘기했었잖아.
아이같이 굴기도 했지만, 분명 중요한 때마다 어른스러우셨어.
어째서? 어째서 나를 이렇게 무너뜨리는거야?
죽음이 정말로 사람을 이렇게 망가뜨리는거야?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결혼한 사람이 있었던 거야?
어째서. 대체 어째서 이야기해주지 않았던 거야.
이야기해주기만 했었다면, 분명 코유키 쨩을 막을 수 있었을 거야.
애초에 조심했을거야. '유우카 쨩이랑 이어주면 좋겠지' 따위 생각을 안 했을거야.
'혹시 내게도 기회가 오지 않을까' 따위 생각도 하지 않았을 거야.
어디서?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거야?
몰라.
말해주지 않으면 몰라.
기록으로도 남기지 않았잖아. 아니, 그 기록을 알려주지 않았잖아.
알려 줄 의무가 없었더라도, 정말 힘들었으면 알려줄 수 있었잖아.
어째서? 내가, 우리가 그 정도로 믿음직스럽지 못했던 거야?
방해였어? 방해였을까?
자주 찾아갔던 건 주제넘은 거였어? 그러지 말았어야 했던 거야?
......어디서부터,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됐던 거야?
머리 속의 폭풍과 마주한 노아의 어깨를, 선생이 툭 놔 버린다.
밀레니엄 제복에 선명한 주름 자국만을 남긴 선생이, 역시나 거짓말이라고 속삭이는 것처럼, 얼굴에 가득했던 광기어린 웃음을 지워냈다.
그런 일갈만을 남겨둔 채로 돌아서는 선생은,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도 모를 것이다. 애초에, 그딴 것을 생각할 정도로 이성적이지도 못했다.
노아에게서도 등을 돌린 선생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선생의 초점잃은 눈동자가, 그저 정처없이 걷기 시작하는 발걸음을 인도하다가, 여전히 바닥에서 얼이 빠져 있는 유우카에게서 멈춰선다.
"......유우카."
하야세 유우카는, 비이성적이고 비현실적이기까지 한 선생의 얼굴을 바라본다.
코유키에게도, 노아에게도 내리꽂힌 그 분노가, 마침내 그녀에게까지 도달한 모양이었다.
"......너는 그랬으면 안됐지."
유우카의 눈가가 움찔거린다.
....지금까지 했던 모든 생각들이 먼지처럼 사라져버릴 정도로, 선생의 목소리는 냉정하면서도 차가웠고, 그 이상으로 낮게 깔려 있었다.
그 낮게 깔린 목소리는 미치도록 시리면서 따가웠다. 귀에서 피가 흐르지는 않는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날이 서 있었다.
"......너는, 먼저 알고 있었잖아."
그건, 순수한 원망이었다.
그 어느 절규와 비난보다 고통스럽고 끔찍한, 모든 힘을 잃은 채 찌꺼기만 남은 순수한 원망.
단 한 번도 마주해 본 적 없는 원망을 남겨두고, 선생은 다시 정처없이 걷기 시작했다.
빗물처리장으로 가는지, 그것도 아니면 또 다른 어딘가로 가는지, 역시 알 길이 없었다.
물론, 내버려진 세 사람은 더 이상 그를 붙잡을 수 없었다.
끝인데.
이런 식으로 선생을 보내서는 안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잡을 수 없었다. 말 한 마디도 꺼낼 수가 없었다.
다시 날아들 절규가, 귀를 찢을 괴성이, 가슴을 후벼 팔 비난이, 소름끼칠 몰이해가, 끔찍할 정도의 원망이.
그 모든 것들이 두려워서, 세 사람 중 어느 누구도 그를 붙잡지 않았다.
비틀거리는 선생이 멀어지고 멀어질 때까지도, 세 사람 중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려던 게......그러려던 게......"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하염없이 울기만 하던 코유키는, 고개를 떨군 채로 중얼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사진을 찾지 않았으면, 이런 일은 없었다.
사진을 되돌려놨으면, 이런 일은 없었다.
유우카에게 사진을 건넸으면, 이런 일은 없었다.
이러려던 게, 아니었다.
코유키와 함께 길가에 쓰러졌던 그 자세 그대로.
하야세 유우카는, 그저 멍하니 하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아까 선생의 얼굴이 있었던 그 곳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건 합리적이지도, 이성적이지도 않다.
오늘 아침부터 그녀를 휘감았던 혼란이, 이윽고는 비극으로 터져버렸다.
코유키에게 미리 경고를 줬어야 했다.
노아에게 미리 귀띔을 줬어야 했다.
...아니, 아니야.
선생님이 분명 비밀로 해달랬으면서.
제발 그 추억을 엿보지 말라는 투로 그렇게 말했으면서.
그래서 그랬을 뿐인데.
상식적으로, 그 짧은 새에 코유키가 훔쳐선 안 되는 거였잖아.
그걸 어떻게 예측하는데. 그건 사고나 다름없잖아.
......이건, 코유키의 잘못이야.
하야세 유우카는, 필사적으로 책임 소재를 돌린다.
이 책임이 자신의 것이라고 한다면, 더는 버틸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알고 있었던 건가요? 유우카 쨩......"
유우카가 천천히 눈을 돌린다.
그 조금 옆에 서 었는 노아는, 자신의 어깨를 부여잡은 채로, 몸 여기저기를 부들부들거리면서도, 명확히 유우카를 바라보고 있었다.
"......응."
"...어째서인가요? 어째서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
이걸 내 책임으로 돌리는 건 너무 하잖아.
나도 오늘 알았어. 너희가 오기 얼마 전에야 알았다고.
게다가 선생님이 들키기 싫어했다고.
내가 그 사진을 그저 본 것만으로도 그렇게 싫어했다고.
뭘 알면서 그런 소리를 하는거야?
아니야.
내 잘못이 아니야.
문득 정신을 차린 유우카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소리친다.
"아니야!!!! 이건 절대 내 잘못이----"
그렇게 외치며 노아를 바라본 유우카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다.
처음 보는, 공포에 질린 채로 책임의 화살을 돌리는, 우시오 노아의 눈동자와 마주쳐버려서.
"......코유키 쨩이, 사진을 훔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없었겠죠."
노아는 여전히 자신의 어깨를 부여잡은 채로, 온몸의 힘이 빠져나간 것처럼 부들거렸다.
"......그렇지만......유우카 쨩이, 말해줬었다면......일찍 말했다면......이런, 이런 일은......"
자신도 알고 있다.
유우카가 그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것은, 필시 무슨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도 안 지 얼마 되지 않았다거나, 선생이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거나.
그렇지만, 자신들에게 닥친 이 상황은 너무나도 버겁고 괴기스러웠다.
누군가에게라도 화살을 돌리지 않는다면, 더 이상 살고 싶은 생각마저 들지 않을 것 같았다.
삶에 대한 집착이라기보단, 그저 이 상황에서 발을 빼고 싶을 뿐이었다.
알고 있다. 이성적이지 않다.
하지만, 이성으로 되돌리기엔 너무 멀리 왔다.
"......그, 그런, 말도 안 되는, 이건 분명, 코유키-----"
유우카가 무의식적으로, 필사적으로 코유키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고개를 떨군 채로 중얼거리던 코유키는, 어느 새인가 자신을 힐끗 보고 있었다.
얼굴마저 마주치지 않은 채로, 마치 째려보기라도 하는 듯이, 정처없는 날카로움을 보내고 있었다.
...다시, 우시오 노아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그녀는 자신이 이성적이지 않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는 눈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우카 자신에게 저런 원망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는 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압박감에 사로잡힌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나는......나는......정말로......"
하야세 유우카는, 천천히 고개를 떨군다.
아. 그렇구나.
우리 모두 걷잡을 수 없는 곳까지 왔구나.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이 없어졌구나.
비가 개였던 하늘에, 다시 한 번 먹구름이 끼기 시작한다.
해질녘의 황혼으로 아름다웠던 하늘이, 막을 수 없는 어둠으로 물들어간다.
아마도, 저 먹구름이 품고 있는 빗줄기는, 하수관을 가득 메울 정도로 굵고 강한 빗줄기겠지.
오늘 밤에는, 많은 비가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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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하면서 글자수 제한 처음 걸려본다;;
어쨌든 간만에 피폐 써봄
학생 물리적으로 괴롭히는 피폐 별로야
정신피폐 너무 좋아
사람이 제일 큰 고통을 느낄 때가 실연이고, 그 다음이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래
그러면 그 두 개를 합치면 엄청 슬프겠지?
그게 선생이라면?
부인이 불량학생의 일탈에 걸려서 죽었고, 키보토스로 오면서 사진 하나밖에 안 남았는데, 그 사진마저 학생이 잃어버린다면?
이 가정에서 출발한 이야기임
브금 되게 유명한 노래임
꼭 한 번 쓰고 싶었는데 이번 주제랑 잘 맞더라
1,2편 나누느라 개판나서 그렇지......
1편, 2편 링크는 곧 추가함
댓글 84


선생 이해는 되는데 솔직히 좀 너무하다..
배우자의 죽음을 묘사한 글들을 많이 읽어봤는데,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슬픔' 이란 감정 수준이 아예 아니더라고 게다가 다른 세계라서 그 사람을 떠올릴 수단이 남은 사진 한 장인데, 그게 없어졌다고 생각하니까 폭주하는 것도 이상하진 않겠더라 쓰면서도 너무했다 싶긴 했는데, 내 생각이랑 별개로 글은 막힘없이 쭉쭉 내려가더라 나도 내 캐릭터를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몰입했나봐
이것도 이거대로 좋아
너무한가? 당연한반응같은데
나였으면 손 올라갔을듯...배우자도 부모님도 아니고 외할아버지 돌아가신거 계속 생각났는데 누군가 저랬으면 반 죽여놨을거 가틈
이런건 석가모니나 예수가 와도 소리지른다.
이건 너무하다 하면안되는게 병으로 별세하는게아니라 반려자나 자녀가 사고사당하게되면 그 순간에서 끝없이 같히게된다고함 괜히 직1장인 유부남들이 지갑한켠에 가족사진 넣고다니는게아님 더는 못만나거나 한계에 몰린순간에 스스로를 다잡게하는게 추억이 가진 힘이거든
갑자기 블아가 존재소멸하고 학생들이랑 찍은 사진 하나만 남는다면?
그렇게 설명하니꺼 조금은 이해되네
너무한건 아닌듯. 외할머니 돌아가신걸로도 아직까지 계속 죄송스럽고 후회되는데 배우자를 유일하게 기억할수있는 유품을 다른 사람이 잃어버렸다? 나였으면 손올렸음
배경이 저랬으면 그럴만도하지


@DanTe 너무한 수준까진 아닌 듯. 당연한 반응이지.


이런 주제는 어떻게 해야 떠오르는건가요... 너무 피폐하다 그런게 아니라 그냥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네요
이런저런 글을 많이 읽어보는 게 제일 좋아요 읽은 글이 많을수록 소재도 많이 떠오른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글로 구현해낼 수 있는 건 많이 써 보는게 최고인 것 같네요

